엋문 후회공하면 문대가 상처받고 청려가 지독하게 후회하는 것도 좋은데. 청려가 자기 감정에 대해 확신이 없다보니까 이게...

청려가 자기 감정에 대해 확신이 없다보니까 이게 사랑인지 알 수 없었고 그렇다고 문대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이 거짓은 아니기에 헤어짐을 은근히 고하는 청려. 근데 박문대 다 알고 헤어져줘야함..
"왜?"
겨울에 카페에서 따듯한 커피 한 입 먹고 창가로 시선 돌리더니 문대랑 누누도 안마주치고 헤어지자고 하는 청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냐."
문대도 청려따라 커피 한 입 마시고 창가로 시선 돌림.
"그래 그럼. 네가 편한대로 해."
"무슨 일 있어요? 어디 아프신데 있어요?"
"...아뇨, 아뇨. 없어요. 그냥..그냥.."
그대로 입 다물어버리는 청려. 그러다가 더이상 못견디겠어서 도망갈 것 같음.
"..진짜 어디 아픈거 아니지?"
"아픈데는 없어요. 그보다 어쩐일이에요?"
"스케줄. 어쩌다보니 겹쳤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고?"
"그냥 평소처럼.."
"니 평소처럼이 내가 아는 평소가 아니길 바란다."
"내가 해준 반찬은?"
"..어떻게 먹어야할지 몰라서."
사실 청려의 집에 문대가 머무는 경우가 휴가 때만이라서 문대의 흔적이 그리 많지 않았음.
"주말이요? 아마.."
"그럼 찾아갈게."
"콩이 보러오게요?"
"아니, 너보러."
연애할 때도 이러진 않았던 것 같은, 다른 문대의 모습에 청려는 여러번 할말 잃을 것 같음.
"집에서 따뜻하게 기다리고 있어라. 반찬 해갈테니까."
"..네."
그래도 여전히 문대를 이길 순 없음.
"왔어요? 비밀번호 알면서."
"내 맘이다. 아침 먹었어?"
"아, 이제 먹으려고.."
"..이게..뭐냐?"
"...샐러드요."
"...간식?"
"...밥..아침.."
"이.. 풀떼기가?"
표정 티벳되는 문대에 조금 긴장되는 청려. 화났나 싶은거지.
"..문대씨"
"뭐."
"화났어요?"
"내가 왜."
"..미안해요."
옷 끝에 잡고 사과하니까 문대가 한숨 픽 쉬더니 청려를 바라봄.
"앞으로 지켜본다. 가서 앉아있어. 너 좋아하는 거 해줄테니까."
"네에."
문대 말은 아주 잘 듣는 청려. 바로 식탁가서 앉음.
"자, 먹으면서 들어."
이건 언제까지 저건 언제까지 이건 냉동해서 오래먹어도 되고 이건 먹을 때마다 덜어서 전자렌지에..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히 다 말해주는거지.
"이제 어디가요?"
"뭐가?"
"숙소로 바로가나?"
"아니, 무슨 소리냐고."
"? 바로 갈거 아니에요? 볼거 다 보지 않았나."
"하아.."
"내가 너 보러온다고 하지 않았나?"
"반찬이 본론 아니었어요?"
"너 보러왔다고 너."
"..그럼 바로 안갈거에요?"
"응."
"괜찮은거에요?"
"내가 여기 있겠다는데, 뭐."
"..오랜만에 집이 북적북적하겠네요."
"문대씨?"
"..."
"아."
영화가 지루했나 싶지만 좋아하는 장르고 눈가를 보니 좀 피곤함이 묻어있는 것 같음. 요새 스케줄도 많은 것 같던데 왜 자기한테 신경을 쓰는걸까 생각하는 청려.
"으응.."
"..문대씨."
"응..."
이름을 부르니까 잠결에 대답하는 모습이 왠지 서글퍼짐.
"..나 아직 좋아해요?"
"..응.."
"그렇구나. 좋아하는구나.."
그럼 왜 헤어져줬어요?
"..연애할 때만해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모르겠어요."
청려는 점점 문대가 어려워짐.
"아, 일어났어요?"
"왔냐."
"저녁 뭐먹을래."
"저녁도 해주게요?"
"응."
"..이번엔 문대씨가 좋아하는 거 먹을까요?"
"난 아무거나 다 잘 먹는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라서."
"그럼 애랑 놀고 있어."
"네에, 콩아 발 씻어야지."
"뭐 만든거에요?"
"리조또."
"그런 것도 만들줄 알아요?"
"응."
문대는 파스타볼에 리조또를 담고 식탁에 둠. 청려는 같이 곁들여먹을 피클을 꺼냄.
"전화왔는데."
"아, 내꺼다."
"가져다줄게요."
청려가 문대가 핸드폰을 집자 '청우형'이라는 글씨가 화면에 보임. 자기는 뭐라고 저장해놨을까. 제 생각대로라면 브이틱 청려선배님?
"누구야?"
"청우 후배님이네요. 귀에 대줄게요."
"오냐."
"여보세요?"
-아 문대야.
"무슨 일이에요?"
-우리 갑자기 스케줄이 잡혀서 연락했어.
스케줄의 소식에 문대는 얼굴을 찡그림.
"몇시인데요?"
-■시 쯤. 숙소로 올래? 아니면 데릴러 갈까?
"하아.."
시간이 촉박했음.
"내가 데려다줄게요."
"뭐?"
"어차피 시간 한가한데."
"..그럼 부탁한다."
문대는 바로 일어나서 리조또를 다른 통에 담기 시작함.
"늦겠어요. 빨리 가요."
"진짜 미치겠다. 가자."
문대는 스케줄을 무통보로 잡는 회사 욕을 하면서 샵으로 감. 샵에 도착하니까 테스타 차량이 서 있었음.
"잘가고 다음에 봐요."
"그래. 너도 잘가고 꼭 챙겨먹고 데려다줘서 고맙다."
"네."
문대가 내리고 샵으로 들어가는 그 모습을 청려는 끝까지 지켜보다가 핸들을 돌려 집으로 왔음. 밥을 안챙겨 먹으면 또 화날지도 모르니
"이건.. 제가 좋아하는 맛이잖아요, 문대씨."
나가자는 작은 소리에도 귀가 밝은 콩이는 거실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청려 옆으로 걸어옴. 그 모습이 귀여워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는 청려.
"콩아, 나갈까?"
"후배님 보러갈까?"
나가자는 말에 살랑이던 꼬리는 후배님이라는 말에 더 격렬하게 휘저었음.
"여보세요."
-어디야
"문대씨 숙소 앞이요."
"오랜만이예요."
"...웬일이냐."
"일단 앉아요. 천천히 나오지."
살짝 짜증을 내는 듯한 표정에도 전혀 감정이 상하지 않았음.
"문대씨, 물어볼게 있는데요."
"뭔데."
"나 아직 좋아해요?"
문대는 뭐 그딴 질문이 다 있냐는 표정으로 청려를 바라봄. 그 표정만으로도 대답을 이미 들은 것 같은 청려.
"하아... 어. 여전히, 앞으로도 쭉."
"...그럼 상처 받은 건요?"
"뭐?"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저 싫지 않았어요?"
"별로."
"왜요?"
문대는 앞으로 시선을 돌려서 할말을 생각했음.
"니가 그랬지. 나 안사랑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네."
"예상 범위 안이었어. 니가 그렇게 말할 거."
"어떻게요?"
"상처주기 싫었잖아. 아니야?"
"..."
"내가 헤어리기도 어려운 그 수많은 시간을 달려온 너에게 모든 감정은 무뎌졌겠지."
"...근데 왜 아직도 나한테 잘 해줘요?"
"나는 널 알지만 몰라. 그건 너도 마찬가지겠지. 나 자신도 알 수 없는데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잘 알겠어."
"..내가, 문대씨에게.. 향한 감정이요?"
"응. 만나면 반갑고, 오랜만에 얼굴보면 좋고, 스케줄 겹치면 더 좋고. 평범한 일이라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해지고."
"아.."
"...문대씨."
"응."
"...안아줄래요?"
"여기서 안다가 사진 찍혀도 괜찮아? 뭐 나야 상관없지만."
"네."
청려가 문대의 목덜미에 이마를 대자 문대는 오늘따라 작아보이는 등을 연신 쓰다듬어줬음.
"문대씨가 나 때문에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응."
"근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한테 웃어주는 건 싫어요."
"응."
"..사랑하는 걸 몰라도 괜찮아요?"
"괜찮아, 내가 널 사랑하니까."
문대의 품은 작었지만 그 따듯함만큼은 저보다 훨씬 컸겠지.
"...사랑해요."
"나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사랑해."
++ 숙소에 큰세랑 유진이 있었는데 그렇게 허둥지둥하면서 나가는 문대(형) 모습은 처음봤다고 합니다.
문대는 청려를 '재현이' 로 저장해두고
청려는 문대를 '문대씨'로 저장해두었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