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청려랑 자기랑 사귀는 줄 알고 혼자 신청려에 대한 부정적인 과거와 감정과 삐딱한 시선 정리하고 사랑하느라 애썼는데...

이제 신청려가 갸웃이지랄해도 귀엽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신재현의 ㅅ만 들어도 혐오감 올라옴...
이 다짐 하루에 삼천번 하면서 신청려가 보고 싶다고 하면 만나러 나가고 장난치면 받아주고 콩이랑 셋이서 산책도 하고 손 잡고 만지고 키스하고 섹18했는데.
걍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귀는줄 알고.
여기까진 상황 파악 못해서 아냐? 하고 대답했는데 자기 얼굴 훑어보다 상황파악 끝난건지 피식 웃더니 "어쩐지 그래서 요즘 만나러 와준 거였구나. 이런 관계 처음인가봐? 의외로 순진하네요." 하는거임...
"역시 그 새낄 믿는게 아니었는데."
"그래 문대문대~ 앞으론 그 놈이 잘해줘도 속지마! 믿지마!"
-혹시 시간 있어요? 할 얘기 있는데.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늘 만나던 곳에서 기다릴게요.
씹었단 뜻임
"후배님,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아, 선배님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저희가 얼른 준비하고 리허설에 들어가야 해서요~"
"아, 그래요?"
"네! 그러니까..."
"지금 얘기 가능합니다."
"박문대!"
배세진이 박문대의 옷깃을 붙들었음.
"요즘 연락이 안되던데요."
"바빴어."
"그래요? 흠... 딱히 잡힌 스케줄은 없는 것 같던데."
두 사람은 의외로 평범히 이야기를 이어나갔지만, 청려는 알았음.
"...문대 씨, 저번 만남 말인데요."
"아, 그거."
"제가 할 말이..."
"아냐. 안해도 돼."
박문대가 말했음.
"문대 씨."
"미안한데 나는, 마음 없이 관계하고 그런 짓 안해."
이걸로 이 일은 끝내자.
"...할 말이 남아있어?"
선을 긋는 말투와 물음에 청려는 깨달았음. 지금 고백을 해봤자 박문대에겐 닿지도 않을거라고. 그게 너무 끔찍해서, 어쩌면 다시 없을 기회를 이미 보낸 듯 초조해서 청려는 또 할 말을 잃었음. 침묵하던 청려를 바라본 박문대가 고개를 돌렸음.
모든게 실망스러웠음. 어쩌면 이 순간 청려가 자신을 붙잡아줄거라고, 조금은 기대했던 자신을 포함한 모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