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건우기억만 남으면 좋겠다. 건우 5분만에 상황파악하고 문을 딱 열었는데 애들이 와글바글... 근데 지금...

근데 태연하게 연기하는 문대도 맛있지 않나요?? 문 열고 나서 잠깐 흠칫했다가 이름 안 부르고 무슨 일이야? 하면서 능청맞게 섞이는 건우...
"우리 저번에 같이 촬영했던 선배님이 저녁 먹자는데"
"선배님이?"
"응 문대랑 전화하는 거 들었어"
"그냥 하는 말 아냐? 약속 잡았어?"
순식간에 문대한테 시선 쏠림...
"그랬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청려선배님께 다시 물어볼게."
그치만 촬영했던 선배는 다른 선배였겠죠... 청려랑은 그냥 일땜에 연락
"문대야"
"네?"
"왜 존댓말 써. 우리 동갑이잖아. 방금 말한 사람은 청우 형이고."
"......"
"그리고 우리 같이 촬영한 선배 청려선배님 아닌데"
"......"
"너 뭐야?"
"자다깨서 정신이 없나봐. 청우형 미안해요."
"......"
"...문대야."
"...네?"
"거짓말이었어."
"......"
아까 선배랑 밥 언제 먹냐고 물어본 사람은 배세. 그니까 서로 포지션 바꿔서 문대 속임.
저도 헷갈려서 정리했어요~
언뜻 날카롭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둥글게 휘어져 전혀 그 기색을 못 느꼈던 눈초리는 이제 딱딱하게 굳어 저에게 적대감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
"너 뭐냐?"
"....."
"너 누구야."
"사실, 기억이 잘,"
"거짓말 하지마."
"...내가 다른 사람이라고 축약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가만히 앉아 눈동자만 굴러대던, 아직 앳된 얼굴을 가진 사람이 뭐라고 주절대다 말을 흐렸다.
5분 남짓. 모두가 이상한 점을, 그것도 대화 두어마디로 예측한 이 상황에서 5분을 들키지 말라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아까 저에게 뭐냐고 물었던 몸집이 크던 이는 벌써 손으로 입술을 툭툭 치며 다른 사람? 따윌 중얼거렸다.
어차피 정체를 들키는 것에 뭐라 적혀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해서 완벽하게 짚어내는 것이 정체를 들키는 것일 수 있고, 그냥 다른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내도 실패하는 것일 수 있다. 보아하니 이 그룹에는 눈치빠른 사람들이 꽤 된다.
"....."
"전 지금 당신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야 박문대,"
너 울어?
배세진은 겨우 그 말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물론 이 방에서 그 단어들을 못 들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만, 어쨌든 그는 입밖으로 내진 않았다.
버티자. 지금 보니 이 사람들은 '나'를 꽤나 아낀다. 고개만 숙였을 뿐인데 단체로 당황해서 손조차 못대고 있는 걸 보면 상당히.. 사랑받는 몸인 것 같다.
'.....알 바 아니지.'
귀찮게 생긴 놈이 할 말이 많다는 듯 입을 몇번 벙긋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귀찮은 놈.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나이가 언제야?"
(지속시간 : 2분 17초)
'...시간 더럽게 안가네.'
"...스물."
"...!!!"
".....뭐?"
음. 아닌가.
"...?"
약간 벌거진 눈이 자신을 향했다. 모르는 사람이었다. 몰랐다. 자신은 저런 '박문대'를 알지 못했다.
-박문대가 만약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그가, 우리와 함께, 아니 아주사에,
이세진은 떠오르는 생각을 필사적으로 잘랐다. 아이가 분에 못 이겨 서툴게 가위질을 하듯.
-그가 다시,
-죽으,
-죽으려들었다면?
아.
이세진은 툭하고 튀어나온 소리를 막을 수 없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제 친구인 박문대가 아니었다. 그와 우리는, 나에게 그는 미지의 존재였다.
이세진은 지금, 자살을 했거나 그 전의 기억을 가진 듯 한 박문대를 보고(아님걍류건우임) 그가 만약 처음부터 그 기억을 가졌다면 다시 죽으려해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는 상상을 하고...불안해하는겁니당
"...세진아."
"....."
"아현아."
"혀, 형..."
스무살에 문대의 비밀이 있겠구나.
(지속시간 : 53초)
...하.
살았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제 정체를 알아챌 것 같진 않았다. 어린 놈들, 특히 저 두명이 하얗게 질린채 저를 쳐다보는게 좀...걸리긴 했으나, 류건우는 이내 신경을 껐다. 정확히는 끄려 노력했다.
류건우는 멍하니 바닥 무늬를 보았다. 아까부터 바들바들 떨리다 마침내 닿은, 아까 그 두명 중 하나의 손이 지나치게 차가웠고, 어쩐지 또 뜨거웠으나 끝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냥, 이유는 없지만, 보기가 그랬다.
-문대■,
-도■체 문대한■,
-박문■.
-괜■■?
아.
알았다.
고개를 들기 힘들었던 이유.
-문대야?
-박■대.
-■■ 형,
-■■■, 무슨 ■이라■,
.
.
.
그들이 숨막히도록 쏟아내는 저 감정들의 수신자는 자신이 아니었다.
류건우는 다시금 자신이 들어간 몸을 새삼스레 살펴보았다. ...미안하네.
"박문대 제발!!!"
"아."
어깨가 뒤로 밀려졌다. 자동으로 숙여졌던 고개가 들어올려졌고, 그 탓에 류건우는 또다시 자기 것이 아닌 것을 봐야만 했다.
미안해.
"....."
나는 네가 울어주고 있는 사람이 아니야.
"무슨...무슨 말이라도 해봐."
"....."
"....."
"...미안해."
(지속시간 : 0초)
.
.
"...뭐..."
뭐야.
"문대야..."
얘 왜 울어.
"이게 무슨,"
니네들 왜 울어...?
"...?"
"?"
"...문대문대?"
"왜."
"...!!"
"....."
"...형?"
이 지경이 된거지.
"...문대야."
"네. 왜요?"
"혹시,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니?"
"...아까요?"
다 큰 놈들 운 것 밖엔 모르겠는데.
"형, 형 말하지 마요."
아까부터 훌쩍거리던 이세진이 다급히 말했다.
결국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한 박문대가 찝찝한 마음으로 잠에 드는데 꿈에 류건우 나와서 둘이 허심탄회한 얘기하는 이야긴데... 보고싶으세요...? 아니 그냥...류건우도 인생 힘든 듯 해서..위로 좀 받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