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애 하고 헤어지면 그 다음 연인이랑 빨리 결혼한다는데 문대청려 10년 연애하고 깨지자마자 박문대가 연하의 누군가와...

문대청려 10년 연애하고 깨지자마자 박문대가 연하의 누군가와 열애설 터지고 결혼한다는 이야기 나왔으면 좋겠다
집 정문 앞에 대체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겠는 박문대가 비 쫄딱 맞은채로 서 있었으면 좋겠다
넌 왜 전화를 안 받아.
이게 반년만에 하는 첫 대화였으면 좋겠다
그렇잖아도 마음이 소란스러운데. 집에 박문대를 들여놓았다가 나중에 혼자 남았을때 남는 물리적 적막의 갭을 견디고 싶지 않아서.
결혼한다면서요. 축하해요.
그거 말고 더 할 말은 없어?
거기에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리려던걸 겨우 참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재현은 참았다고 생각하는데 박문대는 그 미세한 차이를 알았으면 좋겠고.
나한테 축하 말고 더 받고 싶은게 있나요.
빈정거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헤어진지 고작 반년만에 결혼한다는 전애인이 대뜸 찾아와서 이러고 있는 상황이 납득이 되지 않아서.
아, 축가라도 해줄까요?
기어이 한마디를 더하고 마는데, 이 물음은 지금까지 신재현이 해온 가장 중에 제일 그럴듯하게 나온 담담함이라서
그래. 그거 부탁하러 왔어. 먼저 해준다니 고맙네.
이러고 휙 돌아나가면서 대문이 무겁고 날카로운 소리 나도록 쾅 닫고 사라지면 좋겠다.
지독한 적막 속에서 환청처럼 들리는 박문대의 목소리를 떠올리다가 물에 젖은 얼궇을 길게 쓸어내림. 이럴거면 박문대를 집에 들이지 않은 이유가 없다고 조소하기도 하고.
하지만 박문대의 그 얼굴은 분명 다른 말을 하려고 왔던 거 같아서.
헤어졌던 것도 박문대의 요청이었고 그 이유를 신재현은 묻지 않은 채 마무리 지었으니까. 그때부터 박문대에대해서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게 되었으니까.
결혼한다는 거 루머라면서요.
차라리 여기서 만난 게 다행일지도 모르지. 어제 같은 대화를 하고서 만약 몇주, 몇달이 지나서 만났다면 그게 더 껄끄러울 테니까.
내가 오해했었네요.
어.
짧게 오가는 대화. 쳐다보지 않는 얼굴. 오늘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느리게 느껴지고, 박문대는 대화를 지속할 의사가 없어 보임. 그래서 억지로 몇마디를 더 꺼내는데,
그때 짧게 웃음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려보면 박문대가 이쪽으로 바라보고 있음.
조만간 다시 불러줄게, 축가,
루머라고 하지 않았나요.
진짜로 해보려고, 결혼.
할 사람이 있나요.
못 만날 것도 없지.
그래요.
넌 내가 헤어지고 고작 반년만에 결혼하는 새끼로 보였냐? 말해봐. 니 눈에 내가 그것밖에 안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