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엋 싸우는거 보고싶다 그러지 않아도 권태기였는데 얼마 전에 역대급으로 싸웠음 둘다 각자 집으로 가면서 직감적으로...

그러지 않아도 권태기였는데 얼마 전에 역대급으로 싸웠음 둘다 각자 집으로 가면서 직감적으로 한동안은 못보겠구나 느낌 그리고 착잡해진 문대는 혼자 술마시고 홧김에 신재현 연락처를 차단해버림 문제는...다음날 자기가 차단해놨다는 사실을 까먹음
[며칠 전에 그런식으로 말한 건 미안했어요.]
"한숨 자. 밥 먹을 때 되면 깨워줄게."
"어지러워서...못 자겠어요."
"그래?"
"지금은?"
"지금은 안 어지러워요."
"그럼 얼른 자."
과거의 기억이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음. 청려는 지금 그 품이 너무 그리웠음.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어쨌거나 그렇게 합리화한다면 아예 이해 못할 것도 없었음.
[문대씨 저 아파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쏟아지는 햇살에 눈을 떴음. 벽에 걸린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음. 청려는 누운 채로 멍하니 있다가 어제 보낸 문자가 떠올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휴대폰을 확인했음.
그 시각 문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 신재현이 아무래도 이번엔 먼저 연락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까...내가 생일에 집에 한번 가봐야겠다. 그날은 스케줄이 4시쯤 끝날 예정이었음. 스케줄 마치고 저녁시간에 찾아가보기로함.
[내일 7시에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문대는 그날 생각보다 스케줄이 빨리 끝나 3시에 숙소에 도착했음. 청려가 보통 6시에서 7시 사이에 저녁을 먹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6시쯤 가보기로 함. 그 전까지는...일단 좀 자자. 며칠간 이어진 스케줄 때문에
청려는 식탁 앞에 앉아 시계만 멍하니 쳐다봤음. 어느새 시계는 6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음. 후배님은 약속시간 10분 전에는 와줬는데.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아직 7시는 아니라는 사실에만 집중하기로 했음.
그렇게 9시, 10시를 가리키는 시계만 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앉은 채로 깜빡 잠이 들었음. 화들짝 놀라 눈을 떴을 때 여전히 집 안에 들리는 소리는 초침만 째깍거리는 소리뿐이었음. 시계를 보니 12시 40분이었음. 청려는 피곤한 눈을 꾹꾹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났음.
...진짜 헤어지자는 거였구나. 역시 그날 그렇게 말하는게 아니었는데. 그래도 연락 정도는 해주지.
청려는 식기까지 깔끔하게 정리하고
문대는 다음날 아침 본능적으로 눈이 떠졌음. 방 안 가득 쨍쨍한 햇살에 심장이 철렁해 휴대폰을 확인했음. 시간은 이미 오전 10시였고 자동으로 꺼진 알람 수십개가 쌓여있었음. 절망적인 심정으로 바로 청려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받지 않았음.
얘 진짜 화났나. 자기 생일에 내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연락이 없..
그런데 청려의 메세지창과 연락처를 뒤적거리던 문대가 이상한 것을 발견함. 바로 차단된 번호에 뜨는 표시였음. 그럴리가 없는데. 차단한 적은...
문득 청려와 싸우고 돌아와서 혼자
[문대씨 저 아파요.]
[내일 7시에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아프다던 날에 온 부재중 전화 두 통. 문대는 눈 앞이 아찔해지는 것 같았음. 머릿속에 다른 생각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음. 그 길로 바로 뛰쳐나가 청려의 집으로 향함.
"...문대씨?"
뛰어왔는지 숨 차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횡설수설했음. 그리고 그런 문대를 청려는 당황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얼굴로 보고 있었음.
"헤어지자는거 아니었어요?"
"...뭐?"
"며칠동안...아무 연락도 없었잖아요. 답도 안하고..."
"...미안해. 일부러 그런게 아니야. 너 연락을 못 봐서..."
"...왜 못 봤는데요?"
문대는 말하다 아차 싶어서 청려를 봤음.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문대는 청려의 눈빛이 크게 흔들리는걸 알아차렸음.
"그게 아니라..."
"차단? 왜요? 내 연락은 받기도 싫어서?"
"아니..."
"...울지마."
자기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청려는 문대에게 뭐라고 말을 계속 했음. 그마저도 점점 두서없어지기 시작했음.
"...후배님 정말 나빠요."
그 말을 끝으로 청려는 입을 다물었음.
"내가 싫어요?"
"...아니야."
"그럼 왜 그랬어요?"
"...미안해."
청려가 문대의 손을 스르르 놓았음. 문대의 손 위로 또다시 눈물이 떨어졌음.
"나 후배님이랑 헤어지기 싫어요..."
지금 입을 열면 목소리가 떨릴까봐, 문대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