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세가 건우 in 문대를 알아채는 썰 고딩건우 취미로 사진 찍으면서 알바도 해보지 않았을까. 드라마 촬영현장 스냅사진...

@madabouttestar
라구@madabouttestar
27 views Oct 03, 2026 ~4 min read
Advertisement
1
배세가 건우 in 문대를 알아채는 썰

고딩건우 취미로 사진 찍으면서 알바도 해보지 않았을까. 드라마 촬영현장 스냅사진 찍는 알바를 갔는데, 웬 콩알만한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홀린듯 몇장 찍어버리는 알바건우. 그 이후 눈길이 가서 아역을 계속 지켜보는데,
2
촬영할 땐 생기 넘치는 애가 컷소리만 나면 주눅든 것처럼 조용해지는 게 괜히 마음이 쓰인다.

쉬는 시간, 아역 아이는 혼자 덩그러니 앉아서 대본만 보고 있음. 이제 날이 꽤 쌀쌀한데 아무도 가까이서 아이를 케어하고 있지 않아 의아한 건우. 한기 들지 않도록 바람 방향을 가리고 서서 묻겠지.
3
- 휴식 시간인데, 점심 먹으러 안 가요? 매니저 어디 갔어요?
- ...안 가요. 대본 공부할 거에요.

아이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지 대본에 얼굴을 파묻다시피 함. 아침 7시부터 이어진 촬영에, 지금이 벌써 오후 두신데. 보호자들은 대체 뭘하는 건지 슬슬 열이 받는 건우.
4
일단 급한대로 스낵 트롤리에 있는 초코바랑 귤, 바나나 따위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시 아이에게 다가감.

- 저기, 안 바쁘면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 ...저한테요?

아이는 안그래도 배고프고 피곤한데 자꾸 말거는 어른이 귀찮다. 그래도 마음 약한 갓기천사라 작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5
건우는 대뜸 상표가 다른 초코바 두개를 꺼내서 보여준다.

- 간식 채워놓아야 해서 이따 장보러 갈건데, 이 중에 뭐가 더 맛있는지 골라줄래요? 맛 없는 거 사오면 혼나거든요.
- ...직접 먹어보면 되잖아요.
- 단 걸 싫어해서요.

건우의 대답에 아이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듦.
6
사람이 어떻게 단 걸 싫어할 수 있냐는 표정이 그제야 좀 그 나이답다. 주저하던 아이는 결국 초코바 두개와 바나나 하나, 귤 하나, 젤리 두 봉지를 해치우고 가장 맛있는 간식까지 골라줌. 크럼블이 잔뜩 붙은 초코바.

-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네. 도와달라고 하길 잘했다.
7
연장자가 제게 정중히 도움을 구하고 감사를 표하는 건 처음이라, 아이는 발간 뺨을 한 채 눈길을 피했음.

- 혼자 못하겠다고, 좀 도와달라고 말하는 게 이 일을 못하겠단 뜻은 아니에요.
- ...네?
- 좋아하는 일이어도 얼마든지 날 힘들게 할 수 있거든요. 달콤한 간식도 고민거리가 되는 것처럼요.
8
아이의 손에 들린 대본에는 고민과 공부의 흔적이 가득함. 너무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일에 관한 모든 걸 긍정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에 시달리곤 한다. 이렇게 순한 아이라면 더욱 그랬을 거다.

- 그럴 땐 그냥 힘드니까 도와달라고 말해요. 들어줄 사람은 분명 있어요.
9
아이는 별다른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였음. 알아서 커리어 잘 쌓고 있는 어린 인재에게 주제 넘는 말이었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누군가는 얘기해줘야 했을 이야기니까. 건우는 촬영이 재개되는 소리를 들으며 후회 없이 자리를 떴음.

*

촬영이 다 끝나고 스탭들도 철수하는 시간.
10
류건우도 스탭 버스 타고 퇴근하려는데 천막에 혼자 남아있는 아역 애를 발견함. 설마 매니저가 아직도 안 온건가 눈을 의심하는 건우.

- 집에 안 가고 여기서 뭐해요?
- ...매니저 형, 기다려요.
- 몇시쯤 도착한다는 얘기 있었어요?

쪼끄만 정수리가 도리도리 고개 저음.
11
마음 같아선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애 앞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이마 붙잡고 열 삭히고 있는데 희미하게 기어가는 목소리가 건우를 붙잡는다.

- 저기요.. 혼자 있으면 무서운데. 같이 기다려주면 안되나요?

건우는 이게 아마도 아이가 일터에서 처음 구해본 도움이겠구나 생각함.
12
두고 갈 수 있을 리가 없지. 일단 패딩부터 벗어서 몸 위로 둘둘 싸매주고, 옆자리에 털썩 앉아서 고사리 손을 잡아줌.

- 좋아요. 난 기다리는 거 잘하거든요.

작은 손이 제 손가락을 힘주어 쥐는 걸 느끼면서, 건우는 밤하늘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제가 아는 별자리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음.
13
아이는 하늘 위 별들의 이야기보다도 더 반짝이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본다. 출입증에 적힌 이름이 가을바람에 팔랑팔랑 흔들리는 밤.

*

'...오랜만에 이 꿈이네.'

배세진은 눈가를 꾹 누르면서 잠에서 깨어났음. 쪽대본 때문에 촬영이 늦어져서, 새벽까지 밤샘촬영이 한창이었는데.
14
눈을 뜨고 살펴본 곳은 아무리 봐도 병실 안이다. 그리고 침대 옆 의자에는 익숙한 멤버의 익숙한 표정.

- 쓰러질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데 왜 촬영을 강행한 거에요? 형이 초짜도 아니고.
- 박문대, 일어나자마자 혼내냐..

약한 소릴 하니 그제야 팔짱을 풀고 물병을 찾아 건네는 문대.
15
그래도 눈길엔 못마땅함이 어려 있음. 한숨 쉬면서 어린애 달래듯 말을 거는데, 순간 묘한 기시감이 드는 배세진.

- 형, 힘들 땐 주변에 도와달라고 말해요. 몸 상할 때까지 무리하는 거 미련한 일이잖아요.
- 너도 알잖아. 나한테 너무 소중한 일인 거. 계속 연기하고 싶으니까, 어쩔 수가 없었어.
16
내가 박문대랑 전에 이런 대화를 한 적 있었던가? 아스라하고 따뜻한 기억이 머릿속을 희미하게 떠돈다. 박문대의 무감한 목소리 위로 누군가의 다정한 음성이 씌워지는 듯한..

- 좋아하는 일이어도 얼마든지 날 힘들게 할 수 있어요. 주변 도움 좀 받는다고 좋아하는 일이 도망가진 않는다고요.
17
돈과 인맥이 생긴 뒤 다시 찾아낸 그 형의 이름은 분명 죽은 사람의 것이었는데. 하지만 이런 순간에, 이런 말투로, 이런 위로를 건네는 사람은..

동요한 채로 겨우 마주본 박문대의 얼굴은 당연히 류건우의 얼굴과는 전혀 다르지만. 이목구비에 서린 감정과 염려만은 오래된 기억과 똑같은 모습이다
18
여태 어떻게 몰라볼 수 있었을까. 이렇게나 닮은 다정한 표정을.

그날 이후 남몰래 박문대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 배세진은 결국 재회를 확신하게 되지만. 어떤 것도 묻지 않고 다만 조심스레 지켜보기로 함. 이제는 내가 형을 기다려줄 차례니까.
Actions
What You Can Do
  • Export as PDF or Markdown
  • Batch Export to Notion
  • Bookmark & Highlight
  • Screenshot Tweet
Create Free Account

Includes 7-day Premium trial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