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됐다. 박문대는 그렇게 생각했다. 평소보다 2주 정도 길었던 활동기. 시스템적인 요소로 휴가 때에만 아파지던 몸은 일정...

@Hwalzadolis1
왕귤껍질@Hwalzadolis1
5 views Jul 27, 2026 ~10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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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됐다. 박문대는 그렇게 생각했다. 평소보다 2주 정도 길었던 활동기. 시스템적인 요소로 휴가 때에만 아파지던 몸은 일정 주기로 프로그래밍 되어있던 것인지 공식적인 단체 스케줄이 2주 치나 남아있었음에도 몸이 슬금슬금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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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뒤에 정말 사람이 있기라도 한 것인지 바로 아파지지는 않았지만 지긋한 두통이 박문대를 슬금슬금 잠식하기 시작했다. 처음 3일 정도는 머리만 조금 지끈거리는 정도였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지던 휴가 때처럼 두통약을 먹으면 괜찮아졌었다. 4일 차가 되는 날에는 열이 살짝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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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이 뜨끈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에 생수만 벌컥이고 있으면 지켜보고 있던 선아현이 그렇게 마시면 배탈 난다며 제지했기 때문에 중간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애매한 상태가 6일 차까지 유지되었고, 이은 7일 차에는 피부에 손이 닿으면 박문대가 열이 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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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소에도 접촉을 그다지 반기지 않던 박문대였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접촉하는 안무의 경우에는 무대 위에서의 흥분감과 조명의 열기 덕분에 모든 멤버의 피부가 뜨거웠으므로 들키지 않고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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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 몰래 해열제를 먹으면 금방 식고, 금방 달아오르는 몸이었기 때문에 무대가 끝날 때마다 해열제를 먹어야만 했다. 물론 중간에 눈치 빠른 몇 놈 때문에 아찔해졌던 적이 몇 번 있었지만.
- 문대문대. 몸이 왜 이렇게 뜨거워~?
- ... 여름이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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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끈적하고 습해서 불쾌하기만 한 여름에게 감사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망할 놈의 시스템에게는 감사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였다. X발. 나한테 왜 이러는데. 일주일을 무사히 넘기자 그제야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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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 - ']
정해진 기간 내로 몸 상태를 해소하지 못할 시 ??
남은 기간: D-7
실패 시 : ???
성공 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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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이 지직거리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에러인 것 같다. 시스템적인 요소로 몸이 아픈 건데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건지. 심지어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성공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도 없었다. X 같은 시스템. 한숨을 내쉬면 옆자리에 앉아있던 류청우가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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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야, 왜 그래?
- 아. 별 건 아니고, 남은 스케줄 생각하니까 좀, 아득해서요.
- 아. 우리 이번 스케줄이 좀 길긴 하지. 그래도 힘내자.
- ...예...
힘낸다는 말이 이렇게 잔인했던가? 낼 수 없는 힘이라도 쥐어 짜내야 할 판이다. 두통에, 발열에, 다음 증상으로는 뭐가 나타날지 정말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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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상상을 하기 무섭게 눈앞으로 팝업이 떴다.

페널티 : 구토감 및 구토증세 발생
남은 기간 : D-7

...개새끼들. 입 안을 짓씹고 있으면 한 박자 늦게 팝업이 하나 더 떴다.
[ 페널티의 효과를 약화하시겠습니까? ]
- Yes / -No
- 10초 동안 선택하지 않을 시 자동으로 Yes가 선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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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널티 효과는 약화되었다가 3일 안에 복구됩니다.

박문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Yes를 선택했다. 그래 X 같은 놈들아. 이런 팝업이라도 뜨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박문대는 잠을 청했다. 박문대는 8일 차에 무려 상태이상 3개를 달고 스케줄을 이행하게 되었다. 두통, 발열, 그리고 구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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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행해야 하는 스케줄은 라디오였다. 보이는 라디오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방송국 안으로 들어섰다. 박문대의 개인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박문대를 제외한 멤버들은 먼저 숙소로 들어갔고, 박문대 홀로 라디오 PD와 작가에게 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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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는 박문대의 존재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별 마찰 없이 오늘 라디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진행자가 능숙하니까, 사인보고 잘 따라오기만 해도 반타작은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박문대는 고개를 끄덕이고 진행자와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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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대형 배우였다.
- 어머, 문대 씨 일찍 오셨네요. 반가워요. 제 이름은... 이미 알고 계시죠? 제가 문대 씨 노래 듣고, 방송 보면서 목소리 너무 좋아가지구... PD님한테 부탁했잖아요. 오늘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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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저도 선배님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많이 봤고,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같은 그룹에 배세진 형이라고. 배우 일도 같이하는 형이 특히 배우님 팬이라고, 전달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저야말로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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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위트 섞인 가벼운 인사. 과연 방송업계에서 일을 오래 한 사람 특유의 여유가 묻어나는 톤이었다. 배세진이 팬인 것 역시 사실이었기 때문에 적당한 칭찬을 섞어 인사를 드리자 사인이라도 해줘야 하나~ 하는 말과 함께 준비되어있던 노트에 꽤 정성 섞인 사인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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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문대~ 혼자 뭐 맛있는 거 먹고 왔어~?
- (뭐래.) 아. 세진이 형. 배우님이 사인 해주셨어요.
- ..! 고마워.
- 뭘요.
큰세진의 말을 적당히 무시하고 배세진에게 받아온 사인을 건네주었다. 양치를 마치고 나면 조금 개운해진 기운으로 두통과 구토감. 발열감을 누릴 수 있었다. 9일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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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감이 조금 더 심해졌다. 울렁거리는 속에 두 번밖에 구토하지 않았던 어제에 비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몇 번이라도 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속쓰림 약과 소화제. 해열제와 두통약까지 한 번에 두 알씩 챙겨먹고 가방에도 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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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조금 갔나 싶어 대기실에서 가장 높은 파트를 불러봤다가 대기실이 가득 울렸다. 알 수 없는 민망함과 미안함에 노래를 멈췄다. 답지 않은 변명까지 나오기 시작한 걸 보니 내 상태가 심상치 않은 걸 느꼈다. 물론 무대야 끝내주게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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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 무대의 직캠이 레전드로 올라갔고, 나는 무대가 끝나자마자 산소호흡기를 달아야만 했지만, 나름 괜찮은 오늘의 스케줄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이후에는 2일간 스케줄이 없고, 12일차와 13일, 14일차에 토크 예능과 라이브 방송. 야외 공연이 3개정도 잡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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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2일 동안이라도 멤버들을 피해 있고자 호텔을 잡고, 매니저에게 일러두었다. 2일간 이 호텔에서 혼자 있고 싶다고. 최근 박문대의 멍한 상태를 드문드문 접한 멤버들은 의심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 박문대를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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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호텔에서 혼자 식사하고 토하고 쓰러지듯 잠드는 것을 2일 내내 반복했다. 멤버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식사를 시켜 찍어 보내려 룸서비스를 시킨 것이었지만, 어차피 돈 내는 거, 즐기기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힘들게 밥을 씹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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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는 이정도 페널티에서 그치면 안 들키고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페널티가 마지막은 아니었고, 정확히 무대에 오르기 30분 전. 하나의 페널티가 더 떴다.

패널티 : 탈진으로 인한 기절
남은 기간 : D-3
- HP 100을 모두 소모할 시 기절합니다!
- 이 효과는 조정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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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시야의 우측 상단에 빨간 게이지가 보였다. 아마도 저게 HP 바임이 틀림없었다. 지금은 85였다. 회복이 가능한가 싶어서 초코바를 하나 먹자 5 정도가 차올랐다. 회복은 가능하니까 적당히 조절하면서 콘서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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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노래만 부르면 되는 류의 콘서트였기 때문에 그리 무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강렬하게 빗나갔다. 앉아서 노래만 불렀는데, 콘서트가 마치고 나자 체력이 30까지 뚝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법한 몸 상태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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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머리가 빙글 돌았다. 선아현과 잠깐 부딪혔던 손등이 지나치게 뜨거웠다. 사실 이젠 약발이 안 듣기도 했었다. 그리고 걸을때마다 체력이 1씩 깎여나갔다. 대기실에 놓여 있던 이온 음료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좆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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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바보다는 조금이었지만 한 모금당 체력이 3씩 차는 걸 보면 한 병을 무리하지 않고 전부 마실 수 있었다. 물론 구토감이 심하게 들었지만 참아야만 했다. 바로 한 시간 뒤에 라이브 방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상태를 적당히 표현할 말이 있었다. 딱, 죽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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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오르자마자 까무룩 잠에 들었다. 잠은 생각보다 HP를 채워주지 않았다. 아마도, 불편한 자세여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최대한 체력을 아낀 결과, 라이브를 시작할 때는 58의 체력으로 꽤 준수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관건은 태도였다. 사실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그냥 잠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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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이 자꾸만 흐려졌다. 어떤 약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멤버들에게는 피곤해서 그런지 몸이 좀 안 좋다의 정도로 일러두었다. 물론 저를 과보호하기로 유명한 멤버들이었기 때문에 오늘 발언해야 할 분량은 별로 없었다. 불안한 부분은 큰세진과 차유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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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세진은 무언가를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자꾸 은근히 팔을 맞대거나, 평소보다 더 자주 어깨에 팔을 올리려고 했다. 물론, 방송 전 재어봤던 체온이 37.8도였기 때문에 닿게 두진 않았고, 차유진은 그런 거 상관없이 자꾸만 내게 말을 걸거나 백허그를 해오는 탓에 체력이 훅훅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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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가 거의 끝났을 때는 체력이 20 남짓이었다. 누워서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예상 외의 복병이 있었다.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은근하게 나를 감시하듯 보던 큰세진이었다.
- 박문대, 잠시 얘기 좀 하자.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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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굳은 표정의 큰세진이, 물 마시던 주방에서 나를 불렀다. 힘들어 죽겠는데, 왜 부르는 건지. 몽롱한 얼굴로 간신히 발걸음을 옮겼다. 기어코 체력의 앞자리가 1로 내려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야가 일렁이고 이명이 들렸다. 저주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억지로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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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세진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아마 내가 라이브 내내 큰세진을 의식적으로, 아니 지난 11일 동안 피했던 것에 대한 얘기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눈치 빠른 큰세진을 상대할 때는 말을,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 써야 했기 때문에 정신력도, 체력도 많이 소모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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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을 하려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목을 쥐어 짜내서 아니. 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체력이 5가 깎였다. 숨이 막혔다.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눈 앞이 까마득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의 큰세진이 아른거렸다. 눈 앞으로 상태창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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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를 소모, 탈진, 기절. 이라는 키워드만 간신히 잡아챈 나는 그 자리에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약한 게 아니라. 모두 시스템의 농간이었다. 이렇게 할 거면 그냥 X발 처음부터 기절시키지. 왜 굳이 사람 희망 고문을 시키는가. 억울했다. X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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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병원이었다. 과로로 쓰러진 것이 되었다. 손등에는 수액이 꽂혀있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돌발 미션은 완료되지 않았다. 아직 실패도, 성공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하루가 남아있었다. 나는 꼬박 하루를 기절한 상태였던 것이었다. 일단, 아. 하고 목소리를 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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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쉬어서 듣기 거북한 목소리였지만 말은 할 수 있었다. 딱 무언가를 잔뜩 쏟아낼 멤버들에게 대답은 할 수 있는 정도. 그러나 구토감과 두통. 발열감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이제껏 느꼈던 것중 최고치라고 생각했다. 속이 울렁거리고, 신물이 자꾸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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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40이었기에 아껴야 했지만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속을 전부 게워냈다. 체감상 10분도 넘게 그러고 있었던 것 같았다. 눈앞이 아른거렸다. 일어날 힘이 없어서, 그냥 화장실에서 눈을 감았다. 차가운 타일이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침대였다. 간호사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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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망했다. 류청우는 물론, 그 차유진 역시 상당히 굳은 표정이었다. 잔소리를 감내해야 할 시간이었다. 나는 잠을 깨우려 머리를 젓는 척 하면서 거울을 흘끔 봤다. 안색은 건강한 사람의 안색이었으니, 다행이었다. 물론 손이 떨리고 열이 펄펄 끓었지만 함부로 내게 손을 뻗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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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울렁거렸다. 구토감이 장난 아니었지만 더는 뱉어낼 게 없었으니 토는 나오지 않았다. 불행 중 유일한 다행이었다. 이제는 변명의 시간이었다. 한숨을 내뱉고 말하기 위해 입을 연 순간.
- 야 X발. 넌 항상 왜 그러냐?
- 세진아. 일단 진정해.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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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왜 항상 말을 안 해주지? 네가 그렇게 쓰러지면 남은 우리는 뭘 어쩌라는 건데? 네가 초인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내가 보기엔 우리 팀 중에서 네가 제일 약한데.
- 이세진. 진정하라고.
급발진해서 내게 말을 퍼붓는 큰세진을 류청우가 자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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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뒤쪽에서 찬물만 벌컥벌컥 들이켰다.
- 문대야. 우리가...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을까? 우리도 팀인데, 항상 너 혼자 앓고 있는 거 보면, 우리도 마음이 좀. 그래. 특히 나는 리더인데... 매번 너 혼자 그렇게 아프고 있으면 나도 힘들어. 제발 우리한테 말 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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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것 같았다. 머리는 미친 듯이 아프고 목구멍이 따끔거릴 정도로 뜨거웠다. 입을 열면 쇳소리가 나올 것 같았다. 멤버들이 나를 탓하는 목소리가 뇌에 박혀서 녹아드는 것 같았다.
- 문대야. 너 혼자 활동하는 것도 아니잖아. 너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멤버들도 신경 좀 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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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누가 말하는 것인지도 분간이 안 갔다 점점 숨쉬기가 힘들었다. 내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 이렇게 잔소리 듣는 게 싫으면 미리 얘기를 해주던가 해야지.
X발. 내가 말하기 싫어서 말 안 하는 줄 알았나. 입안을 짓씹었다. 비릿한 철분 냄새가 입 안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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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으로 생각한 말은 밖으로 나왔었나 보다. 멤버들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당황한 듯한 표정. 환장할 노릇이었다. 멤버들 중 누군가가 한숨을 쉬는 것 같았지만, 체력이 15에서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눈앞이 흐릿했다. 근데 난 진짜 억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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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X발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다들 왜 그러는지, 나는 그래도 멤버들한테 피해 안 가게, 스케줄 상 피해 안 가게 꾹꾹 참았는데. 살고 싶어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나만 신경 쓰지 않고 다른 모든 멤버들도 신경 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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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프다 그러면 다들 걱정한다고 아무것도 못 할 거면서. 내가 자기들 신경 써 주는 건 신경 안 쓰고 왜 자꾸 간섭하는 건지 모르겠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짜증나. 짜증나. X나 짜증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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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내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도 무언가가 내뱉어지고 있었다. 눈에서 뜨거운 게 흘러내렸다. X같아.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눈을 부벼 눈물을 닦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상당히 뭉개지는 목소리였겠지만 다들 알아들었다. 몸 상태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미션에 성공했다는 팝업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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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시 보상은 멤버들간의 불화 제거, 신뢰도 및 동료애의 소폭 상승. 별로 주는 것도 없는데 이걸 위해서 이 정도로 개고생을 해야 했나 싶다. 근데 달성 조건이 뭐였지 싶어 기억을 더듬어보면 오해 해소. 라는 말이 어렴풋이 흘러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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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오해는... 나는 너네들 맨날 신경 쓰는데 너네도 그거 감안해서 나 좀 내버려둬. 걱정 끼치기 싫어서 말 안 한 거란 말이야. 하고 거의 울부짖듯 말한 부분에서 해소된 것으로 예상 됐다. 미션도 끝났는데, 문제는 눈물이었다. 영 멈추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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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X빠지게 노력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서 더 격해졌다. 앞으로도 이만큼 개고생 해야한다는 사실도 직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억울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목소리는 안 나왔다. 꼴사나울 게 뻔했기 때문에 목소리가 안 나오는게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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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떻게 내는 줄 모르는 것이기도 했지만 신경 쓸 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HP바가 사라졌었다. 우는 틈에 없어진 것 같았다. 한참 울고, 크게 심호흡하고 있다 보니 눈 앞이 선명해졌다. 근데, 아무것도 안 보였다.
- ...?
- ...다 울었어?
류청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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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울음이 격해지자 일단 끌어안아 준 것 같았다. 고개를 대충 끄덕이면서 어깨에 얼굴을 콕 묻어서 부비적거렸다. 열 오른 눈가에 비해 시원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 미안해요...
- ..큽, 크흠. 아냐 괜찮아. 우리가 너무...우리 생각만 한 것 같네.
머리는 아직까지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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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서 그런 건지 상태이상으로 그런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상태창이 떴다. 상태이상이 아직 하루 남아있었다. 어, 그래... 그건 됐고. 나는 내 할 말을 마저 해야했다.
- 근데, 저는. 진짜 억울해서...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말을 그냥 멈췄다.
55
큰세진이 어어 그래.그래. 하면서 말을 적절히 끊어줘서 고마운 타이밍이었다. 어쨌든. 그냥 아늑한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아직 좀 아프기도 했고. 내가 완전히 멎으면 애들이 말을 심하게 해서 미안하다. 그치만 걱정했던 건 사실이었다. 등등의 말을 해줬다. 팬들도 많이 걱정해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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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해명 사진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류청우의 품에서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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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예전 과보호 썰이랑 비슷해지긴 했는데... 음냠 쓰면서 즐거웠서용~

@Hwalzadolis1
왕귤껍질@Hwalzadolis1
헉 넘..맛있겠다...머릿속에서 망상회로 풀가동중... 꼭꼭..풀어보겠습니다! 물론 퀄리티는 보장 못 드려요 미리 사과의 말씀 올립니당.. 리퀘 신청 감사드려요🥰

peing.net/ko/qs/1016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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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못죽 #왕귤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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