엋문 사귀는 청려문대와 안 사귀는 청려문대에서 상태이상 같은 걸로 문대끼리 서로 바뀐 게 보고 싶다면 어쩔 셈이지 청려는...

@loviewer_mundae
글쎄요?@loviewer_mundae
25 views Sep 17, 2026 ~14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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엋문
사귀는 청려문대와 안 사귀는 청려문대에서 상태이상 같은 걸로 문대끼리 서로 바뀐 게 보고 싶다면 어쩔 셈이지

청려는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음. 분명히 혼자 잠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바로 옆에 후배인 박문대가 자고 있었으니!! 그것도 바지는 입지도 않은 채로 날 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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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슨 일이지. 슬쩍 몸을 일으키니까 자동으로 덮혀있던 이불이 스르륵 내려가고 자신의 몸도 보여지는데 문대랑은 다르게 바지는 입고 있지만 반대로 웃옷은 입고 있지 않았음.

자세히 보니까 문대가 입은 잠옷 상의는 꽤나 커보이는 데다가 자신이 입고 있는 바지와 패턴이 일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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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하나를, 나눠 입은 건가? 내가? 후배님이랑?

당장 옆에서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문대를 깨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 전에 문대가 팔을 더 세게 감아왔음.

🐶 : 좀 더 자... 오늘 스케줄 없잖아...

문대는 아기 재우듯 느릿한 손길로 제 몸을 토닥이다가 다시 잠에 빠져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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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이 없는 건 어떻게 알았으며, 목소리는 왜 저렇게까지 갈라졌는지. 그리고 저 익숙한 태도와 알 수 없는 간질거림...

청려는 일단 문대를 깨웠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걸 수도 있으니까.

🔨 : ...후배님, 일어나봐요. 후배님.
🐶 : ...
🔨 : ...후배님?
🐶 : 자자니까 신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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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zzz)

호칭이, 이름 석 자. 선배님도 아니고, 예명도, 야 도 아닌 본명 세 글자.

그걸 듣자마자 청려는 문대를 깨우는 걸 관뒀음. 흔들기까지 하면서 깨워봤지만 그새 까무룩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미동도 없이 색색 거리는 숨소리만 내서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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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제 허리에 감긴 문대의 팔을 아주 조심히 떼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와 문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화장실로 향했음. 어째선지 날개뼈쪽이 가려워 손을 뻗어 더듬거리며 화장실 문을 열자 거울에 비친 건... 가슴팍에도 목덜미에도 울긋불긋한 자국을 가진 자신이었음.

🔨 :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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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이리저리 비틀며 등을 확인해보니 위에서 밑으로 그어져 있는 빨간 줄 4개가 양쪽 날개뼈에 새겨져있었음. 간지러움의 원인은 이것일 거고, 설마 했지만 이젠 확신할 수 밖에 없었음.

🔨 : ...후배님과 잤구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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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문대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가볍게 씻고 나와 콩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밥을 주고, 커피까지 내려 다 마시기까지 했지만 문대는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서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음.

혹시 이게 전에 후배님이 말했던 상태이상... 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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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라면 콩이 사진 보낼 때나 용건이 있을 때만 겨우 연락을 하던 문대가 제 집에서, 제 옆에서, 저를 안고, 잠옷을 나눠 입을 리가 없었음. 꿈이라기엔 문대의 온기가, 문대에게서 느껴지는 체향이 저와 비슷해서.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었음. 이미 영화같은 일이 자신에게 수십번 일어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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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콩이가 자꾸 문대를 깨우려 하길래 방문을 닫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어 콩이와 산책에 나갔음.

산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아이가 안절부절하며 자꾸 문대가 있는 방을 쳐다보며 낑낑 울고 문을 벅벅 긁길래 그냥 하네스를 채우고 밖으로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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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인적이 드물어 애용하는 코스에서 콩이와 가볍게 뛰고 벤치에 앉았음. 콩이도 청려 다리맡에 앉아 숨을 돌렸음.

아까 집에 있을 때 둘러봤지만 역시 문대의 물건같은 건 없었음. 잠자리까지 함께 가질 정도의 사이라면 칫솔이나 옷 정도는 있을 법도 한데 죄다 제 것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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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자신이 문제인 게 아니라 문대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었음. 그것도 아니면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 건데 철저하게 사이를 감추기 위해 아무런 물건도 두고 가지 않았다거나,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하지만 문대에게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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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이미 자신에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이 수십번 일어났기에... 그 시스템이라는 것이 미션같은 걸 줬을 가능성이 다분함.

산책하러 나온지 1시간 반이 지나 청려는 콩이를 데리고 집으로 올라갔음. 그런 저를 맞이한 건 소파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는 무표정의 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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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안 깨웠냐.

피곤해보이는 것도 피곤해보이는 거지만, 아직도 목소리가 갈라져있었음. 자다 깨서 그런 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역시 자신은 기억나지 않는 간밤의 일 때문이겠지...

청려는 머쓱하게 웃다가 콩이 발과 제 땀을 씻겨내고 수건으로 털털 털며 문대에게 다가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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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여전히...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음. 아무런 내색 하나 하지 않는 걸 보니 이게 익숙한 듯 싶었음. 옆에 있던 담요를 문대에게 덮어주니 청려를 노려보기만 했던 문대가 입을 열었음.

🐶 : 왜 안 깨웠냐고.
🔨 : 여러번 깨우긴 했는데.
🐶 : 친히 이불까지 덮어주고 갔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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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웅크리고 있길래 추운 것 같아서 제대로 덮어주고 갔었지. 목까지 덮어주니까 잔뜩 찌푸렸던 얼굴이 풀리던데.

🐶 : 항상 콩이 산책도 같이 시켰잖아. 네가 나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서.
🔨 : 음, 잠시만요, 후배님. 눈치 채신 줄 알았는데.
🐶 : ? 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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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 말이 끝나자마자 시선을 허공에 두더니 무언가 읽기 시작하는 듯 말이 없어진 문대. 이제서야 그 상태창인지가 튀어나온듯.

🔨 : 다 읽었어요? 이번 미션은 뭐라던가요?
🐶 : ...
🔨 : 후배님?
🐶 : ...시발.
🔨 : 네?

문대는 한참동안 말이 없더니 욕을 중얼거리다 얼굴이 새빨개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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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뛰쳐들어가 문을 쾅 닫았음ㅋㅋ 청려는 낮게 웃으며 방 문을 두 번 두드렸음. 안에선 뭔가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문을 두드리자 그것도 멈췄음.

🔨 : 들어갈게요.

잠깐의 시간을 준 뒤 문고리를 열고 들어가자 이불로 몸을 똘똘 말아 덩어리가 된 문대가 침대 위에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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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의자를 끌고 와 옆에 앉았음. 소리를 들었는지 거대한 덩어리(문대)가 움찔 떨었고 곧 고개만 빼꼼하고 내밀어서 청려를 노려봤음.

🐶 : 좀 일찍일찍 말해야 할 거 아니야...
🔨 : 미안해요.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 : ...아까 본 건 못 본 걸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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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 후배님이 자고 있을 때도 봤, 미안해요. 그렇게까지 무서운 표정 지을 필욘 없잖아요.
🐶 : 시발... 잊어.
🔨 : 네. 잊었어요. oO(이미 본 걸 어떻게 잊지...)

문대는 그 상태로 아까 본 상태창의 내용을 말해줬음. 네가 아는 박문대와 내가 바뀐 것 같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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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제 몸에 새겨진 자국들과 옷을 나눠입은 건 뭐란 말인가. 시스템의 오류인가.

🔨 : 제 등에 자국이 있는데. 후배님이 한 거겠죠? 슬슬 가려운데...
🐶 : oO(약 갖고 와. 발라줄테니까.) ...시발...
🔨 : 생각이랑 말이 바뀐 것 같아요, 후배님 ^^

청려는 약 상자에서 상처약을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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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에게 건네고 뒤돌아 옷을 벗었음. 그러자 드러나는 선명한 빨간 자국들.. 문대는 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약을 조심히 발랐음.

🔨 : 음. 아까 자세히 보니까 자국 말고 흉터도 있던데...
🐶 : 안 닥쳐?
🔨 : 하하! 재밌네요.

약까지 바르고 나자 조금 진정 됐는지 문대는 아까보단 차분한듯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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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 : 그렇다면 당분간 이대로 있어야 한다는 거네요.
🐶 : ...어.

문대는 사실 알고 있었음. 말을 꺼낼 수 없었을 뿐이지.

🐶 : oO(관계 개선이 있어야 돌아갈 수 있다고 어떻게 말해, 시발...)

그 관계 개선은...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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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쪽 청려는 문대에게 전혀 관심도 없어보였고, 문대도 아무리 상대가 청려라지만 할 생각이 없다면 저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모른다고 둘러댔음.

🔨 : 그럼 그쪽에선 저와 문대 씨가 사귄다는 건가요?
🐶 : 그래.
🔨 : 문대 씨도 저도 의외네요...
🐶 : 아니까 조용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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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대쪽에서도 문대가 난리 났음.

🐶 : oO(뭐야? 뭔데? 시발. 내가 왜 이 새끼랑...)

일어나보니 이 미친놈이랑 한 침대에 있는 것도 모자라 잠옷을 나눠 입고 청려는 저를 품에 가둬 끌어안고 자고 있는 이 광경... 꿈은 아닌 것 같기에... 시스템 탓이란 걸 모를 수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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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의 체향, 체온, 심장소리, 숨소리가 너무나 생생해서 좀 간질거리는 느낌이 났음.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오히려 더 세게 안길 뿐이었음.

🐶 : ...ㅇ, ...야, 좀, ..비켜봐.

새된 소리만 나오다 가까스로 목소리를 내니 자다 깨 낮아진 목소리가 아닌, 쉬어서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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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 본인도 당황스럽지만 지금 눈 앞의 청려가 저를 안고 있는 게 더 당황스러웠음. 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특히 허리가 미친듯이 아팠음.

🐶 : oO(시발 설마...)

어제 술을 마시긴 했다만 이게 진짜냐... 내가 이 새끼랑 잤다고?

🔨 : 음... 더 자요, 문대 씨...
🐶 : oO(머리는왜쓰다듬어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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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문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불까지 다시 덮어버린 바람에 문대는 얄짤없이 그냥 가만히 잠에 빠져들어야 했음. 일정한 손길도 나름 좋고 따뜻한 데다가 피곤하고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냥 눈을 감고 그대로 잤음.

.
.
.

그대로 잤으면 안 됐는데.

일어나니 청려는 곁에 없고 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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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났음. 움직이려 했는데 전신이 아파서 끙끙거리다가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청려를 부름.

🐶 : ...신, 재현...

저한테도 안 들릴 아주 작은 목소리라 다시 한 번 더 부르려고 했는데 어떻게 듣고 온 건지 청려와 콩이가 방으로 들어왔음.

🔨 : 일어났어요?
🐕 :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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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컵을 들고 들어온 청려는 평소와는 달랐음. 뭐랄까, 저 미소가 전혀 쎄하지 않고 정말 행복한 미소 그 자체로 보인다고 해야 하나.

🐶 : 어...
🔨 : 물 줄게요. 목 마르죠?
🐶 : ...고맙다.

청려는 침대에 걸터앉아 문대에게 따뜻한 물을 건네줌. 꿀이 떨어지는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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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착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저 눈은 사랑이 담긴 눈이었고... 그 대상이 자신이라는 것 쯤은 눈새가 와도 알 수 있었음.

🐶 : oO(저 새끼는... 술김에 잔 사람하고도 사랑에 빠지나?)

문대는 따뜻한 물을 홀짝홀짝 마시며 청려를 쳐다봤음. 쟤가 원래 저랬나... 싶을 정도로 딴사람 같은 청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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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움직일 수 있겠어요? 좀 이따 갈까요?
🐶 : ? 어디를.
🔨 : 어디긴요. 콩이 산책이죠.

내가 개 산책을 왜... 그걸 당연하단 듯이 묻는 쟤도 그렇고.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개를 좋아해서 갈 거라 생각했나.

🔨 : 음. 일단 씻을래요? 씻기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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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겨?

청려는 문대에게서 머그컵을 자연스럽게 가져가 탁자 위에 올려두고 문대를 안아들었음. 그러자 적나라하게 보이는 문대의 맨다리... 정작 청려는 아무렇지도 않았음.

🐶 : 아, 이, 이 미친놈이, 안 내려놔?
🔨 : 늘 이랬잖아요. 움직이기 싫다고 안아달라고 한 건 문대 씨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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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야. 당황해 말을 못하는 사이 청려는 문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 조심히 바닥에 내려두고 욕조 안에 담겨진 물에 손을 담궈보며 온도가 적당한지 쟀음. 그러곤 뒤를 돌아 문대의 옷을 자연스럽게 벗기려 하자 문대는 질색을 하며 파드득 뒤로 물러났음.

🐶 : 내, 내가 할 테니까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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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 뭐, 그래요.

청려는 순순히 물러났고 욕실에는 문대 혼자만 남았음. 문대는 옷을 벗어 던져놓고 욕조에 들어가 한숨을 푹 내쉬었음. 이 와중에 온도까지 적절해서 짜증까지 밀려옴.

무슨... 상황이지? 하룻밤 잔 건 맞지만 청려의 태도나 말은 이상했음. 이제껏 매일 이래왔던 것처럼 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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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란 말을 썼음. 분명 청려와 잔 건 이번이 처음일 텐데. 자꾸 위화감이 돌았음.

욕실을 둘러보니 가지각색의 배쓰밤과 사과 향의 입욕제가 나열 돼있었고, 칫솔도 두 개, 양치컵도 두 개, 욕실용 슬리퍼도 두 켤레씩 있었음.

그리고 지금에서야 보이는 몸 구석구석에 새겨진 붉은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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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흔적은 남기지 마라 해서 안 남겼을 텐데, 왜 이렇게 많이...

그 때 허공에 상태창이 떴음.

[돌발!]
상태이상 : '관계 개선이 아니면 죽음을' 발생!

정해진 시간 내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진전이 없을 시, 사망
남은 시간 : 71 : 59 : 52

사흘 안에? 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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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는 거기서 끝이 나지 않았음.

상대방 : 신재현 (청려)

문대는 밖에 있을 청려를 생각하며 육성으로 욕을 내뱉지 않았음. 대신 발길질을 하며 첨벙이는 소리를 냈을 뿐. 난 이미 저 녀석과 그것까지 했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 관계를 진전시킨단 말인가. 사귀면 모를까. 말도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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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은 나한테 마음은 커녕 관심도 없으니까. 진짜 말도 안 되는 미션이다. 거지 같은 시스템.

마음 속으로 아무리 큰달을 불러도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시스템에 전혀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았음. 문대는 한참동안 물에 몸을 담구며 생각을 정리했음. 시간이 꽤 지나서일까 청려가 들어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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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대 씨. 괜찮아요? 움직이기 많이 힘들어요?
🐶 : 아, 아니.
🔨 : 한참이 지나도 안 나오길래. 역시 제가 씻겨드리는 게...
🐶 : ...이제 나갈 거야. 할 말 있으니까 나가서 기다려.
🔨 : 네. ^^

문이 닫히자 선선한 공기가 후끈한 공기와 섞여들었음.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참기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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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악 물며 버텼음. 역시 이 상태를 청려에게 말하고 협력을 구하는 게 가장 낫다고 판단한 문대는 마저 씻고 왜 있는지 모를 수납장 안에 있는 제 옷을 입고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며 비척비척 나갔음. 청려는 소파에 앉아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 문대에게 걸어가 수건을 건네받고 머리를 닦아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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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기분 좋았음. 청려 제 손을 잡고 이끌어 문대를 소파에 앉히고 수건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말려줬음. 무선 헤어드라이기까지 가져와 말려주는 것이 퍽이나 자연스럽고 익숙해보였음. 그 익숙함에 문대는 확신했음. 지금 눈 앞에 있는 청려는 제가 아는 청려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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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뜨거워요?
🐶 : 어, 어...

이런 손길이 익숙하지 않아 뻣뻣하게 굳어있자 청려가 뜨거운 줄 알았는지 온도를 한 단계 낮춤. 안 뜨겁다고 했고 실제로 안 뜨거웠지만 청려는 혹시 몰라 그냥 낮춰버렸음. 그래도 미지근한 바람이 좋았음. 문대는 눈을 감고 손길을 받아들이다 드라이기가 꺼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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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청려를 붙잡으며 정리하려던 것을 막았음.

🔨 : 할 말 있다고 했죠. 급한 거예요? 급한 게 아니라면,
🐶 : 야, 그... 혹시 우리 사귀냐?
🔨 : ...음. 무슨 뜻이에요?

애정이 담긴 눈에서 바로 제가 알던 쎄함이 돌아오자 오히려 머리가 차분히 식는 문대... 상태이상에 관한 걸 대충 설명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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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의 말이 끝났음에도 청려는 말을 하지 않았음. 문대가 말을 걸기 전까지는.

🐶 : ...야.
🔨 : ...
🐶 : 그러니까, 난 네가 아는 박문대가 아닌 것 같다고.
🔨 : 신기하네요. 관계 개선이랑 문대 씨들이 바뀌는 게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일단 알겠어요.

애매모호한 얼굴이지만 청려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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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이며 팔짱을 꼈음.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주는 청려가 익숙치 않았던 탓인지 문대는 잔뜩 긴장한 상태였음. 문대는 콩이가 옆에 다가와 앉자 조금씩 긴장이 풀려 콩이를 쓰다듬었음. 청려는 입을 열었음.

🔨 : 그럼 저쪽에선 저랑 안 사귀는 건가요?
🐶 : 어.
🔨 : 왜요?

왜냐니... 이 미친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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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사겨야 하는데.
🔨 : 이쪽에선 문대 씨가 고백 했는데.
🐶 : 내가...?
🔨 : 네.

내가 왜 고백을? 문대는 장난도 장난다워야 받아줄 수 있는 거라 말하고 싶었지만 청려가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고... 이제까지 저한테 한 짓을 보면 납득이 갔음. 특히, 청려 왼손 약지의 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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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할 나위 없는 진실임을 알려주고 있었음.

🔨 : 저쪽의 문대 씨도 저 좋아하잖아요.
🐶 : ...

언제부턴가 문대를 '저쪽'의 문대라 칭하기 시작한 청려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엄청난 발언을 했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라던가, 좋아하지 않아요? 같은 것도 아닌 확신이 들어찬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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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알았냐.

문제는 청려 말이 맞다는 거임. 문대는 청려를 짝사랑 중이었음.

착각이라 생각 했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새부턴가 청려만 좇고 있었고 청려를 볼 때마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음. 보면 볼 수록 좋아지고, 만나고 싶어지고, 닿고 싶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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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려는 문대에게 마음은 커녕 관심도 없어보였음. 문대를 자신과 같은 '회귀자'로 밖에 안 보는 것 같았음. 그래서 조용히 마음을 접으려고 애쓰는 중에 정말 우연치않게, 어쩌다보니 청려의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됐고, 정말 어쩌다보니... ...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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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대 씨는 저에게만 보여주는 표정이 있어요. 지금 문대 씨가 절 그렇게 보고 있는데...
🐶 : (화들짝)

청려는 문대의 귀를 부드럽게 만졌음. 문대는 당연히 놀랐고 지금도 당황스럽고 어딘가에 숨고 싶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청려를 올려다봤음.

청려의 손은 차가우면서도 따뜻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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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다가 이렇게 제 손이 닿으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귀부터 빨개지거든요. 그게 정말 귀여워요.
🐶 : 뭐, 뭔...!

문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청려 손이 닿았던 귀를 양 손으로 감싸고 몸을 뒤로 물렀음. 귀에서부터 울려퍼지는 뜨거운 열, 그리고 심장이 귀에 있는 것마냥 시끄럽게 뛰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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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 오랜만이네요, 이 반응.
🐶 : ...이 쪽의 나랑 사귄지 얼마나 됐냐.
🔨 : 음. 2년 다 돼가네요. 문대 씨가 고백을 정말 안 하더라고.

마치 문대의 고백을 기다렸다는 듯한, 문대의 마음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말투.

🐶 : 알고, 있었어?
🔨 : 말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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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만 보여주는 표정이 있다고. 설마 티 안 날 거라 생각해요?
🐶 : oO(당연하지 시발...)

알았으면 아예 안 만났지. 그렇다면 눈 앞의 청려 말고, 원래 내가 있던 곳의 청려도 눈치 챘을 거란 얘긴데.

문대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였음. 뻘짓 한 걸 청려가 다 알아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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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침대고, 혼자 있고, 이불도 있었으면 당장 이불킥 갈겼을 거임. 그걸 알면서도 모른척 한 청려도 짜증났고 눈치 못 챌 거라 생각하고 뻘짓 한 자신에게도 짜증났음.

🔨 : 일단 이쪽에서의 저랑 문대 씨는 동거 하고 있고, 공개 연애 중이에요.
🐶 : ... oO(기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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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공개 할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들켜서.
🐶 : 뭘 하면 들켜. 들키고 싶었던 게 아니고?
🔨 : 하하. 그것도 있었지만 정말 들킨 거예요. 덥앱 중이었는데 문대 씨가 들어오셔서 저한테 안기고 뽀ㅃ,
🐶 : 아! 그만! 말 하지마 그냥!
🔨 : ^^..

문대는 진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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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다른쪽의 청려문대는..

🔨 : 그건 반지인가요?
🐶 : 어.

맞는 바지가 없어서 이불로 몸을 뚤뚤 감은 문대는 소파에 노곤하게 앉아 콩이를 쓰다듬었음. 제 집처럼 여기저기 다니는 게 퍽 익숙해보여서 사귀고 있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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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 왼손 약지에 자리 하고 있는 실버링. 매우 심플해서 패션이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심플하기 때문에 커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디자인이었음.

문대는 씻고 나왔다가, 자연스레 냉장고 문을 열더니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을 내뱉고 도로 닫았음. 왜냐고 물으니 사과주스가 없어서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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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기저기 다니고 콩이 간식도 자연스레 꺼내는 걸 봐서.. 사귄 지도 꽤 됐고 동거도 하는 것 같았음. 문대는 굳이 말 안 했지만.

🔨 : 왜 저한테 고백 했어요?
🐶 : 푸우우우웁!!

문대는 사과주스 대신 물을 마시던 도중 청려의 직구에 당황해 물을 뿜어버렸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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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O(갑자기 뭔 개소리야..)
🔨 : 갑자기 뭔 소리냐는 표정이네요.

문대는 기침을 하다 입가를 닦고 똥 씹은 표정으로 마른 행주를 가져와 자신이 뿜은 물을 닦았음.

🔨 : 문대 씨가 절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저에게만 보여주는 표정이 있으니까요. 문대 씨는 눈치 못 챈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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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그래서 문대 씨가 고백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통 하지를 않더라고요.
🐶 : 왜겠냐. 니가 관심 하나도 없다는 얼굴로 날 쳐다보니까 그렇지.
🔨 : ..제가요?
🐶 : 그래, 니가요.

청려는 문대의 말을 듣고 제 손으로 자기 얼굴을 더듬었음. 정말 표정이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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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전혀 몰랐고, 그럴 의도도 없었음. 다른 감정을 내비춘다면 문대가 싫어할까봐 그랬던 건데. 어찌 보면 성공인 거지만 어찌 보면 오히려 일이 꼬이게 된 원인이기도 했음.

🔨 : ..그렇구나.
🐶 : 알았으면 바지 좀 사와봐. 입을 게 없던데.
🔨 : 같이 가지 않을래요?
🐶 : 미쳤냐?
🔨 :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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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을 청려 집에서 보냈음. 마침 휴가였고, 휴가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된 거라. 여전히 진전은 없었고 돌아갈 기미도 보이지 않았음. 그렇다고 다짜고짜 덮칠 수도 없는 노릇에...

🐶 : 야.
🔨 : 네.
🐶 : 이리와봐.

문대는 그 며칠동안 애인을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못해서 짜증 난 상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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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애인이 애인이 아니긴 하지만.

잠에 들 시간. 문대는 또 거실에서 자려는 청려를 불렀음.

🔨 : 필요한 거 있어요?
🐶 : 너.

문대는 냅다 청려 팔을 잡아 끌고 눕혀서 그 위에 앉았음.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었지만,

🐶 : oO(내 신재현이 아니잖아.)

그래서 그냥 껴안는 걸로 만족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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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맡는 체향, 익숙한 심장 박동 소리는 매우 큰 안정감을 줬음. 문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길 반복하며 청려를 안은 팔에 더 힘을 줬음.

🔨 : 문대 씨? 갑자기 무슨,
🐶 : 가만히 좀...

무의식적으로 청려 가슴팍에 파묻은 얼굴을 부비작거리고 있자니 청려가 문대 어깨를 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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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어내려 했음. 그럴 수록 문대는 더 꽉 안아올 뿐이었지만...

🐶 : 신재현...
🔨 : ...

청려도 알았음. 지금 누구보다 불안하고 초조한 건 문대라는 걸. 문대가 부르는 신재현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신재현임도 잘 알았음. 그래서 아무 말 없이 문대 등을 토닥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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