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작 하루 전 비 오는 날, 모든 걸 포기하고 우산도 쓰지 않은 채로 길 걷던 신재현. 그리고 발견하고 '궁상맞게 왜...

@bio03121311
비오@bio03121311
15 views Oct 05, 2026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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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하루 전 비 오는 날, 모든 걸 포기하고 우산도 쓰지 않은 채로 길 걷던 신재현. 그리고 발견하고 '궁상맞게 왜 저러고 다니냐' 이런 생각 하면서도 슬그머니 다가가서 우산 씌워주는 공시생 류건우 보고 싶다

🔨 ?
🐺 쓰고 가라.

얼굴 보니까 나이도 어린 거 같아서 혀 차는 류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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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현은 이때까지의 경험상 다음날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아차린 상태였겠지. 아직도 저번 생의 사고로 비가 오는 날이면 팔이 저릿한데 또다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했음. 비를 맞게 된 건 그 때문이었음

어차피 계속 삶을 반복하는 거라면, 좀 더 빠르게 트라우마를 극복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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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상관없는 일이었음. 그는 아이돌로서 최정상에 올라야 했으니. 애초에 그러라고 주어진 기회였으니까.

몸의 온도가 내려갈수록 팔의 통증이 점점 줄어갔음. 신재현은 그 사실이 달가웠음

차라리 이상 현상으로 죽을 바에는 내가 직접 선택하는 게… 낫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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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한 손으로도 셀 수 있는 삶의 횟수였으나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생활을 반복해야 할지는 신재현 자신도 모를 일이었음. 그러니 이런 일은 되도록 빨리 익숙해지는 게 좋겠지.

빗물에 젖은 신재현이 웃음을 흘렸음. 결정을 내렸으니 실행을 해야 할 차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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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높은 건물을 찾으려고 고개를 들자 머리카락을 적시던 물방울이 하얗게 질린 볼 위로 떨어져내렸음.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음.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담던 그의 눈앞으로 물방울의 경로를 막아낸 까만 물체가 불쑥 끼어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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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하게 풀려있던 두 눈이 살짝 커지더니 그대로 깜빡이며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음. 그러다 고개를 돌려 우산의 주인을 바라봤음.

🐺 요즘 비 몸에 안 좋다.

자신에게로 우산을 살짝 기울이고 있는 남자는 피곤에 절어 있을 뿐, 꽤 미형의 남성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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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고 있는 가방과 왼쪽 어깨가 젖고 있는대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걸 보자면 무심한 성격을 지닌 거 같은데, 자신에게로 기울여진 우산의 기울기를 보자면 또 아닌 거 같았음. 이제는 상대의 안경에도 물방울이 묻어나는 것이 보였음.

🔨 필요 없는데.
🐺 얼씨구?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대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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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놈이 감기 무서운 줄 모르고.

우산을 피해 뒷걸음질을 치려는 신재현의 손을 붙잡아 우산을 쥐여준 남자가 뭐라 짧게 중얼이더니 가방을 앞으로 돌려 담요를 꺼내 들었음. 그러고는 담요를 신재현의 어깨에 두르고 매듭을 묶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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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주는 목적 따윈 없는 다정함이 어색했음.

가방 안에 있던 탓인지 담요를 덮은 몸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음. 그에 따라 당연히 느껴져야 할, 우산이 쥐여진 왼팔의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음.

🔨 ……여름인데 담요도 들고 다녀요?

그의 다정함을 온몸으로 받던 신재현이 어색함에 입을 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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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습실이 추워서.
🔨 근데 이렇게 젖어도 돼요?
🐺 너 해. 가는 길에 하나 사면 되지.
🔨 왜?

말이 짧다? 당돌한 그의 말에 상대가 픽 웃음을 흘렸음.

🐺 비 맞지 말고 다녀.

남자는 자신의 말에 답을 하지 않은 채 다시 가방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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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언가를 주려나 싶어 쳐다봤지만 가방을 빠져나온 그의 손에 들린 건 접이식 우산이었음.

🔨 …우산이 2개네?
🐺 그럼 여분도 없는데 주는 줄 알았냐. 인생 그렇게 호구처럼 살면 안 돼.

신재현이 무어라 말하려 입을 달싹였음. 그러나 상대가 우산을 펼치는 게 더 빨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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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어깨에 맞닿아 있던 상대의 온기가 멀어졌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등을 보였음. 길을 가다 마주친 모르는 이에게 온정을 베푼 것치고는 깔끔한 끝맺음이었음.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으려던 신재현이 몸을 움찔거리고는 물기가 사라진 손을 꾹 말아 쥐었음.

🔨 이미 호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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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었으면 웃었으려나. 멀어지는 남자의 등을 끝까지 눈으로 좇던 신재현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났음. 처음 본 사람인데. 그저 담요 하나, 우산 하나 받았을 뿐인데.

추위를 잊어 감각이 없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음. 어쩌다 팔에 튀는 방울이 차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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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현이 우산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담요를 움켜쥐었음. 상대에게서 풍기던 섬유 유연제의 향이 코 끝을 쓰쳤음. 그 사실이 꽤 마음에 들어 우산을 고쳐 쥐었음.

빗물에 젖으면 향이 날아갈 테니 조심해야겠네.

정처 없이 거닐던 발이 방향을 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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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멤버들이 모두 떠나 텅 비어버린 숙소였음. 자신이 실패했다는 걸 알려주던 풍경. 그럼에도 그의 걸음은 거침없었음.

차가운 빗속에서도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었으니, 비어버린 숙소도 더 이상 춥게 느껴지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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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까지 하루. 실패를 겪은 후면 항상 다음 생을 계획하던 그는 이번만큼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음.

짧다면 짧을 하루의 생을 연장한 신재현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음. 앞으로 팔의 저림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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