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그런 사실을 아시나요... 애인이 입었던 티셔츠를 입고 자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마찬가지로 이...

애인이 입었던 티셔츠를 입고 자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마찬가지로 이 연구 결과를 전해 들은 청려문대도 슬금슬금 실행에 옮김.
둘 중에서는 역시 박문대가 먼저 알았을 것 같지.
온갖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이 사실을 접한 박문대.
💫: 후배님.
🐶: 왜.
💫: 갑자기 내 상의를 왜 벗기는지 물어봐도 될까.
🐶: 아.
별로 큰 반항을 하지 않고 순순히 옷을 벗어주던 신재현의 물음에,
박문대는 옷 밑으로 드러난 신재현의 탄탄한 몸을 스윽 스캔했음.
🐶: 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라.
🐶: 됐고. 머리 좀 빼 봐. ...옳지.
애인이 자신한테 관심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신재현은 본체만체.
신재현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빼앗은 박문대는, 입고 있던 후드티를 냅다 벗어 던지고 상의를 갈아입었음.
가볍게 한숨을 내쉬곤 제 옷을 걸쳐 팡파짐해진 박문대를 뒤에서 끌어안았음.
💫: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우리 후배님이.
🐶: 그냥 좀. 아, 나 바지 좀 빌려줘라.
💫: 상의도 새 거 달라고 해도 되는데.
🐶: 이게 좋아.
결국 신재현에게 잡혀서 뽀뽀 스물다섯 번 주고 받은 뒤에야 풀려난 박문대.
신재현한테 바지도 빌려입어서 헐렁헐렁 오버핏의 편한 복장 됨.
🐶: ...너 입은 상의. 내가 입은 바지랑 세트 아니냐?
🐶: 무슨 패션이냐 이거.
💫: 상의 하의 나눠 입은 패션?
무슨 상의랑 하의를 둘이서 이딴 식으로 나눠입냐고 한 소리 하려던 박문대.
자기가 빼앗아 입어서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는 걸 깨닫고 관두다.
그리고 박문대는 그대로 신재현 손 잡아 끌고 들어가서 애인을 품에 안고 잠듦.
원래 박문대는 잘 자지 않나? 할 수 있는데,
안 그래도 업계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머리도 복잡한데, 괜히 신재현하고 공포 영화 보고 그래서 더 잠을 설쳤단 말이지.
근데 신재현 옷도 뺏어 입고, 신재현도 꼭 안고 자니까 진짜 기절 잠을 할 수 있었던거지.
그래서 박문대는 숙소로 돌아가면서 그날 신재현이 입었던 옷을 또 빼앗아감. (💫: ^^?)
숙소에서 혼자 잘 때도 신재현 냄새 빠질 때까지 신재현 옷을 애용한 결과,
정말로 효과가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음.
신재현이 숙면에 도움이 되다니.
💫: 선물이에요? 내가 잘 입는 색상은 아닌데.
🐶: 누가 준대? 내 거거든.
💫: 그러면?
🐶: 입어.
여느 때처럼 의중을 알 수 없는 박문대의 말에 고개를 기울인 신재현.
오늘따라 곤란한 미소만 지으며 박문대를 내려다 보기만 했음.
🐶: 왜, 신재현. 불만이라도 있냐.
💫: 아뇨, 그건 아닌데.
제 몸에 박문대의 후드티를 맞춰 본 신재현이 말을 덧붙였음.
💫: 안 맞을 것 같아서.
🐶: 그렇네.
잠시 제 평생의 라이벌인 신재현의 피지컬을 향해 세모눈을 떴던 박문대지만,
애인인 신재현의 피지컬이 좋은 건 제게도 나쁜 일은 아니라 금방 그런 시선을 거두었음.
솔직히 신재현의 몸은 취향이기도 했고.
아무튼 그렇게 신재현에게 제 옷 입히기에 실패한 박문대.
숙소에서도, 신재현 집에 머무를 때도.
박문대는 자기보다는 신재현에게 맞을 것 같은 큰 사이즈의 티셔츠만 골라 입기 시작한 것이었음.
그것도 평소 잘 입던 후드티 말고 티셔츠로.
원래도 딱 맞는 옷보다는 넉넉한 사이즈를
💫: 후배님. 혹시 나랑 슬슬 살림 합치고 싶어요?
🐶: 아니? 테스타 16489703년 더 해먹을 건데.
💫: 하하, 그건 나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 그럼 왜 나를 꼬실까?
🐶: 무슨 소리야.
가벼운 턱 짓으로 박문대가 입고 있는 옷을 가리킨 신재현이 미소 지었음.
눈치 빠른 새끼... 눈대중으로 제 사이즈를 알아본 신재현에게 질린다는 감정 대신 자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박문대였음.
나도 갈 데까지 갔군.
속으로 가볍게 혀를 찬 박문대.
💫: 곧잘 입던 후드티가 아니라 티셔츠만 입는 것도 그렇고...
🐶: 불편하다며, 후드티.
💫: 음?
🐶: 네가.
가볍게 고개를 까딱거린 박문대를 가만히 보던 신재현이,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숨기지 않고 턱을 괴었음.
💫: 아. 역시 나한테 주려는 거구나.
💫: 직접 들어야 더 기쁜 말도 있잖아요.
박문대가 아니라 브이틱이, 브이틱이 아니라 테스타가, 테스타가 아니라 테스타 할아버지가 와도 바로 알아볼 만큼 기분이 좋아 보이는 신재현이었음.
신재현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박문대의 손을 괜히 건드리며 물었음.
🐶: 신재현 너, 아직도 따로 잘 때는 잠 좀 설치는 거 같아서.
💫: 그렇긴 한데.
🐶: 애인이 입고 있던 옷 입으면 잠이 잘 온다길래. 약 말고 나한테 의지해 보라고.
💫: ... ...
눈을 두어 번 깜빡이는 신재현을 보며 픽 웃은 박문대가 덧붙임.
🐶: 왜. 새삼 반했냐.
💫: 그럼요. 내가 우리 후배님한테 안 반하는 순간이 있을까.
🐶: 고마우면 네 옷도 내놔라. 나도 좀 입자.
💫: ...역시 우리 살림 합칠래요?
🐶: 너 하는 거 봐서.
그 뒤로 둘은 같이 딱 붙어서 휴가를 보내고 나면,
또 다시 서로가 없는 몇 날 며칠의 밤을 보낼 때 너무 외롭지 말라고.
내가 안아줄 수 없는 밤에도 너무 나쁜 꿈은 꾸지 말라고.
언젠가, 매일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아침을 맞이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