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짜 넘 기대된다 울애기들 기염뽀쨕 힐링예능ㅠㅠㅠ아 곧 시작 개떨려 주접트윗을 올린 퍼피베어, 류서진은 무표정으로...

주접트윗을 올린 퍼피베어, 류서진은 무표정으로 광고를 응시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무리 힐링테스타도 킬링테스타로 만들어버리는 예능천재 테스타라지만 그것도 애들한테
그런데 그 제작진의 역량이...퐁당퐁당이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적당히 재밌고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각광받았던 전전작은 히트였지만, 바로
힐링 요리 토크쇼라니. 무난...너무 무난하잖아. 요즘같이 자극이 난무하는 시대에. 포맷에서 오는 신선함이 전혀 없다.
그래도 시청률 떨어졌다고 욕먹을 일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
애초에 더 떨어질 시청률이라는 게 없는 자리였다. 그냥 무덤. 지금 무덤자리 되살리겠다고
뭐, 문대가 어련히 알아서 잘 했겠지. 예쁜 거나 보자
서진은 화면을 가득 채운 이세진의 이 클로즈업샷 하나로 제작진에게 까방권을 부여해도 되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결좋은 흑발이 경쾌하게 나부끼며 반듯한 이마며 콧날이 드러났다 가렸다 하는데, 보고만 있어도 재밌는 건 팬깍지인가?
-이게 예능인지 영상화보인지
-큰세 원래 절케 잘생겼었냐??얘가 어떻게 비쥬얼멤이 아닌건데??
ㄴ테스타에 비비쥬얼멤이란 존재하지 않거든요
비쥬얼, 하면 먼저 거론되는 멤버들이 있어서 평가절하 되는 면이 있지만 원래부터 잘생기긴 했었다. 시원시원하게 모난 곳 없이.
그래도 역시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아 우린 문대문대가 있는데 뭔 걱정이야!"
씩 웃으면서 눈을 빛내는 저 모습이겠지.
"유임승차는 어때. 요즘 버스비 얼마쯤 하나요?"
"수도권 교통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 1200원 광역버스는 2300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래빈위키!"
"아니, 요새 버스 그렇게 비싸?"
-래빈이 저거 왜 알고 있는건뎈ㅋㅋㅋ
-와기토끼 버스 타고 댕기냐...
"그게 무슨...소리야...?"
"몰랐어? 미남은 돈 안 내."
"도, 돈은...다 내야하는 거잖아 버스 타면..."
-아현이 버스 안 타봐서 목소리에 확신이 없엌ㅋㅋㅋㅋㅋ
-아이고 애 고만 놀려라 울겠다
"장 보는 데 금액 제한이 없어요?"
불신의 눈빛을 보내는 박문대 뒤로 경계하는 강아지 이미지가 합성되었다.
"아무거나 사도 돼요? 품목 제한도 없는 거예요?"
"아니 근데 아무 제한이 없으면...저희가 뭘 살 줄 알고."
"아, 대신 구입하신 재료는 전부 다 사용하셔야 됩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도 곤란하거든요~"
"아, 예, 뭐 그건...문제가 아닌데요."
-왜 유진이 보는뎈ㅋㅋㅋㅋ
-잔반처리기
"랍스타!"
"양고기...!"
"트러플!"
"좋은 송이버섯을 구할 수 있을지..."
각자 지가 생각하는 비싼 식재료를 맘껏 외쳐보는데, 저놈들이 벌어들일 돈을 생각하면 제법 소박하기까지 하다. 저렇게 신날 일인가. 하긴 얼마를 벌어도 남의 돈 쓰는 건 신나겠지.
의뢰장이 내밀어지자 받아드는 류청우 뒤에서 박문대와 이세진이 순간적으로 안도의 눈빛을 교환하는 게 보였다. 그래, 너무 아무 포맷이 없었어. 이대로 어떻게 방송을 뽑나 했네. 하는 눈빛을...이 책임감 넘치는 아이돌들아.
차분하게 사연을 읽는 류청우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인 애들이 열심히 리액션을 쳤다.
"아이고~ 군대 가셨구나."
"그럼 이제 어르신은 혼자 지내시는 건가요?"
"어르신이라니 무슨 관계시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은 아니신건가?"
"와...근데 의뢰자?님?도 맘이 너무 따뜻하시다."
"어르신도 분명 손자분...아니 의뢰인님이 이렇게 걱정하시는 거 알면 식사 제대로 챙겨드실 겁니다!"
"근데 우리 재롱을 좋아하실까. 러뷰어 아니실 수도 있잖아."
"아 그럼 트로트 부르면 되죠 형님~ 고객맞춤서비스 몰라요? 이 형은 그 와중에 꼭 테스타 노래 불러야 쓰겠다고~"
"아니 꼭 불러야겠다는 게 아니라!"
"그럼 어르신이 좋아하실만한 요리를 준비하는 게 포인트일 것 같은데. 근데 의뢰지에 그게 다예요? 뭐 좋아하시는 거나, 못 드시는 거나, 원하는 상차림 컨셉이나 그런 건 안 써있어요?"
"응 읽은 게 단데."
입술을 빼쪽이며 심각하게 머리를 굴리는 문대에게 제작진이 알러지나 특별히 못드시는 건 없다고 확인을 받았다며 일러주었다.
"자, 그럼 다들 의견 좀 내보시죠."
판을 깔자 바로 왁자지껄하게 한마디씩 툭툭 들어왔다. 앨범 낼때도
"갈비찜! 갈비찜 싫어하는 어르신 없다~"
"그냥 형이 좋아하는 거잖아요!"
"유진인 갈비찜 싫어? 네가 제일 많이 먹었잖아!"
"엊그제 먹었어요. 저는 다양성 추구해요~"
"갈비찜은 질길 수도 있잖아. 백숙 같은 건 어때."
"문대 백숙도 잘 해."
"문대형 피자도 잘해요!"
"문대 찜닭도 맛있는데, 많이 안 짜고."
-얘들아 그냥 천하제일 문대 레시피 자랑 되어가는데
-느이집에 문대 없지?시전중...배아프다 그래 우리집에 문대없다 젠장
조심스레 손을 반쯤 든 선아현이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막 손이 많이 가는 것보다...어르신도 손쉽게 차려드실 수 있는, 그런 상을 차려보는 건 어떤지..."
목소리가 점차 기어들어가더니
"아닌가? 모처럼이니 특별한 상차림이 낫나?"
"아니,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밥 차리는 거 귀찮아서 늘 똑같은 거 드신다고 했으니, 간단히 차려먹을 수 있는 메뉴를 추가해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저기요 혹시 선아현 박문대가 낳았나요
-심하게 뿌듯한 표정 뭔데문대
-박문대: 선내낳
-목소리톤이 다르자너 문대야
박문대가 손에 든 미니칠판이 바르르 떨렸다.
어르신 건강하세요!
영양듬뿍☆ 사랑담뿍♡
소감토양~
"흐음. 소고기 감자 토마토 양배추국이면 건강하긴 하겠네요."
드물게 말문막혀 뻐끔대는 박문대 대신 차유진이 외쳤다.
"저건 할아버지 아니에요!!"
"차유진! 사람한테 저거라고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삿대질은 버르장머리 없는 짓이야! 선배님, 죄송합니다."
"김래빈이 할아버지라고 했어! 거짓말!"
"어르신...은 통상적으로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하는 말이라고, 단어를 설명한거 뿐이잖아!
-미친ㅋㅋㅋㅋㅋ진짜 청려냐곸ㅋㅋㅋㅋㅋㅋ
-티카집합티카집합티카집합 허위경보아니었음 리더 등판
-청려가 진짜 왜 나와??
-와 미친 섭외력 쩌네
그래, 답지않게 청량하게 웃고 있는 밥상 받을 어르신은 브이틱의 리더 청려였다. 예고편에 목소리도 나오고, 실루엣도 나오고
근데 진짜 왜 나왔냐. 친해서, 같은 헛소리 집어치우고.
스턴 걸린 박문대 대신 류청우가 넉살 좋게 너스레를 떨자 옆에서 배세진이 기겁하며 속삭였다.
"재롱을 왜 떨어 ㅈ...선배한테!"
방금 쟤라고 할뻔한 거 같은데.
-너네 진짜..친하니? 왜? 언제부터..?
-나도 몰랐던 내 돌들의 친목질
-이상하다 김래빈 테스타 말고 친구 없는데 왜 청려를 편하게 대하는 거 같지
-청려 진짜 테스타 나온대서 나온거 아니냐
서진은 입꼬리를 삐뚜름하게 올렸다. 뭔가...빨대 꽂히는 기분이라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달까. 브이틱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활동이 불가능한 것에는 당할 도리가 없다. 멤버들이 한명 빼고 전원 군대가 있는 지금은 테스타가 모든
물론 이런 프레임이 테스타에게 손해로 작용하는 건 또 아니었다. 브이틱과 테스타가 자꾸 친한 척을 해대고
-잘생긴 애들끼리 친목질 하니까 보기에 참 좋았더라...
-이게 바로 천상계구나
-1군클라쓰
-테스타분들 우리 리더 잘부탁해요ㅠㅠㅠㅠ낯가림이 심해서 그렇지 여리고 착해요ㅠㅠㅠ
-군백기에 예능떡밥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자꾸 테스타를 접하다보면 갈아타는 티카도 분명 나올테지.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식으로 묶어 나오는 것은 청려 입장에서도 도박인 셈인데, 어지간히 자신감 있는 어르신이다 싶었다.
"어디 가요, 후배님."
"?어르신 진지 차리러 갑니다만."
이젠 그닥 숨기려 들지도 않고 대놓고 틱틱대는 박문대를 보니 속이 살짝 아려왔다. 아들, 진짜 저 놈이랑 친한가 보구나. 진짜 어쩌다...에휴, 어차피 하는 촬영, 편하다니 좋다 그래.
"아니, 후배님은 여기서 재롱 떨어야지."
-끼야아아ㅏㅏㄱ
-제가 뭘 들은 거죠
-후배님은 여기서 재롱 후배님은 여기서 재롱
-청려야??여기공중파...는아니고 케이블이구나 티비방송인데...
예상되는 후폭풍에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타이밍에 제작진이 개입하여 룰을 설명했다. 부엌은 한번에 두 명만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동안 밥상손님 지정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단다.
"미션요? 다른 게 있나요. 아이돌이면 춤 춰야지."
생각보다 쉬운 미션이네, 부엌 턴 돌아오는 게 더 문제일 듯, 나 그냥 계속 틀려서 부엌 들어가지 말까, 하며 자신만만하게 임한 테스타 멤버들은 곧...
"뮤직중심 첫1위 버전이라니까요."
"문대 후배님, 윙크 어디 갔어요?"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는 청려의 벽에 부딪혀 끝없는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아 장난하나!"
"차유진!"
"요!!"
-청려 저걸 어케 잡는 거임? 태블릿 같은 거도 손에 없는데? 외운거야??
-와 이게...이게 말이 돼...?
-어케보면 선배가 후배 똥군기 잡는 현장인데 선배가 진기명기쇼중이라 아무도 지적을 못함
-신청려 인공지능설 진지하게 믿기로 했다
"문대야...다 씻었는데...가, 감자 깎을까...?"
"아니, 후, 냅둬! 후욱"
"그럼..고기 구워..?"
"아니, 헉, 그..."
"문대 후배님, 틀렸네요."
"씨!! 빼 당근!"
-거칠어져 가는 그의 입...아니 숨소리
-왕자님께 차마 감자깎기를 시킬 수 없던 문댕, 급기야는 당근 씨발라먹기를 시키고 마는데
ㄴ문대가 하고싶던 말이 이거였구나 나 이제 알았음
-차라리 당근을 흔들라고 하지
-바니바니 당근당근 하면 청려가 봐줄지도
-당근에 씨가 있어? 그걸 발라야하나 보통?
-당근 그냥 먹는 거 아니야?
-당근 얘기가 왜 나온건데
-몰라씨빼당근!!
청려는 진짜 원수라도 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허덕허덕 파김치가 될 때 까지 박문대를 놓아주지 않았고
"와아. 음. 참... 맛있어 보이네요."
-어...정성이 가득해보인다
-그...자연이 느껴진다
-되게...나를 기아에서 구원할 구휼음식 같이 홀리해보인다
"문대를 좀 더 일찍 보내주셨으면 더 그럴듯하게 나왔을 텐데요."
-청려 인사 그림같이 한다
-쟤는 무슨 양배추국을 세상 우아하게 먹냐
"효율적인 가사분담이죠. 적성 따라. 대신 저는 빨래 거의 안 하거든요."
-맛있나봐
-재현이 미간 움직였는데
-저거 저래봬도 맛있나봐
-여기 티카 있지 쟨 원래 말을 저렇게 로판 영애처럼 함??
ㄴ로판영애처럼 하는게 뭔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재현이 말툰데 왜 뭐 문제있냐
-청려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혀봤을 거 같음
ㄴ청려가 손에 물을 왜 묻혀 촉수에 감겨 적셔지면 몰라
-방금 직접 안빤대매
-속보: 박문대 속옷 멤버들이 빨아
"흐음. 그래도 빨래 같은 단순노동에 비해 문대씨는 좀 과하게 신경 쓴 상차림이던데, 매번."
"이게 과하다구요?"
-진짜 소박해보인다 저 국
-으에에엑 양배추
-테스타 애들 근데 뭘 먹여도 숟가락 젓가락 절대 안 놓음
-재현이는 뭘 먹어도 맛없게 먹는데 호로록 잘도 먹네 계속
ㄴ청려 입짧음?
ㄴ ㄴㄴ맛없게 잘 먹음
ㄴ ㅅㅂ 맛없게 잘 먹는건 어케 먹는거얔ㅋㅋㅋㅋㅋ
ㄴ먹는게 아니고 영양섭취함
"하긴. 콩이 빠는 것도 진짜 힘들더라고요."
-콩이 빠냐곸ㅋㅋㅋㅋㅋ목욕시키는 것도 아니곸ㅋㅋㅋㅋ
-콩이가 뭐야 인형?
ㄴ신재현 댕댕이
ㄴ청려네 강아지
-신재현 콩이 직접 빠냐 하 자극 심하다
-아무래도 힘들겠짘ㅋㅋ난이도 급상승인데
"하하! 애들이 일러요?"
"드레싱도 안 바꾸는 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최적의 칼로리 섭취량으로 맞춰둔 건데."
"지독하다, 진짜."
-지독하다
-독기
"아무리 좋은 식단도 계속 반복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신체의 적응력이..."
"선수촌에서도 그렇겐 안하는데, 하하."
-왜 쟤네가 한이 서려 보여 브이틱도 아닌데?
-공감능력 맥스
-누가 보면 청려가 얘네 식단 관리한 줄
ㄴ아...
ㄴ아 이건 웃음이 안 나온다
ㄴ아 그래서 신오가 그렇게 밥을 잘 먹는다고...
-문대느님 재현이 입맛좀 개조시켜주세요 문대느님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저 입맛만은 리디광공에게 제발 먹는 낙을 가르쳐주세요
ㄴ입맛만 그런거 아닌거같은데
-소감토양이 뭐야
ㄴ아무도 신경 안쓰고 양배추국이라 부르는 이 요리 이름
ㄴ청려가 신경 써주네
ㄴ쟤는 진짜 로봇같다 입출력 정확
은은한 미소와 차분한 목소리 덕분에 시비 터는 게 아니고 토크를 이끌어 가려는 거라는 의도가 전달되었다. 분위기를 제맘대로 전환하는 게
"말씀대로 인원 수가 많아서..비효율적이진 않아요. 버리는 재료가 거의 없거든요. 일인가구는 꿈도 못꿀 효율."
문대가 살짝 미소지었다.
"햇반에 참치캔만 먹어도 살아지는데. 라면에 김치만으로도 끼니는 때워지는데.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던 문대가 갑자기 한 숟갈 크게
"그러니까 어르신도 좀 잘 챙겨먹으시죠."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 것 같아 잠시 천장을 노려본 서진이 오열 중인 실시간 반응을 보고 자신이 미친 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안도했다. 까딱 잘못하면 신파로 갈 뻔했는데, 다행히
"갑자기 잔소리? 그것도 나한테만?"
"여기 15끼니 연속 같은 것만 먹는 사람 또 누구 있어요."
"날 왜 뺍니까, 우린 같이 사는데."
박문대가 무심하게 툭 뱉었다.
"내가 계속 챙겨 먹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