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계탑아이돌 븨틱 리더 신청려의 일반인남친 류건우 같은 거 생각하면 기분 좋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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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views Oct 19, 2026 ~20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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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탑아이돌 븨틱 리더 신청려의 일반인남친 류건우 같은 거 생각하면 기분 좋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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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몇글자만 더 적어볼까
저 븨틱 맏형 건우도 좋아하고 청려 일반인남친 건우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제 둘 다 비벼버리는
신청려 2회차에 류건우랑 같이 데뷔함 어쩌다 보니 암튼 그렇게 됐음 그때 너무 초기회차라서 미션도 제대로 모르고 눈 감고 험난한 연예계생활 헤쳐나가야되는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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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괜찮았음 류건우 눈치 빠르고 머리 매우 좋고 신청려랑 비슷한 과인 데다가 노래 잘하고 연상이라서 신청려도 저도 모르게 의지하게 되는 게 있었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미숙했던 신청려는 류건우를 좋아했음 연애감정으로.... 류건우도 눈치를 채긴 한 것 같은데 언급은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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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인듯 썸 아닌듯 아슬아슬한 관계로 지냈는데 미션 실패해버린 신청려 강제회귀해버림 근데..혼자 있을때 죽을 줄 알았는데 류건우가 발견한거임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세워왔던 벽이 완전히 무너져서 청려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건우 얼굴을 보면서 눈을 감으면서 청려는 한가지 치기어린 결심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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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 형이랑은 다시는 같이 데뷔하지 말아야지
류건우의 저런 얼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고, 동시에 다음에도 류건우가 곁에 있고 그를 좋아하게 된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류건우 때문에 마음이 약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다음에는 류건우를 만나도 모른척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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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회차부터 류건우가... 없음.... 분명 레티 연습생으로 같이 있었는데 없음..... 모른척하기로 해놓고 막상 류건우가 없으니까 당황해버린 청려 망설임 끝에 건우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는데 없는 번호라고 뜸.......
오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몇 번이나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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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 그제야 자기가 류건우를 자기 생각보다도 더 많이 좋아했고 의지했음을 깨닫는 거...... 근데 결국 류건우는 찾을 수 없었음 이 실연 아닌 실연으로 상처받아버린 청려 그래 차라리 잘됐다 류건우 같은 거 없어도 된다 살아남는데 필요하지 않다 생각하면서 건우에 대한 건 더 생각 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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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데 그 회차도 실패하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류건우에 대한 건 계속 생각 안 하려고 했는데, 10회차가 넘어가면서 어느 순간 너무 힘들어질 때 자기도 모르게 류건우 전화번호로 전화 거는 습관 생기는 거 보고싶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서 스스로도 류건우라는 이름을 잊은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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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손에 익은대로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어버리고, 없는 번호라는 안내음을 들으면 그제야 무언가 현실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류건우한테 전화를 할 때마다, 정확히는 그 번호가 없는 번호라는 안내음을 들을 때마다 마음속에 뭔가 마모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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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날카롭게 벼리고 있다고 착각하는 그런......
그런데 어느날, 돌아와서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 또 습관적으로 저장도 하지 않은 전화번호를 무심코 눌렀는데 신호가 가는 거임
이 번호로 신호가 가는 건 기대도 안 해와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 안 돼서 눈만 깜빡하는 신청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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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고 하기엔, 이런 꿈을 꾼 적도 없는데
혹시 번호를 잘못 눌렀나 싶기도 한데 그렇지도 않음 너무 익숙한 번호라서 틀릴 리가 없음
전화를 끊을까 말까 하는 생각도 안 떠올랐고 그냥 약간 고장나서 신호가 가고 있는 폰 화면만 내려다보고 있는데 전화가 연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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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하는 서늘하고 담담한 목소리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애써 잊으려 했던 사람이라 이젠 꿈을 꿔도 얼굴도 목소리도 흐릿하기만 했는데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청려는 자신이 한 번도 이 목소리를 잊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림
류건우의 목소리가 분명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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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침묵이 이어지니 의아한 듯한 목소리가 다시 수화기 너머로 들려옴

-여보세요? ....잘못 걸린 건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전화를 끊을 것 같아서, 청려 무슨 말을 해야될지도 모르면서 저도 모르게 불쑥 입을 열었음

-류건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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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이름을 부르니 상대는 잠시 멈칫하는 듯 조용했음

-...예, 류건우입니다만.

아까보다 조금 더 경계하는 기색이 느껴졌음 여전히 꿈을 꾸는 기분이었지만 명석한 재현이 머릿속은 팽팽 돌아감 이게 꿈이라고 해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 류건우가 자기랑 비슷하게 의심 많은 성격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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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내고 여기서 잘못해서 회귀 같은 얘기를 꺼냈다가는 현실적인 건우한테 단번에 손절당할거라는 판단까지 내림 이런 상황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으면서 마치 오랫동안 준비했던 것처럼 청려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음

-제 연락처에 모르는 이름이 저장되어 있어서 전화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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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희가 전에 연락처를 교환했었을까요? 제 이름은 청려, 아니 신재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쪽을 잘 모르겠습니다만.

븨틱이 더 뜬 다음이었다면 청려 이름을 알아들었겠지만 븨틱은 아직 데뷔한지 얼마 안 되는 애기그룹이라서... 일단 전화로만 듣는 목소리로는 건우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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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었음 여태까지 다른 모든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류건우도 이전 회차의 기억이 없는 게 정상일 테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류건우는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가(어쩌면 청려가 찾지 못한 걸 수도 있지만) 나타난 존재니까 어쩌면 전생을 기억하고 잇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못 버리는 청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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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어쩌면 만나보면 기억이 나지 않을까요?
-예?
-우리 만나요. 주말에 시간 괜찮으세요? 어느 지역에 살아요? 제가 찾아갈게요.
-아니, 잠깐만...

건우 안 놓치려고 약간 눈 돌아간 청려의 급발진에 류건우는 좀 당황한 듯하더니 얕게 한숨을 내쉬었음 목소리가 더 서늘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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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쪽을 왜 만납...
-제 연락처에 직장 동료 외에 다른 사람의 이름은 류건우 씨가 유일해요. 연락하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거든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건우 씨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으니까, 궁금해요. 만나 보고 싶어요.

훌륭한 개소리였는데, 아직 앳된 목소리로 일부러 기운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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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색을 꾸며내어 이야기한 건,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어리고 약하고 외로운 것들을 가만 두지 못하는 류건우의 성정을 알기 때문이었음 어쩌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류건우를 찾아야지 머리를 굴리며 놓은 수였는데, 류건우는 진짜로 멈칫한 기색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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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진짜 통하겠는데? 싶어서 청려는 마지막으로 n회차 회귀로 갈고닦인 여우짓을 최대로 발휘함

-...역시 너무 뜬금없죠? 죄송해요, 형.

얼굴 보였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아무튼 청려를 아는 다른 사람들이 알면 기절할만큼 가련한 목소리를 내며 형이라고 부르기까지 하자 수화기 너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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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한숨소리가 들림 아마 어릴 때 생계전선에 뛰어들어 외롭게 일만 하느라 정에 굶주린 어린애 같은 걸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음 잠깐 텀을 두고 류건우가 아까보다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음

-그쪽 몇 살인데요.
-열아홉 살이에요.
-하아....

심란한 한숨을 한 번 더 내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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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살면 밥 한 번 사줄게요.

하는 말이 결국 류건우 입에서 나왔음 청려는 븨틱 동생들이 보면 눈빛 무섭다고 오들오들 떨 만한 눈을 하고 목소리만은 조신하고 가련하고 얌전하게 네, 형. 하고 대답함
그렇게 청려의 기준에서 수십 년 만에 거누랑 재회하는데... 아직 20대 초반 대학생 류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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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가 예상했던 것처럼 아이돌 연습생 같은 것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음 자기 생각보다 훨씬 잘생기고 어른스러워 보이는(숨길 수 없는 인생 n회차의 노회함) 청려를 보고 좀 속은 기분인 듯 티벳여우 같은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열심히 내숭을 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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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어린애인 척(즉, 채율이나 신오 흉내) 구는 청려의 모습에 경계를 좀 푼 것 같았음 아이돌 연습생이나 신인 아이돌의 생활은 일반인들에게 말하면 동정을 살 수 있는 일화로 가득한 가혹한 생활인 것이 사실이기도 해서.... 청려가 연예인인 걸 알고 류건우 좀 당황한 것 같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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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데이터팔이 하고 있음) 그래도 청려의 가련한척을 (약간 미심쩍어하면서도) 불쌍히 여기는 듯했음
이미 류건우 공략법()을 알고 있는 신청려 그날 건우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냄 가정환경은 달라진 게 없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의 삶의 궤적은 청려가 원래 알던 븨틱 맏형 류건우와 완전 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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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품 같은것은 전과 거의 같은것 같았음 청려는 심지어 건우가 종종 아이돌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는 것도 알아냄 데이터팔이라고는 절대 말 안 했고 그냥 좀 말을 돌리듯이 사진 찍는 게 취미라서 아이돌 사진을 몇 번 찍은 적 있다고 하는 말에 눈치 빠르게 데팔이라는 걸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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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웃으면서 '저희가 더 유명해지면 건우 형이 저희 사진도 찍어주겠네요' 하고 말했음
아무튼 류건우의 경계심은 최대한 누그러트리면서 류건우에 대해 캐내려고 혼신의 여우짓을 한 신청려... 형이랑 얘기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다 어쩌구 발언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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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연락해도 될까요? 이런 얘기 할 사람, 주변에 없거든요. 형만 괜찮다면...

하며 종종 연락하면 받아주겠다는 답까지 받아내고 그날 목표를 대충 달성함 그리고 헤어질 무렵에서야 문득 실감하는 것이다
류건우를 다시 만났다는 걸
더 이상 브이틱의 맏형이 아니고, 청려와 함께 고락을 겪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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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전혀 없지만, 눈앞에 있는 무심한 얼굴의 남자는 분명 류건우라고
새삼스럽게 그걸 인식한 순간 하루 종일 순진한 척 가식적인 탈을 쓰고 계산된 말만 뱉던 청려의 입에서 처음으로 의도하지 않은 말이 불쑥 튀어나왔음

-...좋네요.
-뭐가?
-형이랑 이렇게 만나서 같이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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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건우는 머리가 좋고 의심도 많고 예민한 사람이야 그건 누구보다 청려가 잘 알고 있음 아마 그래서 청려가 내숭을 떨고 있다는 걸 좀 알아차리긴 했을 거야 그럼에도 세상사 평지풍파를 덜 겪은 20대 초반의 류건우는 청려가 아는 것보다 조금 더 무르고 다정한 사람이라 미심쩍어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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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외면하지 못하고 받아주고 있는 거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청려의 마지막 말에 가식이라곤 조금도 없다는 것도 분명 느낀 듯했음 대체 처음 보는 애가(그럴 성격으로도 안 보이는데) 왜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열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게 진심이라는 것 정도는 깨달은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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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청려 역시도 입밖으로 내뱉은 후에야 그걸 깨달았음
아이돌로서의 커리어가 곧 목숨과 직결되는 입장에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큰 일이었음 그래서 2회차를 끝낼 때 다시는 류건우를 아는척하지 않으려고 결심했던 거였고.. 지금 류건우를 찾아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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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했던 시절의 짧은 연정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음 그냥, 류건우는 수십 번 반복된 회귀 중 유일하게 청려의 행동 여부와 관계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난 특이점이었으니까.. 이번 회차에서 류건우가 진짜 실존하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아직도 류건우를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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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깨달은 순간 위기감이 덜컥 덮쳤음 류건우를 좋아한다니,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멤버의 열애설 때문에 재시작하게 된 게 몇 번이더라 오점 하나 없는 커리어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건데
그게 하필이면 류건우여선 안 되는 건데
삽시간에 내숭떨던 것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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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굳어서 덜그럭거리다가 급한 일이 생각났다며 일어서는 청려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류건우가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음

-신재현.
-...네, 형.
-가끔 힘들 때 연락하면... 들어는 줄게. 잘 가라.

류건우답지 않은 말이었음 본인도 해놓고 약간 내가 왜 그랬지 후회하는 기색이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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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타 맞은 티벳여우 얼굴을 하고 있는 류건우를 바라보며 청려는 순간적으로 멍해졌음 처음 만난 사람한테 하는 말이 아니라, 옛날 미숙하던 청려가 좋아하고 의지했던 류건우가 그 때의 청려한테 하는 말처럼 들려서, 그 말을 듣고 있는 것도 반복되는 죽음과 재시작에 지친 청려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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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게 어떤 저주 같은 삶이 닥친 건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어설프고 어린 청려 같아서
정말로 열아홉 살 어린애가 된 기분으로 청려는 겨우

-...네, 건우 형.

하고 대답했음
그날 이후 청려는 류건우를 좋아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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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생각이 깊어지면, 이미 수많은 재시작을 거치며 방해되는 것은 간단히 해치워버리고 수틀리면 재시작을 감행하던 비틀린 머릿속이, 류건우를 가두거나, 망가트리거나, 죽여버리는 시뮬레이션을 자꾸만 돌리게 되어서
일부러 생각이 깊어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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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류건우와 연락을 끊은 건 아니었음 그와 함께 있으면 시도때도없이 불쑥 치솟는 음습한 사고를 억누르느라 애써야했지만, 동시에 전에 없이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음 그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류건우는 청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지했던 사람이야 그를 잃은 후 한 번도 다른 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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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하거나 의지해본 적이 없었음 이제 류건우는 청려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청려의 비밀들을 공유하지도 못하는데, 마치 각인한 오리새끼처럼 류건우 앞에만 서면 꼭 2회차의 어린 청려가 되는 기분인 거야
븨틱 다른 멤버들도 건우(=청려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친한 형)의 존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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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챌 정도로 건우와의 연락은 띄엄띄엄이지만 꾸준히 이어졌고, 그 때마다 눈에 띄게 유순해지거나(가끔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로워지기도 했지만) 편안해 보이곤 했음
그러는 사이 브이틱은 무서운 기세로 팬덤을 키워나갔고 순식간에 1군 아이돌 대열에 합류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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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려는 건우가 데팔을 하는 걸 알았을 때, 건우가 과연 언제쯤 븨틱을 찍으러 올까 궁금해했음 청려 입장에서 류건우는 관객석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보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더 당연한 사람이지만, 어쨌든 류건우의 실용적인 성격을 생각해봤을 때 데팔을 한다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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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팔리는' 아이돌만 찍을 거란 말임 근데 청려와의 관계 때문인지, 븨틱의 활동에 류건우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는 일은 없었음 이제 명실상부 1군 아이돌이 된 후에도 여전히.
관객석에 있는 류건우를 볼 때 어떤 기분이 들지 짐작할 수 없는 것과 별개로 류건우가 븨틱을, 청려를 찍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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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괜히 속이 뒤틀린 청려가 어느날 건우랑 통화하다가 대뜸 물어봤으면 좋겠다

-왜 우리 찍으러 안 와요? 브이틱은 아직 형한테 좋은 피사체가 아닌가?
-...아니, 그냥 그런 데 갈 시간이 없는 건데.
-거짓말. 저번엔 OOO(다른 그룹) 찍으러 방송국 왔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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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 줄 몰랐는지 조금 당황한 듯 대답이 없는 류건우한테

-좋은 사진 찍게 해줄게요. 형 오면 형 카메라만 볼 거야.

세상에 어떤 아이돌이 데팔한테 보통 팬들 개인촬영 금지된 스케줄에 대놓고 사진 찍으러 오라고 말하고 그러냐... 류건우 황당해서 자기는 촬영 가능한 스케줄만 찍는다고(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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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끊었는데... 그걸로 청려가 자기를 곤경에 처하게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사랑 아닌가? 약간 의심해봄... <<

아무튼 류건우는 꿋꿋하게 븨틱은 찍지 않으려고 했는데 븨틱 너무 유명해지면서 이제 의뢰도 많이 들어오고 다른 사진 찍으러 가도 븨틱을 피할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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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던 류건우 걍 데팔 그만둬버림 어차피 이제 대학 졸업할 때도 다 됐고, 본격적으로 공시 준비할 예정이고... 청려가 건우 데팔 하는 거 다 아는 걸 눈치챘지만 그렇다고 그 앞에서 진짜 뻔뻔하게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았음 양심의 가책 그런 건 아니었고 어차피 청려도 그런 거 신경 안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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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청려의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이상해서
어쩌면 진짜 찍으러 갔어도 그 사진은 팔지 못했을 거라는 예감이 어렴풋 들기도 했음
아무튼 1군아이돌 븨틱리더 청려와 전직 데팔 현직 공시생 류건우의 인연은 꾸준히 이어졌는데....
어느날 븨틱에 문제가 터짐 멘보가 사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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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메인보컬..... 거의 매번 데뷔할 때마다 다른 놈을 앉혔는데, 거의 매번 메인보컬이 문제를 일으켰어 이번에는 그래도 지난 몇 번의 회차 동안 문제 일으킨 적 없는 얌전한 놈이라고 생각하고 앉혀놓은 놈인데 지난 회차에서는 친 적이 없는 사고를 쳐버림 대충 음주운전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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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차 정말 괜찮았단 말야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아낸 재시작 분기점도 거의 다 피해가고 있었고, 무엇보다 류건우가 있었고.... 절대 이번 회차를 망치지 않고 살아남고 싶어서 지난 몇 번의 생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다가 이번에는 진짜 독기를 품고 아등바등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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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몇번 와봤던 버려진 건물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청려는 도심의 야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음 머릿속엔 그동안 꾹꾹 억눌러왔던 온갖 부정적인 충동과 혼란스러운 생각이 마구잡이로 뒤엉켰음 뛰어내릴 생각을 하는 사람의 얼굴치고는 지나치게 평온한 낯이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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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됐지? 이 짓을 또 해야 하다니, 대체 언제쯤 끝나지? 메인보컬 개새끼, 얌전한 놈인 줄 알았는데 통제를 벗어났어, 아, 뛰어내리기 전에 그 새끼부터 죽일걸, 다음 회차에는 아예 연예계에 발도 못 붙이게 밟아버려야... 이번엔 대상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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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가 기억하는 미래는 다음해까지였으니, 이번엔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었는데.... 아니, 마지막이 존재하기는 할까? 아무리 성공해봐야 영원히 죽지거 못하고 재시작을 반복하게 되는 건 아닌가? 아니다, 분명 끝은 있을 거고 그건 분명 처음 회귀했던 시점일 거다, 그 때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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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무심코, 청려는 습관처럼 전화번호를 눌렀음 여전히 폰에 저장해두지 않은 번호... 재시작을 앞두고 분노와 무력함으로 기억은 뒤죽박죽이었음 그래서 청려는 통화 버튼을 누르면서 '없는 번호입니다' 하는 익숙한 안내음을 무심코 기대했어 항상 의식처럼 그 소리를 들은 후 재시작을 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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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으니까... 그런데 기대했던 소리 대신 신호음이 가는 거임 다른 벨소리 설정을 해두지 않은 기본 신호음을 듣는 순간 약간의 패닉 상태였던 청려는 갑자기 정신을 차림
류건우가 전화를 받았음

-신재현, 너 괜찮아?

멘보의 음주운전 사고는 이미 여기저기 보도되었으니 류건우도 소식을 들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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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청려는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게 울컥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낌 꼭 투정부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튀어나왔음

-아니. 안 괜찮네요.
-...어디야. 술 한 잔 할래?
-아뇨. 그럴 시간은 없을 것 같아요.

청려는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봤음 10층 이상, 떨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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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이 죽을 수 있겠지 이미 몇 번 성공했던 자리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목소리는 평온하게 흘러나왔음

-멀리 갈 예정이거든요. 이건, 음, 마지막 인사랄까.
-...야. 너 어디야.
-아닌가. 어쩌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다음에도 형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신재현. 너 어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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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 형, 류건우 씨. 난 다시 시작할 거예요. 괜찮아요. 처음이 아니니까.

아마 류건우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 청려는 그동안 자신이 실패한 이후의 세계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음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 하기도 했고. 그런데 문득 이런 말을 남기고 떠나면 남겨진 류건우가 무슨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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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지 궁금해졌음 미쳤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이런 정신나간 소리를 믿어줄까? 하하, 그럴 리가 없지. 류건우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떠나버릴 사람의 무책임함으로, 청려는 제 비밀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임

-몇 번째더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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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횟수는 아니에요. 다 실패였죠. 말 잘 듣고 재능 있는 보컬을 찾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이번에도 결국 메인 보컬이 다 망쳤네요. 여기 오기 전에 죽이고 올 걸.

역시 류건우만한 메인보컬이 없는데. 고개를 들어 먼 야경을 바라보며 청려는 가볍게 중얼거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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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다 망쳤다는 건데. 그룹 멤버가 사고친 걸로 왜 네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지랄을 해? 어딘지나 빨리 말해.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감정을 억누르는 듯 조금 빨라진 목소리가 청려를 다그쳤음 거기에 대답하지 않고 청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이어갔음

-그래도 이번엔 진짜 성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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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었어요. 그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왜냐면 이번엔 당신이 있었으니까. ...지난 수십 번 동안 줄곧 찾지 못했는데, 이번엔 있었으니까.

수화기 너머로 류건우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게 들려왔음 달리기라도 하고 있는 건가 싶었음 청려는 짧게 웃고는

-아, 이번에 형을 좀 더 빨리 찾아서 데뷔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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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컬을 시켰어야 했는데. 형은 그 새끼처럼 사고를 치지도 않을 거고, 어정쩡한 실력으로 그룹 발목을 잡지도 않을 건데.

별로 대답 같은 걸 기대하지 않은 주저리에 가까웠음 친절하게 설명한 것도 아니었고 상대가 알아듣든 말든 제 할말만 토해내는 행위에 가까웠음 그런데 고작 그 몇 마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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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건우는 마치 뭔가를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씹어뱉는 거임

-신재현. 똑똑히 들어. 네 '다음 번'에 나는 없어.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
-네가 몇 번을 다시 시작하든 나는 없어. 내가 x발, 지금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말 안 쳐듣고 다시 시작이니 뭔지 해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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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 영원히.

말도 안 되는 협박이었음 그건 류건우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야 청려가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 발버둥쳐도 미션에 실패하면 강제로 회귀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협박에 정말로 가슴이 선득해져서, 청려는 입술을 꾹 깨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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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생각을 하면서도 평온했던 얼굴이 저도 모르게 일그러졌음 류건우가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류건우가 없다고 해서 다음 회차의 미션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 반박을 하려고 했는데 목이 메인 것처럼 목소리가 쉽게 나오지 않았음 한참만에 청려는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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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마음대로 그게 돼?

하고 내뱉었는데, 목소리는 형편없이 갈라지고 떨리고 있었음
그에 비해 류건우의 목소리는, 호흡이 다소 거칠어지기는 했지만, 확신에 차서 단호했음

-어. 전에도 나 못찾았다며? 네가 x발 이딴 식으로 좆같이 내말을 안 들었으니까 네 앞에 안 나타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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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x발 마지막 기회였고, 이번에도 네가 나 배신하면, 너 영원히 나 못 만나.

되는대로 지껄이는 소리가 분명했음 류건우에게는 분명 지난 생의 기억이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류건우를 잃어버렸던 지난 수십 번의 삶이, 그리고 흔들림 없는 류건우의 목소리가, 정말로 류건우에게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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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더라?

'개자식, 나 두고 먼저 죽으면 너 용서 안 해. 다시는 안 볼 거야. 너, 너 나 좋아하잖아. 날 좋아했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어린애처럼 두서없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아마 죽어가는 청려를 발견한 당시의 류건우도 제정신이 아니었겠지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고 짐작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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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언급하지 않던 관계였음 같은 그룹 안에서의 연애를 시작하기엔 둘 모두 너무 신중했고, 또 아이돌이라는 일에 그 누구보다 진지했어서
그래서 류건우의 입에서 '날 좋아했잖아'라는 말이 나왔을 때, 청려는 죽어가는 가운데서도 웃음이 나왔음
하지만 정작, 청려는 끝까지 솔직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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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실패 앞에 마음의 여유가 더 없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결국 마지막으로 솔직해질 수 있었던 순간에 뭐라고 말했었냐면,

아니, 당신이 착각했어.
다음 기회가 있다면, 절대 당신이랑 같이 데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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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만날 류건우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아니, 어쩌면 스스로 상처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 마지막 순간 남겨질 류건우에게 상처를 줬었다는 사실을 청려는 불현듯, 처음으로 깨달음
그는 항상 남겨진 것은 돌아보지 않고 비정하게 외면하며 다음, 다음만 보고 달리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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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의 류건우가 어떤 기분일지 전혀 헤아리지 못했음 뒤를 돌아보기엔 청려가 처했던 상황이 너무 가혹했지만, 류건우의 입장에선 그거야말로 헤아려줄 필요 없는 청려의 사정이고, 핑계였음

아, 내가 그 때 당신을 배신했었구나
아마 그래서 그동안 그 오랜 세월 동안 당신을 볼 수 없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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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건우의 협박은 정말 당장 청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으려고 되는대로 주워섬긴 말에 불과했지만, 청려는 이제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음
청려는 옥상 난간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감싸 안고, 어깨를 떨었음 그런 협박 누가 무서워할 줄 알고, 하고 반박하기엔, 정말로 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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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내리는 건 하나도 겁나지 않는데, 그 다음에 류건우를 영영 볼 수 없을 거라는 건 정말로 겁이나서, 청려는 입술을 꾹 깨물었음

-...건우 형.

물기 묻은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음

-나 좋아해요?

맥락 없는 어린애 같은 물음에 대답은 거의 망설임 없이 돌아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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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러니까 지금 어디 있는지 당장 말해, 이 미친 새끼야.

하하...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소리가 잇새로 새어나왔음 류건우가 준 마지막 기회 앞에서도 먼저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비겁하게 확신을 먼저 얻으려는 자신이 우스웠고, 그와 동시에 단호한 류건우의 목소리가 기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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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빌딩.... 옥상은, 조금 춥네요. 아직 가을인데...
-지금 간다.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 이상한 짓 하면...
-안 해. 당신 협박이 무서워서.
-...전화 끊지 마. 가는 동안 계속 통화해. 15분이면 도착하니까...
-나도 좋아해요.

툭 내뱉은 말에 류건우의 목소리가 뚝 멎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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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별 거 아닌 말인데, 왜 그렇게 입밖으로 내뱉기 무서웠을까
하지만 아무리 류건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무서워도, 그를 영영 볼 수 없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음
말이 없는 상대를 향해 청려는 다시 한 번 말함

-좋아해요, 건우 형. 그러니까... 빨리 와요.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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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류건우 뛰어와서 아직도 난간에 걸터앉아있는 신재현 멱살 쥐고 끌어내리고 한대 때리기도 하고 정신 못 차린 신재현 얻어맞은 주제에 눈물범벅으로 웃으면서 키스 갈겼다가 한 대 더 얻어맞고 그러면 좋겠네
그러고 나서 안전하고 따뜻한 건우 차 안에 탄 다음에야 길고 긴 대화의 시간을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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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류건우가 이전이 어쩌고 다음이 어쩌고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고 생각 안 하고 그냥 위기를 모면하려고 장단 맞춰준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진짜 진지하게 청려 말을 믿어주려고 해서 (대놓고 솔직히 개소리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일단 믿어주겠다고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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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네 말이니까 믿는다 하는 말보다 훨씬 신뢰가 갔음) 조금 당황하기도 하고 (류건우: 니가 말해놓고 왜 믿는다는 소리에 당황하냐?)
이번에 대상 못 타면 죽는데 멘보가 사고쳐서 논란 일고 활동도 어려워지고 가망이 없어서 그냥 뛰어내리고 다음 기회 노리려고 했다는 말에 빡친 류건우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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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 더 얻어맞기도 하고
가망이 없기는 왜 없냐, 어떻게든 대상 탈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봐야지
하면서 곰곰이 생각하던 류건우가 아주 러프하지만 꽤 그럴듯하고 희망적인 뭔가의 방법을 내놔서 어.....? 하고 얼빠진 얼굴 했다가 한 대 더 얻어맞고( 신청려가 멍청한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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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눈엔 안 보이고 제3자 눈엔 길이 보이는 그런 느낌이었음)
아무튼 천재계략가 류건우와 nn회 회귀한 고인물 신청려 머리를 맞대니 뭔가 방법이 생기기는 했음 그렇게 이케저케 어쩌구저쩌구 해서 대상 받는 거 성공했으면 좋겠다 왜 얼레벌레 마무리하고 있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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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은 이런 구구절절을 쓰려고 했던 게 아니라 신청려 일반인남친 류건우와의 염병천병을 보고싶어서 시작한 썰이었거든요 서사충이 또 저질러서 이 꼬라지가 되었는데....... 아무튼 위기 넘기고 다급한 상황 다 지나가고 불현듯 이제 기억하고 있는 마지막 미래의 시간을 지나쳤음을 깨달았을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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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염병커플 되어있는 엋건이 보고 싶다고요
청려는 그동안의 일들을 류건우한테 거의 다 털어놨는데, 덕분에 류건우는 보다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에서 청려의 상황을 진단할 수 있었음 그래서 자기가 기억하는 미래가 끝났는데도 다시 뭔가 미션을 달성하지 못하면 돌아가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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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지 못하는 청려를 '그동안 네가 알게 된 이러이러한 정보와 이러이러한 일들을 근거로 할 때 너 더 이상 못 돌아가.' 하고 단호하게 붙잡아주는 류건우 보고싶고
서로 좋아한다는 걸 고백하고 사귀기 시작해도 류건우라는 인간이 워낙 건조하고 담백한 성격이라서 막 유난 떨지는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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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들이 보면 꿀 떨어지는......
사고친 멘보 탈퇴하고 남은 븨틱 멤버들은 오히려 대중의 동정을 얻는 형태로 깔끔하게 손절 성공해서 븨틱 4인조로 활동하는데 이제 븨틱 음방 같은 데 류건우 종종 오기 시작하면서 애들이랑 얼굴 텄으면 좋겠다 아...! 그동안 청려 형이 숙소나 대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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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듣는 목소리로 통화하곤 하던 '건우 형'이 바로 이 사람....!! 멘보 사고쳤을 때 청려가 정확히 뭘 하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멘탈 위태로웠고 그 때 건우가 잡아줬다는 것 정도까지는 알고 있는 븨틱 애기들 첫만남부터 건우에 대한 호감도 하늘을 찌르는 상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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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다만 눈치가 좀 없어서..... 신청려 류건우 안 좋아한다고 부정하는 거에 이제 약간 트라우마 생겨서 누가 보든 말든 아주 대놓고 류건우 사랑하는 티 팍팍 내서 오히려 류건우 쪽에서 '이 새끼 열애설 안 무섭나?' 걱정할 정도인데도 사귀는 거 눈치 못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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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류건우 노래 녹음해서 벨소리 설정해놓는 신청려
노래해달라고 진짜 노래를 불러대는 연하남친땜에 결국 류건우 별보라 불러주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녹음까지 하게 해달라고 한 번 더 떼썼음 신청려 유치하게 굴면 건우가 약해지는 거 다 파악한지 오래임
보컬트레이닝같은 거 받아본 적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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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류건우의 노래 분명히 븨틱메보였던 류건우에 비하면 떨어지는 건 맞는데 음색이나 기본 실력은 어디 가는 게 아니라서 사랑의 콩깍지()를 빼고 들어도 어? 잘부르네? 누구지? 할 정도는 됨 신청려 그거 너무 맘에 든 나머지 아예 건우 전용 벨소리 설정까지 해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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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건우 노래 젤 많이 듣는 사람: 븨틱 멤버들 및 가까운 스탭들
빡치는 사람: 류건우
이유: 청려가 건우 노래소리 듣는 거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전화 오면 꼭 바로 안 받고 하이라이트구간까지 넘어간 다음에 받음 그래서 맨날 전화 받는 시간 똑같음 1분 5초 넘어가면 딸깍

🔨네, 형.
📷(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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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건우가 자주 노래 불러주기로 타협한 끝에 벨소리 바꿈 대신 이번엔 컬러링으로 설정해버리는바람에 류건우전용도 아니고 그냥 청려한테 전화 거는 모든 사람이 건우 목소리 듣게 생긴

📷혹시 공개연애가 하고 싶은 거냐?
🔨아뇨. 그러면 건우 형한테 민폐가 되잖아요.
📷(근데 왜 광고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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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긴다 청려 꾸준히 벨소리랑 컬러링으로 건우 노래 주변에 뿌려댄() 덕분에 연예계에 소문 퍼짐 브이틱 청려가 아끼는 무명가수 있나봐 레티 연습생이라던데 아니 인디 싱어래 곧 앨범 낸다던데 음색이 미쳤다더라 앨범 나오면 사야지

🔨형, 데뷔하셔야겠는데요.(웃음터짐)
📷(주먹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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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브이틱 메인보컬 안 할래요? 마침 자리 비었는데.
📷공무원 겸직 금지다. (공시 붙음)
🔨아까운데... (미련)
📷애초에 너만 들으라고 녹음 허락해준 걸 왜 남들한테 다 들려주냐고.
🔨...지금 그거 청혼 뭐 그런 건가?
📷(어이없어서 웃음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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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는 안 하지만 청려 소장용으로 몇곡 더 녹음해주면 좋겠네 이거야말로 진짜 청려 혼자 들음 근데 한 번쯤 멤버들한테는 들킴 물론 두 번은 없음
그 다음부터 딱 한 번 스쳐지나간 개쩌는보컬을 잊지 못한 채율신오주단도 건우 보면 건우형, 진짜 가수 할 생각 없어요?(올망졸망 쫄래쫄래) 쫓아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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엋건 커플템도 챙기고 럽스타도 야무지게 함 절대 그런 거 챙길 거 같지 않은 성격의 둘이 만나서 아주 한쪽이 일반인이고 남남이니까 들킬 리 없다는 안일한 마인드로 커플이 한다는 거 다 함 어? 근데 데한민국은 인스타 아니고 인하트니까 럽하트겠네 암튼 비공개계정으로 알차게 럽하트하는 엋건
99
메보 사고쳤던 그 날까지 류건우 번호 저장도 안 하고 번호 외우고 살던 청려도 사귀고 나서부터는 아무리 그래도 저장을 안 할 수 없어서 건우형 이렇게 건조하게 번호 저장해놨는데 정작 건우 폰에다가는 자기 이름 사랑하는애인 이런 식으로 몰래 바꿔놔서 청려 전화받고 얼탱터지는 류건우(ㅋㅋ
100
전화 받고 류건우 첫마디

📷왜, 사랑하는 애인아. (무덤덤)

이래서 자기가 이름 바꿔놓은 것도 잠깐 까먹었던 청려 멈칫하다가 진짜 빵터져서 한참 웃어댐

📷사랑하는 애인아.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야지. (무덤덤)
🔨(숨넘어가는 중)
101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음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기분으로 청려는 가까스로 중얼거렸음

-...배신, 이라고.

재현아, 신재현! 하고 제 이름을 부르던 어떤 절박한 얼굴이 떠올랐음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브이틱 류건우의 마지막 얼굴... 그 때 류건우가 뭐라고
102
엋건 커플템 진짜 매우 많이 맞춰서 그냥 일상에도 쓰고 다니는데 덕분에 류건우 직장 내 여성들 사이에서 숨은 티카 혹은 청려악개 아니냐고 수군수군 소문 돌아다님 류건우가 간과한 것.... 1군 탑 아이돌 븨틱은 상상 이상으로 유명했고 청려가 자주 쓰는 템을 몰라보는 티카는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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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류건우 생긴 게 류건우다보니(?)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알게모르게 받고 있단 말임 일반인이니까 상관없지 않나? 라고 하기엔 너무나 주목 받는 사람이었다
티 하나도 안 내고 어디 말한 적도 없는데도 애지중지하는 애인 있는 거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임
그게 청려인 줄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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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다시 달기.... 2편부터는 굳이 여기 안 달고 인용트 타래만 이을 예정.....


@foryour_siawase
💫🐶@foryour_siawase
청려건우/엋건 :: 지금 거신 번호는…… (1) posty.pe/588tcy

브이틱 류건우 > 청려 일반인 남친 류건우
인용썰 기반이긴 한데 썰에 없던 내용이 태반이라 그냥 다른 소설 취급해도 됩니다()
아까 올린 트윗 너무 불친절한 혼잣말이라 다시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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