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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lilive: #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

@pllilive
19 views Oct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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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솔 #요원솔음

< 돌아선 마음과 마주하는 법 > (5)

상불ㅣ권태기 후회공 최 X 저주로 시한부 된 솔





솔음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어.
그렇게 보내고 나서, 마음이 좋을 리가 없어.

날이 밝자마자 쇼핑백에 최 요원의 옷과 간식거리를 약간 챙겨서 집 밖으로 나섰어.

"춥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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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0월인데. 온몸이 괜히 으슬으슬하니 추워.
솔음은 긴팔 위로 두꺼운 가디건을 껴입고 집을 나섰어.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 가운데, 솔음만 혼자 초겨울이야.

운전을 할까 하다가, 갑자기 기절이라도 하면 큰일나겠다 싶어 대중교통을 탔어.
건물 앞에 도착해서 전화를 걸어.
3
건물 앞에 도착해서 전화를 걸어. 신호음이 길게 울렸지만 받지 않아. 구조 중인 걸까.

데스크에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이 몇 그를 반겼어.

"포도 요원! 세상에.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 어디 아파?"
"감기 걸렸어? 옷은 또 왜 이리 두꺼워."

그렇게 티가 나나. 약간은 민망해졌어.
4
한편으로는 이렇게 티가 날 정도인데, 그 눈썰미 좋은 사람이 못 알아봤다는 게 좀 씁쓸하기도 해.

"오랜만입니다. 이거 갈아입을 옷인데, 최 요원님한테 좀..."
"최 요원 지금 대기실에 있어. 가서 직접 전해드려."
"요즘 바쁜데, 애인 온 거 보면 좋아하시겠네."
5
대기실에 있다고? 전화는... 바빠서 못 받은 걸까.

솔음은 익숙한 복도를 걸어 현무 1팀 대기실로 향해.
오래된 벽지도, 맨들맨들한 바닥도, 복도 구석의 소화기도. 익숙한 느낌이야.
그렇게 걷다 보니 현무 1팀 대기실 문이 보여.

오랜만에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들떠.
6
청동 요원의 얼굴도 볼 수 있겠지.
그렇게 문을 두드리려는데.

"ㅡ포도 요원 전화였는데. 진짜 안 받아도 되는 겁니까?"
"재관아, 피곤해 죽겠는데 너까지 왜 그래."

문 너머로, 재관의 목소리와 함께 잔뜩 가라앉은 최 요원의 목소리가 들려와.
7
"요즘 자꾸 집에 안 들어가려 하시더니. 포도 요원과 싸우기라도 한 겁니까?"
"싸우고 자시고.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어쩔 수가 없잖아."
"...포도 요원이 최 요원님 걱정을 많이 합니다."
"너한테 또 연락 왔어?"
"네? 아니, 그 뒤로는..."
"그럼 그냥 냅둬.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8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 말을 아꼈지만. 내심 지긋지긋하다는 투야.

[요즘 자꾸 집에 안 들어가려 하시더니.]

방금 전 재관이 했던 말을 곱씹어.
...집에 안 들어가려고 했다고.

그 순간, 어제 최 요원이 했던 말이 떠올라.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9
...그렇구나. 어쩌면 바쁘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핑계였을 지도 몰라.

'내가 눈치가 없었네.'

재관이 문 너머에서 계속 말을 이어.

"그래도-"
"그만, 그만! 솔음이도 요원 출신이야. 이 정도는ㅡ."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솔음은 쇼핑백을 조용히 문 옆에 두고 뒤돌아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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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최 요원이었다면 알아차렸을 거야. 솔음이 앞에 있었다는 걸.
하지만 그는 지금 너무 피곤했고, 복도를 지나다니는 요원들은 계속 있었으며, 원래라면 이 시간에 솔음은 회사에 있을 테니까.
그는 솔음이 왔다는 걸 알 수 없었어.

솔음은 그렇게 최 요원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지하철에 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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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캉 달캉 달캉.
다리 위를 천천히 지나치는 지하철 차장 너머로, 오전의 뿌연 햇살이 화사하게 비쳐들어와.

생각해보니 이 세계에 처음 떨어지고, 바로 들어갔던 괴담도 지하철이었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이 세계에 대한 기억들을 회상해.
12
D조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얼결에 재난관리국 스파이로 잠입하며 그를 만났지.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어. 돌이켜보면 무섭지만 그래도 보람찬 일들이 많았어.
13
고작 스파이 출신 후배를 위해, 최 요원은 참 많이도 노력했어.
지산 마을에서도,
괴이가 되었을 때도,
세광특별시에서도.

무모하고, 호쾌하고, 영리하고,
두려움을 알며,
그럼에도 누구든 구하려 하는,
다정하면서도 강한.

그런 당신을.
사랑했어.
14
지하철이 철로를 잡아먹으며 계속 달려.
집이 가까워질수록 회상도 끝나가.

[나도 조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시민을 두고 나와?]
[바쁘다고 했잖아.]
[사랑? 좋지. 그런데 그게 사람 생명보다 중요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싸울 일만 생기는데. 내가 들어오고 싶겠어?]
15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으로,
마음에 있던 것들을 조금씩 덜어 던져내.

삶에 대한 미련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남아있던 기대와,

그리고.

당신에 대한 사랑도.
16
이대로 차례차례로 비워져서,
그래서 도착했을 때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달캉 달캉 달캉.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도시 전경을 보며, 솔음은 한참이나 창 밖을 응시했어.
17
*

💬 옷 갖다줘서 고마워

그날 저녁,
김솔음은 최 요원의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어.

*
18
"웨엑......."

오늘도 최악의 아침이야.

솔음은 변기통에 피를 게워냈어.
먹은 것도 없어서 위액과 핏물만 울컥울컥 새는데, 요즘은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한 번 토하고 나면 바로 움직이기도 어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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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들거리는 팔로 상체를 지탱하고, 입 안과 얼굴을 헹궜어.

눈 밑은 시커멓지, 눈 안에는 실핏줄이 죄 터져있지. 입술도 꺼끌하게 올라온 게. 살아있는 시체 꼴이나 다름 없어.
차라리 그와 자주 마주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어.
20
"......?"

거울에 뭐가 묻었나?
거울 위에 얼룩덜룩하게 뿌연 게 있어.
손을 뻗어 거울을 닦는데.

"......하."

뿌연 건 거울이 아니라, 시야였어.
21
"...진짜 X 같다."

기어코 눈에도 문제가 생겼어.

다리에 힘이 빠져서 그대로 주저앉았어.
문득 스스로 꼴이 우스워 웃음이 터져.
22
그냥... 이 상황에 와서야,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해.

그때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그랬다면 당신도, 나도... 잠깐은 아팠겠지만.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을 테니까.
23
늘 그렇듯 후회는 행복보다 가깝고.

"콜록! 켁! 우욱."

김솔음에게는 이제 죽음이 삶보다 가까워서.

"콜록, 하하, 하하하!"

그저 웃음이 났어.
24
*

체중이 많이 빠졌어.
입던 바지가 헐렁해져서, 솔음은 고무줄을 다시 조여 묶었어.

그 사이 몇 가지 변화가 있었어.

시야의 뿌연 부분이 넓어졌어. 처음에는 구석진 곳에, 두 군데 정도였는데. 물방울 위에 떨어진 잉크처럼 그것들이 얼룩덜룩 번져가.
25
후각은 완전히 잃어서, 이제는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어.
그나마 있던 후각조차 사라지니까 밥 먹는 게 정말 고역이었어.

두부는 지우개 같고, 흰 죽은 물에 갠 휴짓조각 같아.
맛을 뺀 식감이라는 게 그렇게 끔찍한지 처음 알았어.
혀를 돌아다니는 음식이 역겹게 느껴져.
26
최 요원은 그 후 몇 번 더 집에 들렀어.
그때마다 다시 얘기해보려고 했지만, 좀처럼 잘 되지는 않았어.

그는 여전히 재난관리국 요원이고, 용감하고, 정의로운 사람인데.
이쯤 되면 그냥 자신이 변한 건가 싶어져.
그가 말하는 것처럼.

"왜 이렇게 변했어?"
"......."
27
"내가 지금은 안 된다고 충분히 설명했는데... 다음에 DVD로 보자. 응? 왜 이렇게 떼를 써."
"...약속했잖아요."
"약속 어긴 건 정말 미안해. 바쁜 것만 끝나면 여행이든 영화든, 얼마든지 보러 갈게. 영화는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괜찮잖아."
"...하지만 오늘이 마지막 상영일인데."
28
두 사람이 좋아하던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였어.
바쁘다고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을, 온갖 떼를 쓰고 짜증을 부려 겨우 약속을 잡았어.
이번이 마지막 데이트일 테니까.

그렇게 어렵게 잡은 약속이었는데. 그나마도 미루고 미뤄서 오늘이 마지막 상영일이야.
29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스크린으로는 볼 수가 없어.

솔음이 마지막으로 어리광을 부렸어.
떠나기 전에 한 번만.
제발 한 번만이라도.

"같이 보러가고싶어요."
"솔음아, 영화는 나중에 보면 되잖아. 그런데 그 사람들은 지금 죽어가고 있을지도 몰라."
30
"...재난관리국에 요원이 당신밖에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솔음아...."

하아. 그가 질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어.

죽음이란 게 사람을 참 추하게 만드나 봐.
갑자기 스스로가 한없이 작게 느껴져.

그냥 그만 둘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알았어. 가면 되잖아. 가자, 영화 보러."
31
그가 지긋지긋하다는 말투로 휙 돌아섰어. 급하게 따라잡으려다가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아.
비틀거리던 솔음이 무게중심을 놓쳤어.
결국 그대로 퍽 소리나게 바닥에 넘어졌어.

"......!"

최 요원이 놀라 뒤돌아봤어. 당황했는지 눈이 잘게 떨려.
이상하잖아. 아무것도 없는 데서, 갑자기 넘어진 게.
32
"윽."

갑자기 바닥으로 훅 꺼지는 바람에 골이 울려.
눈앞이 얼룩덜룩 까맣게 물들어.

아, 안 되는데. 이러면 들킬 텐데.

급하게 숨을 들이켜.
하아, 하아. 짧게 심호흡하자 그제야 어지럼증이 가셔.
33
요즘은 다치면 멍이 잘 낫지도 않는데... 솔음이 넘어진 무릎을 문지르며 천천히 일어났어.

최 요원은 잠자코 그걸 지켜보고만 있었어.

들키진 않았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몸을 다 일으키자, 어딘가 화난 목소리로 말해.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34
얼룩덜룩한 시야 사이로, 입술을 깨문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와.
...왜 그런 얼굴을 해요?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하나는 알겠어.
그가 아까보다 더 화가 났다는 것.

눈을 찌푸려서라도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욕심을, 애써 참아.
시력이 떨어진 걸 들킬 지도 모르니까.
35
"...따라와."

그는 기다리지 않고 먼저 뒤돌아 현관을 나섰어. 솔음도 급하게 그 뒤를 쫓아.

뒤늦게 깨달아.
아. 저 사람, 내가 관심받으려고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했나봐.
36
비참함과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적어도 들키진 않았을 테니까.
37
(혹시라도 기다리실까봐...
오늘은 여기까지만 잇고 나머지는 내일 이을게요!)

❌️내일 삭제 예정이므로 여기에는 북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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