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류건우와 만난 박문대 보고 싶다

🐶 피곤해서 그냥 자려고요.
🦅 문대야, 무리하지 말고.
🐶 네, 그럼.
박문대는 고개만 살짝 숙이고서 방으로 들어왔음. 컴백 직전이라 밥은 못 챙겨 먹었지만,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았음. 박문대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뒤, 몽롱한 정신으로 침대에 누웠음.
🐶 …누구 없어요?
사방이 막힌 것 같이 아무리 소리쳐봐도 메아리처럼 울리기만 했음.
문이 열리고, 따뜻한 색감의 방이 박문대의 눈에 들어왔음. 7평 조금 안 되어 보이는 적당한 크기의 방이 파스텔 색으로 뒤덮여져 있었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상이었음. 책상은 단정히 정리되어 있었고, 그 앞 벽은 폴라로이드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었음.
'사랑스럽게 낮잠을 잔 날'
'스스로 식사를 한 날'
'홀로 유치원 버스를 탄 날'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달칵-
박문대가 들어왔던 나무색의 문이 열리고, 작은 인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음. 어딘가 가라앉은 분위기의 소년은 박문대와 꽤 오랫동안 눈을 맞췄음.
🐶 안녕… 안녕, 건우야,
🐺 …안녕하세요.
🐶 …오늘이 며칠이니?
🐺 nn년 n월 nn일이요.
🐶 아… 몇 주 지났구나
🐺 네.
쌀쌀한 적막이 맴돌았음.
먼저 입을 연 건 류건우였음. 천천히 일그러진 박문대의 표정이 이윽고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하지만 박문대는 자신을 바라보는 류건우의 텅 빈 눈동자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기어코 눈물을 한 방울 떨어트렸음.
'내가 저렇게 작았구나.'
저 작은 몸에 슬픔이 가득 차 있어.
🐺 …형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나봐요.
🐶 응, 아주 오래 전에.
🐺 시간이 해결해 줬나요?
🐶 …아니, 시간이 해결해 주진 않더라. 그냥 아주 천천히 무뎌진 것 뿐이야.
🐶 …아주 많이.
🐺 하하, 저도 그럴까요.
입꼬리만 간신히 끌어올린 그 웃음이 박문대의 눈물보다 훨씬 더 슬퍼보였음. 박문대는 류건우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거둬 류건우를 한품에 껴안았음. 천천히 등을 토닥여 주니 평온하던 류건우의 호흡이 점차 흐느낌으로 바뀌었음.
그 짧은 문장에 축축한 물기가 서려 있었음. 류건우가 가장 듣고 싶었을 그 한 마디. …박문대가 15년 전 홀로 안방에서 울며 중얼거렸던 그 말.
🐶 정확히 15년 뒤에 아주 많은 사람이 너를 사랑해 줘.
🐺 …형은, 형은 누구예요?
🐶 나? 나는…
박문대의 머릿속이 혼잡해질 때쯤에 류건우가 환히 웃었음.
🐺 형이 나였으면 좋겠어요.
🐶 …응, 난 너야.
해맑은 아이의 웃음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음. 류건우의 눈이 천천히 감겼음. 꿈에서 깨려는 걸까. 아, 아쉽다.
박문대가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음. 눈물로 젖은 베개가 류건우의 침대 속 베개와 무척이나 닮아 보였음.
🦅 …문대야?
🐶 아, 형….
박문대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줄기 하나가 달빛을 받아 반짝였음.
🦅 문대야! 왜 울어?!
류청우가 비몽사몽한 상태로 다가왔음.
15년 전에 꿨던 아주 달콤했던 꿈이 박문대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음.
…나였구나. 그 둘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