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로 반지 대신 수목장 관련 팜플렛과 계약서류 내미는 청려가 보고싶다면 🍎 이게....뭔데... 몹시 흔들리는...

🍎 이게....뭔데...
몹시 흔들리는 시선으로 청려를 바라보며 죽어달라는 건지 본인이 죽겠다는 의미인지 이새끼의 사라졌던 리셋증후군이 돌아온건지 혼란스러워하는데
🫐 후배님이랑 같은 묘에 들어갔으면 해서요
🫐 콩이도 같이 있었으면해서 가족묘로 알아봤어요. 몇군데 괜찮은 곳이 있던데 마음에 드는 곳으로 골라줄래요?
무덤덤한 얼굴로 말하는 내용에 인지부조화가와서 한참을 팜플렛을 들여다보며 되새기다가
🫐 후배님만 괜찮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 네 개까지 셋이서?
🫐 콩이
🍎 그래 콩이랑 셋이서 같이?
🫐 어려울까요?
그럼 이제 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뭘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대책이 안 서는 박문대
🍎 아니 싫다는 게 아니라....
🍎 (천장봄)(얼굴봄)(허공바라봄)(한숨)
🍎 그것보다 먼저 해야하는 말이 있지 않냐?
🫐 아. 비용은 내가 결제할 거니까 신경쓰,
🍎 그거 말고(환장) 나랑 같은 묘지에 묻히고 싶은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고
🫐 최근에 정리할 게 있어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재신 처분이나 장례랑 그 이후 절차에 대해서도 미리 정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 그런 의미는 아니에요. 지금 죽을 생각도 없고.
🍎 그럼 갑자기 왜.
🫐 나중에, 콩이가 죽으면 아마 난 자주 콩이를 만나러 갈 거에요. 그리고 내가 죽고 나면, 콩이랑 나랑 같이 있을 수 있도록 해둘거에요.
🍎 나한테도 해도 되고?
🫐 후배님에게도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듣고나니 괜히 속만 더 갑갑해져서 벌컥벌컥 물 마시다가
🍎 콩이 말고 너는.
🫐 음?
🍎 넌 안 외로워?
🫐 글쎄. 잘 모르겠네.
🍎 다시 생각해봐. 듣고 나서 이거 사인할건지 말건지 결정할 거니까.
🍎 아 빨리 생각이나 해.
🫐 경험상 외로움을 느낄 새는 없었는데, 이제 다시 시작 할 수 없으니까. 그렇네요. 나랑 콩이만 있으면 쓸쓸할 거 같아요. 콩이랑 후배님이랑 셋이 있는게 너무 익숙해져서.
🍎 오냐 알았다. 그거 내놔. 사인 할 거니까.
🍎 됐어. 그리고 하나 더 물어볼 게 있는데 이것도 똑바로 생각하고 대답해.
약간 미안한 기색인 얼굴에 대충 손 한번 휘젓고 계약서에 사인 시원하게 한 뒤에 펜 탁 내려놓고 얼굴 똑바로 쳐다봄
🍎 죽은 뒤에는 그렇다치고, 지금은 어떻게 할 건데.
그럼 약간 애매한 얼굴로 청려가 눈만 깜빡거림. 그런건 생각해본적 없다는 것처럼.
🫐 유언 집행자 선임,은 아니겠네요. 표정보니까. 미안해요. 짜증난 거 같길래 풀어줄까 해서.
🍎 넌 어지간하면 농담하지마라. 속 터지니까.
🫐 알았어요.
🍎 우리 아직 아무 사이 아닌거 알지. 나 너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안 했어.
🫐 그랬죠.
🍎 그거 안 들어도 돼?
🫐 안 들어도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 돌겠네. 야, 난 듣고 싶어. 네가 좋아한다고 하는 거 좀 들어보자. 뭔 같이 묻히고 싶다 이런거 말고
🍎 거기서 왜 고민하냐.
🫐 하하.
🍎 웃지말고 말해라. 빨리.
🫐 알았어요. 좋아해요. 정말로.
🍎 진짜 세상에 고백보다 수목장 계약서를 먼저 받는 사람은 내가 처음일거다. 아니 넌 이거 준비하기 전에 나랑 뭐 다른 걸 먼저 하겠다는 생각부터 해야하는 거 아니냐.
🍎 왜.
🫐 왜 말 안 하지?
🍎 뭘.
🫐 좋아한다고, 아직 안 해줬어요.
🍎 아니, 필요 없다고 생각했,
🫐 하고 보니까 나도 듣고 싶어서.
🍎 어....그. 나도 좋아해.
🫐 고마워요^^ 계약서는 업체에 보내기 전에 한번 더 확인하고 알려줄게요.
🫐 ^^
🍎 웃지말고 대답해라. 그거 아까 얼마인지 봤으니까. 정확하게 반반 할 거다.
🫐 ^^
🍎 야!
고백이 수목장 제안이어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