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형 얼굴로 잘생겼다 소리 듣는 건 이제 내성이 생겨서 빨개지지 않고 감사합니다로 받아칠 수 있는 큰달 하지만 귀엽다는...

하지만 귀엽다는 소리까진 내성이 안 생겼다곤 안 했다…
@ 30대초반 남성이 귀엽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냐?
ㄴ진짜 들을 수 있으니 각오해라
천천히 이어갑니다
물 마시다가 뿜을 뻔 했다.
의도치 않게 엿 듣게 됐는데… 아니 들어도 되는 건가?
건우 형 몸으로 산지 어언n년 째.
여태 잘생겼다, 선하게 생겼다, 차갑게 생겼다 얘기는 들어봤어도
귀엽다… 는 처음 들어봤다.
건우 형이.. 근데 지금 건우 형은 내 몸(이였던 것)이고 형도 이제 이 몸은 내꺼라고… 했는데
그럼 내가 귀엽다고…? ….진짜로? 왜지?
평생 살면서 귀엽다고 들어본 적이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형이랑 있을 때 말곤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예.
아니 하지만 너무 뜬금없지 않았나?
근데 어째서 귀엽다는 평판이 나온 거지? 건우 형 몸인데??
건우 형 몸이면…. 잘생겼다, 멋있다가 나오지 않나…?!
그동안의 행실을 돌아보고 있을 때 동료가 말을 걸어왔다.
🌕: … 아, 잠깐 물 마시러 왔습니다.
👤: 커피도 마셔요~ 저희 오늘 야근해야하잖아요. 전 벌써 3잔째 마시고 있어요ㅋㅋ
🌕: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동료는 자리에서 믹스커피를 간단하게 타주고 먼저 나갔다.
‘왤까…’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채…
처음에는 의문.
지금은….
…. 낯간지러움.
사실 상태창으로 살아오면서 한 가지 망각했던 게 있었다.
남의 시선.
자아가 없어졌던 때부터 줄곧 내 주변 사람이라곤 형 밖에 없었다.
형에게만 보였고 형 밖에 만날 수 없었다.
난 형만의 상태창이었으니까.
사람들과 직장동료들과 얘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시스템의 일부분이 된 후부터 만날 사람은 형 뿐이었고.. 솔직히 나도 형이랑 만나는 게 더 좋았으니까.
하지만 시스템이 사라진 후,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 …차라리 시스템으로 살았을 때가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란 게 맞는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란 게 맞는지 점점 무뎌졌다.
이때도 형의 도움이 컸지… 정말 감사해요 형.
‘아, 생각이 다른 길로 샜어…’
그냥… 좋았던 것 같다. 좋은 말인데 낯설어서. 나랑 맞지 않는 말 같아서.
‘그리고 안 들어봤던 말도 맞으니까…’
형한테 듣긴 했지만… 아무래도 동생이니까… 그러신 거겠지.
(🐶: 뭔 소리야, 객관적인 사실인데)
새삼 이번에 입사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앞으로 열심히 하자’
좋은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며칠 뒤, 오르빗 스타즈 신인개발팀 사무실.
👤: 건우씨~!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입니다, 류 대리님!
👤: 건우야 좋은 아침~.
회사 사람들이…. 갑자기 나한테 호의적이다.
뭐 부탁할 거 라도 있어서 이러시는 건가 했으나…
👤: 음? 없는데?
🌕: 네.. 네? … 없나요??
👤: 이번 컨텐츠 서류결제 받는 거 말고 없어. 어제 일은 어차피 건우씨가 다 끝내고 갔을 거잖아?
🌕: 예… 그렇긴 합니다.
👤: 그럼 서류결제 밖에 없어요~ 자 다시 일하러 가
🌕: 예, 알겠습니다…
…없었다.
진짜 그냥!! 갑자기… 복복복 해주시는 거였다!
(거의) 난생 처음 받아보는 호의에 어쩔 줄 몰라할 때 연락이 왔다.
🐶: 오늘 같이 점심 어떠냐.
! 형이다!!
맞다, 형이랑 같이 가고 싶었던 맛집 있었는데 링크 보내드려야 겠다.
총총총 뛰어가는 발걸음
그렇게 형과 밥 먹기 위한 파워로 일을 후다닥 처리하고 먼저 일어났다.
👤: 건우 씨, 또 먼저 가?
🌕: 밥 약속이 잡혀서요… 죄송합니다. 다들 맛있는 식사 하고 오세요!
꾸벅-
총총총 떠나는 그의 뒷 모습…
🐶: 형 오셨어요.
🌕: 늦었지… 미안해.
🐶: 제가 빨리 도착했는데요, 얼른 가요.
🌕: 으응!
바깥에서의 형과 인사를 나누고 예약한 식당으로 갔다.
이 식당의 좋은 점을 꼽으라면 밥이 정말 맛있다는 것과 룸이 있다는 것이다.
🐶: 일부러 룸으로 잡으셨어요?
🌕: 네… 아무래도 형이랑 있을 땐 편하게 대화하고 싶거든요.
따라 피식 웃었다.
🐶: 기특하네.
🌕: 형 어떤 거 드실래요?! 저번에 먹어봤는데 여기는 이게 맛있더라구요!
🐶: 그럼 그걸로 시킬까.
🌕: 아! 그리고 이것도 맛있어요, 여쭤보니까 시그니처 메뉴래요.
🌕: 헉 사이드 메뉴도요?
🐶: 방금까지 운동하고 왔다.
🌕: 그럼 사이드도 추가할게요!
🐶: 오냐.
메뉴 주문을 넣고 스몰토크할 시간이 와서 그동안 쌓인 대화주제를 풀어놨다.
🐶: 진짜겠냐, 그랬으면 너한테 연락했겠지.
🌕: 휴… 다행이다.
🐶: 그나저나 저번에 준 반찬 어땠냐.
🌕: 엄청 맛있었죠!!
🐶: 근데 왜 말을 안 해.
🌕: 맛있다고 하면 2배정도 더 만들어서 주시니까요…
🐶: …똑똑하네.
🌕: 형 저 진짜 배 터져요…
🌕: 형… 그.. 혹시…..
🐶: ? 뭔데.
🌕: 그…..으으ㅠ(막상 말하려니 창피함)
🐶: 누가 너 갈구냐?
🌕: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동료분들이 얼마나 잘 해주시는 데요!
🐶:그럼 뭐 때문에 그러는데.
🌕: 그게!!! 으… 형 혹시…
🐶: ….. 푸훕,
🌕: 아ㅠㅠㅜ 진지하단 말이예요ㅠㅠㅠ
🐶: (크흠) … 누구한테 그런 얘기 들었는데?
🌕: 동료분한테요…
형은 열정적으로 숨죽여 웃었다. 왠지 얄미워…
🌕: 형 진짜로ㅠㅠ
난 어떤 상황이었는지랑, 그 일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세세하게 설명했다.
🌕: 아뇨!! 그럴 리가요. 저번 직장처럼 꼬투리 잡힐까 엄청 깍듯하게 하는데요.
🐶: 그건 그 상사새끼가 개새끼였던 거고.
박문대는 쪽팔려하는 동생을 두고 생각했다.
‘결국 회사 사람들까지 알아버렸군…’
… 하고.
일 잘해, 사회생활 선 넘지 않고 깍듯이 하지, 그리고 (본인은 모르겠지만) 얼굴복지도 담당하는 것 같다. 자기랑 다닐 때도 사람들 시선 못지않게 가져가니까.
그러니까 이 말은 즉, 막내가 예쁨 받는 거다.
‘당연하지…’
박문대는 즐기라고 해야할지 고민하게 둬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말했다.
🐶: 잘 들어라.
🌕: ㄴ, 네!!
🐶: 그냥 네가 일 잘해서 이쁨받는 거다.
🐶: 즐겨.
🌕: ……네!
난 어깨를 잡고 진지하게 말하는 형의 말에 결국 대답해버렸다..
동료직원분들 것까지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양손 가득 들고 가며 생각했다.
정말 이유 없는 호의인가… 하고.
저번에도 한참 고민한 주제로 또 고민 하다니… 난 바보야..
👤: 오~ 건우 씨 빨리 오셨네요!
👤: 류 대리님… 저희 한 시간 뒤에 미팅 잡혔어요ㅠㅠ
🌕: 헉, 한 시간 뒤에요?
👤: 그러니까요! 이런 중요한 미팅 잡을 거면 한 3일 전에라도 미리 언질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 그 사장 원래 그래… 우리가 숙여야지 뭐…
👤: 헐! 이거 뭐예요?! 류 대리님이 사비로 사신 거예요?
🌕: 늘 혼자 밥 먹으러 간 게 죄송해서요… 커피라도 사고 싶어서.
👤: 건우 씨 이걸 빌미로 또 따로 나가는 거 아니야?
👤: 와 감사합니다~!!!
🌕: 다음엔 꼭 같이 먹을게요.
👤: 혹시 디카페인도 있나요?
🌕: 오른쪽에 있는 게 디카페인이에요. 왼쪽은 카페인인데 여기 두개는 한 샷 추가로 했어요…!
👤: 건우야.. 센스 좋은데?
🌕: 다 팀장님께 배운 거죠~.
👤: 역시 막내가 뭘 좀 안다니까~ 내 말 맞죠?
사실 팀 중에선 내가 제일 막내다… 신인개발팀이 새로 생긴 부서다 보니까 새로 뽑은 신인직원보단 경력직을 넣어서 구성되어 있다.
난 전에 공무원으로 일했던 경력이 있어서 그걸 바탕으로 이 부서에 들어왔지만…
하지만 동료분들이 차근차근 알려주셨고…. 보답하고 싶었다.
일을 배울 때 보답하는 방법은 성과밖에 없으니까.
나도 이 일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서.
아직은… 일이 잘 안 들어오지만… 그래도.
정말 그런 거였으면 좋겠어요.
일을 잘 해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형.
커피를 사서 조금이라도 보답하듯이,
일을 계속 해가면서 커리어로도 인정 받을 만큼 큰 성과를 내서 정말 감사하다고.
그런 마음으로 드리고 싶었다.
정말 내가 도움이 되서 예쁨받는 거라면…. 기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하여간 건우 씨 귀여워~.
🌕: … 그, 여쭤봐도 될까요?
👤: ? 뭘? 귀여운 점을?
🌕: 아, 아뇨!! 그게 아니고… 제가 왜 귀여운 건지…… 해서….
👥: ……
🌕: …(으아아ㅠ)
👤: 분위기 잡길래 대체 무슨 얘긴지 했잖아요 진짜~!
🌕: 예…?
👤: 그냥 막내라서 귀엽지~ 막내가 일처리까지 완벽하면 얼마나 기특하고 귀여운데?
👤: 헐 팀장님은 그래서 귀여워하신 거예요?? 전 얼굴 때문에 그러신 줄 알았는데.
👤: 전 건우 씨가 아이돌쪽으로 가지 않고 이 쪽으로 와서 엄청 아쉬우면서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얼굴… 때문인가요? (건우 형이 잘생기긴 했지…)
👤: 얼굴도 한몫하고~ 성격에서 애교가 뭍어나오잖아요, 솔직히 아이돌 안 된게 아까워요.
👤: 솔직하게 말하자면 건우 씨 얼굴 복지가 좋아요.
👤: 레티가 안 잡아간 게 신기하다니까요~ 저런 인재를 어쩌다 놓친거래? 뭐 저희야 좋긴 하지만요ㅋㅋㅋ
👤: 아 내말이ㅋㅋㅋ
=막내가 일 잘하고 얼굴 잘생겨서 귀엽다.
아무래도 업계가 업계다 보니 얼굴은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구나 싶었다…
처음에는 칭찬 듣는 게 낯부끄럽고 쥐구멍에 숨고 싶었는데… 칭찬감옥에 갇혀 계속 듣고나니 이것도 내성이 생긴 건지(?)
형한테 말해야지. 형 말이 맞았어요. 정말로…
(🐶: 내가 뭐랬냐.)
아마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았다.
좋은 의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