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청려~ 해킹으로 인해 납치 감금 살인 미수 사건 때의 녹음 파일이 유출된 청려로... 박문대는 이세진이 급하게 깨워서...

어제 회사 휴게실에서 개인 노트북을 쓰고 있었는데, 휴게실 바로 앞에서 회사 직원이 크게 넘어지는 소리가 남. 박문대는 그 짧은 순간에도 노트북에
그래봤자 수십 분임
박문대가 '메인 보컬이기 때문에' 저지른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메인 보컬 터진 것 때문에 저지른 일도 맞고...
-미쳤나 녹음본 들었는데 내가 다 소름 돋음...
-아씨발 메보 새끼 범죄 저지른 건 별것도 아니었네 ㅋㅋㅋㅋㅋㅋ 리더가 살인 미수범 ㅋㅋㅋㅋㅋㅋ
-박문대 그 이후로도 친분 유지하는 것 같던데 협박당한 거 아니야?
-박문대 진짜 개불쌍하다...
일이 이 지경이 되어서 소속사도 박문대한테 컨택을 했는데, 정작 신재현이 연락 한 통 없는 거임
[선배님. 지금 괜찮으십니까?]
딱 한 통... 답장은 없었고, 읽지도 않았음. 답답함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 후...
이 새끼가 휴대폰도 아예 꺼뒀음
이쯤 되니 식은땀까지 뒷목으로 한 방울 흐름...
"분주하실 텐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회사의 신재현 씨 관련 녹음본에 대해... 당사자인 박문대 씨에게서 직접 당시의 사실 관계를 듣기 위해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알려 주시겠습니까? 또한, 피해 보상 같은 부분은...
"청려 선배님과는 연락이 되십니까?"
본부장은 난처한 얼굴로 이야기함. "아니요. 저희 측에서도 기사를 확인하자마자 즉시 신재현 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일절 연락이 되지 않았고, 숙소와 자택에도 없으신 것으로 확인되어..."
씨발 새끼가... 박문대는 입안이 바짝 말랐지만,
"당시 청려 선배님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만, 선배님께 처벌이나 불이익이 생기는 건 일절 원치 않으며 사건을 가라앉히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누가 유출했는지 쥐새낀 잡아야 하니까
사내니까 CCTV 같은 것도 당연히 있고... 누군지 특정하기가 너무 쉽다 보니 오히려 휴게실에 둔
"왜 연락했는지는 짐작하실 테고, 추후 회사에 알리기 전에 먼저 저랑 따로 얘기 좀 하시죠."
박문대의 한 마디에 녹음본을 유출한 쥐새끼는 회사로 나왔고...
그 새끼의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듣자면 이랬음... 어차피 인생 좆될 건 예감하고 있었는지 굳이 빙빙 돌리지 않고 술술 진실을 불었는데, 그 직원은 원래 레티의 산업 스파이였다고 함
티원 이 새끼들은 도대체 회사 보안을 어떻게 하는 건지...
이중 스파이 노릇을 ㅋㅋ 한 거임... 첩보 영화마냥...
박문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이야기가 다 끝나자 픽 웃으면서 한 마디 했음
"이 씹새끼야, 남의 인생 말아먹고 네 인생은 온전할 줄 알지? 이제까지의 인생은 참 행복했다 싶을 정도로 너는 이제 좆될 거다."
티원과 레티라는 두 대기업에게서 쌍으로 고소당하는 건 박문대가 굳이 손대지 않아도 당연한 수순이고, 여차하면 좀 물밑에 있는 티카 커뮤니티에 이 직원 신상 명세도 뿌려서 팬덤한테 린치를 당하도록
앞으로 한평생 멀쩡히 살지는 못할 거였단 말임... 그런데도 기분이 이렇게 더러운 건 이 새끼 인생이 끝장이 난다고 해서 신재현의 인생이 그만큼 돌아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었음
오히려 신재현은 누군가로 인해 인생이 좆되고 피해를 입을 때마다 쭉 자살을 해 왔던, 분노의 방향이 자신에게로 가던 놈이라
하지만 박문대는 자신이 엄청나게 화났다는 것도 별로 자각을 못 하고 있었음... 자신의 일이거나 테스타의 일이었으면 자각을 했을 텐데, 신재현의 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신재현이 위협당해서' 화났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사생활이 침범당한 불쾌감이라고만
하지만 그 직원에겐 이상하게 보였는지, 직원은 더듬더듬 물음...
그리고 일단은... 이 새끼를 조지는 건 기업한테 맡기기로 하고, 회사 임원한테 연락해서 그 유출범을 넘긴 뒤에 일단 티원 건물을 나섰음
그러게, 좆돼도 이 새끼가 좆되는 거고 내 인생에는 별 타격이 없는데. 당분간 동정론은 좀 생기겠지만 VTIC이 이대로 패망하면 1군 아이돌 그룹의 자리는 당연히 테스타의 것인데... 그리고 신재현 녹음 파일 말고 다른 사적인 정보는 일절 유출된 바가 없는데.
그런데... 아까는 휴대폰이 꺼져 있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켜져 있었음
죽지는... 않았다는 건가? 굉장히 다행이었음...
박문대는 일단 테스타 멤버들한테서 도착한 '괜찮냐' '별 일 없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등의 연락에 하나하나
한 건, 두 건, 세 건... 부재중 전화는 쌓여감
박문대는 원래 기록이 남을 만한 매체로는 신재현한테 깍듯한 존대만을 사용함... 잘못해서 반말하는 게 유출되기라도 하면 논란 일어나기 딱이었으니 건수를 주고 싶지 않아서였음
하지만 이번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일부러 반말을 했음
"야, 신재현. 연락 받아, 새끼야. 둘이 같이 이야기를 해야 수습을 하든 말을 맞추든 할 거 아니냐. 너 진짜 이대로 뒈질 거냐? 죽을 것 같으면 연락하라며. 지금 골 때려서 죽을 것 같다."
이새끼가내연락다확인하고있으면서도씹었다이거지... 싶기는 했지만 그걸 따질 새도 없이 종일 기다리던 연락이기에 박문대는 얼른 전화를 받음
"신재현."
이름을 불렀지만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음
"재현아, 사람이 불렀으면 대답 좀 해라. 꼴받게 작작하고."하고 한 번 더 불렀더니 전화기 너머에서 웃음기 서린 목소리가 들렸음... "네, 후배님. 아, 건우 형이라고 해 줄까?"
차라리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이제 어쩌냐고 묻기라도 했으면 달래기라도 하겠는데... 뭐 어떤 스탠스를 취해 줘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음
하지만! 이 새끼가 또 잠수를 타면! 그것만큼 빡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박문대는 이렇게 물었음...
"바람이 되게 좋네요. 음, 높은 곳은 오랜만에 올라와 보는데..."
이 미친 새끼가, 어디 옥상에라도 있나? 투신하려고? 박문대는 소름이 돋았음...
"야, 헛소리하지 말고... 일단 난간에서 좀..."
그런데 굉장히 의외의 목소리가 분위기를 깨뜨렸음
...개?
전화기 너머로... 신재현이 키우는 그 개의 목소리가 들린 거임... 자살하려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개랑 같이 올라갔다? 그럴 리가... 신재현은 나사가 빠진 새끼지만 자기 개 하나는 끔찍하게 생각하니까 죽을 거였으면 개는 일단 어디 안전한 곳에 맡기고 죽었을 거임
그리고 진짜로 전화를 콩이한테 바꿔 줬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개가 헥헥대는 소리가 들렸음... ㅠㅠ
하지만... 전화... 를 바꿔 주니까...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박문대는 더듬더듬... 뭐라도 말을 했음 ㅠㅠ
"어, 콩이 안녕."
"어어, 그래그래... 나도 반갑다. 그래... 건강... 해 보여서 다행...? 이네."
이게 무슨 시트콤 같은 상황이지...
조근조근하게 개를 어르는 목소리가 들리고, 신재현이 다시 전화를 받았음
분명 신재현한테 전화할 땐 바짝 긴장해 있었는데 이젠 좀... 웃겼음
박문대는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했지만 훨씬 누그러진 목소리였음...
"어디냐?"
"등산을 왔어요, 콩이랑. 서울에서 꽤 먼 곳까지... 차 타고, 음. 두 시간 정도 쭉 달려서."
단언컨대 신재현이랑 제일 안 어울리는 단어 탑 티어였음. 아니, 뭐. 개 산책을 매일 하니까 의외로 등산 같은 것도 좋아할 수도 있나...? 아니, 하지만 신재현이 등산을 한다고?
"사람도 없고 바람도 선선하고... 후배님이 왜 나랑 같이 산책 안 해 주고 등산이나 갔는지 알 것 같네."
아무래도 그때 개 산책 시키는 산책로로 안 나가고 등산을 갔던 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모양이었음... 평소였으면 마음에 담아두고 있건 말건 개무시를 했겠으나 지금은 신재현의 멘탈이 어떨지 잘 모르는 상태였음. 이 새낀 사람을 납치 감금하고서도 사근사근한 말투를 쓴 새끼인 만큼
"섭섭했으면... 미안하다. 다음에 또 숙소에 머무를 일 있으면 얘기해라, 나가 줄 테니까."
"음, 고마워요. ^^"
"어느 산인지 문자로 보내 놓고."
"여기까지 올 생각이에요?"
"어."
"순진한 새끼한테 속아서 처맞고 지 입으로 술술 범죄 자백한 거 녹음당한 새끼가 말이 많다."
"미안해요."
......
따지자면 신재현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박문대까지 2차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니 사과해야 할 건 신재현이 맞긴 함.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너 때문에 녹음 파일
이제까진 신재현이랑 이야기하면 기가 쪽 빨리고 피곤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신재현과 이야기하면서 달구어졌던 머리가 좀 식고,
죽을 줄 알았던 새끼가 생각보다 멀쩡해서 그런가... 말문이 막혀서 조용히 있으니 신재현이 말을 이었음
"시골이라... 마스크랑 모자만 좀 쓰면 알아보는 사람도 없고, 인적도 드물어요. 산 근처에... 칼국수 가게가 있는데, 나이 드신 분들만 오는 것 같더라고.
자살하지 않고 산을 내려올 거라는 확언이라 안심이 됐음... 이야기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일단 신재현이 좀 이 일에서 떨어져서 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박문대는 수습이고 뭐고 자기가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짧게
전화를 끊고 일단 레티에게 신재현과 연락이 닿았고, 곧 만나서 이야기할 예정이며, 어떻게 수습하는 게 좋을지 대충 떠오른 방안이 있는데 회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협조가 가능한지 물었음. 박문대가 자신의 계획을 회사측에 설명하자 회사는 그걸로 될까
피해자 본인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방법이지만 다행히 박문대에게 신재현을 감싸 줄 의사가 넉넉했기 때문에 가능했음
사람들은 다 레티가 드디어 돌았나 싶었음. 아니, 자기 회사 간판 아이돌이 지금 살인 미수가 터졌는데 소속사 측에서 런칭한 새로운 드라마를 홍보하고 있다고? 욕이란 욕은 즉시 다 처먹었지만, 뭐...
다른 멤버들한텐 통했지만, 배세진과 이세진은 달랐음
그 둘은 신재현이 박문대 감금해서 린치했다는 걸 알고 있었음
배세진한테 온 연락은 [네가 뭘 하든 네 결정이겠지만... 그 사람한테 협박당하는 건 아니지? 그럼 혼자 견디지 말고 꼭 우리한테 말해.]라는 메시지였고, 이세진한테 온 연락은 [박문대 너 왜 이렇게까지 해?]였음
아무튼 둘 다 살인 미수범보단 박문대가 더 소중하니까
박문대는 각각 답장을 보냄.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세진 형. 하지만 협박당한 적 없고, 도와 준 것의 백 배로 뜯어낼 테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새끼가 빚은 잘 갚거든. 걱정하지 마.]라고... 뻥은 아니었음 일 끝나면 보상은
이라고 박문대는 사람이 죽을까 봐 걱정해서 온정으로 도와 주는 거면서 또또또~ 냉철한 척 논리에 입각해서 행동하는 척 자기 합리화를 시작함...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은 채 노인들만 오는 칼국수 집에 앉아 있는 신재현...
이 모든 상황이 그냥 예능 같았음... 현실 같지 않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음
신재현과 박문대는 웬만한 고연령대에게도 인지도가 있을 정도의 탑 아이돌임에도...
"사과는 아까도 했잖아. 뭘 또."
"음, 얼굴 보고 하는 건 다르지 않을까 하고."
"꼴에 상식적인 소릴 다 하네... 됐다. 좀 괜찮냐?"
"자살하고 싶었냐고 묻는 건가요?"
"말본새 좀."
"지금 대화에서 말본새가 나쁜 건 아무리 봐도 내가 아니라 후배님이지?"
"말대꾸 작작하고, 씨발."
"생각해 보니까...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아이돌로서 성공하는 게 아니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더라고. 네, 후배님이 권유해 줬던... 개를 키우는 일이요."
"가끔 꿈에 나와요. 전 회차에서 키웠던 개들이... 왜냐하면 강아지가 천수를 다 누리기 전에 늘 내가 먼저 자살을 했거든. 그래서 한 번도... 장례를 치러 준 적이 없더라고."
역시 나사는 빠졌어도 개는 사랑하는
"그리고... 이제까지는 무슨 일이든 터지면 그걸 감내해야 하는 건 나 혼자였어요. 수습하는 것도, 해결하는 것도, 수습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것도. 그런데... 이번 생은, 좀 다르더라고. 내 일인데 양심이 없다는 말을
"맞아요. 음, 화났어요?"
"아니? 잘했네."
박문대가 칭찬하자 오히려 신재현이 좀 놀란 듯했음. 박문대는... 웃고 있었음. 박문대는 딱히 더 말을 얹지 않고, 한 마디만 덧붙임.
사실 야무지게 먹은 건 공기밥까지 시켜서 칼국수 국물에 싹싹 밥까지 비벼 먹은 박문대 뿐이고 신재현은
깍두기도 박문대가 다 먹었음...
"어떻게 수습할지 내가 생각을 좀 해 봤거든? 기사 봤겠지만 밑작업은 이미 해 뒀고."
"안 봤어요, 후배님이 인터넷 보지 말라고 해서."
박문대는 이런 외진 곳에서도 누가 들을 새라 소리를 낮춰 속닥속닥 이야기했음. 신재현은 그걸 유심히 들었음... 그리고 다 듣고 나서는 딱 한 마디로 박문대가 생각한 방법을 정의 내림 ㅠㅠ
"유치하네요."
...씨발 새끼가.
"뭐 다른 좋은 방법 있냐?"
"아무래도 내가 자살하는 게 제일 깔끔하긴 하지."
"그럼 자살하든가... 진짜 꼴받게 하네."
"싫어요, 안 죽고 계속 후배님 꼴받게 해야지."
그렇게 말하는 청려는 즐거워 보였음... 그래 씨발 한 명이라도 행복한 게 낫지 씨발.
......
"후아... 형 진짜 연기 잘하시네요."
"그래? 연기 못한다는 소리만 듣다가 칭찬 들으니까 되게 신선하네."
"형은 리액션은 잘 못 하시는데 좀 담담하고 소름 돋는 연기엔 재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그런 거 아니에요?
"돌려서 내 성격 까네..."
"말이나 못 하면. 너 얼마 전에 다쳤다며. 몸은 좀 괜찮아? 몸도 안 좋은 애한테 이런 거 부탁하고... 면목이 없네."
"아니에요. 나도 재밌었는데요 뭐. 다음에도 불러 주세요."
"덕분에 오디션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 드라마 관련은 보안 좀 지켜 줘. 알지?"
"하하, 그럴 리가... 문대 너도 연기 되게 잘하더라. 나중에 형사 같은 역할 해 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저는 아직 연기에는 뜻이 없어서."
녹음 내용은 이러했음. 그리고 이 녹음 파일을 짜깁기의 달인인
<"그냥 저만 죽고 여기서 타 그룹 아이돌 살해범으로 잡혀가실 거란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선배님."
"글쎄요... 안 잡혔을걸. 네 전화기도 있고... 적절한 제스처만 주면 테스타처럼 사건사고 많은 아이돌 그룹에서 멤버가 잠적한다고 경찰
"그렇군요, 증언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식상한 장소에 두셔서 금방 찾았습니다."
"...너,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
"후아... 형 진짜 연기 잘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