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른 어느 철 없는 재벌 3세가 테스타랑 브이틱 앞에서 문대한테 치근덕거리는 거 보고싶다 근데 하필 음방 대기 중일...

@moon_ryu_j
오월@moon_ryu_j
22 views Sep 15, 2026 ~38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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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른

어느 철 없는 재벌 3세가 테스타랑 브이틱 앞에서 문대한테 치근덕거리는 거 보고싶다

근데 하필 음방 대기 중일 때라 보는 눈들이 많아서 쳐낼 수도 없는 상황일 듯

- 어! 테스타 문대 씨 맞죠?!
🐶 ? (어디서 삿대질이냐)
- 와~ 나 완전 팬인데, 같이 사진 좀 찍어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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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팔을 붙들린 박문대는 말없이 붙잡힌 팔을 한 번, 눈 앞의 면상을 한 번 번갈아 쳐다봤음

- 응? 안 돼요?

순진무구한 척 쳐다보고 있지만 남자가 누군지 순식간에 알아챈 박문대로선 상황을 파악하는 게 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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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얼굴에 온 몸에 명품을 휘감고 있는 남자.

실물은 처음이라 긴가민가 했지만 손등에 새겨진 타투를 보는 순간 확신이 섰음

'티원 그룹 막내 손자 놈'

사고 치고 해외로 유배 갔다 최근에 계열사 하나 맡았다더니.. 이쪽 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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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그려지는 그림에 쯧, 혀를 찬 박문대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음

요즘 같은 시대에 생방 대기 중인 출연진들을 높은 분들한테 인사 시킨답시고 복도로 호출한 것부터 말이 안 된다 싶었더니..

'다 이 놈 때문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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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마저 저 망나니 손자의 눈치를 보는 판국에 티원 계열사 소속 연예인인 자신이 싫은 티를 낼 수는 없었음

..일단은 팬이라고 하기도 했고

속으로 한숨을 쉰 박문대가 수락하자마자 손자 놈이 기다렸다는 듯이 옆으로 달라붙어왔을 듯

좀 과하다 싶을만큼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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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둘러지는 팔과 밀착되는 허리에 박문대보다도 먼저 반응한 건 옆에 서 있던 배세진과 이세진이었음

'..너무 붙는 거 아닌가?'
'무례하네~'

당장이라도 떼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나름 눈치가 있는 투세진도 방송국 본부장을 대동하고 온 저 남자가 보통 인물은 아닐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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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고 있던 차였음

그리고 그건 남다른 정보력을 가진 청려도 마찬가지였을 듯

테스타랑 브이틱의 대기실이 바로 옆인 탓에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두 사람을 근처에서 보고 있던 청려는 팔짱을 낀 상태로 고개를 기울였음

'..가끔 있지. 저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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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부터 권력과 부를 갖고 태어나 웬만한 사람들은 전부 자기 멋대로 휘두르려 드는 인간들.

연예계에서 일하다 보면 종종 볼 수 있는 부류였음

설마 이런 데서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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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려는 입만 웃은 채로 사진을 다 찍고도 떠나지 않고 박문대를 붙잡고 있는 남자를 응시했음

온갖 추문을 몰고 다니며 뉴스에도 종종 얼굴을 비추는 티원 그룹 막내 손자.

한참 전에 관련 계열사 대표직을 맡아놓고 이제 와서 방송국에 발을 들인 이유 정도야 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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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한테 관심이 생긴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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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원 그룹 망나니 손자가 종종 연예인들을 건드려본다는 소문은 이미 업계에선 꽤 유명한 사실이었음

'..남자한테 관심을 보인 건 처음인 거 같긴 한데'

접근 수법만은 여태까지와 동일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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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고위직을 대동한 채 보는 눈이 많은 자리인 점을 고려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더러운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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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반증으로 복도에 나와있는 가수들 중 연차가 꽤 있거나 소속사에서 언질을 들은 듯한 이들은 다들 경계 어린 눈으로 남자 쪽을 쳐다보고 있는 걸 알 수 있었음

테스타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 듯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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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

청려는 박문대의 팔목을 잡고 잠시 자리를 옮기자고 제안하는 남자와 주변을 살피는 박문대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했음

저 머리 좋은 후배님이 할 선택이야 하나 밖에 없었으니까.

- 잠깐이면 되는데, 어때요?
-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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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긴 했지만 순순히 따라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하게 신경이 거슬렸음

걱정스럽게 박문대 쪽을 살피고 있던 채율과 신오가 청려에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도.

🍒 형, 문대 후배님 저렇게 보내도 돼요?
🍋 저 사람. 그 사람 맞지? 티원... 백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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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맞아. 소문 엄청 안 좋은, ..형?

신오와 몇마디를 주고받던 채율이 놀란 눈으로 청려를 불렀음

🔨 왜?
🍒 어, 그
🔨 일단 들어가자. 헤어 마저 해야지
🍒 아 응. 네

'잘못 봤나?'

방금 되게
낯선 표정이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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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수들이 하나둘씩 대기실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테스타는 그 자리에 멈춰선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음

무언가를 참는 듯한 표정으로 박문대와 남자가 사라진 비상구 문을 뚫어져라 보고 있기만 해서, 눈치를 보던 매니저들이 겨우 안으로 들여놓았을 정도로 분위기는 처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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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칵.

🐱 저 사람 누구예요?

대기실 문이 닫히자마자 말문이 트이듯 물어오는 차유진에 멤버들의 시선이 매니저들에게 향했음

'이걸 말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보통 살벌한 게 아닌 눈빛들에 매니저는 결국 실토할 수 밖에 없었음

- 티원 사람이야.
🐻 ..!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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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우리 엔터 본사 티원 말이야. 거기 오너 일가 막내 손자.. 백서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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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 잠시 정적이 흘렀음

티원. 막내 손자 백서하.

방금 들은 인물에 대해 각자 아는 사실을 떠올리는 짧은 시간이 흐르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배세진이었음

🐹 그, 뉴스에 나온 망나니 손자..?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였음

🐻 마약 혐의 때문에 해외로 도피했다던 그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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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본 적 있어. 아주사 때.. 류서린 작가님이 데뷔하면 절대 엮이지 말라고,

무거운 고갯짓이 계속해서 이어졌음

🐰 ...그, 잘은 모르겠는데

그런 분이 지금 문대 형을 따로 불러내셨다는 말씀입니까?

🐰 단 둘이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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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우려한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김래빈에 누군가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리고,

소파에 앉아있던 차유진이 벌떡 몸을 일으켜세웠음

🐱 내가 갈게요
🐺 ..유진아
🐱 나도 들어봤어요 전에 있던 회사에서 실장님이 그 사람,

차유진의 말이 이어졌지만 섣불리 등을 떠미는 사람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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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다고 말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을 듯

연예계에 파다한 온갖 소문을 이끌고 다니는 재벌가 남성이란 사실부터

심심하면 음방 출연자들을 집합시켜놓고 한 명씩 건드려본다는 소문까지.

당장이라도 가서 박문대를 데려오고 싶은 건 차유진만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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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 분위기가 점차 예민해지는 사이, 이세진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머리를 굴렸음

오디션 프로 때부터 대기업 본사를 등에 업고 데뷔한 테스타.

체급과 뒷배가 거대한만큼 여태 이런 식으로 테스타 멤버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음

하지만 그게 오너 일가의 당사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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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연예인과 본사 회장 손자 사이에 트러블이 일어났을 때,

티원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쉽게 감이 잡히질 않았음

이런 일은 처음이었으니까.

'박문대라면 이럴 때..'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이세진은 생각을 멈출 수 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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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할 수는 없지만 박문대라면 상대가 누구인지 진작 알았을 거고, 순순히 따라간 이유도 그 때문이라면..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일단은 참고 넘어갈 것이다
분명.

단지 그게 그 상황에선 최선이라는 이유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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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부터 박문대의 몸에 서슴없이 손을 대던 백서하를 떠올리자 피가 차게 식는 기분이 들었음

..내가 갈까?

애써 이성을 유지하던 이세진마저 그 경계가 모호해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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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대기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얼굴을 내밀었음

🦌 어, 미리내..

문을 열고 나타난 건 음방 엠씨를 맡고 있는 박민하였음

서둘러 왔는지 머리가 흐트러져있는 박민하는 테스타를 보자마자 허리를 숙였다가 급하게 말을 꺼냈음

🍀 안녕하세요! 갑자기 죄송합니다 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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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 아, 네 다름이 아니라 제가 방금 복도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그..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상구에서 난 소리 같아서..!
🐻 ..소리? 무슨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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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거 같은 소리였어요. 욕설 같은 게 몇 번 들렸고.. 쿵쿵거리는 소리랑, 그, 제가 잘못 들은 걸 수도 있는데 아까 박문대 선배님이 어떤 분이랑 들어가시는 걸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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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발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지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난 비상구 근처에서 호기심을 갖고 서성이던 사람들이 달려오는 테스타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길을 터주었음

그중에는 아까 전 백서하를 데려왔던 방송국 본부장도 껴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쪽도 소문을 미리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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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하와 박문대가 단 둘이 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닐지 우려하고 있는 모양새였음

그냥 두 사람도 아니고 무려 아주사 1위 출신의 막강한 팬덤을 가진 테스타 박문대와 티원 회장의 애지중지 막내 손자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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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내부에서 문제라도 생겼다간 그 책임을 누가 질지는 안 봐도 뻔한 상황이었음

몰려있던 이들이 어색하게 자리를 피하고, 문고리를 잡은 건 뒤늦게 표정관리를 한 류청우였음

그 순간에도 리더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한가지 생각 뿐이었을 듯

이 문 안에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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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다짐한 류청우가 문을 열었을 때.

🐺 ...?
🦌 어,
🐰 청려 선배님?
🔨 쉿.

조용히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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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서 있던 청려가 입가에 검지 손가락을 대며 소리 나지 않게 도로 문을 닫았음

브이틱이 대체 왜 여기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문대는 어디 있지?'

조급한 눈길이 누군가를 찾아 이리저리 움직였을 때, 아래 층에서 말소리가 들려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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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 콜록.. 아씨 피! 피 난다고 나!
🐶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안 일어나냐?
- 아 잠만, 타, 타임! 타임 타임!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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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없으니까 빨리 일어나라

난간 사이로 내려다 본 곳에는 정수리만 간신히 보이는 박문대가 엉거주춤 앉아있는 백서하를 앞에 둔 채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음

- X발, 아 알았어 내가 이번엔 특별히 봐줄테니까,
🐶 다시 말해봐
- X발! 아아니, 방금 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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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것만?
- 이런 무서운 새X.. 그래 그 전 것도 취소!

조용히 귀를 기울이던 테스타 멤버들의 표정이 묘하게 혼란스러움을 동반하기 시작하고, 상황을 지켜보던 청려가 소리없이 웃음 지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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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대략 15분 전.

손목을 잡고 이끄는 백서하를 마지못해 따라갔던 박문대는 비상구로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아래 층으로 데려가는 백서하를 보며 말없이 입술을 비틀었음

'이것 봐라,'

가뜩이나 인적 없는 곳으로 데려와놓고 굳이 또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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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지금부터 수작질 할 거라고 예고라도 하는 건지.

생각보다 멍청하고 뻔한 행태에 있던 경계심조차 사그라드는 기분을 느낀 박문대가 백서하의 손목을 붙잡고 붙잡힌 팔목을 빼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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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미안 아팠...

그리고 백서하랑 눈을 마주친 상태로 손목을 툭툭 털어냈음

마치 거기에 더러운 게 묻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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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골적인 행위에 잠시 멍해졌던 백서하가 곧 헛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음

- 와~.. 방금 뭐지? 방금 그거 뭐예요?
🐶 할 말 있으면 빨리 하시죠
- 아니 문대 씨, 방금 그거 뭐냐니까
🐶 없어? 없으면 그냥 가고.
- 왜, 왜 갑자기 반말하세요?!
🐶 나보다 나이 많아요?
- 나 스물 일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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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류건우)보다 어리군.

🐶 뭐.. 존대 원하시면 해드리고

심드렁하게 대꾸한 박문대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가락을 움직였음

🐶 그래서, 여기 왜 데려온 건데요
- 아, 그게.. 아니 잠깐. 내가 방금 분명 뭐 물어보려고 하지 않았었나?
🐶 글쎄요 안 중요한 거면 그냥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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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아니아니 굉장히 중요했던 거 같은데
🐶 그럼 생각날 때까지 명상하고 계시든지. 전 갑니다

미련 없이 돌아서는 박문대에 화들짝 놀란 백서하가 다시 한 번 팔목을 붙잡았음

- 아 오케이! 사소한 건 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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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대 씨, 나랑 계약 안 할래요?

날티 나는 모습을 보일 땐 언제고 그 말을 하는 백서하는 꽤 자신감 있고 신뢰감을 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음

'계약이라.'

🐶 전 이미 티원 소속인데요
- 아. 아아~ 내가 설명을 너무 생략했나보네. 하긴, 문대 씨는 처음일만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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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 계약이랑은 별개로 하는 얘기예요. 말하자면.. 일종의 후원? 내가 문대 씨 아주사 때부터 눈 여겨봤는데, 그룹 활동만 하기는 좀 아까운 재능이더라고
🐶 무슨 뜻이신지
- 음~ 한마디로, 나랑 계약하면 내가 문대 씨 위주로 좀 더 밀어주겠다는 얘기죠. 뭐 광고라든가, 아 연기는 관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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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도 괜찮고 발음도 좋아서 연기하면 잘 할 거 같은데.

'더 상대할 가치도 없다'

🐶 무슨 소리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 아 문대 씨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좀 답답하네.
🐶 글쎄요. 초면에 그런 제안을 하신다는 것부터가 저한테 원하는 게 있다는 소리로 밖에 안 들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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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그거! 정확히 짚었어요!
🐶 (또 삿대질.. 손가락 꺾어버릴까)
- 뭐 내가 문대 씨한테 원하는 건 별 거 없고.. 그냥 소소하게 밥 한 끼? 그 정도?

'스폰을 잘도 돌려 말하는군'

🐶 관심 없습니다
- 어, 어어! 잠깐. 어디 가요 내 말 아직 안 끝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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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하실 말씀이라도

'계속 지껄여봐라 새X야'

- 아니이. 내가 아무한테나 이런 제안 하는 게 아니예요 문대 씨한테 나쁠 거 하나도 없다니까? 내가 광고도,
🐶 이미 찍었습니다
- 더 찍,
🐶 찍을 예정인 것도 많고
- 그럼 솔로,
🐶 그룹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데요
- 연기,
🐶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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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씨, 그럼 원하는 게 뭔데?!
🐶 없습니다
- 뭐, 뭐. 돈으로 주기라도 해요?!
🐶 ......
- 어 뭐야, 이건 좀 끌리나?
🐶 하...

지긋지긋한 심정에 머리를 쓸어올리려다 세팅된 걸 알고 멈칫한 박문대가 녹음을 잠시 중지시켰음

🐶 야
- ...야?
🐶 하, 골 때리네 이거
- 방금 나보고 야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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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했는데. 왜
- 하, 하하..

'어쩔까. 이 새X가 한 대 치면 정당방위로 가? 그냥 고소각 잡고 이걸로 협박하는 게 이미지 상으론 더 나을,'

- 와, 존X 맘에 들어
🐶 ?
- 원래 그런 성격이에요? 가까워지면 말 까는 타입? 난 그것도 좋은 거 같아

'..미친새X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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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화끈하네 문대 씨. 좋아요 콜. 내가 원래 안 그러는데, 특별히 먼저 제시하게 해줄게요
🐶 ?
- 얼마 주길 원해요?
🐶 ㅋ..

'그냥 한대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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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저 재앙의 주둥아리를 막아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 박문대가 뒷목을 주무르며 천장을 올려다봤음

'참자.. 티원 손자다'

사람을 상품 마냥 돈으로 사려고 드는 망언에 순간 욱하긴 했지만 함부로 감정에 치우쳐 행동했을 때 곤란해지는 건 박문대였음
54
무슨 소문이라도 퍼지면 이미 전국적 망나니로 소문난 백서하보다는 박문대 쪽이 훨씬 잃을 게 많았으니까.

그러나 온갖 이유를 대며 겨우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박문대를 가장 거슬리게 하는 인물이 바로 눈 앞에 있었으니,

- 문대 씨? 문대 씨~ 내 말 안 들려요~?
55
손을 입에 댔다 귀에 댔다 정신 사납게 굴고 있는 백서하를 짜증스럽다는 듯이 쳐다본 박문대가 더 이상의 대꾸없이 휙 몸을 돌렸음

자고로 미친 놈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기분은 더럽지만 잠깐 X 밟았다 치고 털어버리려는 심산이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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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박문대가 계단을 오르려던 순간 백서하가 또 한 번 팔을 붙잡아왔고,

탁!

- ...하아, 박문대 씨

저도 모르게 기분 나빠하는 티를 내며 손을 쳐낸 박문대에 얼얼한 손을 내려다보던 백서하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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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까 한 번 참고 넘어가주기까지 했는데, 두 번이나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머리를 쓸어올리며 거만하게 사람을 내려다보는 눈빛과 말투에 잠깐 당황했던 박문대의 표정도 싸하게 식어갔음

- 아니 뭐 내가 그렇게 못할 말을 했나?
🐶 ...
58
- 밥 한 끼에 그 정도 조건이면 문대 씨 쪽이 더 계탄 거 아니냐고요 어? 근데 아까부터 X발, 왜 사람을 자꾸...

쓰레기 마냥 쳐다보지?

장난스러우면서도 위협적인 기세로 한 걸음 다가오는 백서하에 반쯤 몸을 돌렸던 박문대 역시 완전히 돌아선 채 백서하를 응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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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초면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쿡.

제 어깨를 찌르는 손가락을 시선만으로 내려다본 박문대가 속으로 혀를 차며 질린 표정을 지었음

'성급한 새X..'

쉽게 감정에 흥분하는 놈이랑 이 이상 엮였다간 대화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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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딱딱해진 박문대의 말투에 백서하가 작게 '다시 존댓말이네..' 중얼였음

🐶 서로 더 있어봤자 감정만 상할 거 같은데,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 음~ 아니요?

대충 숙이고 넘어가려던 박문대가 미간을 찌푸리고 또 질척대는 백서하를 노려봤음
61
- 아, 그렇게 화내지는 말고. 한 번 더 봐줄게요~ 사실 방금은 좀 욱했는데, 문대 씨가 나 그렇게 쳐다보니까 화가 바로 풀려버렸지 뭐야

박문대의 어깨에 닿아있던 백서하의 손가락이 느리게 움직여 머리를 넘겨주는 척 귓가에 닿았음

- 그리고.. 갈 때 가더라도 대답은 해주고 가야죠
62
- 튕기는 것도 귀여운데, 이제 슬슬 받아줬으면 하는데.
🐶 (중얼)
- 응?
🐶 ..떼
- 뭐라고요? 잘 안 들,
🐶 손 떼라고 이 새X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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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고 또렷하게 말한 박문대가 백서하의 손을 덥석 잡고 그대로 손가락을 뒤로 꺾었음

- 아, 아! 아아아아! 아파, 파
🐶 야
- 아파, 아파요 나 진짜 아파! 문대 씨이?
🐶 남의 몸에 함부로 손 대는 버릇은 어디서 배웠냐?
- 악! 나 진짜 손 부러져 어? 아 알았어 내가 미안해요! 손 안 댈게!
64
🐶 껄덕대는 거 참아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뭐? 얼마를 원해?
- 문대 씨? 나 진짜 너무 아픈데 이거 놓고 얘기하면 안 될까요?!
🐶 이 상도덕 없는 새...

달그락.

그 순간, 위층에서 들려온 작은 인기척에 박문대가 멈칫 몸을 굳혔음

올려다본 난간 사이로 보이는 익숙한 인영.
65
잠시 위쪽에 시선을 두고 있던 박문대가 고개를 돌리며 계속해서 신음을 흘리고 있는 백서하의 손을 대충 털어냈음

- 아오.. 아, 씨 손가락 부러지는 줄 알았네
🐶 야, 말로 할 때 가라. 더 상대하기도 싫으니까
- 아닌데? 말로 안 했는데?? 방금 내 손가락 빠질 뻔,
66
🐶 대답하고 가라 그랬지.
- ...
🐶 방금 그게 내 대답이었는데. 어떻게, 더 해줘요?
- 하, 하.

어이없다는 듯이 허탈한 웃음 소리를 내뱉는 백서하를 가만 쳐다보던 박문대는 구겨진 옷 매무새를 정리하며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올렸음

'..혼나겠군'

🐶 그쪽이 안 갈 거면 내가 가고.
67
미련없이 떠나는 뒷모습을 가만 지켜보던 백서하가 입을 연 건 박문대가 계단을 반쯤 올랐을 때였음

- 야.

멈칫.

- 너 이러고 가면 후회할텐데.
68
꽤 분위기를 잡는 목소리에 잠시 멈춰선 박문대가 백서하에게 시선을 던졌음

어디까지 헛소리를 할지 들어나보자는 심산이었으나 그런 박문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다시 기세등등해진 백서하는 아픈 손가락을 외면하며 폼을 잡았음
69
- 그러고보니 내가 아직 문대 씨한테 내 소개를 안 했죠? 아 이거 미안하게 됐네. 내가 좀 예의가 없었다 그쵸

'..진짜 예의없는 게 그 부분이 아닐텐데'

- 나 백서하라고 해요.
🐶 ..
- 개인적으로는 예술재단을 운영 중인데,
70
한 템포 쉰 백서하가 입꼬리를 끌어올렸음

박문대의 반응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 티원 오너 일가 막내 손자. 라고 하면 알려나
🐶 압니다
- 그래요 당연히 몰랐을.. 뭐?
🐶 알고 있다고요
- 어..?
71
🐶 자기소개 끝났습니까?
- 아니, 알고도 나를.. 내 손을 그렇게 막, 꺾었다고요?

얼떨떨해하는 백서하의 말에 박문대가 정색하며 반박했음

🐶 추행에 달리 방도가 있나요
- 추, 추행?! 저기요 나 머리카락 살짝 만졌거든? 그것도 박문대 씨가 바로 손가락 뽑으려고 해서 거의 닿지도 않았어!
72
🐶 아, 침 튀었..
- 앗 미안해요. 가 아니라..! 진짜, 진짜 나를 안다고?

'..끈질기네'

계단 위에서 백서하를 내려다보던 박문대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계단을 올랐음

- 그! 잠깐, 기다려요!

저벅.

- 기다리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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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계속해서 걷는 박문대를 보고 초조해진 백서하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음

- 지금 가면! 문대 씨네 그룹에 영향이 갈 텐데도요?

탁.

곧장 멎은 걸음 소리.

그걸 알아챈 백서하가 서둘러 말을 이었음
74
- 문대 씨가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는데, 나 백서하야. 당신 네들은 우리 할아버지 계열사 소속 연예인들이고..!
🐶 ..그래서요?
- 이렇게 나 무시하고 갔다가 내가 무슨 짓이라도 하면, 그거 감당할 수 있겠어요?
75
같잖은 협박에 박문대가 몸을 틀었음
더 말해보라는 듯한 태도.

분명 발언권이 주어졌는데도 왜인지 모르게 더 조급해진 백서하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음

- 그, 그대로 가면.. 내가 문대 씨네 그룹 가만 안 놔둘 거예요 남은 활동도, 방송 출연도, 얼마 안 남음 재계약도 전부..!
🐶 그렇게 하시죠
76
- 뭐..?
🐶 그렇게 하라고

당황한 백서하가 올려다본 곳에는 그 어느 때보다 서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박문대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음

시선을 마주하자마자 딱 다물려진 입에 말없이 듣고있던 박문대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몇 번 두드리더니 볼륨을 키웠음
77
[박문대 씨, 나랑 계약 안 할래요?]

[- 엔터 계약이랑은 별개로 하는 얘기예요. 말하자면.. 일종의 후원? 내가 문대 씨 아주사 때부터 눈 여겨봤는데, 그룹 활동만 하기는 좀 아까운 재능이더라고
-무슨 뜻이신지
- 음~ 한마디로, 나랑 계약하면 내가 문대 씨 위주로 좀 더 밀어주겠다는 얘기죠.]
78
[ - 어, 그거! 정확히 짚었어요 뭐 내가 문대 씨한테 원하는 건 별 거 없고.. 그냥 소소하게 밥 한 끼? 그 정도?]

- 관심 없습니다
- 어, 어어! 잠깐. 어디 가요 내 말 아직 안 끝났는데 ]
79
[ - 아씨, 그럼 원하는 게 뭔데?!
- 없습니다
- 뭐, 뭐. 돈으로 주기라도 해요?!
- ......
- 어 뭐야, 이건 좀 끌리나?
- 하... ]

박문대의 낮은 한숨 소리와 함께 대화 소리가 끊겼음
80
- 너.. 너 그거 뭐야

적나라하게 흘러나오는 제 목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눈에 띄게 긴장한 기색이던 백서하가 혀로 입술을 축이며 물었음

🐶 다행히 잘 녹음 된 모양이네
81
- ...
🐶 예술재단 운영에 티원 그룹 막내 손자 포지션까지 맡고 있는 백서하 씨.
- ...!
🐶 나는 이 녹음본을 오늘 내로 티원 그룹 비서팀, 내지는 언론 제보를 통해서 그쪽 가족들한테 전달할 생각인데.
- !!!!
🐶 감당할 준비는 됐습니까?

'내가 무슨 짓이라도 하면, 그거 감당할 수 있겠어요?'
82
기시감이 드는 박문대의 말에 흠칫 놀랐던 백서하는 곧이어 박문대가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되갚아줬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잘못 건드린 거 같은데'

박문대가 생각보다 더 제 취향인데다 평소보다도 감정적으로 군 자기 탓도 있지만,
83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대범하게 구는 태도를 보면 보통 놈은 아닐 거라는 직감이 뒤늦게 백서하의 신경을 자극했음

하지만..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녹음본 때문이라면,'
84
- 하. 문대 씨 아직 어리네

꿈틀.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백서하에 박문대가 눈썹을 까닥였음

- 그걸로 뭐.. 나 협박이라도 하려고요?
🐶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 하, 하. 이봐요 박문대 씨 내가 누군지 말하기 전부터 나 알고 있었던 거 보면 내가 어떤 놈인지도 이미 알 거 같은데
85
- 나 이미 티원 그룹 망나니 손자로 유명한 거 알잖아요?

'자랑이다.'

- 문대 씨가 내 가족들한테 그거 뭐 그거 좀 보낸다고 내가 뭐 어떻게 될 거 같아?
🐶 어
- 그래, 그러니까 말로 할 때.. ..??
🐶 될 거 같던데. 어떻게.
- ..무슨
86
🐶 마약 혐의 피하려고 이미 한 번 해외로 도피시킨 자식 놈 두 번은 못 보낼까.
- ..!!
🐶 난 가족이 없어서 보통 집안이 어떤진 잘 모르지만, 티원 오너 일가 첫째 손자가 막내 손자 뒷바라지에 진절머리 났다는 건 꽤 유명한 찌라시거든
87
- ...너, 그거 어디서,

정곡이었음

당장 네 달 전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한 번만 더 사고치면 유학이고 뭐고 손절 당할 준비나 하라던 첫째 형의 말을 떠올린 백서하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갔음

유명한 찌라시는 맞는데.. 그게 연예계까지 퍼진 소문은 아닐텐데?
88
- ..너 뭐하는 놈이야?

오만하게 사람을 내려다보던 눈빛이 사라지고 경계 어린 눈을 한 백서하가 침을 삼키며 박문대를 올려다봤음

🐶 그냥 뭐,
- ...
🐶 아이돌이지
- ...
🐶 거창한 타이틀이 없어서 미안하네. 내가 누구처럼 재벌 손자는 아니라서
89
무심하게 내려다보는 시선에 말문이 막힌 얼굴을 한 백서하가 천천히 고개를 땅으로 떨궜음

저번에도 그렇게 쫓겨나듯이 보내졌는데, 이번에도 그러면?

어쩌면 다신 한국에 못 올지도 모르는..

'절대 안 된다'
90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최악의 가정에 순간 핀트가 나간 백서하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 박문대를 향해 팔을 뻗었음

🐶 ..뭐하는 짓입니까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뺀 박문대가 휴대폰을 품 안 쪽으로 끌어당겼음
91
- 박문대 씨, 우리 좋게 갑시다
🐶 그쪽 표정이 좋지가 않은데
- 으으응 아니야 이거 봐 나 환하게 웃고 있잖아요?

박문대의 눈을 빌려 말하자면 ..몹시 썩은 미소였음

- 좋아. 내가 졌어요 문대 씨한테 다른 제의도 안 하고 문대 씨네 그룹도 안 건드릴게. 그러니까 그 파일 나 줘요 응?
92
'누굴 호구로 아는군. 파일 넘겼다가 무슨 수작질을 당할 줄 알고'

🐶 글쎄, 그것만으로는 내가 이걸 너한테 넘길 이유가 없는데.
- 아니 이유가 왜 없어?! 안 건드린다고, 다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93
🐶 착각하나본데. 피해자는 나고, 난 네 제안 수락한 적 없고. 상식적으로 자기 회사 연예인들한테 그런 압력을 가하게 놔둘 리가 없거든 티원이
- ...!!
🐶 알아들었으면 가서 비행기 탈 준비나ㅡ

박문대가 말을 끝맺으려던 차였음
94
정처없이 흔들리는 눈으로 박문대를 바라보던 백서하가 그대로 박문대를 덮치고,

쿵!

우당탕ㅡ

무언가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비상계단 안을 시끄럽게 웅웅 울려댔음
95
'잡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구른 백서하가 아픔도 잊고 바닥을 기어 떨어져있는 휴대폰을 주워들었음

됐다, 이것만 있으면..

- 하, 하. 박문대 씨 내가 말했죠 당신 후회할 거라고. 내가 너랑 테스타인지 뭔지 너네 멤버들까지 다, 다..!

그 순간.
96
콱,

뒤에서 백서하의 팔목을 붙든 박문대가 빠른 손짓으로 휴대폰을 도로 뺏어들었음

- 어..?
🐶 백서하.

순간 상황 인지를 못하고 있던 백서하가 박문대의 목소리에 홀린 듯이 고개를 돌렸음
97
🐶 방금 뭐라고 했냐?

백서하는 잠시 동안 깨닫지 못했음

방금 전 자신이 박문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온갖 협박에도 아랑곳 않던 박문대가.. 조금 전 '멤버들'이라는 한마디에 처음으로 반응했다는 것을.
98
🐶 일어나
- 히끅,
🐶 일어나라고
- ..하하. 문대 씨 방금 건 제 실수였어요
🐶 다분히 고의적으로 보였는데.
- 잘못 본 거 아닐까...?
🐶 그래보여요?
- ..잘못했어요
🐶 시끄럽고, 지금 당장 기자한테 전화하기 전에 일어나지? 스폰 제의에 갑질에 협박에.. 대국민 사과 정도는 기본이겠네
99
- 에이, 문대 씨. 농담이죠? 어? 아이 왜 그래, 형.
🐶 그쪽 같은 동생 둔 적 없는데
- ..한 번만 봐주면 안 되나? 나 여기 피도 나는.. 헉! 뭐야 씹, 미친 나 피 나는데?!
🐶 야
- 콜록.. 아씨, 피! 피 난다고 나!
🐶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안 일어나냐?
- 아 잠만, 타, 타임! 타임 타임!
100
🐶 시간 없으니까 빨리 일어나라
- X발, 아 알았어 내가 이번엔 특별히 봐줄테니까,
🐶 ? 다시 말해봐
- X발! 아아니, 방금 건 취소
🐶 방금 것만?
- 이런 무서운 새X.. 그래 그 전 것도 취소!
101
🐶 엄살 그만 피우고 일어나
- 아니, 엄살이 아닌...! 어? 너.. 다, 다쳤어?
🐶 됐고, 더 이상 너 상대할 여유 없으니까 시키는 것만 하고 가라
- 뭐, 뭘 시킬 건데
🐶 너 같은 놈 중에 8할은 입만 산 놈들인 거 알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엔 찝찝해서 말이지
102
그리고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박문대가 하라는대로 녹음을 하고 있는 백서하였음

- 하, 진짜 해?

박문대가 고개를 까닥였음

- 큼, 나 백서하는.. 박문대를 비롯한 그룹 테스타 멤버 7인에게 사사로운 감정으로 불이익을 부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아니. 근데 이거 효력은 있어?
🐶 하기나 해
103
- 응..

'법적 효력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어디까지나 백서하가 뒷수작 부리지 못하게 대비하는 거니까.

- 일단 하라니까 하긴 했는데 말이야, 문대 씨. 그 녹음본 진짜 형님한테 보낼 거야?
🐶 그건 너 하는 거 봐서 정할 일이지
- 사람 피를 말려라 말려
104
🐶 ..그냥 지금 보내는 것도
- 아 취소, 취소. 방금 발언 철회합니다~
🐶 쯧
- ...가게?
🐶 어. 내 앞에 다시 면상 비추지 마라

욱씬거리는 팔뚝을 한 번 꾹 누른 박문대가 낭패 어린 표정을 애써 감췄음

- 그런데 말야
105
🐶 ?
- 문대 씨도 알다시피 내가 좀 귀하게 컸잖아

'그딴 거 모른다'

🐶 짧게 말해
- 우리 할아버지가 나를 좀 예뻐하셔서.. 내가 다친 거 보면 분명 이유를 물으실텐데 말야?
🐶 그래서.
- 아니 뭐, 그러면 내가 문대 씨 이름을 댈 수도 있다~ 이거죠
106
'또 수작질이군'

🐶 계단에서 구른 걸,
- 아무도 모르죠. 여긴 씨씨티비 없어서 증거도 없고

'..맞는 말이다'

- 문대 씨도 괜히 대기업 회장님하고까지 엮이고 싶진 않죠?
🐶 ...
- 이쯤에서 나한테 아까 그 파일 넘기면, 그냥 입 닫고 넘어가줄 수 있는데.
107
🐶 ...
- 방금 문대 씨가 시켜서 녹음한 내용만으로도 충분하잖아요? 그러니까 처음 파일만 넘겨줘요 서로 윈윈하자고
🐶 ...

'그렇다고 그냥 넘겨주기엔,'

박문대가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백서하는 그런 박문대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일이 제 뜻대로 될 것이라 직감했음
108
🔨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네요

위층에서 청려와 테스타 멤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만 해도.
109
- ..뭐야?

난데없는 제3자의 등장에 백서하가 미간을 좁히고, 박문대 역시 의문 서린 눈으로 청려의 옆에 서 있는 테스타 멤버들을 한 명씩 쳐다봤음

'..이 놈들이 여길 왜'

청려가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건 아까부터 눈치채고 있었지만 설마 멤버들까지 와 있을 줄은 몰랐을 듯
110
걱정스런 표정으로 저에게 다가온 선아현에 박문대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은 사이, 잠시 잊혀졌던 백서하가 엉거주춤 앉아있던 자세를 뒤로 하고 짝다리를 짚고 섰음

- 아~ 누군가 했더니 우리 청려 씨네. 안녕? 우리 구면이죠?

친근하게 건네진 인사에 청려의 시선이 백서하를 향했음
111
기억 어딘가를 가늠하는 듯한 표정이 짧게 스쳐지나가고, 내밀어진 손을 가볍게 잡은 청려가 빙긋 웃음 지었음

🔨 네. 오랜만이네요 백서하 씨

'그 파티가 올해였던가'

그러고보니 몇 년 전 지인의 소개로 파티에서 짧게 인사를 나눴던 것도 같았음
112
워낙 가까이 둘 생각도 안 들었던 인물이라 그게 이번 생이었는지 저번 생이었는지도 헷갈릴만큼 기억이 흐릿했지만.

서로 감흥 없는 얼굴로 악수를 끝낸 두 사람의 손이 떨어지고, 백서하가 능글 맞은 웃음을 걸치며 청려를 비롯한 테스타 멤버들을 노골적으로 훑었음
113
하나 같이 자신을 경계하는 표정들.

모르긴 몰라도 박문대를 데려가려고 온 것이 뻔해 보였지만 지금 당장은 보내줄 수 없었음

- 음~ 뒤에 분들도 안녕하세요. 문대 씨 찾으러 왔나봐요?
🐺 예. 선..

대답하려던 류청우가 잠시 말을 멈췄음

'따지고 보면 선배는 아니지'
114
🐺 ..백서하 씨

똑바로 시선을 맞부딪쳐오는 류청우에 속으로 재밌다는 듯 휘파람을 분 백서하가 고개를 까닥였음

- 그래요 반가워요. 근데 이거 어쩌죠? 제가 지금 문대 씨랑 할 말이 좀 있는데

이어질 말을 예상한 류청우의 표정이 조금 더 굳어졌음

-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줄래요?
115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축객령을 내리는 백서하에 뒤에 서 있던 배세진의 몸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움찔거렸음

'저 자식이 뭐라는 거야..?!'

방금 전 박문대를 계단에 구르게 하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건만. 뭐가 저리 당당하지?
116
어이가 없는 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인지 다들 백서하의 말을 들어줄 생각은 전혀 없어보였음

자신의 말을 듣고도 떠날 생각이 없어보이는 멤버들의 모습에 백서하가 오히려 헛웃음을 터뜨리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을 듯

- 뭐야, 왜 안 가? 이렇게 여기 계속 서 있으려고요?
117
능글맞은 척 굴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왜 안 꺼지냐고 말하는 듯한 어투에 다시 돌변하려는 분위기를 환기시킨 건 박문대였음

🐶 야. 넌 그냥 입 닫고 있어라

물론 그 방법이 온건한 편은 아니었지만.
118
굳은 멤버들의 표정을 통해 이미 몇 가지 사실들을 유추해낸 박문대는 왜 여기 있냐고 묻는 대신 좀 전에 들었던 말을 짚고 가기로 했음

🐶 청려 선배님. 상황은 대강 알고 계시다고 생각되는데..

'이렇게 나타난 걸 보면 무슨 방법이라도 있겠지'
119
🐶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청려와 느리게 시선을 맞추는 박문대에 흠칫, 몸을 떤 건 백서하였음

- !!!

'..그러고보니 아까 뭐라 그랬더라?'
120
백서하가 상처를 빌미로 박문대에게 녹음본을 내놓으라 협박하고 있었고.. 하필 그 타이밍에 나타난 청려가 분명,

🔨 말 그대로예요 후배님

박문대를 보며 눈웃음을 지은 청려가 아래로 늘어뜨렸던 휴대폰을 들어올렸음
121
🔨 백서하 씨가 후배님을 곤란하게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 ...!
🔨 본의 아니게 제가 뭘 좀 봐버렸네요

'우연히' 제 휴대폰에 찍히기도 했고.
122
백서하와 박문대의 희비가 교차되는 한마디였음

반사적으로 흘러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은 박문대가 입술을 비틀며 청려를 응시했음

🐶 그 영상, 어디에 쓰시게요?
🔨 글쎄요. 전 그냥 컨텐츠로 쓸 만할까 싶어서 찍은 건데, 잡음이 들어가서 쓸 수도 없고.
🐶 그럼..
🔨 후배님 줄까요? ^^
123
원한다면 바로 넘기겠다는 청려의 태도에 영상의 내용을 상상하던 백서하의 표정이 창백하게 굳어갔음

녹음본만으로도 치명적인데, 영상?

- 하, 하하. 농담이죠..? 청려 씨
🔨 그래보이나요
124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는 청려는 금방이라도 친절하게 영상을 재생시켜줄 거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음

- 시이X, 나 방금 소름 돋았어 둘이 말투 왜 그렇게 비슷한 건데?!
🐶 시끄럽고.
- ...!
🐶 백서하
125
🐶 원래는 너 하는 거 봐서 퍼뜨릴지 말지 고민해보려고 했다만..

박문대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났음

🐶 어쩌겠냐. 네 무덤 네 손으로 판 걸
- ..아핳 문대 씨..
🐱 (소근) 김래빈, 저 사람 자세 왜 저런 거야?
126
🐰 조용히 해 차유진! 지금 저 파렴치한 분이 문대 형께 무릎을 꿇을지 말지 고민하고 계시잖아!
🐻 아이고 래빈아 너 목소리가 더 크다 쉿~
🐰 헙 죄송합니다..!
- 파, 파렴치...?

차유진과 김래빈의 난데없는 앞담 폭격에 크리티컬을 당한 백서하의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음
127
그리고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저도 모르게 반쯤 굽혔던 무릎을 슬쩍 다시 피려는 순간,

🐶 왜. 무릎이라도 꿇으려고?

조금 전보다 확연히 자비로워진 박문대의 목소리가 백서하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음

- ?! 문대 씨, 그 말은 혹시.. 무릎 꿇으면 봐주겠다는 소리일까?
128
🐶 뭐.. 생각은 해볼,

쿵!

그 즉시 땅에 무릎을 박아버린 백서하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꺼냈던 박문대의 눈이 크게 뜨였음

🐶 ..!!
- 어때요? 나 딱 꿇었는데. 이 정도면 될까? 손도 들라고 하면 그렇게 하고~

그렇게 말하며 팔을 들고 벌 서는 자세를 하려 하기까지.
129
그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잠시 할 말을 잃었던 박문대가 이마를 쓸어내렸음

'생각보다 더 또라이였군'

애초에 이쪽도 처음부터 일을 크게 키울 생각은 없었음

다만 백서하가 하는 짓이 꽤나 짜증스러웠던 터라 필요할 때 몇 번 이용해먹고 끝낼 생각이었건만..

다른 놈들도 있는 데서 이렇게까지.
130
🐶 ..야. 일어나라
- 하하. 문대 씨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나 지금 좀 많이 진심이거든요~
🐶 하, 알았으니까 일단 일어ㄴ..
🐻 박문대. 우리 인터뷰 다다음이라는데?

일단 빨리 끝내는 게 좋을 듯.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옆에서 속삭이는 이세진의 목소리에
131
박문대는 결국 백서하에게 한 수 물러줄 수 밖에 없었음

🐶 백서하.
- 응응 뭐든 말해봐요 문대 씨. 어떻게 해야 나,
🐶 그냥 가라

이미 이긴 놈을 더 이겨먹으려 드는 것만큼 생산성 없는 일도 없다
132
- 어..?
🐶 가라고. 아무 짓도 안할테니까

'이 말을 왜 내가 하고 있는 건지'

누가보면 내가 나쁜 놈인 줄 알겠군.
133
- ..진심이에요 문대 씨?

청려가 잠시 정말 이대로 끝낼 거냐는 눈빛을 보내긴 했지만 찰나였음

지금 그런 데 쏟을 여유가 없는 건 피차 마찬가지였으니까.

🐶 시간 없으니 더는 말 섞지 않겠습니다
- ...진짜 이렇게 가?
134
이미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고 있는 박문대의 뒤로 백서하의 목소리가 허망하게 따라붙었지만 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류청우와 배세진, 차유진이 한 번씩 시선을 던지긴 했지만 그 뿐.

그렇게 코너를 돌아 사라지려는 박문대를 홀린 듯이 쳐다보고 있던 백서하에게
135
마지막으로 한마디가 건네졌음

🐶 아 그리고,
- ...
🐶 입단속 잘하시죠

당신 할아버지든 누구든 당신이랑 내 이름 같이 엮여나오는 날엔...

그 스산한 목소리에 움찔 몸을 떤 백서하가 곧장 고개를 붕붕 휘저었음

- 절대! 절대 안 말할게요!
136
입에 지퍼를 잠그는 시늉을 하는 백서하를 곁눈질 한 박문대가 대답없이 비상구를 빠져나가고,

아직 가지 않고 남아있던 청려가 백서하를 보며 입술 옆을 톡톡 두드렸음

🔨 입술에 피. 닦고 나가요
- ..?
🔨 괜히 저 사람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 아...
🔨 그럼.
137
예의상 웃은 청려가 조용한 걸음으로 사라지고, 비상계단 안에는 어설프게 주저앉은 백서하만이 남아있었을 듯
138
끼익.

비상구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근처를 서성이던 사람들이 후다닥 흩어졌음

대기실로 돌아가는 박문대에게 뭔가 달라진 점은 없는지 살피려는 눈길들이 따라붙었지만, 이세진과 류청우를 비롯한 장신 멤버들이 박문대를 둘러싸고 있었기에 보이는 거라곤 분홍빛 머리카락 뿐이었음
139
🐻 박문대. 너 괜찮아?

아무 일 없는 척 복도를 지나온 것과 달리 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여러 목소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음

대부분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박문대를 걱정하는 말들이었는데, 겉옷을 입고 있어 아직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건 박문대도 마찬가지인지라
140
달리 무슨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을 듯

대답없이 의상을 벗는 박문대를 옆에 서 있던 선아현이 돕고,

🦌 조, 조심..

이윽고 욱씬거리는 팔이 차가운 공기와 맞닿은 순간.

박문대의 머리 위로 놀란 숨소리들이 잇따라 흘러나왔음

🐹 ...!! 멍 들었잖아
🐺 문대야. 우선 팔 움직이지 말아봐
141
🐱 형 안 아파요?!
🐶 그냥 좀 욱씬거리는 정도.
🐻 너 아까 어디 머리 같은 데는 안 부딪혔어?
- 허억 문대 너 팔이 왜 그래?!

때마침 들어온 매니저 마저 혈관이 터진 듯한 박문대의 팔을 보고 놀랐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음
142
🐶 백서하랑 같이 굴러서 팔 빼고는 괜찮아. 그보다 일단은..

생략된 박문대의 말을 알아챈 멤버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좋지 못했음

무대를 사전녹화로 끝내놓은 건 천만다행인 일이지만..

당장은 상처 치료고 뭐고 생방송이 먼저였으니까.
143
스튜디오로 가는 내내 도통 표정관리를 못하던 멤버들은 다행히 별 일 없이 인터뷰를 끝냈음

박문대가 팔이 아픈 걸 잊고 마이크를 받으려다 멈칫하는 헤프닝이 있었지만 옆에 서 있던 차유진이 자연스럽게 대신 들어주기도 했고.
144
우여곡절이 많은 하루였지만 일은 그렇게 대략적으로 마무리 되는 듯 보였음

일주일 후,

백서하가 차를 몰고 또 한 번 박문대를 찾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145
지잉ㅡ

막 스케줄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있던 박문대가 침대에 앉아 진동이 울린 휴대폰을 확인했음

→ 박문대 씨 안녕
→ 혹시 지금 잠깐 볼 수 있어요?

모르는 번호로 와 있는 두 개의 문자.
146
마치 자신을 아는 사람처럼 구는 누군가의 문자를 잠시 쳐다보던 박문대가 곧 어디서 또 번호가 털렸나보다 싶어 문자를 삭제하려는 순간이었음

→ 아, 나 백서하예요 ( ˆ͈̑꒳ˆ͈̑ )੭♡

'....?'
147
..미친 놈인가

그때 그 난리를 떨어놓고 또 접근을 해올 줄이야.

미간을 찌푸린 박문대가 손가락을 옮겨 가차없이 수신 차단을 누르려고 할 때,

→ 읽은 거 맞나?
→ 설마 나 차단한 건 아니죠?
→ 나 진짜 할 말 있어서 그래요 ( ´•̥̥̥ω•̥̥̥` )
148
'...이모티콘 뭐냐'

입으로 개발새발 거릴 땐 언제고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귀여운 이모티콘들의 향연에 잠시 깊은 혼란을 느낀 박문대가 한숨을 내쉬며 타자를 눌렀음

뭡니까 ←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
149
→ (,,> <,,)!!!
→ 혹시 전화 돼요????

차단하겠습니다 ←

→ 매정하긴
→ 알았어요 그럼 문자로
→ 번호는 엔터 쪽에 물어봤어요 도통 문대 씨한테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그 말에 한순간 테스타 전담 팀을 물갈이 해야되나 진지하게 고민하려던 박문대가
150
백서하가 티원 본사 회장 손자라는 걸 떠올리고 생각을 철회했음

'작정하고 알아내려고 했으면 어떤 식으로든 알아낼 수 있는 놈이니까.'

왜 연락하려고 하셨는데요 ←

→ 으음 그건 만나서 얘기하죠

..장난하나
151
내가 왜요? ←
→ 진지하게 하고 싶은 말이라서 그래요
→ 장소는 문대 씨가 정해요 내가 갈게

박문대가 한참 동안 답이 없자 백서하가 연달아 문자를 보내왔음

→ 멤버들이랑 같이 와도 되는데
( ´•̥̥̥ω•̥̥̥` )

🐶 하...
152
백서하의 끈질김을 이미 첫만남 때 겪어 알고 있던 박문대는 결국 만남에 응해줄 수 밖에 없었음

지금 안 만났다가 그때처럼 회사나 방송국으로 찾아오면 훨씬 곤란해질 게 뻔했으니까.

다만 저번처럼 더럽게 엮이는 건 사양이었기에 데려갈 사람들이 필요했음
153
김래빈..은 놔두고, 배세진은 들어오자마자 잠들었으니 패스.

차유진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넘기고, 선아현은... 백서하 같은 놈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다
154
나름의 소거법을 거쳐 결론을 낸 박문대에게 남은 선택지는 결국 둘 뿐이었음

🐻 문대문대? 누구를 만나러 간다고?
🐺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거 같은데.

이세진과 류청우.
155
두 사람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음

백서하를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묻자마자 사레가 들린 이세진과 굳은 표정으로 들고 있던 아령을 내려놓는 류청우.

팔에 불룩하게 선 핏줄을 보며 잠시 할 말을 잃었던 박문대는 시선을 피하며 마저 입을 열었음
156
🐶 이미 만나기로 했고, 오늘 이후로 더 찾아오는 일도 없을 거라고 약속을 받..

'진 않았지만 그럴 예정이지'

🐻 난 반대야. 너 다치게 한 놈을 왜 굳이 또 만나러 가야 하는데?
🐺 세진이 말이 맞아 문대야. 더 이상 엮이지 않는 게 나아
157
단호한 두 사람의 태도에 수그러든 쪽은 박문대였음

백서하가 불쑥 찾아올까 찝찝해 할 바에야 한 번 만나고 다 청산하는 게 낫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저렇게 완강하게 싫은 기색을 보이니 같이 가자고 말하기도 좀 미안해졌을 듯
158
'하긴. 그런 놈이랑 엮이는 건 나 하나로 충분하다'

괜히 류청우와 이세진까지 백서하랑 접점이 생기게 할 필요는 없겠지.

🐶 알겠습니다. 그럼 저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밤 중에 이상한 말 해서 죄ㅅ
🐻 청우 형님, 옷 입으시죠
🐺 ..그래서 어디서 만나기로 했다고?
159
그렇게 해서 결국 셋이 같이 백서하를 만나러 가게 됨

박문대가 백서하랑 만나기로 한 곳은 숙소 근처의 도로변이었음

약속 장소에는 백서하가 먼저 와 있었는데,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빨간색 스포츠카는 누가봐도 백서하의 차처럼 보였음
160
- 아, 문대 씨 왔네?

차에 기대 담배를 피고 있던 백서하가 박문대를 보고 연기를 내뱉으며 손을 흔들었음

- 멤버 분들도 안녕하세요. 구면이죠 우리?
🐻 하하. 네 구면이네요 안타깝게도

환하게 웃고 있지만 내가 널 왜 또 봐야되는지 모르겠다는 뜻이 내포된 말이었음
161
그 숨겨진 뜻을 알아챈 백서하가 씨익 웃으며 이것 봐라? 하는 표정으로 이세진을 쳐다보자 이세진 역시 고개를 틀고 백서하를 노골적으로 내려다보는 시선을 보냈음

'..이러다 싸우겠군'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끼어든 박문대가 이세진을 뒤로 물러세우며 백서하를 쳐다봤음
162
🐶 할 말이 뭡니까.
- 인사도 안 받아주고 그것부터 묻기야? 아아~
🐶 ...
- 알았어요 내가 미안. 그렇게 보지 말아봐
163
능청을 떨던 백서하의 눈길이 류청우와 이세진에게로 향했음

- 나 문대 씨랑 둘만 얘기하고 싶은데
🐺 같이 와도 된다고 한 건 백서하 씨라고 들었는데요
- 어디까지나 같이 와도 된다는 거죠~ 지금부터는 좀 사적인 얘기를 할까 해서요

'또 수작질을 할 셈인가?'

🐶 그,
164
🐻 같이 들으면 되겠네요~ 그 사적인 얘기. 이거 서하 씨 차 맞죠? 추우니까 타서 얘기합시다 문대문대도 그게 좋지?
🐶 ..래. 그게 낫겠다

역시 이세진을 데려오길 잘했다 생각하는 박문대였음
165
어벙벙하게 서 있는 차 주인을 놔두고 각자 뒷자리와 조수석을 차지한 세 사람에 백서하는 결국 두 손을 흔들며 운전석에 올라탈 수 밖에 없었음

- 추워요? 히터 틀어줄까?
🐶 됐습니다. 할 말만 하고 헤어지죠
- ..음, 그래요 그럼~
166
아주 잠깐 쓴웃음을 지은 백서하가 천천히 말을 꺼냈음

'또 계약이나 후원 운운했다가는,'

눈빛이 가라앉은 박문대가 머릿속으로 백업을 끝내놓은 녹음본을 떠올리는데,

- 문대 씨한테 사과하고 싶어서 만나자고 했어요
🐶 ?
167
뒷좌석에서 무언가 들썩이는 소리가 들리고, 박문대의 표정 역시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이 애매하게 변해갔음

🐶 ..사과?
- 응. 내가 그때 좀 심했던 거 같아서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 계단에 구르게 하는 건 아니었는데. 하아 미안해요 그땐 좀 정신이 나갔었나봐
168
🐶 ...

'기껏해야 녹음본 내놓으라는 소리나 할 줄 알았더니,'

- 다쳤던 덴 괜찮아요? 난 그때 부딪힌 허리가 아직도 아프던데. 아이고 아파라
🐶 엄살은

이쪽은 괜찮다
처음엔 좀 욱씬거렸지만 지금은 멍도 옅어졌고.

🐶 할 말은 그게 끝입니까?
- 음.. 사실 하나 더 있는데,
169
'과연. 여기서부터 본론이군'

- 그때 계약하자고 한 거, 미안하게 됐어요
🐶 ?
- 난 그냥 가끔 밥 한끼 하면서 친해지고 싶어서 했던 말인데 문대 씨는 좀 불쾌해 했던 거 같아서
🐶 ?
- 누나한테 그 얘기 했다가 나 엄청 혼났거든요~ 다 큰 놈이 아직도 사람 하나 제대로 사귈 줄 모른다고
170
'..그걸 가족한테 자기 입으로 말했다, 라.'

잠시 당황했던 박문대가 이어지는 백서하의 말에 천천히 페이스를 되찾아갔음

퍼진 소문이 워낙 더러워서 그 제안도 당연히 스폰 목적이겠거니 했는데..
171
🐶 백서하.
- 응?
🐶 너 나한테 광고 주고, 솔로 시켜주고, 연기 시켜주고 나서 뭐 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냐?

그때 나눴던 얘기는 당일 날 이미 멤버들에게도 전했던 터라 류청우와 이세진 역시 백서하에게 시선을 집중했음

- 어 그냥, 식사 같이 하자고?
172
🐶 ..어떻게 해볼 생각은 없었고?
- ...???
🐶 질문을 바꿔야겠네. 나한테 제안했던 그 계약, 다른 사람들이랑 했을 땐 반응이 어땠는데
- 다른 사람들? 어.. 보통 처음엔 좀 어색하게 굴다가 나중에는 친구하자 사귀자 하면서 좋아하던데?
🐶
173
- 그래서 가끔 같이 밥 먹고, 사달라는 거 사주고 그랬.. 뭐야 왜 그렇게들 보지? 그 애잔한 눈빛들은 뭡니까???

🐶 그러니까. 네가 계약하자 하고 사달라는 거 사주고, 연예계 일 도와주는 대가로 원했던 게,

그냥 밥 같이 먹어주는 거였다고?
174
🐻 그게 다예요?
- 뭐, 그렇죠? 연락은 바쁘다고 하지 말라 그래서 안 했고
🐶 다른 건.
- 다른 거? 아, 가끔 술자리 불러서 돈 내달라고 하면 가서 내주고 그랬던 거 같은

그리고 그때쯤엔 박문대와 이세진, 류청우의 눈빛들이 하나같이 흐려져 있었음

'이 호구 자식은.. 대체 뭐냐'
175
밥 같이 먹는 거.

그것도 충분히 조건이라고 볼 수는 있다, 있는데... 저 놈 눈빛이 볼수록 나사 하나 빠져있는 게.

🐶 밥을 왜 같이 먹고 싶었던 건데
- 이유가 있나~ 처음엔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그랬지 뭐. 그 다음부턴 주변에 사람 많이 두고 싶어서 그랬고
🐶 굳이 연예인들한테만 접근한 건?
176
- ?? 처음 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믿어요 내가. 다 방송으로 얼굴 먼저 익히고 소문 괜찮다 싶으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런거지
🐶 그 중에 나도 있는 거고?
- 응. 아, 근데 문대 씨는 만나보니까 생각보다 더 내 취향이었어요 순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어우, 말을 말자
177
🐶 ...
- 아 오해 말아요 좋았다는 뜻이니까. 만나보니까 문대 씨랑은 친구 말고 다른 거 하고 싶더라고
🐻 ..?!

의미심장한 백서하의 말에 뒤에 앉아있던 이세진이 경계하는 눈치로 박문대의 목을 끌어안았음
178
🐶 녹음본에 목숨 걸었던 이유는 뭔데. 계단에 굴러가면서까지
- 아, 그건.. 음. 미안해요 문대 씨가 형 얘기를 하길래 나도 모르게 그만

뒷말을 기다리는 박문대에 어색하게 뒷목을 문지른 백서하가 창 밖 어딘가에 시선을 두며 신음을 흘렸음

- 우리 형은 그, 문대 씨도 알다시피 날 좀 싫어하거든
179
- 녹음본이 형 말고 다른 가족한테 들어가는 건.. 사실 크게 상관은 없어, 다들 내가 뭔 짓을 하고 다니는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근데 우리 형은 좀 달라요

- 큰 형은 뭐가 됐든 내 약점을 하나라도 잡아서 나를 매장시켜버리고 싶어하는 인간이거든
180
🐶 ..!
- 3년 전에 있었던 마약 파티 사건 알아요? 내 이름도 아마 그때부터 유명해졌을텐데
🐻 ..뉴스에서 본 적 있어요
🐺 분명 그때 백서하 씨도,
- 맞아요. 나도 그때 같이 엮였지. 근데 사실 난 마약 같은 거 한 적 없어요. 살면서 단 한 번도
181
그냥 형이.. 내가 그 날 그 사람들이랑 같은 클럽에 있었다는 점을 물고 늘어져서 일을 부풀렸죠

언론에 뿌리고, 내 이름을 팔아가면서.

일이 그렇게 되고 나니까 마약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도 사람들이 안 믿더라고, 돈 먹인 거 아니냐 그러던데
182
- 회사 주가 떨어지고 할아버지도 수습 못하게 되는 거 금방이었죠~ 사건에 엮여서 잡혀들어가기엔 마약을 했다는 증거가 없고 그렇다고 국내에 있기엔 이미 신상 다 털렸고. 해외로 쫓겨나는 거 말고 뭐 별 수 있나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나'
183
콩가루 같은 남의 가정사를, 그것도 티원 오너 일가의 일을 당사자의 입으로 듣는 기분은 몹시 이상했음

어쩌면, 백서하가 돈을 써서 사람을 사귀려고 했던 것도.

🐶 그렇게 네 형이 무서웠으면, 약점을 잡힐 짓을 안 하고 다니면 됐을 거 아냐
- 하하. 그러게요 난 그게 왜 그렇게 안 됐나 몰라
184
-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에서 혼자 3년 살다 와보니까 너무 외로워서 못 살겠더라고. 겨우 한국 들어오나 싶었더니 형이 뭔 소문을 그렇게 퍼트려놨는지 다가오려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 ...
🐺 ...
- 문대 씨한텐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나도 사람 돈으로 사는 거 안 되는 거 아는데,
185
- 나한텐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거든
186
🐶 ...이런 말을

'듣고나니 머리 아파 죽겠군'

🐶 ..나한테 꺼낸 이유가 뭐야. 네가 함부로 어디 말하고 다니진 않았을 거 같은데
- 어라, 그런 것도 알 수 있어?
🐶 그랬으면 기사 한 줄이라도 떴겠지
- 푸핫. 정확하네, 맞아요 문대 씨한테 처음 말한 거야. 아 세진 씨랑 청우 씨한테도
187
🐻 ...음
🐺 ...
- 말했잖아요 사과하고 싶었다고. 내가 그냥 미안하다고만 했으면 진정성이 없어보일 거 같아서
🐶 겨우 그런,
- 진심으로 미안했어요 박문대 씨.
🐶 !
- 그때 당신 그룹이랑 멤버들 운운했던 것도 사과할게요
188
백서하가 고개를 돌려 박문대와 시선을 맞추자 박문대 역시 똑바로 백서하를 마주했음

- 평생 사람들한테 기피 당하면서 살아와서, 또 그렇게 될 줄 알고 심한 말을 했어요 내가.

'일종의 방어기제, 였던 건가'
189
- 적어도 난.. 돈을 쓸 때만큼은 거절 당한 적이 없었고, 문대 씨가 뒤돌아서는 모습 보니까 초조해져서.
🐶 ...
- 아~ 물론! 내가 이러이러하니까 이해해달라는 뜻은 아니고, 그냥 악의 있는 협박으로 남으면 문대 씨한테도 찝찝한 기억이 될까봐 말한 거예요.
190
- 그 날 바로 누나한테 찾아가서 실토하고 엄청 혼났고, 문대 씨한테 사과하러 가도될지 일주일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이렇게.. 찾아온 거고요
🐶 ...
- 뭐 솔직히 내가 말했어도 좀 믿기 힘든 얘기들이라 문대 씨가 못 믿겠다 해도 괜찮아요 그게 맞아
191
- 그냥 사과, 를 하고 .. 싶어서. 아, 문대 씨가 원하면 내가 배상이라도
🐶 그래
- 아, 그럼 얼마 정도..

화색이 되는 백서하의 낯과 달리 박문대의 눈빛은 싸늘해졌음

🐶 나한테 한 번만 더 얼마 원하냐고 물었다간,
- 아 깜짝아 소름! 눈 눈! 눈빛 좀 제발..! 알았어요 방금 말 취소..!
192
🐻 문대문대~ 말로 하자 말로~
🐺 그래 문대야

'..이 놈들이 아까 눈빛으로 백서하 잡아먹으려고 들 땐 언제고'

🐶 하아, 네 사과 받겠다는 뜻이야
- 휴 십년감수.. 어? 예?
🐶 받는다고. 사과
- 어, 그래요.. 그럼 내가 사과를, 몇 박스를 보내면 될, 까나?
193
🐶 그 사과 아니다
🐻 아니지 아니지
🐺 (끄덕)
- !!...지금 설마 용서.. 해주겠다는 거예요?

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박문대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음

그러자 백서하가 얼빠진 표정으로 되물었음

- ..왜?
🐶 ? 이유가 필요한가
194
🐶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내가 그걸 받아줄 생각이 있으면 그걸로 된 거지

박문대의 말에 백서하가 멍한 눈으로 입을 벌렸음

- 그, 근데 난 문대 씨를 다치게 했잖아요
🐶 괜찮다고 했잖아
195
- 굴렀잖아요 계단에서!
🐶 따지고보면 그때 내가 너 피하느라 밀친 탓도 있지
- 어..쨌든 원인 제공을 내가
🐶 나랑 꼬리 물기라도 하자는 거냐?

'녹음본이 그렇게 절실했던 이유도 알았고.'

이번에 또 쫓겨났다간 다신 한국으로 못 올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 형이라는 새X도 별..
196
티원 그룹의 유능한 장손을 한순간에 회장한테 예쁨 받는 동생 질투하는 몹쓸 놈으로 강등시킨 박문대가 턱을 쓸며 눈을 빛내려 할 때였음

🐻 허어...
🐺 서하 씨?
- 으,
🐶 ?...너 우냐?
197
- 아 왜 사과 받아주고 난리야 하,

말은 그렇게 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슥슥 닦는 모습은 누가봐도 서러워보이는 뒷모습이었음

잠시 황당하다는 듯 백서하를 쳐다보던 박문대는 곧 자세를 편히 하며 시트에 몸을 기댔음

가끔은 맘 놓고 우는 것도 필요한 일이니까.
198
백서하가 박문대한테 한 짓은 분명 잘못이 맞았지만

친 형한테 모함 당해 3년 동안 아는 이 하나 없는 해외로 쫓겨나고, 온갖 헛소문들 때문에 시간을 돈으로 사거나 이용당해주지 않으면 사람을 사귈 수도 없었던 놈이라고 생각하니.. 미약한 동정심이 들기도 했음
199
욕을 뱉고 헛웃음을 터뜨리며 눈물을 닦아내던 백서하가 겨우 표정을 가다듬었을 땐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음

류청우와 이세진이 밖에서 기다리겠다며 나간 사이, 콘솔 박스를 뒤지던 박문대가 백서하에게 휴지를 건넸음

- 킁.
🐶 다 울었냐?
- ..나 안 울었는데
🐶 퍽이나
200
- 가려고요?

손잡이를 잡는 박문대를 본 백서하가 목이 매인 소리로 물었음

🐶 가야지. 용건도 끝났고
- ...
🐶 들어가라

문을 연 박문대가 그대로 차 안을 빠져나갔음
201
'그래, 사과 받아준 것만으로도.. 된 거지'

혼자 무언가를 꾹 참으며 고개를 끄덕인 백서하가 지친 안색으로 목을 젖혔을 때였음

똑똑.

퍼뜩 눈을 뜨고 쳐다본 곳에는 바깥에서 조수석 창문을 두드리고 있는 박문대가 있었음
202
위이잉.

의아한 기색으로 창문을 내린 백서하가 몸을 조수석 쪽으로 내밀고 눈을 깜빡였음

- 문대 씨?

그러자 말없이 전해지는 휴지 한 장.
203
좀 전에 백서하에게 건네주기 위해 뽑았던 휴지였음

- 아. 쓰레기 버려달라고요..?

여전히 정신이 붕 떠 있는 백서하의 헛소리에 박문대가 한숨을 쉬며 백서하의 손에 휴지를 쥐어줬음
204
🐶 그거. 내 번호
- ...?
🐶 저장은 하지 말고. 네 형이 또 수작 부리면 연락해라
- 어어?
🐶 증거 찾는 정도는 도와줄테니까
- ...!!
🐶 간다
205
무심하게 등을 돌리는 박문대를 잠시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백서하가 다급히 박문대를 불러세웠음

- 문대 씨!

박문대가 뭐냐는 듯 고개를 돌렸음

- 나,

진짜 연락해도 돼요? 목 끝에 턱 걸린 뒷말에 백서하가 숨을 멈췄을 때.
206
🐻 서하 씨~ 문대가 연락해도 된대요!
🐶 내가 언제
🐻 억, 아파..
🐺 밑에 제 번호도 있어요 식사, 같이 하고 싶으시면 연락 주세요
- ...
🐺 문대 보낼게요

빙긋 웃는 류청우를 뭔 헛소리를 하는 거냐는 듯 쳐다보던 박문대가 눈을 길게 감았다 떴음
207
🐶 백서하
- ...
🐶 네가 돈을 쓰지 않으면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 사람들을 곁에 두려고 하지 마
- ...
🐶 네 얘기를 안 믿어주는 사람들한테 휘둘리지도 말고.
208
🐶 시간이 걸리더라도 너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을 찾아
- ..으
🐶 찾다가, 그래도 도저히 못 찾겠으면.

'나한테 연락해'

박문대가 남기고 간 마지막 말을 되뇌이던 백서하가 핸들에 콩. 이마를 박았음

살면서 겨우 두 번 만났을 뿐인 사람인데.
209
평생을 살아도 잊지 못할 기억을 품게 해준 사람이 될 거 같다는,

강렬한 예감이 들었음
210
+)

쾅!

아침부터 엄청닌 소리로 방 문을 열어젖힌 배세진이 이불에 파묻혀 잠들어있는 박문대를 마구 흔들어 깨웠음

🐹 박문대! 일어나봐!

잠에 취해 맥없이 흔들리는 박문대를 차유진이 으쌰, 하며 일으켜 앉히고 주먹을 꼭 쥔 선아현과 김래빈이 박문대를 들고 거실로 향했음
211
🐶 ?

덕분에 눈도 뜨기 전에 거실에 앉혀진 박문대.

🐹 너, 너 어제 백서한지 백설긴지 만나고 왔다며!
🐶 ㅡㅡ?
🐺 하하. 세진아 너무 흥분하지 말고..
🐱 형! 오픈 유어 아이즈!
🐶 ㅡㅡ?
212
🐰 차유진! 문대 형 괴롭히지마!
🐶 ㅡㅡ?
🐻 에휴 이런 애 데리고 뭘 묻겠다고.. 문대문대 그냥 더 자
🦌 무, 문대가 너무 피곤해하는 거 같아요..
🐹 아니! 그렇게 무르면 어떡해? 박문대 일어나보..!
🐶 ㅡㅡ?
🐹 아아아악
🐰 틀렸습니다. 확실히 야행성이신 문대 형에게 아침 7시는 너무 이른...
213
+)
[VTIC 청려 선배님]

→ (영상)
→ 그때 계단에서 찍었던 영상인데
보내는 게 늦었네요

아 그거 ←
안 줘도 돼 ←

→ ^^?

설명하긴 긴데 ←
해결했다 ←

→ 아
→ 잘 됐네요
214
야 ←

→ ?

고마웠다 ←
이 말을 못한 거 같아서 ←

→ 별말씀을 ^^
→ 그렇게 고마우면 저랑
→ 콩이 산책 시킬래요? 5:01

5:01 그래 ←

→ ..진짜? 5:05
215
+)

TMI. 1

- 박문대가 백서하에게 따로 번호를 준 이유 : 백서하는 이미 개인적으로 박문대의 번호를 알아내 알고 있었지만 다시 연락할 용기가 없을 걸 알기에 직접 알려줌

→ 이러니저러니 해도 연락해도 된다는 뜻
216
TMI. 2

- 박문대 역시 숙소로 돌아가 백서하의 번호를 저장했다

- 저장명은 [비상계단]
217
TMI. 3

- 청려는 방송국에서 대기실로 돌아가는 척 하다가 슬쩍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위로 간 뒤 거기서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 대기실이 있는 층은 비상구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었기 때문
218
TMI. 4

- 백서하는 그 길로 집으로 가서 펑펑 울었다

- 집에서 동생을 기다리던 누나가 펑펑 우는 동생을 보고 빡쳐서 할아버지를 호출했다

(티원 회장 비서 : 저 회장님.
티원 회장 : ?
티원 회장 비서 : 백 이사님께서 당장 좀 보자십니다
티원 회장 : 에잉 또 무슨 잔소리를 하려고
219
티원 회장 : 안 간다 그래
티원 회장 비서 : 도련님이 대성통곡 중이시라는데요
티원 회장 : 뭣이)

- 백서하가 우는 걸 본 회장이 빡쳤다 더 이상 장손의 행각을 두고 보지 않을 듯
220
TMI. 5

- 백서하가 박문대에게 연락을 했다

- 박문대가 전화를 받았다

- 저장명은 [문대 씨 (*≧▽≦)]
22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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