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빈문대 보고 싶다. [늦은 시간에 연락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친구 분(이세진)으로부터 선생님이 국어랑...

@mb_ido
김뇽@mb_ido
9 views Jul 05, 2026
Advertisement
1
래빈문대 보고 싶다.

[늦은 시간에 연락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친구 분(이세진)으로부터 선생님이 국어랑 과학도 끝장 났다는 말씀을 듣고 이 늦은 밤에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이 문제에 대해...(중략).. 다시 한 번 죄송하고, 좋은 밤 되십시오!]
Media image
2
뭐지. 박문대는 윙윙 울리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눈을 찌푸렸음. 현재 시각 새벽 1시... 이세진 연락은 알림을 꺼뒀고, 신재현 선배도 차단했는데 이 시간에 대체 누가 연락을 하는거야?
카톡창을 켠 박문대는 제일 상단에 뜬 이름을 봤음.

[수학 과외 김래빈]

?
3
김래빈, 얼마 전부터 수학 과외를 하게 된 학생이었음. 남을 가르치는 거에 재능도 없고, 어린 애들 성적을 책임 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안 하려고 했는데...

돈. 그놈의 돈이 문제지.

어쩔 수 없이 과외 알바를 하게 됐고, 그게... 한 번이 되고 두 번이 되면서... 젠장할.
4
저야 -> 져야

어린 애들은 원래 좋아하지 않았음. 애초부터 어린 애들이랑은 안 맞았던 거지. 그래서 박문대는 과외를 할 때 제 개인 시간만큼은 보장하려고 노력했음.

근데 이게 뭐냐.

이번에 새로 과외하게 된 학생이 보낸 장문의 카톡은 벌써 세 개째였음.
5
분명 첫 시간부터 개인 시간에 문자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박문대는 카톡창을 클릭했음.

[그대에게 항상 좋은 앞날이 있기를]
[늦은 밤에 연락 드려서 재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얼씨구.

질문한 문제들을 부니까 심지어 수학도 아니었음. 과학부터 국어까지 다양하네.
6
이세진이랑은 대체 또 언제 만난건지.. 아, 저번인가.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과외 했었을 때... 젠장. 박문대는 기어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얼굴을 구겼음. 문제 하나하나 마다 길게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내는데...깜찍하기 그지 없음.

시발. 넌 내가 평균 1등급 만든다.
가보자고.
7
박문대가 새벽에 오는 문자의 알림을 끄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날이었음.

[문제 흔들렸다. 사진 제대로 찍어서 다시 보내봐. 네 풀이도 같이.]
[헉! 문제 봐주시는 겁니까? 늦은 시간인데 감사합니다. 지금 보내겠습니다!]
[그래, 풀이 보내줄 테니까 2시까지만 하고 자라.]
8
결국 박문대는 3시까지 질문을 받아주다가 잠들었음.

...시발.
내가 미쳤지. 잠도 줄여가면서 질문을 받다니. 또 문자가 오면 무시할 거라는 다짐과 함께 박문대는 비척비척 일어났음. 캔 커피를 따면서 생각했음.

새벽 3시까지 질문..을 하면 걘 대체 몇 시에 자는거지.
9
어린 애가 그 늦은 시각까지 잠을 안 자도 되나? 아니, 애가 뭘한다고 그 시각까지 잠을 안 자고 공부를 하지?

박문대의 얼굴이 구겨졌음. 그래, 걔를 위해서라도 새벽에 질문을 받지 말자. 이건 두 사람을 위한 거라며 박문대는 핑곗거리를 만들어냈음.

그리고 그날 밤.

[늦은 밤에 또...]
10
하...박문대는 또 다시 책상에 앉았음.

[그 시는 연인 사이를 비유해서 신하가 왕에게 보내는 시야. 화자랑 청자 착각한 것 같다.]
[12번 경제 지문, 세 번째 문단 다시 보고 플어 보고 이해 안 가면 다시 문자 보내라.]
[물리 공식 계산 실수 나왔네. 내가 보내준 거랑 비교해.]
11
플어 -> 풀어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런데 이 부분에 나오는 수익률 관계가...]
[선생님 풀이 보니까 이해했습니다. 축을 바꾸어서 계산해서 실수가 나온 것 같습니다. 다시 이런 실수 안 하도록 몇 문제 더 질문해도 됩니까?]

박문대는 쏟아지는 답변에 시계를 바라봤음. 벌써 2시야, 또.
12
[그래. 근데 지금 2신데, 아직도 안 자면 학교 어떡하려고 그러냐. 이렇게 밤 새고 학교 가서 졸지 말고, 적당히 했으면 빨리 자라. 어릴 때부터 밤 새면 안 좋다.]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었음. 매번 이렇게 자서 별로 안 피곤하다고? 하, 웃기고 있네. 한국 교육 과정이 애들을 다 망쳐 놓네.
13
더 웃긴 건 박문대의 수면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문자를 보내서 죄송하다고 줄줄이 이어지는 문자였음. 와...

저번에도 다짐했지만,
얘, 내가 평균 1등급 꼭 만든다.

못 만들면.
과외 때려친다.

박문대가 커피 캔을 땄음.
14
.
.
.

점점 질문이 끝나는 시각이 늦어졌음. 기어이 4시가 넘어가자 박문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음. 어린 애들은 잠을 자야지...

[스케줄표 보내. 과외 날짜 다시 잡을 테니까.]
[헉, 선생님의 시간에 최대한 맞추겠습니다! 1주일 시간표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15
하.... 결국 박문대는 기어이 김래빈의 중구난방인 스케줄까지 수정해줬음. 기말고사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최대한 효율적으로 굴려줄 생각이었음. 공부를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김래빈의 질문은 이제 2시면 끝났음.

🐶드디어 잠 좀 자겠네...

주어는 생략된 중얼거림이었음.
16
대망의 기말고사.

[선생님, 가채점으로는-]
[아마 1등급은 어려울 것 같고, 2등급 나올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새벽마다 질문 받아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선생님의 희생을 헛되게 한 것 같아 너무 죄송..(중략)]

🐻문대문대, 누구 문자?
🐶과외.
🐻아, 고딩들은 지금 기말고사인가?
17
🐶어.
🐻오~ 잘 봤대?
🐶당연하지. 1등급 받을 것 같다.

[그래. 수고했다. 열심히 했으면 됐지. 다음주에 보자.]

2등급? 웃기고 있네. 박문대는 확신했음. 걘 무조건 1등급이다. 1등급 아니면... 1등급 나올 때까지 한다.
18
기말고사가 끝났으니 김래빈도 친구들이랑 놀겠지. 박문대는 피곤한 눈으로 커피를 마셨음.

대학생은 고딩이 기말고사를 볼 때 방학인데, 내가 방학 때까지 대학교를 나와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 기어이 집에 처박혀 있던 자신을 대학교 카페까지 끌고 온 이세진을 짜게 식은 얼굴로
19
쳐다봤음. 쟨 또 어디에 한눈이 팔린 거야.

🐶뭐하냐, 너. 이번에 너도 학원에서 문제 만들어야 한다며. 안 해?
🐻아니, 할 건데... 문대문대, 쟤 네가 가르치는 애 아냐?
🐶걔가 왜 여기에 있,

있네. 진짜네. 쟤가 왜 여깄냐.
20
나... 이제 연성 2주 후에 한다고 했는대...
정신 차려보니까 이러고 있네...
공부..하러 갑니다....
박뭔데 나도 1등급 만들어줘....plz.
21
박문대 씨가 없어서 1등급 못 받았습니다.
제 탓이 아닙니다.
박문대 탓입니다.
22
올해 고삼이 되시는 분들은 박문대 쌤의 기운을 받아 1등급 받으세요. 제 몫까지요.... 꼬옥....
Actions
What You Can Do
  • Download as PDF
  • Save to Notion
  • Export as Markdown
  • Visual Editor
  • LinkedIn & Instagram Carousel Maker
Create Free Account

Includes 7-day Premium trial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