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려문대 #엋문 학교 다니면서 그렇게 주목 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가볍게 시작하고 끝낸 연애가 생각보다 잡음이...

@Western_BF
서나@Western_BF
4 views Oct 19, 2026 ~1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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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문대 #엋문
학교 다니면서 그렇게 주목 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가볍게 시작하고 끝낸 연애가 생각보다 잡음이 있었고, 그런 잡음 정도야 얼마든지 무시하면서 살 수 있었는데,

- 한달.
​- 예?
- 우리 한달만 사귀어요.

요즘은 고등학생도 계약 연애 뭐 이런 걸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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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누가 나 좋다고 만나자고 했고, 친구로서 좋은 인연이었기에 한 번 연인으로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애라는 게 생각보다 너무 시간을 많이 뺏었고, 같이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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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는 좋았지만 더 만나기에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헤어지자고 했다.

- 왜, 제발. 내가 더 잘해줄게.
- ...아니, 네가 잘해줘도 내가 미안해서 안 된다니까.
- 괜찮아, 미안해도 돼. 응?
- 그런 문제가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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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서 매달리는 걸 복도 한복판에서 해주신 덕분에 학년 내에 소문이 쫙 퍼졌다. 원치도 않는 신파극 주인공이라니. 이럴 거면 내가 계속 친구로 지냈지. 연애하면 사람이 바뀐다던데 이건 아니잖아.

그래서 회피. 그래, 회피가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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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이라 마주칠 확률이 너무 높으니 아예 반을 수업 시간 제외하고 최대한 나가는 것이 좋았다. 나가도 쫓아온다? 그렇다면 절대 떠들 수 없는 곳으로 가는 게 좋았다.

결국 선택한 게 도서관. 아무리 언성을 높이려고 해도 높일 수 없고, 심각하게 떠드는 순간 그대로 쫓겨나는 공간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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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이참에 교양도 쌓고, 얼마나 좋은가. 도서관에 꼬박 출근한지 3일 째,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론 여전히 쉬는 시간에 잘못 마주치면 매달렸지만, 점심시간에 온전히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거면 괜찮았다. 저러다 본인도 지쳐서 나가 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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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뭐 읽지. 슬슬 제목만으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보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는 것도 재밌었다. 장르도 제법 다양하게 골랐는데, 이번엔 가벼운 소설을 읽을까. 적당히 하나 골라서 도서관에서 자리 잡고 읽다가, 시간을 확인했다. 수업 시작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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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일 와서 마저 읽고, 책은 다른 걸 빌려가야겠다.

대충 로맨스 소설. 이 정도면 금방 읽겠지. 문대는 얼른 빌려서 교실로 돌아갔다. 딱 종이 칠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자리에 앉았다. 말을 걸 기회를 노리다가 포기하는 모습이었다. 그래, 그렇게 조용히 있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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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책을 펼쳐보는데 책갈피라도 끼워져 있던 듯 특정 페이지에서 활짝 열렸다.

- ...어?

그러더니 힘없이 밖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었다. 책갈피라기엔 너무 얇은데? 이게 뭐지?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얼른 낚아채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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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뭐야?

[신재현 사용 설명서]

이게 누군데? 적당히 책보다 작은 크기로 접혀서 펼치면 a5 사이즈 정도였다.

1. 말싸움 하려 하지 말것. 어차피 못 이김. 그냥 먼저 사과하거나 포기하는 게 나음.
2. 절대 귀찮게 하지 말것. 본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걸 싫어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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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무슨 제품도 아니고 신재현이면 사람 이름 아니야? 대충 훑던 문대가 다시 고이 접었다. 글씨도 예쁘게 쓴걸 보면 쓰다가 까먹고 책에 잘못 끼운 것 같은데, 일단 넣어놔야겠네.

- 종 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서있어, 빨리 앉아.

마침 선생님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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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꽂혀있던 페이지에 돌려놓고 우선 책상 서랍에 책을 넣었다.

사용 설명서고, 뭐고, 누군지도 모르니 다 읽고 반납하면 나중에 어떻게든 찾겠지. 문대는 그런 이상한 종이를 끼워두고, 책을 읽었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책 읽겠다며 챙겨서 얼른 도서관으로 사라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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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문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뒷문으로 후다닥 사라졌다. 마주치지 말자, 어, 제발 말 걸지 마라. 설마 발견하고 쫓아오는 거 아니지? 하고 뒤를 계속 돌아보며 걸었다.

- 아, 죄송합니다.

그러다가 딱 앞에서 오는 사람을 못 보고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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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얼른 사과했다. 그대로 제 손에서 떨어진 책도 주워들려는데, 앞에 있던 사람이 책 사이에서 빠져나간 종이를 줍더니, 말했다.

- 이거 난데?
- ...예?

문대는 그 사람을 제대로 보았다. 정확하게는 얼굴 한 번, 그 다음에 명찰 한 번.

[신재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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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거 제거 아닙니다.
- 난 신재현인데요?
- 그러니까 제가 쓴 거 아니라고요.

그래, 이 학교 책에서 발견되었으니 당연히 신재현이 여기 학생이겠지. 본인 이름이 쓰여있는 걸 누가 들고 있으니 당황할 수는 있겠지만, 억울하다며 문대가 어필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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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본인 꺼면 가져가실래요? 안 그래도 이거 빌린 책인데 전에 보던 누가 끼워놨길래 나중에 그대로 반납하면 찾아가겠거니, 생각해서 안 버리고 있었거든요?
- 아뇨, 내거 아니에요.

어쩌라고, 네가 신재현이라면서.

- 예... 그래요. 제것도 아니거든요.
- 본인 책에서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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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린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 안 보이세요? 바코드 붙어있는 거?
- 지금은 본인이 소유 중이니까.

아니, x발. 아니라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거나, 그러면 누가 썼는지 알아내고 싶으니까 달라고 하던가. 이도저도 아닌데 냅다 내가 썼다는 듯이 굴면 어쩌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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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 말 뒤지게 안 통하네.

- 그러면 저 이후에 또 이 책 빌려가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이 쓴 거냐고 또 물으시게요? 그러시든가요.
- 결국 내가 처음 목격한 건 이 상황인데 내가 이러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요?
- 진짜 ㅆ...!

참아. 욕하지 마. 딱 봐도 선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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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어떻게든 침착했다. 저걸 대체 어떻게 해야...

[1. 말싸움 하려 하지 말것. 어차피 못 이김. 그냥 먼저 사과하거나 포기하는 게 나음.]

갑자기 머릿속을 탁 치고 지나갔다. 그러니까 분명 그렇게 쓰여 있었는데. 문대는 곧장 재현이 들고 있던 종이를 그냥 낚아채서 책 사이에 다시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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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제가 썼습니다. 됐죠? 그러면 가보겠습니다.

미련 없이 뒤로 돌아 도서관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 ...하!

가는 길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설명서 기가 막히네. 포기하니까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책 다 읽으면 얼른 반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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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또 제법 두꺼워서 읽는 데에 시간이 좀 더 걸렸다.

그렇게 시간을 쪼개서 읽은 덕분에 겨우 다 읽고, 드디어 반납한다. 이 생각으로 얼른 도서관에 반납해야지, 하면서 점심 먹자마자 교실로 가서 책을 챙겼다. 이거 제대로 있지? 그 문제의 망할 설명서도 끼워두고 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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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야, 제발. 대화할 시간도 안 주는 건 너무하잖아.
- ...대화 자체를 할 생각이 없다니까? 나 도서관 가야 해. 길 막지 마.
- 우리 좋았잖아.
- 그래, 좋은 친구.

진짜 또 시작이다, 내가 무슨 10년 넘게 연애하면서 결혼을 앞둔 성인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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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작 100일도 채 안 만난 고등학생 풋사랑에 이렇게 시달려야 해. 빨리 나오라면서 밀치고 도서관으로 향하니 그걸 또 계속 쫓아왔다.

- 왜? 나는 정말 그냥 친구였어?
-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서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했잖아. 내가 친구 이상으로 봐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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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다고 했잖아.
- 아니, 네가 괜찮다고 해서 해결될 거 아니라니까?

벌써 지나다니는 애들이 쟤네 또 저런다면서 수군거렸다. 제발. 이런 주목 너무 싫다. 세기의 사랑은 제발 너 혼자 해. 나 끼우지 말라고. 내가 x발 17살이야. 어?  나 학교 조용히 다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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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대!

계속 가버리려고 하니 확 팔뚝을 낚아챘는데 그대로 품에 안고 있던 책이 퍽 떨어졌다. 이러다가 크게 구겨지거나 찢어져서 손상되면 내 책임이라고, 문대가 황급하게 주워드는데,

- 미안, 이러려고 잡은 게 아닌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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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당황스러웠는지 함께 주워주려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떨어진 종이에 손을 대길래 문대가 먼저 챙기려 했지만, 한 발 늦었다.

- ...이게 뭐야? 신재현?
- 내놔. 그거 내거 아니야.
- 이게 대체 뭐야? 사용 설명서?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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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끼워져 있는 거라고. 내거 아니라고 말했다. 원래 있었어. 같이 반납해야 하니까 내놔.
- 거짓말 하지 마. 내가 싫으면 차라리 싫다고 했어야지.

...난 분명히 친구로서만 좋다고, 몇 번을 말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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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괜히 착각해서 남들 다 있는 복도에서 떠들지 말고 조용히 내놔. 내거 아니라 나도 돌려줘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해.
- 신재현이 누군데, 어? 누구냐니까?
- 나도 몰라!

진짜 저놈의 종이에 악귀라도 들렸냐고, 책 하나 잘못 빌렸다가 이게 무슨 꼴을 당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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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짜증나서 눈을 질끈 감았다. 화내지마. 저번에 괜히 같이 화내다가 소문 더 난 거 모르냐.

- 왜 나는 아니...!
- 신재현이 난데요.

갑자기 놈의 뒤에서 나타나 들고 있던 종이를 자연스럽게 채가는 재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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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 사람이 왜 또 여기서 나와? 문대가 황당해서 그들을 번갈아보니, 재현이 문대 쪽으로 넘어왔다.

- 그, 그래서 사귄다고요?

꼴에 선배인 건 바로 알아봤는지 갑자기 존댓말하면서 묻는 모습이었다. 문대가 헛소리 그만하라면서 자제시키려고 하니, 갑자기 재현이 제게 어깨동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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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가보네.
- 예?
- 그러니까 그만 건드릴래요? 자꾸 내 이름 입에 올리는 것도 거슬리네.

그럼 이만. 그대로 벙진 상대를 놓치지 않고 문대의 몸까지 홱 돌려서 어깨동무를 끝까지 유지한 채 데리고 사라졌다. 문대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데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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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방금 무슨 일이 있었지? 코너를 돌자마자 문대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재현에게서 벗어났다.

- 아니,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 왜요.
- 제가 왜 갑자기 선배님이랑 사귀냐니까요?
- 목소리 너무 크면 들킬 것 같은데.
- 아니, 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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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뭐하는 짓이냐며 따졌더니, 오히려 문대에게 목소리를 낮추라고 하는 모습이었다. 누구 마음대로 거짓말을 했는데 목소리가 크네 어쩌네 하는 거야.

- 따지고 보면 내가 난감한 상황에서 구해줬는데.
- ...죄송한데 저 도움 요청한 적도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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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긴 누가 거기서 도와주세요, 라고 해요. 누가 나서주길 기다리는 거지.
- 애초에 나서주길 바라지도 않았다니까?
- 말했잖아요. 나도 내 이름 나오는 거 거슬렸다니까.

...어쩌라고.

- 그래서 뭐 감사하다고 해드려요?
- 아까 그 친구는 전남친? 뭐, 귀찮게 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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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뭐냐고 하니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재현이었다. 진짜 대화하기 피곤한 상대다.

- 딱히 알 바 아닌 것 같은데요.
- 어차피 이미 뱉어버린 말이기도 하고, 내가 좀 도와줄 테니까,
- ...
- 한달.
​- 예?
- 우리 한달만 사귀어요.

이게 뭔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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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눈을 몇 번이나 깜빡거렸다. 그걸 왜 선처해주듯이 말해? 아니, 게다가 내가 당연히 오케이할 거라는 듯한 당당함은 뭐냐고.

- 미쳤어요? 제가 왜요?
- 나도 좀 애인 대행이 좀 필요해서요.
- 아니, 어쩌라고요.
- 후배님도 나 필요하잖아요.
- 아닌데요?
- 아까 누구 덕분에 빠져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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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누구한테 쳐맞고 있는 걸 방관하고 지나가셔도 전 알아서 살아나옵니다.

물론 방관이라는 거 절대 좋지 못하다. 하지만 내가 먼저 손을 뻗는 게 아니면 제발 오지랖 좀 부리지 말아달라는 거다. 애초에 지금껏 잘 피하다가 이번에 한 번 잘못 걸린 건데 왜 멋대로 판단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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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내가 볼 때는 그 친구 눈빛 보니까 절대 쉽게 포기 안 할 것 같던데?
- 그게 무슨 상관,
- 이렇게 매달린 거 하루 이틀 아니죠? 일주일은 됐죠?
- ...
- 우리 가볍게 딱 도움만 받아요.

...어디가 가벼워. 그와중에 앞에 한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라서 또 반박이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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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미치도록 피곤할 것 같은데 이걸 대체 어쩌라는,

- 나는 누구처럼 매달리지도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놔줄게요.
- ...그, 목적이 뭔데요?
- 뭐, 후배님이랑 비슷한 거죠.

문대는 침착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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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저쪽에서 폭탄 발언을 한 탓에 다시 교실로 돌아가면 한동안 매달리면서 진짜냐고 신파극 시리즈를 또 낳을 게 뻔했다. 그리고 또 이런 순간에 스치는 그 문제의 설명서.

[1. 말싸움 하려 하지 말것. 어차피 못 이김. 그냥 먼저 사과하거나 포기하는 게 나음.]

그래, x발. 그냥 포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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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한 달입니다. 그 이상은 안 돼요.
- 그래요.
​- 그 이상으로 뭐, 더 요구하거나 하면...!
- 안 한다니까요.

재현이 웃으면서 아까 낚아챘던 그 종이를 문대에게 돌려주었다.

- 앞으로 잘 부탁해요.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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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내가 쓴 거 아닌데? 가져요. 뭐라 쓰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차하면 참고해요.
- 반납할 건데요?
- 네, 뭐. 반납하는 건 후배님 자유죠. 알아서 해요. 그러면 나중에 봐요.

먼저 사라지자, 문대는 종이를 들고 한숨을 쉬었다. 이게 진짜 뭐냐? 대체 뭐가 지나간 건지 하나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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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이었다. 문대는 사실 집에 가서도 얼떨떨했다. 나 그래서 그 사람이랑 진짜 사귀는 건가. 그런 생각에 자기 전 몇 번이나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그러다가 딱 떠오른 한 가지 문제.

- ...

나 그 사람 번호가 없다. 그리고 몇 반인지도 모른다. 이름이 신재현인 것말고 아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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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대체 뭐지?

아침부터 이러한 상황때문에 그저 황당했다. 그래서 나 그 사람이랑 한 달동안 연애하는 거야, 뭐야. 그냥 우스갯소리로 말한 거고, 딱히 언제 보자는 이야기도 없이 나중에, 라면서 대충 흘렸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나? 오히려 그렇다면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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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도착해서 문제의 책을 또 꺼냈다. 아, 생각해 보니 이거 곧 반납일 텐데. 빌린지 일주일 되었으니까 반납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또 딜레마였다.

망할 신재현 사용 설명서. 이거 어떻게 하지?

여차하면 점심시간에 한 번 만나볼까. 아니, 그런데 굳이 만날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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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대로 흐지부지 끝나도 진짜 상관없겠지?

- 문대야.
- 나 교무실 가야 해.

일단 저 미친 새끼는 좀 피해야 해. 다가오는 걸 어떻게든 피하면서 문대는 쉬는 시간마다 거의 운동하듯이 도망가며 대피했다. 학교에서 1년에 한 번 하는 소방 대피 훈련을 매 시간 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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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대체 왜.

- ...하.

음료수 하나 마시고 싶다는 것도 굳이 위층에 있는 자판기를 썼다. 대체 왜 1학년이 여기 와서 이러고 있나, 하는 선배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문대는 생각해 보면 치정극보다는 훨씬 낫다며 적당히 무시했다. 그리고 이게 교칙 위반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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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찾아온 점심 시간. 문대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서 뛰어갔다. 절대 마주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덕분에 요즘 같이 먹지도 못하고,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구석 자리를 잡고 학생들 틈에 숨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사이에 쏙 들어가 식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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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옆에 있던 3학년 무리가 먼저 밥을 다 먹고 일어났다. 순식간에 제 왼쪽이 텅 비었는데 반 정도 남은 급식을 서둘러 싹싹 긁었다.

- 문대야.

그런데 냅다 제 맞은편에 앉아버리는 그놈의 구남친. 문대는 숟가락을 대충 쑤셔넣고 남은 건 어쩔 수 없다며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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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도 다 안 먹었잖아! 나 그만 피해!

이미 끝난 상황에 대화도 안 통하면서 피하지 말라면 어쩌라는 건지. 그냥 답정너가 아니던가.

- ...너, 제발 나 그만 좋아해.

살다 살다 내가 이런 대사를 내뱉을 줄이야. 인기로 벌어먹고 사는 직업을 가졌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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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거의 스토킹에 버금가는 집착이라 사양이었다. 문대는 이를 꽉 물고 으름장 놓으면서 급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밥이 아까운 건 유감이고, 덜 채워진 허기는 빵으로 채우던가 해야지. 굳이 밥 먹는 도중에, 그것도 사람 많은 곳에서 이럴 필요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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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넣었던 것도 역으로 쏟아지게 생겼으니 여기서 포기해야지.

- 네가 이렇게 대놓고 피하지만 않았어도...!

그때 쫓아 일어나서 냅다 또 팔뚝을 붙잡았다. 강압적으로 나오는 모습도 굉장히 싫었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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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 미안. 어떻게 하지? 나는 이러려는 게 아니었어!
- ...X발.

감정에 앞서서 무작정 붙잡은 탓에 들고 있던 급식판이 그대로 엎어졌다. 차라리 이걸 앞으로 쏟았으면 저놈한테 부어버리고 네가 먼저 잡지 않았냐고 능청 떨 수 있는데 이게 제 몸으로 뒤집어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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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교복이 온갖 음식물로 더럽혀졌다. 된장국에 김치까지 갖가지 냄새가 뒤섞여서 찝찝하다 못해 먹은 걸 곧장 토할 뻔했다.

- 얼른 화장실 가자. 혹시 갈아입을 체육복 없으면 내가 빌려ㅈ...!
- 꺼져.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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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세게 쳐내고 최대한 안 묻은 부분을 잡고 옷에 붙은 찌꺼기를 털었다. 허리부터 발끝까지 젖어서 흰 양말도 얼룩지고 슬리퍼 사이로 국물이 파고들면서 당장 이걸 다 벗어던지고 싶었다.

​- 하, 하지만,
- 네가 그랬다고, 너 때문에. 내가 제발 그만 집착하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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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니 와다다 쏘아붙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말싸움할 게 아니라 당장 갈아입어야 하는데. 잘못한 것도 모르고 옷을 빌려주네, 어쩌네 하니 더 열이 뻗쳤다. 모두가 밥을 먹다 말고 여기만 쳐다봤다.

- 너 이러다가,
- 이러다가 진짜 큰일나고 싶나 보네.

누군가 지켜보지 않고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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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키퍼 있다고 공이 안 들어가냐는 말이 있다고 하지만, 이건 뭐 애초에 경기가 끝났는데 판정 번복을 요구하는 거 아닌가요? 분명히 말했던 것 같은데.

교복 위로 크게 지도라도 그려진 것처럼 물들었는데 전혀 신경쓰지 않고 어깨를 잡고 제쪽으로 당기는 재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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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놀라서 떨어지려고 하니, 아예 힘을 꽉 주었다.

- 묻어요, 다 묻는다고.
- 안 묻어요. 그리고 괜찮은데.

진짜 생긴 건 결벽증도 있어보이는데 정말로? 그리고 제 등짝은 오염되지 않은 것을 알았다. 뒤가 밀착했으니 정말 묻진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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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현 애인이 있다고 하는데 구 애인분께서는 왜 아직 이러고 있대요?
- ...나도 모르는데요.
- 대, 대화를 하지도 않고!
- 잠수이별도 아니고 헤어지자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혼자 대화 안 끝났다고 매달리는 건,
- ...
- 추잡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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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곤조곤 팩트로 내려찍는 재현이었다. 파들거리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여기저기서 저놈이 미친놈이라면서, 또 저런다고 수군거리는 것도 이제 슬슬 선명하게 들렸다.

- 할말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있다고 해도 들어주진 않을 거지만.
- 하지만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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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아예 말을 딱 자르고 재현은 바닥에 뒤집어진 급식판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 본인이 잘못했으니까 책임지고 치울 거죠?
- ...
- 가요, 후배님.

재현이 생긋 웃으며 문대를 데리고 사라졌다.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처럼 지나가는 내내 시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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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은 어깨에 얹은 손을 끝까지 유지한 채 급식실 밖으로 나갔다. 문대가 서둘러 떨어지고, 재현에게 허리를 크게 숙인 후, 화장실로 뛰어갔다.

- 이거 빨아지긴 하나?

우선 교복 단추를 서둘러 풀고 냅다 세면대에 셔츠를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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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로 벅벅 문지르며 닦아내려고 했다. 곧장 빤 것도 아니고 물고 늘어지는 탓에 그대로 물든 것 같았다. 얼룩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안에 입은 티셔츠까지 물들었다. 이것까지 벗으면 옷이 없는데.

- ...진짜 개같네.

미안하면 체육복 내놓으라고 할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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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체육 없어서 두고 왔는데. 아니, 달라고 했으면 그걸 빌미로 또 구차하게 굴었겠지. 일단 티셔츠를 잡아 당겨서 대충 물을 묻혀서 비볐다. 어느 정도 씻겼지만, 푹 젖어서 그대로 살에 달라붙었다. 차가워서 갑자기 소름이 확 돋았다.

양말도 벗고 슬리퍼는 대충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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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슬리퍼는 금방 마를 거고,

- ...

바지는 어떡하지, 이거는 벗을 수도 없고, 진짜 망할 새끼. 냄새라도 지우려고 어떻게든 비누칠하며 물을 손바닥에 담아 계속 흩뿌렸다. 물에 계속 담갔던 교복 셔츠 냄새를 킁킁 맡았다. 음식물 냄새는 좀 빠졌네. 마르면 다 날아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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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빨았어요?
- 예?

화장실로 뛰어오고 딱히 따라오지 않길래 교실로 간 줄 알았더니, 교실에서 돌아온 모양이었다. 체육복을 들고 와서 상하의가 다 젖고 양말까지 벗은 문대를 훑었다.

- 옷 다 벗어요.
- 네?
​- 감기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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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안쪽으로 옷을 끼운 채 문대에게 다가와서 셔츠를 냅다 들어올렸다. 문대가 파닥거리며 반응했다.

- 그, 저,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어요!!!
- 알아요. 다 비치는 거 보이는데 모르겠어요?
- 예??

태연하게 받아치는 재현에 문대는 순간 자신이 이상한 줄 알았다. 황당함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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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아입을 체육복 있어요?
- ...아뇨, 없는데요.
- 그런 것 같아서 들고 왔어요. 부끄러운 거면 들어가서 갈아입을래요?

재현은 더 이상 억지로 셔츠를 올리지 않고 한 발 물러나 문대에게 제 체육복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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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망설였지만, 이 상태로 수업을 들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고 빈 칸으로 들어갔다. 문대는 안으로 들어가서 티셔츠를 벗었다.

- 크흠.

괜히 헛기침이 나왔다. 하마터면 냅다 맨몸을 공개할 뻔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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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지퍼를 끝까지 올린 상태로 젖은 옷가지를 들고 있었다. 딱 봐도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 같았다.

- 반팔 체육복을 안 챙기고 다녀서, 미안하네요.
- 아닙니다.
- 내 이너라도 벗어줄까요?
-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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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절대 필요없다며 문대가 사양했다. 어차피 날이 흐린 것도 아니고, 금방 마를 테니 한 교시 정도 버티면 되었다. 문대가 물기를 꾹 짜내고 탈탈 털었다.

- 그, 내일 빨아서 돌려드리겠습니다.

어찌 됐든 신세를 졌다며, 문대가 아까처럼 또 허리를 크게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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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체격이 큰 상대의 옷을 입었다보니, 헐렁했다. 게다가 핸드폰을 그 안에 넣은 모양인지 무게로 인해 푹 꺼지면서 목 밑으로 그 안이 훤히 보였다. 재현이 다가와서 쇄골 부근을 누르니 문대가 갸웃했다.

- 예?
- 아뇨, 그냥.
- ...
- 생각해 보니까 내 번호 모르죠?
-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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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이 아까 보았던 위치를 기억하고 문대의 주머니에 대신 손을 넣어 핸드폰을 빼냈다. 잠금을 풀어달라고 하니, 문대가 안아든 옷가지 사이로 손을 쑥 빼서 엄지를 찍었다.

- 핸드폰을 교실에 두고 와서, 전화 걸어두고 가서 저장할게요.
- 네, 편한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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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장은 뭐라고 해줄까요?
- 뭐요?
- 선배님이 편하면 그래도 되고, 티내고 싶으면 자기야, 라고 해도 되고.
- 예?
- 우리 사귀잖아.

...그 한 달이라는 게 정말이긴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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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한 달 동안 사귀는 걸 여기저기 티내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라고 한들, 자기야는 좀 그렇다는 듯 문대가 제법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니, 재현이 퍽 웃으면서 저장하고 문대에게 다시 넘겨주었다.

[선배님❤]

...이게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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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히 안에 아무것도 안 입은 거 거슬린다고 다 마르지도 않은 옷 입지 말고, 꼭 바짝 말려요. 감기 걸린다.
- ...네, 뭐 감사합니다.

끝까지 다정하게 챙겨주니 문대도 떨떠름하더라도 받아주려고 노력했다.

- 사귀는 사이에 감사할 것 까지야.
- 크흡.

아, 적응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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