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수는 현재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이유? 이유는 단순하다 왜요ㅎ 왜 그렇게 봐. 나 얼굴에 뭐 묻었어? ... 요새...

앙봉@bzbzabkd
17 views
Feb 07, 2026
~16 min read
2
말 없이 퇴근이 늦거나
성질을 평소보다 좀 더 부리거나... 할 때면 종종 이렇게 스킨십을 완강히 거부하곤 하는 유교수인데
교수님, 이만 잘 거죠? 불 끌게요.
이번은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잘 자요.
이렇게까지 오래 이어진 적은 없는데
이쯤되면 먼저 슬쩍 손을 잡아와야 하는데
성질을 평소보다 좀 더 부리거나... 할 때면 종종 이렇게 스킨십을 완강히 거부하곤 하는 유교수인데
교수님, 이만 잘 거죠? 불 끌게요.
이번은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잘 자요.
이렇게까지 오래 이어진 적은 없는데
이쯤되면 먼저 슬쩍 손을 잡아와야 하는데
3
자그마치 일주일이 넘도록
먼저 닿아올 낌새가 없다
화는 거의 다 풀린 것 같은데
도무지 저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보긴 또 뭣한 게
이불 좀 잘 덮고 자요. 이제 날도 추운데.
다정함은 어디 가질 않고 한결같아서
그래서 오히려 더 헷갈려죽겠다
나더러 뭐 어떡하라고
먼저 닿아올 낌새가 없다
화는 거의 다 풀린 것 같은데
도무지 저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보긴 또 뭣한 게
이불 좀 잘 덮고 자요. 이제 날도 추운데.
다정함은 어디 가질 않고 한결같아서
그래서 오히려 더 헷갈려죽겠다
나더러 뭐 어떡하라고
4
미안하다 했음 됐지
반성하고 있음 됐지
아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유치하게 새끼손가락까지 걸어줬는데
이건 뭐 애새끼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있어야 되는지를 모르겠다
유교수.
응?
...아냐. 자요.
잘 자요ㅎ
...나만 힘든가
나만 이렇게 막...
막 애가 타나?
반성하고 있음 됐지
아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유치하게 새끼손가락까지 걸어줬는데
이건 뭐 애새끼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있어야 되는지를 모르겠다
유교수.
응?
...아냐. 자요.
잘 자요ㅎ
...나만 힘든가
나만 이렇게 막...
막 애가 타나?
5
...아니아니
그러니까
애가 타는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뭐
습관이 돼서 그런가
좀... 아쉽다 정도
그래 딱 그 정도
허전하다는 뭐 그런 느낌...
솔직히 이젠 봐줄 때도 됐잖아
내가 뭐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 아니잖아
고작 그 정도 일에 이런 부조리한 법칙을 만들어 내세우는 게 유치한 거지
그러니까
애가 타는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뭐
습관이 돼서 그런가
좀... 아쉽다 정도
그래 딱 그 정도
허전하다는 뭐 그런 느낌...
솔직히 이젠 봐줄 때도 됐잖아
내가 뭐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 아니잖아
고작 그 정도 일에 이런 부조리한 법칙을 만들어 내세우는 게 유치한 거지
6
일단 오늘까지만 참아본다 내가
내일도 아무런 말 없으면
그냥 뭐...
몰라
쪼대로 하지 뭐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썼다고
생각해보니 웃기네
허...
따져보면 아쉬운 건 넌데
그래
됐다 됐어
자고 내일 생각하자
분명 내일이면 못 견디고 안아달라 그러겠지
내일도 아무런 말 없으면
그냥 뭐...
몰라
쪼대로 하지 뭐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썼다고
생각해보니 웃기네
허...
따져보면 아쉬운 건 넌데
그래
됐다 됐어
자고 내일 생각하자
분명 내일이면 못 견디고 안아달라 그러겠지
7
.
.
.
아, 진짜 왜 이러는 건데...
왜 이러긴. 아직 안 끝났거든?
하... 아니 그니까 그게 대체 언제까지......
...왜 끝이 안 나지
왜 이렇게 멀쩡하게 밀어내지
내가 먼저 팔 벌려 다가갔잖아
이쯤 됐으면 잘 화해할 때도 됐잖아
유교수 그렇게 안 봤는데 뒤끝 진짜 장난없네
논문 써도 되겠어 아주
.
.
아, 진짜 왜 이러는 건데...
왜 이러긴. 아직 안 끝났거든?
하... 아니 그니까 그게 대체 언제까지......
...왜 끝이 안 나지
왜 이렇게 멀쩡하게 밀어내지
내가 먼저 팔 벌려 다가갔잖아
이쯤 됐으면 잘 화해할 때도 됐잖아
유교수 그렇게 안 봤는데 뒤끝 진짜 장난없네
논문 써도 되겠어 아주
8
미안하다 그랬잖아, 내가... 진짜 생각을 못 했어서 그래.
네, 네. 그러시겠죠. 교수님한텐 중요한 게 아닌가보지.
그게 아니라... 그런 걸 챙긴 적이 딱히... 그때도 다 설명했잖아요. 좋게 좋게 끝난 줄 알았는데.
그렇겠죠. 교수님 혼자만.
...아니,
이만 나가줄래요? 학생 상담 있어서.
유교수...
네, 네. 그러시겠죠. 교수님한텐 중요한 게 아닌가보지.
그게 아니라... 그런 걸 챙긴 적이 딱히... 그때도 다 설명했잖아요. 좋게 좋게 끝난 줄 알았는데.
그렇겠죠. 교수님 혼자만.
...아니,
이만 나가줄래요? 학생 상담 있어서.
유교수...
9
문 막고 있지 말구. 어서 나가줬음 좋겠는데.
자, 잠깐만... 어? 그러니까 난 그런 게 기념일이 될 정도로 중요한 일인지를...
하...
...
뭐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결국 중요하지 않았다 이거네?
그게 아니라...
됐어요.
유, 유교수,
나가. 나가라구.
어어어, 밀지 말고... 유교수!...
자, 잠깐만... 어? 그러니까 난 그런 게 기념일이 될 정도로 중요한 일인지를...
하...
...
뭐라고요?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결국 중요하지 않았다 이거네?
그게 아니라...
됐어요.
유, 유교수,
나가. 나가라구.
어어어, 밀지 말고... 유교수!...
10
결국 김교수는 그렇게 유교수의 연구실에서 등떠밀려 퇴출당했대
다시 들어서려 문고리를 잡아당겨보아도
안에서 잠갔는지 덜컹이는 쇳소리만 울려퍼졌지
...아 진짜
왜 이러는 건데 대체
그런 거 기억해서 뭐... 뭐가...
제발 이러지 맙시다 교수 씩이나 돼서...
김교수는 깊은 한숨을 푹 내뱉었어
다시 들어서려 문고리를 잡아당겨보아도
안에서 잠갔는지 덜컹이는 쇳소리만 울려퍼졌지
...아 진짜
왜 이러는 건데 대체
그런 거 기억해서 뭐... 뭐가...
제발 이러지 맙시다 교수 씩이나 돼서...
김교수는 깊은 한숨을 푹 내뱉었어
11
그러다 유교수가 상담한다던 학생이 제게 인사를 건네올 때가 되어서야 김교수는 터덜터덜 제 연구실로 돌아갔겠다
여전히 표정엔 억울함과 불만이 가득 쌓인 채로...<그런 김교수를 마주한 학생 : 너무무서워
아무튼...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유교수는 이렇게 뿔이 났는가
를 묻는다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가서
여전히 표정엔 억울함과 불만이 가득 쌓인 채로...<그런 김교수를 마주한 학생 : 너무무서워
아무튼...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유교수는 이렇게 뿔이 났는가
를 묻는다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가서
12
약 10일 전...
유교수와 함께 퇴근을 한 김교수는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자는 말에 별생각 없이 고개만 끄덕였었고
유교수가 일러주는 식당을 향해 운전대를 잡았었더래
딱히 특별한 날도 아닌데 웬 고급진 일식집을 네비에 찍길래
그냥 맛있는 게 좀 먹고 싶었나 보다 하고 순순히 따랐지
유교수와 함께 퇴근을 한 김교수는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자는 말에 별생각 없이 고개만 끄덕였었고
유교수가 일러주는 식당을 향해 운전대를 잡았었더래
딱히 특별한 날도 아닌데 웬 고급진 일식집을 네비에 찍길래
그냥 맛있는 게 좀 먹고 싶었나 보다 하고 순순히 따랐지
13
그런데 막상 식당에 도착했더니
왠지 모르게 좀 눈에 익은 곳 같기도 해서
김교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본 끝에
언젠가 유교수와 와봤던 식당임을 깨닫곤
다급히 날짜를 계산해보기도 했을 거야
그래도 백일이니 이백일이니
이런 자잘한 걸 챙기진 않는 것 같았지만
1주년은 또 느낌이 달랐으니까
왠지 모르게 좀 눈에 익은 곳 같기도 해서
김교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본 끝에
언젠가 유교수와 와봤던 식당임을 깨닫곤
다급히 날짜를 계산해보기도 했을 거야
그래도 백일이니 이백일이니
이런 자잘한 걸 챙기진 않는 것 같았지만
1주년은 또 느낌이 달랐으니까
14
빼빼로데이니 크리스마스니
이런 걸 또 챙기는 거 보면...
1주년은 당연히 챙길 타입인 거 같아서
김교수는 나름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어영부영 고백을 건넸던 그 날의 날짜를 제 뇌에 잘 박제해뒀었겠다
그런데 그날은 아직 1주년이 며칠 남은 시점이었거든
딱히 특별한 날은 아니었단 말야
이런 걸 또 챙기는 거 보면...
1주년은 당연히 챙길 타입인 거 같아서
김교수는 나름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어영부영 고백을 건넸던 그 날의 날짜를 제 뇌에 잘 박제해뒀었겠다
그런데 그날은 아직 1주년이 며칠 남은 시점이었거든
딱히 특별한 날은 아니었단 말야
15
교수님, 어서 앉아요ㅎ
그런데 어째서인지 유교수는 평소보다 더 들떠있었고
식사를 하는 내내 무척이나 즐거워보였어
그쯤되니 혹여나 제가 날짜를 착각한 건 아닐까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찰나
심지어 유교수는 본인 입으로 이런 말도 했지
여기 우리 작년에 왔었잖아. 기억 나요?
어... 나지.
그런데 어째서인지 유교수는 평소보다 더 들떠있었고
식사를 하는 내내 무척이나 즐거워보였어
그쯤되니 혹여나 제가 날짜를 착각한 건 아닐까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찰나
심지어 유교수는 본인 입으로 이런 말도 했지
여기 우리 작년에 왔었잖아. 기억 나요?
어... 나지.
16
일주년 맞춰서 올까 하다가, 그래도 그때는 좀 더 좋은 데 데려가고 싶어서. 근데 또 우리 교수님, 처음으로 나 좋다고 한 곳이니까 빼먹긴 섭하고. 그래서 그냥 오늘로 했어요.
...어어. 그래.
다 먹으면 바에 가서 위스키나 한잔 할까요?
...바?
응. 나름 역사가 있는 날인데.
어... 어. 그래요...
...어어. 그래.
다 먹으면 바에 가서 위스키나 한잔 할까요?
...바?
응. 나름 역사가 있는 날인데.
어... 어. 그래요...
17
여유롭게 웃으며 젓가락을 놀리고 있는 유교수와 달리
김교수는 어째 긴장감에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갔을 거야
...역사?
무... 무슨 역사
대체 뭔 역사가 있지
그날로부터 며칠 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더라
...아
아니... 잠깐만
진짜로?
...에이
설마
근데요, 교수님.
...어?
표정이 왜 그래.
김교수는 어째 긴장감에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갔을 거야
...역사?
무... 무슨 역사
대체 뭔 역사가 있지
그날로부터 며칠 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더라
...아
아니... 잠깐만
진짜로?
...에이
설마
근데요, 교수님.
...어?
표정이 왜 그래.
18
내... 내 표정이 왜.
응?ㅎ 아니, 꼭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같아가지구.
...
교수님?
어?
왜 눈을 못 마주쳐, 자꾸?
...
왜요. 오늘 내가 너무 예쁜가?ㅎ 좀 열심히 꾸미긴 했는데.
응... 예뻐... 근데, 유교수...
응.
...
왜요?
그, 있잖아.
...
혹시 오늘... 뭐... 무슨 날인가?
응?ㅎ 아니, 꼭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같아가지구.
...
교수님?
어?
왜 눈을 못 마주쳐, 자꾸?
...
왜요. 오늘 내가 너무 예쁜가?ㅎ 좀 열심히 꾸미긴 했는데.
응... 예뻐... 근데, 유교수...
응.
...
왜요?
그, 있잖아.
...
혹시 오늘... 뭐... 무슨 날인가?
19
김교수는 최대한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겠지
웃고있는 유교수를 향해 저도 따라 살짝 옅은 미소를 담아보내며
제 물음에 유교수가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답을 해주길 바랐어
그러나 그 모든 건 너무나 큰 욕심이었던지
유교수는 질문을 듣자마자 점점 표정이 굳어가더니
교수님.
...응.
진심이에요?
웃고있는 유교수를 향해 저도 따라 살짝 옅은 미소를 담아보내며
제 물음에 유교수가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답을 해주길 바랐어
그러나 그 모든 건 너무나 큰 욕심이었던지
유교수는 질문을 듣자마자 점점 표정이 굳어가더니
교수님.
...응.
진심이에요?
21
왜. 이 나이 먹고 부끄러워? 그게 뭐 어때서.
조용히... 조용히 좀...
따지고 보면 그날이 시작이지, 아녜요? 짐승처럼 덤벼들어 그 사달을 내놨으면서, 먼저 말할 생각은 또 없으셨잖아. 찌질하게.
응... 응, 알지... 아는데...
기억이 나긴 하나? 그날 얼마나 해댔는지?
응... 아니까 제발... 제발 그만...
조용히... 조용히 좀...
따지고 보면 그날이 시작이지, 아녜요? 짐승처럼 덤벼들어 그 사달을 내놨으면서, 먼저 말할 생각은 또 없으셨잖아. 찌질하게.
응... 응, 알지... 아는데...
기억이 나긴 하나? 그날 얼마나 해댔는지?
응... 아니까 제발... 제발 그만...
22
쏟아지는 유교수의 말들에 어질어질한 김교수는
뒤늦게 유교수를 달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놨을 테지
미처 거기까진 생각 못 했다
곧 1주년인 건 당연히 알고 있고
그때가서 제대로 챙기면 될 줄 알았다
네가 이런 것마저 신경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구구절절 길어지는 문장들은 점점 기가 죽어갔어
뒤늦게 유교수를 달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놨을 테지
미처 거기까진 생각 못 했다
곧 1주년인 건 당연히 알고 있고
그때가서 제대로 챙기면 될 줄 알았다
네가 이런 것마저 신경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구구절절 길어지는 문장들은 점점 기가 죽어갔어
23
물론 그렇게 해명을 하면서도
김교수는 속으로 이게 맞나 싶었겠지
뭐 이런 걸 다 챙기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을 거야
그러나 그 의문을 겉으로 드러내는 순간
뼈도 못 추리게 될 거라는 걸 알아서
최대한 고개를 숙여주기 바빴어
미안...... 진짜 생각을 못 했어. 그래도...
됐어요.
김교수는 속으로 이게 맞나 싶었겠지
뭐 이런 걸 다 챙기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을 거야
그러나 그 의문을 겉으로 드러내는 순간
뼈도 못 추리게 될 거라는 걸 알아서
최대한 고개를 숙여주기 바빴어
미안...... 진짜 생각을 못 했어. 그래도...
됐어요.
24
응?
그럴 수 있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어.
...어어. 이해해줘서 고맙,
이만 갈까요?
어... 다 먹었어?
응. 갑자기 입맛이 없네, 신기하게.
...그, 위스키 바 가서 뭐 좀 먹을까?
입맛이 없다니까?
...
집으로 가요 그냥.
...바로?
응.
그... 지믽아,
어어. 닿지 마시고.
...어?
그럴 수 있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어.
...어어. 이해해줘서 고맙,
이만 갈까요?
어... 다 먹었어?
응. 갑자기 입맛이 없네, 신기하게.
...그, 위스키 바 가서 뭐 좀 먹을까?
입맛이 없다니까?
...
집으로 가요 그냥.
...바로?
응.
그... 지믽아,
어어. 닿지 마시고.
...어?
25
못 들었어요? 닿지 말라고.
왜...
왜긴.
...화났어?
응.
...
나 건드리지 마요.
그... 기간은...
내가 허락할 때까지.
그렇게 된 거야
역대 겪어봤던 스킨십 금지령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금지령이 내려지게 된 게
김교수가 하루하루 버석하게 메말라가게 된 게...
왜...
왜긴.
...화났어?
응.
...
나 건드리지 마요.
그... 기간은...
내가 허락할 때까지.
그렇게 된 거야
역대 겪어봤던 스킨십 금지령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금지령이 내려지게 된 게
김교수가 하루하루 버석하게 메말라가게 된 게...
26
유교수에게 닿지 못하는 첫 3일동안
김교수는 생각을 많이 해봤겠지
유교수가 그 날을 굳이 챙기려 했던 이유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느라 수업에 조금 늦게 들어가기도 했어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돼서
4일차로 넘어가던 밤
김교수는 그만 못 참고 유교수의 손을 슬그머니 잡았더래
김교수는 생각을 많이 해봤겠지
유교수가 그 날을 굳이 챙기려 했던 이유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느라 수업에 조금 늦게 들어가기도 했어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돼서
4일차로 넘어가던 밤
김교수는 그만 못 참고 유교수의 손을 슬그머니 잡았더래
28
유교수가 사람을 이렇게 팰 줄도 알았나ㅜ..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눈을 질끈 감는 김교수였다나.....
그리고 계속되는 나날들에
김교수는 점점 더 초조해져만 갔겠지
보통 일주일이면 일주일이다
삼일이면 삼일이다
아예 못 박고 시작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렇게 기약없이 흘러가는 건 처음이었거든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눈을 질끈 감는 김교수였다나.....
그리고 계속되는 나날들에
김교수는 점점 더 초조해져만 갔겠지
보통 일주일이면 일주일이다
삼일이면 삼일이다
아예 못 박고 시작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렇게 기약없이 흘러가는 건 처음이었거든
29
김교수는 매일매일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고
어떤 하루는 앞으론 꼭 기억하겠다며 새끼손가락마저 걸고(그마저도 오랜만에 유교수와 닿아서 기쁜 자신을 본 순간 김교수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대)...
점심 때는 유교수가 좋아하는 메뉴들만 먹고
집에 돌아와서는 유교수가 당번인데도 설거지와 빨래를 제가 도맡아 했어
어떤 하루는 앞으론 꼭 기억하겠다며 새끼손가락마저 걸고(그마저도 오랜만에 유교수와 닿아서 기쁜 자신을 본 순간 김교수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대)...
점심 때는 유교수가 좋아하는 메뉴들만 먹고
집에 돌아와서는 유교수가 당번인데도 설거지와 빨래를 제가 도맡아 했어
30
그런데도 유교수에게선 아무런 말이 없었지
분명 이젠 모든 게 다 괜찮은 듯 평온한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슬금슬금 다가가 붙으려하면 기가 막히게 멀어졌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게 열흘 넘도록 반복되니
김교수는 이젠 정말 미칠 노릇인 거야
분명 같이 살고 있는데 같이 사는 게 아닌 느낌
분명 이젠 모든 게 다 괜찮은 듯 평온한 얼굴인데도
이상하게 슬금슬금 다가가 붙으려하면 기가 막히게 멀어졌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게 열흘 넘도록 반복되니
김교수는 이젠 정말 미칠 노릇인 거야
분명 같이 살고 있는데 같이 사는 게 아닌 느낌
31
설상가상으로 1주년은 어느덧 내일로 다가왔고...
그런데 도무지 이런 분위기로는 뭘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김교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늘 무조건 결판을 지어야 한다 생각했겠지
그래서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유교수의 연구실에서 애원했던 거야
등을 떠밀려 문밖으로 쫓겨나면서까지...
그런데 도무지 이런 분위기로는 뭘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김교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늘 무조건 결판을 지어야 한다 생각했겠지
그래서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유교수의 연구실에서 애원했던 거야
등을 떠밀려 문밖으로 쫓겨나면서까지...
32
그날 점심에도 김교수는 먼저 샌드위치를 사들고 유교수를 찾았고
간간이 유교수가 좋아하는 간식을 지니고서 연구실을 들락거렸지
저, 김교수님. 안녕하세요...
어.
저 유교수님께 컨펌받을 게 있어서요.
그래서.
네?
받아, 컨펌. 나 신경쓰지 말고.
...넵.
학생이 찾아오는데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대
간간이 유교수가 좋아하는 간식을 지니고서 연구실을 들락거렸지
저, 김교수님. 안녕하세요...
어.
저 유교수님께 컨펌받을 게 있어서요.
그래서.
네?
받아, 컨펌. 나 신경쓰지 말고.
...넵.
학생이 찾아오는데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대
33
나가달라고 넌지시 부탁해보아도
팔짱을 단단히 낀 채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김교수를 보는 유교수는 머리가 지끈거렸겠고...
그렇게 하루 일과는 어찌저찌 마쳤더래
어쩐지 온종일 제 곁에 김교수가 붙어 있었어서
이게 일을 한 건지 뭔지 분간이 안 가긴 하는데
뭐 아무튼... 둘은 함께 집으로 향했지
팔짱을 단단히 낀 채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김교수를 보는 유교수는 머리가 지끈거렸겠고...
그렇게 하루 일과는 어찌저찌 마쳤더래
어쩐지 온종일 제 곁에 김교수가 붙어 있었어서
이게 일을 한 건지 뭔지 분간이 안 가긴 하는데
뭐 아무튼... 둘은 함께 집으로 향했지
34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운전대를 잡은 김교수는 내내 말을 붙였어
유교수.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딱히 없는데...
뭐든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글쎄. 뭘 먹고 싶단 생각이 안 들어서.
어? 왜, 왜 그렇지... 혹시 또 막, 막 속이 안 좋고 그런가?
...교수님이 오늘 하루종일 간식 갖다줬잖아요.
아...
운전대를 잡은 김교수는 내내 말을 붙였어
유교수.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딱히 없는데...
뭐든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글쎄. 뭘 먹고 싶단 생각이 안 들어서.
어? 왜, 왜 그렇지... 혹시 또 막, 막 속이 안 좋고 그런가?
...교수님이 오늘 하루종일 간식 갖다줬잖아요.
아...
35
집에 도착해 간단히 저녁을 해먹고
설거지를 하려는 유교수에게 오늘도 손사래를 쳐가며 막아서고...
김교수는 고무장갑에 손을 끼워넣으며 그랬지
내가 할게, 어서 가서 씻어.
괜찮은데... 요 며칠 계속 교수님이 했잖아요.
어어. 그런 김에 오늘도 내가 할게. 어서.
그렇게라도 일단 점수는 따놔야하니까..
설거지를 하려는 유교수에게 오늘도 손사래를 쳐가며 막아서고...
김교수는 고무장갑에 손을 끼워넣으며 그랬지
내가 할게, 어서 가서 씻어.
괜찮은데... 요 며칠 계속 교수님이 했잖아요.
어어. 그런 김에 오늘도 내가 할게. 어서.
그렇게라도 일단 점수는 따놔야하니까..
36
그러나 그런 노력들을 보는 유교수의 심정은 조금 복잡했을 거야
저를 위해 저렇게 애써주는 것은 좋아
당연히 좋지
사랑받는 기분이고...
그런데
그 노력들이 단순히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란 것도 알아서...
유교수는 꽤 심란했겠다
괜히 김교수가 제 눈치를 잔뜩 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
저를 위해 저렇게 애써주는 것은 좋아
당연히 좋지
사랑받는 기분이고...
그런데
그 노력들이 단순히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란 것도 알아서...
유교수는 꽤 심란했겠다
괜히 김교수가 제 눈치를 잔뜩 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
37
저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꼭 그렇게 눈치를 안 봐도 되는데...
괜히 제가 그런 걸 챙기려 들어서
결국 김교수를 더 피곤하게 만들었네 싶고...
그런데 또 계속 생각을 파고들다 보면
제게 있어 그 날이 주는 의미는 보기보다 커서
한편으론 김교수의 저런 노력은 당연한 것도 같고 그래
꼭 그렇게 눈치를 안 봐도 되는데...
괜히 제가 그런 걸 챙기려 들어서
결국 김교수를 더 피곤하게 만들었네 싶고...
그런데 또 계속 생각을 파고들다 보면
제게 있어 그 날이 주는 의미는 보기보다 커서
한편으론 김교수의 저런 노력은 당연한 것도 같고 그래
38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그토록 바라만 보던 사람을 처음으로 안게 된 순간인데
아무리 김교수가 술에 취해 있었더라도
처음으로 저를 맹렬히 원했던 날이었는데
그 날을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어
유교수에게 있어선 당장 내일 찾아오는 1주년이라는 기념일보다도 어쩌면 더 뜻깊은 날이었을 거야
그토록 바라만 보던 사람을 처음으로 안게 된 순간인데
아무리 김교수가 술에 취해 있었더라도
처음으로 저를 맹렬히 원했던 날이었는데
그 날을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어
유교수에게 있어선 당장 내일 찾아오는 1주년이라는 기념일보다도 어쩌면 더 뜻깊은 날이었을 거야
39
비록 그날 아침 김교수를 마주하는 게 두려워 먼저 모텔을 빠져나왔지만
그 후 며칠 간은 제대로 김교수에게 연락조차 넣지 못했지만...
어찌 되었든 김교수가 저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된 건
바로 그때 그 순간이었던 거지
그래서 유교수는 그 순간을 오래도록 곱씹고 싶었던 거고
그 후 며칠 간은 제대로 김교수에게 연락조차 넣지 못했지만...
어찌 되었든 김교수가 저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된 건
바로 그때 그 순간이었던 거지
그래서 유교수는 그 순간을 오래도록 곱씹고 싶었던 거고
40
그런 제 마음을 알기나 할는지...
유교수는 샤워 부스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한참동안 생각을 정리했을 거야
그리고 제가 다시 거실로 나와봤을 땐
웬... 거실 바닥을 걸레로 박박 닦고 있는 김교수가 눈에 들어왔어
뭐해요, 이 밤에...
어, 벌써 다 씻었어? 뭐 그냥, 바닥이 좀 더럽길래.
유교수는 샤워 부스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한참동안 생각을 정리했을 거야
그리고 제가 다시 거실로 나와봤을 땐
웬... 거실 바닥을 걸레로 박박 닦고 있는 김교수가 눈에 들어왔어
뭐해요, 이 밤에...
어, 벌써 다 씻었어? 뭐 그냥, 바닥이 좀 더럽길래.
41
반딱반딱 빛나는 거실 바닥은 감히 발을 딛기 미안할 정도로 깨끗해보였지
유교수는 그런 김교수더러 별다른 말도 못하고
그쯤하고 이만 씻고 자자는 말만 남겼어
그러자 김교수는 고분고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지
자주 좀 닦아야겠다. 시꺼먼 것좀 봐...
멋쩍은지 괜히 중얼이며 욕실로 들어서는 김교수야
유교수는 그런 김교수더러 별다른 말도 못하고
그쯤하고 이만 씻고 자자는 말만 남겼어
그러자 김교수는 고분고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지
자주 좀 닦아야겠다. 시꺼먼 것좀 봐...
멋쩍은지 괜히 중얼이며 욕실로 들어서는 김교수야
42
그리고 김교수가 다 씻고 나왔을 때
유교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어놓고 있었고
흘러나오는 티비 소리를 들은 김교수는
머리를 말리는 둥 마는 둥
대충 수건으로 탈탈 털기만 하곤 곧장 거실로 나섰어
그리고는 조심스레 유교수의 곁에 걸터앉았지
어깨가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교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어놓고 있었고
흘러나오는 티비 소리를 들은 김교수는
머리를 말리는 둥 마는 둥
대충 수건으로 탈탈 털기만 하곤 곧장 거실로 나섰어
그리고는 조심스레 유교수의 곁에 걸터앉았지
어깨가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43
김교수는 별말 없이 유교수가 틀어둔 잔잔한 영화에 시선을 뒀어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그저 흘러가는 영상에 가만히 눈을 고정해뒀지
어떻게든 담판을 지어야겠단 욕심에
오늘 하루종일 유교수를 본의 아니게 괴롭힌 것 같아서..
이젠 조금 정제된 문장을 꺼내야겠단 생각을 하던 차였어
교수님.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그저 흘러가는 영상에 가만히 눈을 고정해뒀지
어떻게든 담판을 지어야겠단 욕심에
오늘 하루종일 유교수를 본의 아니게 괴롭힌 것 같아서..
이젠 조금 정제된 문장을 꺼내야겠단 생각을 하던 차였어
교수님.
44
그러나 먼저 운을 뗀 건 유교수였고
김교수는 그 부름에 저도 모르게 긴장했지
그리고 또 한편으론 내심 기대도 됐어
그래도 몇시간 뒤면 1주년이니까
그 기념으로 이젠 금지령을 풀어주진 않을까 하는...
이만 자러 갈까요?
그러나... 그건 너무 큰 욕심이었나
유교수는 리모콘을 쥔 채 저를 슬쩍 돌아보며 그랬지
김교수는 그 부름에 저도 모르게 긴장했지
그리고 또 한편으론 내심 기대도 됐어
그래도 몇시간 뒤면 1주년이니까
그 기념으로 이젠 금지령을 풀어주진 않을까 하는...
이만 자러 갈까요?
그러나... 그건 너무 큰 욕심이었나
유교수는 리모콘을 쥔 채 저를 슬쩍 돌아보며 그랬지
45
뭔... 언제부터 이렇게 일찍 잤다고.
예상과는 너무도 어긋나는 말 때문이었을까
김교수는 저도 덩달아 말이 엇나가고 말았어
분명 오늘은 허락을 내려줄 줄 알았거든
그래야 말이 되잖아
이대로 뭐 평생 지낼 것도 아니고
말은 평소처럼 잘만 섞으면서
꼭 남남처럼 이렇게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이유는 뭔데...
예상과는 너무도 어긋나는 말 때문이었을까
김교수는 저도 덩달아 말이 엇나가고 말았어
분명 오늘은 허락을 내려줄 줄 알았거든
그래야 말이 되잖아
이대로 뭐 평생 지낼 것도 아니고
말은 평소처럼 잘만 섞으면서
꼭 남남처럼 이렇게 떨어져 있어야 하는 이유는 뭔데...
46
암만 기대를 품지 않으려 노력해봐도
하루하루 날이 흘러갈수록 어쩔 수 없이 욕심은 커졌고
그 끝이 당연히 오늘이라 여겼던 김교수였기에
내일 주말인데. 영화 하나 더 보고 자요.
뭐 보고 싶은 거 있어요?
아무거나.
그런 게 어딨어.
너 보고 싶은 거 틀어.
그 기대감을 겉으로 티내지 않기 위해 부러 틱틱거렸겠지
하루하루 날이 흘러갈수록 어쩔 수 없이 욕심은 커졌고
그 끝이 당연히 오늘이라 여겼던 김교수였기에
내일 주말인데. 영화 하나 더 보고 자요.
뭐 보고 싶은 거 있어요?
아무거나.
그런 게 어딨어.
너 보고 싶은 거 틀어.
그 기대감을 겉으로 티내지 않기 위해 부러 틱틱거렸겠지
47
웃긴 건... 유교수는 또 그 말에 볼만한 영화를 고르더라는 거야
그렇게 새로운 영화는 시작됐고
둘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띄워 앉은 채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티비에만 시선을 두었더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랑을 속삭일 때에도
둘은 차마 곁을 돌아볼 용기를 못 냈지
그렇게 새로운 영화는 시작됐고
둘은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띄워 앉은 채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티비에만 시선을 두었더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랑을 속삭일 때에도
둘은 차마 곁을 돌아볼 용기를 못 냈지
48
그러나 그 이유는 조금 결이 달랐겠다
김교수는 단순히 유교수와 눈을 마주하면
더는 끓어오르는 욕망을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서였겠지만
유교수는...
그런 김교수를 마주하게 됐을 때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의문을 억누르지 못할 것 같아서였거든
그래서 더 철저히 외면해왔던 거였고...
유교수.
김교수는 단순히 유교수와 눈을 마주하면
더는 끓어오르는 욕망을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서였겠지만
유교수는...
그런 김교수를 마주하게 됐을 때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의문을 억누르지 못할 것 같아서였거든
그래서 더 철저히 외면해왔던 거였고...
유교수.
49
그런데 끝내 김교수가 저를 부른 순간
유교수는 고개를 돌아보는 수밖에 없었어
미안.
김교수는 짤막한 사과도 함께 건네왔거든
그리고 그건 며칠 내내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지만
방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게가 담겨있는 듯했어
그래서 유교수는 저도 모르게 되묻지
뭐가요.
유교수는 고개를 돌아보는 수밖에 없었어
미안.
김교수는 짤막한 사과도 함께 건네왔거든
그리고 그건 며칠 내내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지만
방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게가 담겨있는 듯했어
그래서 유교수는 저도 모르게 되묻지
뭐가요.
50
그 물음이 다소 황당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어
미안하단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다신 안 까먹겠단 약속을 해왔던 사람에게
문제를 다시금 원점으로 돌려놓는 듯한 질문이었으니...
그러나 김교수는 보기보다 덤덤하게 답했지
그냥. 전부.
...
너 마음 상하게 한 것들... 다.
미안하단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다신 안 까먹겠단 약속을 해왔던 사람에게
문제를 다시금 원점으로 돌려놓는 듯한 질문이었으니...
그러나 김교수는 보기보다 덤덤하게 답했지
그냥. 전부.
...
너 마음 상하게 한 것들... 다.
51
그 후로 김교수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어
그리고 그건 유교수도 마찬가지였지
제 마음을 상하게 한 것들에 대해 미안하다는데
정작 그것들이 뭔지 정확히 알고는 있는지
자꾸만 김교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져서
제가 쉽사리 먼저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
그래도... 내 딴에 생각을 좀 많이 해봤거든.
그리고 그건 유교수도 마찬가지였지
제 마음을 상하게 한 것들에 대해 미안하다는데
정작 그것들이 뭔지 정확히 알고는 있는지
자꾸만 김교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져서
제가 쉽사리 먼저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
그래도... 내 딴에 생각을 좀 많이 해봤거든.
52
너가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는지. 왜 그날을 그렇게 기념하려 했는지... 그냥.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잘 몰라. 기념일이든 뭐든 그런 것보다... 그냥 너랑 이렇게 있는 지금이 제일 중요해.
...
그래도 너가 그렇게 화내는 거 보고... 아차 싶더라고.
...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잘 몰라. 기념일이든 뭐든 그런 것보다... 그냥 너랑 이렇게 있는 지금이 제일 중요해.
...
그래도 너가 그렇게 화내는 거 보고... 아차 싶더라고.
53
또 화낼지도 모르겠는데... 난 그거 정말 별거 아니라 생각했거든. 그렇다고 뭐, 내가 그렇게 막... 개방적인 사람은 아니고.
...
당연히 마음이 있으니까 잤던 거고... 어차피 그 뒤로 제대로 만나자고 말도 오갔고.
...
어차피 기념을 할 거면, 그래도 그런 것보단 당연히... 말로 약속한 날을 기념하는 게 맞는 거 같아서. 그래서.
...
그까지는 차마 생각을 못 했어, 내가.
...
당연히 마음이 있으니까 잤던 거고... 어차피 그 뒤로 제대로 만나자고 말도 오갔고.
...
어차피 기념을 할 거면, 그래도 그런 것보단 당연히... 말로 약속한 날을 기념하는 게 맞는 거 같아서. 그래서.
...
그까지는 차마 생각을 못 했어, 내가.
54
김교수는 조곤조곤하게 문장을 이어가며
바싹 타들어가는 목을 겨우 침으로 적셨어
그... 또 뭐... 변명을 좀 해보자면. 원래 기념일 그런 거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그냥... 다 좀 서툴러.
...
그렇다고 그걸 다 이해해달라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
뭔 말인지... 알려나. 난 그냥...
바싹 타들어가는 목을 겨우 침으로 적셨어
그... 또 뭐... 변명을 좀 해보자면. 원래 기념일 그런 거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그냥... 다 좀 서툴러.
...
그렇다고 그걸 다 이해해달라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
뭔 말인지... 알려나. 난 그냥...
55
그러다 김교수는 후우 하고 숨을 푹 내뱉었어
뭔가 대단한 말을 건네기 전 준비동작이 필요하다는 듯
양 손가락은 자꾸만 잘게 꼼지락댔고
눈동자는 이리저리 흔들리기 바빴어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꺼내든 말 한마디는
유교수의 예상을 충분히 빗나가는 말이었지
손 좀... 잡으면 안 되나.
뭔가 대단한 말을 건네기 전 준비동작이 필요하다는 듯
양 손가락은 자꾸만 잘게 꼼지락댔고
눈동자는 이리저리 흔들리기 바빴어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꺼내든 말 한마디는
유교수의 예상을 충분히 빗나가는 말이었지
손 좀... 잡으면 안 되나.
56
유교수는 제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을 거야
그러나 김교수는 그런 저와 달리 너무도 진지했고
제게서 답이 없자 다급히 말을 덧붙여나갔지
아니, 그... 솔직히 이 정도면... 나도 많이 참았다고 생각하는데...
...
그, 진짜 딱 손만... 손만 잡을 테니까...
...
어떻게 좀... 안 되려나...
그러나 김교수는 그런 저와 달리 너무도 진지했고
제게서 답이 없자 다급히 말을 덧붙여나갔지
아니, 그... 솔직히 이 정도면... 나도 많이 참았다고 생각하는데...
...
그, 진짜 딱 손만... 손만 잡을 테니까...
...
어떻게 좀... 안 되려나...
57
그리고 그 진지함에 걸맞게
김교수의 양손은 제가 허락을 내리면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기세였어
두 눈은 오직 제 입술에만 꽂혀있고
대답을 건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했지
그러나 애석하게도 유교수는 단호하게 거절을 놓았더래
응. 안 돼요.
그러자 김교수의 표정은 보기좋게 무너졌지
김교수의 양손은 제가 허락을 내리면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기세였어
두 눈은 오직 제 입술에만 꽂혀있고
대답을 건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했지
그러나 애석하게도 유교수는 단호하게 거절을 놓았더래
응. 안 돼요.
그러자 김교수의 표정은 보기좋게 무너졌지
58
제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정말 안 봐줄 거냐는 듯
살짝 벌어진 입술은 소리없이 달싹거리기만 했고
꼼지락대던 손은 괜히 허공을 휘적거려댔어
그런 김교수의 앞에서 유교수는 확실히 못을 박았지
그 마음이랑 손 잡는 게 뭔 상관인데.
어... 그니까...
믽정아.
...
난... 너가 이럴 때마다 헷갈려.
살짝 벌어진 입술은 소리없이 달싹거리기만 했고
꼼지락대던 손은 괜히 허공을 휘적거려댔어
그런 김교수의 앞에서 유교수는 확실히 못을 박았지
그 마음이랑 손 잡는 게 뭔 상관인데.
어... 그니까...
믽정아.
...
난... 너가 이럴 때마다 헷갈려.
60
말해준 건... 다 알겠어. 나도 내가 욕심 부린 거 알아. 그리고 뭐, 내가 진짜 설마 그런 걸 기념하려 했겠어. 말은 그렇게 했어도... 너 마음 알게 된 걸 기억하고 싶었던 거지.
...
그런데, 이렇게 어물쩍 넘어간 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
그래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
...
...아닌 거 아는데도.
...
그런데, 이렇게 어물쩍 넘어간 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
그래서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
...
...아닌 거 아는데도.
61
적어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날 널 따라갔던 건지, 너 하고싶은 대로 다 하게 내버려뒀던 건지.
...
그런 걸... 조금은 알아줬으면 싶어서.
...
미안해. 이렇게까지 너 힘들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나도 적당히 해야되는 게 맞는데...
...
...자꾸 욕심만 커져. 너한테.
...
그런 걸... 조금은 알아줬으면 싶어서.
...
미안해. 이렇게까지 너 힘들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나도 적당히 해야되는 게 맞는데...
...
...자꾸 욕심만 커져. 너한테.
62
너도 많이 노력하고 있는 거 아는데. 예전에 비하면 훨씬 표현이 많아진 것도 다 아는데...
...
그래도... 계속 듣고 싶은 걸 어떡해. 확인받고 싶은데 어떡해...
지믽아.
나라고 너 손 안 잡고 싶은 줄 아냐구... 나라고, 응? 너랑 안 닿고 싶은 거 아냐, 나도 좋아, 좋은데...
유지믽.
...
나 똑바로 봐.
...
나 여깄어.
...
그래도... 계속 듣고 싶은 걸 어떡해. 확인받고 싶은데 어떡해...
지믽아.
나라고 너 손 안 잡고 싶은 줄 아냐구... 나라고, 응? 너랑 안 닿고 싶은 거 아냐, 나도 좋아, 좋은데...
유지믽.
...
나 똑바로 봐.
...
나 여깄어.
63
김교수는 점점 더 일그러져가는 유교수의 얼굴에 덩달아 인상을 찡그리다
이내 유교수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쳐잡은 뒤 단호한 어투로 그랬을 거야
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절대 아냐.
...어떻게 믿어...
야, 진짜!...
....
...미안.
...
암튼... 진짜 아니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이내 유교수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쳐잡은 뒤 단호한 어투로 그랬을 거야
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절대 아냐.
...어떻게 믿어...
야, 진짜!...
....
...미안.
...
암튼... 진짜 아니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말라고.
64
사랑해.
...
진심이야.
...
뭔, 몸만 보고 만나는 그딴 병신짓 안 해.
...
이건... 말이 좀 그렇긴 한데. 굳이 따지면, 네 몸도 사랑하는 거라고 난.
...
너가 그렇게 느꼈으면 내 잘못이지만... 난 그냥 너랑 닿는 게 진심으로 좋아서. 너 안고 있으면......
...
걱정이 다 없어져서.
...
진심이야.
...
뭔, 몸만 보고 만나는 그딴 병신짓 안 해.
...
이건... 말이 좀 그렇긴 한데. 굳이 따지면, 네 몸도 사랑하는 거라고 난.
...
너가 그렇게 느꼈으면 내 잘못이지만... 난 그냥 너랑 닿는 게 진심으로 좋아서. 너 안고 있으면......
...
걱정이 다 없어져서.
65
그래서 자꾸 그러는 거지, 너가 걱정하는 그런 일 아냐. 아니니까...
...
야, 좀...... 제발...
...
...아, 지믽아. 왜 울고 그러냐 진짜......
김교수는 도무지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듯
마른세수를 해대며 한숨을 연신 뱉었어
그리고 그 앞에서 유교수는 말없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기만 했지
...
야, 좀...... 제발...
...
...아, 지믽아. 왜 울고 그러냐 진짜......
김교수는 도무지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듯
마른세수를 해대며 한숨을 연신 뱉었어
그리고 그 앞에서 유교수는 말없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기만 했지
66
유교수의 눈물을 본 게 너무 오랜만인데다
애초에 이렇게 약해진 모습을 마주하는 건...
한 손에 꼽을 만한 일이어서
김교수는 제가 더 안절부절못하며 부산스럽게 움직였어
이미 저도 모르게 유교수의 손은 덥석 잡은 후였으면서
얼굴에는 닿아도 되는 건지 확신을 못해 제 옷소매를 낑낑 끌어당겨 눈가를 꾹 닦아내줬지
애초에 이렇게 약해진 모습을 마주하는 건...
한 손에 꼽을 만한 일이어서
김교수는 제가 더 안절부절못하며 부산스럽게 움직였어
이미 저도 모르게 유교수의 손은 덥석 잡은 후였으면서
얼굴에는 닿아도 되는 건지 확신을 못해 제 옷소매를 낑낑 끌어당겨 눈가를 꾹 닦아내줬지
67
그러나 뭔가를 잘못한 건가...
유교수는 김교수의 손이 닿자마자 오히려 더 눈물을 펑펑 쏟아냈어
잔뜩 내려간 입꼬리는 곧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모양새였지
그러자 김교수는 당황의 끝을 달린 탓에
반대편 손으로 유교수의 입술을 살살 매만지며
처진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리려 했지
유교수는 김교수의 손이 닿자마자 오히려 더 눈물을 펑펑 쏟아냈어
잔뜩 내려간 입꼬리는 곧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모양새였지
그러자 김교수는 당황의 끝을 달린 탓에
반대편 손으로 유교수의 입술을 살살 매만지며
처진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리려 했지
68
뭐, 흐읍... 뭐하는, 데에...
어, 어?
뭐하냐고, 김믽정... 하, 진짜아...
아니... 그... 그니까......
물론 유교수는 이 인간이 또 뭘하나 싶었겠지만...
그래도 그 서툴고 우스운 손길 덕분에
눈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거야
김교수는 끝내 유교수 입꼬리 리프팅에 성공 후
만족스러운지 속으로 옅게 웃기도 했겠다
어, 어?
뭐하냐고, 김믽정... 하, 진짜아...
아니... 그... 그니까......
물론 유교수는 이 인간이 또 뭘하나 싶었겠지만...
그래도 그 서툴고 우스운 손길 덕분에
눈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거야
김교수는 끝내 유교수 입꼬리 리프팅에 성공 후
만족스러운지 속으로 옅게 웃기도 했겠다
69
그리고 유교수의 눈에 더는 물기가 어려있지 않게 되었을 때...
김교수는 들릴 듯 말듯 나긋한 목소리로 넌지시 물었어
안아도 돼?
그 물음에 유교수는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김교수는 이 순간만큼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양팔을 벌려 유교수를 와락 껴안았어
제게서 절대로 유교수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김교수는 들릴 듯 말듯 나긋한 목소리로 넌지시 물었어
안아도 돼?
그 물음에 유교수는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김교수는 이 순간만큼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양팔을 벌려 유교수를 와락 껴안았어
제게서 절대로 유교수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70
그리고 김교수는 제가 응당 해야할 말을 했지
사랑해.
...
사랑해, 진짜...
유교수에게서 답이 들려오지 않아도
김교수는 몇 번이고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었어
그리고 그 진심이 전해질 때마다
유교수를 끌어안은 제 몸은 타오를 듯 뜨거워져갔지
사랑해... 응?
...
그니까 제발... 울지 마, 너...
사랑해.
...
사랑해, 진짜...
유교수에게서 답이 들려오지 않아도
김교수는 몇 번이고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었어
그리고 그 진심이 전해질 때마다
유교수를 끌어안은 제 몸은 타오를 듯 뜨거워져갔지
사랑해... 응?
...
그니까 제발... 울지 마, 너...
71
네가 우는 얼굴은 언제나 낯설기만 해
네 모든 걸 사랑하지만
그런 네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
너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그러니까 유지믽
지믽아
넌 항상 웃기만 하면 좋겠다
날 볼 때처럼
항상 그렇게 웃었음 해
그리고 그 웃음을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응? 지믽아...
난 아마 수천 번도 더 사랑을 말해줄 수 있을 거라고
네 모든 걸 사랑하지만
그런 네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
너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그러니까 유지믽
지믽아
넌 항상 웃기만 하면 좋겠다
날 볼 때처럼
항상 그렇게 웃었음 해
그리고 그 웃음을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응? 지믽아...
난 아마 수천 번도 더 사랑을 말해줄 수 있을 거라고
72
김교수는 제 품에 안겨 미동도 없이 훌쩍이기만 하는 유교수를 끌어안고
사랑한다는 말을 수십 번 곱씹으며 유교수의 반응을 살폈더래
누군가를 달래는 데엔 영 쥐약이라 모든 말과 행동은 서툴기만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지
유교수에겐 아마 삶에 있어 가장 큰 위로였을지도
사랑한다는 말을 수십 번 곱씹으며 유교수의 반응을 살폈더래
누군가를 달래는 데엔 영 쥐약이라 모든 말과 행동은 서툴기만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지
유교수에겐 아마 삶에 있어 가장 큰 위로였을지도
73
그렇게 한참동안 끌어안고만 있다가...
드디어 김교수의 품에서 천천히 떨어진 유교수는
손등으로 눈가를 꾹꾹 눌러 문질러댔어
그리고는 겨우겨우 입술을 열어 무언가 말을 꺼내려하자
김교수는 바짝 긴장해 귓가를 쫑긋 세웠지만..
이내 제 앞에 놓인 말 한마디엔 바보처럼 눈만 꿈뻑거리고 말아
드디어 김교수의 품에서 천천히 떨어진 유교수는
손등으로 눈가를 꾹꾹 눌러 문질러댔어
그리고는 겨우겨우 입술을 열어 무언가 말을 꺼내려하자
김교수는 바짝 긴장해 귓가를 쫑긋 세웠지만..
이내 제 앞에 놓인 말 한마디엔 바보처럼 눈만 꿈뻑거리고 말아
75
유교수는 말끝을 흐리며
김교수의 어깨를 짚곤 천천히 다가갔지만
자, 자자, 잠깐만!...
김교수는 말을 더듬어대며 상체를 쭉 뒤로 내뺐어
지... 지믽아, 나 진짜... 진짜 괜찮아. 나 생각해서 그러는 거면, 굳이 안 그래도 돼. 그냥 나는 너 안고만 있어도...
야, 김믽정...
어어... 어?
김교수의 어깨를 짚곤 천천히 다가갔지만
자, 자자, 잠깐만!...
김교수는 말을 더듬어대며 상체를 쭉 뒤로 내뺐어
지... 지믽아, 나 진짜... 진짜 괜찮아. 나 생각해서 그러는 거면, 굳이 안 그래도 돼. 그냥 나는 너 안고만 있어도...
야, 김믽정...
어어... 어?
76
그리고 그 뒤로 별다른 말은 오가지 않았지
유교수에게 멱살을 잡혀간 김교수는
이내 말캉한 입술이 제게 닿아오는 감각에 소름이 쭈뼛 돋았고
그 후로도 한참동안 온몸에 찌르르 전기가 퍼져나가는 듯한 기분에 빠져 열심히 제 혀를 놀렸거든
그러다 둘다 숨이 차서 동시에 입술이 떼어진 순간
유교수에게 멱살을 잡혀간 김교수는
이내 말캉한 입술이 제게 닿아오는 감각에 소름이 쭈뼛 돋았고
그 후로도 한참동안 온몸에 찌르르 전기가 퍼져나가는 듯한 기분에 빠져 열심히 제 혀를 놀렸거든
그러다 둘다 숨이 차서 동시에 입술이 떼어진 순간
77
프하, 지... 지믽아......
김교수는 곧장 유교수의 눈치부터 살폈지만
유교수는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숨을 골랐어
그, 지믽아 잠깐만... 우리 방금까지 이런 거에 대해서 얘기했지 않나, 그런데 그래놓고 이러면 난 이게 참...
하아... 오랜만이라 그런가...
김교수는 곧장 유교수의 눈치부터 살폈지만
유교수는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숨을 골랐어
그, 지믽아 잠깐만... 우리 방금까지 이런 거에 대해서 얘기했지 않나, 그런데 그래놓고 이러면 난 이게 참...
하아... 오랜만이라 그런가...
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