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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꾸는 박문대 보고 싶다

사실 류건우 시절에도 종종 꿨었는데, 대학 졸업나고 나서는 한 번도 안 꿨을 듯. 사실 류건우도 예지몽을 그리 달가워 하는 편은 아니었음. 항상 좋지 않은 내용만 단편적으로 보여 줬으니까. 그런 예지몽이 다시금 나타난 거임.

류건우의 예지몽은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었음. 잠에서 깨기 직전에 약 5초 정도 상황을 보여 주는 게 다였지. 만약 화재가 날 것을 예지한 꿈이라면 웅성웅성대는 사람들, 붉은 화마, 구급차의 사이렌 등 여러 장면이 복잡하게 섞여져 나와 그 꿈을 풀이하기가 어려웠음.

그런데 문제는 🐶 그게 왜 지금 나오냐 이거지.... 그래, 류건우... 아니, 박문대는 예지몽을 꿨음. 스케줄이 5시간도 안 남은 새벽에.

박문대는 굉장히 오랜만에 겪는 찌뿌둥함에 눈썹을 찌푸렸음. 이 찌뿌둥함은 방금 자신이 꾼 꿈이 예지몽이란 것을 증명해 주는 증거이자 일종의 패널티였음. 🐶 (하루 정도 지속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박문대는 확신했음. 지금 자신은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할 최악의 컨디션이라는 것을.

두통과 오한이 밀려왔음. 혹시나 하고 손으로 이마를 짚어 보니 뜨끈한 열이 전해져 왔음. 이대로 잠을 자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돼 무거운 몸을 이끌고 거실로 나가 체온계를 찾았음. 체온계를 귀에 꼽고, 버튼을 누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삐빅하는 기계음이 들렸음. -39.6°C 좆됐다.

박문대는 누가 볼세라 얼른 체온계를 제자리에 두고, 주방에서 찬물을 들이켰음. 열 때문인지 자꾸만 늘어지는 몸뚱어리를 깨우기 위함이었음. 역시 차가운 게 들어오니 정신이 바짝 들었음. 그 상태로 방에 들어가 예지몽이라도 해석해 보려는 찰나, 아무도 없던 거실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렸음.

🐹 ...박문대? 놀라 굳어버린 몸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풀렸음. 🐶 아, 소파에서 주무셨나 봐요. 평소와는 달리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음. 이것도 예지몽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라고 생각한 박문대와는 달리 배세진은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음.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박문대의 목 상태는 최상이었음. 바쿠스 반동으로 인한 몸살 때도 성대는 멀쩡했으니까. 그러므로 박문대의 목이 나갔다는 것은 박문대의 어딘가에 굉장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배세진은 생각했음. 그런 결론에 도달하자마자 배세진은 곧장 다가와 박문대의 이마를 짚었음.

배세진은 박문대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마자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짓더니, 재빨리 손을 거뒀음. 그리고선 아까 박문대가 사용했던 체온계를 들고와 박문대의 체온을 재기 시작했음. 또 다시 삐빅 소리가 울려퍼지고. -41.1°C 🐹 ...119가 몇 번이었지? 🐶 그거 아니에요 심히 당황한 듯했음.

배세진은 어디 커뮤니티에서 봤던 사람의 체온은 40도가 넘어가면 장기가 손상된다는 글을 떠올렸음. 그리고 체온계의 숫자와 제 팀의 메인보컬을 번갈아 봤음. 그러고 나서는 박문대가 말릴 틈도 없이 박문대와 류청우의 방으로 뛰쳐들어갔음. 박문대가 뒤늦게 쫓았을 때에는 이미 류청우가 깬 후였음

🦅 문대야, 아무래도 오늘은 숙소에서 쉬어야 할 것 같은데. 류청우가 졸린 눈을 비비고 제 이마와 박문대의 이마에 손을 올리며 말했음. 그 말에 박문대는 당연히 도리질했음. 잡힌 스케줄만 다섯 개인데, 그중 세 개가 테스타의 무대를 원했음. 🐶 (그 무대에 고음을 빼버리는 건... 무리지.)

🦅 싫어? 아... 열은 계속 오르는 것 같은데. 그럼 일단 편의점 죽이라도 사올까? 아직 가게는 안 열었을 것 같은데. 🐶 ...야채죽으로 부탁드릴게요. 다시 걸걸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튀어 나왔음. 동시에 겉옷을 걸치던 류청우의 몸짓이 멈췄음. 그리고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음.

🦅 매니저 형, 늦은 시간에 죄송한데 오늘 문대가 아파서 스케줄에 참석을 못 할 것 같아요. 🐶 ...! 류청우 잠깐만, 🦅 아, 열이 꽤 많이 나서요. 41도까지 올랐어요, 지금.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 ㅅㅂ 설마) 🦅 문대야, 딱 오늘 하루만 쉬자. 박문대가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음

새벽 3시 경, 성인 남성이 침대에 누워 이마에 물수건을 올리고 해탈한 듯한 웃음을 흘렸음. 류청우가 물수건은 또 얼마나 잘 짰는지 물 한 방울 안 흘렀음. 🐻 ...문대문대. 🐶 왜. 🐻 앗, 죽은 줄~ 언제 일어났는지 모를 큰세진을 한 대 때릴까 고민한 것만 빼면 꽤 편안한 간호였음.

그렇게 박문대는 뜬눈으로 해를 맞이했음. 자신을 제외한 테스타는 스케줄 준비를 하며 아침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현타를 느끼면서. 하루 날로 먹는 김에 모니터링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울상을 지은 선아현이 문대는 환자니까 그냥 쉬어야 한다며 휴대폰을 가져갔음. 아, 할 짓 더럽게 없네.

박문대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예지몽을 떠올렸음. ...아, 무슨 내용이었더라. 끙끙대며 겨우겨우 한 장면을 기억해내니 나머지 장면들은 뇌리에 꽂히듯이 떠올랐음. 중천에 떠있던 태양. 잔잔한 팝과 그에 비해 고요한 주변. 아주아주 작게 들려오는 클랙슨. 어딘가 매우 익숙한 건물

🐶 ...이게 뭐야. 박문대는 난해한 조합에 조용히 한숨을 쉬었음. 태양의 위치를 보면 시각은 정오쯤. 근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건 자동차의 경적 뿐. 비지엠처럼 잔잔하고 유명한 팝송이 흘러가고. 그리고 그 건물은.... 🐶 티원 스타즈. 와 진짜 존나 뜬금없네

박문대는 복잡한 생각들은 구석으로 밀어 놓고, 잠을 청했음.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을까,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상쾌해진 몸이 박문대를 반겼음. 박문대는 곧장 거실로 나가 체온계를 들었음. 삐빅-. -37.9°C 펄펄 끓었던 열은 그 몇 시간 사이에 미열 수준으로 내려가 있었음.

시계를 보니 시간은 12시 57분. 밥은 진작에 먹고 남았을 시간이지만 그닥 입맛이 없었음. 박문대는 아침, 점심 모두 거르고 소파에 자리를 잡아 티비를 틀었음. 그리고 실시간일 음악방송을 틀었음. 때마침 멤버 놈들의 무대 순서였음. 고요한 숙소를 테스타의 음악이 채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