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ad Truncated (Cap Enforced)
Only the first 20 tweets are unrolled into slides to ensure reliable PDF exporting and high server performance.
Canvas & Ratio
Choose your destination platform format
Layout Template
Choose a content structure for your slides
Preset Themes
Typography & Sizing
Brand Kit Customization
AGENCYConfigure brand assets for headers & footers
Outro Slide CTA
Customize your closing call-to-action slide
Background Pattern
Build Your Carousel
Drag and drop any post card below onto a slide, or use the quick buttons to insert content/images instantly!

* 깜빡. 태의가 문뜩 눈을 뜸. 뭐야, 여긴 어디야. 나 뭐하는 중이었지? 깜빡. 다시 한번 느릿하게 눈이 깜빡임. 머릿속에 의문들이 둥실 떠올랐다가, 이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옇게 낀 안개 너머로 먹혀서 사라져. 끙. 뭐지, 몸에 힘이 안들어가. - 이런, 벌써 일어나셨습니까? <a target="_blank" href="https://twitter.com/Popcorn_Nacho_/status/1503341519759036417" color="blue">x.com/Popcorn_Nacho_…</a>

다시 한번 무거운 눈꺼풀이 느릿하게 움직여. 다른 사람. 누군가 곁에 있다. 그런데 누구지? - 충고 드리는데,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응급처치만 겨우 했거든요. 귀로 들어온 소리가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그저 웅웅 고막을 울림.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당신 누구야?

그렇게 묻기 위해서 입을 열었지만, 새어나오는 소리라고는 지금까지 왜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뛰는 고동과 목을 긁는 신음 뿐이었음. 쿵쿵쿵. 고막에 닿는 소리들을 밀어내던 게 제 심장박동이었나. - 상황파악이 안되나요? 뭐, 좋습니다. 얌전하게 구는 건 바라던 바거든요. 그 때 덜컹 하고

지금까지 기대어 있던 뭔가가 흔들림. 그러자 갑자기 둔해진 신경을 파고들듯 허벅지 쪽에서 불이 붙은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짐. - ...? - 당신 지혈도 제대로 안되더군요. 그런 몸으로 잘도 군인을 했네요. 시간이 없어서 대충 묶어놓긴 했는데, 얼른 처치하지 않으면 다리를 못 쓰게 될 수도 있어요.

말을 듣지 않는 고개를 겨우 움직여 내려다보니, 시야가 온통 붉어. 둔해진 코로는 아무것도 맡아지지 않았는데. - 깊게 생각할 것 없어요. 당신은 그저 살아있기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요. 이번에는 몸이 옆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 하읏, 하고 다시금 신음이 터짐.

태의는 그제야 자신이 움직이는 차 안에 있다는 걸 깨달음. 관성으로 몸이 기우는 바람에 머리에 닿은 창에 뿌옇게 숨이 맺힘. 여긴 어디야?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야? 당신은 누구야? 왜 여기 있어? 일레이는? - ...일레이. - 허? - ...일레,이. 바짝 말라붙은 목은 소리를 낼 때마다 껄끄러워.

큼, 하고 목을 가다듬을 기력도 없어서, 되는대로 뱉은 목소리가 제대로 상대방에게 들렸는지도 알 수가 없어. 근데 나 아픈 것 같단 말이야.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 아픈데. -...일레이. 네가 옆에 없을 리가 없잖아.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던 태의의 손끝이 움찔거려. 몸이 여전히 말을 안들어.

끙, 하고 앓기까지 했는데도 겨우 조금 움직이는 게 다야. 하지만 태의는 계속 손끝을 꼼지락대. 무언가를 더듬어서 찾는 것처럼. 초점도 안잡히는 눈은 멍하니 허공을 헤매고 있는데도. 그 모습을 룸미러 너머로 확인한 슈미트는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지어. 꼴을 보니 제정신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와중에도 그 미친놈부터 찾고 있다니. 역시 이 녀석도 제정신은 아니군. 그가 네비를 힐끔대며 핸들을 돌려. 태의가 스스로의 허벅지를 총으로 쐈을 때는 당황하긴 했지만, 어차피 병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그에게 매수당한 상태였기에 도주할 수 있었음.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듯

다 죽어가는 꼴을 하고도 그를 노려보던 청년은, 지혈을 위해 침대 시트를 찢어 단단히 묶고 나서야 까무러치듯 정신을 잃음. 슈미트는 자신의 뒤를 쫓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있었음. 자신이 연줄을 이용했듯, 리그로우도 이 병원과 친밀한 관계라는 것도 알았지. 그래서 최대한 서둘러서 태의를

옮기고, 미리 짜놓은 도주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음. 길상천이 제 손아귀에 위태롭게 놓였으니, 그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도주를 도우리라. 브레이크를 밟자 이번에는 맥없이 앞쪽 헤드레스트에 부딪힌 태의가 고통을 견디듯 숨을 몰아쉬어. -당신이 찾는 사람 여기 없으니 얌전히 굴어요.

-...일레이 -없다니까. -...왜 -글쎄요. 바쁜가?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이면서도 눈은 바쁘게 전방을 살펴. 아직까지는 순조롭지만, 언제 어디서 그 미친놈이 튀어나올지는 모르지. -얌전히 있으라니까. 슈미트가 여기저기를 손으로 더듬고 다니는 태의를 힐끔 대. 약기운에 출혈이 더해져서 눈이

맛이 간 모양이지. 그럼 죽은듯이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 좀비마냥 꿈틀대기는. 우연히 문고리가 손에 걸린 모양이지만, 단단하게 잠궈두었으니 열 수 있을 리가 없다. -얌전히 있으면 만나게 해 줄게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었음. 그 미친놈에게 널 데리고 있다고 보여주는 순간 내 목이 따일테니.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놈한테는 통할 줄 알았더니, 애초부터 의사소통이 되는 상태가 아니었는지 여전히 그 이름만 불러댐. 듣지도, 보지도, 심지어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오직 그 이름만. 그건 마치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고, 주문 같기도 했고, 기도소리 같기도 했음. 만약 이게 진짜 주문이나

기도라면, 그 끝에 소환될 것은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마귀새끼겠지. -성가시네. 슈미트가 혀를 참. 그냥 다시 기절시켜버릴까. 핸들을 잡은 손을 까딱이며 그가 고민하는데, 일순 멀리서 작은 웅웅 소리가 들림. 일정한 박자로 울리는 소리는 공사장에서 나는 소리 같기도 했고, 배기음 같기도 했음.

힐끗. 슈미트가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로 뒤를 살폈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었음. 뭐지? 그는 지금 도심에서 벗어나서 외곽을 따라 달리는 중이었음. 이대로 바다로 빠져서 외국으로 도주할 계획이었음. 이제 조금만 더. -? 그런데 소리가 자꾸 가까워짐. 여전히 눈에 보이는 건 없는데.

묘한 불안감에, 슈미트가 손을 뻗어 조수석에 대충 던져놓았던 총들 중 하나를 손에 쥐어. 이제는 태의도 그 소리가 들리는지, 자극의 방향을 쫓듯 멍하니 고개를 들어. 차도 막히지 않아서 뻥 뚫린 도로야. 슈미트는 불안감을 떨쳐내듯 엑셀 을 힘주어 밟아. 금방 속도가 붙은 차량이 총알처럼 달려.

제한속도를 훌쩍 넘겼지만 도로 위의 차량이 그의 차 한대 뿐이라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 아무리 외곽에 있는 도로라지만 이렇게까지 오가는 차가 없는 건 드문 일이었지. 역시 길상천이라며 입꼬리를 당기다가, 문뜩 위화감을 느껴. 근데 아무리 그래도 도로 위에 차가 한대 뿐인게 말이 되나?

그것도 반대쪽 차선까지? 마치 누군가 그렇게 의도한 것처럼. 핸들을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실림. 계기판에 속도는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음. 그냥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을 뿐. -...일레이. 다시금 태의가 속삭이듯 그 이름을 불러. 가뜩이나 정신사나운 판에 그 불길한 이름이라니.

리그로우가의 미치광이의 이름은 그다지 알려져있지 않은 정보였음. 이미 통용되는 별명이 여럿 있었고,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정보였으며, 그 미친놈이 유독 제 호칭에 더 또라이처럼 군다는 걸 알고 난 뒤로는 다들 알고있던 정보도 잊고 싶어했으니까. 혹시 만에 하나라도 실수로 불러버릴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