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빈문대 보고 싶다. [늦은 시간에 연락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친구 분(이세진)으로부터 선생님이 국어랑...

카톡창을 켠 박문대는 제일 상단에 뜬 이름을 봤음.
[수학 과외 김래빈]
?
돈. 그놈의 돈이 문제지.
어쩔 수 없이 과외 알바를 하게 됐고, 그게... 한 번이 되고 두 번이 되면서... 젠장할.
어린 애들은 원래 좋아하지 않았음. 애초부터 어린 애들이랑은 안 맞았던 거지. 그래서 박문대는 과외를 할 때 제 개인 시간만큼은 보장하려고 노력했음.
근데 이게 뭐냐.
이번에 새로 과외하게 된 학생이 보낸 장문의 카톡은 벌써 세 개째였음.
[그대에게 항상 좋은 앞날이 있기를]
[늦은 밤에 연락 드려서 재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얼씨구.
질문한 문제들을 부니까 심지어 수학도 아니었음. 과학부터 국어까지 다양하네.
시발. 넌 내가 평균 1등급 만든다.
가보자고.
[문제 흔들렸다. 사진 제대로 찍어서 다시 보내봐. 네 풀이도 같이.]
[헉! 문제 봐주시는 겁니까? 늦은 시간인데 감사합니다. 지금 보내겠습니다!]
[그래, 풀이 보내줄 테니까 2시까지만 하고 자라.]
...시발.
내가 미쳤지. 잠도 줄여가면서 질문을 받다니. 또 문자가 오면 무시할 거라는 다짐과 함께 박문대는 비척비척 일어났음. 캔 커피를 따면서 생각했음.
새벽 3시까지 질문..을 하면 걘 대체 몇 시에 자는거지.
박문대의 얼굴이 구겨졌음. 그래, 걔를 위해서라도 새벽에 질문을 받지 말자. 이건 두 사람을 위한 거라며 박문대는 핑곗거리를 만들어냈음.
그리고 그날 밤.
[늦은 밤에 또...]
[그 시는 연인 사이를 비유해서 신하가 왕에게 보내는 시야. 화자랑 청자 착각한 것 같다.]
[12번 경제 지문, 세 번째 문단 다시 보고 플어 보고 이해 안 가면 다시 문자 보내라.]
[물리 공식 계산 실수 나왔네. 내가 보내준 거랑 비교해.]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런데 이 부분에 나오는 수익률 관계가...]
[선생님 풀이 보니까 이해했습니다. 축을 바꾸어서 계산해서 실수가 나온 것 같습니다. 다시 이런 실수 안 하도록 몇 문제 더 질문해도 됩니까?]
박문대는 쏟아지는 답변에 시계를 바라봤음. 벌써 2시야, 또.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음. 매번 이렇게 자서 별로 안 피곤하다고? 하, 웃기고 있네. 한국 교육 과정이 애들을 다 망쳐 놓네.
저번에도 다짐했지만,
얘, 내가 평균 1등급 꼭 만든다.
못 만들면.
과외 때려친다.
박문대가 커피 캔을 땄음.
.
.
점점 질문이 끝나는 시각이 늦어졌음. 기어이 4시가 넘어가자 박문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음. 어린 애들은 잠을 자야지...
[스케줄표 보내. 과외 날짜 다시 잡을 테니까.]
[헉, 선생님의 시간에 최대한 맞추겠습니다! 1주일 시간표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김래빈의 질문은 이제 2시면 끝났음.
🐶드디어 잠 좀 자겠네...
주어는 생략된 중얼거림이었음.
[선생님, 가채점으로는-]
[아마 1등급은 어려울 것 같고, 2등급 나올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새벽마다 질문 받아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선생님의 희생을 헛되게 한 것 같아 너무 죄송..(중략)]
🐻문대문대, 누구 문자?
🐶과외.
🐻아, 고딩들은 지금 기말고사인가?
🐻오~ 잘 봤대?
🐶당연하지. 1등급 받을 것 같다.
[그래. 수고했다. 열심히 했으면 됐지. 다음주에 보자.]
2등급? 웃기고 있네. 박문대는 확신했음. 걘 무조건 1등급이다. 1등급 아니면... 1등급 나올 때까지 한다.
대학생은 고딩이 기말고사를 볼 때 방학인데, 내가 방학 때까지 대학교를 나와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 기어이 집에 처박혀 있던 자신을 대학교 카페까지 끌고 온 이세진을 짜게 식은 얼굴로
🐶뭐하냐, 너. 이번에 너도 학원에서 문제 만들어야 한다며. 안 해?
🐻아니, 할 건데... 문대문대, 쟤 네가 가르치는 애 아냐?
🐶걔가 왜 여기에 있,
있네. 진짜네. 쟤가 왜 여깄냐.
정신 차려보니까 이러고 있네...
공부..하러 갑니다....
박뭔데 나도 1등급 만들어줘....plz.
제 탓이 아닙니다.
박문대 탓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