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려문대 박문대가 신재현 자택에서 자고가는 게 당연해진 사이일 때 (사귀고 그런 건 아니고) 둘 사이에 177~179를...

박문대가 신재현 자택에서 자고가는 게 당연해진 사이일 때 (사귀고 그런 건 아니고)
둘 사이에 177~179를 연상시키는 이벤트가 생기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서
베개에 얼굴 처박고 숨 약간 몰아쉬고 있어서
순간 멈칫하는 신재현..같은
물론 벌써 몇 년이나 지났고 둘 사이에선 이미 진작에 회복된 사건이라 트라우마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그때 생각이 순간 확 나서 멈추는 거지
...하지만 시스템은 확실히 루프에 갇히도록 만들었으니까, 그게 뭐 부활했다 어쨌다 하는 추측은 일단 접어두고 지금은 눈 앞의 후배님 상태부터
이거 먹여보고 그래도 열이 안 떨어지면 병원에...이런 생각 하면서 물이랑 약 가지고 방으로 도로 들어가는데
인기척에 깨어난 박문대가 눈 뜨고
“....신재현.”
하고 부름
“네.”
하는 말에
-혹시 몸살약 있으십니까.
하고 더운 숨을 내뱉던 앳된 얼굴이 겹쳐보임.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지지만 바로 어제처럼도 느껴지는 그 날, 그러니까
납치된 박문대가 열이 펄펄 끓는 몸으로 온 힘을 다해 저를 제압하고
“넌 이제 재시작 못해”
라고 내뱉었던 아침이 순간 떠올라서, 신재현의 행동이 묘하게 느려짐.
전술했듯 뭐 트라우마 그런 건 아니고...
만약 그 때 조금이라도 뭔가 어긋났다면 지금 후배님이랑 이러고 있을 일이 없었겠구나. 하는 상념과
아니 아쉬움을 넘어서
지금 가진 이 일상들이 그 때의 틀어짐을 계기로 애초에 첫 단추도 끼울 수 없었다면,
지금의 이 안정감을 아는 입장에선 그게 솔직히 굉장히...절망적인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어서.
한편 신재현네 집 손님방 침대에서 아 머리 개아프네...하고 깨어난 박문대군(무리한 스케줄과 야외스케줄 도중 내린 스콜로 인한 몸살+발열)
...아 쟤가 뭐에 버튼이 눌린 건지 알겠음.
뭐 그렇게 심각해보이진 않았지만...저거 저러고 있는 게 썩 맘에 들지는 않아서
하고 부름
그럼 가라앉은 표정에서 바로 평소의 그 부드러운 미소로 표정 바로 싹 바꾼 신재현이
“약 가져왔어요. 먹고 차도 없으면 병원 가야해요?”
하고 상냥하게 웃으면서 침대 위에 걸터앉아서 상비약이랑 머그에 담긴 물을 내밂
그러고보니 이 새끼가 나 아픈 거에 빈틈 보였을 때를 노렸었지 그 때...싶어서 신재현 얼굴 바라보니까
이젠 꽤 흐려진 과거에 대한 미안함과 기타 다양한 감정이 복잡하게 섞인 것 같은 그 표정을 보면서
이놈이 나 납치했을 때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머리 굴리고
그 와중에 이놈의 남은 인간성...에 조금 도박을 걸어본 것도 있었고
물론 그 당시엔 나 미션 깨는데 이새끼가 허튼짓 못하게 내민 봉합책이었지만,
강아지 얘기를 들었던 게 있어서 은연중엔
이새끼가 재시작같은 헛소리 말고 현실에 발붙이고 잘 살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고
(박문대류건우는 정이 많은 성정이니까..전 갠적으로 그 때 재현이한테 한말에 이런 의도도 있을 거라고 캐해함)
평소의 그 유들유들하고 뻔뻔한 선배놈은 어디 가고 이러고 있는 게 뭔가 맘에 안들었던 문대
머그에 담긴 물 꿀꺽꿀꺽 다 마셔버리고는
“...뭐 그렇게 생각이 많냐.”
하고
짧은 시그널이었지만 신재현은 그게
-너 그 때는 임마 내가 깨서 파편 쓸까봐 컵도 실리콘으로 준 새끼가
이젠 내가 너네 집 손님방 차지하고
넌 내가 자주 쓰는 머그컵에 물 담아오게 됐으면서 표정이 왜 그렇게 죽상이냐.
라는 걸 알아들음.
그거 알아들은 신재현이 눈만 슥 들어올려서 박문대를 바라보니까 박문대는 열 올라서 뜨끈해진 손바닥으로 신재현 양 뺨을 떡주무르듯 주물러버림.
“...흐배님(후배님)”
후배님...아니 건우 형의 이런 면이 역시 좋다고 생각하면서 신재현도 그제야 짧게 웃음을 터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