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뵤 컾링으로 어지간해서 감정동요 안 하는 박문대가 갑자기 웬 남자 앞에서 급하게 배세진 안 보이게 가로막는 거 보고...

Advertisement
1
댕뵤 컾링으로 어지간해서 감정동요 안 하는 박문대가 갑자기 웬 남자 앞에서 급하게 배세진 안 보이게 가로막는 거 보고 싶다.
소속사에 뭐 엄청 높으신 의원님이 와서 엔터테이먼트문화산업 홍보영상 촬영차 아이돌들 격려하는 부분 짧게 촬영하기로 했으니 모이라고 해서 모이던 중이었음.
2
국내 문화산업 홍보 영상으로 해외 송출 위주로 나갈 예정이라 요즘 잘나가는 테스타 정도는 나와 줘야 한다고 했으니. (브이틱 소속사쪽도 브이틱 내세워서 찍었다고 하고)
방문한 정치인 양반하고 악수해주는 거나 찍고 가겠지 했는데, 이날따라 뭔가 기분이 쎄한 박문대가 매니져향해 물어.
3
-형. 오늘 오는 정치인 이름이 뭐죠?
-아, 뭐더라? 그 있잖아. 그... 얼마전에 브이틱 청려랑 유기견 입양 홍보 찍었던 인상 좋은 사람...

순간 박문대 표정 개 쌔-해짐. 워낙 표정 변화가 없는 편이라 눈치 챈 건 청우나 큰세 정도였지만, 얘가 갑자기 적의담긴 눈빛으로 뵤를 흘긋 보니 두 사람도
4
자연스럽게 뵤를 보고.
뵤는 정치인이고 뭐고 그냥 다 귀찮아. 이런 걸 왜 찍어야 하나 싶고. 문화관광 뭐시기에서 k-pop을 중요하게 생각해주고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니 맞긴한데...정도로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멍때리고 있었음.
가뜩이나 오늘 뵤는 몸도 안좋아서 살짝 열오른 상태인데
5
얼굴 조금 벌개져서 일부러 평소보다 더 밝은 톤으로 메이크업한 상태였음. 덕분에 붉은기를 잡긴해도 오히려 창백해보여서, 또 입술은 오늘따라 열올라서 그런지 오지게 붉어서 너무예뻐.
박문대는 혀차고 싶지만 참고 머리 쓸어넘기며 생각해. 요즘 너무 바빠서 신경도 못 썼는데 그새끼라 이거지...
6
일단 오늘 촬영은 단순했음. 케이팝 문화 홍보 담당 정치인이 테스타 연습실에 방문해 격려해주고 같이 악수하며 덕담 주고받는 그런 촬영이었음. 마지막엔 다같이 케이팝 전유물인 손하트로 마무리하는 촬영으로 이거 다 해봤자 20분도 안 됨. 즉 광고엔 한 10초 들어갈 정도로 짧은 숏컷이었음.
7
저 정치인도 오늘 종일 이딴걸 10개는 찍어야 하니 테스타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응 열심히 하세요. 케이팝의 미래가 어쩌고 이런 형식적인 멘트 던지고 바람처럼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할 그런 초 숏컷 촬영.
정치인이 비서랑 같이 들어서는 거 보며 차유진이 '정치인 맞아요?' 하는 말에 박문대는
8
짜증스럽게 끄덕여.
뒤룩뒤룩 살찐 개저씨가 아니라, 멀끔하게 생긴 개저씨였거든.
희끗하게 회색머리가 섞이기 시작한 머리는 포마드로 싹 넘기고, 과거 해병대였다는 걸 앞세우는 놈답게 운동도 하는 새끼라 몸이 아주 좋았음. 거기에다가...

"와우, 잘생겼네?"

차유진의 개미목소리만한 감탄만
9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정치인이라기보단 중견배우 같은 느낌이었음. 눈꼬리는 살짝 처진 타입이라 웃으면 어찌나 선해보이는지...

'내가 이새끼 열람해 보고 토할 뻔했었지.'

박문대가 아닌 류건우였던 시절, 이새끼 가지고 작업칠 일이 있어서 관련자료 열람했다가 어찌나 토악질이 치밀던지,
10
그 당시 파일에 기록된 피해자들만 봐도 이새끼 취향은 진짜 한결같았음.
그러니까, 여기선 배세진이 딱 이새끼 취향에 부합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까지도.

'바쁘니까 그냥 가라 새끼야.'

다행스럽게도 진짜 바쁜지 촬영내내 저놈은 배세진에게 딱히 시선을 안 줬음.
11
그래서 방심한 탓일까.
스태프들 철수하는 사이, 청우랑 매니저랑 다음 스케줄 관련으로 대화하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낀 박문대. 중저음의 하하하 웃는 소리가 들려.

저새끼가 왜 아직도 있어?

고개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자기 sns에 홍보좀 도와달라며 저 늙은여우새끼가 뵤랑 셀카를 찍고 있네?
12
박문대는 순간 냉정하게 판단할 새도 없이 매니저한테 형 잠시만요. 하고 바로 그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뵤가 놀라 돌아보니 박문대가 뵤 어깨 안고 친근한 포즈로 얼굴 밀착하고있는 정치인을 흘긋 바라보고. 그가 노련하게 생글생글 웃으며 한장 찍어 줄 수 있겠냐고 하는데, 박문대도 평소와 달리
13
티벳여우 표정이 아닌, 성깔 꽤나 있어 보이는 눈빛으로 당연히 찍어드려야죠. 라며 친근하게 그랑 셀카 찍음.
그리고 속으로 생각하겠지. 씨ㅇ새끼야. 나로 해. 날 불러. 라며. 불려나가는 게 박문대라면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었음. 뭐든간에 자기가 아는 게 훨씬 많으니 이새끼도 계속
14
정치질 하고 싶다면 입다물게 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혹시나 거품물고 달려들어도 네 명 까진 저가 어떻게든 조용히 처리할 수 있었고.
그렇게 바랐지만, 박문대는 제 작전이 실패한걸 바로 알겠지. 오늘 촬영 고마웠다고, 앞으로 활동도 기대하겠다고, 테스타 내가 꼭 기억해두겠다며
15
뵤의 어깨를 격려하듯 두드리는 손길만 봐도...

'ㅇ발...'

물론 뵤는 아무생각 없었음. 비즈니스 미소로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나니 다 귀찮아졌어. 그냥 어디든 드러누워 쉬고 싶었어. 열이 자꾸 오르고 있거든. 토할 것 같고, 너무 힘들었거든. 저녁스케줄이 없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뿐.
16
숙소로 돌아가서 뵤는 아프니까 자라고 재우고. 박문대는 뵤 침대맡에 다리꼬고 앉아 입술 잘근잘근 깨물어.

'분명 배세진한테 연락 올 거다. 기존 수법 생각해보면 배세진 뒤부터 털겠지.'

그새끼가 자주 쓰는 수법이었음. 뒤를 털었을 때 과거가 복잡한 대상일 경우엔 자기랑 있지도 않은 접점
17
만들어서 앞으로 내가 네 뒤를 봐주겠다며 친근하게 접근해 기브앤테이크+후원자 이지랄 떠는 방법이 있었고. 털어도 별거 나오는 게 없는 대상이면 수가 더 더러워졌지. 갖은 날조로 사람하나 파멸시키는 게 쉽다는 걸 보여주고 그래도 굴복하지 않으면...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이 고개 젓는 박문대.
18
'애초에 털지 못하게 하는 게 더 나아. 처음부터 포기하게.'

박문대는 테스타정도로 인지도 높은 그룹이면 아무리 저새끼라고 하더라도 두 번째 방법은 쓰지 않을 거라 생각했음.

'배세진. 미안하다. 쉬는동안 이건 내가 가지고 있을게.'

뵤 휴대폰 들고 침실 나가는 박문대. 마스크에 모자눌러쓰고
19
잠시 외출한다고, 금방 돌아온다며 멤버들에게 말해두고 도착한 곳은 선불폰 판매처였음. 선불폰 두 개 사서 하나 바로 까서 오면서 파악한 cctv 사각지대로 가서 어딘가로 전화거는 박문대.
신호음이 네 번 울리더니 끊기고,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

-반갑습니다. 고객님. ㅇㅇ보험입니다.
20
박문대는 잠시 입술을 달싹이다 이내 결심한 듯이 낮은 목소리로 말해.

-보장번호 004281

그러자 상대쪽에서 소리가 잠시 무음으로 바뀌더니, 다시 상냥한 목소리로 말해.

-네, 고객님. 보장번호 004281, 확인되었습니다.

다행이다. 여기서 저 신분을 누가 쓰는지 몰라도 있구나. 생각한 박문대가
21
침착하게 말을 이었음.

-제 보장번호 담당 설계사님 연결해주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 연결하겠습니다. ARS멘트 따라 개인정보 입력 후 인증 부탁드립니다.

ARS로 넘어가며 기계음성이 들리기 시작해.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정보확인차 생년월일 앞자리를...>

멘트가 다 끝나기도 전에
22
생년월일이 아닌 요원 코드번호 입력하는 박문대.
얼마 후 바로 벨이 한번 다 울리기도 전, 반쯤 울렸을 때, 수화기 저편에서 짜증 잔뜩 섞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해.

-야 이 *발, 너 누구야. 미사용코드? 퇴사자냐?

박문대는 저 목소리만들어도 누군지 알아서, 반가움과 그리움이 밀려와서
23
피식 웃으며 말해.

-김예쁨 팀장님. 잘 지내고 계시네요.
-ㅇ발...

별명 김예쁨.
국가조직이긴 하나, 정식 부서는 아니라 기록에서 찾을 수 없는 대테러 방어 1팀 김아름 팀장.
자기가 술만 취하면 그으러케 할아버지가 자길 김예쁨으로 불렀다고 해서 친한사람끼리만 부를 수 있는 별명이었음.
24
김아름이 제 목소리 벌써 분석하는 게 느껴져서 박문대가 급하게 말해.

-저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일이 꼬여서 전부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사람 기록에 별 하나만 달아 주시죠.
-...

지금쯤이면 선불폰이라고 하더라도 삼각 분석으로 이미 제 위치 다 알아냈을 거라 생각해 슬슬 cctv쪽으로
25
이동하며 말해.

-바로 도와달라면 믿지 못하실 테니, 데한항공 818편, BK-4구역 버스터미널, SB-221구역 백화점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류건우라는 신분만 사라지고, 그 외의 테러들이 그대로였다면 저건 모두 막아냈을 터였음. 그게 아니라면 아직도 저 장소들이 건재할 수 없었으니까.
26
도박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박문대는 여기서 폰 버리고 그냥 cctv없는 구역으로 도망칠지, 아니면 고개를 들지 망설이고 있었음. 휴대폰 너머에서 김아름 팀장이 한숨 쉬며 말해.

-ㅇ발새끼야... 내 인생 유일한 미스테리가 너였구나.
-...

'다행이다. 전부 그대로인가본데, 미스테리는 무슨소리지?'
27
-맨입으론 안 되지. 네놈 정체라도 알아야겠다.
-사람 다 물리세요.
-...
-안 그러면 그냥 도망갈 겁니다.
-하...

씨알도 안 먹힐 협박이었음. 도망간다 해도 아마 이틀안에 잡히겠지. 대신 김팀장은 그 이틀동안 머리 쥐어 뜯겠지만. 그걸 다 아는 그녀가 짜증스레 말해.

-잠시 다들 나가있어.
28
부산스러운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렸음.

-내보냈다.
-뒤에 김민혁이랑 오창수도 물리세요.
-ㅇ발 진짜 소름돋네. 야 늬들도 나가.

뒤에서 팀장님! 하는 웅앵웅 소리 들리는데 나가란 말 안 들려! 버럭하니 얼마 후 조용해졌음.

-이제 면상 까. 새끼야.

박문대가 모자 벗고 전봇대 cctv올려다보니
29
어이없어하는 소리가 들려.

-지금 장난 하나?
-장난 둘.
-ㅇ발 소름돋네.

김팀장이 좋아하는 아재개그였음. 장난하나 하면 옆에서 누군가 꼭 장난 둘. 맞장구 쳐 줘야했지. 팀장의 권력이었음. 그때만해도 짜증났었는데...

-팀장님 말씀대로 아무리 거지같은 정보라도 알아 두면 다 쓸데가 있네요.
30
-하...

음성 분석 결과는 테스타 박문대라고 나왔겠지. 정교한 음성 변조 기기를 사용했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런데 면상이 진짜 박문대다? 20대 초반 애기가 어떻게 국가 정보부 미등록 부서 코드를 사용한단 말인가. 그런 생각이 들겠지.

-도와주시죠. 지금 바로. 이름은 배세진. 제 옆에 떠있죠?
31
그녀 앞에 수많은 스크린 중 제 얼굴과 이름 경력이 가장 크게 팝업되어있고, 그 옆으로 멤버들과 이미 사망한 박문대의 가족이 쭉 떠 있겠지.
눈에 선하고 그리운 풍경이었지만, 박문대는 나지막하게 말해.

-배세진. 그 사람 기록에 흰색 별 하나만 달아주시죠.
-미친놈아. 흰색은...
-만나드릴게요.
32
-...
-궁금하시잖아요. 제가 누군지.
-...새끼, 넌 뒤졌어. 달았다. 됐냐?
-다른 멤버들도 은색으로 하나씩만...
-너 진짜 장난하냐?
-장난 듈.
-아 씨ㅇ 소름돋는 새끼잖아 이거.

사회생활 오지게 했던 효과가 후생에 나타나다니. 어이없어하는 박문대였으나, 저쪽에서 체념한듯한 목소리 듣고
33
피식 웃어.

-했다. 됐냐?
-네.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마침 스케줄이 없어서요.
-...
-길건너 피방에서 기다릴게요. 근데 빨리오셔야해요. 누가 저 알아보면 튈 거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바로 건너편 pc카페로 가는 박문대.
혼자 안이 보이긴해도 어느정도 가려지는 커플석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34
15분정도 후에 누가 갑자기 문열고 들어오더니 옆에 털썩 앉아.

-팀장님, 오랜만이네요.
-...

김아름 팀장은 박문대를 알긴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냥 한국에서 요즘 뜨고 있는 아이돌이다. 정도의 소식이었음. 저가 아끼는 팀원이 좋아해서 억지로 영상 몇 개 곁들여 봐야했던 것 정도였고.
35
그런데 어쨰서인지 이새끼를 보자마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올랐음. 마치, 아주 그리웠던 누군가를 만난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다 가르쳤는데 어느날 돌연 실종된 제자를 만난 것처럼 구체적인 그리움이 밀려와서 짜증스레 말해.

-지금 아이돌쪽엔 심은 요원 없는거로 아는데.
36
-다행이네요.
-그래서. 별은 왜? 별 거 없던데 다들.
-그래서 필요합니다.
-...
-한경호 새끼가... 배세진을 노리거든요.
-하필 그새끼한테 걸렸어?

정치인 이름 들은 팀장이 짜증스레 혀차는 모습에 박문대가 쓰게 웃으며 말해.

-우리애들이 계속 빛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 하는거 봐서.
37
-음... 전 솔직하게 말씀 드리긴 할 건데... 믿지 못하실 확률이 큽니다.
-...해 봐. 일단. 그건 내가 판단하지.

그렇게 말하며 자기 클러치팩 두드리는데, 박문대는 알고있지. 저 안에... 권총 하나. 그리고 나이프 두 개는 가지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건너편 건물에 저격수 둘이 있을 텐데
38
높은 확률로 제 동기였던 김민혁과 오창수일 거라는 것도.

-일단 창수랑 민혁이좀 물러주세요. 일부러 창가 좌석에 앉았잖습니까. 상호신뢰 아닙니까?
-아 이 새끼 진짜 아까부터 소름돋게하네.

늬들 유리한 위치에 앉아줬잖냐. 좀 봐 줘라. 눈빛으로 S급 얼굴 들이밀며 불쌍한표정 연기하는 박문대.
39
팀장은 자세 그대로 유지하며 나지막하게 말해.

-대기해.

귀에서 뭐라고 쨍알대는지 미간 찌푸리는 모습 보니 알만하다 싶은 박문대가 피식 웃었음. 여전하구나 싶어서. 정말... 나 빼고 다 여전하구나 싶어서.

-일단 전 빙의자입니다.
-...

박문대는 김아름 팀장이 분명 그게 무슨 미친소리냐고
40
펄쩍 뛸 거라 예상했는데, 조금 놀란듯한 얼굴로 바라보다 이내 납득해서 오히려 눈이 댕그래져.

-왜 안 놀랍니까?
-...
-제가 아는 팀장님은...
-그게 무슨 미친 소리냐며 책상 하나쯤 부셨겠지.
-예... 맞습니다...
-...하... ㅇ발... 그래. 빙의자. 일단 말해봐.
-찜찜한데, 왜 안 놀랐는지부터...
41
-너 부터 말해.
-뭐... 예. 그러죠.

박문대는 일단 제 이야기를 했음. 류건우의 이야기였지만.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됐고, 이렇게 된 김에 데뷔했다고 하는데 어처구니없어하던 김팀장이 데뷔 부분에서 빵터져 책상을 두드려팸.

-그래서 지금 보시다시피 이런 삶을...
-하 씨 진짜ㅋㅋ
42
낄낄 웃는 모습 본 박문대는 저도 모르게 따라 피식 웃었어.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지금 박문대의 삶이 너무 좋은 것과 별개로, 류건우때 알던 이를 이렇게 만나니까 기분이 이상했음.
생각보다 그리워했구나 싶었음. 눈앞에 있는데도 붙잡을 수 없는 형상 같아서, 그리움이 봇물처럼 터져나왔지.
43
-인정하기 싫은데, 팀장님이랑 이렇게 직접 만나니... 그립네요.
-뭐가 그리워, ㅇ발, 사람 써는 일보다 이게 낫지. 아이돌질 열심히해서 나중에 나랑 셀카나 찍어줘.
-이윤아 대리님 약올리려고 그러시죠?
-그것도 알어? 너 내 밑에 진짜 오래있었구나? 아. 그렇다고 했지 참... 하. 너도 딱하다.
44
씩 웃으며 말하는데, 박문대는 이윤아 대리가 이번엔 테스타 잡았냐며 은근히 묻고. 그 중에 선아현인가 걔 잡았더라. 야. 그 엘크라고 불리는 애. 라는 말 듣자마자 피식 웃어. 취향은 그대로구나. 예전엔 브이틱에 꽃미남 멤버였는데 싶어서.

-이제 팀장님도 알려주시죠. 왜 안 놀라셨습니까?
45
-하아... 확실한 건 아냐.
-그래도 궁금합니다.
-소문이 돌았어.
-소문?

김아름 팀장의 말을 듣던 박문대는 점점 놀라고 있었음. 그러니까 팀장의 말을 빌려 보자면, 최종 결정권을 가진 부서, 이름도 없는 그 부서에서 얼마 전부터 명패없는 김팀장네 부서까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은
46
최종 결정권 부서의 임원 하나가 헛소리를 하다 실종됐다는 내용이었음. 저 헛소리의 내용이 문제였지만...

-평행세계가 있다는 이론은 기존에도 있었다고 해.
-...
-시스템 어쩌고. 그런 헛소리 하다 잡혀갔어. 지금쯤 아마 하수처리시설 타고 바다로 흘러갔겠지. 똑똑한 양반이 왜 그랬나 몰라.
47
-...

박문대는 이걸 나한테 말해도 되겠냐고, 지금 여기 전자기기가 몇 갠지 아냐고 물으려다가 김팀장이 손에 쥐고있는 거 보고 안도해. 박문대가 안도하는 거 보고 김아름은 어이없다는듯이 픽 웃어.

-너 이것도 알아?
-네. 자주 쓰지 마세요. 두통오잖아요.
-그건그렇지만 이게 새면 나도 끽이라.
48
끽 부분에서 혀를 차며 말하는 게, 습관도 여전하구나 싶었음. 박문대는 시스템이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다 아직 그녀가 손에 장취 쥐고 누르고 있는 거 확인하고 말해.

-평행세계라는 거군요.
-그래. 오늘 갑자기 정보부에서 네 보장번호로 연결한다고 했을 때, 소름돋았어. 유령번호였거든.
-...
49
-004281. 내가 모르는 내 부하가 있었네 싶어서 몇 년 전에 처음 발견하고 계속 뒤져봤는데, 우리팀이 했던 일에 다 들어가있더라고. 근데 난 네가 누군지 모르겠고. 제거된 요원도 아니고. 내 인생 미스테리였지.

-이상한 일이지만, 제 삶 자체가 원래 순탄치 않았으니 그냥 넘어가죠.
-그래. 넘겨.
50
이후 두 사람은 잠시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음. 대부분 시답잖은 이야기지만 그 대화 중간중간 박문대가 그 정치인새끼 오늘 저녁에 조질 거라는 암시도 있었지.
무슨 날씨 이야기라도 하듯이 평온하고 무심한 듯한 대화였지만...

-여튼. 또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지 마라.

김팀장의 농담이었음.
51
-예.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박문대가 일어나니 그녀가 피식 웃으며 말해.

-야. 근데 넌 별 안 달아도 되겠냐?
-오늘 자정 이후에 달아주세요. 저새끼가 제 정보 열람하게 둬야 하니까.
-알았다. 가라. 춤 열심히 추고. 노래도 열심히 하고.
-...
-밥 잘 챙겨먹고. 건강해라.
-예... 팀장님도요.
52
성의없는 화답인사에 김팀장이 피식 웃었음. 박문대가 나간 후, 그녀는 의자에 늘어진 채 잔뜩 찌푸리며 미간을 주물러. 어이없게도 눈물이 날 것 같았어.
저가 손수 키운 요원들 순직 시,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해서 유족 집에 방문하던 날에나 느끼던 기분이 들었지. 즉, 내새끼 보내는 기분이었어.
53
물론 그나마 가족이 있는 요원일 경우였고. 대부분은 고아 출신이 많았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도 보험회사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교통사고나서 인생을 마감한 것으로 기록되는 숱한 동료들과 부하들을 떠올리던 김아름은 아 맞다 셀카... 중얼거리며 피식 웃어. 다음에 만나서 찍지 뭐. 하고.
54
박문대는 아까 구매한 선불폰 중 하나를 뜯어 주머니에 넣었음. 들고 나온 뵤 휴대폰 보니 아직 연락은 없었음. 다행히 그놈이 권력으로 정보 열람 전에 별 달아서 막았구나 싶었지.
그놈이 아쉬운대로 미끼를 물면 이젠 유일하게 정보 조회에 문제없는 제게 연락이 올 거고. 안 오면 더 좋고.
55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몸살약도 사가는 센스. 저보다 한참 어린 애인(여기선 연상이라지만)이랑 사귀게 됐다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박문대는 평소 뵤한테 엄청 잘했음. 물론 티벳여우 표정으로 잘했지만, 그 다정함을 뵤는 잘 알고 있었지. 뵤만 알아주면 되니 박문대도 이 컨셉을 고수했음.
56
숙소에 돌아가 아직 자고있는 뵤 곁을 지키며 머릿속으로 설계들어간 박문대.

'일단 김예쁨 팀장님이 약속만 지켜 주면, 아마 지키겠지만. 자정에 내 정보에 락걸릴 예정이니, 그 전에 처리하자. 여기서 가장 가까운 목욕탕은 안양인가...'

오랜만에 거대한 욕조랑 예쁜 하늘색의 액체가 찰랑거리는
57
목욕탕을 떠올린 박문대가 부르르 몸을 떨어. 저도 그닥 좋아하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가장 깔끔한 방법이었지. 쓰레기 버리는데에는 제격이니까...
국회의원 실종사건 정도면 빅뉴스감이지만, 실종자가 한경호라면 최고 결정권 부서에서도 별 말 없을거라 믿었음. 어차피 쓸 패로 킵해둔 놈이니까.
58
이 정도 패면 김팀장이 알아서 케어해 줄 수준은 됐고... 생각하는데 박문대 폰으로 문자옴.

>아기유령. 그놈 건은 평화롭게 대화로 해라.

귀신같은 김예쁨... 내 계획은 어찌 알고... 생각하다 아 맞다. 나 얘한테 배웠지 참. 하고 인상 팍 찌푸리는 문대.
건너편에 누워있던 큰세진은 아까부터
59
심각한 얼굴의 박문대 향해 말해.

-문대문대.
-왜.
-뭐 화났어? 얼굴이 왜 그리 무서워. 사람하나 죽일 것 같아.
-어떻게 알았어?
-아, 진짜 무섭다고오~

큰세진이 웃으며 네가 농담하면 진짜 같다고 하는데, 박문대는 이를 까득 갈며 찌푸려.

'죽이지 말라는 거 보니 나중에 쓸 일이 있나본데...'
60
쥐똥만한 국가에서 위에 똥싸는 새끼들이 많으니, 똥 치울 패가 유독 많이 필요하긴 했음. 박문대는 아쉬워 혀를 차.

'사람 고쳐쓰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말이지...'

그리고 이날 저녁. 놀랍게도. 고쳐 쓸래야 그럴 수 없을 만큼 폐품인 새끼한테 박문대에게 연락이 왔고, 그걸 본 문대는 그저 웃어.
61
한경호라는 국회의원은 런닝머신 뛰며 박문대라는 청년이 미끼를 덥썩 문 걸 보고 피식 웃어.
역시 부모없이 가난하게 자란 것들은, 지금 돈을 얼마나 벌든간에 어떻게든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연줄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나는 녀석들이라며 자조해.
그래도 오랜만에 젊은친구 만나는데 벌크업이라도
62
해야겠다며 운동하며 제 옆에서 같이 뛰는 경호원에게 물어.

-박비서가 뭐래?
-쉬운 놈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요즘 이름 많이 날리고 있어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빠른 속도로 뛰는데도 호흡 흐트러짐도 없는 제 늠름한 경호원을 향해 만족스럽게 웃어준 틀딱이 기대된다고 중얼거려.
63
나름 정장까지 갖춰입고, 젊은친구들 데려가 주면 좋아하는 정치인들만 사석 예약 받는 한정식 집까지 직접 차로 에스코트해주는 새끼 보며 박문대는 혀를 차.
그래도 보통 여지를 줄 텐데 이새끼 처음부터 아주 대놓고 티를 내는구나 싶어서.
동행인원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경호원 둘이었고, 박문대는
64
이런저런 말 건네는 정치인 옆에서 쫄아든 청년 역에 몰입하는 중이었음.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창밖만 살피고. 마치 이 만남이 불안하고 긴장된다는 듯한 모습만 보였음. 사실 차 언제쯤 세우는 게 좋을지 각재고 있었던 거지만.

-...래서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지 않을까 기대하고있어요. 문대군.
65
그렇게 말하며 은근히 박문대 허벅지를 제 손등으로 쓰다듬는데, 이쯤하면 많이 참았따 싶었던 박문대가 저놈 얼굴 똑바로보며 말해.

-그래서... 의원님께서는 저를 여수 별장으로 데려가는데까지 얼마나 계산하셨습니까?
-!?

끼이익- 하고 차가 멈춰섰음. 산중턱에 있는 가게 가는 중이라 망정이지,
66
일반 도로였으면 대형교통사고감이었기에 박문대가 짜증스레 말해.

-운전 제대로 안 하냐? 도로 한복판이면 뒈질 수도 있어. 한경호, 당신은 살고 싶으면 가드부터 갈아야겠어. 저딴 놈으로 누굴 지킨다고.

앞에 경호원 둘이 거울로 박문대 보는데, 옆자리에 있던 남자가 하하. 웃으며 말해.
67
-우리 문대군, 생각보다 재미있는 친구였네. 뭐라도 들었나 본데...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되는지, 군침이 싹 돈다는 얼굴이야. 그래. 안다 이 새끼야. 너 기 쎈 놈 좋아하는 거. 혐오스러운 표정 숨기지 않은 박문대가 차 문 열려고 해도 안에서 잠겼는지 안 열려. 저놈 얼굴이 더 의기양양해지는데
68
박문대 역시 의기양양한 얼굴로 문쪽 옆판 틈새로 손가락 밀어 넣더니 그대로 뜯어내고 안에 선 중 두 개를 골라 뽑아냈음. 순식간에 남자 얼굴색이 변하고, 박문대가 문열어재끼고 밖으로 나가니 경호원둘이 먼저 튀어나와.

-타시죠.

그렇게 말하며 조수석에 있던 놈이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음.
69
뒷좌석에 앉은 놈도 실실 웃으며 재미있다는 듯이 문대가 내린 쪽으로 상체 기울여 올려다보며 말해.

-문대군. 여긴 차도 안 다니는 산길이야. 타. 데려다 줄게.

경호원이 강제로 태우려고 문대 팔 잡은 순간, 박문대는 그대로 남자의 귀 부분을 주먹으로 강타했음. 너무 갑작스러운데다가 제대로
70
급소를 맞아 고막 터진 남자가 어지러움과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털썩 쓰러지자마자 운전석에서 내린 경호원이 달려들었어. 공격할 생각보단 아이돌 하나 포박하려는 생각이 큰 움직임이었기에 박문대는 당연히 쉽게 피하고, 손으로 그의 목 울대 부분을 세게 퍽 치고, 숨 제대로 못 쉬며
71
켁켁대는 놈 뒷머리를 잡고 차에 가져다 박았음.
마빡 깨진 채 바닥에 털푸덕 쓰러진 놈 보다가, 조금 전 귀 얻어 맞은 새끼한테 다가가 명치 콱 밟는 박문대.
둘 다 잠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차 헤드 부분 짚고 고개 숙여 안쪽 들여다보며 말해.

-한경호 의원님. 나오시죠. 개새끼야.
-...하...
72
남자가 나와서 저벅저벅 걸어와 코앞에 섰는데, 190넘는 신장이라 그런지 올려다봐야하는 게 빡친 박문대가 인상 팍 찌푸리니 굉장히 여유있는 얼굴로 말해.

-문대군. 재미있네. 그렇게 싸우는 건 일반 군에서 안 가르치는데. 아, 자네는 군필도 아니잖아?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 기울이며 물어.
73
-어디서 배웠어?
-말해도 넌 몰라.
-흠... 나 정도 위치면 정보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아. 문대군.

일부러 여유있게 말하며 턱을 쓸어내는 저 손짓이 불쾌해서 짜증스레 말해.

-당신같은 인간 하나쯤 변기에 버려도 끄떡 없을 곳이라고 해두지.
-...
-너 정도 되는 새끼니, 이쯤하면 알아듣겠지?
74
남자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지만, 문대는 생각할시간을 주는 대신 올려다보는 게 짜증난다고 읊조리며 방심한 남자의 무릎 약간 위쪽을 걷어찼음. 저 정도 무게면 이 쯤이 정확하다는 계산에서 나온 행위대로 깔끔하게 무릎이 역으로 꺾였음. 물론 박문대 발목도 삐끗했지만.
75
비명 내지르며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진 놈을 내려다보던 박문대는 류건우였던 시절 그의 파일에서 봤던 일들이 떠올라 더 패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먹 쥐며 말해.

-팀장님께서. 대화로 평화롭게 해결하라 하셨거든.
-크윽! 이, ㅇ발 새파랗게 어린새끼가!
-참고로, 내 주먹의 이름이 대화고.

빠악!
76
-내 팔꿈치 이름은 이름은 평화야.

뻐억!

이번엔 코를 정확히 가격하며 국회의원 하나 쥐잡듯이 조지는 박문대. 슬슬 정신 차리려는 경호원 둘도 마저 조져놓고 나니 발목은 아프고, 그 중 하나는 숨이 넘어갈 것 같았음.

-하 씨... 내일 사녹인데...

꽤 씨게 삔 것 같다 생각하며 혀 차는 박문대.
77
-크헉, 커억...

코피 줄줄 쏟으며 무릎도 부여잡아야하고, 하여간 바쁜 새끼 앞에 쭈그리고 앉은 박문대가 흐트러진 포마드 머리를 툭툭 치며 말해.

-야. 한경호.
-크윽, 커흑...
-새끼, 쪽팔리지도 않냐? 해병대 나온 새끼가 고작 이거 쳐맞았다고... 전우가 울겠다. 울겠어.

빠악!
평화 한대 더.
78
-야. 할 말 있으니 아직 정줄 놓지 마. 새끼야.

기절할 정도로 팬 것도 아닌데 엄살떠는 게 어이없어서, 박문대는 저놈의 턱뼈가 각지기 시작하는 부분 바로 아래를 손으로 콱 눌러잡으며 말해.

-경호야. 똑똑히 들어. 네 사유지에 또 누군가 데려가면, 그땐 너 작업들어갈 거야.
-커흑... 흐엌...!
79
-그러니 착하게 살아. 만약 내가 또 널 찾아오게 되면, 그땐 이렇게 말로 안 끝나.

이미 쪼까 팼으면서, 마치 말로만 한 것처럼 굴고 있었지만, 지적할 이가 없으니 박문대가 평온한 어조로 말을 이어.

-착하게 살아. 착하게.
-크윽... 어읔...
-대답해야지.

그가 고개 끄덕이는 모습 지켜본 문대는
80
목을 비틀어 잡고 있던 손을 놔 주고 일어나 평화 한번 더 갈길까하다가 팔꿈치가 아파서 관둬.

'역시 생존으로 단련된 근육이랑 춤으로 단련된 근육은 다르네... ㅇ발... 손목도 나간 것 같고...'

발목아파 절뚝거리며 운전석에 올라타 거칠게 차 꺾어 산길 내려가기 시작하는 문대. (특:무면허)
81
cctv닿지 않는 곳까지만 몰고가서 내리니 저짝에서 손 흔드는 김아름 팀장이 보여.

-한가하세요?
-내가 깜빡한 게 있거든.
-뭔데요?

불안해하며 다가가니 그녀가 박문대에게 고개 바짝 붙이고 휴대폰 들어 올리며 말해.

-너랑 셀카 찍었어야했는데. 까먹어서.
-...
-겸사겸사 태워다줄 테니 웃어라.
82
이 몸은 박문대인데 신기하게도, 김팀장에게 항상 졌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해사하게 생긋 웃어주는 박문대. 브이까지 해줌.

-타라. 태워다 줄게.
-예...

차타고 가는 내내 딱히 별다른 대화를 하진 않았음. 그냥...

-배씨가 네 애인이야?
-예, 뭐...
-도둑놈의 새끼.
-압니다... 아프니 그만하세요.
83
-허 참. 어이가 없군. 완전 핏덩이를...
-현실은 제가 연하입니다.
-푸하하핰!

핸들잡고 빵터진 김아름 팀장 보는 박문대 표정 세상 떨떠름한 티벳여우임.

-야. 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뭐 없어?
-입 싹 닫긴 너무 신세지긴했죠?
-콘서트 티켓이나 보내. 나랑 사진도 찍어주고.
-두 장?
-한장만ㅋ
84
-그러다 이윤아 대리님 진짜 울어요.

안다며 킥킥대는 팀장 보며 테스타 멤버들은 본적 없는, 저도 모르게 피곤한 얼굴로 웃는 박문대.
늘 작전 끝나고 전원생존 확인한 후에야 안도해 웃는 건우 특유의 미소였음. 그 얼굴 흘긋 본 팀장이 픽 웃으며 덧붙여.

-셀카는 윤아 앞에서 나랑만 찍자.
-...
85
.
.
.
***
.
.
.
86
소란함에 눈 뜬 뵤는 멤버들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서 부스스 일어나 앉아 두리번거려.
거실이 꽤 시끄러웠음. 누가 붙여 준 건지 이마에 해열패치 붙인 상태로 눈 꾸시꾸시 비비며 방 나선 뵤는 거실에 앉아있는 문대와 주변 둘러싼 멤버들 보고 갸웃해.

-뭐야 다들?
-세지니형! 이 형 봐여!
87
-무, 문대가... 혼자 산책 가더니... 다, 다쳐서 돌아왔어요...!
-...뭐?

당황해 호다닥 다가온 뵤는 발목에 붕대 감고 손등에 멍든 문대 보고 놀라 눈 크게 떠.

-야, 너! 왜 다쳤어!? 설마 ㅆ...

뭔가 말하려다 입 다무는 뵤. 아냐. 주먹에 상처났다고 다 주먹질한 건 아니지. 아닐 거야. 침착하게
88
살피는데, 아무리봐도 얘... 누구 패고 온 것 같단 말이지. 근데 침착하고 은근히 의기양양한 티벳여우 얼굴인 걸 보니 이긴 건 맞는 것 같고. 확실하게 손도 쓰고 온 것 같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잖아. 너 이리와봐. 하고 손잡고 방으로 끌고가며 절뚝거리는 거 보고 환장하겠지.

-무슨 일이야?
89
-별 일 아닌데요.
-야, 너 대체 밖에서... ...!!!

갑자기 와락 끌어안아 당황하는 뵤. 얘, 얘가 이럴 애가 아닌데? 싶어 아 좀 놔봐. 야 너 이야기 중에 이러는 게 어딨어! 하며 벗어나려는데, 나지막한 목소리로

-형, 너무 움직이지 마요. 저 아파요...

속삭이는 문대.

-미, 미안! 괜찮아!?
90
-...아파요. 형은요?
-난... 괜찮아... 아까 약먹고 다시 자서 그런지 괜찮아졌어.

침착하게 대답하며 문대 마주 안아주는 뵤. 얘가 대화 도중 이렇게 얼버무리려고 하는 건 처음이라 못마땅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정이 있었겠거니...하고 맏형 모드로 말해.

-무슨일인지 말하기 싫은 거지?
-...
91
싫은 건 아니지만, 곤란하긴 했지.
언젠가 시간이 더 지나면 네게 말해줄 수 있을까. 오늘의 일도. 그리고 그 전의 일도 전부 다.
그렇게 생각한 박문대가 머뭇머뭇 고개를 끄덕이니, 뵤가 박문대 등 쓰다듬어 주며 말해.

-잘 해결한 거지?
-당연하죠.
-알았어... 그럼... 발목 말고 다른데도 다쳤어?
92
-아뇨. 괜찮아요.
-하아~ 진짜 넌 몸 좀 아껴. 제발!
-그럴게요.
-말만 그러지 말고, 약속해.
-네. 약속할게요.
-말은 잘 해... 이거 어쩔 거야. 회사엔 뭐라고 핑계댈 건데?
-대충 자다가 꿈에서 축구공 찼는데, 벽 걷어차고 발목 삐었다고 둘러대려고요.
-...

어이없는데 묘하게 납득되는 핑계임.
93
이후 박문대는 완벽하게 연하남 모드로 변했음.
평소처럼 무표정한 티벳여우이긴 하지만, 아픈 형이 걱정된다는 핑계로 한침대에 누워서 뵤를 안고 안 놔줌.
덕분에 미안하지만, 오늘 다른 방에서 자면 안 되겠냐고 묻지도 않고 큰세진을 내보내는 쾌거를 이뤄냄. (큰세야 미안하다 그렇게 됐다)
94
그리고 아프다는 놈이 말이야. 어. 쉬어야지. 쉬지도 않고 올라타려 들어서 뵤들짝 하게 만듦.

-야, 너 다리 다친애가!
-...그럼 형이 올라오면 되겠다.
-야! 안 돼! 오늘은 무조건 쉬어야해! 그, 그리고 나도 아까 열 났거든!? 쉬어야하거든!?

새빨개진 뵤가 쮝쮝대는 모습 귀엽다는 듯이 보는 티벳
95
뵤는 평소에도 스트레스받으면 미열이 났는데 지금은 괜찮아 보이고, 다리 한쪽 안 쓰고 하는 것 정도야 괜찮다고 생각한 박문대였지만...

'애들 장난도 나쁘지 않지.'

그렇게 생각하며 뵤 품에 안겨 어쩐일로 응석부리는 티벳여우 한마리 여기에 있는 것임.
뵤는 문대가 흔치않게 대놓고 치대는 게
96
조금 기뻐서, 괜히 입술 씰룩거리는 거 감추려고 입술 안으로 꾹 말아 넣고 문대 꽉 안아줌.

-형. 저 목졸리는데...
-...
-...숨막히는데.
-...
-2분 정도 더 이러고 있으면 기절할 것 같은데
-...

팔에 힘이 약간 풀어졌지만, 놓아주진 않아서 문대는 뵤의 마른 가슴에 고개 파묻고 크게 호흡해.
97
한참 후, 몇 시인지 가늠도 안 될 정도가 되어서야 먼저 입 여는 문대.

-형.
-응.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진 못하겠지만...
-응.
-내내 한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슨 생각?

뵤가 차분하게 들어주니 문대는 저가 내내 느꼈던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할지 몰라 그냥 나오는대로 뱉어.
98
-다음 달 7일 오프때, 형이랑 둘이 진짜 끝내주는 휴가를 보내야겠다고.
-...

뵤는 좋아한다는 말 백마디보다, 자기 시간을 너랑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말해주는 것이 박문대식 애정표현이라는 것을 알기에 푸흐흐 웃으며 끄덕여.

-...그래. 진짜 끝내주는 휴가 보내자.
-좋아요. 꼭 그래요 우리.
99
휴 길었다 -ㅅ-)
문대배세 베이스 류건우 과거 날조 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왕왕왕 날조라고 하실까봐 괜히 찔려 덧붙이자면, 원래 취향이 특수부대/비밀요원 쪽이라... 걍 제 취향 버무려봐뜸 ^_^; < << <
100
흰별 은별 문의에 대한 답 = 국가 보안 레벨 개념이라고 상상하며 썼어요. (실제는 다른 등급이겠죠?)

제 설정은...

동별 = 경찰에서 신원 조회 불가 등급
은별 = 검찰에서 신원 조회 불가 등급
금별 = 정부기관 정보부에서 조회 가능 등급
흰별 = 정부기관 관리부 '관리자급'에서 조회 가능 등급
101
금별까진 좀 특수한 케이스구나. 하는 경우인데.
흰별은 정보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자기가 딱 한 사람만 지정할 수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정하면 뭐가 좋은가 = 정보쪽으로 건드리지도 못하거니와 요원이 뭔가 일을 당해서 사망했을 때 유족처럼 수혜를 대신 받음, 그리고 젤 중요한 건
102
전시상황 닥칠 경우 우선 피난권 주어짐.<<<
전쟁 터졌다 > 군에서 급히 직접 픽업 옴 > 헬기태워 안전구역으로 보냄 정도의 특권.
사실 이건 장군이상 군사집안 직계가족에게나 적용되는 거긴 한데, 그냥 우리 건우는 능력 쩔고 김예쁨 팀장님도 말이 팀장이지 개쩌는 위치라 (무허가 조치권 소유)
103
가능하지 않을까 ^.^)~ 하는 생각으로 그냥 쓴 허구의 등급임다~
104
이 썰은
x.com/Big_Kims_Dick/…
여기에
백업해두었읍니다
(알림창에 가끔 보이는데 편하게 보시라고 링크 걸어둠ㅋㅋ
Actions
What You Can Do
  • Export as PDF or Markdown
  • Batch Export to Notion
  • Bookmark & Highlight
  • Screenshot Tweet
Create Free Account

Includes 7-day Premium trial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