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4)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ㆍ ㆍ ㆍ...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4)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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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미각이었어.
아무 맛도 느껴지질 않았어.
그 다음에는 후각.
"......."
솔음은 새까맣게 탄 냄비를 눈앞에 두고, 멍한 얼굴로 섰어.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그냥 ㅈㄴ슬픈 상불썰 보고 싶어서 쓰는 글.
적폐캐해. 오직 상불을 위한 상불에 의한 상불만을 위한 글이므로 취향에 맞는 분들만 읽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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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주를 받았어.
연기가 나지 않았다면, 꼼짝 없이 불이 나고도 남았을 거야.
다행이지. 그래도 아직 눈은 멀쩡해서.
"...저주로 죽기 전에 불에 먼저 타 죽을 뻔 했네."
자조적인 농담을 던져.
그렇게라도 해야, 지금 이 상황이 조금이라도 가벼워 보일 테니까.
사실 이 상황이 너무나 버거워.
사랑도 삶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하지만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최 요원과의 사이가 여전히 좋았다면... 자연스레 헤어지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그게 그나마 위안이 돼.
탄 냄비를 재활용품 통에 던져넣고, 인스턴트 죽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렸어.
그리고 습관처럼 문자를 보내.
💬 오늘도 늦어요?
답장은 오지 않았어. 늘 그랬듯.
잠결에 누군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슬쩍 눈을 떠 봤더니, 최 요원이야.
잠시 옷만 갈아입으려 들렀나봐.
여전히 재난관리국 점퍼 차림인 걸 보니.
"...요원님."
솔음이 막 잠에서 깬 목소리로 부르자, 그의 움직임이 뚝 멈춰.
그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뒤돌아.
"그냥 잘 만큼 자서 깬 겁니다."
"아직 새벽 다섯 시인데, 잘 만큼 자기는 무슨."
그가 솔음의 곁으로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었어.
흉터와 굳은살로 거칠거칠한 손이 머리칼을 헤집고, 볼을 슬슬 쓰다듬어.
오랜만이야. 이런 따뜻한 손길은.
"시원해요."
"네에."
솔음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
꼭 예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눈을 가늘게 뜨고 최 요원의 손에 뺨을 묻어. 알싸한 담배 냄새와 비누 냄새가 섞인. 최 요원 특유의 냄새가 나.
"고양이야?"
코를 찡긋거리다 손가락을 앙 물자, 낮게 웃는 소리가 났어.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아.
어쩌면 지금이라면.
"요원님."
"응."
"언제 시간 나세요?"
"......."
아. 잘 웃던 최 요원의 얼굴이 또다시 굳어. 괜히 물어봤을까.
"같이 데이트 못 한지 너무 오래 됐어요."
철 없는 어린 애인처럼. 자존심도 없이 그를 졸라.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눈이나 귀가 멀기 시작하면, 이제 더 이상 그를 속일 수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최 요원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네."
"다른 취미를 좀 가져보면 어때?"
전혀 예상 밖의 것이야.
바빠서 안 돼. 미안해.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솔음이를 너무 심심하게 한 것 같다. 동아리 활동을 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이 근처에 테니스 클럽이 있던데...
취미를 가져보라고.
당신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라고.
이상하지.
솔음은 그게 꼭...
혼자서도 살아갈 준비를 하라는 것처럼 느껴져서.
"솔음아, 오해하지 마. 요즘 정말로 바빠서 그래."
"...네."
최 요원이 조금은 피곤한 목소리로 솔음을 달래.
"바쁜 거 끝나면 하자. 응?"
바쁜 거. 그거 언제 끝나요?
그때쯤이면 나는 없을 텐데.
그때 호출기가 울려.
다녀올게! 대답조차 듣지 않고 달려나가.
'당신은 이제 내가, 성가셔진 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주 조금 우울해졌어.
💬 오늘도 늦어요?
솔음은 매일 그렇게 물었어.
다섯 번에 한 번 꼴로 오는 답장이지만.
한 번 오는 답장이나마 소중해서.
이게 아니면 문자를 주고받을 일도 이제는 없으니까.
때때로 심장이나 옆구리 어딘가, 혹은 팔 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어.
그러나 환상통일 뿐 실제로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진통제를 삼키고 끙끙거리며 버텼어.
직접 요리해서 먹는 걸 관뒀어.
소금 설탕도 구분을 못 하는데 요리는 무슨.
밥을 차려놓지 않다 보니 자연히 같이 밥을 먹지도 않게 됐어.
그렇게 따지자면 그 날도 평범했어.
화장실로 기어가 피를 토했으며,
그 상태로 기절한 후 오후에서야 깨어나는 바람에,
피칠갑을 한 상태로 엉망이 된 화장실 청소를 한.
그런 평범한 하루였어.
백일몽의 노루 주임도,
재난관리국의 포도 요원도 아닌.
그냥 볼품없이 죽어가는 김솔음이 그 안에 있었어.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꼴사납게 발버둥치는 남자가 그 곳에 있었어.
문자를 보냈어.
💬 오늘도 늦어요?
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아.
이 저주를 말하면, 당신도 나와 같이 죽을 테니까.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같이 있어줬으면. 그렇게 바라게 돼.
혼자서는 너무 두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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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렸지만,
답장은 없었어. 늘 그렇듯.
최 요원이 귀가한 건 새벽 네 시 경이었어.
어느새 차가워진 바깥 바람을 묻히고 들어온 그의 얼굴에도, 피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어.
"요원님."
"...포도 깨어 있었네?"
성가심. 지침. 짜증. 피곤함.
그 많은 것들을 능숙하게 뒤로 보내고, 그가 웃는 얼굴을 만들어.
"내일 출근 해야 하는데, 왜 아직 안 잤어?"
...퇴사한지 2주가 넘었는데. 출근은 무슨.
"...하아. 포도야."
그가 결국 짜증을 숨기지 못해.
"지난번에 말했잖아. 바쁘다고."
"대충 뭐 때문인지라도-"
"기밀이라고 했잖아. 알만한 포도가 왜 자꾸 이러지요."
"포도-"
"이젠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그만뒀다고 연락도 못 하게 하고, 아무것도 안 알려주면서. 뭐하러 그렇게 부르세요?"
최 요원의 눈이 날카로워졌어.
그가 무언가를 꾹꾹 억누르는 듯 숨을 깊이 삼키더니. 곧 솔음의 이름을 불러.
"...솔음아."
"왜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피곤한 상태의 최 요원과, 아픈 김솔음.
이런 상황에서 얘기해봤자 좋을 거 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럼... 대체 언제 얘기해야 해?
내도록 스스로를 해쳐가며 꾹꾹 삼켜왔던 칼날이, 결국 그를 향해 쏘아져 나가.
"뭐가 심해요. 답장도 없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 제가 언제까지 요원님을 이해해드려야 해요? 요원님은 제 입장 생각해 보신 적은 있으세요?"
대체 우리는 언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최 요원이 한쪽 눈썹을 꿈틀했어.
"...말이 좀 심하다?"
"요원님이야말로. 우리 사귀는 건 맞아요? 계속 이런 식으로 서로 눈치만 보면서. 이게 어떻게 사귀는 거냐고요"
최 요원이 빈정거렸어. 헛웃음이 튀어나와.
순간 그도 아차 했는지 입을 다물어.
"......."
"......."
익숙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
결국 시선을 먼저 피한 건,
"...실언했어. 미안."
또 다시 그였어.
"나중에 언제요."
"나중에. 급한 일 끝나면 다 들어줄 테니까-"
"요원님은, 그 나중에 제가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세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진심에, 최 요원의 눈이 크게 뜨여.
"헤어지자는 거야?"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김솔음!"
노성이 터져나오는 동시에, 그가 주먹으로 벽을 쳤어.
쿵 소리가 요란하게 두 사람을 갈라놔.
"그걸 가지고 협박하는 게 말이 돼?"
"...말이 왜 그렇게 되는데요."
"말이 그렇게밖에 안 들리는데. 나는."
그가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렸어.
잔뜩 지친 목소리가 흘러나와.
"제가 여기에서 얼마나 더요."
"사람 생명이 달린 일이잖아!"
최 요원이 왈칵 성을 냈어.
"사랑? 좋지. 그런데 그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해? 지금 이 상황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는지, 너도 알잖아! 알면서 왜 자꾸 그래."
"......."
김솔음은 최 요원과 달라서.
최 요원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런 영웅이 될 수는 없어.
곧 다가올 자신의 죽음이 더 두렵고 슬퍼.
모르는 사람이 구조받지 못할 지라도,
지금 당장 최 요원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나를 알면,
당신은 경멸하겠지.
요원님.
나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까만 눈동자가 죽어가는 것을, 화가 난 최 요원은 눈치채지 못해.
"......."
최 요원이 계속 말을 이었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나중에 다 끝나면 얘기한다잖아. 솔음아, 대체 왜 이러는 거야."
"......."
집.
당신과 내가 만든.
행복하고 다정했던.
영원할 줄로만 알았던.
집.
"......"
나는 그저, 그 집에서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그만하자,"
당신과 예전처럼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가 그대로 뒤돌아.
타앙.
현관문이 닫혀.
지친 얼굴로, 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고 쫓겨나듯 나간 그의 뒷모습이.
"......."
그 와중에도 가슴이 아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5)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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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음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어.
그렇게 보내고 나서, 마음이 좋을 리가 없어.
날이 밝자마자 쇼핑백에 최 요원의 옷과 간식거리를 약간 챙겨서 집 밖으로 나섰어.
"춥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