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려문대 육아물 보고싶다 오랜만에 일주일 휴가 얻어서 멤버들 손수 배웅해주고 숙소에 홀로 남아 늘어진 자세로 침대에...

오랜만에 일주일 휴가 얻어서 멤버들 손수 배웅해주고 숙소에 홀로 남아 늘어진 자세로 침대에 누워있던 박문대,, 규칙적으로 울리는 시곗바늘 소리와 백색소음처럼 깔린 제 숨소리를 들으며 눈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메세지 알림음이 여러 개 울린거임
“···이게 뭔 개소리야?”
박문대의 생각은 청려의 문자를 보자마자 하얗게 날아갔음.
< 지금 제가 좀 급해서 그러는데
< 말에 서두가 없어도 좀 이해해줘요
< 이런 거 물어볼 사람이 문대 씨 밖에 없는 것 같아서
< 콩이가 사람이 됐어요
< 콩이가 맞는데 사람이 된 것 같아요
< 우리 집에 와줄 수 있을까요 지금
< 주소 바로 보내줄게요
박문대가 얼척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자 그 사이 빠르게 청려의 메세지가 도착했음
< 맞다 우리 같은 아파트죠
< B동 1107호예요
< 비밀번호는 제 생일 한 번 생일 반대로 한 번
< 용품을 사야될 것 같
< 지금 전화 돼요?
‘X발, 이번 휴가도 글러 먹었네.’
박문대는 아랫입술을 한 번 짓씹은 채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음.
“여보세···”
“문대 씨, 내가 지금 정신이 좀 없어서 그런데 바로 와줄 수 있어요? 콩이를 두고 어디 가지를 못하겠어서.”
청려의 목소리는 어딘가 어수선 했음. 박문대는 고개를 까딱이며 물었음.
“그 애가 정확히 콩이 맞습니까? 그냥.. 다른 애..”
“예.”
“아이의 양 쪽 정수리 부분에 노란 빛깔의 펄럭이는 귀가 있고.”
“뭐?”
“아이의 꼬리뼈 부근에는 콩이랑 똑닮은 기다란 꼬리가 살랑이고 있어요.”
“···.”
“······.”
“저도 지금 눈 앞에서 보고 있는데도 안 믿기는데..”
그 때, 청려 주변에서 우다다닥 무언가가 멀리서 뛰어오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음.
“아빠!”
“아빠! 뭐 해요? 콩이 심심해!”
박문대는 순간적으로 돋은 소름에 양 팔을 슬 문질렀음.
“아니, 지금 애가 말도 하는 지경이었습니까?”
“우음.. 아빠가 너무 꽁꽁 숨겨둬서 콩이가 찾기 힘들어.. 아빠가 같이 찾아주면 안 돼요?”
“그럼 콩이가 저 쪽 가서 딱 마음 속으로 열만 세고 있으면 아빠 친구가 와서 찾아줄거야. 이건 어때?”
“아니 뭔 개소리야. 내가 언제 간다고,”
“응 좋아! 근데 콩이는 열 셀 줄 모르는데..?”
“아빠가 도와주면 되지. 그치?”
“우와, 응! 그럼 아까처럼 쩌어기 가서 눈 감고 있으면 돼?”
“히히, 네에~”
그리고 다시 작은 발걸음이 멀리 톡톡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음.
“지금 이런 상황이라.. 문대 씨가 와줬으면 좋겠어요.”
와줬으면 이 아니라 이건 그냥 오라고 하는 거잖아. X발, 애 앞에서 대놓고
“이만 끊으세요, 갈 테니까.”
“고마워요, 문대 씨.”
박문대는 입고 있던 잠옷을 세탁기 안으로 툭툭 벗어놓으며
“허······.”
“문대 씨 왔어요?”
“응? 무웅-대?”
“문대. 아빠 친구 이름이야.”
“···아빠 친구!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콩이에요!”
박문대는 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인 장면에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음. 성인 골반 정도에 겨우 머리가 닿을랑말랑하는 키를 가진 작은 아이에게
“눈으로 보니까 좀 믿어져요?”
청려의 물음에 박문대는 아이를 바라보던 시선을 청려에게로 옮겼음.
“응? 아빠 꿈 꿨어?”
청려는 제 앞에 서 있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음.
“닿아오는 체온이 너무 똑같아서.. 그래서 콩이구나 했어요. 외관도 콩이랑 별 다른 게 없긴 했지만요.”
“이제 문대 씨 왔으니까 콩이 좀 잠깐 맡길게요. 사야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좀 걸릴 수도 있는데··· 금방 올게요. 콩아, 아빠 잠깐 콩이 선물 사올테니까 아빠 친구랑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서언-물?”
“응. 콩이한테 줄거야. 아빠가 간식도 많이 사올게. 아빠 친구랑 놀면서 기다릴 수 있지?”
간식이라는 말에 아이가 청려의 품에서 발장구를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음.
"응, 콩이 간식 좋아하지. 아빠 금방 올게."
"으응, 기다리는 거 잘 해! 아빠 안녀엉."
어느새 문대의 품에 안긴 아이는 양 손을 신나게 흔들며 청려를 배웅했고, 청려는 그런 아이를 보며 연한 미소를 띄우다 박문대를 향해 고개를 한 번 까딱이곤 현관문을 나섰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