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타 콘서트에 멤버들 가족 초대하는 날 있었는데 가족들이랑 멤버들 만나는 자리에서 조용히 혼자 자리 피하는 박문대 보고 싶다

아주사 때까지만 해도 데뷔 때문에 울고 웃는 애들이었는데 어느새 이런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까지 하고... 게다가 토크를 하든 무대를 하든 콘서트 장이 진동하는 거 같을
다들 우리 아들 오늘 잘하더라 하면서 등이고 어깨고 마구 두드려주면서 칭찬하기 바빴음
다들 행복해하는데 자기만 웃을 수가 없었음 형식적으로 웃고 있긴 한데 속은 그게 아님 외롭고 부러운 마음이 자꾸만 박문대를 찔러댐
그리고 이 기분은 류청우네 가족을 보고 더 극대화 됐을 거 같다
딱 그 부분까지 떠올렸을 때 박문대는 몸을 돌려서 그 자리를 벗어남
옥상 문은 잠겨있길래 그냥 계단에 대충 걸터앉음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박문대는 사람이 북적이던 대기실보다 이 곳이 더 편하다고 느꼈음
온전히 자기 자신에 대한 것만 보고 싶었음
박문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이걸 애정이 고프다고 하겠지
어두운 공간에서 박문대를 비추는 건 휴대폰 불빛 뿐이었음
사실 이세진은 박문대가 가는 모습 스치듯 봤는데 가족들이 계속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미처 잡지 못했음
그러다 정신 차려보니까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거야
- ... 매니저 형들이랑 같이 있던 거 아니었어요?
- 문대 아까 옷 갈아입고 바로 나갔는데? 난 여기 있는 줄 알았는데.. 전화도 안 받고 얘가 어딜 간 거야
- 글쎄.. 아까 콘서트 끝나고 얼마 안 돼서였으니까 한 1시간 정도 된 거 됐을 걸
매니저는 그 말만 남기고 좀 더 찾아보겠다며 사라짐 가족들도 조금 전에 돌아가고 대기실엔 딱 여섯 명만 남아 있었음
박문대는 와줄 가족이 없었음 친구는 물론이고 친한 지인조차 없어
박문대 바운더리에 들어가 있는 건 딱 테스타 멤버들 뿐이었음
내가 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리더가 돼서, 문대 사정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배려가 부족했다고 자책하던 류청우 곧장 문대 찾으러 나갈 듯
시간은 계속 흘렀음 류청우랑 차유진이 대기실을 전부 다 돌고, 이세진이 스탭들한테 일일이 문대 봤냐고 물어보고 올 때까지도 박문대는 돌아오지 않음
- 아닐 거야.. 대기실에 문대 가방 있더라
그쯤되자 정말로 불안한 분위기가 돌기 시작할 듯.
사실 누가 보면 이렇게까지 걱정할 일이냐고 볼 수도 있었음
하지만 테스타는 불안하겠지
박문대가 평소엔 얌전하지만 가끔씩 대형사고를 친다는 걸 아니까
멤버 대신 가슴에 관통상을 입은 박문대
자살 시도를 했었다는 박문대
가족을 잃은 사고를 기억해내고 한동안 류청우를 멀리 했던 박문대
잔뜩 다친 채로 숙소 현관에 쓰러져있던 박문대..
-..옥상
-어?ㅂ
거기까지 생각한 큰세 잠시 어디 갔다오겠다며 대기실을 나감
한 손엔 선아현(특: 박문대 전용 테라피)을 붙잡고
휴대폰은 무음으로 해놓고 뒤집어놓은 상태라 전화가 수십 통이 와도 몰랐겠지
사실 박문대는 부모님의 기일을 따로 챙기지 않았음
누구는 산소를 가고 누구는 납골당을 가는데.. 류건우는 그러지 않았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됐는데도 왜 나에겐 아무것도 없는 걸까
이 생각에 잠겨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도 몰랐을 듯
누가 달래주고 그런 것도 아니고 류건우일 때 늘 그랬듯 혼자서 정신 차릴 거 같음
10년도 더 지난 기억에 빠져서 이게 무슨 꼴이야. 외롭고 소외되는 감정을 느낀 게 너무 오랜만이었어서 생각이 잠깐 마비된 모양이었음
부재중 전화 23통
부재중 메세지 45개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지나 있었던 거 분명 8시 쯤 올라왔는데... 시계는 9시 37분이래
서둘러 가장 위에 떠 있는 번호로 전화 걸려는데 아래층에서 발소리 여러 개가 들리더니 난간 사이로 선아현이랑 눈 마주칠 듯
- 무, 문대야..!
- 너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뭐하고 있긴. 박문대는 그냥 멍 때리고 앉아있었음 그래서 그냥 앉아있었다고 하는데 자기가 생각해도 이유가 좀 빈약했음
그리고 본인은 모르는 거 같은데 박문대 지금 표정 엄청 안 좋음.. 뭔가 서러워 보이기도 하고 시무룩해 보이기도 한 게 뭔가 당장이라도 달래줘야 할 거 같애
이런 생각에 큰세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입술만 달싹임
그렇게 웅웅대던 비상구가 점점 조용해지는데.. 선아현이 조심스럽게 박문대 손 감싸쥘 듯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 정도로 꽉 쥐고 있는 손가락 사이로 자기 엄지 손가락 밀어넣고 살살 눌러줬음
- 콘서트?
- 으응.
- ..재밌었지
- 어? 어, 응.
- 앵콜 전에 팬분들이 불러주신 노래도 진짜 좋았지..
선아현의 차분한 말에 박문대도 천천히 콘서트 때 기억 떠올릴 듯
별 쓰잘데기 없는 잡생각 때문에..
고개를 들어보니 선아현의 눈동자가 보였음 입은 웃고 있고 표정도 부드러운데 눈은 계속해서 박문대를 살피고 있어
'걱정 끼쳤구나'
그제야 멤버들도 자기 상태를 알고 걱정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챘음
류건우나 박문대나 똑같은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임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보이지 않으면 찾으러 와 주는 친구들이 있음
그리고 손에 든 휴대폰 액정이 다시 한 번 켜지면서 쌓인 알림이 눈에 들어옴
문대 형 혹시 곤란한 상황이시라면..
문대야 우리 이제 뒷풀이 가려는데 혹시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내가..
텅 비었던 속이 채워지는 기분이 너무 낯설어서 본인도 이 감정이 뭔지 모를 듯
그리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박문대 안색 끊임없이 살피던 큰세가 일부러 톤 높여서 자기 보게 함
그럼 그 모습 보던 박문대 그제서야 피식 웃을 거 같다
자
를 말하려는데
문이 벌컥 열림
- 차유진! 엘리베이터 문 다 열리기 전에 뛰쳐나가지 말라고 몇 번을..!
다들 자기 이름 부르면서 뭐라뭐라 잔소리 하는데 박문대는 그냥 이 광경이 신기했음
분명 어두침침한 계단에 앉아 혼자 몇 시간이고 있었는데.. 어느새 밝은 빛 아래에서 멤버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었음
그거 보고 잔소리 하는 척 내내 조마조마하던 멤버들도 그제서야 표정 환해짐
- 차유진 뛰지 좀 마!
- 박문대 너 휴대폰 무음으로 해놓지 말고 소리 켜놔 ㅡㅡ
- 그래 문대야
- 그래 문대문대~ 형님들 말 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