엋문 사귀는 청려문대와 안 사귀는 청려문대에서 상태이상 같은 걸로 문대끼리 서로 바뀐 게 보고 싶다면 어쩔 셈이지 청려는...

사귀는 청려문대와 안 사귀는 청려문대에서 상태이상 같은 걸로 문대끼리 서로 바뀐 게 보고 싶다면 어쩔 셈이지
청려는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음. 분명히 혼자 잠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바로 옆에 후배인 박문대가 자고 있었으니!! 그것도 바지는 입지도 않은 채로 날 안고 있음..
자세히 보니까 문대가 입은 잠옷 상의는 꽤나 커보이는 데다가 자신이 입고 있는 바지와 패턴이 일치했음.
당장 옆에서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문대를 깨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 전에 문대가 팔을 더 세게 감아왔음.
🐶 : 좀 더 자... 오늘 스케줄 없잖아...
문대는 아기 재우듯 느릿한 손길로 제 몸을 토닥이다가 다시 잠에 빠져듦.
청려는 일단 문대를 깨웠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걸 수도 있으니까.
🔨 : ...후배님, 일어나봐요. 후배님.
🐶 : ...
🔨 : ...후배님?
🐶 : 자자니까 신재현...
🐶 : ... (zzz)
호칭이, 이름 석 자. 선배님도 아니고, 예명도, 야 도 아닌 본명 세 글자.
그걸 듣자마자 청려는 문대를 깨우는 걸 관뒀음. 흔들기까지 하면서 깨워봤지만 그새 까무룩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미동도 없이 색색 거리는 숨소리만 내서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함.
🔨 : ...하하.
🔨 : ...후배님과 잤구나.
...라고.
혹시 이게 전에 후배님이 말했던 상태이상... 뭐 그런 건가.
산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아이가 안절부절하며 자꾸 문대가 있는 방을 쳐다보며 낑낑 울고 문을 벅벅 긁길래 그냥 하네스를 채우고 밖으로 나왔음.
아까 집에 있을 때 둘러봤지만 역시 문대의 물건같은 건 없었음. 잠자리까지 함께 가질 정도의 사이라면 칫솔이나 옷 정도는 있을 법도 한데 죄다 제 것밖에 없었음.
산책하러 나온지 1시간 반이 지나 청려는 콩이를 데리고 집으로 올라갔음. 그런 저를 맞이한 건 소파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는 무표정의 문대.
피곤해보이는 것도 피곤해보이는 거지만, 아직도 목소리가 갈라져있었음. 자다 깨서 그런 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역시 자신은 기억나지 않는 간밤의 일 때문이겠지...
청려는 머쓱하게 웃다가 콩이 발과 제 땀을 씻겨내고 수건으로 털털 털며 문대에게 다가갔음.
🐶 : 왜 안 깨웠냐고.
🔨 : 여러번 깨우긴 했는데.
🐶 : 친히 이불까지 덮어주고 갔던데.
🐶 : 항상 콩이 산책도 같이 시켰잖아. 네가 나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서.
🔨 : 음, 잠시만요, 후배님. 눈치 채신 줄 알았는데.
🐶 : ? 뭘, ... ...?
🔨 : ^^...
🔨 : 다 읽었어요? 이번 미션은 뭐라던가요?
🐶 : ...
🔨 : 후배님?
🐶 : ...시발.
🔨 : 네?
문대는 한참동안 말이 없더니 욕을 중얼거리다 얼굴이 새빨개져선
🔨 : 들어갈게요.
잠깐의 시간을 준 뒤 문고리를 열고 들어가자 이불로 몸을 똘똘 말아 덩어리가 된 문대가 침대 위에 있었음.
🐶 : 좀 일찍일찍 말해야 할 거 아니야...
🔨 : 미안해요.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 : ...아까 본 건 못 본 걸로 해.
🐶 : 시발... 잊어.
🔨 : 네. 잊었어요. oO(이미 본 걸 어떻게 잊지...)
문대는 그 상태로 아까 본 상태창의 내용을 말해줬음. 네가 아는 박문대와 내가 바뀐 것 같다, 고.
🔨 : 제 등에 자국이 있는데. 후배님이 한 거겠죠? 슬슬 가려운데...
🐶 : oO(약 갖고 와. 발라줄테니까.) ...시발...
🔨 : 생각이랑 말이 바뀐 것 같아요, 후배님 ^^
청려는 약 상자에서 상처약을 가져와,
🔨 : 음. 아까 자세히 보니까 자국 말고 흉터도 있던데...
🐶 : 안 닥쳐?
🔨 : 하하! 재밌네요.
약까지 바르고 나자 조금 진정 됐는지 문대는 아까보단 차분한듯 했음.
🔨 : 그렇다면 당분간 이대로 있어야 한다는 거네요.
🐶 : ...어.
문대는 사실 알고 있었음. 말을 꺼낼 수 없었을 뿐이지.
🐶 : oO(관계 개선이 있어야 돌아갈 수 있다고 어떻게 말해, 시발...)
그 관계 개선은... 네. 그렇습니다...
🔨 : 그럼 그쪽에선 저와 문대 씨가 사귄다는 건가요?
🐶 : 그래.
🔨 : 문대 씨도 저도 의외네요...
🐶 : 아니까 조용히 해라.
.
.
반대쪽에서도 문대가 난리 났음.
🐶 : oO(뭐야? 뭔데? 시발. 내가 왜 이 새끼랑...)
일어나보니 이 미친놈이랑 한 침대에 있는 것도 모자라 잠옷을 나눠 입고 청려는 저를 품에 가둬 끌어안고 자고 있는 이 광경... 꿈은 아닌 것 같기에... 시스템 탓이란 걸 모를 수가 없었음.
🐶 : ...ㅇ, ...야, 좀, ..비켜봐.
새된 소리만 나오다 가까스로 목소리를 내니 자다 깨 낮아진 목소리가 아닌, 쉬어서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음.
🐶 : oO(시발 설마...)
어제 술을 마시긴 했다만 이게 진짜냐... 내가 이 새끼랑 잤다고?
🔨 : 음... 더 자요, 문대 씨...
🐶 : oO(머리는왜쓰다듬어미친)
.
.
.
그대로 잤으면 안 됐는데.
일어나니 청려는 곁에 없고 밖에서
🐶 : ...신, 재현...
저한테도 안 들릴 아주 작은 목소리라 다시 한 번 더 부르려고 했는데 어떻게 듣고 온 건지 청려와 콩이가 방으로 들어왔음.
🔨 : 일어났어요?
🐕 : 왕!
🐶 : 어...
🔨 : 물 줄게요. 목 마르죠?
🐶 : ...고맙다.
청려는 침대에 걸터앉아 문대에게 따뜻한 물을 건네줌. 꿀이 떨어지는 눈으로...
🐶 : oO(저 새끼는... 술김에 잔 사람하고도 사랑에 빠지나?)
문대는 따뜻한 물을 홀짝홀짝 마시며 청려를 쳐다봤음. 쟤가 원래 저랬나... 싶을 정도로 딴사람 같은 청려를.
🐶 : ? 어디를.
🔨 : 어디긴요. 콩이 산책이죠.
내가 개 산책을 왜... 그걸 당연하단 듯이 묻는 쟤도 그렇고.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개를 좋아해서 갈 거라 생각했나.
🔨 : 음. 일단 씻을래요? 씻기긴 했지만.
청려는 문대에게서 머그컵을 자연스럽게 가져가 탁자 위에 올려두고 문대를 안아들었음. 그러자 적나라하게 보이는 문대의 맨다리... 정작 청려는 아무렇지도 않았음.
🐶 : 아, 이, 이 미친놈이, 안 내려놔?
🔨 : 늘 이랬잖아요. 움직이기 싫다고 안아달라고 한 건 문대 씨인걸요.
🐶 : 내, 내가 할 테니까 나가.
청려는 순순히 물러났고 욕실에는 문대 혼자만 남았음. 문대는 옷을 벗어 던져놓고 욕조에 들어가 한숨을 푹 내쉬었음. 이 와중에 온도까지 적절해서 짜증까지 밀려옴.
무슨... 상황이지? 하룻밤 잔 건 맞지만 청려의 태도나 말은 이상했음. 이제껏 매일 이래왔던 것처럼 굴고,
욕실을 둘러보니 가지각색의 배쓰밤과 사과 향의 입욕제가 나열 돼있었고, 칫솔도 두 개, 양치컵도 두 개, 욕실용 슬리퍼도 두 켤레씩 있었음.
그리고 지금에서야 보이는 몸 구석구석에 새겨진 붉은 자국...
그 때 허공에 상태창이 떴음.
[돌발!]
상태이상 : '관계 개선이 아니면 죽음을' 발생!
정해진 시간 내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진전이 없을 시, 사망
남은 시간 : 71 : 59 : 52
사흘 안에? 미쳤냐?
상대방 : 신재현 (청려)
문대는 밖에 있을 청려를 생각하며 육성으로 욕을 내뱉지 않았음. 대신 발길질을 하며 첨벙이는 소리를 냈을 뿐. 난 이미 저 녀석과 그것까지 했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 관계를 진전시킨단 말인가. 사귀면 모를까. 말도 안 되지.
마음 속으로 아무리 큰달을 불러도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시스템에 전혀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았음. 문대는 한참동안 물에 몸을 담구며 생각을 정리했음. 시간이 꽤 지나서일까 청려가 들어왔음.
🐶 : 아, 아니.
🔨 : 한참이 지나도 안 나오길래. 역시 제가 씻겨드리는 게...
🐶 : ...이제 나갈 거야. 할 말 있으니까 나가서 기다려.
🔨 : 네. ^^
문이 닫히자 선선한 공기가 후끈한 공기와 섞여들었음.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참기 힘들지만
🐶 : 어, 어...
이런 손길이 익숙하지 않아 뻣뻣하게 굳어있자 청려가 뜨거운 줄 알았는지 온도를 한 단계 낮춤. 안 뜨겁다고 했고 실제로 안 뜨거웠지만 청려는 혹시 몰라 그냥 낮춰버렸음. 그래도 미지근한 바람이 좋았음. 문대는 눈을 감고 손길을 받아들이다 드라이기가 꺼지자
🔨 : 할 말 있다고 했죠. 급한 거예요? 급한 게 아니라면,
🐶 : 야, 그... 혹시 우리 사귀냐?
🔨 : ...음. 무슨 뜻이에요?
애정이 담긴 눈에서 바로 제가 알던 쎄함이 돌아오자 오히려 머리가 차분히 식는 문대... 상태이상에 관한 걸 대충 설명했음.
🐶 : ...야.
🔨 : ...
🐶 : 그러니까, 난 네가 아는 박문대가 아닌 것 같다고.
🔨 : 신기하네요. 관계 개선이랑 문대 씨들이 바뀌는 게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일단 알겠어요.
애매모호한 얼굴이지만 청려는 고개를
🔨 : 그럼 저쪽에선 저랑 안 사귀는 건가요?
🐶 : 어.
🔨 : 왜요?
왜냐니... 이 미친놈이.
🔨 : 이쪽에선 문대 씨가 고백 했는데.
🐶 : 내가...?
🔨 : 네.
내가 왜 고백을? 문대는 장난도 장난다워야 받아줄 수 있는 거라 말하고 싶었지만 청려가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고... 이제까지 저한테 한 짓을 보면 납득이 갔음. 특히, 청려 왼손 약지의 반지가
🔨 : 저쪽의 문대 씨도 저 좋아하잖아요.
🐶 : ...
언제부턴가 문대를 '저쪽'의 문대라 칭하기 시작한 청려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엄청난 발언을 했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라던가, 좋아하지 않아요? 같은 것도 아닌 확신이 들어찬 말투.
문제는 청려 말이 맞다는 거임. 문대는 청려를 짝사랑 중이었음.
착각이라 생각 했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새부턴가 청려만 좇고 있었고 청려를 볼 때마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음. 보면 볼 수록 좋아지고, 만나고 싶어지고, 닿고 싶어지고.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음.
🐶 : (화들짝)
청려는 문대의 귀를 부드럽게 만졌음. 문대는 당연히 놀랐고 지금도 당황스럽고 어딘가에 숨고 싶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청려를 올려다봤음.
청려의 손은 차가우면서도 따뜻했음.
🐶 : 뭐, 뭔...!
문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청려 손이 닿았던 귀를 양 손으로 감싸고 몸을 뒤로 물렀음. 귀에서부터 울려퍼지는 뜨거운 열, 그리고 심장이 귀에 있는 것마냥 시끄럽게 뛰었음.
🐶 : ...이 쪽의 나랑 사귄지 얼마나 됐냐.
🔨 : 음. 2년 다 돼가네요. 문대 씨가 고백을 정말 안 하더라고.
마치 문대의 고백을 기다렸다는 듯한, 문대의 마음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말투.
🐶 : 알고, 있었어?
🔨 : 말했잖아요.
🐶 : oO(당연하지 시발...)
알았으면 아예 안 만났지. 그렇다면 눈 앞의 청려 말고, 원래 내가 있던 곳의 청려도 눈치 챘을 거란 얘긴데.
문대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였음. 뻘짓 한 걸 청려가 다 알아채서...
🔨 : 일단 이쪽에서의 저랑 문대 씨는 동거 하고 있고, 공개 연애 중이에요.
🐶 : ... oO(기절하고 싶다.)
🐶 : 뭘 하면 들켜. 들키고 싶었던 게 아니고?
🔨 : 하하. 그것도 있었지만 정말 들킨 거예요. 덥앱 중이었는데 문대 씨가 들어오셔서 저한테 안기고 뽀ㅃ,
🐶 : 아! 그만! 말 하지마 그냥!
🔨 : ^^..
문대는 진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졌음.
🔨 : 그건 반지인가요?
🐶 : 어.
맞는 바지가 없어서 이불로 몸을 뚤뚤 감은 문대는 소파에 노곤하게 앉아 콩이를 쓰다듬었음. 제 집처럼 여기저기 다니는 게 퍽 익숙해보여서 사귀고 있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음.
문대는 씻고 나왔다가, 자연스레 냉장고 문을 열더니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을 내뱉고 도로 닫았음. 왜냐고 물으니 사과주스가 없어서 라고…
🔨 : 왜 저한테 고백 했어요?
🐶 : 푸우우우웁!!
문대는 사과주스 대신 물을 마시던 도중 청려의 직구에 당황해 물을 뿜어버렸음..ㅋ
🔨 : 갑자기 뭔 소리냐는 표정이네요.
문대는 기침을 하다 입가를 닦고 똥 씹은 표정으로 마른 행주를 가져와 자신이 뿜은 물을 닦았음.
🔨 : 문대 씨가 절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저에게만 보여주는 표정이 있으니까요. 문대 씨는 눈치 못 챈 것 같지만.
🔨 : 그래서 문대 씨가 고백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통 하지를 않더라고요.
🐶 : 왜겠냐. 니가 관심 하나도 없다는 얼굴로 날 쳐다보니까 그렇지.
🔨 : ..제가요?
🐶 : 그래, 니가요.
청려는 문대의 말을 듣고 제 손으로 자기 얼굴을 더듬었음. 정말 표정이 그랬나…
🔨 : ..그렇구나.
🐶 : 알았으면 바지 좀 사와봐. 입을 게 없던데.
🔨 : 같이 가지 않을래요?
🐶 : 미쳤냐?
🔨 : 하하.
🐶 : 야.
🔨 : 네.
🐶 : 이리와봐.
문대는 그 며칠동안 애인을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못해서 짜증 난 상태임.
잠에 들 시간. 문대는 또 거실에서 자려는 청려를 불렀음.
🔨 : 필요한 거 있어요?
🐶 : 너.
문대는 냅다 청려 팔을 잡아 끌고 눕혀서 그 위에 앉았음.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었지만,
🐶 : oO(내 신재현이 아니잖아.)
그래서 그냥 껴안는 걸로 만족 하기로
🔨 : 문대 씨? 갑자기 무슨,
🐶 : 가만히 좀...
무의식적으로 청려 가슴팍에 파묻은 얼굴을 부비작거리고 있자니 청려가 문대 어깨를 잡으며
🐶 : 신재현...
🔨 : ...
청려도 알았음. 지금 누구보다 불안하고 초조한 건 문대라는 걸. 문대가 부르는 신재현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신재현임도 잘 알았음. 그래서 아무 말 없이 문대 등을 토닥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