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트리머 박문대가 하꼬 탈출하고 파트너 달고 싶어서 머기업 남캠 스트리머 신재현이 진행하는 노래자랑 컨텐츠 나갔다가...

닉네임은 문댕_
주 컨텐츠는 게임. 그 중에서도 ㄹ. 나름 방송 타이틀로는
[다이아1 르ㅂㄹ장인 오늘 마스터 갑니다]
라고 하긴 함
[점화 들고 짐? 사람이세요?ㅋㅋㅋ]
[다이아 어떻게 감ㅋㅋㅋ 대리충임?]
[르ㅂㄹ으로 말ㅈㅎ 절대 못 이긴다고]
[시참 받나요]
[문댕님 저 오늘 학교 썰 들어보실래요]
[ㅈ노잼 걍 접어라ㅋㅋ]
거의 혐청자라고 하더라.
[캠방하실 생각 없으세요?]
한 두명 밖에 안되는 여청자가 물어보더라. 그럼 문대가 하는 말.
"못생겨서 그나마 있던 분들도 다 나갈걸요."
"당연하죠."
그것 때문에 방송하는 건데. 방송한 계기도 1년 넘게 취업은 안되고, 알바 자리도 마땅치 않아서 개인 방송 시작한 건데. 사실 우리의 스트리머 문대에게는 목표가 있다.
바로 파트너 달기!
[크루 들어갈 생각은요?]
"ㄹ 밖에 안하는데 크루 들어가서 뭐해요."
[ㄹ 크루요!]
"주변에 아는 방송인이 있는지 부터 물어보세요. 전제 자체가 틀렸어요."
[그럼 머기업 분들 컨텐츠 참여해요]
"머기업이요?"
문대는 평소에 타방송 참고는 해도 고정 팬으로 시청한 적은 없다. 머기업들이 시참 컨텐츠로 뭘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저 ㄹ 스트리머 분들 말고 다른 분들 몰라요."
[캠방하시는 분 있어요]
[청려 형을 모르네 ㄷ]
[문댕아 니가 그러니까 하꼬야]
"모를 수도 있지. 밴 먹이기 전에 조용히 해."
"안 불러봤어."
[ㄷㄷ 노래방 안 가봄?]
[얼마나 아싸면 노래방을 안 가봤냐]
[사회성이 없는거야 뭐야]
문대는 말없이 방송화면에서 자기 채팅창을 보여주더니 실시간으로 밴하려 한다.
[미안]
[밴은 좀]
[걍 나가봐ㅋㅋㅋ 밑져야 본전 아님?]
[의외의 반전으로 청려 유튜브 박제될 수도]
"박제되는 건 별론데."
[ㅋㅋㅋㅋ형 파트너 되고 싶다면서 뭘 가려]
[머기업이 뜨고 싶으면 자기 자신 내려놓으랬어]
"노래자랑 그거 언젠데."
그리고 대망의 토요일.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청려님 노래자랑 나갑니다]
[무슨 노래 부를 거임]
[ㄹ할 때 말도 잘 안하는 형이 노래를 부른다고?]
[폰서트 불러주세요]
"몰라요. 무슨 노래 부를 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야."
[ㅋㅋㅋㅋ 형 목소리 떨려]
[벌써 긴장한 것 같은데 노래 가능?]
[어떤 노래 고민 중이에요?]
미리 찾아둔 mr을 보여주는 문대. 발라드부터 댄스곡까지 다양하게도 준비했다
[걸그룹 노래는 왜 있는 거임]
[말랑달코옴??]
"니네가 뭘 알아."
[아니야 불러]
[오히려 어그로로 박제될 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뜨는 게 목적이면 그거 불러]
그리고 켜지는 청려 방송.
[청려님이 생방송 중 : 7시 노래자랑 시작]
문대는 그의 방송에 들어가서 한 번 지켜본다. 캠을 키기 전에 노래 한 곡을 틀어주면서 방송 시작을 알리는 모양인지 소리만 들린다. 하지만 채팅 화력은 문대 방송의 100배 이상이다
오, 목소리 괜찮고. 캠이 켜지면서 보이는 그의 얼굴에 문대 방 시청자들이 더 좋아한다.
[청려형 잘생긴거봐 ㄷㄷ]
[문댕도 저렇게 생겨봐]
"너네가 내 얼굴을 언제 봤다고 그래."
[형이 먼저 자기 입으로 못생겼다고 했잖아]
그건 맞긴 하다.
[형 순서 언제 옴]
[바로 가냐]
"아, 긴장되는데 순서 미룰까."
[ㄴㄴㄴ 그럼 완전 뒤까지 밀림]
[그러다 컨텐츠 끝날걸?]
[긴장하지마 그냥 ㄹ한다고 생각해]
[강타 싸움한다 생각해]
[상대 미드랑 서로 딸피인 상황이야]
"야이씨, 더 긴장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다음 문댕님 노래 듣겠습니다."
[또 스트리머네;]
[ㄴㄱ?]
[ㄹ 하꼬인 듯 방송 켜져있음]
[시청자 노래자랑에 스트리머가 왜 자꾸 나와]
청려네 채팅 여론은 부정적이다만
[형 가보자고!!!]
[사실 우린 형 응원해 다 찢어]
문대네 채팅은 제법 응원해주고 있다. 평소에 그렇게 혐청자 짓 하더니 이럴 땐 또 응원해주네. 서론 없이 빠르게 스테레오 믹스로 준비된 mr을 트는 문대.
[미친ㅋㅋㅋㅋㅋ 뭐야]
일단 잘해야 한다. 그게 문대의 목표였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곡은 대중적이고 유명한 곡이라 많은 이들이 노래방에서 부르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잘 부르는 사람을 찾긴 힘든 곡.
근데,
[당신 왜 지금까지 ㄹ만 했어]
[르ㅂㄹ 접어 노래 해 진심이야]
너무 잘 부르더라. 자칫하다가 후렴구 고음 구간에서 삑사리가 나기 쉬울 수 있는데 시원시원한 창법은 물론, 너무 깔끔하며 발성도 좋다.
청려네 채팅 반응도 마찬가지다
[탈일반인]
[아니 실력 뭐야;;]
[???지금 이거 라이브지?]
[이게 스트리머 평균?]
[ㄴㄴ 평균 이상임]
[롤 하꼬라며ㅋㅋㅋ 나였으면 노래 원툴 한다]
그리고 문대 노래를 듣는 청려도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이다. 다들 잘하긴 하는데 이건 좀 수준 자체가 다르지 않은가.
[우리 형 또 분량 뽑았다는 표정]
[유하~]
[유하유하]
[얘가 썸네일일 듯]
그리고 조용히 상품 받을 참가자 명단에 문대 닉네임을 적는 청려. 곧 노래가 끝나고 문대는 감사합니다. 한 마디만 하고 칼같이 나간다. 자기 방송으로 복귀한 문대.
"괜찮았나요."
[일단 ㄹ 삭제부터 하자]
"뭔 소리야."
[아니 진짜 잘한다니까???]
[취업 안된 이유가 있었어 형]
"뭐"
[형은 오디션을 봤어야 할 운명이었던 거야]
[문댕 데뷔해~]
"안돼. 마스터 가야해."
[어차피 마스터 못 갈 거 같은데 파트너라도 하자]
[노래 하라고 제발]
"근데 나 방송 여기까지 할게요. 어지럽다."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오늘은 마스터 간다]
그럼 채팅창은 또 뭐라고 하겠지.
[ㄹ 접어 좀]
[르ㅂㄹ 잘하는 거 알겠으니까 노래 해]
[물 들어올 때 노 좀 저으라고~~]
"물 들어온 적이 없는데 노를 왜 저어."
아직까지도 자기가 그렇게 잘 부른다고 확신이 없는 문대는 무시하고 오늘도 게임을 진행한다.
[방금 그거 노래 했으면 이겼다]
[이걸 노래를 안 부르네]
[어제 청려 방송 보고 왔는데 노래 안함?]
"노래 얘기 한 번 더 하면 밴이다."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혹시 저도 밴인가요?
뭐...? 방금 누가 만원 쐈다고?
[???]
[뭐야 찐청려야?]
[짭이야 뭐야]
"닉네임 바꿀 수 있어. 얘들아, 호들갑 떨지 마."
"아, 어쨌든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닉네임 바꾼 적 없는데
"...예?"
[찐이다]
[청려가 왜 여기에]
[머기업 오셨다]
[****님이 문댕댕님을 처치하였습니다]
"야이 ㅆ,"
흑백화면과 마주한 문대가 자기도 모르게 욕을 내뱉자 난리난 채팅창
[형 지금 청려한테 욕한 거야?]
[ㄷㄷㄷㄷ 머기업한테 욕한 하꼬]
[클립 땄어 형]
[박제 ㅅㄱ]
"진짜 그 분한테 욕한 거 아니라고."
[하꼬 스트리머 문댕, 머기업 청려한테 욕하다?]
[유하 각 섰다]
"유튜브도 없는데 뭔 놈의 유하, 하..."
이거 잘못하다가 공론화 당해서 스트리머 인생 끝나는 거 아니냐.
"죄송한데 진짜 청려님이세요?"
어쨌든 이것부터 묻자.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노래 부르는 거 듣고 싶어서 왔어요 근데 노래 얘기하면 밴이라던데
"...노래요?"
[형한테 가오가 어딨어 불러]
[빌붙자 파트너 하고 싶다며]
[탈주 ㄱㄱ 어차피 그 판 망함]
그리고 이상함을 감지하기 시작한 시청자들.
[청자 수 왜 이래]
[??? 뭐야 청자 수 미쳤음]
[100명 넘김 ㄷㄷ]
[청려 소식 듣고 놀러왔나?]
143
시청자 수
뭐야. 무슨 숫자야.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던 시청자 수는,
청려님이 4,785명을 호스팅했습니다!
순식간에 최고치를 찍게 된다.
[****님이 문댕댕님을 처치하였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래서.
"그, 그... 잠시만요. 일단 이 판 금방 끝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군이 서렌칠 것 같다.
"우선 청려님 호스팅 너무... 네, 감사합니다. 이런 숫자가 처음이라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노래해]
[노래]
[노래ㅐㅐ]
[노래 불러줘]
[노래 들으러 옴]
노래로 거의 채팅이 단합된다. 지금 노래 부르라고? 갑자기?
"그게 사실 집이 방음이 안돼서 노래는 정말 무리거든요?"
[그런 게 어딨어]
[옆집이랑 듀오해]
[지금 코노 가자]
[어제 불렀잖아]
[방음 부스 아님?]
"하꼬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방음 부스를 설치해요."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우리 집 올래요? 방음 부스 있어요^^
"ㄴ, 네??"
[가자가자가자]
[아 가보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청려가 합방 제안한 거 처음 봐]
[청려 형 원래 합방 안하잖아]
이 사람은 뭔데 아까부터 만원을 백원 쓰듯이 턱턱 아니 그게 아니지. 뭔 자기 집이야. 내가 거길 왜 가.
5,038
시청자 수
왜 계속 올라가는 건데??
그 와중에 팔로워는 실시간으로 늘어나서 알림창 계속 터져서 문대는 팔로우 리액션 해주느라 또 정신이 없을 거다.
"아 123님 팔로우 감사, ****님도 팔로우, 아 그리고 ***님 팔로우..."
- 쪽지 확인 좀 해주세요
"아, 청려님 만원 후원 감사... 쪽지요?"
하단에 쪽지 알림이 떠 있다. 일단 부탁한대로 쪽지를 확인 하는데,
[청려 : 디스코드 아이디 좀 알려주실래요?]
[청려 : 아니다]
[청려 : 전화번호요]
뭐... 뭐라는 거야 이 사람.
[쪽지 뭐야]
[공개해]
[화면 공유]
"개인적인 연락입니다. 사생활이니까 공개 안할게요."
그럼 채팅창은 떼쓰고 문대는 청려가 난감할 거라고 안된다고 하니까,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번호 달라했는데 문댕님이 안 주네요
아 진짜 만원 그만 쏘라고 돈이 샘솟냐고
"하, 네... 번호, 그래요. 번호 지금 적어드릴게요."
분위기에 휩쓸려서 냅다 쪽지로 번호 적어주는 문대.
대체 어떻게 마무리한 건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방송이 끝났다고 한다. 최고 시청자는 5500명.
"아, 정신없어."
기가 빨려서는 의자에 늘어진 문대. 그 때 휴대폰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인데 딱 봐도 알 것 같다.
[오늘 고생했어요^^]
[정말 방음부스 없으면 우리 집 올래요?]
[그 말 진심이었는데]
[이대로 반짝 하고 끝나면 아쉽잖아요]
맞는 말. 문대는 물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시청자의 말도 생각이 난다.
[언제요?]
라니까 하는 말이,
[내일]
이란다.
"노래를 불러야겠지?"
방음부스 내어준다는데 노래를 꽤나 많이 불러야할 것이다. 그럼 뭘 불러야되지. 신청곡을 받아야 하나.
"..."
어차피 고민은 무의미하다. 모든 걸 결정하는 건 모니터 화면 너머에 시청자들이다.
"잠깐만."
그 사람 캠방하잖아.
"..."
나 얼굴 공개 안했고 할 생각도 없는데?
[벌써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죄송한데 저기,"
[네.]
"설마 얼굴 공개 해야 됩니까?"
[아뇨? 캠 안 키면 되잖아요.]
"아, 그럼 됐습니다."
뭐야. 별 거 아니었네.
[저만 보고 싶은데요]
...낮술했나?
어쨌든 대충 그렇다치고 시간 맞춰 청려 집으로 가는 문대. 그리고 문대는 모를 것이다. 그가 가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남의 집에 왔으니까 예의 상 디퓨저 선물 같은 거 챙겨온 문대. 선물부터 건네주고 청려를 따라 스튜디오로 추정되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어째 방음부스가 없다.
"아, 이사오면서 방 자체를 공사해서 이게 다 방음 벽이에요."
그러면서 벽을 툭툭 치는 시늉을 하는 청려. 문대는 신기해서 방을 둘러본다.
...돈 많아서 좋겠다. 역시 머기업은 다르다 이건가.
"노래 해볼래요?"
"네?"
지금 갑자기?
"...아, 네."
"여기 앉아봐요."
의자까지 빼주고 친절하게 앉으라기에 문대는 남의 자리에 앉아서 어설프게 마이크에 제 입을 가까이 한다. 이건 얼마지. 엄청 비쌀 거 같은데. 침 튀기면 큰일나는 거 아닌가.
"어... 글쎄요."
"흠, 취기를 빌려? 모노로그? 모든날 모든순간?"
"그 중 아무거나요, 그럼."
난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저렇게 노래가 술술 나오나. 대충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청려는 바로 노래를 틀어주면서 헤드셋을 씌워준다.
헤드셋 뜨겁다. 방금까지 끼고 있었나?
헤드셋으로 다시 들리는 제 목소리를 확인하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문대. 오디오 스펙트럼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편안하게 노래를 부른다. 마이크 테스트라고 하지만 제법 진지하게 부르고 몰입한다. 그걸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청려.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네. 마이크 괜찮죠? 노래 하나 더 할래요?"
"아니요. 굳이 안해도..."
"이번에는 신나는 쪽으로 할래요?"
그러면서 노래 목록을 막 읊어주는데 뭔가 이상한 것을 감지한 문대. 대화를 하면서 휴대폰만 보는 게 어째...
"네?"
"뭐 보고 계세요?"
"채팅창이요."
"..."
"응?"
"...지금 뭐라고."
그리고는 내려가있던 창을 열어서 보여주는 청려. 짜잔. 사실 뱅온이었습니다~
어쩐지 신청곡이라도 받는 거 마냥 노래 제목이 술술 나오는 게 이상하다 싶었다. 캠켜져 있는거 아니야? 다급하게 주변을 살펴보자 청려가 잠시 문대의 헤드셋을 빼고 귀에다가 속삭인다.
"캠은 안 켰어요."
"..."
"얼굴은 나만 본다 했잖아요."
무슨 이런 미친 놈이 다 있어.
"음, 오기 전부터?"
"..."
"몰랐어요? 알림 갈 줄 알았는데."
...난 이 사람 방송 팔로우 안해놔서 알림 안 온다. 근데 여기서 팔로 안했다고 하면 안될텐,
"팔로 안했구나."
"..."
"난 했는데."
"...예, 죄송합니다."
"지금 내 눈 앞에서 하는 거 보여줘요."
[둘이 그만 놀아]
[사귀냐?]
[게이들아 재밌냐고]
[청려형 나 질투나]
[문댕을 질투하고 시기하고 원망하고...]
[청려형 나랑도 데이트해]
[차라리 캠을 켜라]
"...네. 안녕하세요. ㄹ 위주로 게임하는 종겜스 문댕입니다."
"소개말 바꿔야죠."
"어떻게요."
"이제 노래 스트리머 할거 아니에요?"
"네?"
"노래 잘하잖아요."
"..."
"솔직히 반했는데."
[?]
[고백 뭐임]
[ㄷㄷ 우결 각]
[우결은 무슨 연애 각]
[형 나 설레]
"...오해하는데요. 시청자들이."
"뭔데요, 그게."
"방송은 방송으로 봐라."
그러니까 이게 다 비즈니스적이라는 거지?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좀...
[난 진심인데]
[응 나 뇌절할거야]
[반했다는 멘트 이미 클립 땄쥬?]
"문댕님이 얼굴 공개 안하셔서 안돼요."
[그럼 형만 나오게 하자]
[문댕은 목소리만 나오게 ㄱ]
[어떻게 생겼는지 청려가 말해줘]
"음."
"..."
빤히 문대 얼굴을 보는 청려. 그러더니 웃는다.
"아이돌?"
"예??"
"아이돌 상인데요?"
아니 뭔 소리야. 지나가는 행인 1 정도구만.
"저기 지금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시면 시청자들 뇌절하거든요?"
제발 입 좀 다물어달라는 듯이 말하는 문대. 그리고 채팅창.
[어쩐지 유튜브도 아이돌이라더니]
[실력도 얼굴도 아이돌~]
[유튜브 썸네일이 맞말이었네]
"유튜브가 왜요?"
[안 봤나봐]
[청려야 니 유튜브 구독안했단다]
[팔로도 안함 유튭 구독도 안함 청려 걍 차였죠?]
[문댕형이 청려형 싫대]
아니 진짜 이러면 내가 엄청난 죄라도 저지른 나쁜 놈이 된 것 같잖아.
"저 좀 상처 받는 편이에요?"
"...아니, 저기 그게."
"잠깐만, 일단 그럼 유튜브 확인하겠습니다."
서둘러서 휴대폰으로 유튜브 들어가는 문대. 검색창에 청려라고 검색하자마자 가장 먼저 뜨는 최신 동영상.
[아이돌 메보 아닌가요? 왜 데뷔 안하고 여기에;; 청려 노래자랑]
제목 왜 이래. 편집자가 정한 제목이야?
"당연하죠. 문댕님 말고 더 있어요?"
"...어그로가 심하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아이돌보다 더 잘하는,"
"그런 말하면 오해한다니까요?"
올린 지 2시간인데 벌써 조회수 5만이 넘었다. 진짜 이거 맞나?
[ㅋㅋㅋㅋㅋㅋㅋㅋ인재 찾았죠?]
[문댕아 노래 한곡 더 뽑아라]
***님께서 1000원 후원!!
-문댕님 혜성 불러주세요. 부르면 만원
"그렇다는데요?"
"...부르는 건 전데 이거 청려님한테 만원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
"이 정도 수익은 당연히 나눠주죠. 저 그렇게 양심없는 방송인 아니거든요."
"아,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청려야 니 또 차였다]
[형 오늘 많이 차이네]
[다음에는 꽃이라도 준비해라]
[청려야 화장실 갔냐]
[청려형 왜 말이 없음?]
솔직히 말이 게스트지, 청려는 입 다물고 있고 제 방송처럼 혼자 진행하는 문대.
[청려 : 저 여기 있어요^^]
그는 휴대폰으로 채팅치면서 답을 대신한다.
[캠 언제 키냐고]
[잘생긴 얼굴 보여줘]
[하꼬 얼굴이 뭐가 중요함;]
[걍 까셈 ㅈㄴ 사리지 말고]
"걱정 마요. 캠 안 킬거니까."
내가 그렇게까지 방송적으로 도움되고 이용가치가 있는 놈인가? 왜 이렇게 잘해주냐고.
그런데 앞서 말했듯 그런 건 아니다만 제법 큰일이라면 있다. 청려 방송 채팅창은 너무 빠르게 올라가서 문대가 노래부르면서 읽을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모르는 척 ㄱ]
[조용히 해 모른다고]
[ㅇㅋ]
[우결 뭐야?]
[문댕 노래 잘한다]
[노래 오진다]
[한 곡 더]
그가 보지 못한 이 방송의 오늘자 제목
문댕님과 우결합니다
라고 한다. 우결 소리가 괜히 자꾸 나오는 게 아니다.
"목 안아파요?"
"생각보다는요."
"...누가 우결한다구요?"
"당연히 저랑."
"..."
"문댕님이요."
"언제부터 그걸 본인 마음대로 결정하셨는데요...?"
"오시기 전에 먼저 방송하면서?"
가끔 머기업끼리 우결이랍시고 과몰입 컨텐츠 하나 뿌려주면 각자의 시청자 유입으로 윈윈하는 것은 물론 본인들에게도 좋은 조회수 도구인 거 안다
라고 따지고 싶은 거 겨우 참고.
"노래 잘하니까요."
"그거 말고요."
"예쁘니까요."
"그건 기각할게요."
"귀여워서?"
"아닌 거 안다고요."
"왜 안 믿지. 거울을 평소에 안 보나."
"오기 전에 씻느라 거울 봤습니다?"
"친구 구한다고 글 하나 올려봐요. 줄을 설 걸요?"
"그거 죄다 나한테 뭐라도 얻어내려는 거잖아요."
"저도 얻어내려고 이 집 왔잖아요."
"그런데 왜 우결은 하기 싫은데요?"
싫다는 이유를 뭐라고 또 콕 찝어서 말할 수는 없는데 어쨌든 아닌 것 같다.
"여기서 차이 나잖아요. 나는 그 쪽 마음에 들어요."
"하루 봤는데요?"
"그건 별로 안 중요하죠."
"전 중요한데요?"
"그리고 컨텐츠가 떨어졌거든요."
"..."
"그래서 노래자랑 연 거고,"
"..."
"게다가 다들 연애프로만 보는 건지 나한테도 우결해달라고 자꾸 어그로를 끌고."
"어쨌든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오늘 늦었으니까 가볼게요. 쉬세요."
괜히 머기업이 아니다. 입 터는 게 남달라서 이러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생겼다.
"됐습니다."
"맞다."
"네?"
"이름 알려줘요."
"닉네임 아시잖아요."
"본명이요."
내가 그걸 왜...
"신재현."
"네?"
"내 본명 신재현이에요. 나무위키나 sns나 어딜 뒤져도 안 나올 걸요?"
"근데 그걸 왜 알려주세요."
지 맘대로 tmi 뿌려놓고 남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니. 이거 완전 도둑놈이다.
그러면서 어깨를 으쓱하는데 굉장히 재수없어 보이더라. 그래, 뭐 이름 알려준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고.
"박문대요."
"문대?"
"네."
"아, 그래서 닉네임이 문댕?"
"예."
"강아지 닮은 거 본인도 아나봐요? 그렇게 지은 거 보면."
"본명 쓰기 싫어서 아무거나 갖다 붙인 건데요?"
라는데도 지 멋대로 생각하는 듯 하다. 그래, 좋을 대로 해라.
"뭐 면접보세요? 어디까지 물어봐요."
"이제 여보자기가 될 건데 그래도 이 정도는 알아야,"
"제가 대체 왜 그 쪽 여보자기가 된 건데요?"
"노래 부른 순간부터?"
능글거리면서 온갖 수작을 다부리는 저 주둥이를 한 대 세게 때리고 싶다.
"그런 거 좋아해요?"
"싫으니까 그러겠죠?"
"뭐라고 불러줘요."
"그냥 부르지 마세요."
"자기가 취향이에요, 여보가 취향이에요."
"하... 차라리 닉네임으로 부르세요."
"어쨌든 집 가보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어서 막차 끊깁니다."
"나이 알려줘요."
"굳이 서열 따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세요. 형, 동생, 선배, 후배, 야, 등등 후보는 많으니까 고르세요."
"..."
"방송 내가 먼저 시작했으니까 굳이 맞는 호칭 따지면 이거 밖에 없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인터넷 방송에서 선후배 따지는 놈 처음 본다.
"역시 자기야가 나은 거죠?"
"저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선배님. 오늘 감사했습니다."
[썸네일 몇 초?]
ㄴ 05:16 ㄱㄱ
ㄴ ㅅㅂ 진짜 미쳤네
ㄴ 얘 방송함?
ㄴ ㅇㅇ ㄹ한다는데?
ㄴ 이 실력으로 ㄹ하는 거 개아깝다
ㄴ ㅇㅈ이요
[청려 생방 보니까 썸네일이랑 우결한다던데]
ㄴ ㄹㅇ??
ㄴ ㅇㅇ ㅋㅋㅋㅋㅋ 오늘 생방에서 말함
[05:16 이랑 우결하는거 찐?]
ㄴ ㅇㅇ 찐
ㄴ 뭐야 그래서 썸네일 밀어준거네
ㄴ ㅈㄴ 잘하는 건 팩트
캠방 위주 방송 한다는 사람이 대체 나랑 왜 하냐고. 딱 잘라서 말해야 겠다. 캠 켜서 얼굴 공개할 생각 절대 없다고. 그러면 다른 사람 찾으시겠지.
그 날 밤, 문대의 메일로 편지가 하나 온다.
맨날 채팅창으로 훈수둬서 미안한데 다 형 좋아서 그런 거야 그래도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할게 근데 놀리는 건 계속할 듯 ㅈㅅ
어쨌든 이렇게 된 김에 방송 계속 해줘 난 형 밖에 안 봐]
그렇게 다음 날이 되고, 일어나니까 카톡이 와있다. 당연히 청려. 본명은 신재현씨 되시겠다.
[신재현(트ㅇㅊ 청려) : 생각해봤나요?]
당연히 했다. 결론까지 났다.
[합시다 그거]
[신재현(트ㅇㅊ 청려) : 그래요 자기야]
...근데 역시 이건 좀 싫다
그리고 어디 단톡에 초대되면서 장문의 카톡과 파일 하나를 받았는데 이 사람 진짜 진심이구나?
[신재현(트ㅇㅊ 청려) : 이거 읽어보세요]
[이럴거면 그냥 신부 오디션을 보시지 그러셨어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오디션보단 캐스팅이 취향이라]
[거 참 감사하네요]
[근데 마지막은 뭡니까]
[신재현(트ㅇㅊ 청려) : 어떤거요?]
[진짜 좋아하게 되면 저 부분이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말 그대로죠]
[신재현(트ㅇㅊ 청려) : 진짜 좋아하게 되면]
[신재현(트ㅇㅊ 청려) : 바로 그 자리에서 우결 끝낸다구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누구든지요]
[왜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방송에 방해되거든요]
하긴 뭐. 애인이 있는 척 연기하고 쇼하는 거랑 진짜 애인이라는 건 다른 느낌이긴 하지. 실제로 애인이 있다고 밝혔다가 팬층 절반이 떨어져나갔다는 스트리머가 있다고도 했고.
[신재현(트ㅇㅊ 청려) : 일단 장비 바꿉시다]
[네?]
[신재현(트ㅇㅊ 청려) : 음질 별로던데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오인페도 없죠?]
[신재현(트ㅇㅊ 청려) : 채팅창 읽는 속도 보니까]
[신재현(트ㅇㅊ 청려) : 듀얼모니터도 아닌 거 같고]
왜 뼈 때리냐.
"네, 왜요."
[왜 그렇게 날이 섰어요]
방금 전에 너한테 돈 없다고 뼈맞아서 그렇다. 문대는 스피커폰으로 두고 냉장고에서 물이나 찾는다.
[마이크, 오인페, 모니터 말고 뭐 필요해요.]
"예?"
[그래도 종겜스니까 본체는 괜찮을 거 같은데]
"..."
[아니다. 내가 집을 찾아갈게.]
"뭐라고요?"
[집 주소 좀 불러봐요]
그래서 이게 다 우결이라고? 니 컨텐츠를 위한 투자라고?
[자기야 몇시가 괜찮아요?]
"풉."
진짜 몇 번을 들어도 적응 안되고 적응하고 싶지도 않는 소리다.
[왜 그래요]
"죄송한데 자기 소리 좀 하지 맙시다."
[자기 소리가 부끄러워요 자기야?]
[좀 상처네요]
"그래서 제 장비 뭐가 문제라구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요]
그것 참 미안하게 됐네요. 나름 그거로 몇개월 동안 별탈없이 방송했거든? 내 시청자들이 가끔 음질로 태클걸긴 했어도 진행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이거야.
[안 살거고 돈 없잖아요.]
얘는 진짜 사람 맥이는 악취미가 있나?
"아~ 네, 그럼 신재현씨가 사주시게요?"
[난 이름보단 자기야가 좋은데.]
"네. 신재현씨."
[내가 왜 물어봤겠어요.]
"맥이려구요."
[아뇨. 사주려구요.]
"진심이에요?"
[네.]
[그러니까 장비 확인하게 집 주소 좀 불러줄래요?]
"제 방송 명령어로 !장비 치면 나와요."
[수작 부리는 거니까 그냥 알려줘요.]
"수작인 거 알아서 이러는 건데요."
[팬심 있던데 거기로 아무거나 보내기 전에 그냥 주소 알려줘요]
아, 망할. 팬심이 있었지.
"...갠톡으로 보내드릴게요."
"잘 찾아오셨네요."
"보고 싶었어요."
"예, 감사합니다."
"우결할 건데 이런 거 익숙해져봐요."
"이런 것도 하나의 컨셉이라 생각하고 즐길걸요?"
"본체는 정말 괜찮네요."
당연하지. 얼마 주고 맞춘 건데.
"안 불편한데요."
"컴퓨터 사면서 공짜로 주는 패드죠?"
들켰네.
"장패드 사는 김에 키보드도 하나 걍 바꿔요."
"예?"
"마우스는 본인 손에 맞아야 되니까 그건 됐고..."
"이어폰이랑 헤드셋 중에 뭐가 편해요?"
"아무거나요."
"그럼 나랑 같은 헤드셋 써요."
"..."
"캠도 사드릴까요?"
"절대 필요 없습니다."
캠방은 죽어도 안할 거다. 만약 합방하게 되면 카메라에 너만 나오도록 해라.
"그래도 본체는 좋으니까 다행이네요."
"네."
"방송 안하세요?"
"나 화요일 휴방이에요. 외워둬."
"제가 왜요."
"화요일에 데이트해야 하니까?"
"데이트가 아니라 컨텐츠 회의 겠죠."
까칠한 문대의 태도에도 재현이는 아무런 타격도 없고 그저 웃는다.
"자연스럽게 넘어가려 했는데."
"방송하세요."
"데이트한다 하고 휴방공지 하면 되죠."
"...마음대로 하세요."
"뭐 좋아해요? 회? 고기?"
비싼 거는 더치페이도 부담스러운데,
"내가 살게요."
"비싼 거요."
"투명하네요."
"제가 좀."
"밖에 나오면 사람들이 알아봐요?"
"생각보다는 알아봐요."
"거의 연예인이네요."
하긴 이 사람 수준이면 나름 연예인이랑 비슷하겠지.
"차라리 방을 잡지 그래요."
"나랑 자고 싶어요?"
"미쳤어? 그 얘기가 아니잖아."
"알아요. 장난쳤어요."
메뉴판 보고 대충 알아서 시키는 재현이에 문대는 물이나 따라주고 수저세팅 해준다.
"글쎄요. 영구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뭐요? 영구적?
"다른 사례보면 컨텐츠를 종료했다고 선언해도 원하는 시청자가 많아서 가끔 컨셉잡고 계속 한다더라고."
"그런 게 아니면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한 3개월이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평균적으로 보통 그런 것 같던데."
3개월이면. 제법 할만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부터 3개월인가? 정확하게 어떻게 세야하지. 고민하던 문대가 딱 말한다.
"그럼 딱 100일합시다."
"100일?"
"끝나면 쿨하게 종료 선언하고 각자 갈길 갑시다."
"아뇨, 충분합니다."
내가 아니라 니가 하자고 한 거였는데 아쉬울 게 뭐가 있어.
"그럼 장비 오고 나서 방송 제대로 시작하게 되면 그날부터 1일로 시작합시다."
"좋습니다."
나름 계약 비스무리한 관계가 형성되어서 술을 마실 건 아니기에 물컵으로라도 건배하자며 내미는 재현이었다.
"잘 부탁해요. 자기야."
"예. 신재현씨."
물컵 부딪히는 소리가 둔탁하기보다는 꽤나 청량했다.
"저기요. 지금 뭐하세요?"
"네?"
엑스스플릿도 켰겠다. 이제 방송 시작만 누르면 되는데,
"화요일은 휴방이라니까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나는 자기가 방송하는 거 궁금한데."
휴방을 빌미로 문대 집에 오후부터 찾아와서는 집 갈 생각도 안하고 방송구경하겠다고 엉덩이를 딱 붙이고 있는 것이다. 의자 하나 밖에 없다니까 뒤에 놓인 침대에 걸터앉더라.
"그거야 그 쪽이 자꾸 말이 짧게 나오게 하니까,"
"난 좋아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사실 어제 저녁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다보니 문대는 자연스럽게 말을 놓게 되었다. 어쨌든 의자를 돌려서 다시 방송 키려고 하는데 뒤통수가 진짜 더럽게도 따갑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 수 늘어서 통제 못하고 어버버하면 어떻게 해요."
"그 정도 아니거든?"
"유튜브 조회수 안 봤구나."
"어?"
굳이 확인 안하긴 했다. 뭐 대체 얼마나 나왔다고. 잠시 컴퓨터로 확인하는데,
1,001,986
...잘못 봤나?
"네, 백만."
"왜."
"그걸 저한테 물으면 어떻게 해요."
아니 뭐 노래 하나 불렀다고 백만뷰야. 말이 안돼.
"근데 이거 당신 유튜브라 나랑 상관없잖아."
"3일만에 백만뷰를 이뤄낸 장본인이자,"
"..."
"내 자기잖아요."
진짜 저 놈의 얼어죽을 자기 소리.
"왜 이래."
"왜요?"
"아니야."
"160. 201. 356. 오."
당황하는 문대와 달리 재현이는 어느새 옆으로 와서 시청자 수를 계속 읽어주고 있다.
"뷰봇 테러 당하나?"
"뷰봇이면 몇 천명대 나오죠."
"음, 아마도 제가 휴방이라서 몰렸을 수도."
저번에 호스팅 받았을 때도 리액션만 하느라 머리가 빙글빙글 거렸는데 처음부터 저 많은 인원을 감당하라고?
"일단 당신 조용히 해. 여기 있다는 티 절대 내지마."
"어떡하지. 이미 팬카페에 여기 있다고 했는데."
"야!!!"
"자기야."
"뭐."
"오프닝 노래 끝났는데 마이크 켜요."
아... 신이시여.
방송이 끝나고 문대는 완전히 녹초가 된다. 머기업들이 맨날 어그로 차단하고 스트레스 받는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음, 일단..."
"..."
"매니저부터 구해야겠네요."
채팅 매니저 따위 구할 생각 없었는데 정말 절실해졌다. 평균 시청자 20명일 때는 혼자 게임하면서 채팅 관리하는 것도 잘했는데 이건 게임도 안하고 떠들기만 했는데 감당이 안된다.
도배는 물론이고
[어ㅋㅋ 그래봤자 거품이죠?]
이보다 심한 도넘은 채팅까지. 문대는 다시보기를 확인하는 것조차 하기 싫었다.
"집 안가?"
"자기가 힘들어하는데 어떻게 가요."
"옆에 있으면 더 힘드니까 제발 가."
며칠 뒤, 문대네 집으로 도착한 거대한 택배들. 모니터, 마이크, 헤드셋, 오인페... 그리고
"이건 필요없는데."
"사람한테 이거라뇨."
"헤드셋 어때요, 귀에 맞아요?"
"나쁘지 않네."
"오인페 설정은 이렇게 하면 되구요."
그래도 수작 부리는 줄 알았는데 제법 도움이 된다. 오인페를 처음 조작해봐서 사용법을 모르는 문대를 위해 프로그램 설치도 해주고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재현이었다.
"벌써? 아니지. 그래, 가봐."
"아쉬워요?"
"전혀."
"나도 가기 싫은데 방송은 해야죠."
그러면서 문대의 어깨를 툭 치면서 재현이가 말하기를,
"그럼 오늘부터 100일 카운트다운 시작이에요."
"그래."
"이따 방송에서 봐요."
"어."
"자기야."
그러다가 우결은 우결이니까 연습삼아 마이크에 대고 불렀다가 바로 주먹 꽉 쥐고 허공에 발길질을 하는 문대. 이거 진짜 아니다. 차라리 청려씨라 부르는 게 나을 것이다.
다행히 재현이가 세팅을 다 해주고 가서 헤맬 것도 없었다. 방제 설정 하려는데 일단 하던대로 해야겠지?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르ㅂㄹ 장인 왔습니다]
그렇게 방송 켜지면 모두가 탄식한다.
[또 롤]
[형... 그만 해]
[누가 카테고리 바꿔줘]
"ㄹ 안해요. 제목 쓸 게 없어서 그랬어요."
[음질 뭐임?]
[뭐야 마이크 개잘들려
[ㄷㄷㄷ 깨끗함]
[마이크 바꿈?]
"아, 바꿨어요."
[형 돈 없다며]
여기서 사줬다고 하면 난리나겠지.
"그냥 어떻게든 해봤습니다."
[마이크 어떤 거 샀어요?]
[청려도 그거 쓰는데]
[청려랑 같은 건데 청려가 사준 거 아님?]
[ㄷㄷ]
기껏 말 안하려 했더니 금방 또 들키고 만다.
[그럼 카테고리 바꿔]
[이러다 또 협곡 갈라고]
"바꾸면 될 거 아니야."
저챗으로 바꾸는 문대. 그나저나 우결 그 얘기는 언제 해야 하나. 신재현이 알아서 하려나.
향후 컨텐츠부터 얘기하는 문대. 당연히 채팅창은 노래하라고 난리다. 다시보기를 정복한 저 ㄹ들을 당장 지우고 싶은 시청자들이다.
"그래도 주 컨텐츠가 ㄹ이니까 아예 안하진 않을 거예요. 노래를 매일 부르면 목에 무리 갈 거고."
[그래 뭐 형 하고 싶은대로 해]
이것까지는 봐주는 시청자들이었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재현이 생방송이 켜진다.
[청려님이 생방송 중 : 결혼합니다]
상단에 뜨는 알림을 보고 문대는 표정이 구겨진다. 캠방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결혼은 뭔,
누군가 물어본다.
"누구요?"
[청려님이랑 결혼하세요?]
예상 질문이긴 했다. 맞다고 해야겠지. 그럼 재현이가 갑자기 채팅창에 등장한다.
[자기야]
[디코 받아요]
[뭐요?]
[??]
[????]
[자기야???]
"님들아 진정하세요."
근데 뭐 인방만큼 과몰입하기 좋은 곳이 있을까... 다들 자기야에 꽂혀서 난리가 난다. 문대는 한숨 쉬고 일단 디코부터 받는다.
[뭐하고 있었어요.]
"방송이요."
[방송에서 뭐했냐구요.]
"보고 있던 거 아니야?"
다정한 재현이 말투와 다르게 참 딱딱한 문대의 말투에 채팅창은 웃는다.
[결혼한다면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우결 중인거 맞지?]
[청려 혼자 사랑하나본데?]
"나 보고 싶어서 연락했어?"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도움 1도 안되는 새끼.
"어쨌든 컨텐츠 짜고 있었어."
[어, 그럼 나도 끼워줘요.]
"뭘 껴줘."
[노래 듀엣하기, ㄹ 봇듀하기, 배ㄱ 듀오하기 많은데요?]
"셋 중에 잘하는 거 있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려형 그래도 게임 잘하는데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대체 어떻게 우결 성사 된거임]
[문댕은 그냥 청려 싫은듯ㅋㅋㅋㅋㅋ]
"그냥 하고 싶은 걸 말해."
[그럼 지금 자기 집 가도 돼요?]
"그거 빼고."
[시청자들이 우결한다니까 안 믿어요.]
"유감이네요. 근데 여러분 진짭니다."
그렇게 말하면 누가 믿겠냐고.
[우결 ㄴㄴ 혼결. 청려 혼자 결혼함]
[문댕아 얼마 받았냐]
[돈 받으면 저거 보단 잘하지]
"아, 저기요."
[일단 둘다 초성은 ㅈㄱㅇ임]
[한 놈은 자기야 한 놈은 저기요]
[그냥 남이잖아ㅋㅋㅋㅋ]
아니, 자기야가 도저히 입에 안 붙는 걸 어떻게 하라고.
"컨텐츠 추천 받는다니까."
[말했잖아요.]
"그거 말고."
[나랑 같이 방송하는 거 싫어요?]
여기서 말 잘못하면 ㅈ된다. 생각해내. 나 지금 신재현 사랑하는 설정이야.
"방송은 사람들이 다 보고 있잖아."
[...]
"난 따로 보는 게 더 좋아."
"왜 말을 안해?"
[음, 방금 너무 치고 들어와서?]
"뭐가."
[내가 자기한테 설렜다는 말이에요.]
아, 그러세요. 연기 진짜 잘하네.
[지금 우리가 이렇게 대화하는 것도 컨텐츠에요]
맞긴 하다. 예상하건데, 지금 이 대화에서도 신재현은 실시간으로 다 편집점을 잡고 있을 것이다.
[무슨 소리야 난 이미 몰입했어]
[둘이 사귄다고 하자]
[응 우결하다가 진결되는거야~]
벌써 과몰입 시동걸린 시청자들.
"아, 일단 앞서 말했듯이 매니저 구할 거니까 방종하고 트ㄱㄷ 확인해주세요."
또 공지할게 뭐가 있지.
"맞다, 그리고 노래 같은 건 신청곡 미리 다 받을게요. 이것도 같이 공지 올릴게요."
[청려랑 그래서 어케 알게 됨?]
[청려형 실제로 어떰]
[저쪽 방으로 클립 수출됨]
아. 통제 더럽게 안되네.
지금 재현이랑 통화중도 아니고 각자 방송하고 있는데 거의 뭐 문대 방송 주인도 재현인 것처럼 사람들이 대하니까 어쩔 수 없다.
"제 방송에서는 저한테 집중해주세요."
"아."
칼같이 재현이가 초대한 단톡방 알림이 울린다. 오늘은 대충 대화하는 거로 분량 뽑았으니 내일부터는 저번에 줬던 파일에 있던 컨텐츠 좀 진행할 거라고. 뭐가 있었는지 다시 살피는데
"마인ㅋㄹ프트 신혼집 꾸미기..."
진짜 신재현이랑 하나도 안 어울린다.
이건 뭐 저번에 한 거 아닌가? 근데 괄호에 거짓말 탐지기 이건 뭐야. 진실게임이라도 하자는 건가. 그래, 차근차근 하면 되겠지.
[고생하셨습니다]
문대는 재현이네 단톡방에 인사를 남긴다. 그리고 트ㄱㄷ에 공지 올리고 바로 눕는 문대. 그럼 재현는 굳이 갠톡을 보낸다.
[신재현(트ㅇㅊ 청려) : 내 꿈 꿔요 자기야]
이런 애들이 진짜 프로겠지. 방송 온오프 안 가리고 몰입하는 놈들.
[그래 너도 잘자]
난 이 정도가 최선의 몰입이다.
다음 날, 문대 트게더에 올라온 매니저 모집 공고를 본 사람들이 메일로 지원서를 보냈다. 문대는 그걸 확인하면서 적당한 사람을 물색한다.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지원자가 많았다.
577.2 평균 시청자 수
메일로 날아온 방송 요약 정보에 문대는 또 감탄한다. 이게 머기업의 힘인가.
"..."
파트너 평생 못 달 줄 알았는데 너무 쉬운 거였네. 며칠만 더 방송하면 금방 월평균 75명은 거뜬히 넘겠다. 정말 열심히 하자. 거품되지 않도록.
그래도 문대 방송을 초창기부터 봐왔던 팬 중의 한 명으로 매니저를 고르게 되고, 어느덧 노래 방송한 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이제는 문대가 방송켰다 하면 시청자 수가 세자리 수니까 그것에도 문대는 익숙해졌다.
청댕... 뭔 청댕이야. 공들여서 편집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늦게 올라온 유튜브 영상. 문대는 차마 그걸 재생하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 편집했는지 단톡방에서 주워들었기 때문이다. 진짜 과몰입할 수 있는 온갖 편집 요소를 다 때려박은 것 같더라.
[문댕youtube : 지금 해드릴게요. 자기야]
채팅으로 자기야 치는 것 쯤이야. 이건 좀 쉽다. 그런데 댓글 단지 10분 뒤에 전화온다.
"왜."
[빨리 말해줘요]
"뭘."
[자기야.]
"저기요."
[제법 너무하네요.]
"말로 뱉는 건 또 달라서."
[빨리요.]
"자,"
[...]
"ㅈ, 자기야."
[응, 자기야. 근데 나 고백할 거 있어요.]
"뭐."
[나 낮방 중이에요.]
야 이 유하각에 미친 새끼야.
[청댕커플 2편 : 문댕님 지금 저보고 자기야라고 하셨어요?]
미리 알고 있었긴 했는데 직접 보니까 제법 열 받는다. 그리고 띵동 거리는 소리에 밖을 나가보니까
"대체 언제까지 경고해야 해요? 조용히 좀 하시라니까요?"
"...죄송합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저챗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안 쫓겨난 게 다행 아니야?]
[집주인도 제법 보살이네]
[옆집이 보살이지ㅋㅋㅋㅋㅋㅋㅋ]
[청려네 집 가자]
"아, 뭔 남의 집을 가요."
질색하는 문대에게 들어오는 도네.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자기야 내가 남이에요?
니 방송 안하냐? 하루종일 내 방송만 보는 사람처럼 맨날 타이밍 기가 막히게도 온다.
아침부터 공사로 북적북적한 문대네 집. 옆집에도 이미 양해를 구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통장 잔고 구경 좀 하고 싶네. 대체 돈이 얼마야?"
"결혼한 사이니까 통장 내역 공유해드릴까요?"
"아니, 사양할게."
방음부스 설치날이다. 문대 돈 아니다. 재현이 돈이다.
"진짜 결혼으로."
"개소리 좀 하지 말고."
"다음 주에 합방해요, 그럼."
"항상 하는 거 아니야?"
"아뇨, 여기서 현실 합방."
방음부스 좁아죽겠는데 여기서 둘이 낑겨있으라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 물주가 갑이다.
다가온 현실 합방의 날. 재현이는 일찍부터 문대네 집에 와서 같이 저녁도 먹었다. 확실히 방음부스 덕에 안 그래도 좁은 집이 더 좁아보이더라.
"그거 우리 집에서 하는 거였어?"
"네."
그가 들고 온 것은 거짓말 탐지기였다. 저 합방은 저 놈 집에서 할 줄 알았더니만, 아니었네.
정확하게 재현이만 보이고 문대는 왼쪽 어깨 까지만 걸리도록 하여 얼굴이 안 보이도록 캠을 설치한다. 참고로 이것도 재현이가 집에서 갖고 왔다.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청댕 현실합방]
이제는 청댕인지 뭔지 하는 커플명 같은 것도 익숙해졌다.
"오늘은 방제에 썼듯이 현실합방 날입니다."
[뭐야?]
[옆에 있음???]
[와씨 내 눈으로 게이본다]
[캠 키냐? 캠 키냐?]
확실히 시청자 엄청 많은 건 재현이가 잘 컨트롤하더라. 어느 정도 밀당을 한 후에 캠을 켜면 재현이 상반신 딱 보이고 문대는 얼굴이 보일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어깨까지만 보인다.
[아 문댕 얼굴 보여줘]
[청려형 얼굴 질려]
[실수인 척 캠 꺾어줘]
[문댕아 청려어깨에 기대봐]
"안 낚여. 얼굴 안 보여줄거에요."
문대는 이제 저런 하급 수작에 넘어가지 않는 방송인이다 이 말이야.
"여러분도 질문 올려주시면 마음에 드는거 고를게요. 근데 일단 우리끼리 진실게임이니까 서로 궁금하는 거 물어보는 거로."
첫 질문은 문대가 하기로 한다.
"나는 사실 이 우결을 끝내고 싶다."
[ㅋㅋㅋㅋㅋㅋ하고 싶은 말하지 말라고]
[질문이 아니라 고해성사인가요?]
"끝내고 싶은건 자기 아니에요?"
"대답."
"당연히 계속 하고 싶죠."
그리고 버튼 누르면 긴장할 것도 없다. 당연히 진실이라고 나오더라. 근데 문대 아쉬워함
[고해성사가 맞았던 걸로]
"그럼 내 차례죠?"
"응."
"나는"
"..."
"청려한테?"
갑자기 카메라에 안 보이는 재현이. 문대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서 앵글 밖으로 나간 것이다.
[ㅅㅂ 뽀뽀하냐???]
[뭐하는데 인간들아]
[ㅁㅊ?????]
"...아니?"
"..."
"...악!!!!"
아니, 이거 단계 최대치냐? 왜이렇게 아파. 따끔함이 훅 올라와서 문대가 비명지르면서 손을 뺀다.
[설렜다]
[설렜네]
[뽀뽀가 좋냐?]
[진짜 했나봐]
"안했어!"
"너빨리 껴."
"네, 네."
우결에 어울리면서 신재현이 당황할 질문, 그런 게 대체 뭐가 있지.
"청려는 우결을 떠나서 진짜로 문댕한테 관심있다."
^^... 이 표정으로 재현이가 문대 바라본다.
"빨리 대답."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할까.
"자기야."
"응."
"좋아해요."
그리고는 재현이가 직접 거짓말 탐지 버튼 누른다. 잠시 침묵 속에 초록불이 들어온다. 진실.
"왜 좋아한다고 해도 뭐라 해요?"
"고장났어."
[문댕 필사의 부정]
[좋대잖냐~~]
[진짜 사귀자 짝]
[그냥 연애해~~]
"음, 내 차례네요."
빨리 넘어가는 게 낫다. 문대는 재빠르게 거짓말 탐지기에 손을 집어넣는다.
[풋풋하네]
[그냥 사귀라고]
"나는 아까 청려가 진짜로 뽀뽀하는 줄 알고 설렜다."
"...미쳤어? 절대 아니다."
"흠."
재현이는 버튼을 누르지 않고 갑자기 또다시 앵글 밖으로 나가는데,
아니 잠깐만, 왜이렇게 다가와.
"가만히 있어봐요."
"어디까지 와. 야."
"..."
"신재현 미친 놈아!!"
"..."
"..."
"..."
"...아."
ㅈ됐다.
[재현?]
[신지현?]
[재형? 재현?]
[청려 이름 말한거 같은데?ㅋㅋㅋ]
사고쳤다.
재현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실소를 터뜨리자 문대는 어쩔 줄을 모른다. 왜 하필 생방송일까. 이미 스트리머 청려의 본명이 신재현인 것을 무려 약 12,000명이 들었다.
[여어 재현씨]
[재현인지 지현인지 재형인지 말해]
[이미 다 들었다 그냥 말해라]
"어떻게 하실 거에요?"
"어..."
"..."
"...유, 유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하긴 하지]
[유하는 유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려 개빡친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얘기 나온 거 말할게요. 신재현 입니다."
[젠장 본명도 잘생겼어]
[본명이 김덕만 같은 거였으면 인생에 불공평함을 덜 느꼈을 텐데]
[왜 이름도 예쁜 거냐고]
그러고 아마 누군가는 발 빠르게 나무위키 항목 수정하러 갔을 것 같다
"..."
"질문 좀 바꿀게요."
"..."
"난 한 번이라도 신재현한테 설렌 적이 있다."
그냥 아예 이제 본명을 쓰는 재현이었다고 한다.
문대는 아 혹시 설렌다고 대답 강요하는 건 아니겠지. 그치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이건 이거니까.
[본명 까서 미안하긴 한데 안 설렌 건 맞다]
[문댕은 공과 사가 확실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 긴장감 없이 진실이 떠버린다.
"그럼 내 차례지?"
그렇게 컨텐츠는 계속 진행됐다.
"일단... 그 진짜 미안합니다."
"안 어울리게 왜 갑자기 존대를 해요."
죄 지었으니까 그렇다, 임마. 남의 신상을 함부로 까버렸는데 대체 뭘 어떻게 보상해줘야하는 건지.
"오늘 나온 수익 그냥 다 가질래?"
"그런 건 별로 필요 없고."
"..."
"데이트 합시다."
"엥?"
"브이로그 찍게?"
"아뇨, 진짜 데이트요."
"왜?"
"음..."
"..."
"한 번도 안 설렜다고 하니까 오기가 좀 생겨서요."
"뭐... 컨텐츠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딱히 그런 건 아니고,"
"..."
"마침 내일 화요일이네."
"..."
"아침에 데리러 올게요."
"아니, 아침 몇시에 올 건데..."
먼저 물어볼까. 아니다. 지가 알아서 하겠지. 문대는 그냥 잠든다.
이른 시간부터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문대가 잠이 덜 깬 상태로 문을 열어준다.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온 재현이. 세수도 안한 문대를 바라보며 재현이가 하는 말.
"준비 안했어요?"
"...지금 아침 7시야, 미친 놈아."
"뭐해요?"
"어?"
"준비해요. 기다릴게."
아, 네. 그러시죠. 문대는 욕실로 들어가서 서둘러 씻는다. 근데 왜 아침부터 뭘 하려고 이렇게 일찍 온 거야.
"외제차 좋아해?"
"글쎄요, 딱히 차에 욕심이 없어서."
그런 것치곤 이거 벤츠 아니냐.
"영화 어떤 거 좋아해요?"
"아무거나."
문대는 잠이 아직도 덜 깨서 하품을 크게 한다. 영화보다 잘 것 같은데 어째 불안하다.
"...?"
"데이트잖아요."
마음대로 해라.
1시간 정도 지났나. 정말 잠들어버린 문대가 뭔가 간질거려서 눈을 뜬다.
"..."
"..."
"?????"
황급히 손을 빼려는데 재현이가 힘을 줘서 꽉 잡는다.
"...너 왜 남의 손등에 뽀뽀하고 난리냐?"
"자는 줄 알았는데."
"안 놔?"
"싫은데."
진짜 미친 새끼. 이게 니가 생각하는 데이트냐? 소름이 돋아서 문대가 계속 손을 빼려고 하는데 방구석에서 방송만 하는 애가 뭐 이렇게 힘이 센 건지.
"...너 운동하냐?"
"주기적으로 하긴 하죠. 앉아만 있으면 이 정도로 관리 못해요."
"어쩐지."
"왜요?"
"아니야, 됐어. 그래서 어디 갈 거야."
"밥 먹으러 가요."
단 둘이 만난 게 처음도 아닌데 데이트라고 전제로 만나니까 그냥,
"이상해."
"뭐가요."
"그냥 너 이상해."
"그래요, 나 이상한 걸로 해요."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맞다."
"뭐요."
"편집자가 밤새서 오늘 유튜브 올라와요."
"노동청에 신고 안 당하냐?"
"페이를 더 줬죠."
돈 많아서 좋겠네.
[청댕커플 4편 : 문댕님이 제 신상을 털었습니다]
ㅁㅊ 이러면 내가 진짜 일부러 신상 턴 사람 같잖아. 문대가 신재현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한 3번 정도 반복해서 보여주는데 문대는 한숨을 쉰다. 그러니까 정말 실수다 이거야.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파트너 신청했습니다]
드디어 문대는 파트너 신청 조건에 달성하여 방송 키기 전에 메일을 보내고 왔다고 한다.
[와 드디어]
[ㅊㅋㅊㅋㅊㅋㅊㅋ]
[안돼도 실망하지마]
"1트에 된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릴게요."
[1트에 파트너 해보자~~~~]
"그러면 오늘도 노래 불러볼게요."
방음부스라서 마음 놓고 노래 부르는 문대. 눈치를 보지 않고 고음 내지르는데도 익숙해졌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채팅은 적어지지만 시청자 만큼은 최고치를 찍는 노래 스트리머 탑티어가 되었다.
"아, 죄송해요. 도네 안 막아놨다."
원래 노래 부르는 동안 흐름 끊기지 않게 도네를 막아두는데 깜빡했다.
문댕 노래 들은 청려 반응님께서 1000원 후원!!
- [Twi*** Clip 영상]
무슨 클립? 일단 문대는 잠시 노래를 안 부르는 상황이니 일단 틀어준다.
"이게 뭐에요? 아, 문댕님 노래 부르는 거?"
그 때 문대가 부르고 있던 노래,
[널 좋아하니까 I'm rolling in the deep, 매일 생각만 하니까 I'm rolling in the deep]
"진짜 노래 잘해요."
재현이가 미소 짓자 문대네 채팅창이 저 눈빛 뭐냐면서 더 좋아한다.
영상 속 재현이가 채팅을 읽는다.
"그럼 나도 좋아한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끝나는 영상 도네. 문대는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신청곡이 들어와서 부른 거지. 재현이한테 불러주는 노래라고 한 마디도 한 적 없다. 그러니까 저건 다 날조에 불과하다.
[형 나는 지금이라도 밝히는 게 좋다고 봐]
신재현은 방송을 안했으면 연기자로 데뷔했어야 하는 사람이다.
"아, 어쨌든 1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노래 마저 부를게요."
그것도 사람 감정을 뒤흔드는 연기자 말이다.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파트너 스트리머 문댕입니다]
방송제목에 시청자들이 모두 환호하면서 채팅 도배한다. 1트만에 성공! 노래 원툴은 파트너 한 번에 되기 어렵다는데 그 어려운 걸 박문대가 해냈다.
"...어,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당당하게 보라색 딱지를 단 문대였다.
[믿고 있었다고 젠장~]
[파트너! 파트너!]
청려님께서 10000원 후원!!
- 축하해요 이제 연말파티 같이 가네요?
"...연말 파티?"
[파트너는 연말파티 초대되잖아]
[트ㅇㅊ 파티 모름?]
"그런 게 있어?"
[트ㅇㅊ 방송하면서 그걸 몰라?]
[연말 파티라고 파트너들 모아서 정말 그냥 파티하는 거 있어]
아, 그렇구나. 근데 뭐 연말이면 거의 반년 남았는데 그 때 되면 이미 우결 끝나서 같이 안 갈 거 같은데?
간만에 휴방일. 문대는 그런데도 컴퓨터 켜놓고 노래 녹음을 한다. 유튜브 좀 제발 시작해달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고 커버곡이라도 올리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방송 화면을 보는데 보라색 딱지를 보니까 입꼬리가 자꾸 올라간다.
"뭐라고 보낼까."
녹음 하다 말고 문대는 생각난 김에 재현이한테 기프티콘이라고 보낸다. 어쨌든 파트너 된 거는 다 이 사람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대충 홍삼박스라도 보내는데 바로 전화가 온다.
[이런 거 말고 오늘 우리 집 올래요?]
"뭐?"
[축하 파티 해드릴게요.]
"휴방인데 거길 가서 또 방송하라고?"
[그럼 방송 꺼드릴게요.]
"아니야, 그냥 켜."
문대는 컴퓨터를 끄고 출발할 준비를 한다. 휴방일에 이게 뭐하는 짓이야.
"잠시만요."
"엥?"
갑자기 방문을 닫아버리는 재현이. 뭐야. 뭔데. 1분 뒤 쯤 다시 열린다. 그러면 재현이가 케이크 들고 있음.
"파트너 되고 싶어했잖아요."
"..."
"축하해요."
아니 이런 건 언제 준비했대. 심지어 레터링 주문제작 이다.
[축 문댕 자기 파트너 달성]
여기에도 자기 소리는 빠지지 않는구나.
"딱 여기까지가 카메라에 안 걸려요."
"방송 중이었냐?"
"그럼요."
그럼 그렇지. 유하각을 위한 서프라이즈였구나. 재현이가 앉으라는 대로 앉으니까 저번처럼 딱 어깨까지만 나오더라.
"사실 오늘 부르려고 했는데 먼저 타이밍 좋게 자기가 연락해줘서."
"아."
"파트너 됐다는 거 보자마자 급하게 주문했거든요."
문대는 포크로 쿡 찔러서 케이크 먹어본다. 맛있네.
"그래, 고마워."
"말로만?"
[뽀뽀해]
[문댕아 뽀뽀해]
"뭔 뽀뽀야. 정신 차려."
[진짜 함????]
[뭐야 ㅅㅂ 야 뭐야]
[했어????????]
[소리 뭐야??????]
"안했어요. 소리만 내봤어."
능청스럽게 안했다고 하는 재현이와 다르게 문대는 방금 내가 뭘 당한거지? 싶어서 멍해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하는 거 뭐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
먹고 있던 케이크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청댕커플 6편 : 지금 이 소리 뭐죠?]
인트로에 들리는 쪽 소리. 어그로 하나는 끝내주게 끌었다. 사람들은 저게 다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겠지. 근데 아니거든. 난 진짜 당했거든.
[이 쯤되면 뭐 있는 거 아님?]
[청려는 확실하게 마음 있는 듯]
유튜브 댓글들을 보면서 문대는 볼을 긁적인다
현실 합방 날. 나름 우결 시작한 지 50일이니까 기념일이라고 한다. 이번에 준비한 것은 커플 젠가. 블럭을 하나씩 뽑아서 안에 적힌 질문에 대답하면 된다고 한다.
"...요즘은 별 게 다 나오네."
"나온 지 꽤 됐어요."
"그래, 나 이런 거 모른다."
[역시 아싸]
[오늘도 아싸인증]
"아니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거 스티커로 붙이는 거구만."
"들켰네."
이상한 질문 있는 거 아니야? 높게 쌓인 젠가를 보면서 문대가 의심한다. 그리고 가위바위보. 재현이가 먼저 뽑는다.
"상대방 칭찬 5가지 해주기."
"해봐."
재현이는 문대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
"노래 잘하는 건 당연히 알 테고,"
"..."
"자기가 들으면 좋아할 것 같으니까 르ㅂㄹ 잘한다고도 해줄게요."
"..."
"음식 가리는 것도 없어요."
"..."
"음, 마지막으로..."
재현이는 뽑은 젠가를 맨 위층에 쌓으면서 말한다.
"그게 칭찬이야?"
"그럼요. 사기 같은 거 안 당한다는 이야기에요."
"..."
"그러니까 나한테 잘 안 넘어오잖아."
[ㅇ0ㅇ]
[ㅁㅇㅁㅇㅁㅇㅁㅇ]
[아이고 또 나만 진심이지]
이게 무슨 소리람.
"상대방의 첫인상 말하기."
"나 어땠어요?"
"머기업?"
"그런 거 말고."
"그냥 뭐... 잘생겼다."
"그게 끝이에요?"
"응."
[저 정도면 양호하지]
[어쨌든 칭찬이잖아ㅋㅋㅋㅋㅋㅋ]
자, 다음. 문대는 얼른 뽑으라고 한다.
"상대방이 가장 이뻐보였던 순간은?"
그런 게 있긴 하려나. 어차피 다 컨셉인데.
"처음 만났을 때?"
"뭐?"
"실제로 처음 봤을 때."
"..."
"그 때가 너무 예뻐서 그게 생각이 나네요."
[ㅅㅂ... 그만해 나 당뇨와]
[ㅇ0ㅇ]
[뭐냐고 젠장ㅠ]
[ㅁㅇㅁㅇㅁㅇㅁㅇㅁㅇ]
얼굴 공개 안하는 스트리머인 게 정말 다행인 건가. 그랬으면 당황한 표정 그대로 송출될 뻔 했다.
"뭔데 그래요?"
"..."
"아."
[귓속말로 '사랑해' 10초 동안 말해주기]
"이딴 게 있어?"
질문만 있는 게 아니었어? 행동도 지시할 수 있는 거였냐고.
[빨리 해]
[청려형 귀 빌려줘]
[형들 볼륨 키워]
"나만 들을 건데요."
절대 볼륨 안 키워준다는 재현이에 시청자들은 야유하겠지. 개의치 않고 문대에게 어서 말해달라는 재현이었다.
"안하면 볼륨 키울 거니까 빨리 해요."
진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 문대는 눈 질끈 감고 말한다. 사랑해.
"10초."
"사랑해."
"아직 시간 남았어요."
"사랑한다고."
"5초."
"내가 너 많이 사랑해."
10초 끝.
"나도요."
"..."
뭐? 따지기도 전에,
"이제 내가 뽑을 차례네요."
하고 넘어간다. 다음 질문,
[나를 설레이게 했던 상대방 행동은?]
"처음 만났을 때."
"뭐?"
"말했잖아요. 그 때부터 좋아한 건데."
이러니 시청자들이 과몰입하지.
"행동 하나하나에 다 설렜는데 어떻게 해요."
"..."
"다 내 취향이었다니까."
...이게 대본이라면 넌 진짜 그냥 작가해라.
[문댕 진짜 설렜나봐]
[ㅇㅈ 나도 설렘]
[아니 진짜 뭐냐고]
[ㅁㅇㅁㅇ 그냥 사귀라고]
"검열 안했냐?"
"왜요."
[이마, 양쪽볼, 입술 순서대로 뽀뽀하기]
"음..."
"어디서 모르는 척이야."
"진짜 몰랐는데."
"진짜라니까요."
[어차피 뽀뽀해봤잖아]
[그거 연출 아님?]
[소리 ㅈㄴ 리얼하던데 연출은 무슨ㅋㅋㅋㅋ]
"하는 척이라도 할까요?"
"뭔 하는 척이야."
[재현아 엄마는 너 그렇게 안 키웠다]
[여기서 빼면 하남자 ㅇㅈ?]
절대 휩쓸리지 않고 문대는 다시 뽑는다.
[썸탈 때 가능한 최대 스킨십은?]
"이건 대답할 수 있겠네요."
"흠."
문대는 떠올린다. 신재현이랑 가능한 스킨십이 대체 어디까지일까. 그러다가 영화관을 떠올리겠지.
"에?"
"손 잡는 거까지 되겠네요."
그러면서 지금도 가능하다고 대뜸 재현이 손을 잡고 보여주니까 시청자들이 하는 말.
[지금 썸탄다는 소리?]
[가능하다 = 썸타는중이다]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라..."
[응 이미 우리 회로 돌아가~]
[속보 : 문댕, 나는 청려랑 지금 썸타는 중이다]
"맞아요."
"연애하는 중이지."
"뭐?"
이 인간은 적당히를 모른다. 으휴. 문대는 혀를 차면서 젠가를 위에 쌓는데 그 순간 무너지고 만다.
"...아."
"걸렸네요."
"걸리면 뭔데?"
"소원권이죠."
"그런 말 안했잖아."
"설명서 안봤어요?"
...니가 설명서를 언제 보여줬는데.
[궁금해 여기서 말해]
[유튭각 ㄱㄱㄱㄱㄱㄱ]
"소원은 내가 아꼈다가 나중에 쓸게요."
"어떻게 써먹을라고."
"비밀이죠."
"뭔데."
"나중에 쓸 건데 그걸 왜 지금 알려줘요?"
그래, 니 마음대로 하세요. 그렇게 합방은 계속 진행된다.
"자고 가요, 늦었는데."
"녹음 해야 돼."
"아... 그래요."
딱히 미련도 없다는 듯이 순순히 보내주는 재현이었다. 문대는 생각하겠지. 역시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다 컨셉이 맞다.
전 날에도 녹음하느라 밤을 샌 문대가 그 날따라 얼레벌레 방음부스에서 대충 이불펴고 잤더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늦잠을 잤다. 몇 시인지 파악도 못하고 일단 휴대폰을 키는데,
부재중 전화 (13)
뭐...뭐야 이게. 그리고 최근 카톡.
[4시까지 안 일어나면]
[나 진짜 신고해요]
"일어났어! 일어났다고!!"
[왜 연락을 안 받아요]
"...무음이야."
[문 두들겨도 반응 없던데?]
"뭐?"
다급하게 나가느라 이불에 발이 걸려서 넘어지지만 문대는 빠르게 현관문을 열어본다.
"좋은 아침이에요?"
"몇 시부터 있었어."
"3시?"
1시간동안 기다렸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그런데 눈빛을 보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다시는 그러지마."
"자기도 다음부턴 방음부스에서 잠들지 말고요. 아니면 무음 하지 말던가."
"네."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뭐야. 어차피 알아서 일어나는데."
"..."
"회의라도 해야해? 급한 편집점이라도 있어?"
문대가 휴대폰을 꺼내들어서 단톡을 확인하니까 재현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을 것 같다.
"됐어요."
"..."
"일단 무사한 거 알았으니까 방송에서 봐요."
오늘은 현실합방은 아니고 문대가 원래 ㄹ 스트리머 였기 때문에 함께 ㄹ을 하기로 했다. 요즘 노래만 하느라 ㄹ을 안해서 손이 굳은 건 아닐까 걱정되어 문대는 방송키기 전에 몇 판 해보겠지. 그리고 자기 실력에 만족한다. 역시 안 죽었네.
당당하게 희망 포지션 미드를 고른 문대에게 재현이가 묻는다.
"그런 건 편견이야."
"진짜 내가 자주 생각하는 게 있어요."
"뭔데."
"자기는 그런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칭찬이냐?"
"그럼요."
"군대 안 갔냐??? 4발 다 못 맞추면 진을 대체 왜 하는데????"
"군대 아직 안 가긴 했어요. 그게 그렇게 기 죽일 일이에요?"
"아니, 아. 저 딸피를, 아..."
"...미안합니다."
"괜찮아요, 그런 모습도 새로워서 좋아요."
그런데 문대는 그런 말들 들으면서 계속 미묘한 감정이 들 것이다. 아마도 이런 말들이 쌓이고 쌓였기 때문이겠지.
"자기랑 게임 자주 해야겠어요."
"왜?"
"캐리해주니까?"
"못하는 원딜이랑 겜하기 싫은데."
"연습할게요."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노래 실력 1티어]
평화롭게 방송을 하고 있던 도중 채팅창에서 오늘따라 타스 언급이 잦다. 매니저가 계속 퇴장시키는데도 자꾸 언급 되는 재현이. 뭔데 저렇게 언급하지.
[오늘 청려 3주년인데 뭐 안해줘요?]
"...누가 무슨 날이라구요?"
[방송 기념일이잖아ㅋㅋㅋ]
[첫방송 시작한 날이래]
"몰랐는데."
[이거 클립 따서 수출하자]
[말했지 청려만 짝사랑한다니까]
아니 그 놈이 자기에 관한 건 말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냐고. 안 챙겨주면 나만 이상한 애 되겠지?
문댕_님께서 300000원 후원!!
-3주년 이니까 30만원
돈으로 때린다. 한창 3주년 기념 방송 중인 재현이 방에 가서 후원하는 문대. 재현이는 30만원 보고 물음표를 띄울 것이다.
"아니. 자기한테 돈이 어디있다고 큰돈을 쏴요."
"데이트 비용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그렇게 생각할 거면 그러라고 채팅치는 문대였다. 그 와중에 과몰입하는 시청자들이 또 존재할 거고, 더 이상 어그로 끌리지 않게 그대로 사라지고 자기 방송을 마저 진행하는 문대.
"오늘 방송 여기까지 할게요. 일이 생겨서."
급방종한다.
"3, 3주년...!"
"..."
"축하해."
급하게 아무 빵집이나 들러서 3 모양 초까지 꽂아 불을 붙인 케이크를 내미는 문대.
"왜."
"그냥."
"..."
"너무 좋아서요."
그리고는 불을 끄더니 생크림을 콕 찍어서 문대 볼에 묻히며 장난치는 재현이었다.
"들어와요."
[간 김에 화장실 감?]
[설마 문댕 찾아옴]
[문댕 방종하긴 함]
[ㅁㅇㅁㅇㅁㅇ 진짜?]
[ㅇ0ㅇ 빨리 나와 신재현]
한편, 자리 비운 시간이 좀 길어지자 채팅이 엄청 쏟아진다. 그리고 재현이가 케이크와 함께 돌아온다.
"우리 자기한테 받았어요."
[아니 뭐냐고]
[이게 우결이라고?]
[내가 지금까지 본 우결은 우결이 아니었음]
[ㄴㄴ 그냥 얘네가 진결인거임]
문대는 뻘쭘하게 방문 앞에 서 있다가 주춤하더니,
"가볼게. 방송 잘해."
"왜요."
"바빠. 너는 방송해."
손을 흔들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문대.
"왜."
"고마워요."
문대는 그대로 빠르게 가버린다. 재현이네 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면서 볼에 묻은 생크림을 닦아내며 한 번 맛 본다. 엄청 달다.
"..."
답지 않게 뭐하고 있는 거야 대체.
재현이가 3주년이라고 방송을 늦게까지 해서 12시 넘어서 단톡 알림이 온다. 문대가 서프라이즈로 찾아온 걸 중심으로 유튜브를 편집하겠다는 이야기.
[그렇게 하세요]
유튭각에 쓰이기 좋은 소재를 던져준 주제에 왜 스스로 실망하는 거야. 둘만의 이야기로 남길 바라기라도 한 거냐?
D-32.
드디어 처음으로 가동된 문대 유튜브 첫 커버곡 업로드에 반응이 뜨겁다. 공들여서 녹음한 만큼 문대도 만족스러운 작업물이라서 유튜브 댓글을 막 확인한다. 근데 아무리 뒤져도 재현이 댓글은 없다.
"...아."
미쳤지. 나 진짜 뭐해
유튜브 업로드 반응 보느라 조금 방송을 늦게 킨 문대. 방송키고서 유튜브 아직 안봤으면 얼른 보라고 계속 말한다. 그러자 시청자들이 하는 말.
[이미 봤어]
[10번은 들음]
[10번?ㅋㅋㅋ 30번ㅇㅇㅇㅋㅋㅋㅋ]
"거짓말 좀 하지 마요. 빨리 들어."
[ㄹㅇ; 청려 때문에 노래 외움]
[청려한테 돈 얼마 줌?]
[신재현 방송에서 지금도 재생 중]
"예?"
그 말듣고 잠시 방송 놀러가는데 진짜 2시간 째 방송중인데 내내 문대 노래만 틀었더라.
"...어쨌든 아직도 안 들으신 분들은 들어주세요."
그러니까 내가,
"청려님한테 만원 후원이나 해야겠네요."
이 사람 좋아하게 된 게 당연한 거라고 해줘.
[내조 진짜 뭐냐고]
[보기 좋네 청춘이야~]
[친구 유튜브도 이렇게 홍보 안할듯]
[에휴 좋을 때다]
[상남자 특 : 댓글은 안 달지만 자기 방송에서 무한 재생해줌]
결국 방송 진행하는 내내 잡생각 때문에 자꾸 멍때려서 시청자들이 시끄러운 영상도네로 정신 차리게 해주더라.
"야."
[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뭐 그런 걸로.]
문대는 전화해서 고맙다고 한다. 한 번 자각하니까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얼굴이 붉어진다.
"어쨌든 먼저 잘게. 고맙다고 말하려고 전화한거야."
[알았어요. 난 단톡에서 회의하다 잘테니까 일어나면 확인해요.]
[신재현(트ㅇㅊ 청려) : 노래 반복재생한 거 관련된 걸로 제목 뽑는 건 어때요?]
그래, 잊지 마. 나한테 잘해주는 이유 하나 밖에 없잖아. 빌어먹을 그 놈의 컨텐츠.
"...끝내야겠지?"
정말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며 현실 합방을 하기로 한 재현문대. 문대는 가는 내내 고민하겠지. 진짜 눈 꾹 감고 30일동안 모르는 척하고 버틸까?
재현이네 도착해서도 카메라 앵글 맞추는 재현이를 바라보기만 하고 말이 없는 문대.
"자기 왜 오늘따라 조용해요?"
"어디 아파요?"
"아니야."
우결 말고 진짜 썸타자고 하면 이 사람이 과연 받아줄까? 내가 생각할 때는 아니라고 봐.
"아프면 집가요. 휴방해도 되니까."
"안 아프다니까."
"안색이 안 좋은데."
[청댕커플 10편 : 이럴 거면 그냥 사귀라고요]
업로드된 유튜브를 보면서 한숨을 쉰다. 그냥 사귀라고? 이거 다 연출이야. 당신들 다 속은 거라고. 아니지. 사실 연출인 거 모르고 속은 건 나 뿐이다.
"...어?"
"진짜 아픈 거 아니냐니까요."
"..."
"응?"
지금까지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고 넘겼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그게 다 감정으로 치환되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린 마음에 문대는 결국 재현이한테 말한다.
"네?"
"우리 우결 그만합시다."
"이유가 뭔데요."
"맨 처음에 말했지."
"..."
"한 쪽이 좋아하면 그만 두자고. 방해되니까."
재현이 얼굴을 볼 자신이 없는 문대가 절대 고개를 쳐들지 않고 꿋꿋이 바닥만 보면서 얘기한다.
"..."
"그 쪽 좋아해."
"..."
"나 이제 방해물이야. 그치? 그러니까,"
눈물이 차오르는 걸 꾸역꾸역 삼키는 문대였다.
"...컨텐츠 여기서 종료하겠습니다."
"..."
차라리 왜 좋아하냐고 욕이라도 하지. 재현이는 아무 말이 없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문대는 집으로 가는 길에 바로 올라온 재현이 유튜브 공지를 확인하게 된다.
청려youtube 1분 전
긴급 공지 하겠습니다.
생방송 및 각종 커뮤니티에서 방송에 지장이 갈 정도의 도가 지나친 몰입으로 인하여 갑작스럽지만 우결 컨텐츠는 문댕님과 합의 하에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문댕님과의 관계 자체가 끝난 것은 절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잘 지낼 예정이니 섣부른 추측은 지양해주시길 바라며 각자의 방송 응원 부탁드립니다.
"..."
심지어 오늘 합방한다고 공지까지 다 해놓고 방송 키기 직전에 뭐하는 짓이야. 더럽게 추해. 수습은 다 이 사람이 했잖아.
방송 키기도 싫었는데 괜히 며칠 휴방했다가 진짜로 재현이와 싸운 거냐고 말이 나올까봐 아득바득 킬 것 같다.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또 싫었을 테니까.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노래하러 왔습니다]
별다른 인사 없이 바로 미리 받아뒀던 신청곡 불러서 이상한 채팅 다 무시할 것이다.
[이제 전남친 된거임?]
[청려랑 진짜 끝임?]
이런 채팅들을 매니저한테 부탁해서 무통보 삭제할 것이다. 타스 언급 금지라고 단호하게 말하겠지. 밴 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사람들도 더 이상은 언급 안할 것이다. 그리고 방송 화면에
[우결 끝났습니다 타스 언급 X]
이렇게 띄움
그렇게 일주일 째, 우결에 관한 언급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이젠 잘 안 보이고 오로지 문대에게만 집중하겠지. 한창 노래 부르고 있다 보면 그런 질문 올라올 것 같다.
[문댕님은 팬미팅 생각 있나요?]
"팬미팅은 얼굴 공개해야하잖아요."
[가면 써ㅋㅋㅋㅋㅋ]
[요즘 가면 쓰고 하는 애들도 있어]
[아니면 VR챗에서 팬미팅?]
"VR 할 줄 모르고 그거 아바타도 만들어야 되잖아."
[생일이 언제인가요?]
"말 안했어요?"
[!생일]
[ㅇㅇ !생일]
[명령어에도 없네]
[형 명령어 설정 좀 해놔]
"12월 15일이요."
[그 때 팬미팅 ㄱㄱㄱㄱㄱ]
[생일파티 가보자고]
[생일에 팬미팅 해주는거야?]
"아니 내가 언제 한다 그랬어요."
[선물 챙겨갈게]
"아, 그래도 안해요. 그리고 아직 할 수준도 아니에요. 누가 와요?"
[내가 간다고]
[아니 간다니까요???]
[형의 인기를 저평가하지마ㅠ]
그럼 시청자들이 너도나도 가겠다고 할 것 같다. 이러나저러나 문대는 안된다고 하겠지.
"..."
그리고 꼭 그런 타이밍에 기가 막히게,
[신재현(트ㅇㅊ 청려) : 얘기 좀 해요]
근데 문대는 아마 무시할 거야. 보나마나 멋대로 컨텐츠 종료했다고 그걸로 따지려고 드는 거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무음 해버리고 잘라고 한다. 근데 뭔가 쎄해서 2시간 뒤 쯤 다시 휴대폰 뒤집어 보는데
부재중 전화 (11)
이거 어째 익숙한데. 아, 설마.
"왜..."
"방음부스 안에서 잤어요?"
"...아니, 녹음하고 이제 자려고 했어."
그 때 도망치듯 나오고서 처음 제대로 마주하는 재현이 얼굴은 전과 다르게 뭔가 수척해보이더라. 방송을 많이 했나.
"..."
"끝내기 싫어요."
"그렇겠지. 내가 일방적으로 끝냈으니까."
"그런 게 아니라,"
"방해된다며, 어떤 상황이든 그냥 끝낸다며."
"..."
"알아, 나도. 인방계에서 애인 있다고 밝히면 팬이 얼마나 떨어져 나가는지."
재현이가 해명할 틈도 주지 않고 문대는 계속해서 쏘아붙인다.
"..."
"그러니까 그냥 가, 제발."
"..."
"그만 휘둘릴래."
가차없이 문을 닫아버리려 하면 재현이가 문을 닫지 못하게 막으면서 말하겠지.
"나 당신 고백 거절하겠다고 단 한 마디도 안했어요."
"..."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무서운 건 그거에요.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 이용한다고 당신 욕할 것 같아서,"
"..."
"..."
"나는..."
"..."
"같이 잘되기를 원해요. 오래 사랑 받았으면 좋겠어."
현실적인 이야기지. 문대는 지금도 노래 부르는 게 아니면 시청자가 사실 반토막 나는 상황임.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내가 기다릴게요."
"뭘 기다려."
아직 불안정한 문대의 입지가 탄탄해질때까지 기다려준다는 재현이었다. 문대는 자기 자신을 못 믿을 거야. 말마따나 운 좋아서 뜬 거고, 지금 여기까지가 한계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더 성장해.
"..."
"내가 듣기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노래 제일 잘해."
자신 없는 문대가 고개를 저으려 하면, 재현이가 다시 말한다.
"자신을 못 믿겠으면,"
"..."
"당신을 믿는 나를 믿어요."
"...너 그럼 나 찬 적 없는 거지?"
"난 거절한다고 단 한 마디도 안했다니까요."
이제야 뭔가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돌덩이가 없어진 느낌이다.
"내가 너보다 더 성공할 거야."
월요일 : 노래
화요일 : ㄹ + 노래
수요일 : 종합 게임 위주
목요일 : ㄹ
금요일 : 녹음 위해 휴방
토요일 : 노래
일요일 : 영도데이
그렇게 순조롭게 자신만의 고정팬층을 확보해나간다.
부지런히 커버곡도 올리고 게임방송 편집자도 구해서 다른 컨텐츠도 올려서 유튜브도 순조롭게 성장 중. 그래서 오늘은 10만명 실시간으로 되는 거 구경하는 방송을 켰다.
[우리 하꼬형이 언제 이렇게ㅠㅠㅠ]
[진짜 잘되니까 내가 다 좋아]
[그 와중에 누가 구취하냐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10명 남았는데 누가 자꾸 구취해요."
99,991 에서 자꾸 99,989 되고. 시청자들이 계속 장난친다. 이러다가 10만명 카운트다운은 어림도 없는 거 아닌 건지.
"어?"
갑자기 99,998이 되자 문대가 두 손 모은다.
99,996.
"아, 구취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놀리라고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
[실버버튼 : 안돼 돌아가]
왜 이렇게 놀리는 걸 좋아하는 거야. 애증의 시청자들 같으니라고.
100,000
"!"
[ㅊㅋㅊㅋㅊㅋ]
[실버! 실버! 실버!]
[10만 유튜버 !!!!]
[축하해요~~]
[팬미팅?]
[진짜 팬미팅?]
[ㄹㅇ?]
"네, 그거."
[얼공하냐고!]
[팬미팅 서동요 성공ㅠ]
"얼공...까진 아니고 마스크는 쓸거에요."
[그래도 좋아]
[어쨌든 목소리 직접 듣잖아]
[눈은 보이니까~]
10만 공약은 팬미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참고로 한편, 재현이는
청려youtube
구독자 100만명
골드버튼 받았다고 한다. 문대는 보면서 더 자극받을 것 같다. 이제 10만명이라 아직 멀었지만 하다보면 따라잡겠지.
자낳ㄷH (스트리머 ㄹ 대회)
최대 티어가 다이아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턱걸이로 지원가능하니까 해보라고 할듯. 미드라이너로 지원해서 경매 당일에 방송켰을 때 문대 방제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유찰만은 안된다]
[형한테 포인트 다 쓸 수도?]
"인생은 혹시 모르니까 그러는 거야."
다른 스트리머들 몇 차례 지나고 문대가 경매로 올라오는데 하필 소개 영상으로 올라온 게 그거여라.
[군대 아직 안 가긴 했어요. 그게 그렇게 기 죽일 일이에요?]
[아니, 아. 저 딸피를, 아...]
"...아니 무슨, 하고 많은 영상 중에 저게 올라가."
재현이랑 듀오했었던 판. 간만에 추억회상에 시청자들도 빵 터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적이야]
소개 영상을 본 해설들이 하는 말.
"아, 같이 하는 분 목소리가 낯익은데 청려님 맞죠?"
"그런 것 같네요. 아, 사이 좋으신데요?"
저게 어딜 봐서 사이가 좋은 거야. 미치겠네. 영상 선정한 사람 대체 누구야.
참고로 결과는 아쉽게도 준우승.
"아니 잘생기셨는데."
"아니에요."
"형, 그냥 캠 켜요."
팀원이었던 타 스트리머들이 막 외모 칭찬 해줄듯.
"아, 형 나 진짜 궁금한 거 있어요."
"뭐?"
"청려님이랑 진짜 사귄 거 맞아요?"
이게 무슨. 문대는 당황한다. 사귄 적 없긴 하지. 나중에 다시 만나자고 하긴 했지만.
다른 스트리머도 너무 궁금하다며 박수친다.
"우결만 했다니까. 아무 일도 없었어. 다 그렇잖아."
"근데 솔직히 시청자들만 그런 게 아니라 스트리머 사이에서도 좀 말 있었어요."
"무슨 말."
"둘이 진짜 사귀는 거 같다고."
무슨 그런 걸 뒤에서 얘기하고 그러냐.
"청려님 원래 주변 사람 없기로 유명하잖아요. 크루도 없고 혼자 힘으로 떠서 아무랑도 연락 안하고."
"그렇긴 하지."
"그런 사람이 우결한다니까 얼마나 놀랐는데!"
"그럴 수도 있지, 뭘."
"사실 저 남스 이상형 월드컵할 때 청려님 뽑았거든요?"
"어, 어..."
"그래서 트수들이 계속 엮어가지고 진짜 우결 각 세워봤거든요?"
"..."
"근데 대차게 까였어요. 청려님 냉정하다니까요?"
"..."
"뭐라더라. 이렇게 억지로 엮는 클립 자꾸 보내면 불편하다 그랬나."
"나도 백만 유튜버 지인 가질래!"
그러면서 다들 술을 더 마신다. 문대는 뭔가 그런 얘기 들으면서 또 싱숭생숭하다. 생각해보니까 이렇게나 남이랑 가까워지는 걸 꺼려하는 사람인데 왜 나한테 우결하자고 했을까? 좋아하고 말고를 떠나서 궁금하다
노래를 안하면 100명 정도였던 시청자들도 이젠 문대가 뭘하든 계속 봐줘서 세자리수 이상 기본으로 유지한다.
"원딜 르ㅂㄹ 가능해?"
"...형이 서폿할래요?"
"그냥 미드 갈게."
"아, 봇듀해요!!"
대회에서 친해진 스트리머랑 같이 ㄹ 합방 하게 된다.
"바텀 라인 잘 모르는데 정 하고 싶으면 하고."
"좋아요. 뭐 할거에요?"
"이즈ㄹㅇ?"
"오... 형 할 줄 알아요?"
"그럼."
다른남자랑봇듀하는전애인님께서 10000원 후원!!
- Twi*** Clip 영상
재현이가 닉네임 보고 응? 하는데 일단 재생하면 다른 사람이랑 사이좋게 봇듀하고 있는 문대를 본 거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려형 화남?]
[이 분 전애인한테 미련있으시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청려랑은 봇듀 안해줬으면서ㅠ]
"일단...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이거 마냥 다시 찾아오길 기다리면 안될 것 같은데?
[안녕하세요 문댕님! 청려 방송 매니저입니다!]
매니저님이 왜 갑자기 나한테 연락하시지. 아직도 어그로 끄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거 때문에 연락 하시는 건가. 어쨌든 내용을 확인해본다.
"...아."
생일이라고?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ㅊㅋㅊㅋ]
[형 이제 몇 살?]
생일인 만큼 수금이 어마어마해서 재현이가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쉴새없이 터지는 도네이션에 감사하다고 하기 바쁘다.
그리고 받은 케이크 보여준다.
[축 트ㅇㅊ 남신 신재현 생일]
"이젠 그냥 여기도 본명 막 쓰시네."
[문댕이 쏘아올린 큰 공]
[뭐 어때 예쁘잖아ㅋㅋ]
[케이크 개이뿌덩]
[제작 얼마임?]
"얼마인지는 나도 모르죠. 초 꽂을까요?"
"아, 매니저님께서 카톡 확인하라는데요?"
그러면 그 영상편지 도착해있겠지.
[영상편지 ㅁㅇ]
[형도 친구 있어?]
[우리 형도 영상편지 받아요]
문대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얼굴은 안 보여줬지만 방송화면 일러로 대신했겠지.
[헐 전남친 뭐야]
[청려도 당황했다ㅋㅋㅋㅋㅋㅋㅋ]
[문하 문하~]
[청려의 유일한 친구 왔다]
얼굴이 보이진 않지만 딱 봐도 어색해 하는게 말투에서부터 느껴진다.
[헐 지금 먹는 거 문댕이 준거야?]
[편집자가 줬다며]
그럼 재현이도 다시 케이크 바라본다.
"나도 몰랐어요. 편집자님이 그냥 받으랬어."
영상 속 문대가 뜸들인다.
[잘 기다리고 있지? 그럼 이만 생일 잘 보내.]
[뭘 기다려?]
[?? 너네 뭐 했냐?]
[솔직히 말해 뭐야]
[둘이 안 끝난 거야???]
[아니 뭐냐고 진짜]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든데.
[문댕_님이 생방송 중 : 팬미팅 준비 중]
"요즘, 휴방이 잦은데 팬미팅 준비한다고 너무 바쁘거든요."
[아 진짜 팬미팅 실화냐]
[벌써 팬미팅 날짜 다가오냐고]
[나 못가는데ㅠ]
[형 얼굴 너무 궁금해]
실버버튼 공약 겸 생일도 함께 축하하기 위해 생일날 팬미팅을 열게 된 문대
"어차피 못 오셔도 나중에 유튜브에 편집본 올라갈거에요."
[생방해줘ㅠㅠㅠㅠㅠ]
[생 중 계]
[나도 볼래]
"생중계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미안해요."
방송 끝나고 댕동부 사람들과 함께 팬미팅 순서 막 짠다. 기본적으로 노래 부르고, 중간에 큐앤에이 하고, 생일 파티 하고 나름 알차게 준비할 듯.
아침부터 대관한 장소에 가서 미리 짜둔 대본 체크하는 문대. 다행히 팬미팅 진행은 매니저가 해준댔고 문대는 사람들한테 얼굴 보이는 게 처음이라서 엄청 긴장한다.
"이러면 얼굴 잘 안 보이죠?"
"...댕님도 팬들 얼굴 안 보일 거 같은데요?"
"머리 망가져요! 마스크만 써요!"
댕동부 사람들이 말려서 결국 모자는 포기. 마스크만 끼고 진행하기로 한다. 그리고 백스테이지에서 팬들 입장하는 소리 들으면 더 심장 쿵쾅거릴듯. 아. 팬미팅 괜히 한다했나? 난 잘생기지 않았다고.
먼저 진행하고 있던 매니저가 문대 부르고 문대는 쭈뼛쭈뼛하면서 무대로 나온다. 팬들 환호성 엄청 질러줄듯. 100명 정도 수용하는 소극장이 떠나가라 호응해준다.
"아... 안녕하세요. 문댕입니다. 반갑습니다."
"잘생겼다!!!!!!!!!!"
한창 팬미팅 진행되고 있을 때, 노래 몇 곡 부르고 큐앤에이 시간이 옴.
박스에 쌓인 질문 쪽지들을 섞어서 문대는 하나를 뽑는다.
"키가 몇이에요? 아, 178입니다."
기본적인 질문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포인트? 어... 노래라고 할까요?"
"이번엔 제가 뽑아볼게요."
매니저가 직접 뽑겠다면서 상자에 손을 넣는데, 그때 소매에 숨겨놨던 쪽지를 꺼내면서 그걸 뽑는 척 할것 같아. 그리고 질문은,
"친한 스트리머 누구 있어요? 라는데요?"
"아... 아무래도 그 대회 같이 나갔던 팀원들이 생각나는데요."
"에?"
"문댕님과 친한 스트리머분께 바로 전화연결 준비하겠습니다."
갑자기 그리고 스피커폰 + 마이크를 갖다대면서 실시간으로 전화를 건다. 누구한테 전화거는 거지? 대충 대회 팀원이라고 추측하는데,
[여보세요?]
"아! 문댕님 지인 스트리머 시죠?"
"자기 소개 해주시겠어요?"
익숙한 목소리에 팬들 다 웅성웅성. 문대는 듣자마자 알아채겠지. 아, 설마...
"안녕하세요, 청려입니다."
"??????"
그리고 갑자기 엄청나게 커지는 환호성. 뭐야? 사람들이 쳐다보는 쪽을 향해 뒤돌면 전화하면서 재현이가 등장한다.
"생일 축하해요."
케이크와 함께 등장하니까 무대가 암전되고 초만 켜져있고 모두가 다같이 짜기라도 한듯 문대 생일 축하 노래 불러준다.
"형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
초 끄고 문대는 눈물 닦으면서 감사하다고 막 그럴 듯. 파트너 되고 싶다고 간절하게 매일 방송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니... 어떻게 왔어요?"
그건 그거고, 진행은 한다.
"매니저님이랑 몰래 연락 좀 했죠."
"아니, 오늘 화요일 아닌데..."
"누구 생일인데 그런 게 중요한가."
"야!!그냥 사귀라고!!!"
누군가 소리 지르자 객석에서 엄청 웃음터진다
"더 기다릴 수 있다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보다 참을성 없는 사람이더라구요."
"...뭐?"
"좋아해요."
"..."
너는 그걸 무슨 남의 팬미팅까지 와서 말하는 거야. 귓속말 들은 문대가 얼굴이 급속도로 빨개지니까 팬들 난리난다. 둘이서만 얘기하지 말라고.
"..."
"팬미팅 열게 된 거 축하드린다고 말했어요. 제 팬미팅은 아니지만 다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둘러대는 재현이. 주인공은 문대라면서 자기는 역할을 다했으니 가본다며 사라진다.
좋아한다고 멋대로 저지르는 거 뭐냐고.
[문댕 생애 첫 팬미팅 했습니다(얼굴 최초 공개)]
거의 1시간 영상을 공들여서 다 자막 달아 편집해준 편집자들. 얼굴 최초 공개라는 것 덕분에 마스크 끼긴 했지만 조회수 엄청 올라갈듯. 이를 기점으로 흐름을 탄 문대는 역대 최고 평청자를 기록한다.
시청자 7,651명
오늘도 반갑습니다
문댕_ (moondaeng)
시청자 6,538명
청려입니다
청려 (chr_victorious)
재현이를 꺾었다더라.
[나 아직 얘네 지지해]
[나만 청댕에 진심이냐?]
[아니 나도 청댕 좋아함 둘이 재결합 소취]
[둘이 재결합할 때까지 오늘부터 정권 찌르기 합니다]
[좋아해요]
아, 진짜 이건 반칙이잖아. 나 기다려준다고 한 거 아니었냐고.
그러면서 연말파티에 뭐 입고 갈지 인터넷 쇼핑몰 뒤지기 시작하는 문대였다.
문대는 세미정장으로 간다. 다들 그렇게 격식 안차릴테니까. 가자마자 스탭분께 문댕인거 확인하고 문댕 이름표 가슴에 붙이고 입장한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머기업들이 지나다니니까 문대는 자기만 너무 겉절이가 아닌가 생각할 듯.
"아, 네..."
"저 진짜 문댕님 팬이에요! 싸인 해주면 안돼요?"
겉절이는 무슨, 오히려 다른 머기업들이 먼저 문대한테 말 걸면서 친해지자고 싸인해달라고 하더라. 이런 분위기가 어색해서 문대가 일단 인사하기 바쁜데 같이 대회 나간 팀원이 같이 다니자고 해줘서 끌려다닐듯.
"어??"
클럽이라서 현장이 너무 시끄러워서 문대가 귀를 가까이 대려는데 그 순간 누가 가로막는다.
"안녕하세요."
"헐, 청려님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제가 문댕님한테 볼 일이 있는데 데려가도 돼요?"
"아, 네!"
그리고는 문대를 데려가는 재현이.
"이러니까 내가 못 기다리죠."
"아니, 뭘..."
"안 들려요?"
아까 그 사람에게 문대가 하려했던 것처럼 재현이가 문대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소원권 기억해요?"
"무슨 소원권."
"젠가."
"그게 대체 언제적..."
어쨌든 기억한다고 문대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쓰게."
"나 안 기다릴래요."
"..."
"그러니까 나랑 만날래요?"
재현이는 문대의 손을 꽉 잡았다.
"그래."
"..."
"좋아해."
문대는 대답했다.
청려youtube 1분 전
안녕하세요 청려입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되었습니다.
트ㅇㅊ 스트리머이자 유튜버 문댕님과 예쁜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숨기는 것보다는 여러분과의 비밀 없이 당당하게 만나고 싶었기에 이렇게 가장 먼저 알립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방송에 소홀해지거나 그런 것 전혀 없이 각자 계속해서 부지런히 활동할테니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