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류청우 부상 후에 한창 예민해져서 스트레스 받는데 주변에서 너무 곧 깨질 유리 대하듯이 구니까 홧김에 집 나와서...

"한그릇 사줄게요."
류청우는 홀린듯이 따라 들어갔음.
"술은 못 먹죠?"
"네? 아, 네."
"음료수 마시려면 고르고."
"서울 살아요?"
"아, 네."
"여기서 가깝나?"
스치듯 묻는 질문에 머뭇거리다 다시 한번 답했음. 수상한 사람이구나, 싶었음. 여기서 더 개인적인걸 물으면 그때는 정말 일어나야겠다.
침묵을 못 견디고 하는 말 같았음. 류청우는 겨우 한마디 하고는 결국 입을 다무는 그를 보고 멋쩍게 웃었음. 그러는 사이 라면이 나왔고 식사를 할 동안은 대화가 없었음. 남자는 묵묵히 라면에 집중했음. 가끔 술이 땡기는지 술 냉장고를 보긴 했지만.
"그걸로 택시 타고 집에 가요. 가깝댔으니까 부족하진 않겠지."
류청우가 놀라 돈을 돌려주려하자 남자가 지갑을 잽싸게 닫아넣고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아넣었음.
"추운데 집에 얼른 들어가요."
"집 가면 연락해라."
그러고는 문을 닫고 휘적휘적 걸어 사라졌음.
"형이에요?"
"네?"
"아까 그 분이요. 아주 닮았던데."
류청우는 눈을 깜빡이다 멋쩍게 웃었음.
그제서야 남자가 할수도 없는 연락 운운하며 친한척 반말을 한 이유를 깨달았음. 걱정한거구나. 조금 간질간질한 마음이 들었음. 동시에 배가 부르고 따뜻하니까 아깐 못했던 생각이 들었음.
"바람을 쐬니까 기분이 괜찮아졌어요.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
괜찮다고, 가서 쉬라고 등떠미는 손길따라 방에 들어선 류청우는 혼자 남고 나서야 한숨 쉬었음. 동시에 남자가 떠올랐음.
그리고 남자를 만나게 된건 일주일 후였음. 본인도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알수 없지만, 장장 일주일간 남자와 만났던 시간대에 거리를 서성였던 류청우는 서류가방을 하나 들고 걸어오는 그를 멀리서 발견했음.
"집에 잘 갔습니까?"
"네, 덕분에요."
남자는 칭찬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었음. 류청우는 그런 그에게 다가갔음.
"저, 혹시 오늘 제가 저녁 대접해드려도 될까요?"
"어!"
"좀 기다려야겠네."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류청우랑 달리 남자는 번호표와 전광판을 돌아보더니 혼잣말을 하고는 성큼성큼 빈 테이블로 향했음.
"저기, 혹시 성함을 여쭤도 될까요?"
"이름?"
입이 바짝 말랐음.
"류건우."
"그럼 제가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건우 형?"
"..."
류건우는 은연 중에 그 호칭을 떨떠름해했지만 스스로 거부하지는 않았음. 본인의 호불호랑 별개로 말릴 생각은 없어보였음,
"오늘은 따뜻하게 입었네요."
"저번엔... 그냥 아무거나 입고 나왔던거예요."
"저기, 건우 형."
"왜."
"번호 좀 주실 수 있나요?"
"...왜?"
"연락하고 지내고 싶어서요.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