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려문대 [게시판] 진지하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전남친이 결혼식 초대했어요. 대체 어떻게 해야 그 자식에게 엿 먹이죠?...

@Honey_GrapeTea
(대1) 자허블@Honey_GrapeTea
30 views Oct 01, 2026 ~1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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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문대

[게시판]

진지하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전남친이 결혼식 초대했어요. 대체 어떻게 해야 그 자식에게 엿 먹이죠? 안 가도 제가 우스워 보이고 가도 우스워 보일 것 같은데. 혼자 달랑 가면 대놓고 비웃겠죠? 지금 당장 청첩장 찢어버리고 싶은데, 시발. 만날 때도 엿같이 굴던 자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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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익명 1: 전남친 진짜 철판 오지네 ㅋㅋㅋ 둘이 크게 싸우고 헤어졌음?
익명 2: 그래도 좋은 의도로 초대했을지도 있지 않음?
ㄴ 익명 3: 좋은 의도면 애초에 초대하지도 않음 피차 보기 껄끄러울텐데;;
익명 4: 진짜 청첩장 보내는 일이 일어나긴 하는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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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5: 지금 만나는 사람 없음? 원래 이럴 때 연인이랑 가서 보란듯이 나 잘 먹고 살고 있다 하는 거잖음
ㄴ 글쓴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 없어요.
익명 6: 지금 당장 누구 사귀자
ㄴ 익명 7: ㅇㅈ
ㄴ 익명 8: ㅇㄴ 그게 어떻게 되겠냐고 도른자들아 ㅋㅋㅋㅋㅋ
ㄴ 글쓴이: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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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9: ???
익명 10: 내가 보기에는 우리 글쓴이 기존쎄임 보통 저런 청첩장 받으면 억울하다고 게시판에 글 올리는데 지금 글쓴이 진짜 칼 갈아서 어떻게 하면 엿먹이지 하는 기존쎄임 진짜
익명 11: 복수극 진짜 성공하면 제발 여기에다가도 후기좀 너무 궁금함
익명 12: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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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아까 인기글 1위에 올라갔던 글쓴이 당사자 맞습니다.

네, 당하고만 사는 건 성격에 안 맞아서요. 일주일 후의 결혼식에 같이 가주실 분 구합니다.

솔직히 보여주기식 목적이니까 어떤 방면이든 잘났으면 좋겠습니다. 원하신다면 보상은 충분히 하겠습니다. 쪽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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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익명 1: 진짜 추진력 대박이다
익명 2: 와.. 와... 아니 벌써 기대돼
익명 3: 진짜 여기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익명 4: ㄹㅇ 비즈니스 하냐고 완벽한 공과 사인데?
익명 5: ㅇㅇ 당연히 우리 기존쎄 글쓴이랑 가려면 개잘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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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6: ㅇㅈ 개잘나서 전남친놈 발렸으면 좋겠음
익명 7: 여자분만 구하시는 거죠?
ㄴ 글쓴이: 저는 남자고, 솔직히 잘났으면 누구든 상관 없습니다.
ㄴ 익명 8: ?????
ㄴ 익명 9: ?????
ㄴ 익명 10: ?
ㄴ 익명 11: ㅇㄴ 진짜 너무 궁금해 진짜 아악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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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2: 얼른 잘난 분 연락 좀 하세요
익명 13: 제발 후기 꼭 올려주시는 거죠? 지금 여기 달리는 댓글수랑 추천수 보이죠? 나 여기서 누워...
익명 14: 이렇게 커플로 아예 성사되면 좋겠다 ㅜㅠ
ㄴ 글쓴이: 그럴 리는 없습니다.
ㄴ 익명 15: 단호한 거 봐
ㄴ 익명 16: 그 티벳여우 표정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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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구리잖아

애초에 인터넷에서 구한다는 것부터 무리였나 문대가 기가 막혀서 쪽지창을 닫아 아니 연애하자는 게 아닌데 왜 작업 멘트를 보내고, 돈이 필요하다고 왜 굳이 어필을 하냐고 다 구리다며 문대가 투덜거릴 때

쪽지 89: (사진)
쪽지 90: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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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설명 멘트도 없이 사진이네 보자 싶어서 열어봤더니

...

.... 짙은 청색 머리칼과 대조되는 커다란 리트리버 끌어안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진 기본 카메라에 잘난 구도도 아닌데 조금도 일그러지지 않는 날렵한 코와 턱선이며 뭐며.. 완전 아이돌 리더 겸 센터 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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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비스라도 보내주는 것 마냥 밑에 온 영문 모를 리트리버 사진 해맑게 헥헥거리며 공을 문 개를 쓰다듬는 하얀색 핏줄 돋은 손.. 너무나 완벽해서 할 말을 잃을 지경이었어

진짜 잘났구나 싶었지 사진만 보내는 것부터 자신감이 있구나 싶기는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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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지잖아 솔직히

문대 결국 쪽지에 처음으로 답장을 해줬어

🐶: .. 자기소개도 없어요?
익명 89: 진부하다고 안 읽을 거 아니었어요? ^^

게다가 한 성격까지 하네 열받는데.. 생각해보면 이것까지 완벽한 조건이었어 전남친 속을 살살 긁다못해 제대로 건드릴 수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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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89: 뭐, 그래도 이렇게 본 거 보면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나 보네요.
🐶: 이랬다가 막 30대 중반..
익명 89: 20대 중반이에요. 서울 쪽에 살고 있고요. 원하는 조건 있으면 맞춰줄게요.
🐶: .. 일단 지금처럼 그 새끼 앞에서 계속 싸가지 없게 굴어줘요.
익명 89: 말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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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란듯이 다정하게 굴어주고.. 글쎄요. 그 다음은 저도 별로 생각 안해봤네요.
익명 89: 그러면 만날래요?

.. 한 번은 어차피 만날 생각이었어 사진으로 어떻게 믿어 그래서 한 번 만날 생각이기는 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상대쪽이 먼저 만나자고 할 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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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00역 근처 카페 예약해둘게요. 오늘은 늦었고.. 평소에 바쁘실 테니까 며칠 전에 만나도 돼요.
익명 89: 내일 만나요.
익명 89: 그리고 카페는 애견 카페로 찾아서 제가 예약해둘게요.
🐶: 갑자기 웬 애견..?
익명 89: 닉네임 강아지로 해두고 정말 설득력 없는 질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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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문대가 할 말을 잃었어 아니 그냥 강아지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애견카페 간다고 하면 되지! 그리고 뭐 데이트 하러 가는 줄 아나 이쪽은 심각한데

익명 89: 계속 스트레스 받고 있으면 안 좋잖아요.

존나 병 주고 약 주고네 문대는 속으로 욕을 삼키고는 답을 보냈어

🐶: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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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그리고 다음날 그가 보내준 애견 카페 주소로 나가자..

정말 사진 그대로의 남자가 서있었어 와.. 설마 설마 했는데 사진보다 실물이 나을 줄은... 정말 기다란 기럭지에 비율도 좋고 기다란 손으로 한 강아지의 목줄을 들고 있었겠지

문대 눈만 끔뻑이다가 가까이 다가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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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씨, 맞죠?
🐶: .. 네, 청려씨 라고 하셨죠.
🔨: 맞아요. 생각보다 뭐, 멀쩡하게 생겼네요.

이 새끼가 진짜

🔨: 복수를 막 다짐하는 글을 올려서 되게 사나운 인상일줄 알았거든요.

그거는 할 말이 없어서 조용해졌어 정말 하여튼 초면에 대고 멀쩡하게 생겼다느니 뭐냐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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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카페 문을 다시 박차고 나가고 싶었던 찰나,

🔨: ... 아. 걔 이름은 콩이에요.

.. 반칙 아닌가

강아지 좋아한다고 해서 본인 강아지를 데려올 줄은 몰랐지 갑자기 제 바지에 코를 콩 박고 헥헥거리는 커다란 리트리버가 제 옆에 있었어 너무 해맑고 사랑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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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콩이 머리를 쓱쓱 쓰다듬고 있었겠지 청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옆에서 문대를 바라보다가 옆에 앉아서 입을 열어

🔨: 앞으로 일주일 가량 남았는데.. 대화라도 익숙해지는 게 좋지 않겠어요?
🐶: 그러면 일단 말부터 놓는 걸로 하죠. 되게 어색하니까.
🔨: 그래요. 문대씨만 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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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을 거면 같이 놓지, 재밌다는 듯 웃는 청려를 문대가 노려봤어

🐶: 어, 그래. 너 그러면 끝까지 놓지 마.
🔨: 그러게요.

어째 벽하고 대화하는 느낌이었어 문대가 어떤 말을 하든간에 변화구가 상당해서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았거든

문대가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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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해진 문대 표정을 청려가 가만히 바라보다가 마저 말을 이어

🔨: 예비 데이트라도 몇 번 가볼래요?
🐶: 너 진짜 자꾸 개수작-
🔨: 그 전남친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은 추억 몇 개는 있어야 좋지 않겠어요? 지금 제대로 텅 빈 표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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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빠른 건지 쓸데없이 찍었는데 그가 잘 맞추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 그런 문대와 달리 청려는 여유롭게 눈을 마주치고는 말을 이었어

🔨: 잘난 사람이면 좋겠다면서요. 잘난 사람 데리고 일주일 동안 낭비하면 아까울텐데.
🐶: .. 호의가 지나친데.
🔨: 가고 싶은 곳 이야기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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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어 아무리 거짓 관계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인지, 그리고 청려가 왜 그렇게 호의가 넘치는지 알 수 없었어 나름의 심각한 일인데 이쪽은

🐶: 너 그렇게 한가한 놈이야? 모르는 사람이랑 놀러다닐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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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문대씨 패잖아요. 일주일 동안은 다 들어드려야죠.

가만히 문대가 생각에 잠겼어 아, 생각해보니 보상을 많이 준다고 했는데 그 보상 때문에 이러는 건가 싶기도 했어

🐶: 보상은 이렇게까지 안해도 제대로 할게. 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

청려는 문대의 말에도 묘하게 바라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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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 짙은 푸른 눈이, 묘하게도 전남친과 비슷하게 보여서 더더욱 기분이 확 나빠졌어 문대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어

🐶: ... 하.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시간 낭비였네. 나머지 일은 쪽지로 이야기 하자.
🔨: 제가 모르는 놈이 아니라면요?

이건 또 뭔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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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수수께끼 투성이의 말을 받아주는 것도 완전히 질려버렸어 문대가 잡힌 손을 놓으라고 그의 손을 치려고 하자마자 청려는 빙긋 웃더니 마저 말을 이어

🔨: 그래요, 전화번호만 교류하고 오늘은 헤어져요. 오늘 말고 날은 많으니까요.

그래, 차라리 익명의 게시판 쪽지보다는 문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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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을 것 같아서 문대는 쉽게 자신의 번호를 그의 휴대폰에 (화를 삭히며 꾹꾹 눌러서) 입력을 해서 줬어 그의 수수께끼 같은 말들은 전부 넘겨버렸어 워낙 나사 하나가 빠진 것 같은 놈이라 그러려니 하고

청려는 한 번도 문대에게 농담을 한 적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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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문대씨.]

[바다 어때요?]

이것이 그와 헤어지고 나서 온 첫 문자였어 X발 바다라는 건 또 어떻게 안 거야 마지막으로 전남친이랑 갔던 곳이 바다였거든 그리고 그곳에서 헤어지기도 한 곳

감이 좋은 건지 몇 번이고 잘 찍는 그에 진절머리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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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설마 이 새끼 내 전화번호 얻자마자 설마 SNS부터 뒤져본 건가

🐶: [너 내 SNS 찾아보려고 전화번호 얻어간 거냐]

🔨: [뭐, 안 지운 사람 잘못 아닐까요?]

이 새끼는 진짜 싸우자는 건지 데이트를 가자는 건지

🔨: [문득 궁금하네요. 문대씨는 저 뭐라고 저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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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일을 하다가 자꾸 울리는 문자에 한숨 쉬고는 이모티콘 하나를 찍어서 보내

🐶: [🔨]
🔨: [망치요? 무슨 뜻인데요.]
🐶: [너가 오함마로 내 머리 깰 것 같아서. 그리고 실제로 이미 그러고 있기도 하고.]

아주 속 시원하게 뱉고 나서 문대는 보던 서류에 집중했어 별의별 일들을 겪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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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좀 밀렸거든

... 이 새끼 삐졌나?

한참동안 답이 안 오는 것에 문대가 머뭇거렸어 내가 왜 자꾸 이 새끼 신경쓰고 있지? 그래도 방금 문자는 너무 심했나 사람 면전에 대고 머리를 깰 것 같다고 하면...

🐶: [그러는 넌, 뭐라고 저장했는데?]

차라리 질문으로 화제를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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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답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그 와중에 답이 올 거라는 생각했음)

🔨: [🐶]

.. 대체 이 갈색 강아지 이모티콘은 뭐야 혓바닥을 반쯤 내민 강아지 이모티콘을 문대는 인상을 찌푸리며 바라봤어 바로 온 문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문대가 마저 답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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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가 뭐.]
🔨: [닮았거든요, 문대 씨랑.]
🐶: [너도 이상한 거 가져올 줄 알았는데.]
🔨: [저는 누구처럼 당황하면 거짓말 하거나 도망가는 사람은 아니라서.]

... 당연히 이런 만남이 이렇게 갈 줄은 문대 본인도 몰랐으니까 계좌로 돈 보낼 준비만 했는데.. 갑자기 데이트에 문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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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 받으니까 이건 무슨 계약이 아니라 소개팅이라도 받은 기분이었어 잠시 문자를 응시하니까 예쁜 바다 사진이 몇 장 더 왔어

... 짜증이 났어 이러한 예쁜 풍경을 보면 그런 엿같은 예생각만 난다는 게

🔨: [제가 다른 기억으로 채워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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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작정하면 누구나 다 넘어오게 생겼네

🔨: [그리고 콩이가 그렇게 바다 좋아하는데.]

아주 그냥 약점 하나 제대로 잡았다고 신났네 신났어 하지만 바다에서 신나게 뛰어놀 커다란 강아지.. 첨벙첨벙 물장구 칠 리트리버 생각하니까 마음이 또 약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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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보고 지금 낯선 사람이랑 바다도 가고 같이 자라고?]
🔨: [당연히 방은 각방으로 해둘 생각이었는데. 아, 원하면 같은 방으로 예약할까요?]

문대 얼굴이 붉어져서 결국 회사 컴퓨터 키보드에 머리를 박았지 진짜 자신이 왜 쉴 새도 없이 이런 낯선 사람한테 휘둘리는지 이해가 도통 안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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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 [콩이는 내 방에서 재울 거야.]
🔨: [그래도 제가 옆에 있는 게.]
🐶: [넌 됐어.]
🔨: [..^^]

문대는 픽 웃어 그래도 회사에서 일에 치이고 이리저리 놀아나다가 이런 문자에도 웃게 되는구나 싶기도 했어 어쨌든 얼마 만에 사람과 이런저런 문자를 해본 건가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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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전남친 생각하느라 매일 일, 회사, 집만 반복했는데.. 청려가 문자 중간중간마다 톡톡 보내는 바다 사진들은 한결 같이 제 기억속에 존재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쁘고 눈부셨어

🐶: [.. 여기가 이렇게 예뻤구나.]
🔨: [원래 낮 바다는 흔하잖아요. 한결같이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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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바다가 훨씬 더 예뻐?]
🔨: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안에 빠질 것 같아요. 영영 빠져서 영원히 세계에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문대는 시계를 봤어 어느덧 새벽까지 이렇게 바다 이야기만 한가득 했는데.. 지금 새벽 바다는 청려 말 대로 그렇게 무서운 느낌인가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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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무섭게 들리는데.]
🔨: [제가 문대씨 안 빠지도록 잡아줄게요. 둘이 가면 빠지지는 않겠죠.]

그런가.. 잠도 오는 것 같고 몽롱한 기분이 들었어 새벽 감상에 취해서 이런 시적인 말도 꽤나 감미롭게 들렸고 문대는 픽 웃더니 침대에 누웠어 그저 사람 하나랑 연락하는 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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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생각보다.. 괜찮을 줄이야 문대는 지도를 켜서 그 바다 위치를 찍어봤어 뭔가 그렇게 기억하기 싫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기분이 묘해서 급하게 껐지

🐶: [비치볼도 가져와.]
🔨: [공은 왜요?]
🐶: [콩이 바다에서 공 가지고 놀면 재밌어 할 것 같아서.]

애견 카페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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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만 보면 프로펠러처럼 꼬리를 흩날리며 돌아다니던 콩이가 생각났어

🔨: [사진]
🔨: 잘 자요, 문대씨.

작은 공을 물고 잠들어있는 콩이 사진이 왔어 제 생각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읽는 건지.. 문대는 화면을 쓰다듬어보다가 누웠어 내일 같이 바다 갈 계획을 짤 생각을 하니.. 설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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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실제로 바다를 가는 날이 왔어 문대는 아직도 지금 상황이 좀처럼 적응이 안됐어 눈을 돌리면…

🔨: 어디 불편한 곳 있어요?

너 얼굴이 불편하다, 라고는 말 못하니까 문대가 고개를 돌리며 작게 아니, 라고 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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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쩌다가 얘랑 단둘이 차를 타고 바다로 가고 있는 거지? 물론 같이 비치볼이며 식당도 미리 알아봐두기는 했지만

이렇게 바로 여행을 갈 줄이야 콩이는 이동장에 담겨서 뒷좌석에서 자고 있었고 문대만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어서 멍하니 차밖 풍경이라도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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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말려도 제 차를 끌고 문대가 살고 있는 곳 근처까지 청려가 왔거든 대중교통 타고 갈 줄 알았는데.. 그렇게 얌전히 차에 태워져서 문대는 온갖 상상을 했어

혹여나 이 새끼가 갑자기 자신을 납치하거나.. 뭐 어디 협박하려고 가는 건가 싶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콩이 이동장 옆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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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빠진 비치볼과 튜브, 파라솔에 수영복까지 보이는 걸 보고 문대는 결국 입을 꾹 다물었어

자기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운전하는 사람 얼굴을 빤히 바라볼 수도 없고 옆에 사람이 있는데 버릇없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 결국 창밖만 바라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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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면 눈 붙여둬요. 괜찮아요.
🐶: … 안 심심하겠어?
🔨: 그래도 문대씨가 피곤한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문대는 청려의 옆모습을 바라봤어 정말 속마음을 조금도 파악할 수 없는 사람, 모든 게 의문투성이인 사람이었어

🔨: 너는 무슨 일 해?
🐶: 드디어 저한테 궁금증이 생긴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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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가 픽 하고 웃었어 문대는 인상을 찌푸렸지 당연히 항상 궁금했지 아니 모든 게 다 궁금한데 어디부터 물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으니까

🔨: 모델 일 하고 있어요. 문대 씨는요?
🐶: 나? 그냥 평범한 회사원. 일 하고.. 서류 작성하고.. 뭐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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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라니.. 퍽 잘 어울렸어 저 얼굴이라면 화면에 비춰지지 않는 게 아쉬울 정도였으니까

🔨: 그런데 그렇게 화면에 노출된 사람이.. 게시판에서 뭘 믿고 나랑 만난 거야?
🐶: … 글쎄요. 저랑 만나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청려가 핸들을 돌리고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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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저렇게 잘생긴 얼굴이면 분명 누구든 다 넘어갔을 거야 그런데 문대는 달랐어 예전의 기억 때문에 허덕이고 있었고 사람을 못 믿었거든

🔨: 나는 이중적인 사람 안 만나. 신뢰가 안 가는 사람도 못 만나고.
🐶: 그런가요. 아, 벌써 옆의 바다가 보이네요.
🔨: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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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어두운 얼굴이 사라지고 다시 천진난만해지는 얼굴을 청려가 바라봤어 본인은 절대 모르겠지 아무리 벽을 쌓는다고 해도 금방 사람에게 정을 주는 게 본인 성격인 걸

🔨: 저는 체크인 해둘게요. 콩이랑 먼저 바다 보고 있어요.
🐶: ..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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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모티콘을 고칠 체력이 없어서... 다음에 이을 때 바꿔둘게요... 아니 너무 부끄럽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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