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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즈🧀
@pllilive
#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5)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솔음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어.
그렇게 보내고 나서, 마음이 좋을 리가 없어.

날이 밝자마자 쇼핑백에 최 요원의 옷과 간식거리를 약간 챙겨서 집 밖으로 나섰어.

"춥네."
치이즈🧀
@pllilive
아직 10월인데. 온몸이 괜히 으슬으슬하니 추워.
솔음은 긴팔 위로 두꺼운 가디건을 껴입고 집을 나섰어.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 가운데, 솔음만 혼자 초겨울이야.

운전을 할까 하다가, 갑자기 기절이라도 하면 큰일나겠다 싶어 대중교통을 탔어.
건물 앞에 도착해서 전화를 걸어.
치이즈🧀
@pllilive
건물 앞에 도착해서 전화를 걸어. 신호음이 길게 울렸지만 받지 않아. 구조 중인 걸까.

데스크에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이 몇 그를 반겼어.

"포도 요원! 세상에.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 어디 아파?"
"감기 걸렸어? 옷은 또 왜 이리 두꺼워."

그렇게 티가 나나. 약간은 민망해졌어.
치이즈🧀
@pllilive
한편으로는 이렇게 티가 날 정도인데, 그 눈썰미 좋은 사람이 못 알아봤다는 게 좀 씁쓸하기도 해.

"오랜만입니다. 이거 갈아입을 옷인데, 최 요원님한테 좀..."
"최 요원 지금 대기실에 있어. 가서 직접 전해드려."
"요즘 바쁜데, 애인 온 거 보면 좋아하시겠네."
치이즈🧀
@pllilive
대기실에 있다고? 전화는... 바빠서 못 받은 걸까.

솔음은 익숙한 복도를 걸어 현무 1팀 대기실로 향해.
오래된 벽지도, 맨들맨들한 바닥도, 복도 구석의 소화기도. 익숙한 느낌이야.
그렇게 걷다 보니 현무 1팀 대기실 문이 보여.

오랜만에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들떠.
치이즈🧀
@pllilive
청동 요원의 얼굴도 볼 수 있겠지.
그렇게 문을 두드리려는데.

"ㅡ포도 요원 전화였는데. 진짜 안 받아도 되는 겁니까?"
"재관아, 피곤해 죽겠는데 너까지 왜 그래."

문 너머로, 재관의 목소리와 함께 잔뜩 가라앉은 최 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와.
치이즈🧀
@pllilive
"요즘 자꾸 집에 안 들어가려 하시더니. 포도 요원과 싸우기라도 한 겁니까?"
"싸우고 자시고.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어쩔 수가 없잖아."
"...포도 요원이 최 요원님 걱정을 많이 합니다."
"너한테 또 연락 왔어?"
"네? 아니, 그 뒤로는..."
"그럼 그냥 냅둬.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치이즈🧀
@pllilive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 말을 아꼈지만. 내심 지긋지긋하다는 투야.

[요즘 자꾸 집에 안 들어가려 하시더니.]

방금 전 재관이 했던 말을 곱씹어.
...집에 안 들어가려고 했다고.

그 순간, 어제 최 요원이 했던 말이 떠올라.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치이즈🧀
@pllilive
...그렇구나. 어쩌면 바쁘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핑계였을 지도 몰라.

'내가 눈치가 없었네.'

재관이 문 너머에서 계속 말을 이어.

"그래도-"
"그만, 그만! 솔음이도 요원 출신이야. 이 정도는ㅡ."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솔음은 쇼핑백을 조용히 문 옆에 두고 뒤돌아 나왔어.
치이즈🧀
@pllilive
평소의 최 요원이었다면 알아차렸을 거야. 솔음이 앞에 있었다는 걸.
하지만 그는 지금 너무 피곤했고, 복도를 지나다니는 요원들은 계속 있었으며, 원래라면 이 시간에 솔음은 회사에 있을 테니까.
그는 솔음이 왔다는 걸 알 수 없었어.

솔음은 그렇게 최 요원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지하철에 탔어.
치이즈🧀
@pllilive
달캉 달캉 달캉.
다리 위를 천천히 지나치는 지하철 차장 너머로, 오전의 뿌연 햇살이 화사하게 비쳐들어와.

생각해보니 이 세계에 처음 떨어지고, 바로 들어갔던 괴담도 지하철이었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이 세계에 대한 기억들을 회상해.
치이즈🧀
@pllilive
D조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얼결에 재난관리국 스파이로 잠입하며 그를 만났지.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어. 돌이켜보면 무섭지만 그래도 보람찬 일들이 많았어.
치이즈🧀
@pllilive
고작 스파이 출신 후배를 위해, 최 요원은 참 많이도 노력했어.
지산 마을에서도,
괴이가 되었을 때도,
세광특별시에서도.

무모하고, 호쾌하고, 영리하고,
두려움을 알며,
그럼에도 누구든 구하려 하는,
다정하면서도 강한.

그런 당신을.
사랑했어.
치이즈🧀
@pllilive
지하철이 철로를 잡아먹으며 계속 달려.
집이 가까워질수록 회상도 끝나가.

[나도 조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시민을 두고 나와?]
[바쁘다고 했잖아.]
[사랑? 좋지. 그런데 그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치이즈🧀
@pllilive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으로,
마음에 있던 것들을 조금씩 덜어 던져내.

삶에 대한 미련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남아있던 기대와,

그리고.

당신에 대한 사랑도.
치이즈🧀
@pllilive
이대로 차례차례로 비워져서,
그래서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달캉 달캉 달캉.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도시 전경을 보며, 솔음은 한참이나 창 밖을 응시했어.
치이즈🧀
@pllilive
*

💬 옷 갖다줘서 고마워

그날 저녁,
김솔음은 최 요원의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어.

*
치이즈🧀
@pllilive
"웨엑......."

오늘도 최악의 아침이야.

솔음은 변기통에 피를 게워냈어.
먹은 것도 없어서 위액과 핏물만 울컥울컥 새는데, 요즘은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한 번 토하고 나면 바로 움직이기도 어려웠어.
치이즈🧀
@pllilive
후들거리는 팔로 상체를 지탱하고, 입 안과 얼굴을 헹궜어.

눈 밑은 시커멓지, 눈 안에는 실핏줄이 죄 터져있지. 입술도 꺼끌하게 올라온 게. 살아있는 시체 꼴이나 다름 없어.
차라리 그와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어.
치이즈🧀
@pllilive
"......?"

거울에 뭐가 묻었나?
거울 위에 얼룩덜룩하게 뿌연 게 있어.
손을 뻗어 거울을 닦는데.

"......하."

뿌연 건 거울이 아니라, 시야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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