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포기하는 박문대 보고 싶다

울려 퍼지는 함성. 빛을 내는 응원봉. 그리고 우리의 러뷰어.
견딜 수 있어 행복했음.
ㅇㅇ | 20nn년 n월 nn일
좀 피곤해 보이지 않음…? 몇 달 전만 해도 존나 반짝이던 눈동자가 동태눈깔 됏잔아ㅠㅠㅜ
- ㅇㅇ… 확실히 곰머 피곤해 보이긴 해.
- 걍 빠혐 온 거 아녀?ㅋㅋㅋ 그럴 연차되긴 햇는디
ㄴ 아 말이 씨가 된다고ㅜ
- 팀에 피해는 주는 듯ㅇㅇ 걍 탈퇴 ㄱ
이 네 단어들이 유독 눈에 박혔음. 확실히 정신적으로 지친 탓일까. 타격 없던 어그로와, 악플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음.
- 뒤지든가 탈퇴를 하든가
- 존나 뚝딱대죠ㅜ 탈퇴ㅜ ㅍㄹㅈ~~
- 아 역겹네 콩깍지 벗겨 줘서 고맙다 문대야 다신 보지 말자
- 시발아 뒤지라고
'맞다, 콘서트 무대 체크 중이었지'
떨어지려나 그들이 바라던 대로 되려나
"박문대! 정신 안 차려?!"
팔뚝이 억세게 잡혀 간신히 중심을 되찾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박문대는 떨리는 동공으로 자신의 팔뚝을 잡은 이세진과 눈을 맞췄음. 잔뜩 겁에 질린 표정. 이세진은 흔들리는 박문대의 동공을 조심스레 살폈음. 박문대의 표정에 아주 잠시 머물렀던 '포기'를 마주한 것이 분명했음.
"…."
"큰세진."
"어? 어."
"나 괜찮아."
"…."
확답을 받은 후에도 확신이 안 서는지 이세진은 박문대의 손을 잡아 왔음. 그게 제 딴에는 박문대의 심정을 다 이해한다는 위로였겠지. 박문대는 그걸 알면서도 위로를 눈치 못 챈 척 했음. 아주 작지만 잔뜩 썩어 짓무른, 자존심이었음.
'역겹다'
ㅇㅇ | 20nn년 n월 nn일
지인이 거기 스탭이라 들엇음 ㅇㅇ
무대 체크 하다가 밑으로 떨어질 뻔 햇대
- 아 진짜 졸라 질기네;
ㄴ 이쯤되면 저 아이돌 못하겟어요~ 하고 군대로 빤스런 할 줄 알앗는데
- 진짜 졸라 경이로운 생명력…ㅋㅋ
ㄴ 이렇게까지 비는데 좀 뒤져 주면 안 됨?
'나는 왜 아직까지 이 일을 지속하고 있지?'
빌어 먹을 상태 이상은 진작에 끝이 났음. 고로 이 일은 계속 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욕심이라는 것임. 그렇다면 왜 욕심이 났을까?
그냥, 사랑 받고 싶었던 거다. 비록 '박문대'의 몸이고, '박문대'의 인생일지라도. 사랑이 지독하게 받고 싶었다.
"…엄마."
먹먹한 목소리로 한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자그마한 사랑을 용기내어 입밖으로 꺼내보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