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퇴근 안 하세요? 허, 이젠 허락도 없이 막 들어오시네? 아아. 죄송. 다시 노크할까요? 됐네요. 저녁 약속...

앙봉@bzbzabkd
18 views
Feb 07, 2026
~8 min read
3
왜요. 우리가 뭐 애들도 아니고.
애들도 아니니까 좀!... 좀 닥치시죠...
누가 보면 김교수님이 깔린 줄 알겠어... 되게 부끄러워하시네요, 이런 건.
...나가요, 나가. 썩 꺼져요 그냥.
음... 그러죠 뭐. 천천히 와요. 일식 괜찮죠?
안 간다고!!
네, 네. 주소 보내둘게요.
아니, 진짜... 허!...
애들도 아니니까 좀!... 좀 닥치시죠...
누가 보면 김교수님이 깔린 줄 알겠어... 되게 부끄러워하시네요, 이런 건.
...나가요, 나가. 썩 꺼져요 그냥.
음... 그러죠 뭐. 천천히 와요. 일식 괜찮죠?
안 간다고!!
네, 네. 주소 보내둘게요.
아니, 진짜... 허!...
4
백스텝으로 양손 흔들거리며 연구실에서 쏙 빠져나가는 유교수... 를 보며 얼척없다는 듯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김교수겠다
아니 내가 왜... 지, 지 여자친구야?
뭐, 잤으면 다 사귀냐?
하루 즐긴 게 다지, 평생 약속이야 그게?
허!... 아주 그냥 순정파 납셨어
애초에 내가 저 인간이랑 술 퍼먹은 게 잘못이지... 아오, 머리아파...
아니 내가 왜... 지, 지 여자친구야?
뭐, 잤으면 다 사귀냐?
하루 즐긴 게 다지, 평생 약속이야 그게?
허!... 아주 그냥 순정파 납셨어
애초에 내가 저 인간이랑 술 퍼먹은 게 잘못이지... 아오, 머리아파...
5
며칠 전 유교수의 꼬드김에 넘어가 같이 처음으로 술잔을 맞댄 날을 떠올려보는 김교수
그땐 너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았기도 하고(뇌 빈 학생들 탓에⋯)
어차피 집 가서도 혼자 홀짝이다 잠들 게 뻔한 마당에 술을 사준다길래 그냥... 나가본 거였겠지
그게 그렇게 될 줄 알았겠느냐고
그땐 너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았기도 하고(뇌 빈 학생들 탓에⋯)
어차피 집 가서도 혼자 홀짝이다 잠들 게 뻔한 마당에 술을 사준다길래 그냥... 나가본 거였겠지
그게 그렇게 될 줄 알았겠느냐고
6
아, 교수님. 앉아요. 양주 좋아하신다 그랬던 거 같은데. 맞아요?
...그럭저럭요.
위스키바에 나란히 앉은 것도 처음이었고
애초에 학교가 아닌 바깥에서 이렇게 말을 섞는 것도 처음이었어
일은 좀 어때요. 신입생들 좀 괜찮은가?
...괜찮긴 개뿔. 왜 해마다 애들이 멍청해지는지 알 길이 없네요.
...그럭저럭요.
위스키바에 나란히 앉은 것도 처음이었고
애초에 학교가 아닌 바깥에서 이렇게 말을 섞는 것도 처음이었어
일은 좀 어때요. 신입생들 좀 괜찮은가?
...괜찮긴 개뿔. 왜 해마다 애들이 멍청해지는지 알 길이 없네요.
7
실없는 제 말에 유교수는 늘 한결같이 하하, 웃으며 제 쪽으로 마른안주를 밀어주었고...
그래도 교수님이 가르치니 다들 똑똑해질 거라며, 그래봤자 고졸들인데 별 수 있겠냐며 능청스레 대화를 이어갔지
별달리 할 말도 없어 묵묵히 그 독한 술만 연신 홀짝이던 김교수가 점점 눈이 풀린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을 테고
그래도 교수님이 가르치니 다들 똑똑해질 거라며, 그래봤자 고졸들인데 별 수 있겠냐며 능청스레 대화를 이어갔지
별달리 할 말도 없어 묵묵히 그 독한 술만 연신 홀짝이던 김교수가 점점 눈이 풀린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을 테고
8
술을 막 잘하진 않나 보네. 어우, 이리 줘요. 내가 붙여줄게.
손에 들린 라이터를 몇 번이나 미끄러트리며 담뱃불 하나 제대로 붙이지 못한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거짓된 행동은 없었어
정신은 이미 술에 잔뜩 취해 알딸딸했고
당연히 저도 모르게 유교수에게도 솔직해졌을 테지
...유교수님.
손에 들린 라이터를 몇 번이나 미끄러트리며 담뱃불 하나 제대로 붙이지 못한 것도... 그 어느 것 하나 거짓된 행동은 없었어
정신은 이미 술에 잔뜩 취해 알딸딸했고
당연히 저도 모르게 유교수에게도 솔직해졌을 테지
...유교수님.
9
응. 택시 불러줄까요?
아뇨. 괜찮...
어어, 괜찮다면서 왜 이래. 어지러워요? 나 잡아요 그럼.
...
담배는 피는 거야, 마는 거야. 물고만 있을 거먼 그냥 나 줘요. 간만에 펴보게.
뺏을 걸 뺏어야지...
이럴 땐 또 정상이셔.
...
괜찮아요?
...내가 좋아요?
응?
...
...
...
이제 아셨어요?
아뇨. 괜찮...
어어, 괜찮다면서 왜 이래. 어지러워요? 나 잡아요 그럼.
...
담배는 피는 거야, 마는 거야. 물고만 있을 거먼 그냥 나 줘요. 간만에 펴보게.
뺏을 걸 뺏어야지...
이럴 땐 또 정상이셔.
...
괜찮아요?
...내가 좋아요?
응?
...
...
...
이제 아셨어요?
10
그 이후의 기억은 명확하지가 않아
늘상 듣던 그 간드러지는 웃음 소리와 함께
제 입술에 물려있던 담배를 조심스레 빼내던 유교수의 손길과
기다란 담배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자마자 유교수의 얼굴이 제게 조금 더 다가왔다는 것
...
어쩌면 제가 한발 더 다가섰던 것일수도 있고
늘상 듣던 그 간드러지는 웃음 소리와 함께
제 입술에 물려있던 담배를 조심스레 빼내던 유교수의 손길과
기다란 담배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자마자 유교수의 얼굴이 제게 조금 더 다가왔다는 것
...
어쩌면 제가 한발 더 다가섰던 것일수도 있고
11
...그렇게 드문드문 기억나는 것이라곤
왠지 모르게 질척이던 입안과
제 등을 강하게 할퀴어대던 날카로운 감각
잔뜩 지친 목소리로 그만해달라며 제게 얽어오던 자그마한 손
그 정도가 전부였어
물론 시간이 흐르며 차차 기억은 온전해져갔지만... 김교수는 은근히 그 밤을 부정하고 있었을 테지
왠지 모르게 질척이던 입안과
제 등을 강하게 할퀴어대던 날카로운 감각
잔뜩 지친 목소리로 그만해달라며 제게 얽어오던 자그마한 손
그 정도가 전부였어
물론 시간이 흐르며 차차 기억은 온전해져갔지만... 김교수는 은근히 그 밤을 부정하고 있었을 테지
12
눈만 마주쳐도 질색을 하고
내내 끝도 없이 밀어내기만 하던 유교수를
은연 중에는 제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으니까
...어떻게 안 그러겠어
자꾸 눈에 밟히잖아 사람이
뭔... 불쌍한 똥강아지처럼 자꾸 연구실을 들락거리고
영양사도 아니면서 골고루 챙겨먹어야 된다며 점심 때마다 뭔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잖아
내내 끝도 없이 밀어내기만 하던 유교수를
은연 중에는 제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으니까
...어떻게 안 그러겠어
자꾸 눈에 밟히잖아 사람이
뭔... 불쌍한 똥강아지처럼 자꾸 연구실을 들락거리고
영양사도 아니면서 골고루 챙겨먹어야 된다며 점심 때마다 뭔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잖아
13
이 정도면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지
그런데 김교수는 꾸역꾸역 그 문을 열지 않았어
내가 왜 그래야되는데?
옆에 사람 둬봤자 뭐하게
어차피 난 일이 제일 좋은데
이미 다 겪어본 그 짓을 다시 반복하고 싶진 않은데
뭣하러 또 상처를 주고 받아
그런데 김교수는 꾸역꾸역 그 문을 열지 않았어
내가 왜 그래야되는데?
옆에 사람 둬봤자 뭐하게
어차피 난 일이 제일 좋은데
이미 다 겪어본 그 짓을 다시 반복하고 싶진 않은데
뭣하러 또 상처를 주고 받아
14
그거야말로 어린애들 장난이지
지금 제 동생이 하고 있는 치기 어린 짓인 거고...
김교수는 그날 이후로 골머리를 앓았겠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생각이 깊어졌어
그도 그럴 게...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고 해서
관계가 정립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늘처럼 유교수는 여전히 저를 웃는 얼굴로 찾아왔거든
지금 제 동생이 하고 있는 치기 어린 짓인 거고...
김교수는 그날 이후로 골머리를 앓았겠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생각이 깊어졌어
그도 그럴 게...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고 해서
관계가 정립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늘처럼 유교수는 여전히 저를 웃는 얼굴로 찾아왔거든
15
봐, 오실 거면서.
...
뭐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그냥 코스로 시켜뒀어요.
제가 올 줄 알았다는 듯 씩 웃어보이는 유교수를 보며 김교수는 많이 심란했을 거야
그날을 단순히 실수로 여긴다거나
둘의 기억에서 지운다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으니
밖에 많이 추워요?
...그닥.
...
뭐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그냥 코스로 시켜뒀어요.
제가 올 줄 알았다는 듯 씩 웃어보이는 유교수를 보며 김교수는 많이 심란했을 거야
그날을 단순히 실수로 여긴다거나
둘의 기억에서 지운다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으니
밖에 많이 추워요?
...그닥.
16
응, 그래 보여서.
...지금 사람 놀리려고 부른 건가?
농담이죠, 농담.
능글맞게 손사래를 휘적거리며 김교수에게 물을 따라주는 유교수
그리고는 미리 따라뒀던 제 물잔을 가볍게 맞부딪히며 그러지
자, 오늘은 이거로 짠 해요.
술 진짜 안 마셔요?
응. 누가 술 마시고 내 입술을 그렇게 물더라고.
...지금 사람 놀리려고 부른 건가?
농담이죠, 농담.
능글맞게 손사래를 휘적거리며 김교수에게 물을 따라주는 유교수
그리고는 미리 따라뒀던 제 물잔을 가볍게 맞부딪히며 그러지
자, 오늘은 이거로 짠 해요.
술 진짜 안 마셔요?
응. 누가 술 마시고 내 입술을 그렇게 물더라고.
17
아니, 그건!
많이 마시면 원래 그래요? 나 좀 무섭던데. 잡아먹히는 줄 알았잖아.
그쯤 해두죠?
그런데 교수님은 전에 여자 만나보셨어요? 한 번 갔다 오신 분들은 다른가. 되게 능숙하시던데.
입 좀...
그 손으로 남자 만나기엔 아깝던데요.
아, 씹.
어우, 김교수님 뿔났다. 미안, 미안. 미안해요.ㅎ
많이 마시면 원래 그래요? 나 좀 무섭던데. 잡아먹히는 줄 알았잖아.
그쯤 해두죠?
그런데 교수님은 전에 여자 만나보셨어요? 한 번 갔다 오신 분들은 다른가. 되게 능숙하시던데.
입 좀...
그 손으로 남자 만나기엔 아깝던데요.
아, 씹.
어우, 김교수님 뿔났다. 미안, 미안. 미안해요.ㅎ
18
하여튼 뚫린 입이라고 못 하는 말이 없네
저딴 저급한 것도 교수라고 미친...
뭐가 그리 좋은지 킥킥대며 웃는 유교수를 향해 미간을 잔뜩 좁힌 채 강렬한 눈빛을 쏘아대는 김교수야
그러거나 말거나...
유교수는 생글생글 웃으며 오늘 학교에서 어땠는지 제 하루를 늘어놓기 바쁘지
저딴 저급한 것도 교수라고 미친...
뭐가 그리 좋은지 킥킥대며 웃는 유교수를 향해 미간을 잔뜩 좁힌 채 강렬한 눈빛을 쏘아대는 김교수야
그러거나 말거나...
유교수는 생글생글 웃으며 오늘 학교에서 어땠는지 제 하루를 늘어놓기 바쁘지
19
그러다가도 하나둘씩 나오는 음식들은 김교수를 향해 조금씩 더 가까이 밀어주고
김교수의 물잔이 비면 귀신같이 물을 따라 채워주고...
누가 봐도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들이라
김교수는 가만 지켜만보다가 또 한마디를 툭 건네
저도 손 있네요.
응, 알아요. 저 그 손 좋아해서.
...아, 씨.
김교수의 물잔이 비면 귀신같이 물을 따라 채워주고...
누가 봐도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들이라
김교수는 가만 지켜만보다가 또 한마디를 툭 건네
저도 손 있네요.
응, 알아요. 저 그 손 좋아해서.
...아, 씨.
20
물론 본전도 못 찾았지만......
그 후로도 유교수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대화 아래 저녁 시간은 흘러갔을 거야
그 말인 즉슨
잠시라도 정신을 놓쳤다가는 훅 들어오는 플러팅에 호흡을 멈춰야만 했다는 뜻도 되지
이 집 괜찮네요.
맛있어요?
응.
그래요. 다음에 또 와요.
그쪽이랑 온다는 말은 안 했는데.
그 후로도 유교수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대화 아래 저녁 시간은 흘러갔을 거야
그 말인 즉슨
잠시라도 정신을 놓쳤다가는 훅 들어오는 플러팅에 호흡을 멈춰야만 했다는 뜻도 되지
이 집 괜찮네요.
맛있어요?
응.
그래요. 다음에 또 와요.
그쪽이랑 온다는 말은 안 했는데.
21
같이 올 사람도 없으면서.
...아까부터 말을 자꾸 그렇게.
내가 놀아준다니까요.
허... 내가 왜 그쪽이랑? 나 그럴 시간 없거든요?
어이구, 저도 바쁜 사람입니다.
잘됐네요.
바빠도 연애는 할 수 있죠.
네, 네. 좋으시겠어요. 많이 하세요.
교수님이랑 하고 싶은데.
...밥이나 드세요.
...아까부터 말을 자꾸 그렇게.
내가 놀아준다니까요.
허... 내가 왜 그쪽이랑? 나 그럴 시간 없거든요?
어이구, 저도 바쁜 사람입니다.
잘됐네요.
바빠도 연애는 할 수 있죠.
네, 네. 좋으시겠어요. 많이 하세요.
교수님이랑 하고 싶은데.
...밥이나 드세요.
22
잘 먹고 있어요. 제가 좀 빨리 먹는 편이라.
위장병 조심하셔야겠네요.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감동인데.
...사람이 참 밝다, 그쵸.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아, 교수님. 저 물어보고 싶은 거 있었는데.
뭔데요.
원래 좀 거칠게 하는 편이세요?
푸, 푸흡!...
어이구. 휴지 여기요.
위장병 조심하셔야겠네요.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감동인데.
...사람이 참 밝다, 그쵸.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아, 교수님. 저 물어보고 싶은 거 있었는데.
뭔데요.
원래 좀 거칠게 하는 편이세요?
푸, 푸흡!...
어이구. 휴지 여기요.
23
사, 사람이 진짜 못 하는 말이 없어?
교수씩이나 돼서 궁금한 건 못 참죠. 원래 그래요? 아님 술 마셔서?
...노코멘트 할게요.
오케이. 다음번에 알아볼게요.
푸으읍!...
식당 휴지 혼자 다 쓰시겠어요.
...진짜, 쫌.
물 더 드려요?
됐거든요.
응. 어차피 마셔봤자 다 뱉네.
아, 진짜!...
교수씩이나 돼서 궁금한 건 못 참죠. 원래 그래요? 아님 술 마셔서?
...노코멘트 할게요.
오케이. 다음번에 알아볼게요.
푸으읍!...
식당 휴지 혼자 다 쓰시겠어요.
...진짜, 쫌.
물 더 드려요?
됐거든요.
응. 어차피 마셔봤자 다 뱉네.
아, 진짜!...
24
듣자듣자하니 이 인간이 진짜.......
얼굴은 이미 열이 올라 붉으락푸르락 난리도 아니고
물잔을 쥔 손은 힘이 바짝 들어가 손끝이 하얗게 질려버린 김교수
그러나 유교수는 여전히 덤덤하고 천연덕스런 얼굴로 쐐기를 박아
근데 교수님. 그런 취향 맞는 사람 찾기도 어려운 건 아시죠?
김교수gg
얼굴은 이미 열이 올라 붉으락푸르락 난리도 아니고
물잔을 쥔 손은 힘이 바짝 들어가 손끝이 하얗게 질려버린 김교수
그러나 유교수는 여전히 덤덤하고 천연덕스런 얼굴로 쐐기를 박아
근데 교수님. 그런 취향 맞는 사람 찾기도 어려운 건 아시죠?
김교수gg
25
눈앞이 아주 그냥 어질어질해
분명 술을 안 마셨는데도 혼이 쏙 빠져버렸어
전화 오네요, 교수님.
설상가상으로 이런 도중에 전화까지...
아닌가, 오히려 다행인가...
일단 이 저급한 대화에선 벗어날 수 있게 해준 구세주와도 같은 전화를 다급히 받는 김교수겠다
어, 어. 왜.
분명 술을 안 마셨는데도 혼이 쏙 빠져버렸어
전화 오네요, 교수님.
설상가상으로 이런 도중에 전화까지...
아닌가, 오히려 다행인가...
일단 이 저급한 대화에선 벗어날 수 있게 해준 구세주와도 같은 전화를 다급히 받는 김교수겠다
어, 어. 왜.
26
[언니, 저번에 우리 집 왔을 때 디믽이랑 뭔 얘기했어? 애가 자꾸 궁금해하길래.]
...뭐. 뭔 얘기.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래? 근데 왜 자꾸 잘 됐냐고 물어보지... 뭐가 잘 됐냐는 거야. 언니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
야, 야. 끊는다.
[어? 아니 잠시만...]
...음
구세주가 아니었네
...뭐. 뭔 얘기.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래? 근데 왜 자꾸 잘 됐냐고 물어보지... 뭐가 잘 됐냐는 거야. 언니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
야, 야. 끊는다.
[어? 아니 잠시만...]
...음
구세주가 아니었네
27
얜 또 어디서 뭘 주워듣고 온 건지
뭐 당연히 그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새끼가 말해줬겠지만...
심란해죽겠는 김교수
를 바라보는 유교수는 여전히 방긋거리면서 그런다
다행이다. 나한테만 틱틱대는 게 아니었네요. 원래 말투가 그런가?
...좀 닥치시죠 제발.
그런 것도 좋아요, 전.
하......
뭐 당연히 그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새끼가 말해줬겠지만...
심란해죽겠는 김교수
를 바라보는 유교수는 여전히 방긋거리면서 그런다
다행이다. 나한테만 틱틱대는 게 아니었네요. 원래 말투가 그런가?
...좀 닥치시죠 제발.
그런 것도 좋아요, 전.
하......
28
끝없는 굴레에서 도무지 빠져나오질 못해
결국 그날 내내 유교수에게 시달리는 김교수
물론 그런 게 전부 싫은 건 아니지만...
솔직히 이제 와서 좋은 티를 내기도 뭣하고 그래서
습관적으로 틱틱거리는 것에 가깝기도 하지
바로 집 가실 거예요?
네.
좀만 더 놀다 가시지.
바빠서요.
그땐 뭐 여유로워서 그랬나.
하.......
결국 그날 내내 유교수에게 시달리는 김교수
물론 그런 게 전부 싫은 건 아니지만...
솔직히 이제 와서 좋은 티를 내기도 뭣하고 그래서
습관적으로 틱틱거리는 것에 가깝기도 하지
바로 집 가실 거예요?
네.
좀만 더 놀다 가시지.
바빠서요.
그땐 뭐 여유로워서 그랬나.
하.......
29
담배 좀 그만 피세요. 폐 다 썩겠다.
네. 일찍 죽으려고요 그냥.
안 되는데.
왜요.
오래 살아야죠. 나 봐서라도.
...허. 지랄.
내가 그렇게 싫어요?
네.
그럴 리가 없는데.
무슨 자신감이지?
언제는 나 보고 싶다면서요.
...그건.
왜. 그때도 술 마셨어요? 술을 마셔야 본성이 나오는 타입?
네. 일찍 죽으려고요 그냥.
안 되는데.
왜요.
오래 살아야죠. 나 봐서라도.
...허. 지랄.
내가 그렇게 싫어요?
네.
그럴 리가 없는데.
무슨 자신감이지?
언제는 나 보고 싶다면서요.
...그건.
왜. 그때도 술 마셨어요? 술을 마셔야 본성이 나오는 타입?
30
...안 마셨네요, 그땐.
뭐야. 그런 말도 맨정신에 할 줄 아는 사람이었네?
...
그런데 지금은 또 왜 이렇게 밀어내요. 밀당 뭐 그런 건가.
하...
그래요, 뭐. 적당한 긴장감. 좋죠. 저도 재밌어요. 근데 솔직히 좀 힘들긴 하다.
힘들 게 뭐가 있다고.
키스하고 싶은데.
...
담배 좀 꺼도 돼요?
뭐야. 그런 말도 맨정신에 할 줄 아는 사람이었네?
...
그런데 지금은 또 왜 이렇게 밀어내요. 밀당 뭐 그런 건가.
하...
그래요, 뭐. 적당한 긴장감. 좋죠. 저도 재밌어요. 근데 솔직히 좀 힘들긴 하다.
힘들 게 뭐가 있다고.
키스하고 싶은데.
...
담배 좀 꺼도 돼요?
31
그 말과 동시에 김교수 손에 들린 담배를 천천히 제 손으로 가져온 유교수
이번에도 다름없이 기다란 장초를 땅바닥으로 툭 떨군 뒤 천천히 고개를 꺾어 다가가지
데자뷰처럼 느껴지는 그 장면에 놓인 김교수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멍하니 정면만 응시했을 거야
이번에도 다름없이 기다란 장초를 땅바닥으로 툭 떨군 뒤 천천히 고개를 꺾어 다가가지
데자뷰처럼 느껴지는 그 장면에 놓인 김교수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멍하니 정면만 응시했을 거야
32
그러나 곧 제게 말캉한 그 입술이 닿아오고
유교수가 느긋하게 제 아랫입술을 베어물었을 때...
김교수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유교수를 맞이했을 테지
아니, 오히려 제가 더 급하게 입술을 빈틈없이 맞붙였어
그때와는 달리 너무도 생생히 느껴지는 감각에 온몸엔 소름이 돋아났지
유교수가 느긋하게 제 아랫입술을 베어물었을 때...
김교수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유교수를 맞이했을 테지
아니, 오히려 제가 더 급하게 입술을 빈틈없이 맞붙였어
그때와는 달리 너무도 생생히 느껴지는 감각에 온몸엔 소름이 돋아났지
33
말랑거리는 입술을 살짝살짝 베어물다
벌어진 틈으로 들어가 이내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입안을 막 휘젓기 시작했을 때
유교수는 피식 웃음을 흘림과 동시에 김교수에게서 조금 떨어졌고
김교수는 본능적으로 그 입술을 따라붙다 멍하니 유교수를 올려다보는 꼴이 됐지
...술 안 먹어도 똑같네.
벌어진 틈으로 들어가 이내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입안을 막 휘젓기 시작했을 때
유교수는 피식 웃음을 흘림과 동시에 김교수에게서 조금 떨어졌고
김교수는 본능적으로 그 입술을 따라붙다 멍하니 유교수를 올려다보는 꼴이 됐지
...술 안 먹어도 똑같네.
34
내 입술이 그렇게 좋아요?
...
설마. 내 몸만 보고 만나는 건 아니죠?
...지랄. 볼 게 뭐 있다고. 쓸데없이 키만 크지.
그렇다기엔 좀 많이 좋아하던데. 그리고, 키가 커서 득 본 게 누군데요. 내가 맨날 도서관에서 책 꺼내다줬잖아.
...
할말 없네.
...
닥치고 키스나 해, 뭐 이런 건가?
알면 쫌...
...
설마. 내 몸만 보고 만나는 건 아니죠?
...지랄. 볼 게 뭐 있다고. 쓸데없이 키만 크지.
그렇다기엔 좀 많이 좋아하던데. 그리고, 키가 커서 득 본 게 누군데요. 내가 맨날 도서관에서 책 꺼내다줬잖아.
...
할말 없네.
...
닥치고 키스나 해, 뭐 이런 건가?
알면 쫌...
35
그 말을 끝으로 유교수는 김교수에게 거의 멱살을 잡혀 끌려갔어
놀란 듯 눈썹이 들썩였지만
이내 제 입안을 파고드는 혀에 속으로는 웃음지으며 눈을 지그시 감을 뿐이었지
하여튼...
사람이 왜 이렇게 솔직하질 못해
이러니까 학생들이 무서워하지...
제 허리를 바싹 끌어당기는 김교수에게 순순히 끌려가주는 유교수야
놀란 듯 눈썹이 들썩였지만
이내 제 입안을 파고드는 혀에 속으로는 웃음지으며 눈을 지그시 감을 뿐이었지
하여튼...
사람이 왜 이렇게 솔직하질 못해
이러니까 학생들이 무서워하지...
제 허리를 바싹 끌어당기는 김교수에게 순순히 끌려가주는 유교수야
36
그렇게 둘은 한참동안 진득히 붙어있다가
숨이 모자랐던 유교수가 김교수의 등을 툭툭 치고 난 후에야 떨어졌겠다
아니, 무슨... 담배도 피는 사람이, 폐활량은 왜 이렇게 좋아? 어릴 때 수영했어요?
...
립 다 번졌네. 있어봐요, 닦아줄게.
어디 산다 그랬더라.
응?
...집. 가까워요?
숨이 모자랐던 유교수가 김교수의 등을 툭툭 치고 난 후에야 떨어졌겠다
아니, 무슨... 담배도 피는 사람이, 폐활량은 왜 이렇게 좋아? 어릴 때 수영했어요?
...
립 다 번졌네. 있어봐요, 닦아줄게.
어디 산다 그랬더라.
응?
...집. 가까워요?
37
뭐... 여기서 차로 한 이십분 정도?
주소 보내놔요.
응?... 어, 잠깐, 뭐... 뭔데. 우리 집 가요, 지금?
응.
...응?
왜. 안 되나?
안... 될 건 없죠? 근데 바쁘시다더니?
언제는 여유로워서 그랬냐면서.
오... 그쵸. 역시 김교수. 아, 근데 집 더러운데.
응. 그럴 거 같아요.
에이, 또 그러신다 또.
주소 보내놔요.
응?... 어, 잠깐, 뭐... 뭔데. 우리 집 가요, 지금?
응.
...응?
왜. 안 되나?
안... 될 건 없죠? 근데 바쁘시다더니?
언제는 여유로워서 그랬냐면서.
오... 그쵸. 역시 김교수. 아, 근데 집 더러운데.
응. 그럴 거 같아요.
에이, 또 그러신다 또.
38
빨리 가요.
네, 네. 아, 근데 교수님.
또 왜요.
그럼 우리 만나나?
...
와, 잠깐만. 진짜 내 몸 보고 만나? 나 지금 너무 충격인데.
아, 쫌!... 말이 되는 소릴...
그럼 뭐. 정확히 정해놔야 될 거 아녜요.
...한 번 잤음 게임 끝이라 할 땐 언제고.
응?
...가요, 빨리.
아... 아아. 오케이.
네, 네. 아, 근데 교수님.
또 왜요.
그럼 우리 만나나?
...
와, 잠깐만. 진짜 내 몸 보고 만나? 나 지금 너무 충격인데.
아, 쫌!... 말이 되는 소릴...
그럼 뭐. 정확히 정해놔야 될 거 아녜요.
...한 번 잤음 게임 끝이라 할 땐 언제고.
응?
...가요, 빨리.
아... 아아. 오케이.
39
먼저 출발해요. 뒤 따라가게.
응응. 근데요.
아 왜, 또.
그럼 나 좋아한단 뜻인가?
...
싫은 건 재깍 싫다하면서, 좋은 건 뭐 말을 안 해.
아, 좋으니까 이러고 있겠지!! 내가 미쳤다고 그럼 여기서 그쪽이랑 이 지랄을,
어웅. 암튼 과격하셔ㅎ
하...
응응. 근데요.
아 왜, 또.
그럼 나 좋아한단 뜻인가?
...
싫은 건 재깍 싫다하면서, 좋은 건 뭐 말을 안 해.
아, 좋으니까 이러고 있겠지!! 내가 미쳤다고 그럼 여기서 그쪽이랑 이 지랄을,
어웅. 암튼 과격하셔ㅎ
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