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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lilive: #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

@pllilive
15 views Oct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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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7)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솔음을 보내고 나서, 최 요원은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았어.
오늘은 드물게 재난 안에서 실수까지 할 뻔 했지.

결국 참다 못한 재관이 물었어.

"무슨 일 있습니까?"
"...뭐가?"
2
"요즘 요원님답지 않으십니다."

나답지 않다.

"...그러게."

나답지 않았어.

그 애는 나 하나만 보고 이 세계에 남은 애인데.
그걸 잊은 것처럼... 그 애에게 희생만 강요했어.
3
"...재관아."

머리를 마구 헤집었어. 속이 답답해.

"어떡하냐, 나."

포도한테 잘못한 것 같다.

*
4
정권이 뒤집혔어.

윗사람들이 물갈이되는 가운데, 재난관리국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었어.
유니폼이 바뀌고, 지원금이 줄고, 실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대가리로 오고.

새 국장이라는 인간이, 월요일 아침부터 출동구조반 요원들을 불러모아놓고 틱틱댔어.
5
"실적이 왜 이것밖에 안 돼? 시민 구하고 순직하면 자네들한테도 영광인거야. 이거 원, 대단한 사람들 모였다더니."

저런 것도 사람이라고....
재관이 주먹을 말아쥐었어.
최 요원이 그런 재관의 손목을 잡아.

"...참아."
"압니다."
6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최 요원도 신경이 곤두섰어.

차라리 다행이다 싶어.
포도가 이런 꼴을 못 보고 의원면직을 한 게.
7
업무 강도가 높아졌어.
TO는 감축되는데, 지원은 줄어들고, 인당 할당된 재난은 더 많아졌으니. 당연한 일이었어.

순직하는 동료들이 늘었어.
새로 들어오는 동료들은 적고. 떠나가는 동료들만 있어.
8
"요원님, 요원님이 위험해도 이젠 제가 알 수도, 도와드릴 수도 없어요. 그러니 조심 좀 하세요."

알아. 나도 알아, 솔음아.
무슨 마음인지 모르지 않아.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아.

결국 또 한 명의 동료를 잃은 날.
최 요원은 처음으로 화를 내고 말았어.
9
"나도 조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시민을 두고 나와?"
"요원의 생명이 우선입니다."
"솔음아, 너마저!"
"저한텐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보다, 당신이 더 우선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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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너와 싸우고 싶지 않은데...

받지 않는 전화를 붙잡고, 문자를 꾹꾹 찍어 보내.

💬집에 들어와 포도야
💬나 아픈데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외로운데
💬막 이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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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솔음에게는 말할 수 없어.

그 애가 좋아했던 재난관리국을,
그 모습 그대로 기억 속에 남겨주고 싶어서.
12
*

잘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또다시 솔음을 상처입히고 말았어.

"저 위험한 거 싫다고 그렇게 말해놓고, 본인은 틈만 나면 여기든 저기든 달려나가는데. 기다리는 제 생각을 하기는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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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님, 저도 무서워요. 요원님이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는 게. 시체조차 영영 찾을 수 없는 재난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게. 그리고 그 순간에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게. 무섭다고요."
"...그렇네."
14
솔음아, 널 사랑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모든 걸 포기하고 내 곁에 남아준 너인데.

"미안해, 솔음아."

널 사랑하는데.

"내가... 내가 미안."

네가 가장 원하는 걸, 내 힘으로는 해줄 수가 없어.
15
"...그게 다예요?"
"솔음아."
"......"

솔음이 그대로 나가버렸어.

내가 조금 더 강했으면 나았을까.

실망한 네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차라리 눈을 감아.

지친다, 솔음아.
너를 여전히 사랑하는데도.

너를 사랑하는 게
점점 버거워져.
16
*

하루는 재난 안에서 사건이 있었어.

시민들의 목숨과 재난의 종결을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어.
당연히 시민들의 목숨을 선택하려는 최 요원을 막아서고,
신 국장파 요원이 재난의 종결을 선택했어.

십여 명의 시민들이, 눈앞에서 통째로 목숨을 잃었어.
17
"이 미친 새끼야!"

재난에서 나온 즉시, 최 요원은 국장파 요원의 멱살을 잡았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요원으로서 할 일이 아니었어.

국장파 요원이 뺀질거리며 말했어.

"시민 구조보다 재난 종결이 더 큰 공인 거 몰라요? 점수 따게 해줘도 뭐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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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뭐라고 했어."
"되게 숭고한 척 하시는데, 그쪽도 다를 거 없잖아요. 설마 진짜로 시민을 위한다 그런 건 아닐 테고. 같잖은 영웅심리에 취해서-"

뻐억. 주먹을 휘둘렀어.
처음이었어. 다른 요원에게 주먹을 휘두른 건.
19
주먹을 맞은 요원은 펄쩍펄쩍 뛰었어.
팀장 대리면 다야? 내가 너 국장님한테 말해서 옷 벗길거야 이 새끼야!

그 사건을 시초로, 국장파와 기존 재난관리국파 사이에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어.
잘 하면 정직까지도 갈 일을, 해금 팀장이 막아 어떻게든 감봉 처분으로 끝냈어.
20
감봉 처분을 받아낸 날, 둘은 나란히 흡연 부스에 섰어.
서로 말 없이 담배 연기만 들이켰어.

"......."
"......."

재난관리국은 완전히 두 파로 쪼개졌어.

시민의 목숨보다 실적에 목숨거는, 그 X 같은 백일몽의 전통을 답습하는 요원들이 국장을 따라 줄줄이 낙하산으로 들어왔어.
21
최 요원이 푸념하듯 중얼거렸어.

"재난관리국이 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해금이 소리를 낮춰 속삭여.

"넌 당분간은 사려."
"......왜."
"왜는. 늙은이들끼리 생각할 게 있으니까 그렇지."
"뭐 위험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22
후우. 해금 팀장이 담배 연기를 뱉었어.

"...이번에 국장이 꽂은 인간들은 대부분 그런 식이니까. 그냥 안 엮이는 게 상책이야."
"......."
"포도는 잘 있고?"

무거워진 분위기를 인식했는지, 그녀가 주제를 바꿨어.
...그리 좋은 주제는 아니었지만.
23
"글쎄. 포도 얼굴도 가물가물하네, 이젠."
"하긴. 너도 집에 못 들어간지 한참이지."

그래서 그런가. 요즘 포도와도 사이가 별로야.
잘 지내고 싶은데 자꾸 어긋나.

해금 팀장이 담배를 비벼끄고는, 최 요원의 어깨를 툭툭 쳤어.

"그래도 포도한테 잘 해라. 선배들 전철 밟지 말고."
24
해금이 흡연실을 나갔어.
선배들 전철이라. 그러게. 이혼한 선배들이 꽤 많았지. 시민이야 나야. 뭐 그런 이유로.

"...누님도, 별 말을 다해."

홀로 남은 흡연실에서 담배를 한 모금 더 빨아들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지치네...."
25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이, 대기실에서 쪽잠을 자며 일을 해결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그래도 괜찮았어. 보람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포도 보고싶다."
26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삐리릭. 출동 알람이 울렸어.

어찌 된 게 담배 한 개비 피울 시간조차 용납이 안 돼.
최 요원은 피우던 담배를 비벼끄고, 재난 속으로 몸을 던졌어.
27
*

상황은 점점 안 좋아져만 갔어.

어느 날은 국장이 팀장급들을 포함한 5년차 이상 베테랑 요원만 싹 불러모았어.
국장의 말이 길어질수록 요원들의 얼굴이 굳어져.

"그러니까...."

말이 끝나자, 해금 요원이 대표로 입을 뗐어.
28
"지금 우리더러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서, 거기에만 집중해라. 이겁니까? 단 한 명을 위해서?"

장관 아들이 재난에 휘말렸대.
지금 국장은, 베테랑 요원들더러 싹 다 거기에 매달려 장관 아들을 빼오라고 하고 있었어.

"그냥 한 명이 아니라 장관 아들이야! 그것도 장관네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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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분위기를 읽었는지, 국장이 들고 있던 파일철은 책상에 쿵쿵 내리찍었어.

"니들 같은 현장직들은 모르겠지만, 이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알아? 위에서 압박이 내려오는 걸 내가 얼마나 열심히 막고 있는지 알기나 하냐고!"

허. 막기는 뭘 막아. 누군가가 헛웃음을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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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른 구조들은 어떻게 합니까. 이미 인력부족인데."

중년의 요원이 불퉁하게 말하자, 국장이 대충 답했어.

"그거야 저연차 애들 집어넣고, 안 되면..."

안 되면... 국장이 심드렁하게 머리를 긁었어.

"못 구하는 거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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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 일단 중요한 건 강 장관님네 장남이고."

최 요원이 뛰쳐나가려는 걸, 뒤에서 선배 몇이 억지로 끌어다 제 뒤로 숨겼어.

"최가야, 안 된다."
"징계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안 된 새끼가 어딜."
"짬순이니 억울해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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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순으로 요원들이 국장에게 반발하고 나섰어. 우리가 높으신 분 구하는 보디가든 줄 아쇼! 누군가는 유니폼 자켓을 벗어 집어던졌어. 나 안 해!
그래도 변하는 건 없었어.

"나가! 어? 다 나가! 내가 손해냐, 니들이 손해지! 자네들이 이러면, 남은 후배들이 어떻게 될지 무섭지도 않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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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쳤어.

"......."

요원들은 욕설을 짓씹으며 국장실을 나왔어.

국장이 요원들을 싹 다 밟을 수는 없겠지만, 저연차 요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는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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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팀장급 두 명을 포함한 베테랑 요원 여덟 명, 감시역의 국장파 요원 두 명이 합쳐진 프로젝트 팀이 설립되었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팀원 분들은 다른 재난의 구조 활동에는 참여하실 수 없습니다."
"이런 염병할."

누군가 욕설을 씹어뱉어.
35
안 그래도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인데. 베테랑 여덟 명의 빈자리가 작을 리 없어.

결국 최 요원의 빈자리를 메우던 재관이 크게 다칠뻔 했어.

"재관아!"

최 요원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회의고 뭐고 다 뒤로 하고 뛰쳐나왔어. 재관이 다른 요원의 등에 업혀나와. 온몸이 피투성이야.
36
최 요원은 주먹을 쥐었어.
더는 참을 수가 없어.

그 와중에 출동 호출이 울려.
이제 막 재난에서 나온 요원이, 업고있던 재관을 내려두고 절뚝거리며 출동을 나가려 해.

최 요원이 그런 요원을 주저앉혔어.

"넌 쉬어. 내가 갈 테니까."
37
그러자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잡아.

"최 요원님, 이만 들어가셔야죠."

프로젝트팀 회의 중에 뛰쳐나온지라, 뒤에 감시역이 따라붙었어. 최 요원이 제 어깨에 얹힌 손을 탁 소리 나게 쳐냈어.

"프로젝트도 구조도, 둘 다 하면 되잖아."
38
"정식 근무 시간에는 승인할 수 없다는 게 국장님 지시입니다."

감시역이 비죽 웃었어.

"...하하."

함의하는 바는 간단했어.
하고 싶으면 일 다 끝나고, 개인적으로 해라. 대신 책임도 네 몫이다.

"최 요원님!"

아래에서 숨을 헐떡이던 다른 요원이 고개를 저어.
39
장비 지원도 안 되고, 죽어도 순직 처리도 안 될 거야.
그런 불이익을 감수하게할 수는 없어.

그러나 최 요원은, 감시역을 향해 사납게 웃어 보였어.

"올라가서 전해, 개자식아."

나 근무지 무단 이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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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망설임 없이 후배 요원의 호출기를 받아 들고, 자전거를 향해 뛰었어.

그날.
최 요원은 다섯 명의 시민을 구했고,
한 명의 시민을 구하지 못했어.
41
*

망할 프로젝트 팀이란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네.
국장은 최 요원을 잘 구슬러 보기로 한 모양이었어.

"다음에는 그러지 말게. 허허."
42
실적이 안 나니 본인도 이제 좀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지.
최 요원은 다른 요원들을 생각하며 간신히 욕을 삼켰어.

장비만 제대로 갖췄어도. 모두 다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최가야, 소주나 한 잔 하자."

잠깐 짬이 난 선배들이 최 요원의 어깨에 어깨동무 했어.
43
다들 잔뜩 지친 얼굴이야.

💬 오늘 저녁 먹고 들어가

짧은 문자를 보내.
그리고 휴대폰을 주머니 안에 넣었어.
44
지친 몸으로 퇴근하자, 솔음이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어.
시계를 보니 오후 여덟 시야.
오늘은 좀 일찍 퇴근했나 봐.

소파에서 골아떨어진 솔음의 앞에 쪼그려 앉아.
눈을 감은 하얀 얼굴을 잠자코 지켜봤어.

긴 속눈썹과 창백하리만치 흰 피부,
날카로운 턱선과 콧대,
분홍빛을 띄는 입술.
45
그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몸상태가 안 좋은지, 이마가 식은땀에 젖어있어.
손바닥으로 짚어보니 미열이 좀 있어.

"솔음아. 들어가서 자. 솔음아."

속눈썹이 나비처럼 팔락이다가, 까만 눈동자가 드러나.

"...요원님?"
"왜 소파에서 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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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음이 약간은 멍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다가, 순하게 대답했어.

"...그냥요."

네가 요즘 어딘지 거리를 두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내 착각일까?

무언가 이야기해볼까 하다가 그만둬.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마음 속에 남아서, 솔음에게 감정적으로 굴게 될 것만 같으니까.
47
이 이상 너와 다투고 싶지 않아.

대화를 급하게 마무리짓고 걸음을 옮겨.

"요원님."

그러나 솔음이 그런 최 요원을 붙잡았어.
그리고 말간 눈으로 물어.

"혹시 주말에 시간 있으세요?"
"주말? 왜?"
"그냥요. 여행 안 간지 좀 된 것 같아서요."
48
그러게. 생각해보니, 정말 오래됐어.

"주말이......."

그렇지만,

"이번 주... 그으, 포도야, 요즘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오래 걸리는 겁니까?"
"아마도. 좀......."
"무슨 재난이에요?"
49
최 요원은 한참을 말을 고르다, 조심스레 이어.

"극비라서 말해주기가 어렵다. 미안."

이런 상황을 솔음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재난관리국을 좋아하던 솔음이니까.

그리고 알려줬다가... 다시 최 요원을 돕겠다고 돌아오기라도 하면 큰일이야.
50
겨우 평범한 삶을 되찾았잖아.
그러니까 솔음 만큼은, 그냥 안전했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여행 가고 싶은 거면, 혼자서라도 다녀올래?"
"딱히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담담한 척 하지만, 서운한 기색이야.
51
"미안해. 대신 이거 끝나면 꼭 가자! 꼭!"

최 요원이 몇 번이나 얘기했어.
하지만 솔음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워.

어떻게 하면 네가 웃을까.
예전에는 그토록 쉬웠던 일이,
지금은 풀리지 않는 난제 같아.
52
*

자는 도중 솔음이 몸을 일으켜는 기척이 나.
원래 잠귀가 밝은 최 요원은 곧장 눈을 떴어.

화장실에 간 모양인데, 오래도록 들어오질 않아.

눈을 감고 신경을 청각에 집중해 보니... 무언가를 토하는 소리가 들려.
계속 아프더니. 병원에 가는 게 좋으려나.
53
휴대폰을 켜서 이 근처에서 갈 만한 병원을 검색했어.
늦은 시각이라 좀처럼 잘 나오지 않아.

나간지 한참 후에 솔음이 돌아왔어.

"어디 아파?"
"네.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저녁 먹은 거 체한 거 아니야?"
"네......."

얼굴이 허연 게 핏기가 없어.
54
"소화제는 먹었어? 아까 무슨 약 먹는 것 같기는 하던데-"
"괜찮-"

몸을 일으키는데, 솔음이 최 요원의 팔을 잡았어.

그 순간, 아까 재난에서 구하지 못했던 시민이 떠올라.

'살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최 요원의 팔을 잡았으나, 끝내 질퍽거리는 어둠에 삼켜졌던.
55
"허억."

저도 모르게 솔음의 손을 떨쳐냈어.

타악.
거친 파찰음과 함께 솔음의 손이 허공으로 날아가.

"아."

솔음이 쳐내진 제 손을 내려다봤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최 요원도 깜짝 놀랐어. 이러려던 게 아닌데.
56
"미안해, 솔음아. 갑자기 닿으니까 놀라서."

얼른 솔음의 손을 끌어다 제 손 안에 넣었어. 빨개진 손등을 어루만지고, 몆 번이나 사과했어.
하지만.

"......."

솔음은 대답이 없어.
가만히 제 손만 내려다보다가, 스륵 등 뒤로 빼내.
57
"그냥. 내일 좀 쉬면 괜찮을 거예요. 요원님도 일찍 나가야 하니 주무세요. 그 얘기 하려고 한 겁니다."
"병가 쓰게?"
"네."
"...그래. 얼른 자자."

미안해. 최 요원이 짧게 덧붙였어.
솔음은 대답하지 않았어.

"잘자."
"...요원님도요."
58
삐걱삐걱.
둘 사이에 쌓아올렸던 무언가가, 위태롭게 뒤틀리며 소리를 내고 있어.
꼭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그런데도 그 무언가가 대체 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

최 요원은 잠결인 척 돌아누웠어.
잠시 후, 뒤에서 솔음도 돌아눕는 소리가 들려.
59
둘 사이가 무너져가.
견고한 성벽이라고 생각했는데.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맥없이 사그라들어.

...조금만 이따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때는 꼭 제대로 이야기 나눠봐야지.
그렇게 다짐해.

그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도 모르고.
60
소장본 수요조사 폼입니다^^
(판매폼X 수량 파악 목적O)


61
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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