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른 으로 어릴 때 최초 S급 센티넬로 발현해서 혼자 멱살 잡고 데한민국 지켜오다 슬슬 다음 세대 주역들 등장하니까...

@moon_ryu_j
오월@moon_ryu_j
19 views Sep 29, 2026 ~27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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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른

으로 어릴 때 최초 S급 센티넬로 발현해서 혼자 멱살 잡고 데한민국 지켜오다 슬슬 다음 세대 주역들 등장하니까 몰래 은퇴각 잡는 박문대 보고 싶음

참고로 여기서 그 주역들은 테스타랑 브이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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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부분에 화재 현장 묘사 짧게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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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가 처음 능력을 발현한 건 7살 때였음

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기로 한 날 우연히 도심 한복판에 A급 게이트가 발생했고, 안에서 튀어나온 괴수들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근처 건물 대부분이 붕괴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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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고에 박문대의 가족들 역시 휘말렸음

벽에 균열이 생긴 걸 마지막으로 목격하고 정신을 잃었던 일곱 살 문대가 눈을 떴을 땐 사방이 온통 불바다였음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도 못하고 연기에 질식하기 직전인 문대를 구한 건 센트럴에서 파견된 센티넬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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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급 능력자들이 괴수들을 상대로 시간을 끄는 사이 구조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사실상 구조된 인원은 그렇게 많지 않았음

왜냐하면 애초에 살아남은 생존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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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품에 안겨 구호 현장에 도착한 문대는 상처를 치료하기도 전에 자신을 구해준 사람의 옷깃을 잡아당겼음

그리고 물었을 듯

혹시 자신의 부모님을 보지 못했냐고.

돌아오는 부정적인 대답에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센티넬들이 시선을 교환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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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괴수들에게 공격 당하고 있는 마당에 사소한 일에 신경을 쏟을 순 없었음

센티넬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자 잠시 말이 없던 문대는 붙잡는 손길을 뿌리치고 직접 부모님을 찾으러 뛰쳐나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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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안 있어 목격하게 됨

흰 천에 덮여 미동 없이 누워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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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의 부모님은 이미 현장에서 즉사해 사망자로 분류되어있는 상태였음

흰 천을 손에 쥔 어린 아이가 그 자리에 한참을 굳어있으니 아무리 정신 없는 상황이더라도 누군가의 눈에는 띄기 마련이었음

그 상대는 아까 전 박문대를 구했던 하진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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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마야. 너 여기서 뭐하는..

괴수 소탕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지쳐있던 하진태는 박문대의 어깨를 잡는 순간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음

손 끝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

그런데 그게 뜨겁다기보다는 오히려 너무 차가워서 뜨겁게 느껴지는 감각에 가까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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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센티넬의 각성 나이는 10대 중반에서 후반.

이 시기에 능력을 발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 상태가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인 탓이 컸음

능력은 소유자의 정신력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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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일곱 살 어린아이가 이 모든 통상적인 법칙을 깨고 한순간에 능력을 발현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혼란스러운 가정은 짧았음

그 직후 박문대의 발 아래에 있던 땅에 반경 500미터에 해당하는 부분이 전부 얼어붙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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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타던 건물은 물론이고 날뛰고 있던 괴수들이 한순간에 얼어붙은 채 동사했음

힘겹게 그들을 상대하던 센티넬들이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시민들이 웅성거리는 와중

유일하게 하진태만이 중얼거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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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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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한민국 최초이자 향후 10년 간 다신 없을 S급 센티넬은 그렇게,

전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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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이후, 17년이 지난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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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의 대강당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동 팀들이 전부 모여있었음

분기마다 한 번씩 가장 실적이 높은 팀을 추려 훈장과 포상금을 수여하는 행사가 있는 날이었는데, 기자들은 물론 정재계의 인사들도 참여하는 중대한 자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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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만큼은 공식 선상에 잘 서지 않는 국내 탑티어 센티넬, 가이드들도 참석했기 때문에 모여든 관심이 장난 아니었을 듯

그 중에서도 강당 내부의 모든 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 단상 바로 앞쪽에 각 팀원들끼리 일렬로 기립해있는 팀 테스타와 팀 브이틱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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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 모두 2년 전에 신설된 기동 팀이었는데 협회와 센트럴이 작정하고 만든 대표 팀으로, 팀원들 전원의 등급이 A급부터 시작하는 엘리트 집단이라고 보면 됐음

그리고 또 하나. 여기에 그 능력치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더 있었으니,

👤 X발, 봐도봐도 잘생겼네
👤 저것들 사람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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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연예인 뺨치는 비주얼이었음

다들 처음엔 센트럴이 얼굴 보고 팀을 만들었나 싶었을 정도로 임팩트가 엄청났을 듯

아무튼 한마디로 존나게 강하고 유명한 엘리트 집합체로 불리는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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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단상 바로 앞, 대강당의 중앙에 선 채 사이에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였음

북적이는 주변과 달리 적막이 감도는 분위기에서 먼저 입을 연 건 브이틱 팀장 신재현이었음

🔨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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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네진 말에 정면에 시선을 두고 있던 테스타 팀장 류청우가 흘끗 브이틱 쪽을 곁눈질했음

🐺 그러네요.

짧은 인삿말이 오고 간 뒤 또 다시 정적이 흘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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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로 동시에 신설된 테스타와 브이틱은 초기부터 라이벌적인 구도가 잡혀있기로 유명했는데, 그 때문인지 팀원들끼리도 미묘하게 서로를 견제하는 편이었음

센트럴 내 팀별 최고 실적을 앞다투어 갱신하는 두 팀이니만큼 안 그러려고 해도 안 그럴수가 없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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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끝에 먼저 입을 연 건 빙글빙글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채율이었음

🍒 우연히 들었는데, 테스타 팀 이번 분기 임무 실적 자체 최고 기록이라면서요? 축하해요!
🐻 아~ 네, 그렇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쪽 팀도 이번에 꽤 중요한 건 하나 해결했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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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핫 소문이 벌써 돌았나요? 하하하
🐻 진짠가 보네요 축하합니다~
🍒 고마워요!
🐻 뭘요~

하하.
호호.

친근한건지 가식적인 건지 모를 인사치레가 오고 가고, 서로 정말 묻고 싶은 것을 꺼낼 차례가 다가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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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 씨, 그래서 이번에 S급 게이트 몇 개 뚫었어요?
🐱 Me? 으음 나 정확히는 몰라요. 많이?
🍒 에이 그러지말고~ 우리도 알려줄게요!
🐱 잘 모르겠는데. 김래빈 우리 몇 개 클리어했어?
🐰 차유진. 적에게 그런 중요한 정보를 미리 말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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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나 말하려던 거 아니야!
🐰 그리고 그런 정보는 미리미리 숙지해뒀어야..
🍋 섭섭하다. 래빈 씨.. 우리가 적이에요? 우리 나름 같은 소속 아니었나?
🐰 그, 그건.
🐹 뭐.. 그렇다고 같은 팀은 아니지(중얼)
🍒 와! 세진 씨 이러기야? 우리 같은 훈련생 동기잖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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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트인 팀원들끼리 소란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팀장들 간의 대화도 다시 시작되고 있었음

🔨 어때요?
🐺 ?
🔨 이번 분기 최고 실적. 노리고 있나 해서요
🐺 ..늘 노리고 있죠. 안 그런 팀이 있을까요
🔨 흠. 역시 그런가.
🐺 신 팀장님도 마찬가지 아니십니까?
🔨 아. 물론, 저희 팀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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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다른 의미로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을 듯

대강장 내의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협회장과 센터장이 단상 위에 섰을 때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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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 하진태가 일제히 경례하는 능력자들을 향해 이마에 손날을 올렸다 내리며 테스타와 브이틱 사이의 빈 공간, 그러니까 대강장의 정중앙 부근을 아주 잠시 쳐다봤음

'..오지 않을 생각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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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늘 그렇듯 기본 순서에 맞추어 진행됐음

이번 분기의 전체적인 실적과 평가, 다음 분기에서 노려야 할 비전과 목표. 새로운 프로젝트, 연구 계획 소개. 훈장과 포상금이 오가는 수여식과 높으신 분들의 적당한 공치사.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지막 차례이자 가장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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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최고 실적 팀을 발표할 차례가 다가왔을 때였음

수상자들이 자리로 돌아가고, 시상을 한 센터장이 다시 단상 위로 향하는 막간의 찰나.

행사 내내 닫혀있던 대강장의 한쪽 문이 소리없이 밀려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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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달리 감춰지지 않은 어마어마한 냉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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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한 순간 긴장할 정도의 위압감을 억누르며 들어선 건 S급 센티넬 박문대였음

저벅.

느리게 한 걸음을 떼기 무섭게 시선이 달라붙었음

'저 사람이 그...'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인데.'
'와 무슨 파장이 이렇게 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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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센티넬의 파장에 놀란 가이드들과 달리 아직 채 지워지지 않은 살기를 눈치 챈 센티넬들이 본능적으로 그들의 가이드를 보호했음

그 모습을 본 박문대가 슥 쳐다보자 어깨를 움찔 떨었지만 그 뿐.

금세 고개를 돌린 박문대는 자신을 향하는 고요한 소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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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며 비워진 자리로 걸음을 옮겼음

팀 테스타와 브이틱 사이의 비워져있던 공간.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 선 박문대를 보던 센터장이 서둘러 행사를 진행시켰음

- 그럼,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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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군'

한편, 모두의 시선. 심지어 테스타와 브이틱의 이목마저 끌며 강당에 들어온 박문대는 앞에서 하진태가 뭐라 말하든 말든 전투복 안 쪽에 있을 가이딩 약을 찾기 바빴음

이틀 동안 게이트에 들어가 있었더니 아무리 박문대라도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태였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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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현장에서 복귀하자마자 중요한 행사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협회 직원들의 통보에 웬 텔레포트 능력을 가진 센티넬에게 붙잡혀 별 수 없이 끌려온 터라, 기본적인 처치도 안 된 상태였음

덕분에 팔에선 게이트 안에서 맞닥뜨린 괴조에게 물린 상처에서 피가 뚝뚝 흐르고 있는 상태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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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발...'

상처를 대충 얼려놓고 가이딩 부족 현상으로 떨리는 손을 억지로 움직인 박문대가 자켓 안 쪽 주머니를 더듬었음

그러자 손이 잡히는 연두색 약물이 든 작은 병과 주사기 하나.

주사기 끝을 대충 입에 문 박문대가 소매 단추를 풀고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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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까지 걷어올렸음

탁탁. 익숙하게 병을 튕긴 뒤 주사기를 꽂으려는데,

손이 자꾸만 떨려서 병이 헛돌았음

그리고 당연하게도..

달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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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내며 떨어진 병에서 한 병 당 시가 50만원에 달하는 가이딩 약물 30ml가 강당 바닥에 주르륵 흘러내렸음

- 시발....
🦌 !!
🍒(움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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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딩 부족 + 바닥난 체력 + 불편한 심기가 쓰리콤보로 맥스를 찍고 있는 박문대의 분위기가 배로 험악해지자 긴장을 타는 건 양 옆에 도열해있던 브이틱과 테스타 팀원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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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팀원들의 일이 아니고선 거의 반응하지 않는 신재현과
게이트 안에서도 웬만해선 침착함을 잃지 않는 류청우 역시 박문대에게 흘끔 시선을 던질 정도였는데,

이 중에서도 현재 가장 곤혹스러운 건 바로 상대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배세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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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XX, 진짜 X같네 피곤해 X지겠는데 약물을 X 흘리고 XX...)
🐰 배세진 형님? 괜찮으십니까?
🐹 아니.. 내가 이걸 듣고 있어도 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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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으면 배세진이 원하는 상대방의 마음만 들렸을텐데 지금은 박문대의 파장이 폭력적일 정도로 불안정해서 멋대로 배세진의 파장에 섞여들고 있었을 듯

그렇기 때문에 원래라면 아예 들을 수 없어야 할 상위 능력자의 속마음이 파장의 반작용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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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배세진에게 전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었던 거임

배세진이 제 파장을 끌어올려 능력을 컨트롤하려 할 때였으

쩌억-

무언가 얼어붙는 소리가 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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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서 있던 이들이 그 소리의 정체가 바닥에 흘러있던 가이딩 약물이 얼고 있는 소리라는 걸 알고 경악하려던 찰나였음

덥석.

양 옆에서 튀어나온 손이 냉기를 뿜어내고 있는 박문대의 어깨를 붙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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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대 씨.
🐺 ..진정하시죠

손바닥 아래로 전해지는 뼈가 시릴 정도의 냉기를 애써 무시한 신재현과 류청우가 박문대를 붙들고 자신들의 파장으로 진정시켜 볼 생각을 하는데..

상대는 박문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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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센티넬 중 가장 강한 이들 중 하나라고 손꼽히며, 국제적 협력 한 번에 무수히 많은 이득을 오고 가게 하는 현존하는 국내 탑티어 센티넬.

류청우와 신재현 역시 S급이었지만 가이딩 고갈을 겪고 있는 박문대를 막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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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을 억누르는 게 전부였음

센티넬의 파장을 진정시키는 건 어디까지나 가이드의 영역.

그리고 이 사실을 가장 먼저 눈치챈 이세진이 앞으로 나가 문대의 팔목을 붙잡았음

멀리 서 있는 팀 닥터에게 빨리 약물을 가져오라는 눈짓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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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감당이 안 되는 파장에 잠시 멍해졌던 문대는 제 팔목에 닿는 미지근한 기운에 서서히 정신이 또렷해지는 감각을 느꼈음

🐶 ..가이드?

작게 중얼거린 소리였지만 듣지 못한 센티넬은 아무도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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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고, 센티넬이요. 이건 제 능력이고요. 아현아.
🦌 으, 응.

상대의 감각을 컨트롤 하는 능력을 가진 이세진이 박문대의 감각을 낮추는 사이, 직원에게서 약물을 받아든 선아현이 조심스레 박문대에게 다가섰음

그리고 머뭇거리다 주사를 놓기 위해 손을 뻗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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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한순간 진정하는 듯 보였던 박문대가 선아현의 손을 냉정하게 쳐냈음

다행히 주사기를 놓치진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경계심을 끌어올리며 제게 닿은 신재현과 류청우, 심지어 이세진의 손까지 전부 털어낸 박문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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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현에게 손을 내밀었음

- 그거 넘겨.

아직까지도 바르르 떨리는 손이 불안정해보였지만.. 누군가 신체에 닿는 걸 극도로 경계하기 시작한 박문대를 잠시 쳐다보던 류청우가 이내 선아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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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로 놓이는 주사기를 말아쥔 문대는 손가락으로 주사기를 탁, 튕긴 뒤 망설임 없이 제 팔목에 바늘을 꽂아넣었음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는 붉은 약물.

1분 가량이 흐르자 날뛰던 파장이 조금이나마 사그라드는 게 느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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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제서야 느껴지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

하긴, 수백 명이 모인 대강당 맨 앞에서 가뜩이나 주목 받던 놈들이 그 소란을 벌였는데 당연히 모두가 봤을 게 분명했음

'귀찮게...'

뒤늦게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박문대가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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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흠.

모두가 듣는 듯 했지만 실은 제대로 들은 이가 거의 없는 서두를 줄줄 말하던 센터장 하진태가 어색하게 헛기침을 내뱉었음

- 하여, 20XX년 제 3분기 최우수 실적 상은 S급 게이트 11구를 클리어 한 단일 팀, 박문대 센티넬에게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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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무슨,
🐱 ?? 우리 졌어요?
🐻 .....?

👤 미친. 방금 뭐라고 하신 거야?
👤 S급 게이트 11구 클리어?!
👤 잠시만.. 그게 가능해? 그거 하나 처리하는 데만 A급 두 팀에 B급 센티넬 기동대 우르르 투입되는 게이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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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타랑 브이틱도 백업 팀 두고 들어가는 게이트를... 아니, 애초에 박문대가 팀이 있다고?
👤 하, 하. 못 들었냐? 단일 팀이래잖아..
👤 XX 설마,
👤 설마가 사람 잡은 거지. 혼자 깼다는 거네 그걸
👤 이게 말이 됩니까? 그 정도 실적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왜 여태 수상을 못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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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그러게?

혼란과 충격에 빠진 능력자들이 웅성웅성 하는 사이 훈장을 수여할 준비를 하는 센터장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와 빠르게 뭔가를 속삭였음

잠시 눈을 크게 뜬 센터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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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방금 전해진 소식인데, 조금 전 발표한 실적 관련 해서 오류가 있다고 하는군요

👤 하... 그럼 그렇지 뭔가 잘못된,

- 20분 전 박문대 센티넬이 클리어 한 게이트 공적이 추가됐으므로... S급 게이트 11구 클리어가 아닌 12구 클리어로 실적을 최종 정정하기로 하였습니다.

👤 워매
👤 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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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넬이고 가이드고 기자고 하나같이 술렁대는 판국에 가이딩 투여하고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박문대만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음

웃으며 다가온 하진태 센터장이 훈장을 걸어주려다 말고 피 묻은 가슴팍을 멈칫하는데,

그런 하진태를 본 박문대가 조용히 중얼거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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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잊은 건 아니겠지
- 무슨 말이지?

시치미를 떼며 다른 데 걸어줄 데 없나 살피는 하진태에 입술을 으득 깨문 박문대가 짓씹듯이 말을 뱉었음

- 이번 분기에 S급 게이트 10개 이상 처리하면 은퇴 수속 밟게 해준다고, 그 입으로 직접 말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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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네가 당연히 못할 줄 알고 한 거지 이 놈아.. 진짜로 혼자서 S급 게이트 도장깨기를 하고 오는 놈이 어디 있냐'

어색하게 웃은 하진태가 어이쿠, 여기도 피가.. 아 거참 저기도 피가...

- 글쎄 잘 기억이 안 나는 거 같기듀 하고.. 큼, 걸 데가~.. 어디 없ㄴ
- ..기억이 잘 안 난다,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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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까리듯 하진태의 말을 따라한 박문대가 순식간에 살기를 끌어올렸음

센터장의 경호원들이 곧장 막아서려 했지만 쓸데없이 동상 환자를 늘리고 싶지 않았던 하진태가 그들을 막아세웠음

- 아휴, 알았다 이 놈아. 일단 나중에 얘기하자. 네 뒤에 이 나라의 미래들이 너만 보며 서 있는 거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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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미래도 한 치 앞도 안 보이는데 그걸 봐서 뭐합니까.
...빨리 걸기나 해
- 문대야 너는.. 존댓말을 쓰는 거니 반말을 쓰는 거니
- 아무 데나 거시죠
- 그래..

피에 젖은 가슴팍에 훈장을 단 박문대가 손을 내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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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여식이 끝날 때 으레하는 행동이었지만 손을 마주잡자마자 느껴지는 냉기는 잠시 참고 넘어가주는 거라는 뜻을 분명하게 담고 있었음

어색하게 웃는 하진태를 뒤로 한 박문대가 다시 자리에 서고,

얼마 안 있어 모든 행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박수가 쏟아졌음
68
문에 가까이 선 이들부터 하나 둘 빠져나가는 걸 뒤로 한 박문대는 단상에 대충 걸터 앉아 피에 젖은 자켓을 벗었음

드러난 검은 반팔 아래 게이트 안에 있던 괴조의 이빨 자국이 남은 팔뚝이 대충 얼려진 채 피를 흘리고 있는 걸 확인한 문대가 자켓을 뒤져 진통제를 찾는데,
69
가지 않고 남아있던 선아현이 다가왔음

🦌 저...
🐶 ..뭡니까

아까와 달리 존댓말로 바뀐 말투에 잠시 멈칫한 선아현이 박문대의 상처를 가리켰음

🦌 치, 치료해드릴까요?
🐶 ? 의사입니까?
🦌 아, 아뇨. 저는...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던 사람들만 봐왔던 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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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현은 자신을 소개하는 게 새삼스럽게 느껴졌음

그리고 자신의 능력 중 하나가 치유라는 걸 밝히려는데,

🐶 됐습니다.
🦌 !! 어, 왜, 왜 싫으신

'대뜸 다가와서 치료해준다는 놈을 어떻게 믿냐'

이후에 뭘 요구할지 어떻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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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의 표정이 예의 그 경계하듯 굳은 낯으로 굳어가자 뒤에 있던 이세진이 불쑥 입을 열었음

🐻 안녕하세요, 박문대 씨!
🐶 ...
🐻 전 이세진이라고 합니다, 센티넬이에요.
🐶 (무시)
🐻 음~.. 그리고 이쪽은 저희 팀원 선아현인데, 이 친구 능력이 치유 계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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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도 없이 도와드리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선아현이 끄덕거린다) 치료 받으시는 게 어떨까요? 상처가 심해보이는데.

그 말에 막 진통제를 씹던 박문대가 선아현과 이세진을 쳐다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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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
🐻 예?
🐶 소속이 어딥니까. 팀.
🐻 아, 저희는 테스타라고..
🐶 그 쪽이 팀장인가?
🐺 ..그렇습니다만
🐶 당신 팀원들 데리고 가시죠.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74
표정만으로 뒷말이 들리는 듯한 기분이었음

호의를 건넸음에도 싸늘하게 돌아오는 반응에 잠시 당황한 테스타가 서로를 쳐다보는 사이,

마찬가지로 남아있던 신재현이 고개를 기울이며 입을 열었음
75
🔨 문대 씨.

'또 뭐냐..'

🔨 오늘 보니까 실적이 대단하시던데. 왜 여태 한 번도 언급 되지 않은 거죠?

S급 센티넬 박문대, 는 워낙 유명하니 알지만.

실적률이 이 정도라는 건 처음 들어서 그런가, 궁금하네요
76
🐶 그건...

여지껏 실적 쌓는 거엔 관심이 없어서 팀 등록을 안 해서 그렇다.
실적은 팀 별로 카운팅 되니까. 이번에는 그럴 이유가 있어서 개인 팀으로 등록한 거고.

하지만 박문대에겐 이런 사실을 처음 보는 남에게 구구절절 설명해 줄 이유가 없었음

그쪽이 알 바냐고 일갈하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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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신재현이 마저 말을 이었음

🔨 혹시 팀으로 활동할 생각 있어요? ^^

웃으며 묻는 신재현 팀장의 뒤로 류청우 팀장의 금이 간 표정이 보인 건,

착각이었을까.
78
질문을 받은 건 박문대였지만 반응한 건 다른 이들이었음

신재현의 뒤에 서 있던 채율과 신오, 주단이 흥미 있는 낯으로 문대를 쳐다보고

그와 반대되게 분위기가 싸해진 팀 테스타가 브이틱을 주시했음
79
소리 없이 오가는 무언의 견제.

하려던 말이 끊겨 입을 다물었던 박문대는 어렵지 않게 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음

'스카우트 경쟁인가.'

박문대는 무려 7살부터 전선에 뛰어든 베테랑 센티넬.
80
전투는 물론이고 사회생활도 남들보다 몇 배는 이르게 시작한 만큼, 공기의 흐름이 변하는 것에 민감했음

자신이 팀을 등록하기 전까지 최고 실적을 놓고 매번 경쟁하던 두 팀.

쉽게 말해 라이벌.

그리고 별안간 나타나 공적 1위를 달성한 S급 센티넬, 박문대.
81
눈 앞에서 벌어지는 견제의 이유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음

익숙했으니까.

보는 눈이 많아서인지 대놓고 티를 내고 있진 않지만 양 팀 다 박문대에게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 신경쓰고 있는 건 분명해보였음
82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무색하게도 정작 당사자인 박문대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음

여태 혼자 활동하다 갑자기 팀 실적에 관여하니 팀에 소속될 의지가 생겼다고 판단한 모양이지만..

'웃기지도 않다'

🔨 문대 씨?
83
대답 없는 자신이 의아했는지 한 번 더 되묻는 목소리가 들리고, 문대는 벗어뒀던 겉옷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음

- 없습니다.

방금 전의 류청우처럼 금이 가는 얼굴.

당연히 수락할 거라 생각했는지 예상 외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신재현
84
사실 틀린 판단은 아니었음

테스타와 브이틱이라 하면 오히려 다들 팀장의 눈에 들지 못해 안달일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으니까.

하지만 상대는 박문대였음

7살의 나이에 전선에 뛰어들어 처음에는 통제 못할 최강의 병기로, 그 다음은 이용해먹기 좋은 정치적 무력 도구 취급을 받아온 박문대.
85
팀을 이룬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그에 아쉬워 할 시기는 한참 전에 지나온지 오래였음

짧게 대답한 박문대가 그대로 그들을 스쳐지나가려 할 때였음

🔨 왜?

혼잣말처럼 들려온 목소리.

🔨 생각해둔 다른 팀이라도 있어요?

멈칫. 멈춰선 박문대가 몸을 돌려 신재현을 쳐다봤음
86
그 팀이 혹시 테스타냐고 묻는 듯한 애매한 발언.

하나둘 자신에게 향하는 시선들을 느낀 박문대가 잠시 그들을 훑곤 재밌다는 듯이 입술을 비틀었음

- 아뇨.
🔨 ...
🐺 ...

- 그냥, 급이 달라서.
87
한마디로 내 수준에 너희가 한참 못 미치니 같은 팀 할 생각도 안 든다는 뜻이었음

물론 박문대의 경우엔 은퇴가 목적이니 고려할 가치도 없는 제안인 거지만.

말은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냐에 달린 거였음

박문대는 친절하게 해석해줄 위인이 아니었고,
88
방금 건 오히려 무슨 뜻인지 알아서 판단하는 게 나을 지경이었으니까.

센트럴 내 최강이라 불리는 두 팀에게 아무렇지 않게 돌을 던진 박문대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대강당을 빠져나갔음

목적지는...

'하진태.'

센터장실이었을 듯
89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문대가 하진태를 만난 건 그 날로부터 2주가 지난 뒤였음

문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빌어먹을 센터장이 박문대한테 시달릴 게 두려워 국제 회의에 참석한다는 핑계로 해외로 튀어버렸기 때문이었음

그리고 그 센터장이 돌아오는 날이 바로 오늘.
90
제 사무실 문을 조심스럽게 연 하진태가 고개를 밀어넣고 안을 두리번거렸음

조용한 방 안.

'없나?'

혹시나 문대가 죽치고 기다리고 있을까봐 출근이 두려울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오지 않은 모양이었음

안심한 하진태가 환해진 낯으로 사무실 문을 닫는데,

- 늦었네.
91
문이 닫히자마자 바람처럼 나타난 박문대가 하진태의 앞에 서 있었음

으, 으아아악..!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 하진태가 우당탕 소리를 내며 소파 위로 엎어졌음

- 너, 너, 너..
- 스페인 여행은 즐거우셨나?
- 하, 하하 문대야 안녕...? 오랜만이다
92
- 난 그닥 안녕 못한데. 센터장 님은 안녕하신가보네
- 아아니? 나 매우 안녕하지 않아 방금 심장 수명도 좀 준 거 같은데??
- 그래요? 한 50년 쯤 줄어든 거였으면 좋겠네.
- 내 나이가 곧 50인데.. 죽으라는 거니 ㅠ
- 늙어죽으나 지금 내 손에 죽으나 그게 그거 아닌가
- 하하. 우리 문대 농담도 참
93
- ....
- 이 아니라 미안하다. 급한 회의가 잡혀서..

소파에 파묻혀 비굴하게 늘어놓는 꼴이 그닥 눈에 차지 않은 박문대가 손을 저었음

그대로 들어올려지는 센터장.

- ..? 이건 뭘까. 문대 너 능력이 여러 개였니?
94
그러고보니 아까도 없었는데 갑자기 나타나고.. 혹시?

현장에서 물러난지는 오래지만 엄연한 센티넬인 하진태가 의뭉스런 얼굴로 박문대를 쳐다봤음

그리고 곧바로 질린 듯한 표정의 박문대를 마주함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는 눈빛을 단번에 알아차린 센터장이
95
순식간에 차올랐던 호기심을 집어치웠음

날이 갈수록 능력 활용도가 높아지는 녀석이니 이번 역시 그 일환일 거라 여기며.

-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는,
- 뭘 거 같아요
- 그래. 역시 그거겠지..

하아....
96
센터장은 지난 날 S급 게이트를 내세우며 은퇴를 딜했던 과거의 자신을 매우 치고 싶었음

그때는 박문대가 너무 지친 표정으로 말하길래 안 된다고 했다간 무슨 일이라도 칠까 싶어 조건부 수락을 내세웠던 것인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고나니 센터장도 마음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음
97
센트럴 소속 센티넬의 은퇴 승인은 센터장의 고유 권한이지만 다른 이도 아니고 박문대의 은퇴는 그렇게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음

당사자와 센터장, 거기서 끝나면 참 좋았겠지만 그 위로 얽혀있는 이들이 어마무시했음
98
정부와 국제 기구. 협회. 세계 연합. 반군 대책 본부. 시민 보호 단체. 특수 재난 긴급 대응 위원회... 그리고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 다른 세력들까지.

센터장에서 한 다리만 넘어가도 은퇴고 뭐고 그 즉시 기각될 것이 분명했음

그리고 하진태와 박문대 모두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음
99
- ...그렇게까지 은퇴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있니?

복잡한 심경에 이마를 매만지던 센터장이 침묵 끝에 입을 열었음

맞은 편 소파에 앉아있던 박문대가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고,

대답했음

그거야 당연히,

- 이제 그만 죽고 싶으니까.
100
- !!!! ...문대야

몹시 충격이라도 받은 듯한 하진태의 표정에 박문대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었음

- 왜? 17년 동안 개처럼 굴렀는데. 아직도 안 돼?
- ......
- 그 늙은이들이 건 거지같은 제약 때문에 여태 살아서 입맛대로 굴어줬으면.. 이제 놔줄 때도 되지 않았나
101
- 너, 어떻게 제약에 대한 걸..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는 하진태를 차갑게 내려다 본 박문대가 자리에서 일어섰음

- 유감이지만 난 이제 눈에 뵈는 게 없어
- ......
- 내 목줄 내가 쥐겠다는 소리야
102
- 그러니 판단 잘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윗대가리들 구워삶는 거, 당신 특기잖아.

안 그렇습니까, 센터장 님?

짧게 비소한 박문대가 딱딱하게 굳은 센터장을 흘끗, 쳐다보곤 그대로 사무실을 빠져나갔음
103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박문대가 남기고 간 싸늘한 냉기마저 사라졌을 무렵.

평정을 되찾은 센터장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음

- 협회장인가? 일이 생겼어. 급히 좀 만나야겠네
104
박문대가 센터장의 연락을 받은 건 이틀이 지났을 때였음

[ 은퇴 안건 올려볼테니까 몇 주만 참고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그쪽에서 인수 인계 타령하면서 꼬투리 잡을 수 있으니 오늘부터는 다른 팀들이랑 활동하면서 미리 맡고 있던 기존 임무부터 인계시킬 것. ]
105
말없이 지시 사항을 숙지하던 박문대의 시선이 차차 아래로 향했음

그리고 마지막 줄에 쓰여있는 한 문장.

인계 대상 (임시)

TeSTAR
VTIC
106
스스로가 조진 최악의 첫만남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음
107
🐶 ...
🐻 ??
🐶 ...
🦌 (눈치)
🍒 ㅇ_ㅇ..뭐지 이 상황
🍋 그러게
🐶 ...
🍒 뭐지 이 상황~?
🐶 ...
🐹 (힐끔)
🐶 ...
🐰 저, 뭔가 물으시는데요
🐶 나한테?
🐰 ㄴ,
🐶 그럴리가.
🍒 님 맞거든요! 문대 씨한테 묻는 거 맞다고요ㅠㅠ!
108
현장에 나왔을 때부터 지이잉 레이더라도 쏘는 것마냥 문대를 쳐다보던 채율이 끝내 답답함을 터트렸음

아니, 갑자기 테스타랑 합동 임무라는 것도 안 믿기는데 저 사람은 또 왜 있는 건데???

삿대질을 하며 의문을 토해내는 채율의
109
손가락을 3초 정도 응시하던 박문대가 곧 대답하기 귀찮아진 사람처럼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음

아악!! 채율이 양 손으로 머리를 마구 털어댔지만 여전히 대답해주는 이는 없었음

사실 문대 빼고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였지만.
110
합동 임무 겸 인수인계 받을 사안이 있다는 상부의 지시를 듣고 현장에 당도했던 테스타와 브이틱은 당황스러운 심정을 감출 수 없었음

합동 임무 상대가 쟤네였어..?

라는 감상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바람처럼 나타난 박문대가 닫혀있던 게이트를 강제로 열어젖혔으니까.
111
덕분에 더 지체할 새도 없이 게이트에 투입되어버린 이들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 상황이었음

유일하게 설명을 해줄 만한 사람은 아까부터 말없이 걷기만 하고..

당연하게도 인내심이 끝에 달한 건 채율 뿐만이 아니었음

🐺 박문대 센티넬.
112
류청우가 멈춰서자 뒤따라 걷던 테스타 팀원들도 일제히 멈춰섰음

구경하듯 커다란 동굴 형태의 던전을 둘러보던 신재현과 브이틱도 마찬가지였을 듯

일행이 모두 멈춰서자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던 박문대도 돌아설 수밖에 없었음
113
차라리 채율처럼 따지기라도 하면 듣는 척만 하면(안 그랬음) 그만일텐데,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류청우는 오히려 좀 더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음

결국 박문대 한숨 쉬듯이 말 꺼낼 듯

- 뭐가 궁금한 겁니까
🍒 와.. 내 말은 아예 안 들으셨나봐
114
🍋 배고프다
🍒 너까지 왜 그래?!
🍊 크, 흠.

🐺 묻고 싶은 건 많지만... 일단은 자세한 임무 설명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 설명?
🐺 예. 합동 임무 팀 선정 기준, 혹은 저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115
'별 거 없군'

🐶 말 그대로 인수인계입니다.

..와 내가 물어볼 땐 답도 안 해주더니

🐶 이곳은 경기도 동쪽 외곽 부근에 주기적으로 열리는 S급 던전. 쉽게 말해 구속 던전입니다
🐹 구속 던전이라면..?
🐶 한 번 클리어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장소에 다른 형태의 던전이 재생성되는 곳이죠
116
🐹 윽, 알고 있습니다
🐶 ? (그럼 왜 물어본건데) 뭐.. 암튼 여태까지는 제가 전담으로 관리한 던전인데, 이 시간 이후부터는 두 팀에게 각각 인계될 예정입니다. 어느 팀에게 갈진 모르겠지만 싸우진 마시죠 이 비슷한 곳이 여섯 개 정도 더 있으니.

🔨 무슨 말인진 알겠는데..
117
가만히 듣고 있던 신재현의 말에 박문대가 고개를 돌렸음

🔨 왜 이 라인업인 건지 궁금하네요

어째서 그 대상이 이미 맡고 있는 임무가 차고 넘쳐나는 S급 팀들인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간단했음
118
🐶 전부 다 측정 불가 게이트니까요. A급은 몰라도 최소 B급부터는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개죽음 당할 겁니다. 그런 걸 다 따져봤을 때, 당신들이 제일 적합했고.
🐻 ..! 잠깐, 그게 무슨 소리예요? 측정 불가 게이트?
119
이세진의 놀란 목소리와 함께 현장에 있던 전원이 몸을 긴장시켰음

측정 불가 게이트라 하면, 최소 측정 가능 수치인 S급 이상으로 게이트 내의 마력이 불안정 하다고 여겨질 때 붙는 명칭이었음

여기서 마력이 불안정하다는 건 그만큼 클리어 난이도가 극악이라는 소리였음
120
기존에 등록된 괴생명체 정보나 던전 환경에 일치하는 게 없기 때문에 측정 불가라고 불리는 것이었으므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에 유일하게 큰 동요를 내비치지 않은 건 류청우와 신재현 뿐이었음
121
게이트 밖에서부터 느껴지는 마력이 심상치 않길래 어느 정도 그럴 확률을 배제할 수 없던 둘이었음

실제로 그렇다는 건 꽤 충격이지만.

원하는대로 설명을 끝낸 박문대가 막 돌아서려던 찰나,
122
배세진이 박문대를 불러세웠음

🐹 이봐요. 그런데 당신 임무를 이렇게 갑자기 인계하는 이유가 뭡니까?
🐶 ..상부의 지시에 불응하는 건,
🐹 그런 게 아니라..! 그쪽이 계속 하면 되지 왜 갑자기 우리한테 떠넘기냐는 소립니다

급이 안 맞는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멋대로..
123
작아지는 뒷말이었지만 오감이 남다른 센티넬들은 모두 들을 수 있었음

그리고 그건 다들 어느 정도 동의하는 말이기도 했음

인수인계라는 공적인 사안과는 별개로 면전에서 급이 다르다는 말을 들었던 게 이들의 첫만남이었으니까.
124
박문대 역시 이 사실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음

아까부터 느껴지는 저들의 기세가 호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진작 알아차린지 오래였고.

하지만 그렇다 해도,

🐶 그 말이 그렇게 분했습니까?
🐹 ....!
125
임무 인계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음

그게 센터장이 내건 두 번째 조건이었기 때문에.

탐탁치 않게 자신을 쳐다보는 몇몇 이들을 둘러본 박문대가 한 쪽 팔을 옆으로 뻗으며 파장을 끌어올렸음

🐶 하긴, 살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겠지
126
이 상태로 가면 비슷한 트러블이 여러 번 생길 거란 직감이 왔음

임무의 현장 책임자는 자신.

이곳은 S급 센티넬도 꺼려하는 측정 불가 게이트 속 던전.

비슷한 임무가 앞으로도 여럿..

이 인원 중 부상이나 사망자라도 생겼다간 인수인계고 뭐고 물 건너갈 게 뻔하겠지
127
판단을 끝낸 박문대가 소리없이 다가오는 인기척을 주시하며 손끝으로 얼음으로 된 창을 구현했음

그와 거의 동시에 류청우가 땅을 짚고 신재현이 그림자를 끌어올렸으며,

🐶 그렇다면 직접 보여주시죠

박문대를 견제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던 다른 팀원들의 시선이 한 발 늦게
128
균열이 생긴 동굴 벽에 닿았음

🐶 지금 이곳에서 살아남는다면,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사과하겠습니다

콰앙ㅡ!!!!!

천지가 무너지는 굉음과 함께 무너져내린 동굴 벽의 잔해 사이로 박문대의 얼음창이 쇄도하는 순간이었음
129
ㅡ 던전 진입 후 20분, 측정 불가 등급 활성화.
130
동굴 벽을 뚫고 돌진한 건 온 몸에 화염을 휘감은 7급 화룡종이었음

입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용암이 뚝뚝 떨어지고, 주변 공기마저 뜨겁게 달굴 만큼 엄청난 위압감에 무너지는 동굴 잔해를 피해 흩어졌던 센티넬들이 저마다 긴장한 기색으로 몸을 굳혔음
131
방금 전까지 이들이 서 있었던 위치는 화룡종의 발이 닿은 순간부터 치이익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더니 어느새 검게 녹아내리고 있었음

S급 게이트와 비교해도 차원이 다른 몬스터의 등장에 팀 테스타도, 브이틱도 평소와는 다른 전투가 될 것임을 직감했을 듯
132
지금도, 조금이라도 반응이 늦었다면 그 길로 화상을 입었을 정도로 포악한 놈이었음

다행인 건 충돌 직전 박문대가 쏘아올린 얼음창이 용의 발을 조금이라도 묶어두었다는 것 정도.

땅을 움직여 센티넬들을 일제히 대피시켰던 류청우가 무표정하게
133
용을 주시하고 있는 박문대를 힐끗 보며 물었음

🐺 저 놈이 중간 보스입니까?

박문대가 고개를 저었음

🐶 아뇨 최종 보스 격인 놈입니다. 흠.. 꽤 운이 좋네요
🐰 ..? 어째서 운이 좋은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보통은 중간급 녀석을 먼저 처리하고 그 다음에 최종 급을 처치해야 던전이
134
🐰 닫히는 형태로 알고 있습니다만..
🍋 그러게. 보스를 먼저 처리하면 게이트가 닫힐 때 남은 상급 몬스터들이 외부로 방출될 위험이 있지 않나요? 일단 저 녀석은 피하고 다른 놈들부터 처리하는 게,

김래빈과 신오의 말은 그야말로 정설이었음
135
통상적으로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단계는 총 세 개로 나뉘었음

우선 하급 몬스터를 처치하고 그 이후 중급 몬스터를 처치할 것. 그 다음이 최종 보스를 비롯한 상급 몬스터들.

굳이 순차적으로 단계를 나눈 이유는 일종의 던전 내의 강제성 때문이었는데,
136
던전 내 먹이서열의 정점에 있는 최종 보스 놈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경우 놈의 통제 하에 놓여있던 몬스터들이 중구난방으로 날뛰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음

그렇게 될 경우 게이트의 마력이 불안정해지고 던전 브레이크, 즉 몬스터가 외부로 나가
137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음

그런 이유에서라면 저 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 말했을텐데. 여긴 측정 불가 등급인 게이트라고.

인간이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내려진 던전 안에서 상식을 찾으면 곤란하지.
138
파장을 두른 채 얼음창을 녹여내는 화룡종을 묵묵히 보고 있던 박문대가 손을 느리게 들어올리며 말했음

🐶 내가 왜 그동안 측정 불가 던전 관련 임무만을 담당했는지 압니까?
🐰 그, 잘 모릅니다만..
🐶 좀 까다롭긴 해도 유일하게 혼자 싸워도 지장 없는 곳이거든.
139
🐰 ...예?
🐶 저기 저 놈. 저 놈 하나만 죽이면 이 안에 살던 생명체는 동시에 전부 죽어. 그런 생체 링크가 걸린 놈들이 사는 곳이 측정 불가 등급이다.

어느새 존댓말을 집어치우고 반말로 바뀐 박문대의 말투를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140
그 눈에 담긴 묘한 투쟁심이 지금 박문대의 관심은 오직 저 화룡종에게만 향해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뭐, 중간에 다른 괴수들이 끼어들면 좀 귀찮아지긴 하지만..

🐶 어쨌든 다른 거 다 제치고 1대1로 한 번만 싸우면 끝나는 판이란 말이지
🐰 ...!!
🍋 ...!
141
잔챙이들 상대할 것 없이 보스 녀석만 찾아내면 귀찮게 여러 번 싸우지 않아도 되니 좋다는 소리였음

🐶 그런데 놈이 제 발로 찾아와줬으니, 얼마나 편해?

피식 웃으며 그리 말하는 박문대는 심지어 좀 의욕적이어 보이기까지 했음
142
그리고, 전신에 푸른 기운과 냉기를 두르고 금방이라도 용을 향해 뛰어내릴 듯한 박문대를 보던 다른 이들은 생각했음

'저거 완전 미친X 아냐..?
'뭐, 뭐 저런 이상.. 아니, 상식 밖의 사고를 가진 분이 다 계십니까?!'
143
사실 저번 수여식 이후 센터는 직원, 가이드, 센티넬 할 것 없이 박문대에 대한 관심사가 매우 뜨거웠음

여태 얌전히 극비 임무만 맡던 자가 왜 갑자기 실적에 관여했는지부터 시작해,

온갖 음모론과 정치적인 행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던 걸 브이틱과 테스타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을 듯
144
그런데 그 많던 말들의 의문점인

그동안 박문대가 A급, S급 게이트 실적에 전혀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이유.

다른 임무를 받지 않는 대신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는 측정 불가 등급만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던 이유.

에 대한 해답이 단지...
145
한 번에 끝내는 게 편해서, 라고?

틀렸다.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놈이야.

살짝 질린 표정으로 쳐다보는 센티넬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틀어 그들을 한 번 쳐다본 박문대가
146
한마디를 남기고 허공을 향해 뛰어내렸음

🐶 쫄리면 얌전히 구경이나 하든지.

방해나 하지 마라, 는 뜻을 포함된 말이었음
147
그리고 그 말은 이전에 한 번 급이 다르다는 둥 박문대에게 긁힌 전적이 있는 센티넬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했을 듯

그 이후의 상황은 그야말로 화려한 전쟁터였음

날뛰는 화룡종을 향해 물을 퍼붓고 얼려버리기를 반복하는 박문대와
148
그림자를 조종해 용의 움직임을 묶는 신재현.

땅을 뒤집어 싸우기 편한 지반을 만드는 류청우와 용의 감각을 혼란시키는 이세진.

그 중에서도 가장 물 만난 듯 싸우고 있는 건 화염 계열인 차유진이었음
149
상성이 비슷한 적이니만큼 까다로울 법도 한데도 차유진은 오히려 압도적인 컨트롤 실력을 보이며 화룡종의 불꽃을 뺏어쓰기까지 했음

🐻 유진이, 좀 고삐 풀린 거 같은데..
🐰 저 바보가! 백업 팀도 없는 상황에 뭐하는,

땅 위로 착지하며 짧은 대화를 나누는 이세진과 김래빈의 말이 끝날 때쯤
150
드디어 틈이 보였음

류청우가 지반을 무너트리고 신재현의 그림자 조종술에 묶인 용의 균형이 한순간 흐트러졌을 때,

거짓말처럼 눈을 마주한 차유진과 박문대가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음
151
치이익ㅡ

살을 에이는 냉기와 모조리 녹여버릴 듯한 열기가 만나 수증기가 자욱하게 뿜어져나왔음

그리고 그 열기가 서서히 걷힐 무렵.

그 자리에 서 있는 건 두 사람 뿐이었음
152
멀리서 서포트 하던 센티넬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평소보다 빠르게 쓰러트린 보스에 박문대가 조금 의외의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였음

🐺 유진아!
🐱 와우.. 캡틴, 나 머리가 돌아요
153
비틀거리며 균형을 잃는 차유진을 받아낸 류청우가 다급히 차유진의 상태를 확인했음

가이딩이 부족하다는 안내 문구가 빨간 글씨로 뜨고 있는 차유진의 시계.

정신없이 싸우느라 제어하지 못한 자신을 탓한 류청우가 차유진을 들어올리려 했지만,
154
콜록.

소리와 함께 기침을 한 차유진의 손 위로 보이는 붉은 피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표정을 굳혔음

역류하는 피와 엉키기 시작한 파장.

극심한 가이딩 고갈 현상이자,

내버려두면 폭주 내지는 사망이 확실한 전조 증상이었음
155
'생각보다 쉽게 클리어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무리하고 있었을 줄은.'

과연 측정 불가 등급의 최상급 괴수였음

멀리서 볼 땐 해볼만 해보였던 전투가 사실은 근접전을 맡은 센티넬이 전력을 쏟아부어 그렇게 보였던 거라는 걸 깨닫고나니 절로 말문이 막혔음
156
🐻 유진아. 너 가이딩 약물, 어딨어
🐱 음....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한 이세진이 묻자 앓는 소리를 낸 차유진이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재킷 안쪽을 내보였음

🍒 !!
🐰 !!!
🐹 이게, 뭔..
157
주사기와 가이딩 약물을 담은 병이 처참하게 녹아 눌러붙어 있는 모습.

류청우가 낭패 어린 표정을 지었음

외부로 추출된 가이딩은 여러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센티넬 개인의 파장에 맞는 약물이 따로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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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이상인 센티넬부터는 맞는 가이드를 찾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개별로 지급된 약물이 아니라면 남의 것을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음

한마디로...

지금 당장 나가서 가이드라도 데려오지 않는 한,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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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방관하던 박문대가 격렬한 싸움 탓에 사방이 막힌 현장을 슥 훑었음

가이드를 데려오는 건 둘째치고 폭주 증세를 보이는 센티넬을 데리고 뚫고 나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

브이틱 팀장인 신재현이 상황실에 무전을 넣는 사이, 차유진을 업은 류청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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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사용해 강제로 길을 뚫으려는 게 보였음

하.... 골 때리네.

그 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쉰 박문대가 다소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류청우를 돌려세웠음

🐶 뭐하는 짓이야.
🐺 ..놓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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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청우 센티넬. 폭주 증세를 보이고 있는 센티넬에게 타인의 파장은 독이라는 걸 모릅니까? 심지어 능력까지 써?

박문대의 말에는 틀린 부분이 없었음

류청우를 비롯한 모두가 잘 숙지하고 있는 내용이었고.

하지만, 그렇다고..

🐺 이대로 있다간 차유진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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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당신이 그러고 데리고 나가도 죽겠지
🐺 ....

침착해보이지만 조급함을 넘어 동요하고 있는 류청우를 눈치챈 박문대가 머리를 쓸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다 고개를 들었음

🐶 내려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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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테스타 팀원들의 표정이 싸늘해졌음

브이틱도 비슷했고. 유일하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신재현 팀장 뿐이었을 듯

자신을 노려보는 센티넬들을 응시하던 박문대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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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드. 여기 있으니까 그 놈 내리라고
🐹 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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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묻기만 하는 이들의 뒤로 점점 파장이 난폭해지는 차유진을 눈치챈 박문대가 결국 X발, 을 중얼이며 류청우의 등에서 차유진을 끌어내렸음

'한 놈이라도 죽으면, 센터장과의 딜에 문제가 생긴다'

평소라면 죽어도 안 했을 짓.

남들에게 보일 일도 없었을 짓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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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그만큼 은퇴가 절박했음

남들 앞에서 여태 숨겨왔던 능력을 드러내고 고작 두 번 만난 센티넬에게 입 맞추는 것도 기꺼이 감수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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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진의 멱살을 잡고 입을 맞추던 박문대가 입술을 뗐을 땐 어느새 의식을 찾은 차유진이 박문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었음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숨소리조차 거슬릴 정도로 조용해져버린 공간.

지친 낯을 한 채 손등으로 입가를 문지른 박문대가 사나워진 눈빛으로 입을 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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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딩 하는 거 처음 봅니까?

당연히 아님
당연히 아니지. 문제는 그게 아니었음

박문대는 센티넬인데, 어떻게 센티넬이 가이딩을 한 거지..? 문제는 이거였음

한 쪽은 살벌하고 한 쪽은 혼란스러운 기묘한 대치를 깨트린 건 내내 말이 없던 신재현이었음

🔨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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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들어본 적 있어요.

센티넬과 가이드의 능력을 동시에 지녔지만.. 한 개체 안에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파장이 만나 오히려 스스로에겐 독이 된다는 특이한 능력자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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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긋
웃어보이는 얼굴에 박문대의 표정이 험하게 일그러지고 다른 센티넬들의 표정이 경악에 차올랐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는 한마디.

🔨 문대 씨, 멀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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