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엋건 브이틱 홈마 류건우. 청려 시세에 홀려서 찍기 시작했다가, 그의 아이돌을 향한 열정에 냅다 입덕(부정기지만)해버린...

@xicesx
이스@xicesx
11 views Oct 02, 2026 ~13 min read
Advertisement
1
#엋건 브이틱 홈마 류건우. 청려 시세에 홀려서 찍기 시작했다가, 그의 아이돌을 향한 열정에 냅다 입덕(부정기지만)해버린 류건우가 어느 날 팬싸를 가게 되는데.
내가 진짜 이 돈을 팬싸 가려고 썼다고? 별로기만 해봐라. 다신 사진 안 찍...
긴 개뿔. 신재현에게 단단히 홀려 돌아오셨다.
2
입장하기 전부터 류건우는 살짝 후회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소녀들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시커먼 남정네가 우뚝 서 있으니, 어딜 가도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설마 벌써 말이 나오진 않았겠지.
커뮤니티며 SNS를 뒤져보는데,

[뭐야??]
팬싸에 남팬 옴
쁘틱남팬처음봄ㄹㅇ
3
- 구라 ㄴㄴ 스탭이겟지ㅋㅋ
ㄴ ㄹㅇ 아직 입장 안 햇잖아
- 원래 남팬 없어?
ㄴ 거의 없음
ㄴ 공방 때도 본 적 없어
-ㅇㄷ??
ㄴ ㅁㄹ 사라짐

내 위치는 왜 묻는 거야.
류건우가 카메라를 담은 묵직한 가방을 들고 자리를 옮겼다.
그 때문에 더 많이 목격되어버린 건 류건우의 패착이었다.
4
[남팬 홈마야??]
개큰가방 들고 있잖아 스탭 아닌 듯
- 어 혹시 모자랑 안경 쓴?
ㄴ ㅇㅇ

... 모자, 벗을까?
더는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화면을 껐다.
어느덧 입장할 즈음이 되어 줄을 섰다. 약간씩 들려오는 수근거림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길 빌며 류건우가 얌전히 제 번호가 쓰인 자리에 앉았다.
5
그리곤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내 들어 세팅했다. 류건우가 오늘 찍을 사람은, 당연히 청려였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찍기야 하겠지만 공들이는 맛이 나려면 역시 최애(아직 부정 중이다)를 찍어야지.
등장해서 인사하고 자리에 앉는 것까지, 열심히 셔터를 연사했다. 오늘도 변함없는 얼굴이군.
6
아니, 무대화장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이쪽이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번호가 불린 팬들이 제 앞에 앉자 신재현이 기다렸다는 듯 예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손깍지도 끼고, 써달라는 거 써주고, 요청하는 포즈도 어느 하나 거르지 않고 해내면서 손은 사인을 하고 다정한 대화를...
7
저거 아이돌 하려고 태어난 놈이지?
여태 청려는 인성논란 비스무리한 것도 난 적이 없다. 전날 늦게까지 스케줄을 하고 팬싸에 온 게 나중에 밝혀지고도 “그런 줄은 상상도 못한 텐션이었다, 애 일 좀 작작 시켜라”는 말만 돌았을 뿐.
마음에 드는 컷을 이래저래 건지고 나니 번호가 불렸다.
8
걸어나가던 류건우가 아차, 뒤를 돌아본다.
망할. 가방 안 들고 왔다. 하...
머리띠 집어다 써볼 때의 그 부끄러움을 다 견디고도 꿋꿋이 사와놓고 여기서 잊어버리냐.
스탭에게 말을 걸어봤으나, 갔다 올 수는 없단다. 뭐 이런 경우가.
와중에 차례는 점점 다가와서, 어느덧 바로 앞 순서까지 왔다.
9
그리고 앉자마자...

🍒 안... 헉! 안녕하세요! 우와, 남성 분은 처음 봬요!
📷 아, 안녕하세요.

햇살이 쏟아져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류건우의 취향인 얼굴을 브이틱에서 찾으라면 채율이었기에, 정말 바라보기만 해도 눈앞이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

🍒 어떻게 오셨어요??
📷 ? 앨범 사서요.
10
눈이 부셔서 평소보다 좀 딱딱하게 대답해버렸다. 채율이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해맑게 웃었다.

🍒 그렇죠... 아, 팬싸도 처음이에요? 아예?
📷 네.
🍒 아! 이름이 뭐예요?
📷 건우요. 류건우.

아, 미친. 닉네임으로 말했어야...

🍒 건우! 으응. 아, 저보다 동생이죠?
📷 아뇨. 저 나이 많아요.
11
🍒 헐, 거짓말!

팬서비스겠지.
제 얼굴을 과소평가한 류건우에게,

🍒 건우 형은 째율이 어디가 좋아요~?

훅 귀여움 어택이 들어왔다.
아, 본인도 말하고 부끄러워하네.

📷 얼굴이요.

류건우가 즉답을 내뱉었다. 물론 진심이었다. 채율이 꺄르르 웃었다.
그러다 류건우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12
📷 ... 그, 머리띠를 두고 와서.
🍒 아... 누나! 자리에 두고 오셨다는데. 갖고 오면 안 돼요...? 아, 안 돼요... 힝... 미안해요 형, 안 된대요... 다음엔 꼭 갖고 와요!

... 여기 올 돈 있으면요.
류건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음은 신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13
이미 채율에게 말한 이름, 신오에게도 마음 편하게 말해주고 나이도 깠다. 다행히 여긴 텐션이 좀 낮...

🍋 와, 왜 이렇게 잘생기셨어요? 형이 아이돌 하셔야 할 것 같아요.
📷 그럴 리가요.
🍋 진짠데... 저희 기획사 들어오실래요?

겠냐. 류건우가 웃으며 가볍게 넘겼다.

📷 신오가 더 잘생겼죠.
14
🍋 그걸 누가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말해요...

오늘 올라올 게시글 제목은,
신오 남팬형아한테 반한 듯
정도겠군.

🍋 아, 아까 채율이한테 두고 왔다고 한 거 뭐예요?
📷 머리띠요.
🍋 너무 아쉽다... 형이 씌워줬으면 좋았을 텐데...

손 없냐. 네가 직접 써라.

🍋 다음엔 꼭 들고 와줘요! 약속!
15
신오가 내미는 새끼손가락을 저도 걸었다. 어릴 때 같고 재밌네.

🍋 도장 꾹. 됐다. 안녕!

그리고 옮겨간 곳에는,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막내인 주단이 있었다.

🍊 얼핏 들어버렸습니다. 성함이 류건우... 저보다 형이시라고. 건우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 편한 대로 해주세요.
16
🍊 형도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누나는 많은데, 형은 처음이라 설레네요. 어쩌다 오게 되신 겁니까?

니네 리더 형 얼굴 보려고.

📷 브이틱을 좋아해서요.
🍊 아...! 그럼 혹시, 최애가 누구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다 좋아해요.
🍊 그러시군요...

묘하게 시무룩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17
🍊 아, 카메라 들고 계시던데. 저희 사진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희가 널리 알려지고...

너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 오늘 사진도 올려주시면 꼭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 취미로 하는 거라, 잘 못 찍어요.

그렇게 담소를 나누다 주단이 쭈뼛쭈뼛 손을 내밀었다.
18
🍊 하이파이브, 하고 싶은데...
📷 자.

맞다. 얘 이런 거 좋아하지.
류건우가 손을 내밀자 주단이 신이 나 손바닥을 챱 맞붙였다.

🍊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맞이한 대망의, 청려.

🔨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세요.

음. 얼굴에 정신이 팔려서 인사가 좀 늦어버렸다. 너무 뚫어져라 봤나.
19
🔨 이름은 아까 들었어요. 류건우, 라고. 혹시 저보다도 형이에요?
📷 네.
🔨 그럼 건우 형이라고 부를게요.

그러더니 눈웃음을 살살 친다. 이거, 설표가 아니라 완전 여우잖아.

🔨 손 잡아주세요.

... 갑자기?

🔨 글씨 안 쓰는 손이 심심하대요.

손을 내밀었더니 깍지를 껴 온다. 진짜 요망하네.
20
🔨 손가락 예쁘다. 건우 형이랑 닮았네요.
📷 ... 내가 예쁘다고요?
🔨 네. 그리고 말 편하게 해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해줄 거죠? 초롱초롱한 눈빛에, 어디선가 후광이 뿜어져나오는 것 같다.
하. 진짜 취향인 얼굴은 아닌데.

📷 그래. 그리고 네가 더...
🔨 내가, 더?

예쁘다고 할 뻔했다. 미친.
21
🔨 형, 귀 빨개졌어요.

그러곤 실실 웃는다. 뭔, 지가 팬싸 온 것마냥 즐기는 것 같은데.

🔨 주단이도 물어보긴 했던데, 누구를 제일 좋아해요?
📷 다 좋아해.
🔨 굳이 고르자면?

정답을 정해놓고 물어보네.

📷 ... 너.
🔨 으응, 고마워요.

아, 저 환한 웃음을 보려고 칭찬을 해주는 거구나.
22
... 근데 손은 대체 언제 놓아주는 거지.

📷 그, 손 좀.
🔨 음? 아, 다른 손도 잡아줘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신재현이 금세 펜을 내려놓고는 류건우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그의 손을 잡아올려 제 볼에 대었다.

🔨 그럼 이러고 있을래요? 그래도 되는데.

손바닥에 닿는 살결이 부드럽다.
23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직여 볼을 쿡 찔렀다. 전세계가 알아주는 냉미남, 음기상이면서 볼은 왜 이렇게 말랑하냐...
스태프를 힐끔 쳐다본 청려가 볼을 주무르는 손을 내버려둔 채 입을 열었다.

🔨 자리 돌아가면, 나 많이 찍어줘요. 건우 형 쪽 자주 볼게요.
📷 너무 이쪽만 보면 안 돼.
🔨 왜요?
24
알만한 애가 왜이래.

📷 다른 데도 봐야지. 그러다 욕 먹는다.
🔨 하하! 알았어요. 그럴게요. 오늘 내가 말 잘 들으면...

청려가 얼굴을 훅 들이밀었다.

🔨 다음에, 상 주세요.

그러곤 생글생글 웃으며 깍지 낀 손을 흔들고 겨우 놔주었다.
자리로 돌아오니 청려가 류건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25
카메라를 들 때마다 정확히 렌즈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카메라를 내려놓으면 귀신같이 다른 쪽을 보고. 허, 참... 끼 많은 최애에 류건우가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본인이 브이틱에 단단히 빠졌다고 (드디어) 인정한 류건우는 이후 콘서트며 연말 무대, 공방도 열심히 뛰게 되는데...
26
사실 이 연성은 이 트윗에서 기인한 것이며 한 타래 망상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이만큼 길어졌네요,,, 아무튼 본론으로.

청려는 아주 가끔, 정말 가끔 콘서트에서 심히 감동을 먹었을 때면 눈물을 한 방울 정도 흘리곤 했다. 처음 청려의 눈물을 봤을 때, 류건우는
안아주고 싶다.
고 생각했다.
Media image
27
그리고 신재현의 엄청난 집착같은 구애 끝에 두 사람이 사귀게 되었는데.
마침 어제 콘서트에서 좀 울어버린 연하남친.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제정신인 채로 안아주진 못했지만—일어나보니 몸을 잔뜩 구겨 형아 품에 안긴 채 자고 있더라—점심도 먹었고, 할 일도 없고. 간만에 안아주기나 할까.
28
근데 정말 ‘안아주는 것’이 간만이라 각이 안 나와서 당황하는 류건우.
소파에 앉은 신재현을 두고 이리저리 궁리하는 형이 웃겨서 신재현이 피식 웃었다.

🔨 뭐 해요.
📷 ... 너 왜 이렇게 크냐.

원래도 이랬나... 중얼거리는 류건우를 보던 신재현이,

🔨 아, 하자고?
📷 뭔... 미친. 키 크다고.
29
개소리를 가볍게 씹은 그를 끌어당겨 제 무릎 위에 앉혔다.

🔨 뭘 하려고 그래요.
📷 너 어제 울었잖아. 그래서...
🔨 그래서?
📷 좀, 안아주려고 했지. 다음엔 울지 말라고.
🔨 근데 왜 그러고 있었어.
📷 각이 안 나... 이게 어디서 반말이야.
🔨 지금 안으면 되잖아요.
📷 짜증 나. 관둘래. 놔.
30
🔨 안아준다면서요.
📷 싫어.
🔨 형은 안기기만 해서 그런가?
📷 자꾸 개소리하면, 죽는다.
🔨 안아주는 것도 좋은데, 형이 안기는 게 더 좋아요.
📷 야, 야. 너 내일 스케줄 있다며.
🔨 그러니까 지금 하자고. 밤엔 나보고 자라고 화 낼 거잖아요.
📷 이 미친...! 해가 중천인데,
🔨 커튼은 장식인가.
31
그렇게 그날 재현이네에는 빛 한 점 들지 않았다는 풍문이...
다음 날 멀쩡한 수준이 아니고 심히 멀끔한, 빛이 나는 얼굴로 출근하는 신재현을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류건우가 배웅해 줬다네요. 배웅이라기보단 살인예고였을 것 같긴 하지만요.
그렇게 엋건이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Fin.
32
+ 고백
아주 간단합니다. 자만추를 추구하는 우리의 류건우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굳이굳이 류건우가 알바하는 카페에 가신 우리의 집착연하공.
사람 없어서 좀 쉬는데 그 시간을 귀신같이 골라서 들어온,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대문짝만한 남정네.
하... 손님...

📷 어서오세요...?
33
쉬는 시간을 뺏긴 류건우가 힘없이 일어나다가 멈칫했다.
청려잖아. 누가 봐도 청려잖아. 가리는 거 의미 있나? 아니, 그보다 여기 연예인 안 오는데. 왜 여기로 왔지? 뭐지? 안에 진짜 사람 없지?
정신을 겨우 차리고 카운터 앞에 섰다.

📷 ... 주문하시겠어요?
🔨 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34
📷 드시고 가시나요?
🔨 아뇨.
📷 네, 테이크 아웃이요.

사람이 들어올까 봐 재빠르게 계산을 하고 커피를 내린 류건우가 청려를 불렀다.

📷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 되게 빠르네요. 난 안 바쁜데.

뭔 소리야.

🔨 나 몰라요?

겠냐. 길거리를 봐라. 너처럼 생긴 사람이 흔한가.
35
이걸 모른 척을 해, 말아...?
알아달라는 건가?

📷 알죠.
🔨 근데 왜 아는 척을 안 하지?

민폐니까.

🔨 날 잊은 줄 알았잖아요, 건우 형. 어제 팬싸도 안 오고.
📷 ... 콘서트는 갔잖아.
🔨 기다렸는데. 다음에 오면 머리띠도 씌워주고, 상도 주기로 했잖아요.

이거, 지금 내 말 씹은 거지?
36
📷 알았어, 다음엔 갈게.
🔨 꼭 와요. 다음에 또 봐요, 형. 안녕.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이 예쁘게 접힌다. 커피를 든 거구의 남성이 사라지자 카페가 일순 휑한 느낌이 들었다. 어안이 벙벙하던 류건우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보다가,
... 방금 내 이름 불렀지?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37
그리고 어쩌다 다음 팬싸에 당첨된 류거누.
이젠 유명인사가 된 쁘틱 유일 남팬이 팬싸장에 출몰하자 커뮤니티가 또 한 번 들썩였다.

[남팬그분]
진짜미남이라고
데뷔 안 하나?
- 저번에 신오가 데뷔하라고 했는데 가볍게 무시하심
ㄴ ㄱㅇㄱ
- 노래 잘 부를 관상인데
ㄴ 내가 아이돌이 될 상인가ㅋㅋ
38
그리고 번호가 불리자, 류건우가 두둑한 쇼핑백을 들고 걸음을 옮겼다. 참고로 가방 안에 있던 것들 중 9할을 청려가 썼다.
화관, 고양이 머리띠, 기본적인 것들을 먼저 씌우더니,

[마리오 엋려 뭐야]
누가 갖고왔엌ㅋㅋ 하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마리오
- 남팬그분
ㄴ 그분 강아지도 씌우시던데ㅋㅋ
39
[그분]
내 바로 앞번호였는데
쇼핑백에서 뭐가 계속 나옴
도라X몽인줄
와중에 전부 엋려한테 씌움
- 엋려 힘들엇겟다...
ㄴ 개좋아하던데
ㄴ ㄹㅇ 행복해함

[엋려가남팬]
한테 머리띠 씌워달라고 징징댄 거 나만 들렸냐
둘이 사이 왤케 좋아🤦‍♀️
나도남팬이엇으면저랫을까
- 거울 봐라
ㄴ ㅅㅂㅋㅋㅋㅋ
40
류건우가 청려에게 유독 많은 것을 준비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받고 싶다는 상이 뭔진 모르겠지만 말도 못 꺼내게 하자!
그러나 우리의 프로 아이돌 신재현 군은 복화술까지 잘해버려서.

🔨 상 주기로 했잖아요.

온갖 머리띠를 바꿔끼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와중에도 목적을 잊지 않았다.
41
📷 하... 뭔데.
🔨 매번 그 시간에 있나 싶어서.
📷 어.
🔨 커피 할인해줘요.

... 겠냐고.

🔨 상 준다면서요.
📷 알았다고. 서민 등골 빼먹네.
🔨 하하!

그리고 곧바로 다음 날 찾아와선,

🔨 연락할게요.

류건우의 번호를 따갔다.

[커피 맛있네요.]
[형이 사줘서 그런가?]

이... 망할 자식.
42
얼굴만 아니었으면 절대 덕질 안 했을 텐데.
그러나 잘생김에 약한 우리 류건우 군은...

🔨 좋아해요.

맨날 오던 시간에 카페에 와서 박은 고백에 넘어가버리셨다. 방금 내린 아메리카노가 손에서 미끄러졌다.

📷 넌 그걸, 무슨... 이런, 데서...
🔨 너무 자주 왔나 봐요. 간간이 목격담이 뜨길래.
43
그게 고백이랑 뭔 상관인데?!

🔨 이제 못 오게 될까 봐. 근데 커피 얘기 아니면 형은 연락도 안 보고.

너 아아만 마시거든?

🔨 콘서트 표도 준다니까 지인이 아니라고 마다하고.

... 부정행위는 싫다.

🔨 아, 연인 정도는 되어야 지인이라고 인정해주려나? 싶어서요.

순 도라이 아냐, 이거.
44
🔨 그래서, 싫어요?
📷 ... 아니.

그 얼굴로 그렇게 물어보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있겠냐. 제 승낙에 환하게 웃는 게 신기하다. 내가... 저놈을 저렇게 웃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 잠깐 폰 좀 줄래요?
📷 폰은 왜.
🔨 내 문자 알림 켜놓으려고.
📷 이미 켜져 있어.
🔨 그러기엔 답을 안 하던데.
45
📷 원래 답장을 잘 안 해.
🔨 왜요?
📷 할 말이 없잖아.

신재현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다. 저래도 잘생겼네.

📷 알았어, 오늘부턴 노력해볼게.
🔨 답장 안 해주면 직접 들으러 올게요.
📷 그래. 답장이 아니라 헤어지자는 말이 듣고 싶으면 한번 해봐라.

... 방금 고백한 애한테 좀 심했나?
46
📷 농담이었... 신재현?
🔨 그럼, 우리 떨어질 일이 없게 하면 되겠네요.

뭔 개소리지.

🔨 연락할게요. 답장 해줘요.
📷 ... 어. 야, 잠시만, 너 커피...!

재빨리 새로 만들어서 손에 쥐여주었다.

그렇게 류건우의 불안은 현실이 된다.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데...
47
엋건이들의 러브러브 신혼집, 이 아니고 동거하우스는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브이틱 숙소였다. 다들 이리저리 독립하고 신재현만 덩그러니 남아버린 집. 그러나 가끔 멤버들이 놀러오곤 했는데...

🍒 어?
📷 ... 어?
🍒 어어어어어어어?!?!?

그 집에 눌러앉게 된 류건우와 채신주가 만나버렸다.
48
소란을 듣고 뒤늦게 방에서 나온 신재현이 사태를 파악하곤 채신주을 빗자루로 먼지 쓸듯 소파에 쓸어 담았다. 그러곤 부엌에 간 두 사람이 작당모의를 했다.

📷 ... 이제 뭐 어떻게 하냐.
🔨 내쫓을까요?
📷 그으건 아니지 인마.

어쩔 수 없지. 상견례하는 셈 치고...

📷 쟤들 밥은 먹었냐?
49
추석 맞이 진수성찬을 차린 류건우.
(ㄴ 원래 추석 배경이었나요?
문제가 될까요?)
눈이 휘둥그레진 채신주가 한 입 먹더니...

🍋 ... 이거 진짜 형이 한 거예요?
🍊 장사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겠냐.
아무튼 어린애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 너도 먹어.

반찬을 덜어주는데.
50
🍒 근데 건우 형이 왜 여기 있어요?
📷 쿨럭. 음. 그게.
🍋 재현이 형이 형 협박했어요?
🍊 아니면 혹시 두 분 교제 중이시라던가...
🍋 그럴 리가. 건우 형이 왜 재현이 형이랑 사귀겠어.
🍒 맞아. 헉, 진짜 협박 당했나...?

저들끼리 수근대는 애들을 내버려둔 신재현이 밥을 먹었다.

🔨 맛있네요.
51
📷 그거 맛있어?
🔨 네에.
📷 다음에 또 해줄게.
🔨 같이 해요. 도와줄게요.

갑분 그사세가 된 엋건이들을 흥미롭게 쳐다보는 정우단, 눈빛을 교환하는 진채율과 오윤신.
아무튼 맛있는 식사를 끝내고 과일을 깎던 진채율이 설거지를 맡은 오윤신 대신 심문을 시작했다.
물론 대상은 신재현이었다.
52
🍒 건우 형 언제 만났어요?
🔨 가끔 카페 들러서. 형이 일하는 곳.
🍒 그래서 커피 들고 온 거였어?! 평소엔 잘 마시지도 않으면서?!
📷 ... 커피를 안 마신다고?
🍊 카페인이 몸에 좋지 않다고 보통 안 드십니다. 최근에 아아를 자주 드시던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군요.

커피 좋아한다며, 미친놈아.
53
🍊 근데 카페가 어디였길래 항상 그렇게 오래 걸리셨습니까? 정말 열애설이라도 돌 뻔했습니다.
📷 ...? 지나가는 길에 들렸다며.
🔨 처음엔 지나가다 들른 거 맞아요. 그 다음부턴 찾아간 거고.
🍒 형. 정말 협박을 당했다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 무슨 얘기 해?
🍒 응, 건우 형 협박당한 것 같아.
54
신재현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곤 과일을 포크로 찍어 류건우에게 넘겼다. 그래, 뭐. 날 너무 좋아해서 그 거리를 왔다갔다 했다는데 혼낼 수도 없고. 이쯤에서 말해야겠지.

📷 협박은 아니고, 고백 받았어.

아삭, 달달한 배를 한 입 베어물었다. 오, 맛있다.
그리고 진채율은 칼을 놓칠 뻔했다.
55
당장이라도, 그게 공갈협박이잖아요! 라고 소리 칠 것 같은 표정이길래 류건우가 덧붙였다.

📷 내가 받아줬고,

아삭.

📷 같이 살자고 한 것도 나야.
🍋 같이 사는 거였다고요?!
🍒 잠깐 온 게 아니라?!?
📷 어. 너네가 올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그렇게 됐다. 그러니까 신재현 그만 괴롭혀도 돼.
56
와중에 남친이랍시고 감싸고 도는 류건우에 할 말이 없어진 채신주...
세 사람은 류건우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신재현에게 단단히 협박을 했다. 형을 울리지 말 것, 형한테 잘할 것, 뭐 이런저런 잔소리들.

🔨 음. 건우 형 상견례가 아니고 내 상견례였나? (^^)
🍊 ... 저는 별 말 안 했습니다.
57
류건우가 돌아왔더니 황급히 일어나는 채신주.

🍒 이, 이제 저희는 가볼게요...!
🍋 좋은 시간 보내세요 ㅎㅎ
🍊 안녕히 계십시오.

얼탱없어진 류건우가 신재현을 팩 돌아봤다.

📷 애들한테 뭐 했냐.
🔨 둘만 있고 싶다고 말했더니 가던데요.
📷 구라 까지 말고.
🔨 다들 형을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58
📷 그래서.
🔨 형을 걱정할 처지가 아닐 텐데. 오늘 먹은 만큼 내일부터 운동해야겠지? 라고 했어요.

어, 미친. 개무섭다.

📷 그럼 너는.
🔨 저도 해야죠. 적게 먹긴 했지만.
📷 너 평소에도 그정도 먹잖아?
🔨 형, 저 아이돌이에요.

아. 그렇네.

🔨 그리고 요즘에는 형이랑 같이 하니까 괜찮아요.
59
📷 뭐를...?
🔨 운동.

내가 운동을 한다고? 나 아무것도 안 하는데?

🔨 형은 좀 아파하긴 하지만.
📷 내가 아파한다고? 어디를.
🔨 허리요.

이, 미친놈.

🔨 하하! 때려도 안 아프다니까.
📷 그래, 한 번 죽어보자. 선풍기로 때려줄까?
🔨 들 수는 있고?
📷 이 새끼가.

운동 잘 했다네요.
진짜 끝!
Actions
What You Can Do
  • Export as PDF or Markdown
  • Batch Export to Notion
  • Bookmark & Highlight
  • Screenshot Tweet
Create Free Account

Includes 7-day Premium trial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