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문대른, 논컾 대체 왜 넥타르는 일회용인건데. 박문대는 입속으로 욕설을 웅얼거리면서 턱밑으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대체 왜 넥타르는 일회용인건데.
박문대는 입속으로 욕설을 웅얼거리면서 턱밑으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렇게 개고생해서 S급 특성 얻어봤자 이제와선 아무 소용 없었다. 겨우 세 곡 연달아 했다고 이꼴이라니.
"문대야, 조금 쉬었다 할까?"
"아니, 너 안 괜찮아. 당장 쉬자. 재활치료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래."
보다못한 이세진이 박문대를 달랑 안아들어 연습실 구석에 앉혔다. 반항이래봐야 대단찮은 바르작거림이 전부였다. 그정도 죽을 맛이었다.
"진짜 괜찮으니까, 계속 합시다. 일정 여유 없잖아요."
"...정 그러면 문대는 다음 곡부터 들어오는 걸로 하자."
류청우가 상황을 정리하자 이세진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연습에 합류했다. 다시 연습실에 AR이 울렸다. 볼륨이 너무 커서 그런가, 속이 울렁거리는 것도 같았다. 박문대는 벽에 기대 천천히 주저앉으며 심호흡했다. 괜찮아, 괜찮아...
*
지긋지긋한 소독약 냄새에 코끝이 찡그려졌다. 박문대는 무거운 눈꺼풀을 깜빡이며 익숙한 병실을 훑어봤다. 손등에 U자형으로 고정된 링거줄이 보였다. 더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뜨개질 하던 선아현이 있었다.
선아현은 박문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뜨개질거리를 내팽개치고 벌떡 일어났다. 너스콜을 누르는 손끝이 벌벌 경련하고 있었다.
"큼, 지금, 몇 시야?"
"세 시..."
세 시? 새벽치곤 어쩐지 밝은데.
"너, 너... 하루 꼬박, 잠들었어."
선아현은 병원이 지긋지긋하지 않았다. 끔찍하다고 느낄 뿐이다.
*
"시, 싫어. 여기 있다가, 같이 갈래."
"무슨 고집이야. 나 멀쩡하다고 얘기 다 들었잖아."
"모르는 사람이랑, 두, 둘만 놔두기 싫어."
"모르는 사람 아니고 새 매니저... 아니, 됐다. 너 하고 싶은대로 해."
박문대는 어쩐지 자신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선아현에게 져주기로 했다. 애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한 회사에 열이 뻗쳤다. 차에 키 꽂아두고 자리 비운 그 매니저 대신 전담팀에서 새로 뽑았다는 매니저는 아직도 애들과 서먹한 사이였다.
"형! 밥 먹었어요? 과자도 먹어요!"
"무, 문대 아직..."
"괜찮아. 이리 하나 줘봐."
박문대는 손바닥 반만한 파이 과자를 하나 뜯었다. 지난번에 입원해 있을 동안 병원 원목 수녀님과 친해진 거 같더라니, 이젠 종종 간식도 받아왔다. 차유진이 옆에서 영어로 열심히 종알거렸다.
"아, 의료보험 때문에 병원도 골라가기 힘들지, 참. 근데 너 바쁘신 분 붙잡고 너무 귀찮게 해드리는 거 아냐?"
차유진이 열렬하게 해명하든 말든 박문대는 과자 한 귀퉁이를 베어물었다. 천천히 씹으면 그래도 삼킬 만 했다. 병실 안이 과자 부스러기와 수다소리로 소란스러워질 무렵에도 선아현은 입을 꾹 다물고 앉아있었다.
박문대는 수술과 회복 이후로 떨어진 체력 탓에 잠이 얕아졌다. 바쿠스에 그동안 이정도로 의존해왔나, 스스로 놀랄 만큼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 몸은 피곤한데 깊게 잠들지 못하니 죽을 맛이었다.
박문대는 선아현이 다시 고개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선아현이 침대를 짚고 일어나는 순간에 그 손목을 붙들었다. 반짝 뜨인 눈은 예쁜 갈색 홍채를 곧게 응시했다.
박문대가 선아현의 손을 쥔 그대로 잡아당겼다. 다시 주저앉은 선아현은 손바닥 너머로 얇은 천의 감촉과 고동을 느꼈다.
"다음부턴 그냥 나를 깨워. 깨우고 잘 확인해."
선아현이 손을 홱 빼냈다. 화가 난 건지 부끄러운 건지 얼굴이 빨갰다.
"나, 난, 불안하지 않아. 그런 적, 없어."
"그럼 왜 자꾸 이래? 낮에도 내내 지켜보잖아. 그럴 필요 없는데. 내가 애도 아니고."
"문대 너, 너는 모르겠지만, 수술한 다음부터, 체력 많이 떨어졌어."
"스케줄 지장 갈 정돈 아니야."
"그렇게 안 힘들었어. 기절한 것도 아니잖아."
"넌 항상, 항상 네가 무슨 상태인지도 잘 몰라!"
저도 모르게 소리친 선아현이 다른 멤버가 깰까 방문을 흘끔거리며 목소릴 낮췄다.
아무 쓸모도, 없었어...
선아현이 박문대의 옷자락도 아닌 침대 시트를 꼭 움켜쥐었다. 자신이 쓸모 없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는 눈치였다. 박문대는 모든 게 의아했다.
다시 상태창을 불러봐도 특별한 이상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트 위로 맑은 눈물이 떨어졌다.
"...내가 연습실에서 쓰러진 건 사실 따지자면 나 때문이지. 프로 주제에 컨디션 관리가 엉망이었으니까."
"아니면 청우 형 때문인가? 그 형 말대로 한 곡 쉬고 다음 곡에 들어가려고 했다가 쓰러진 거잖아. 청우 형이 날 더 쉬게 했으면 그럴 일이 없었을까?"
"그, 그건 모르는 일이야... 두, 둘 다 아무 잘못 없어."
"그래, 아무 잘못 없어."
"그날 네가 나보다 앞자리에 탄 것도 마찬가지야."
갈대 빛깔 눈이 흔들렸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었어. 그냥... 사고였지. 사고는 늘 그렇게 일어나."
"나도 내가 끔찍하게 싫었어. 그날 부모님 따라 가족여행에 갈 걸, 가서 다치기라도 했으면, 아니 차라리 그냥 내가 죽어버렸더래도, 두 분은 여전히 살아계셨을 텐데. 그런데 나는 왜 살아있는 거지? 아무 것도 못했고, 아무 것도 몰랐으면서."
"그런데 이젠 그런 생각 안 해. 난 그때 중학생이었고, 그 자리에 없었으니까. 내 통제 밖에서도 사고는 늘 벌어지니까.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그냥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야."
"그럼 너한테도 시간을 좀 줘."
박문대가 자신의 소매를 끌어당겨 선아현의 뺨을 훔쳐줬다.
"오래 걸려도 괜찮아. 나도 그랬어."
선아현은 조용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제야 하염 없이 샘솟던 눈물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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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문대/논컾/새로 생긴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