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세가 건우 in 문대를 알아채는 썰 고딩건우 취미로 사진 찍으면서 알바도 해보지 않았을까. 드라마 촬영현장 스냅사진...

고딩건우 취미로 사진 찍으면서 알바도 해보지 않았을까. 드라마 촬영현장 스냅사진 찍는 알바를 갔는데, 웬 콩알만한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홀린듯 몇장 찍어버리는 알바건우. 그 이후 눈길이 가서 아역을 계속 지켜보는데,
쉬는 시간, 아역 아이는 혼자 덩그러니 앉아서 대본만 보고 있음. 이제 날이 꽤 쌀쌀한데 아무도 가까이서 아이를 케어하고 있지 않아 의아한 건우. 한기 들지 않도록 바람 방향을 가리고 서서 묻겠지.
- ...안 가요. 대본 공부할 거에요.
아이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지 대본에 얼굴을 파묻다시피 함. 아침 7시부터 이어진 촬영에, 지금이 벌써 오후 두신데. 보호자들은 대체 뭘하는 건지 슬슬 열이 받는 건우.
- 저기, 안 바쁘면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 ...저한테요?
아이는 안그래도 배고프고 피곤한데 자꾸 말거는 어른이 귀찮다. 그래도 마음 약한 갓기천사라 작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 간식 채워놓아야 해서 이따 장보러 갈건데, 이 중에 뭐가 더 맛있는지 골라줄래요? 맛 없는 거 사오면 혼나거든요.
- ...직접 먹어보면 되잖아요.
- 단 걸 싫어해서요.
건우의 대답에 아이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듦.
-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네. 도와달라고 하길 잘했다.
- 혼자 못하겠다고, 좀 도와달라고 말하는 게 이 일을 못하겠단 뜻은 아니에요.
- ...네?
- 좋아하는 일이어도 얼마든지 날 힘들게 할 수 있거든요. 달콤한 간식도 고민거리가 되는 것처럼요.
- 그럴 땐 그냥 힘드니까 도와달라고 말해요. 들어줄 사람은 분명 있어요.
*
촬영이 다 끝나고 스탭들도 철수하는 시간.
- 집에 안 가고 여기서 뭐해요?
- ...매니저 형, 기다려요.
- 몇시쯤 도착한다는 얘기 있었어요?
쪼끄만 정수리가 도리도리 고개 저음.
- 저기요.. 혼자 있으면 무서운데. 같이 기다려주면 안되나요?
건우는 이게 아마도 아이가 일터에서 처음 구해본 도움이겠구나 생각함.
- 좋아요. 난 기다리는 거 잘하거든요.
작은 손이 제 손가락을 힘주어 쥐는 걸 느끼면서, 건우는 밤하늘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제가 아는 별자리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음.
*
'...오랜만에 이 꿈이네.'
배세진은 눈가를 꾹 누르면서 잠에서 깨어났음. 쪽대본 때문에 촬영이 늦어져서, 새벽까지 밤샘촬영이 한창이었는데.
- 쓰러질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데 왜 촬영을 강행한 거에요? 형이 초짜도 아니고.
- 박문대, 일어나자마자 혼내냐..
약한 소릴 하니 그제야 팔짱을 풀고 물병을 찾아 건네는 문대.
- 형, 힘들 땐 주변에 도와달라고 말해요. 몸 상할 때까지 무리하는 거 미련한 일이잖아요.
- 너도 알잖아. 나한테 너무 소중한 일인 거. 계속 연기하고 싶으니까, 어쩔 수가 없었어.
- 좋아하는 일이어도 얼마든지 날 힘들게 할 수 있어요. 주변 도움 좀 받는다고 좋아하는 일이 도망가진 않는다고요.
동요한 채로 겨우 마주본 박문대의 얼굴은 당연히 류건우의 얼굴과는 전혀 다르지만. 이목구비에 서린 감정과 염려만은 오래된 기억과 똑같은 모습이다
그날 이후 남몰래 박문대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 배세진은 결국 재회를 확신하게 되지만. 어떤 것도 묻지 않고 다만 조심스레 지켜보기로 함. 이제는 내가 형을 기다려줄 차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