#괴담출근 #괴출 * 고어 주의 김솔음도 괴담 창조주잖아. 귀하게 대접받는 일이 생기겠지.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 고어 주의
김솔음도 괴담 창조주잖아. 귀하게 대접받는 일이 생기겠지.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수석 입사인 김솔음- 그가 만든 유명한 기록 중 하나. [기밀: 그는 괴담이 된 적 있었음.]
- 방문해주셔서 영광입니다. 편하신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가장 직급이 높은 걸로 보이는 생명체 하나가 김솔음에게 허리를 숙임.
- ···문이 잠겨있는 것 같은데요.
- 당신께는 기꺼이 열릴 것입니다.
탐사기록 #5■
잠긴 문을 몰래 열고 들어가자 모든 사용인들이 몰려듦.
침입자로 판명. 후에 가축의 사료로 발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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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음은 눈물로 삼키며 문고리에 손을 올림. 집사에게 이 문을 내가 열면 죽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무서워서 앞만 보는 게 고작이었음.
- 여기는 당신께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제 일행들은 어디에 묵나요?
- 당신께서 데려오신 일행입니까?
- 예.
- 그럼 손님으로 대접하라 이르겠습니다.
이자헌과 다른 팀원은 그렇게 떠났음.
그리하여 방에는 김솔음만 들어갔음. 가장 넓고 좋은 방. 사용감은 없었으나 먼지 한톨 없는 것이 얼마나 열심히 관리를 했는지 알려줬지.
무섭기만 했음. 시장하지 않냐며 준비한 음식, 편한 옷 전부 거절했어. 그러나 아무도 뭐라하지 않았지. 심지어는.
- 이 오르골이 듣기에 불편하십니까?
- ···네, 네?
이 방에 장식된 물품은 아름답기보단 기괴했는데 하나 같이 값져 보였음.
집사의 손수건과 손에는 피가 잔뜩 묻어있었음. 뜨거운 게 귀에서 흐르는 것 같더니 피였나봐. 김솔음은 괴담에 의아함을 가짐.
이 괴담은 자신에게 명백히 친절했음.
그걸 실험할 겸 확신하게 된 일은 곧 발생했지.
- 읍, 으읍! 읍!!
- 도둑입니다.
탐사기록 #13?
성 안에 작은 루비 팔찌를 훔쳤다가 탈출 직전 발각.
사용인들에게 끌려간 이후 '빚을갚아야해빚을갚아야해빚을···.' 중얼거림을 끝으로 녹음 종료.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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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음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애써 무시하고 생각함. 이상했음. 사용인들은 그를 바로 심판하지 않고 제게 데려왔어.
마치 처벌 권한이 제게 있다는 것처럼.
- ···제가 말씀해주신대로 처리해주시는 건가요?
- 성의 모든 것은 당신께 바쳐진 것, 당연히 당신께서 심판하는 것이 옳습니다.
김솔음은 반신반의하며 말함. 정말 제가 이 탐사기록을 바꿀 수 있는지.
- 알겠습니다.
그들은 김솔음의 선택을 존중함. 사감은 많은지 끌려가느라 잡은 팔뚝이 부서졌지만 어쨌건 살려두긴 했음. 이자헌과 그 사람은 안전하게 괴담을 떠났어.
-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주십시오.
김솔음이 나가려하자 당연하게 성문이 닫혔지만.
- 당신께서 나가고자 하시면 언제든 문은 열릴 것입니다. 당신께선 ■■의 태초, 창조주 중 ■■. 그 손 아래에 있는 저희가 말씀하신대로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지요.
김솔음은 그제야 저들이 제게 극도로 예를 차리는 이유를 이해함.
- 당신께서 탄생시킨 ■■를 압니다. 높은 격으로 자리 잡고 있죠. 물론 그에 미치지 않지만···.
- ······.
- 저희 또한 그 손끝에서 기원했습니다.
이런 괴담을 쓴 적은 없지만-,
- 평생 당신을 기다리며 성을 정비했습니다.
집사와 눈이 마주쳤음. 여기는 당신을 위한 곳이며 막대한 부와 권력, 당신께서 원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고.
집이 되어줄 수도 있다고.
사실 미련 없이 떠나면 됐지.
오래된 고전 괴담인 만큼 예외가 없고, 이미 탐사가 끝나 메뉴얼도 완벽했음. 어째선지 탐사 후 꿈결 등급도 계속 떨어져 백일몽 주식회사는 곧
괴담 위키에서도 해당 괴담의 탐사기록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음. 재관국에 발견되어 종결되든 자연적으로 잊히든 할 거임.
피묻은 손수건을 한참 바라보던 김솔음은 성을 거닐어봄.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유리 온실, 향긋한 음식 냄새가 풍기는 주방, 넓은 복도를 환히 밝히는 창문···.
- 제가 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시는 건가요?
- 물론입니다.
성을 전부 둘러본 뒤 이곳의 생명체들에게 말해.
- 그럼, 이제 저를 기다리지 마세요.
그렇게 꿈결만 제공하다 "버림" 받게 되는 거임. 백일몽 주식회사에 다니며 메뉴얼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던 이들의 노력과 그 치열한 장이 되었던 이 괴담 자체가.
이건 괴담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어떤 존재의 최선이었어.
""예.""
이들은 김솔음에게 예의를 갖추며 기꺼이 답하겠지.
""그리하겠습니다.""
마지막 미련까지 떠난 존재들은 어쩐지 웃고 있는 것 같았음.
- 제가 기억할게요.
웃음 소리가 퍼진 듯했음. 사용인들이 한 명씩 다가와 김솔음의 손끝이나 발등에 입을 맞추고 떠남. 개중에는 말린 꽃갈피나 열매, 햇살 조각을 주는 이들도 있었음.
그들은 무너지는 성에서 춤을 췄으면 좋겠네.
김솔음에게도 예를 갖춘 손이 내밀어짐. 귀와 입에서 흐르던 피를 닦아주던 집사였음.
- 모시겠습니다.
- 앞만 보십시오.
- 괜찮으세요?
유리온실도 무너졌고 정원도 메말라 죽어가고 있었음. 닫혔던 정문만 활짝 열려 있어. 그 정문을 나서기 직전 집사는 멈춰서서 김솔음을 배웅하겠지. 그 시선은 손목에 새겨진 문신에 박혀 있었음.
- 저야말로 멋진 성에서 묵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아름다운 성이었어요.
- ······.
집사는 잠시 서서 김솔음을 가만히 바라만 봤음. 그러다가 정갈한 구두 소리를 내며 걸어오더니 문신에 입을 맞춤. 그리고 꾸벅 허리를 숙였지.
그 뒷모습을 끝으로 김솔음은 괴담에서 나왔으면. 현실에선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것들을 가지고. 일주일만의 복귀였음.
괴담에서 나온 직후 김솔음에겐 어쩐지 인간 답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져 모두가 멈칫했으나 예전 D조였던 이들은 바로 김솔음을 반겼음.
유래없는 등급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