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큰세문대 모처럼 스케줄 없는 주말이었다. 박문대는 오랜만에 소파에서 뒹굴거리던 이세진을 붙잡고 갑자기 이상한 소릴...

모처럼 스케줄 없는 주말이었다. 박문대는 오랜만에 소파에서 뒹굴거리던 이세진을 붙잡고 갑자기 이상한 소릴 했다.
"나 유언 공증 받으러 갈 건데 같이 가주라."
뭐? 이세진은 순간 제 귀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안타깝게도 이세진의 청각은 지극히 건강했다.
"...갑자기 공증은 왜."
"이상한 생각하는 거 아니니까 눈깔...아니, 시선 좀 곱게보내 주면 참 고맙겠다, 세진아."
"너 어디 아프냐?"
"안 아파. 됐으니까 빨리 옷 대충 입어. 나가는 김에 돈가스 사줄게."
"난 상속인이 따로 없잖아. 무연고자 잔여재산은 죽으면 국가에 귀속되는데, 뼈빠지게 고생해서 번 돈 나라에 그냥 다 주긴 싫어. 그래서 그래."
박문대는 조금 피곤해보였다. 생각해보니 얘도 어지간히 부탁할 사람이 없었겠구나, 싶어 이세진은 옷을 챙겨입었다. 솔직히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당장에 눈앞의 이 마른 애가 스무 살에 무슨 선택을 했었는지 아니까.
"사람 일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이런 건 미리미리 해 놔야 안 억울하지."
"...그러냐."
대꾸는 그게 전부였다. 창가에 턱을 괴고 도로를 바라보는 박문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애가 하는 말엔 늘
공증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서는 모든 일이 일사천리였다. 어떻게 소개 받은 변호사인지, 그는 꽤 젊고 유명한 사람이 눈앞에서 유언을 읊어도
그래, 박문대는 자기가 처리하기로 한 일이면 뭐든 철두철미한 녀석이었다. 회사에 올릴 기안문 쓸 때부터 알아봤지만, 설마 공증 한 번 받자고 판례까지 찾아봤을
"네, 그럼 마지막으로 유언 내용 확인하겠습니다."
변호사는 무덤덤하게 박문대의 말을 다시 한 번 낭독했다. 유언은 심플했다.
"네, 그럼 이걸로 절차 모두 끝나셨구요. 수수료 결제는 저쪽에서 부탁드립니다."
공증 수수료는 공증가액에 비례해 커지는데, 제한선이 삼백만원이었다. 박문대는 일시불로 카드를 긁어놓고는
그렇게 사무실을 나오고 난 다음엔 정말로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브레이크 타임 직후여서 그런지 다행히 작은 가게엔 사람이 없었다.
"먹고 싶은 걸로 다 시켜."
"문대 너... 여기서 제일 비싼 메뉴가 이만 원인 건 알지?"
"여기 숨은 맛집이라더라."
"그래서 안 시켜?"
"아니아니~ 말이 그렇단 거지! 난 치즈돈가스에 미니우동 세트. 아, 여기 음료수도 파네. 아깝네, 문대가 좋아하는 골드메달은 없다~"
이세진은 실없는 소리나 하다가 직원을 불러 주문했다.
직원은 한 번 주문을 확인해주더니 우리가 떠난 후에 SNS에 올려도 되냐며 물었다. 이세진은 흔쾌히 사진까지 찍어주었다. 당연히 사진 찍어준 사람은 박문대였다.
얼마 후에 나온 치즈돈가스는 과연 맛집답게 부드럽고 괜찮았다. 둘은 시답잖은 얘기를 나누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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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큰세문대/돈가스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