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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 Post #1
유토리
@yut0V0ri

전에 익명깅이 보고싶다구 해주신 시한부라 울어버리는 둔듀 짧게 풀어봅시다 (엔딩이 없을 예정. 죽지마 둔듀.)

Drag Post #2
유토리
@yut0V0ri

원래도 예민한 성정인 준수니까,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동안에는 만성 질환에 시달릴 것 같음. 위염이든, 두통이든 둘 중 하나. 두통이라 해봅시다. 머리 아플 기미 보이면 그냥 약 먹고 집 가면 일찍 씻고 자는 식이었는데, 어느날 머리가 깨질 것 같더니 잠깐 의식을 잃는 일이 발생함.

Drag Post #3
유토리
@yut0V0ri

어라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병원감. 처음부터 대학병원을 가지는 않았을 듯. 원래 편두통 약 처방받던 가까운 병원으로 갔겠지. 근데 되게 심각한 표정의 의사 슨생님이 진단서 써줄테니까 큰 병원가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거야. 이걸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나이는 아니지. 준수도 어리잖아.

Drag Post #4
유토리
@yut0V0ri

무서워짐. 나 많이 아픈건가? 수술 받아야 하는 건가? 일단 엄마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대학병원은 어머니랑 같이 갔을 것 같음. 검사결과 나오는데 하루정도 걸린다고 해서, 그날은 검사만 하고 집에 왔고 이제 결과 들으러 가서 청천병력같은 소릴 들었지. 종양이 있는데 수술을 못한대.

Drag Post #5
유토리
@yut0V0ri

(늘 그러하듯 고증? 없습니다^__^) 의사가 돌려돌려 말했지만, 수술하면 바로 죽고, 수술 안 하면 앞으로 1년은 살 수 있다는 말이었음. 과연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만약 대학에 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미래를 그릴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덜컥 와버린거야.

Drag Post #6
유토리
@yut0V0ri

그냥 늘 그랬듯이 머리가 조금 아팠던 것 뿐이고, 그날만 심했던 건데. 근데 내가 죽는대. 이게 믿어지겠음? 너 이제 1년 밖에 못살아. 충격적이지만 믿기진 않았겠지. 그렇잖아.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저 밥 먹고 나면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만 추가됨. 그 외엔 일상이란 말야.

Drag Post #7
유토리
@yut0V0ri

근데 이제 하루하루 지날수록 죽음을 실감하는 순간들이 찾아올 것 같음. 병원에 갔던 그날처럼 머리가 쪼개지는 듯한 통증이 찾아온다던가, 기절하는 일이 점점 잦아진다던가.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부정하게 됐을 것 같음.

Drag Post #8
유토리
@yut0V0ri

내가 왜 죽어? 그럴 리가 없어. 준수는 부정하는데, 이제 주변 사람들이 보기엔 아니지. 머리 아프다고 하는 일이 잦아지고, 상태도 엄청 나빠보이고. 무엇보다 애가 살이 꽤 빠졌음. 밥도 예전처럼 못 먹는 것 같지.

Drag Post #9
유토리
@yut0V0ri

-햄 괜찮아요...? 얼굴이 엄청 창백한데... -...멀쩡하니까 신경 꺼. 그리고 이게 숨길 수 없게 된 것이 바로 합숙때였을 것 같음. 아무한테도 들키고 싶지 않으니까, 타인하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는 준수. 그게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친거지.

Drag Post #10
유토리
@yut0V0ri

원중이랑 연습 경기 한 판 하고, 다들 앉아서 쉬고 있던 때였음. 준수가 물 가지러 가려고 벽에 기대 앉아있다가 일어섰는데, 핑 돌더니 악 소리도 못 낼 정도의 통증이 찾아옴. 혼자 일어나던 준수가 쿠당탕 넘어지니까 옆에있던 탯. -ㅋㅋㅋㅋ전하 이제 몸개그...도......? 햄아 니 괘안나...!

Drag Post #11
유토리
@yut0V0ri

진짜 아무 대비도 못하고 넘어진거라, 부딪히면서 터진 입술에 피가 맺혀있었음. 태성이가 괜찮냐고 외친 소리에 다들 뭔일이야? 함서 시선 모일듯. -햄, 준수햄! 갑자기 와이러는데...!! 머리? 머리가 아프나? 감독님!! 너무 아파서 눈물 줄줄 흐름. 이명이 심해서 주변 소리도 안들리는 지경.

Drag Post #12
유토리
@yut0V0ri

현성씌 뿐만 아니라 원중 감독님까지 전부 모이고, 애들도 다 걱정하는 상황 속에서 119 구급대까지 도착함. 그리고 그 즈음에 통증이 가라앉고 시야도 제대로 돌아온 준수. 멍하니 걱정스럽게 자기 보고있는 친구들+어른들+119 구급대원들 차례로 시선을 옮기더니, 이내 벌떡 일어남.

Drag Post #13
유토리
@yut0V0ri

-학생 괜찮아요? 이제 제 말 들려요? -네, 네 괜찮아요...괜찮아요. 저 아무렇지도 않, 아요. -어어, 갑자기 일어서면...! 비틀비틀 일어서는거 잡아준 구급대원 뿌리치고, 사람들도 막무가내로 밀치고 체육관 안에 위치한 체육 창고 안으로 들어가서 문 닫아버림.

Drag Post #14
유토리
@yut0V0ri

문 좀 열어보라고 밖에서 소리치는 감독님 목소리 들리는데, 귀 틀어막고 웅크린 준수. 아니야, 아니야...아니라고..씨X 내가 왜 죽어.. 중얼중얼 거리고 있을듯. 남들한테 아픈 걸 들키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죽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아무도 모르면, 안 죽을지도 모른다는 답지 않은 생각.

Drag Post #15
유토리
@yut0V0ri

입술에 피난 거 벌벌 떨리는 손등으로 대충 문질러 닦고선, 창백하게 질린 손과 대비되는 피보고 결국 왈칵 눈물 터지는 준수. 검사 결과를 듣었던 날, 밤에 부모님이 우시는 걸 듣고도 딱히 눈물이 나지는 않았었는데. 고작 피 조금 흘린 거에 죽음이 확 코앞으로 다가온 기분이 들었음.

Drag Post #16
유토리
@yut0V0ri

내가 왜 죽어야돼.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 중에서 하필 나야. 답답한 가슴 퍽퍽 때리면서 우는데, 감독님이 문따고 들어올듯. 준수 상태가 상태이다 보니, 다른 애들은 어른들이 돌려보냄. 엉엉 울고있는 준수 살짝 끌어안고, 괜찮다...마이 놀랐제...괘안타 준수야...해주는 감독님.

Drag Post #17
유토리
@yut0V0ri

준수는 모두에게 숨겼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감독님은 알고 있었음. 준수 부모님이 언질을 해뒀겠지. 혹시 학교에서 쓰러지거나 하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하니까. 그리고 아무리 숨기려고 한들,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몸이 아픈 건 둘째치고 애가 많이 불안해보이는걸.

Drag Post #18
유토리
@yut0V0ri

이해한다는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감독님은 준수가 왜 숨기고 싶어하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 같지. 이 어린애가 죽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겠음. 이러나저러나 마음아픈 건 똑같지만,

Drag Post #19
유토리
@yut0V0ri

차라리 죽음을 부정하는 편이 아직 준수가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같아서, 감독님은 차라리 이게 낫다고 생각함.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살아야지. 남들보다 조금 이른 끝일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하지 않겠나.

Drag Post #20
유토리
@yut0V0ri

감독님도 울컥하겠지. 근데 여기서 울면 안되니까, 준수 더 꽈악 끌어안고 머리도 슥슥 쓰다듬어주고, 등도 토닥여주고. 잠깐씩 품에서 떼어내서 눈물도 닦아주고. 울음이 그칠 때까지 계속 그렇게 괜찮다고 말해줬을 것 같음. 별거아닌 위로가 준수의 짐을 조금은 덜어내주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