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출근 #최솔 최솔 재회 날조하고싶다... 솔음이 떠난지 반년이 넘은 어느 날, 재난에서 포획했다는 괴이 심문을...

최솔 재회 날조하고싶다...
솔음이 떠난지 반년이 넘은 어느 날, 재난에서 포획했다는 괴이 심문을 떠맡게 되는 최요원.
“요원님, 이번 심문 인수 부탁드릴게요. 확인해주셔요.”
“어라, 내 담당 아닐텐데?”
“그게, 팀장 급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두분 다 너무 바쁘셔서요...”
“와, 이게 무슨....”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기괴한 뿔, 노란 등불 같은 눈이 빛나고 있었고 유리 감옥의 바닥에는 자욱한 연기가 깔려있었으니까.
인간의 생체 리듬과는 어딘가 어긋나 있는 듯했음.
수감자 상태가 안 좋다고 했었나…. 고통스러운지 간헐적으로 몸이 떨리는 게 보였지만 유리 감옥의 벽면에는 아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지 뜨는 단어는 없었음.
그래, 이래서 부른 것이겠지. 침의를 꿰뚫는 날카로운 질문은 최요원의 주특기였으니까. 최요원은 심문 일을 넘기고 간 요원의 말을 떠올리며 간단히 할만할 질문을 추렸음
좀, 재난에서 보던 것들이랑은 다른 결의 느낌인데….
보고 있자면 소름 끼치지만, 어딘가 친숙하게까지 느껴지는 눈앞의 괴이에 최요원은 몇 개의 질문을 숙고해서 골랐음.
-아아, 심문 시작하겠습니다.
최요원은 수감자의 상태를 확인하며, 모니터에 집중했음.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 유리 감옥의 기능이었음.
답이 없을 경우도 대비해야겠지만, 그건 천천히 해도 괜찮을 것이라 최요원은 생각했음.
“이름.”
― ▒▒▒▒▒▒▒▒▒▒▒▒▒
“…소속?”
― ▒▒▒▒▒▒▒▒▒▒▒▒▒
“정체는?”
― ▒▒▒▒▒▒▒▒▒▒▒▒▒▒▒▒▒▒▒▒▒▒
고장 난 전광판처럼, 번역되지 않은 언어처럼
분명 단 하나도 알아볼 수 없어야 하는데,
그런데...
― 집
― ▒▒▒▒▒▒
― 집
― ▒▒▒▒▒▒▒▒▒
― 집
“…”
정확하게, 분명하게, 반복해서 나타나는 단어 하나.
‘집.’
유리 감옥의 장치는 오작동이 없었음.
괴이조차 특정한 사고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그것만큼은 확실히 기록되는데 그런데도, 이 혼란스러운 잡음 속에서 유일하게 또렷하게 반복되는 단어가 있었음.
집.
그가 반년을 넘게 찾아 헤맸던 사람이자 사직서를 내고 사라진 그의 후배.
김솔음.
그 순간, 유리 너머의 괴이가 고개를 살짝 들었음. 아주 작은 각도로 마치 익숙한 사람을 알아보듯.
그저 빛뿐이었지만 최요원은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정확히 느낄 수 있었음.
“……너구나.”
김솔음.
최요원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그는 살아 있었음
그러나 괴이 그 자체로 변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상황을 겪고 있었지만.
‘왜… 대체 왜 그랬을까.’
죄책감이 목을 조여왔음,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사라지기 전에 찾아냈더라면,
몇 번이라도 더 물어봤다면—
말 한마디만 더 했더라면.
솔음은 순식간에 떠나버렸고 남은 것은 구석의 메모와 작은 아이템 몇 개, 그리고 사직서뿐이었음.
그리고 그 일은 지금, 솔음이 또다시 수감자가 되어 유리 감옥 안에 있는 결과를 냈음
“조금만 기다려줘.”
주머니 속의 물건이 녹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꾹 쥐었음
연한 금빛이 도는 액체.
노스텔지어 캔디를 도깨비들에게 맡겨 물약으로 만든 것이었음.
백일몽만한 연구팀은 없어도… 재난 관리국도 할 수 있는 게 많거든.
김솔음이 ‘그 자신’을 꺼낼 수 있도록.
“…”
최요원이 김솔음임을 확신한 괴이 앞에 서자, 구속복으로 갈아입힐 수는 없어 구속구를 추가로 채워놓기만 한 괴이가 고개를 천천히 들었음.
그리고 순간, 최요원은 중심을 잃고 휘청였음.
최요원은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음.
“…”
최요원은 떨리는 손으로 유리 감옥의 장치를 작동시켰음.
고통이 뒤따르지만 신체를 일시 마비시키며 제압이 가능한 장비
수감자의 돌발 행동 대응을 위해 설계된 기계인데..
차르르르—
기계음과 함께 감옥 내부로 미세한 진동이 퍼졌음
솔음의 몸이 고통에 파르르 떨리고,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끝내 천천히 쓰러졌음.
최요원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서둘러 다가가, 노스텔지어 약제를 주사기로 빨아들여 그의 몸 속에 흘려넣었음.
눈가에서 눈물이 흘렀음.
“너만, 괜찮으면 돼.”
최요원은 감옥에 주저앉은 채, 천천히 솔음이 깨어날 시간을 기다렸음. 그가 본모습을 되찾고, 다시 현무 1팀의 막내 포도로서 되돌아 오기를.
솔음의 '집'이 될 기회를 줄 수 있기를.
최요원이 간절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동안
솔음의 머리를 덮고 있던 기괴한 뿔들이 녹아 내리고, 슈트 안의 새까만 액체들이 꿈틀거리며 형체를 갖추며 흰 살결을 이루었음.
그리고 마침내,
“....”
“으..., 요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