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출신 류건우 이미 감염된 박문대 몸에 빙의해서 몸은 좀비인데 정신은 멀쩡한 인간 방패 되는 상상 을 해

을 해
이미 좀비 떼에 국토의 3분의 2를 잠식당한 데한민국에서 마지막까지 최전방 사수하던 류건우 접전 중에 오발로 총 맞고 의식 잃었는데 깨어나보니까 웬 가정집이었을 듯
[!상태이상 : 인간이 아니면 죽음 뿐]
*당신은 돌연변이 감염체입니다. 피아 식별을 위해 아군을 선택하세요
(좀비/인간)
'당연히 인간이지'
이딴 걸 선택지라고 주고 있어 하고 인간 버튼 눌렀는데 딱 누르는 순간 자기 팔이 보였음
무언가에 물어뜯긴 자국이 남아있는 팔목이
선택 완료라는 창이 뜨기 무섭게 순식간에 배경이 바뀌더니 방금까지 있던 가정집은 어디 가고 웬 차가운 바닥이 눈 앞에 들이닥쳤음
X발 뭐야?
떨어지면서 머리를 박아서 뒤통수 붙잡고 으으거리던 류건우..
🐰 헉! 여길 봤습니다!
🐻 근데 이상하게 얌전하지 않아요? 어디 모자란가?
🦌 바, 방심하지 말자 그래도 일단 감염자니까..!
🐺 그러게. 일단.. 정신 차리게 전에 쳐야겠지?
..그 말을 왜 날 보면서 하냐.
그래서 본능적으로 몸에 익은 동작으로 자세를 잡았는데 그게 지켜보는 사람들 눈에는 감염된 사람, 속칭 좀비가 달려들기 직전인 것처럼 보였을 듯
이미 아파트 내의 수많은 사람들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저 감염자들에게 당했고 유일하게 지켜낸 이곳 바리케이드마저 뚫리기 직전이었으니까
휙ㅡ
빠르게 반응한 류청우가 들고 있던 야구 배트를 들어올려 류건우의 머리통을 내리쳤고,
🐶 (욕/험한 욕/갑자기 왜 때리냐는 욕)
가볍게 고개를 꺾은 류건우가 배트를 피했음
근데 아무래도 좀비화가 된 상태라 목에서 우지직. 소리가 났을 듯
이게 그러니까
목이 안 움직이는 거임
🐶 ?????
기이하게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류청우를 보고 있는 류건우는 사실 공포 그 자체였음
그리고,
우드득.
'X발.. 모가지 상태가 왜 이러냐'
근데 또 그게 류청우한텐 좀비의 이상행동으로 보였고,
이후로는
🐱 또 피했어요!
🐰 크윽.. 청우 형님을 도와드려야 합니다!
🐹 ..보통 놈이 아닌 거 같은데
🦌 세, 세진아..
휙휙 이리저리 휘둘리는 배트에
우드득 우지직 꺾이는 목
기묘하기 짝이 없는 장관에 지켜보던 사람들의 표정도 점점 이상해져가고
그러자 흠칫 놀라면서 쳐다보는 류청우
왜인진 몰라도 자신을 적으로 생각하는 듯한 모양새였기 때문에 일단은 싸울 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게 먼저였음
통통.
배트 끝을 잡고 밀었다 당겼다 하며 류청우에게서 배트를 앗아간 류건우가 난 무기를 안 쓰겠다는 눈치로 배트를 바닥 한 구석에 내려놨음
천천히 들어올린 두 손.
다시 경계하려는 사람들을 슥 쳐다본 류건우가 속으로 지금 상황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상태창을 떠올렸음
'아군이라며 새X야.. 인간 선택했잖아 인간'
근데 대체 왜들 저러는건데.
잘은 몰라도 명백히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
게다가 이 물어뜯긴 팔목과 울긋불긋한 핏줄만 봐도 아무래도 지금 자신은
사람들이 경계하는 것도 납득은 간다는 뜻이었지
'어떻게 감염되고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는 짐작이 갔음
이 몸.
분명 사람은 같은데 몸이 달라져있었음
게다가 감염된 지 꽤 됐는지 여기저기 하자가 있기까지 한 몸뚱아리.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은 저들에게 이래보여도 속은 인간이랍니다~ 를 어필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거였음
'지성이 있으면 우선 말로 해결하는 게..'
하지만 여기서 류건우가 한가지 간과한 게 있다면
🐶 으.. 으...
'...?'
좀비는 말을 잘 못한다는 거였음
뭔가 말하려는 거 같은데?
웅성웅성
그게 말이 되나 아 얼른 기절이라도 시켜 불안해죽겠네 에잉
..그냥 정말 좀 모자란 녀석인건가?
그럼 바보 좀비예요?
차유진 너도 감염되면 저렇게 될지도 몰라
!! 김래빈 (어쩌구 저쩌구)
'혀 근육이 좀 굳은 거지 아예 말을 못하게 된 건 아니다.. 그러니'
🐶 ㄴ...ㅏ
🐻 뭔가 말하는데요?
🐶 나...
🐹 나?
🐶 저..ㄱ..
장담하는데 옹알이도 이렇게 못하진 않았을 거 같았음
오히려 사람들이 묘한 측은함을 느끼기 시작했음
🐶 으...
👤 아이고~ 답답해죽것네!
🐹 그..! 조금만 더 들어보죠
👤 그래요~ 할 말이 있어보이는데 일단 들어줍시다
🦌 세진아.. 어제 불침번 서서 아직 잠이 덜 깬 거야..?
🐶 나, 아.
나 사실 적은 아닌데 좀비처럼 보여도 속은 인간입니다
를 다 말하기에는 몸이 따라주질 않았던 류건우..
🐶 적.
🐺 ..적이라고?
🐶 ..니야 (아니야)
🐻 적이야? 적이야 라고 했죠 방금?
🐶 아, 니.
🐰 그보다는.. 아니야, 라고 한 것 같습니다만
🐶 (격렬한 끄덕임) (오도독 오도독)
류건우, 이제는 박문대인 좀비가 ..응. 하고 대답했음
그 말을 듣고 보니 묘하게 또렷한 눈동자와 단정하게 곧은 자세가 보이는 것도 같았음
미심쩍은 얼굴로 박문대를 살피던 류청우가 뒤에서 돌연변이일 수도 있으니 쉽게 믿어선 안 된다는 누군가의
크르르...
어디선가 들려오는 짐승을 닮은 울음 소리.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일제히 돌아가는 시선들.
그 끝에는 조금 전 박문대를 뱉어내다싶이 열렸던 비상구 문 틈새로 좀비 하나가 쿵 . 쿵 . 머리를 박아대고 있었음
누군가에게 치여 바닥에 나동그라진 어린아이 하나가 문 근처, 박문대와 사람들 사이로 철퍼덕 엎어졌음
곧 엄청난 속도로 문에 이마를 부딪히기 시작했음
쿵. 쿵. 쿵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마침내 벌어진 틈을 비집고 나온 좀비가
👤 어어어!!!
🐹 안 돼...!
🐺 !!!!!
🐻 !!!!!
크륵.
좀비의 입에 자신의 팔을 물리며 그 앞을 막아선 박문대가 무표정하게 제 팔을 내려다봤음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음
이 몸은 이미 감염된 상태.
감염자에게 팔 한 번 더 물린다고 증상이 심해질 리도 없었음
그건 이미 과학자들이 검증한 사실이었으니까.
쾅!
넘어진 채 울면서 떨고 있는 어린 아이를 안아든 이세진을 확인하고..
근육을 쓰지 않은지 꽤 됐는지 온 몸이 욱신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듯한 기분.
놀란 듯, 또는 경이로운 것을 보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인간'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박문댜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음
부디 말이 중간에 끊기지만 않길 바란 박문대가 빠듯하게 입을 열었음
🐶 적, 아니야.
🐺 ....
🐱 ....
🐰 ....
🐻 ..허,
또박또박 들린 목소리에 한참이 지나 누군가 반응했음
- ..이게 말이 돼?
모두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음
첫째는 상대가 언제든 자신을 위협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마찬가지로 경계심을 놓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그 경계심을 최대한 숨기는 것이었음
가뜩이나 수적으로 불리한 마당에, 사람들을 설득하고 회유 시키기까지 해야하는 입장.
쓸데없는 경계심을 드러내 두려움을 심어주는 짓은 이런 상황에선 자충수나 다름 없었음
넘어진 아이를 구하고 감염자를 처리함으로써 어느 정도 남다른 존재로 각인되긴 했지만
저들 입장에선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그렇다고 이 정도로 꽁꽁 묶어둘 줄은 몰랐지만.'
재갈에 밧줄에 수갑에.
심지어 꽤 본격적인 것들이라 포박 당할 땐 좀 당황스럽기까지 했음
'뭐 어쨌든... 그래도 머리 좋은 놈들이 몇 끼어있는 모양이니, 잘 된 건가'
잘그락. 소리를 내며 손목에 걸려있는 수갑을 흘끗 내려다 본 박문대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주시했음
이세진의 말에 팔짱을 끼고 있던 류청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흩어져있던 주민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여들었음
세상이 이렇게 되고 이제 겨우 3일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그 3일 간의 공포는 가히 설명할 수 없을만큼 끔찍했음
사람이 사람에게 달려들고, 물어뜯고 괴물 같은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던 살풍경을 보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음
피해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음
매일같이 아파트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괴이한 소리는 감염자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불안감을 키우기에도 충분했음
저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듯 하더니 마음대로 잘 되지 않자 울상을 짓질 않나,
다 쉰 목소리로 겨우겨우 단어를 잇질 않나,
좀비들끼리 서로를 공격하는 듣도보도 못한 광경에 당황한 사람들을 돌아보며 같은 편이라고 말하던 눈은 그야말로 인간의 것과 다름없어 보이기까지.
🐻 자 그럼 다들 눈 감아주시고~ 제가 말하는 쪽에 동의하시는 분들만 손을 들어주시면 됩니다
받아들이자, 열 표
받아들이지 말자, 아홉표
거수를 확인한 이세진이 그럼 받아들이는 걸로, 라고 말하며 손뼉을 짝 쳤을 때였음
👤 뭐, 뭔..! 당신들 다 미쳤어?!
삿대질부터 시전하는 남자에 류청우와 이세진이 시선을 교환했음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줄은 알았지만 하필 저 인간이라니.
생존자 중에서도 가장 말이 안 통하기로 소문난 아재라 그런지 더 골치가 아파왔음
👤 그, 그렇긴 해도 이게 말이 되는 결과야? 저 괴물 놈을 데리고 있자니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고..! 어치피 그놈들이랑 똑같은 새X야!
🐹 아까 봤잖아요 아이 구하던 거. 그게 어떻게 같아요? 일단 좀 더 두고 보고..
소음에 민감한 감염자들을 신경도 안 쓰는지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는 주민들의 행태에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박문대가 고의적으로 수갑을 움직였음
잘그락.
작은 소리였지만 차유진과 선아현이 돌아보자 시선이 절로 모여들었음
👤 ...!! 뭘 봐 이 괴물 놈아!
빤히 쳐다보기만 했을 뿐인데 욕부터 내뱉는 남자.
겁 먹은 걸 숨기려고 성질이나 내는 그 꼴을 무심히 바라보던 박문대가 뻐근한 손목을 한 바퀴 돌렸음
역시나 삐걱대는 몸 상태.
손목 뼈를 어떻게 잘 빼면 수갑을 풀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를 잠시 고민하던 박문대가 입을 열었음
🐶 거래, 하자.
이대로라면 얼마든지 쫓아낼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었음
'그렇게는 안 되지.'
저들에게도 자신을 버리기 아까운 이유를 심어줘야 했음
가령,
자신이 알고 있는 '미래'에 대한 얘기라든가.
🐶 나. 알아
<대재앙> 이라 이름 붙여진 시대.
최초 발원지조차 불분명한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에 침식 당한 인류가 제 가족, 친구, 혹은 지인이었던 이를 죽이고 죽임 당했던 시기의 연속.
세계적 재난 사태라며 일장 연설을 토하던 출처 모를 라디오 음성이 치직거리는 잡음만 남기고 사라지기까지가 다시 2주.
운 좋게 살아남아 생존자 그룹과 닿았던 '류건우'는 이미 9년이나 지난 당시의 상황을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음
이어지려던 상념을 끊어낸 박문대는 아파트 주민들이 투표를 하는 동안 알아낸 사실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종합해 도출했던 몇 가지 결론들을 찬찬히 되새겼음
'박문대의 몸.'
눈을 뜨고 뭘 생각해보기도 전에 사람들 앞에 내던져진 탓에 파악이 늦었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이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음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아까 보았던 그 가정집이었고.
그 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졌던 선택지.
- [!상태이상 : 인간이 아니면 죽음 뿐]
*당신은 돌연변이 감염체입니다. 피아 식별을 위해 아군을 선택하세요
(좀비/인간)
그러지 않고는 설명이 되지 않았으니까.
그 탓에 '인간'을 아군으로 선택하자마자 순식간에 공간이 바뀐 채 사람들 앞에 내던져졌으며
아마 그때 류건우가 좀비를 아군으로 선택했다면 상황이 지금과는 정반대가 되었을 것.
이란 게 첫 번째로 알아낸 사실이었음
박문대가 로비로 내동댕이 쳐졌을 때부터 이상하게 느꼈던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었음
멀쩡하게 전등이 들어오는 로비와 깨끗한 옷을 입고 어설프게 무장하고 있는 사람들. 음식이 보존된 매점과 전기가 들어오는지 소음을 내며 작동 중인 냉동고까지.
묶인 채로 한동안 깜빡이는 등만 멍하니 보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었을 듯
하여튼 자신이 눈으로 본 것들과 조금 전 주민들의 대화에서 나온 '3일' 이란 단어에서 정황을 미루어 보아,
아직 문명을 잃지 않고 생존자가 곳곳에 퍼져있는 시기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음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부터 류건우의 기억이 일종의.. 무기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것 또한.
아니, 실은 미래의 지식은 둘째치고 당장 외부의 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난데없이 내려온 동앗줄이나 다름 없는 제안이었을 듯
바깥 상황.
그 한마디에 피로, 절망, 공포로 얼룩졌던 눈들에 일순 비쳤던 간절함을 저들은 알까.
여전히 목소리를 내긴 힘겨웠지만,
🐶 말, 그대로.
🐻 ..네가 안다고? 어떻게?
의심과 불신이 섞인 목소리.
더 늦었으면 곤란해졌을 흐름이기도 했고.
'대재앙' 이후로 3일. 현재 시각 4시 33분.
제 기억 상으론 아마 오늘 이 시간 쯤..
박스로 덕지덕지 막아놓은 창 틈으로 멀리 보이는 건물 하나를 응시한 박문대가 물끄러미 시선을 고정했음
🐹 뭐..?
- 오늘 오후 4시 35분 경, 응급 환자를 긴급 수송 중이던 의료 헬기 내부에서 폭동이 일어나..
사고 발생 이후 여덟 시간 째,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나 투입 가능한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과거의 어느 순간, 크고 작은 사건들을 악몽처럼 기억해 잠을 이루지 못했던 류건우는.
- 그렇게 다 기억하면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근데 그게.. 이렇게도 쓰이네.
바람 빠지듯 흘러나오는 웃음과 함께 시계 분침이 움직이고,
쾅ㅡ!!!!
천지를 울리는 폭음과 함께 창 너머로 불길이 치솟아올랐음
👥 저거, 저거 지금 폭발한거야..?!
귀를 뚫고 들어온 굉음에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사람들이 반. 혼비백산 해서 창문 쪽으로 달라붙는 사람들이 반이었음
곧이어 있을 2차 폭발과 무너질 건물을 기억해낸 박문대가
자조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렸음
- 똑같네..
하지만 고작 예견된 사고에 절망하기엔 9년 간 지옥에서 굴렀던 경험이 결코 가볍지 않았고,
이 순간마저도 류건우의 계산에 포함된 바였음
어쩌면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가벼운 중얼거림을 듣고 멈칫했던 사람들이 곧 귀를 막는 게 좋을 거라던 경고를 떠올리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기둥에 묶여 꿇어앉아있는 박문대를 쳐다봤음
🐶 부, 족해? 증명.
미래와 과거의 유일한 교집합이었던 류건우가
제 존재를 분명히 각인시킨 순간이었음
오늘 좀 애매하게 끊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