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7)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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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음을 보내고 나서, 최 요원은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았어.
오늘은 드물게 재난 안에서 실수까지 할 뻔 했지.
결국 참다 못한 재관이 물었어.
"무슨 일 있습니까?"
"...뭐가?"
"요즘 요원님답지 않으십니다."
나답지 않다.
"...그러게."
나답지 않았어.
그 애는 나 하나만 보고 이 세계에 남은 애인데.
그걸 잊은 것처럼... 그 애에게 희생만 강요했어.
"...재관아."
머리를 마구 헤집었어. 속이 답답해.
"어떡하냐, 나."
포도한테 잘못한 것 같다.
*
정권이 뒤집혔어.
윗사람들이 물갈이되는 가운데, 재난관리국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었어.
유니폼이 바뀌고, 지원금이 줄고, 실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대가리로 오고.
새 국장이라는 인간이, 월요일 아침부터 출동구조반 요원들을 불러모아놓고 틱틱댔어.
"실적이 왜 이것밖에 안 돼? 시민 구하고 순직하면 자네들한테도 영광인거야. 이거 원, 대단한 사람들 모였다더니."
저런 것도 사람이라고....
재관이 주먹을 말아쥐었어.
최 요원이 그런 재관의 손목을 잡아.
"...참아."
"압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최 요원도 신경이 곤두섰어.
차라리 다행이다 싶어.
포도가 이런 꼴을 못 보고 의원면직을 한 게.
업무 강도가 높아졌어.
TO는 감축되는데, 지원은 줄어들고, 인당 할당된 재난은 더 많아졌으니. 당연한 일이었어.
순직하는 동료들이 늘었어.
새로 들어오는 동료들은 적고. 떠나가는 동료들만 있어.
"요원님, 요원님이 위험해도 이젠 제가 알 수도, 도와드릴 수도 없어요. 그러니 조심 좀 하세요."
알아. 나도 알아, 솔음아.
무슨 마음인지 모르지 않아.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아.
결국 또 한 명의 동료를 잃은 날.
최 요원은 처음으로 화를 내고 말았어.
"나도 조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시민을 두고 나와?"
"요원의 생명이 우선입니다."
"솔음아, 너마저!"
"저한텐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보다, 당신이 더 우선이라고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너와 싸우고 싶지 않은데...
받지 않는 전화를 붙잡고, 문자를 꾹꾹 찍어 보내.
💬집에 들어와 포도야
💬나 아픈데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외로운데
💬막 이래 ㅎ
그래도 솔음에게는 말할 수 없어.
그 애가 좋아했던 재난관리국을,
그 모습 그대로 기억 속에 남겨주고 싶어서.
*
잘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또다시 솔음을 상처입히고 말았어.
"저 위험한 거 싫다고 그렇게 말해놓고, 본인은 틈만 나면 여기든 저기든 달려나가는데. 기다리는 제 생각을 하기는 하세요?"
"......."
"요원님, 저도 무서워요. 요원님이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는 게. 시체조차 영영 찾을 수 없는 재난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게. 그리고 그 순간에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게. 무섭다고요."
"...그렇네."
솔음아, 널 사랑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모든 걸 포기하고 내 곁에 남아준 너인데.
"미안해, 솔음아."
널 사랑하는데.
"내가... 내가 미안."
네가 가장 원하는 걸, 내 힘으로는 해줄 수가 없어.
"...그게 다예요?"
"솔음아."
"......"
솔음이 그대로 나가버렸어.
내가 조금 더 강했으면 나았을까.
실망한 네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차라리 눈을 감아.
지친다, 솔음아.
너를 여전히 사랑하는데도.
너를 사랑하는 게
점점 버거워져.
*
하루는 재난 안에서 사건이 있었어.
시민들의 목숨과 재난의 종결을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어.
당연히 시민들의 목숨을 선택하려는 최 요원을 막아서고,
신 국장파 요원이 재난의 종결을 선택했어.
십여 명의 시민들이, 눈앞에서 통째로 목숨을 잃었어.
"이 미친 새끼야!"
재난에서 나온 즉시, 최 요원은 국장파 요원의 멱살을 잡았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요원으로서 할 일이 아니었어.
국장파 요원이 뺀질거리며 말했어.
"시민 구조보다 재난 종결이 더 큰 공인 거 몰라요? 점수 따게 해줘도 뭐라하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되게 숭고한 척 하시는데, 그쪽도 다를 거 없잖아요. 설마 진짜로 시민을 위한다 그런 건 아닐 테고. 같잖은 영웅심리에 취해서-"
뻐억. 주먹을 휘둘렀어.
처음이었어. 다른 요원에게 주먹을 휘두른 건.
주먹을 맞은 요원은 펄쩍펄쩍 뛰었어.
팀장 대리면 다야? 내가 너 국장님한테 말해서 옷 벗길거야 이 새끼야!
그 사건을 시초로, 국장파와 기존 재난관리국파 사이에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어.
잘 하면 정직까지도 갈 일을, 해금 팀장이 막아 어떻게든 감봉 처분으로 끝냈어.
감봉 처분을 받아낸 날, 둘은 나란히 흡연 부스에 섰어.
서로 말 없이 담배 연기만 들이켰어.
"......."
"......."
재난관리국은 완전히 두 파로 쪼개졌어.
시민의 목숨보다 실적에 목숨거는, 그 X 같은 백일몽의 전통을 답습하는 요원들이 국장을 따라 줄줄이 낙하산으로 들어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