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유튜버 이세진(23) 도시락 싸고 데이트 명소 같은 곳에 가서 돗자리 깔고 앉은 담에 음식 콕 찍어서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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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views Sep 12, 2026 ~1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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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유튜버 이세진(23)

도시락 싸고 데이트 명소 같은 곳에 가서 돗자리 깔고 앉은 담에

음식 콕 찍어서 “자기야 아~” 해놓고는 쓸쓸히 혼자 먹는 브이로그로 유명함

근데 어느 날 올라온 영상에선,

“자기야 아~”

??? : “야 배고프다며 장난치지 말고 빨리 먹어.”

#큰세문대 #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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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 후 들은 교양 강의에서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요소들로 15분 이상 분량의 영상물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시오.]
라는 과제를 받았던 이세진.

나름대로 운동하는 모습, 춤 추는 모습, 동기들이랑 장난치는 모습 등등 일상을 담아 영상을 제작했고, 시키는대로 올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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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둥
링크 공개로 올린다는 걸 전체공개로 올려버린거야

유튜브세계에 냅다 떨어진 20분 16초의 영상.

[미디어를 통한 인간심리의 이해_경영학과 XX학번 이세진 _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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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교수님이 시키는대로 [강의명_학과 학번 이름_나를 소개합니다] 양식에 맞추어 올린.

그리고 이 영상은 누군가는 실수로 전체공개로 올리지 않았을까 궁금해, 강의명을 검색해본 한 학우에 의해 에타 핫게에 진출하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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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미통인 ㄱㅇㅎㄱ 그 분 영상 전체공개로 올림ㅋㅋㅋㅋㅋㅋㅋ]

영상은 곧바로 수 많은 학우들의 클릭과 공유로 활활 불타기 시작했고, 이세진이 쏟아지는 주변 사람들의 연락을 뒤늦게 확인했을 때는 이미 조회수가 천 단위를 넘어가는 상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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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본인의 신상정보를 잔뜩 깐 채로 유튜브에 데뷔하게 된 이세진.

무료 편집 프로그램 워터마크가 박힌 영상 속에는, 아침에 일어나 요리를 하면서 씰룩씰룩 춤을 추는 모습이나 운동이 끝난 후 힘들어 널부러져 있는 모습 같은게 모조리 담겨있었고.

아니 난 교수님만 볼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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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진도 눈과 귀가 있는데, 평소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단 말이야.

원래라면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간식거리를 주고 갔을 사람들이 대뜸 인사를 하기도 하더라고

예예 제가 경영학과 이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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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뭐, 과제하면서 재밌길래 한 번 해볼까 고민하던 차 였는데 잘됐네 싶었던 이세진은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본격적으로 영상 올릴 준비를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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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할거라면 제대로 하자는 주의인 이세진 군.
촬영과 편집에 일가견 있는 후배에게 이것저것 뇌물(식사와 후배본인 채널 1회 출연권 등)을 바쳐가며 속성 과외를 받다.
심지어 코피터지는 시험기간에도 꼬박꼬박 컴퓨터 앞에 앉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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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달 후

[??????ㄱㅇㅎㄱ 그 분 채널에 새 영상 올라옴 ㅁㅊ]

이름이 <sejin Lee> 에서 <경영학과 XX학번 이세진>으로 바뀐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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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냄새 풀풀나던 제목 대신,
[첫 브이로그🌱 | 운동💪 | 대학생 | 일상]
신경은 썼지만 어딘가 허접한 제목의 영상이 새로 올라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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휼륭한 브금선정과 과도하게 훌륭한 편집기술,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뚝딱거리는 주인공.
밥을 먹다가도 흘끗흘끗 카메라를 보고
대화를 하다가도 흘끗흘끗
양치를 하다가고 흘끗흘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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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잔뜩 의식한 채 일상을 보낸 영상은 또 한 번 에타를 통해 입소문이 퍼졌지
뚝딱거리는 미남이라니
이 귀한걸 무료로 봐도 되는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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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꼬박꼬박 영상을 올리던 이세진.

ㄴ 얼굴을많이찍어주세요제발요

피드백...을 받아 배경대신 얼굴을 더 자주 찍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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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퍼스널길이가 민소매네요 운동갈 때 긴팔압수

옷도 압수당해보면서 서서히 프로 유튜버가 되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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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한지 6개월.
이제는 어느 하나 어색하지 않게 채널을 운영해가던 이세진은, 채널 규모도 어느정도 커졌겠다 처음으로 Q&A를 진행해보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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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과정에서 키 몸무게 이상형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어온 질문이 바로 “혹시 연애하시나요?/만나는 분 있으신가요?” 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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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가 발동한 이세진.
큐엔에이 영상에서는, 의미심장하게
“다음 영상을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ㅎㅎ” 라고 말하고는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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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늘 올라오던 시간에 올라온 브이로그

검은 화면에 지지직 노이즈가 생기면서 부스스한 얼굴의 이세진이 카메라를 키고,
카메라를 든 채 터벅터벅 화장실로 가 양치질과 세수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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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면서 씻고 나서는, 이세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쉼표머리를 짠! 완성하고 주방으로 향해.
팔을 쭈욱 뻗어 찬장 맨 윗칸에서 무언갈 꺼내는데, 어라 도시락 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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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식단을 하는터라 약속을 제외하고는 가볍게만 먹던 이세진이 냉장고에서 꺼내는 건 소세지, 계란, 그리고 유부초밥세트였어
이것부터가 놀랄 일인데, 집 밖으로 갑자기 나가더니 가져온 택배 상자 안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것은, 김 펀칭기계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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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손으로 조고마한 펀칭기계를 잡고 김을 꾹 누르는 이세진.
오락실 펀치기계면 몰라도 아기자기한 그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손으로 조심조심 유부초밥 위에 ㅇㅅㅇ 표정을 만들어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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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는 심지어 토끼야. 문어도 아니고 토끼.
토끼는 좀 심했지.
문어까진 가능한데.

여기까지 본 사람들은 확신을 해.
아 이거 데이트 브이로그다.
연애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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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 순간

[오늘은 데이트가 있는 날이에요.]

자막이 뜨고 향수를 뿌리는 이세진.

맞네. 역시 잘생긴 사람은 다 임자가 있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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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화면전환이 되고, 다음 컷에서 이세진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는 곳은 한강공원.

아니 그래서 누군지는 공개 안하는건가.
목소리나 손도 안 보여주는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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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 온 도시락을 촵촵 펼치고는

“자기야 아~”

젓가락으로 귀여운 표정의 유부초밥을 제 옆의 상대에게 건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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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자기야 너무 맛있다~”

그게 왜 님 입으로 들어가요.

“이야 우리 자기 요리도 잘하고 못하는게 대체 뭐야!”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내가 뭘 못하는지 알고 싶네!”

뭐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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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자기 입에 비행기를 해서 넣질 않나, 자화자찬을 하질 않나.
한참을 그러고 있다,

“네. 없어요. 애인...”

쓸쓸하고 야무지게 도시락을 비우는 이세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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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뻔뻔하게 찍은 영상은 여러 커뮤니티로 퍼지고, 순식간에 화제가 되었어
허우대 멀쩡하고 학벌도 좋은 남자가 혼자 아기자기하게 도시락을 싸서는 혼자 쌩쇼를 하면서 밥을 먹는데 화제가 안 될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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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수는 쭉쭉 늘어갔어.

어느새 애인 있는 척 혼자 놀러다니는 건 이세진의 컨셉 중 하나가 되었지.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 것은 권태로웠고, 이런 컨셉 영상을 찍는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니 좋더라고. 영상 반응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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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시락 영상을 올린지 반년 쯤 지나 다시 봄이 되었어.

어느덧 유튜브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이세진.
그 날도 이세진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도시락 통을 꺼내고 이것저것 예쁘게 담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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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쟤 또 혼자 어디 가나보다
이번엔 어디가지
저번에 혼자 예쁘게 도시락 싸서 자동차극장 간 건 진짜 웃겼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구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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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곳은 익숙한 한강공원이었어.
그 도시락 영상을 찍었던 그 장소

데자뷰인가 싶을 정도로 똑같은 각도, 똑같은 순서로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시락을 펼치는 이세진이었지.
심지어 내용물도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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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똑같은 멘트

“자기야 아~”

당연히 저번처럼 슝 자기 입으로 넣을 줄 알았는데

“야 배고프다며 장난치지 말고 빨리 먹어.”

뭐야 왜 옆에 사람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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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운 구독자들의 심경도 모른 채 이어지는 영상

“나 슬퍼ㅠㅠ이거 세진이가 오늘 아침에 일찍 준비한건데ㅠㅠ 내 맘도 몰라주고 장난친다고 구박하고 그런다ㅠㅠ”

“아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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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예쁜 손이 앵글 밖에서 튀어나와 이세진의 허벅지를 짚고, 결국은 건넨 음식을 받아먹었는지
이세진은 눈을 잔뜩 접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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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맛있네.”

과장되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휴~ 소리를 내는 이세진

“아 해.”

무덤덤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더니 또 불쑥 튀어나오는 흰 손.
젓가락으로 김밥 하나를 집더니 이세진의 입에 쏙 넣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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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넣으면서 입가에 묻은 김 조각도 손가락으로 스윽 닦아주네...

사귀네...

백퍼네...

아니 진짜 사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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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짭연애일줄 알았던터라 뒤늦게 상황파악을 한 구독자들.

바닥에 고정시켜둔 카메라를 들어올려 제 눈 높이까지 올린 이세진은, 옆에 앉은 사람의 손을 잡아 깍지를 낀 채 흔들며 말했어

“이번엔 진짜예요~ 컨셉아님!”

그리고 뚝 끝나버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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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과 커뮤니티는 당연히 뒤집어졌어

6개월 전 부터 연애하는 척 하는 컨셉으로 주구장창 밀어오다가 오늘 갑자기 진짜 연애한다고 하는데.

아니 근데 누구지? 같은 학교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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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손과 목소리만 나왔음에도 느껴지는 기운이라는게 있잖아
잘생겼다
분명 잘생겼다
잘생기지 않았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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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상이 화제가 되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목격담

[나 ㅇㅅㅈ이랑 저 날 같은 곳에 있었거든]

부담스러울까봐 아는 척은 못하고, 또 혼자 영상 찍나보다 하면서 구경하고 있었음
근데 한 십 분? 정도 있으니까 손 님(손만 나왔으니까 걍 이렇게 부르겟음) 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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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얘들아
ㅈㄴ 잘생겼음
걍 끼리끼리임
이세진이 좀 시원시원하게 잘생긴 얼굴이면 손님은 오밀조밀 잘생겼음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눈코입이 모두 제자리에 박혀있는 느낌
뭔 말인지 알지
아, 저게 눈코입의 올바른 위치구나...하는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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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촬영하려나? 같이 촬영하겠지?
제발
미남X미남은 시너지효과를 낸다고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목격담에 다들 궁금증은 커져가고, 그 와중에 뒷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이 잠깐 올라왔다가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욕을 잔뜩 먹고 삭제되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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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업로드 날.
평소와 달리 올라온 것은

[제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그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영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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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세진 혼자였지.
어쩐지 머쓱한 표정으로 쇼파에 앉아서는

“나 시작해?”

말을 하고 카메라 뒤에 서있는 사람과 눈빛 교환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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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받았는지 카메라 렌즈를 향해 시선을 돌린 이세진

“그렇게...됐습니다.”

한 마디를 하고는 벌떡 일어나서,

“저 잠깐 소리 좀 지르고 올게요.”

하더니 창문 옆에 놓아둔 고함 항아리(그게 왜 창문 옆에 있는데요)를 주워다가 소리를 지르고 돌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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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겠네. 후... 저 연애하는 거 맞고요. 아니 사실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거든요? 그냥 생겼나보다~ 하실 줄 알았지!”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니가 어그로를 끌었잖아...그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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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자기야 00(편집 알려준 후배)이가 그랬어...모든 것에는 수미상관이 중요하다고...”

“나도 그랬다...걔 데려오라고. 가만 안 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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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닥투닥대더니 겨우 진정되었는지 심호흡을 두어번 한 이세진.

“아무튼, 제 유튜브 인생은 계속 의외의 결과를 불러오네요. 남자친구를 왜 공개했는지 궁금해하실텐데, 아무래도 제가 일상을 찍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제 일상에서 남자친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대부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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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을 도려내고 보여주려니 어쩐지 속이는 것 같고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여러분들이 별명도 붙여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오늘 용기를 내서 같이 카메라 앞에 서기로 했습니다~!
손님? 나와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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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뒤에선 남자에게 들려오는 한숨.

“나 진짜 나가야하냐...그냥 얼굴 잘 자르고 올려봐.”

“문대문대야 니가 먼저 하자고 했잖아~ 오늘 그래서 미용실도 다녀왔으면서!”

“즈응흐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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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또 한 번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쭈뼛쭈뼛 걸어나오는 남자.

털썩- 옆에 앉더니

“안녕하세요. 이름은 박문대고요. 나이는 이세진이랑 동갑입니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잘생겼을거라고 기대 많이 하시는 것 같던데 저 그냥 평범해서...아무튼 그렇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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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끝과 목 옆이 살짝 붉어진 상태로 차분하게 말 하는데, 옆에 앉은 이세진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

“야 나 그만보고 빨리 마무리 해.”

“어엉. 네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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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돌린 이세진

“일단 인사랑 상황설명 드렸으니까 오늘 영상은 여기까지 하고,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문대랑 같이 읽어보고 큐엔에이 영상 만들어올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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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끝난 영상.
불타오르는 댓글들과 커뮤니티.

지금 사람 이름이 문대라고

ㄴ 가명이겠지 어떻게 사람 이름이 문대임??

ㄴ 누가 가명을 그뭔 문대라고 짓냐 니같으면 그걸로 짓겠냐

ㄴ 저 건너건너 아는데 본명 맞아요...본명 박문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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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겼잖아!!!! 어떤 놈이 목격담으로 못생겼다 했냐 당장 튀어나와

ㄴ 그 첫 목격담에서 눈코입 위치가 제대로 되어있다는게 뭔말인지 알겠음. ㅈㄴ 단정하고 귀엽게 잘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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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활활 불타고 있던 그 시각,

“문대문대야~ 우리 영상 반응 어때?”

“뭐 괜찮네. 악플...도 별로 없고.”

“이게 다 문대가 아침에 미용실을 다녀와섭...악 아파!!!! 입술 따가워...”

손으로 입을 텁- 막은 박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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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거 말하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편집하라고 했어 안했어.”

“했어요...아니 근데 웃긴 걸 어떡해ㅠㅠㅠㅠㅠ 이제 문대도 유튜~버인데 견뎌!”

쉴새없이 투닥거리며 인터넷 반응을 살피는 이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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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다음 영상에서 쓸 질문들도 추려내고 있었어.

“우리 발 사이즈는 왜 궁금해 하시는걸까?”

“뭐라도 궁금해하시는게 어디야. 질문 해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해주는 것 보다 백 배는 나아.”

“난 그냥 왜 궁금해하는지 궁금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문대한테 궁금하다고 말한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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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쳐다보고는 사뿐히 무시하는 박문대.

“언제부터 만났는지, 어쩌다 만났는지, 첫인상은 어땠는지, 누가 먼저 고백했는지, 첫키스...도 말해야 하나.”

“그건 나중으로 넘길까?”

“어. 아직 한 번 본 사인데 좀.”

“ㅋㅋㅋㅋㅋ너무 많은 걸 알려주네. 입술사정까지 공유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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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렇지. 좀 친해지면 얘기하자.”

또 좋다고 자기들끼리 킥킥대며 웃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일주일 뒤.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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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시가 되자마자 땡! 하고 올라온 영상에는 두 남자가 나란히 앉아있었어.

소곤소곤 하나,둘,셋 세더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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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다려주셨던 Q&A 영상입니다~ 올려주신 질문들 문대랑 같이 잘 선별해서 정리했고요! 천천히 하나씩 답변드릴게요.”

“아, 시작하기 전에 제 본명 박문대 맞습니다. 특이해서 다들 그러실 줄 알았어요. 따뜻할 문, 햇빛 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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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 씨 질문 있습니다! 이름이 따뜻한 햇빛이라 머리가 노란색인가요?”

“...첫 번째 질문 시작하겠습니다. 두 분 어디서 처음 만나셨나요.”

“자체편집인가요?”

“네. 본인도 이건 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거라면 자연스럽게 방금 질문에 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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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희는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연합동아리였는데, 저는 개인 사정 때문에 입학 전에 군대를 먼저 다녀와서 작년부터 활동을 했고, 얘는 군대 가기 전 1년 동안 활동하다 이번에 다시 하게 된거라 올 초에 처음 만났어요. 그러다...그렇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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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문대 더 자세히 설명 드려야지!”

“얼마나 자세히? 니가 동아리 회식 때 안 취하려고 몰래 버려둔 술을 물이랑 헷갈려서 마시는 바람에 잔뜩 취해서 우리집에서 진상 부린거?”

“아아아아악!!!!그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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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하는 동아리는 경영/경제 연합동아리였어
데한대 경영학과 이세진, 연희대 경제학과 박문대는 앞서 말한 군 문제로 둘 다 2년째 활동중이었지만 처음 보는 사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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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 남자가 거의 없기도 했고, 낯을 가리지 않는 이세진, 꽤나 무던한 성격의 박문대는 상당히 잘 맞았어.
의외로 웃기기도 했고.
이세진이 툭툭 장난을 치거나 말을 걸면,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듯 하다가 꼬박꼬박 돌려주는 모습이 흥미와 호감을 유발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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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벚꽃시즌.
일정 상 이리저리 미루던 단체회식이 있던 날, 모르는 사람 앞에서 취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세진은 요령껏 제 몫의 술을 한 쪽에 치워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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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지 않아도 취한 분위기에 잘 맞출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거든.
덕분에 남들이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랐을 때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지.
옆자리에 앉은 박문대가 숟가락을 새로 꺼내려다 이세진의 손을 짚지 않았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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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꽤나 해봤을 것 같은 인상과 달리 그의 전적은 0고백 1차임.
학생 때는 말 그대로 공부와 운동만 하며 살았고, 대학교 1학년의 첫 연애는...고백도 하기 전에...아니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강제종료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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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면역이 전혀 없었단 말이다!! 이런 접촉에는!!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이야 많았지. 하지만 그런걸 또 기가막히게 잘 쳐내는게 큰 능력이었던 이세진은, 정작 본인이 관심있는 사람이 다가오자(실수일 뿐이었지만) 급작스레 뚝딱거리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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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열이 오르는 느낌에 손에 닿는대로 원샷한 그 무언가가, 자신이 먹기 싫어 빼둔 소주맥주청하매화수의 총 집합체라는 사실은, 이미 목구멍으로 넘어간 이후에 눈치채고 만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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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분 후

“문대야~ 문대문대야~ 문대문대문대야~”

“왜. 왜왜. 왜왜왜.”

“그거 알아? 나는~ 니가 이 동아리라서 너무너무 좋다? 너는 말이야~ 맨날 뚱한 표정으로 있으면서 내가 장난치면 잘 받아주는거! 그거 그러면 안돼!!”

“왜 안되는데.”

“가슴이 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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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진이 따로 빼둔 술을 마시는 걸 본 박문대는, 곧바로 상황 판단을 해 양해를 구하고 이세진과 함께 술자리에서 빠져나온 참이었어.
계속 지켜보고 있었거든. 술 따로 빼두는 거.
아니나 다를까 금세 취해버린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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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지금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냐...”

귀가 새빨개진 박문대가 물었지.

“몰라~ 모르는데 어떡해! 문대가 책임져야지! 그거 알아~? 나는~ 니가 이 동아리라서 너므너므 조아...”

주정뱅이의 반복이 시작되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는게 문제였어.
5분 전까지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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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내도록 니가 동아리에 들어와서 너무너므 좋아 이러고 있는데 무슨 세뇌하는 것도 아니고.

“이세진 주소 불러. 집 가게.”

“너무너무 조아...아...조타...”

“집 어디야.”

“응...내가 취하려고 한 건 아닌데...나 원래 잘 빼거든? 근데 취하려고 한 건 아닌데~”
79
결국 자취방에 이세진을 들인 박문대였지.
잠이 들 때 까지 중얼중얼 같은 말을 반복하던 이세진은 다음날 정신이 들자마자 벽에 머리를 냅다 박았어
그 날 저녁, 이세진은 미안하다는 이유로 밥을 사주고, 너무 비싼걸 얻어먹어서 미안하다는 이유로 밥을 얻어먹고
80
그럼 내가 미안해서 사준게 뭐가 되냐며 또 사주고, 동아리 끝나고 출출하다는 이유로 또 얻어먹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사귀게 되었다는거지.
81
고백은,

“야. 사귀어. 안 사귈거면 집 가고.”

집에서 같이 영화를 보다 급발진한 문대가 저질렀고 말이야.
82
그렇게 이런저런 답변들을 마치고 마무리한 Q&A 영상.
이 날 이후 이세진의 브이로그엔 높은 빈도로 박문대가 출연하기 시작했어.
커플 컨텐츠를 찍는 건 아니었고, 그냥 자주 나오는 것이었지.
83
하루는 같이 반지 공방에 가서 서로 반지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문대문대 반지가 왜 마름모야~?”

“......예술이야.”

“...우와...근데 세진이 손가락은 동그라미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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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자기야 우리 영화 뭐 볼까?”

“너 보던 거 있네. 마님은 돌쇠에게 왜 쌀밥을 주었을까.”

“아아아아아악!!!내가 본 거 아냐!!!”

“니 취향은...좀 고전적인 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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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운동을 하기도 했지.

“이,세진 왜 10을 안 세냐....!”

“구우.........시입..........!”

“닌 디졌다.”

“아악 원래 이렇게 하는 거 알잖아!!! 다 그렇잖아!!!”
86
그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영상은 바로 그들이 코인 노래방에 간 것이었어.

노래방에 가자고 쫑알쫑알대는 이세진에게 억지로 끌려간 것처럼 보이던 박문대가, 막상 안에 들어가니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노래를 부르는거지.
87
심지어 이세진이랑 칼군무야.
노래도 너무 깔끔하게 잘 불러.

“POP! POP! 넌 나의 Popcorn!"

그리고 화룡점정은,

똑똑-
88
“저 안녕하세요~ 밖에서 노래하시는 거 보고 그러는데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갑작스레 들어온 한 여성분이 내민 명함은

[Tnet 제작국 작가 류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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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이돌 주식회사라고 아시나요. 작년에 시즌 1 방송했는데.”

“오! 알아요! 가끔 봤는데~”

“이번에 그 프로그램 시즌 2를 찍거든요. 혹시 관심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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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안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생각 없어요.”

설득하려는 작가에게 정중히 거절 의사를 표하는 박문대.

작가가 나가고,

“문대문대~ 왜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했어? 고민도 안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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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뭔가 절대 나가지 말아야한다고, 꼭 나갈거면 다음 시즌에 나가야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 뭐 안에서 열애설이라도 터지면 모를까 오디션 프로그램이 망할 일이 뭐가 있지?”

“몰라. 감이 좀 안 좋길래. 그리고 노래방까지 와서 데려가는거면 그냥 땜빵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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