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엋 헤어진 다음날 바로 찾아와서 사귈 때처럼 구는 신재현 🫐 답장이 없어서 그냥 왔어요. 선약 있는 거 아니죠? 🐶...

헤어진 다음날 바로 찾아와서 사귈 때처럼 구는 신재현
🫐 답장이 없어서 그냥 왔어요. 선약 있는 거 아니죠?
🐶 선약은 없는데,
🫐 잘 됐네. 밥 먹으러 가요.
🐶 ... 야, 우리 어제 헤어진 거 잊었냐?
마지막 말엔 주춤하더니 애써 못 들은 척함
🫐 ... 나 배고파요. 뭐라도 빨리 먹고 싶어.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대뜸 집으로 쳐들어온 전애인이 당황스러워서 내칠 타이밍도 놓친 박문대...
쟤가 저럴 놈이 아닌데 헤어지고 머리에 문제라도 생겼나 싶을 지경임.
🫐 음, 이 시간이면 브레이크인 식당도 많...
🐶 야, 신재현.
🫐 네?
어제 그렇게 싸우고 다신 안 볼 생각으로 번호까지 서로 차단해놓고 하루도 안 지나서 이러는 게 어이없기만 함.
심지어 먼저 짜증 낸 것도 저쪽이고,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도 저쪽이고, 먼저 반지 던지고 집으로 돌아가버린 것도 저쪽인데.
근데 짜증을 내려고 해도 현관에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이 서 있는 걸 보니까 날선 말이 안 나옴. 날도 추운데 집에서부터 뛰어왔는지 귀랑 볼도 뻘겋고,, 그래서 일단 안으로 들임.
🐶 밥해줄 테니까 기다려.
🫐 ... 직접 차려주려고요?
🫐 싫을 리가. 고마워요.
집에 들어오라고 했을 때부터 살짝 밝아지더니 밥해주겠다고 하면 평소처럼 눈 접으면서 자연스레 겉옷도 벗어서 걸어둠. 박문대가 냉장고 터는 동안 슬리퍼 끌고 거실에 앉아서 이것저것 어지럽게 놓여있는 종이 뭉텅이도 둘러봄.
🫐 이번 박 교수님 과제 어렵다던데 형은 벌써 끝냈나 봐요?
🐶 어, 뭐.
(사실 캠게였답니다,, 캠겐데 시스템은 그대로라 호칭도 그대로라는 사소한 설정)
박문대도 답은 꼬박꼬박 해줌.
🫐 내가 도와줄 건 없을까요, 형.
🐶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앉아있어.
🫐 음... 그래요.
솔직한 심정으론 얼굴도 안 보고 싶은데 애가 배고프다잖아... 안 그래도 삐쩍 말랐는데. 헤어졌다고 자기처럼 집에 틀어박혀서
🐶 따로 먹고 싶은 건.
🫐 아무거나 좋아요.
근데 박문대도 집에서 밥 먹어본 게 너무 오래전이라 식재료가 하나도 없음.
🐶 잠깐 마트 좀 다녀올게. 집에 뭐가 없... 뭐야.
그래서 장 좀 보고 오겠다 하는데 갑자기 신재현이 뒤에서 끌어안음.
🐶 ... 재현아.
속뜻은 알겠지만 이미 헤어진 사이에 이런 것까지 받아주면 안 되니까 한숨만 내쉰 박문대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름 부르면 신재현도 눈에 띄게 움찔함.
🐶 마트 다녀올게.
🫐 무겁네요.
🐶 간 김에 그냥 샀... 야.
🫐 네?
🐶 너 나 봐봐.
안구건조증...이라서. 안구건조증은 개뿔 저게 뭔 통하지도 않을 변명이냐 혼자 별 청승을 다 떤다 싶은데 신경 쓰여서 미치겠는 박문대,, 더 같이 있으면 머리가 확 돌 것 같아서 다른 건 캐묻지도 않고 딱 밥만 차려준 뒤에 나갈 준비함.
🫐 어디 가요?
🐶 조별 과제.
🐶 그릇만 물에 담가놓고 가. 저번처럼 설거지한다고 설치다가 얼마 없는 그릇들 또 깨지 말고.
🫐 음, 네.
🐶 그리고.
🫐 네?
🐶 ... 다음부턴 이런 식으로 찾아오지 마. 우리 이제 그럴만한 사이 아니잖아, 재현아.
🫐
🐶 조심히 들어가라. 날도 추운데 목도리 정도는 챙겨 다니고.
🐶
🫐 ... 잘 먹을게요.
숟가락 드는 신재현 보면서 박문대도 한숨만 몇 번 삼키다가 나감. 문이 완전히 닫히면 억지로 입에 욱여넣던 수저도 내리는 신재현...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집에 멍하게 앉아있다가 밥 다 식었을 때쯤 다시 깨작거림.
과제 있다고 거짓말 치고 나가서 한참 돌아다니다 새벽쯤에 들어온 박문대도 쪽지 읽자마자 환장함. 번호 차단했더니 기어이 손글씨로 쪽지까지 남겨뒀음.
신재현 자존심이랑 성질머리로 이런 짓까지 하는 걸 보니까 괜히 찝찝해져서
🫐 [... 여보세요? 문대 씨?]
연락하길 기다렸는지 새벽인데도 연결음 울린 지 몇 초 만에 받아서 더 언짢아짐.
🐶 너 지금 어디냐.
자기 차단 풀었냐고 물어보는 목소리도 은근히 들떠있는데 거기다 대고 또 모질게 밀어내는 것도 못할 짓 같아서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