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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 보고 싶어서 새벽에 시작하는 기억상실 연상연하…

그날은 연상 출근 했다가, 외부 미팅 있어서 점심 먹고 외근 나갈 듯. 연하 데려가려고 했는데 지금 이 회사에 연상이 제일 상관이고, 그다음이 연하인데 어떻게 둘 다 가… 결국 연하 내버려두고, 퇴근하기 전에 다시 회사 올 거라고 같이 저녁 먹고 들어가자고 뽀뽀 쪽 해주고 나갈 듯…

회사에서 아무리 까칠하게 굴어도 언니는 내 언니, 나만의 언니니까… 항상 이런 식으로 남들 시선 안 보이는 곳에서는 잘 표현해 주는 연상.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겠지. 그것 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런 것도 다 과거에 묻어둘 수 있는 게 이제 벌써 햇수로 5년이니까.

가끔은 서로 실수 눈 감고 넘어가 주기도 하고, 때로는 솔직하게 터놓기도 해. 그러다 언니가 회사에서 이렇게 뽀뽀라도 할 때면… 5년 차여도 여전히 아쉬운 연하 회사 작아서 직원 없었을 때를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 안 들게 집에서 몸으로 보여주니까… 얼른 퇴근 하고싶은 연하…

한창 일하고 있으면, 이제 슬슬 미팅 끝나가서 한 30분이면 도착할 것 같다고 카톡 남기는 연상. 언니랑 뭐 먹지… 생각하면서 지금 하던 거 마무리 짓고 슬슬 짐 챙겨야겠다 생각하는 연하…

다른 직원들도 다 퇴근했고… 혼자 회사에 있으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한 연하 결국 회사 불 다 끄고 문단속하고 로비 나와서 기다리는데 연상 올 때가 됐는데 안 나타나. 차가 좀 막히나? 그냥 그렇게 생각하면서 언니한테 전화 걸었는데 신호는 계속 가는데 받질 않아.

운전하느라 바쁜가…? 좀 서운해도 이 정도는 이제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사이니까, 그냥 식당 찾아보면서 기다리는 연하. 근데 너무 안 와… 같이 외근 나간 직원한테 전화해도 연결이 안 되니까 뭐지? 싶은 연하…

그래도 언니는 시간 약속 잘 지키는 편이니까, 일부러 이렇게 늦는 건 아니라고 확신하는 연하 언니 차 오나 안 오나 보려고 대로변에 나가 있겠지… [언니 나 사거리에 서있을게!]

이 카톡 쓰면서 회사에서 코너만 돌면 있는 사거리로 걸어가는데… 연하 나오자마자 바로 앞으로 구급차 줄 지어 지나가겠지. 어디 사고 났나? 하고 갈 길 가는데… 어째 구급차 소리가 줄어들질 않아. 구급차 한 네 대가 갈 정도면 큰 사고인가 보다… 하고 코너 딱 돌면, 사람들 모여있는 거 보여.

그 옆에 나란히 서 있는 구급차들… 와 진짜 바로 앞에서 사고 났네 싶어서 가까이 가는데, 사고 현장 수습한다고 온 견인차에 걸려 도로 가차선으로 빠지는 저 차… 저거 어딘가 익숙해. 언니 차, 아닌가? 에이, 설마… 하며 다가가는 연하.

그냥 흔해 빠진 검은 세단인데 이런 차 서울에 한두 대도 아니고… 근데 지금 갑자기 싸한 느낌 들어서 사람들 사이 비집고 들어가겠지. 도로에 핏자국 무성하고… 파편 가득해서 출입 통제하는 경찰들… 사고 목격자 있는지 막 조사하는 경찰 냅다 붙잡고 누가 다쳤어요? 하는 연하…

”이 근처 회사 대표라던데…“ 이 말 듣고 심장 철렁한 연하… 차 번호판 뭐였냐고 어떻게 생긴 사람이었냐고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뭐 아는 사람이에요? 하면서 대충 키는 딱 비슷한 사람인데… 하얀 블라우스 같은 거 입고… 머리 좀 짧던데. 여기까지 듣자마자 다리 힘 풀려서 주저앉는 연하…

흘러내리는 눈물 주체 못 하고 손바닥으로 슥슥 문지르고… 언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 걸어보는 연하… 전화 수신음 계속 가다가… 갑자기 연결되어서 언니…! 하면 평소의 언니 목소리 아니라 다른 사람이 받겠지.

“안녕하세요. 여기 병원입니다 권세아님 보호자 되시나요?” “…” “여보세요? 권세아님 보호자 되시나요? 여보세요?“ ”네, 제가..“ ”권세아님 지금 응급 수술 들어가셔야 해서 보호자 서명 필요한데, 지금 빨리 와주시겠어요?“ ”…네“

전화 끊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지나가는 택시 아무거나 잡아 타는 연하. 눈물 때문에 앞 흐릿해지고 택시에서도 제대로 못 앉고 제발, 제발 빨리 가주세요… 하겠지. 응급실 바로 앞에 내린 연하 뛰어 들어가서 보이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제가 권세아 보호자예요 하는 연하…

그러면 빨리 수술 동의서 써야 한다고… 간호사 따라가는데 침대 커튼 걷기 전에 윥이한테 말하겠지. 지금 이 모습 보고 트라우마 오실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냐고, 환자 상태 좀 안 좋다고 하면 심장 덜컹 내려앉는 연하…

그래도, 그래도 보고 싶어요 하면 커튼 걷는데… 입고 나간 블라우스 흰색이었다고 믿기 어렵게 변했고… 누워있는 언니 몸 여기저기에 드라마에서만 보던 각종 기계들 연결되어 있는 거… 자꾸 눈물 나는데 흰 가운 입은 의사 와서 상태 설명해 주겠지…

지금 바로 수술방 올릴 건데 12시간에서 14시간 정도 걸릴 수 있다… 오른쪽 머리랑 팔을 많이 다쳤는데, 일단 외관상으로 그렇고 CT 결과 보고 추가 수술 할 수도 있다고… 그냥 무조건 고개 끄덕거리고 살려만 주세요… 하는 연하.

수술 동의서 다 써서 내면 바로 침대 끌고 수술실 올라가는 거 뒤따라 가려 하는데 직원한테 붙잡힐 듯. 항상 내 앞에서는 단단했던 언니였는데 지금 너무 무서운 연하… 언니가 내 옆에 없는 거 상상도 해본 적 없어. 더군다나 이런 일로는 더 없지.

수술실 앞 의자에 앉아서 계속 울다가… 수술실 문 열릴 때마다 아까 언니랑 들어간 의사인가 확인하고 다시 울고… 그렇게 몇 시간 흘렀는지도 모르겠어.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가 휴대폰 켜면 아까 언니한테 보낸 카톡 1 그대로 남아있는 거 보고 마음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울컥하는 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