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을 켰다. 상태이상의 남은 기한은 한 달. 박문대는 생각했다. 이번에야말로 죽겠구나. 그 다음부터는, 상태이상을...

@H_yang2
양이@H_yang2
14 views Oct 03, 2026 ~8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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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켰다.
상태이상의 남은 기한은 한 달.
박문대는 생각했다. 이번에야말로 죽겠구나.
그 다음부터는, 상태이상을 해결하는 대신 후회 없이 남은 생을 살려고 애썼다.
결국 상태이상의 남은 기한이 0이 된 날. 박문대는 차에 치여 죽었다. 다행히 큰 고통은 없었다.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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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들리는 비명과, 119에 신고하는 목소리, 차에 치인 사람 박문대 아니냐는 말까지. 여러 소리가 섞여서 시끄러웠다.
박문대는 눈을 떴다. 피로 젖은 아스팔트 도로, 그 도로에 널브러진 박문대가 보였다.
박문대는 상태창을 켰다. 언제나 변함없는 상태창 속, 이질적인 문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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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이상:귀신
[귀신]
: 이미 죽었으므로, 존재감이 지워집니다.

"……."
그 말 그대로, 누구도 박문대를 알아보지 못했다. 말을 걸어도 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박문대는 테스타에게로 갔다.
박문대가 찾아갔을 때, 테스타는 박문대의 시체를 앞에 두고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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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는 박문대의 이름을 부르고, 각자 할 말을 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짓말이지, 말도 안 돼, 네가 왜…… 어지럽게 쏟아지는 말들. 박문대는 그 모든 말에 대답해 줬다.
"나도 죽고 싶지 않았어."
"X발, 진짜, 박문대…… 이렇게 가는 게 말이 되냐고, 우리 보고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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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은 걸 어쩌겠냐. 너희라도 잘 살아야지."
비록 테스타는 그중 어떤 말도 듣지 못했지만.
박문대는 괜히, 죽은 몸에 손을 뻗었다. 손은 그대로 미끄러졌다. 박문대의 몸에 다시 빙의되는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뒤로는 뭐. 정신이 없었다.
우선 팬들과 인터넷이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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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현실 부정, 추모글, 약간의 어그로와 악플. 문대는 회사 직원이 인터넷 모니터링을 할 때 끼어서 그 모든 글을 봤다.

-우리 문댕댕.. 네가 너무 착해서 하늘이 일찍 데려갔나 봐. 그곳에서 행복하길. # 누구보다_빛났던_우리의달 # 사랑해_문댕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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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기사 보고 꿈인 줄 알았어. 사실 아직도 안 믿어져. 왜 문대가 죽어? 너무 갑작스럽잖아...
-타팬인데 기사 보고 오열했다.... 평소 노래도 잘 부르고 어른스러운 것처럼 보여서 호감이었는데. 박문대 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 행복하세요.

테스타는 테스타대로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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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준비하고, 여론을 상대하고, 개인적으로 슬퍼하느라.
한 달이 지나, 테스타는 겨우 숙소로 돌아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현관문을 연 류청우는, 그대로 주저앉아 울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긴 든 모양이라고, 문대는 담담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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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조용히 류청우의 등을 두드렸다. 류청우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몇 달 뒤, 테스타는 컴백했다. 곳곳에 박문대의 흔적을 흩뿌려 둔 채였다.
"……일부러 뮤비 시작에 달을 넣었습니다. 중간중간 형이 나왔을 부분을 비워두고, 127section 때의 드론과 형의 사진도 비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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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을 앞둔 어느 날. 납골당에 찾아온 김래빈은, 뮤비에 대해 이리저리 늘어놓다가 입을 꾹 다물고 눈물을 떨궜다.
"알아, 봤어."
박문대는 대답했다. 김래빈은 아무것도 모르고 유골함만 보며 울었다.
테스타는 그 컴백을 시작으로, 어떻게든 나아갔다. 여섯 명으로라도 활동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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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이 지나갔다. 12월 15일, 문대의 생일이 되었다.
테스타는 케이크를 사 왔다. 불을 끄고, 초에 불을 붙였다. 초는 작년보다 하나 늘어나 있었다.
까만 공간 속, 촛불이 흔들거렸다. 잠시 케이크를 응시하던 테스타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손뼉을 치며 노래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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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문대의……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는데도, 테스타는 꿋꿋이 노래를 이어나갔다.
문대는 노래가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불은 꺼지지 않았다. 평소처럼 흔들거리기만 할 뿐.
……당연하지. 귀신이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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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는 한참 케이크를 응시하다가, 고개를 수그리고 울었다.
박문대는 촛농이 뚝뚝 흐르는 케이크를 보다가, 울고 있는 테스타를 보았다.
차라리 아예 사라지면 편할 텐데.
상태창을 켰다. 상태이상은 여전했다.
누가 그랬던가. 보내는 사람만큼 떠나는 사람도 힘들다고. 딱 그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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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는 게,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죽고 나서 처음으로, 박문대는 울었다. 테스타에게 힘껏 손을 뻗었다. 닿지 못했다. 끌어안는 흉내라도 내면서 우는 게, 문대한테는 최선이었다.

***

시간이 지나며 테스타는 점점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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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역시 문대가 없는, 6명의 테스타에 익숙해졌다.
테스타는 해체했다. 처음 계약한 지 10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문대는, 그 순간 내내 테스타의 옆에 있었다.
누군가 술을 들이켜 가며 앞날을 고민할 때도, 문대가 있었으면 괜찮은 해결책을 제시해 줬을지도 모른다고 중얼거렸을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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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를 통해 처음 테스타가 됐던 날의 기억이 선명한데. 이제 테스타란 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
테스타는 개개인의 삶을 이어나갔다. 해체하며 만나는 횟수는 적어졌지만, 테스타는 여전히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했다.
테스타는 문대의 생일과 기일을 꼬박꼬박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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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의 생일날엔 케이크를 사 오고, 기일엔 문대가 좋아했던 음식들을 차려두고. 문대는 테스타가 비워둔 자리에 앉아, 테스타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테스타는 분주하게 주방을 오가고 있었다.
"어차피 난 먹지도 못해."
"……."
"아무리 말해봤자 못 듣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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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테스타는 문대의 기일이나 생일이 오면, 눈물을 참지 못한다. 언젠가 그들은, 귀신으로라도 나타나 주면 안 되는 거냐고 따지며 울었다. 정작 문대는 그때도 테스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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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흘렀다. 멤버들은 하나둘 결혼했다. 다들 결혼식장 멤버들의 자리 근처에, 의자 하나를 비워둔 채로.
문대는 그 의자에 앉았다. 아무도 듣지 못할 테지만 열심히 손뼉을 쳤다. 지인들이 모여 사진을 찍을 때에도 끼어서 찍었다. 테스타가 모여서 대화하는 걸 들었다.
"결혼 축하드려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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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맙다. ……문대가 있었으면 뭐라고 했을까?"
"글쎄…… 뻔하죠, 뭐. 무뚝뚝하게 손뼉 치면서 축하 인사 좀 했으려나.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잔뜩 신경 쓰고, 축의금은 가득 챙겨주지 않았을까요. 걔가 티 안 나게 정이 많잖아요."
큰세진은 연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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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자리를 하나 비워뒀는데, 와 줬을까 모르겠네."
"그러게요. ……근데 전 가끔, 걔가 내내 저희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오늘도 그런 기분이라……."
"……사실, 나도 조금 그렇긴 해."
류청우가 빈 의자를 돌아보며 옅게 웃었다.

***

테스타는 노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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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들은 힘차게 춤을 출 수도, 지치지도 않고 몇 분 내내 노래를 부를 수도 없었다. '테스타'를 아는 사람도 이젠 없었다.
그때까지 테스타는 문대의 기일과 생일을 챙기고 있었다.
'몇 년 하고 그만둘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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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 전에 죽은 사람. 이젠 슬슬 그 얼굴과 성격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는가.
이젠 문대의 기일이나 생일이 왔다고 울지는 않았지만, 테스타는 그날이 오면 꼭 함께 모였다. 일 년도 빠지지 않고. 문대가 그 앞에 앉아 있다는 건 끝까지 몰랐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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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는 점점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많아졌다.
가장 먼저 죽은 건 선아현이었다.
선아현은 지인들을 앞에 두고 죽을 수 있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테스타도 그 자리에 있었다.
문대는 선아현을 응시했다. 젊은 적 얼굴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주름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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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를 보고 있노라면, 옛날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났다.
박문대가 살아 있던 시절.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갔던 그때.
삐- 드라마에서 많이 들어봤던, 그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돌발!]
상태이상: '영원한 안식을' 발생!

[영원한 안식을]
테스타 멤버들과 안식을
0/7
26
-멤버 사망 후 2시간이 지날 시, 자동 완료
2:00:00

상태창에 쓰인 시간이 닳기 시작했다.
"……문대야?"
문대는 고개를 들었다.
젊었을 적의, 그 잘생긴 모습으로 돌아온 선아현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문대야. 문대지……?"
누군가와 상호작용하는 게, 얼마만이더라. 문대는 잠시 심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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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현아."
"보고 싶었어……."
"알아."
그동안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문대는 울먹거리는 선아현의 등을 토닥였다.
더이상 말을 더듬지 않는다는 걸 빼면, 얘는 정말 그대로였다. 외모까지 젊을 때로 돌아와서, 수십 년 전으로 되돌아온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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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기엔, 다른 멤버들의 얼굴은 그대로 늙어 있긴 했지만.
문대는 고개를 돌렸다. 의사 앞에 서서 울고 있는 테스타를 보았다.
"……안 울어도 되는데……."
선아현은 안절부절못하며 손을 뻗었다. 당연히, 그 손은 테스타에게 닿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
선아현은 말없이 손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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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는 모르는 척 물었다.
"그동안 잘 살았어?"
"……어느 정도는. 그치만 문대 네가 있었다면 더 잘 살 수 있었을 거야."
선아현은 문대의 손을 붙잡았다.
선아현은 바쁘게 온갖 말을 늘어놓았다. 문대는 선아현의 손을 꽉 잡은 채로 모든 말을 듣고, 대답해 줬다.
문대는 시간을 흘끗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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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있었던 일과 감정들을 털어놓다 보니, 시간은 금방 갔다. 남은 시간은 10분.
선아현에겐, 네가 여기 있을 시간은 2시간밖에 안 된다는 얘기는 대충 해 뒀다.
"시간이 별로 안 남았네."
"응…… 근데 2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데?"
"나도 그건 아직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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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너도 함께 가는 거지?"
"아니."
"……어?"
"난, 다른 애들 데리고 갈게."
"……."
"넌 먼저 가 있어."
'안식'이란 게 정확히 뭔지.
심지어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견딜 만 했다. 길어봤자 십수 년만 견디면 될 테니까.
32
사라지는 것도 나쁘지 않고, 사후세계가 있어서 테스타를 다시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막연히 테스타를 지켜보기만 하던 과거에 비하면, 나았다.
머뭇거리며 팔을 붙잡는 선아현을 응시한 문대는, 옅게 웃었다.
"잘 가, 아현아."
"……응."
시간이 닳았다.

1/7

숫자가 하나 늘어났다.
33
텅 비어버린 공간을 보다가, 문대는 몸을 일으켰다.
아직 울고 있을 테스타에게 가 봐야 했다. 비록 문대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었지만.
걸음을 옮기며, 박문대는 생각했다.
선아현과는 진짜 작별하게 됐구나. 이젠 선아현을 지켜볼 수도, 그 곁을 지킬 수도 없었다.
34
선아현이 영원히 사라진 건지, 아닌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박문대가 죽었을 때, 다들 이런 심정이었으려나.
'그러니 이렇게 울었겠지.'
문대는 조용히 눈가를 문질렀다. 물기가 조금 묻어나왔다.

***

몇 년에 걸쳐서, 멤버들이 한 명씩 죽었다.
문대는 멤버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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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문대가 함께 가지 않는다는 점을 신경 쓰면서도, 문대와의 재회에 만족하며 미소 짓는 낯으로 떠났다. 문대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웃어주었다.
멤버들이 떠나고, 문대는 조용히 울었다.
상태창을 켰다.

5/7

남은 멤버는 두 명. 박문대 자신과, 큰세진.
문대는 큰세진의 곁을 지켰다.
36
홀로 남은 큰세진은, 자신만큼이나 외로워 보여서.
벌써 5명이나 보내서 그런가. 마음이 허했다. 눈앞에 큰세진이 있는데도, 다른 멤버들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나이 든 큰세진은 부쩍 혼잣말을 많이 했다. 정확히는,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을 향한 말을.
37
"이건 아현이가 좋아하던 건데…… 아현이는 문대랑 만났으려나."
"보긴 했지."
문대는 대답했다. 큰세진은 아무것도 모르고, 대답이라도 듣고 싶은데, 하고 중얼거렸다.
마침내, 큰세진이 죽는 그 순간이, 찾아왔다.

[2:00:00]

숫자를 본 문대가 한 번 심호흡했다. 이제 곧, 모든 것이 끝난다…….
38
"……문대?"
"오냐. 박문대다."
"……."
박문대는 익숙하게 큰세진의 등을 두드렸다. 죽은 멤버들을 배웅하는 것도 벌써 6번째. 자신을 보자마자 우는 멤버를 달래는 것도 6번째다.
"오랜,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어. 이제야……, 이제야 보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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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세진은 사정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얼마나 박문대를 그리워했는지를 털어놓았다. 문대는 큰세진의 등을 토닥이며 모든 한탄을 들었다.
한참이 지나고, 큰세진은 문대를 끌어안은 손을 놓았다.
"너 진짜, 그렇게 일찍 죽는 게 어딨어……."
"나도 뭐…… 죽고 싶어서 죽었겠냐."
40
"……그건, 그렇지."
"나도…… 힘들었다."
박문대는 거의 처음으로, 아무 말이나 늘어놓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 자신이 느꼈던 감정. 큰세진은 아무 말 없이 모든 푸념을 들었다.
큰세진에겐,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2시간밖에 안 된다는 걸 대충 설명해줬다.
"2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데?"
41
"그건 나도 몰라."
"다른 멤버들은?"
"먼저 갔지."
"……너만 남겨두고?"
"다른 멤버들도 가고 싶지 않아 했어."
문대는 그들을 떠올렸다.
차유진과 김래빈은 같이 가고 싶다고 했고, 류청우는 조심스럽게 괜찮냐고 물어봤고, 배세진은 함께 있으면 안 되냐고 물어봤고, 선아현은 머뭇거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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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결국은 떠났지만.
……다들 떠난 후로는, 몇 년 동안이나 그들을 보지 못했고.
조금만 버티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견뎌왔지, 사실…… 그들이 조금 보고 싶긴 했다.
"넌 왜 안 갔어."
"나야 뭐…… 너랑 함께 가려고."
"……그래."
둘은 그렇게 대화를 나눴다.
43
서로가 함께 있을 때의 이야기, 문대가 죽은 후의 이야기, 큰세진이 늙어버렸을 때의 이야기…… 나눌 이야기는 많고 많았다.
시간이 닳았다. 문대가 그토록 바랐던, 사라지는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몇 분 안 남았네."
"……그래."
저 시간이 다 닳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44
테스타 멤버들은 어디에 있을까. 완전히 사라졌을까, 아니면 사후세계라도 있는 걸까.
그들을 다시 만날 수는 있는 걸까.
언젠가 생각했듯이, 문대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문대는 순식간에 시간이 닳고, 숫자가 달라지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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