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하는 자신이 예쁘게 생긴 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급은 아닐지라도 어른들에게 곧잘 아이고 예쁘게도...

@loviewloveu
러뷰라뷰@loviewloveu
23 views Oct 03, 2026 ~6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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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하는 자신이 예쁘게 생긴 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급은 아닐지라도 어른들에게 곧잘 아이고 예쁘게도 생겼네~하는 소리를 들었고, 고백도 제법 받았으며, 너네반에 쫌 예쁜 애 있잖아 걔, 하면 누구, 민하?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는 됐다.

어디 가서 꿇려본 적은 없단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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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아주사 나오기 전 까지는.

와, 대박. 다리길이 봤냐.
허리가 내 가슴께에 있어 미친.

수군거리는 소리에 예의가 아닌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근데 쟤 노래는 딱히
몸매가 개쩔잖아.
몸매가 쩔면 도슈코에 나가야지 여긴 아주사고.

사방팔방이 경쟁자라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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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서로 견제하고 평가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례하다고 화를 내기엔 여긴 어차피 평가받으러 나온 자리기는 했다. 카메라는 시도때도 없이 대놓고 누가 제일 예쁘냐, 누가 제일 잘 하는 것 같냐, 누가 제일 강력한 우승후보인 것 같냐, 캐물어 대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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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좀 조용하고, 노래는 그럭저럭 하는 애? 사실 춤도 그럭저럭 한다고 생각했는데, 와 보니 눈돌아가게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아마 예쁜 애로는 거론되지도 않을 것이다. 대충 10위권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온 것은 만용이었다. 어찌 그리 다들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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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막만하고, 눈은 왕방울만하고, 피부엔 잡티 하나 없는지. 그렇게 빡세게 빤짝빤짝 전문적인 화장 하는 법은 어디서들 그렇게 배워왔는지.

민하는 평소 짙은 화장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평소 하는대로 파운데이션에 엷은 섀도, 아이라인에 립스틱 정도만 바르고 왔더니만 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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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상으로는 거의 이목구비가 사라져 있었다. 아, 나만 신경 안 쓰면 되는 게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이 하나같이 짙은 화장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구나. 상대적으로 인상이 흐릿해보이며 묻히는 것 같아 기를 쓰고 아이라인 두께를 키워보았다. 난생 처음 속눈썹도 붙여봤다가 도무지 적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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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고 자꾸 떨어져서 결국 떼어버렸다.

얼굴로 승부보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일단 눈에는 띄어야 뭐라도 해볼 것이 아닌가.

누군가에게 예뻐보이려고 애써본 적도 없어 영 어색하고 살짝 자존심이 상했다.

"와~ 민하씨 너무 예쁘다!"

그래서 처음엔 놀리려는 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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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언니야말로요..."

가장 예쁜 참가자 1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1위, 가장 경쟁자로 붙고 싶지 않은 참가자 1위.

정율기가 얼굴을 들이대고 그 큰 눈을 깜빡여대는데 정말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서.

"근데 섀도 새로 샀어요?"

"아, 네에...제가 화장품이 별로 없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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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펄 쓴 건 처음 보는 거 같아서! 빤짝빤짝~하면 기분 좋아지죠."

펄 쓴 건 처음 본다고? 우리 초면 아닌가요?
정율기야 워낙 이목을 끄는 참가자니 이쪽에선 알고 있었지만, 저쪽도 내 이름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나 그래도 아예 듣보는 아닌건가?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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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민하씨는 워낙 깨끗하고 청순한 마스크라, 좀더 맑은 계열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여름쿨 아니에요?"

나도 모르는 내 퍼스널 컬러까지 들먹이며 잔소리를 하는데 당황스러워서, 정율기가 아니었으면 견제들어오는건가 생각할 뻔했다. 근데 정율기가 나 따위를 견제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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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가요. 네에..."

"아하하, 귀여워! 민하씨 화장 많이 안 해봤죠? 언제 내 방 와요, 내가 해줄게~ 근데 말 놔도 돼요? 내가 언닌데!"

이렇게? 갑자기??
같이 미션을 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화장품이 어쩌고 고나리를 하더니 심하게 친한척을 해대 당황스러웠다.

"아 네에 저야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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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말 편하게 해, 민하야! 꺄 넘 좋아~"

이게 이 사람 컨셉인가. 활기차고 붙임성 좋은..그런 캐릭터라는 건 알았지만 직접 겪어보니 너무 과했다. 본 지 몇초나 됐다고 넘 좋아, 좋기는.

"나 민하 같은 얼굴 너무 좋아해서 계속 들이대고 싶었는데 놀랄까봐 참았잖아."

안 참은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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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 이런 말 불쾌한가?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눈에 띄는 스탈이라서~"

이쯤되자 정말 놀리나 싶었다.

"제가요? 언니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예고편의 절반을 차지한 사람이, 0.5초 스쳐지나가며 나온 사람한테 뭐라는 거야 정말.

"아 뭐 나도 좀 눈에 띄긴 하지! 키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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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민하는 안 질리는 스타일~ 볼수록 더 빠져드는? 쫌만 있어봐, 다 너만 찍을걸."

그러고는 훅 들어와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하더니 비밀얘기 하듯 속삭인다.

"속눈썹은 안 붙이길 잘했어, 정 신경쓰이면 마스카라 정도만 해. 아예 똑단발도 잘 어울릴텐데. 첫사랑 소녀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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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야.
갑자기 귓속말을 하니까 일단 소름이 돋아서 주춤 뒤로 물러났다.

율기언니!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에 응, 가! 소리치더니 민하야 나중에 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진다.

언니 쟤랑 친해요?
민하? 이제 친해질라고!

와, 진짜 과하다 저 사람...민하가 소름돋은 팔을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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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나랑 진짜 안 맞는 스타일. 오지랖 개쩔고. 몇 초 같이 있었다고 기빨린 거 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워낙 예쁘고 저에게 맞는 스타일을 찰떡같이 찾아 꾸미고 다니는 사람의 말이라 은근히 신경쓰였다. 단발? 그것도 똑단발? 너무 촌스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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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도 아니고...머리 이만큼 기르는 것도 오래 걸렸는데...

거울 앞에서 머리칼을 접어보며 고민하길 수십번.

대부분이 긴머리 치렁치렁인데 혼자 단발이면 눈에는 띄겠지. 뭔가 변화를 감행해보고 싶은 시점이긴 하다. 중딩때 후로 안해본 머리긴 한데, 그때 극악으로 안어울린 건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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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으로 미용실 가서 확 턱선 위로 쳐달라고 했다가, 바닥에 뭉텅 떨어지는 머리칼을 보자마자 후회했다. 히익, 이건 돌이킬 수 없잖아. 정율기가 대체 뭐라고 그 한마디에. 이미 머리는 잘라놨는데 고객의 표정이 굳어버리자 헤어디자이너가 필사적으로 달래려 애썼다. 고객님 진짜 잘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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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더 조막만해졌네, 어휴 시원하다~ 이거 봐요, 상큼하죠? 와 고객님 목선이 되게 예쁘시네 잘 잘랐다 잘 잘랐어~

미용실은 돈 받는데니까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의 립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겠지. 아직 의구심을 버리지 못해 반신반의하며 촬영에 다시 합류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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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누구야. 민하씨 스타일 확 바뀌었네요? 너무 예쁘다~

와 못보던 요정이 있네 했더니 민하씨였어? 잘 어울리네, 진작 자르지!

어머, 너무 귀엽다 진짜! 단발 찰떡!

호들갑이 난무했는데 그야 머리를 자르고 왔는데 못나졌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예의상으로라도 예쁘다고 할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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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아닐까...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자꾸 칭찬듣다보니 어딘가 들떴다.

꺄~~민하 단발했네! 너무 예뻐 너무 예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단발 여신!

호들갑 중 최고봉은 정율기였지만...자기가 제안했으니 당연히 칭찬해야 되는 입장이겠지. 친한척 부비고 껴안아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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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카메라가 붙는 인간이라 밀어낼 수도 없고 하하 웃으며 마주 껴안았다. 그야...좀 고마운 면도 있었다.

마침 머리 자르고 새로 받은 곡 컨셉이 파워청순이었던 것이다.

-와 1분42초 단발 미쳤음
-약속할게 단발 이름뭐냐 급함
-이 팀은 단발이랑 메보가 최고수혜자인듯
-단발ㅠㅠ첫사랑기억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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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을 연상시키는 단정하고 수수한 의상에 흑단발이 귀신같이 잘 어울렸다. 거기에 움직일때마다 나폴거리며 흔들리는 머리칼이 보다 역동적인 느낌을 내 주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아직 이름과 얼굴을 외우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특정되기 쉬웠다. 단발 걔.

눈에만 띄면, 일단 봐준다면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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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시키지 않을 각오쯤은 하고 왔다.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이 라운드 생존이 목표였는데, 조 1위로 단숨에 치고 올라가며 여유롭게 통과해버렸다.

물론 이 모든 게 헤어스타일 덕분은 당연히 아니겠지. 하지만 어떤 터닝포인트 정도는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이런 인터뷰 질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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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지 않는가.

"민하씨는 도중에 헤어스타일을 파격적으로 바꾸셨는데, 어떤 심경의 변화라도 있으셨나요? 아니면 일종의 전략?"

"하하, 그렇게 파격적이었나요...? 별 전략 같은 건 없었고, 전 그냥..."

전략이라니, 같은 말을 해도 참 정떨어지는 어감이다. 곡 미리 알고 컨셉 맞춰 영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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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것 같은 이미지 쪽으로 흘러가면 곤란해지잖아.

최대한 별 생각 없어보이도록 가볍게 얘기했다.

"율기언니가...단발하면 예쁠 것 같다고 해서요."

사실이기도 하니까. 워낙 반응이 좋으니, 공로자에게 크레딧 정도 줘야하지 않나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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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힘은 정말 놀랍고, 편집 포인트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대체 그렇게 아무렇게나 던진 말이 터질 줄은 몰랐다.

-율기 언니가...단발하면 예쁠 것 같다고 해서요.

이건 사기다.

내가 저렇게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었다고? 머리 끝자락을 살짝 만지작거리면서? 눈 반짝거리는건 cg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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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소녀라더니, 첫사랑 대상인 소녀가 아니고 첫사랑 씨게 앓는 소녀처럼 나왔다.

-율기언니ㅠㅠㅠㅠ뭔데ㅠㅠㅠ언제부터 친했는데ㅠㅠㅜㅠ시청자따돌리지말고 보여달란말이야
-율기언니가...예쁠 것 같다고 해서...여자의 생명이라는 머리채를 바로 뎅겅 했구나 그랬구나 민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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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기 민하 이 친목 찬성합니다
-둘이 성격 되게 안 맞을거 같은데ㅋㅋㅋ친하다니 의외다
ㄴ원래 극과 극이 통함 지난 시즌에 박문대랑 큰세진 봐봐
-편집된 율민라인 내놔라 방송국놈들아

어찌저찌 율민라인...의 탄생이었다.
뭐, 워낙 분량 독재자 정율기였기에 내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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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를 본다면 정율기가 보겠지...싶어 스리슬쩍 눈치를 봤는데.

"민하야!! 빨리와, 여기여기!!"

"허얼~ 오지고지리고레리꼬 민하언니가 다 찢어버리셨다"

"민하민하 이거 개존맛탱!!"
"언니 말 쫌!!"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율기는 율민라인을 팍팍 밀고 싶은 것 같아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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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어엉 으허어어엉"

"언니 대체...흡, 작작 좀..."

"으허어우어 미나야 우리 같이 흐윽 데뷔...으아앙"

"왤케 울어, 쿨쩍, 누가 보면 데뷔 못한 줄 알겠어!"

엉겁결에 탄 그 라인이 데뷔까지 레드카펫마냥 쭉 깔려있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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