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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
@Hallozusammen9
하루아침에 귀와 꼬리가 생겨버린 단군백준 보고싶다
울상인 얼굴로 열심히 곰 귀와 꼬리를 숨겨보는 백호태와 어떻게 해볼 생각도 못 하고 멍하니 살랑대는 자기 꼬리를 바라보는 준장
어제 뭐 잘못 먹었나 했는데 밥에다 김치 먹은 게 다임...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01:4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진짜인가 안 떼어지나 손으로 꽉 꼬집었는데 눈물나게 아프기만 하고 떨어지지는 않음
와중에 복슬복슬하고 따끈해서 진짜 귀랑 꼬리구나 덜컥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어쨌든 출근은 해야 하니까 주섬주섬 옷 입는데, 백호태는 어떻게 가려진다 쳐.
01:48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준장의 길고 탐스러운 호랑이 꼬리가 도저히 안 들어가는 거임

이건...
...
함구해라.
예. (반쯤 웃고 반쯤 울고 있음)

아침밥 먹으려다가 입맛 뚝 떨어져서 그대로 출근함. 백호태가 운전해서 기지까지 향하는데, 준장이 한숨 푹푹 쉬면서 자기 귀를 자꾸 만져보는 거야
01:50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무슨 일인지 알겠나?
모르겠습니다.

백호태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재차 설명했어.

통증도 없었고, 어제까지 아무런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병원에 연락해 놓을까요?

준장은 좀 오랫동안 고민했어. 이걸로 병원 가면 미친놈 취급 당할 게 분명할 거 아닌가.
01:52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근데 그것보다 이거 떼는 게 중요하니까.
다행히 둘은 모자를 항상 쓰고 다녀서 그렇게 티 나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었어. 특히 준장은 그냥 사령실에 틀어박혀 있으면 됐으니까. 평소처럼 훈련장을 돌아다니지 못해 조금 답답했지만 지금 그게 문제야?
01:5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이 탐스러운 꼬리가 걸을 때마다 살랑살랑대는데?
손을 뻗어서 만져 보니까 손가락 사이사이로 복슬하고 짧은 털이 느껴져.

마치 진짜 같군.

그럼. 진짜지. 동인의 힘으로 붙인 건데.
01:5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여기서 문제. 동물 꼬리 제거는 동물병원에 가야 할까 사람병원에 가야 할까?

백호태는 하루종일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미칠 지경이었어. 물론 제 꼬리도 코가 석 자였지만, 준장님의 두꺼운 망토 아래로 슬쩍 슬쩍 보이는...
귀여운 오렌지색 꼬리가...
01:5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꼭 떼야 하나.

여기까지 생각하고서 백호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어. 저걸 입 밖으로 냈다간 사슬팔의 이슬로 생을 마감할지도 몰라. 그의 애인은 상당히 ... 성깔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01:5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둘은 기다렸다는 듯이 칼퇴를 했어. 아직 해가 산 너머에 걸려 있었지.

점심은.

준장이 맥없이 물었어.

...안 먹었습니다.
...그래. 저녁은 뭐라도 먹자.
예.

다행히 귀는 그냥 구조적으로만 생긴 건지, 실제로 소리가 들리진 않았어. 만약 그랬다면 너무 시끄러웠을 거야.
02:04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준장은 답답했는지 전립을 벗었어. 집에 올 때는 벗어 놓고 오는 게 일상인데 오늘은 끝까지 쓰고 온 거야. 북슬한 머리카락 사이로 호랑이 귀 두 개가 쫑긋 솟아 있었어.
머리를 쓱 슬어넘기자 자연스럽게 파득 움직이는 게 꼭 진짜 같았다니까.
02:04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그는 피곤했는지 창가에 머리를 대고 조금씩 졸기 시작했어. 낮게 깔린 석양이 그의 얼굴과 풀린 망토의 윗자락을 비추었어.
그게 또 예쁘더라. 백호태 눈에는. 준장이 꼬리가 생기든 귀가 생기든, 아니면 그냥 커다란 고양이로 변해버리든 계속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
02:04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선배님.

백호태가 가볍게 깨우자 준장은 눈을 깜빡이며 일어났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고팠을 만도 한데 그냥 엄청 졸린 게 전부였어. 그는 전립을 푹 눌러쓰고 백호태를 한 번 보았지.
02:10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백호태도 모자를 열심히 꾹꾹 눌러 쓴 게 좀 귀여웠달까. 너무 열심히 당겨 썼는지 야들야들한 모자 뚜껑이 곰 귀 때문에 볼록 튀어나와 있었어.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고쳐 주면서,

모자 틀어졌다.

하고 말하는 준장.
02:10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그런 건 어쩔 수 없어. 입가에 뭐가 묻었을 때도. 병원 신세를 자주 져서 오랜만에 그를 보았을 때도.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신경이 쓰이는걸.
그는 살짝 웃고 먼저 차에서 내렸어.
02:10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그리고 문 현관까지 왔는데...
처음 보는 보따리가 하나 있네? 백호태도 하나 들어가서 앉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보따리야. 혹시 폭발물인가. 독극물인가 의심부터 잔뜩 들어. 그야 둘 다 이런 거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02:12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귀, 꼬리에... 이젠 이 보따리까지. 하루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수상한 일은 오늘 다 몰아친 것 같았어.

대충 스캔해보니 그냥 농산물이라는데.
백호태는 먼저 다가가서 보따리를 끌렀어. 보따리에는...
마늘 쑥이 한가득이더라.

그 위에 같이 들어가 있던 쪽지가 더 가관이야.
02:14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이 마늘과 쑥을 다 먹으면 인간 되게 해 주마. 그거 칼로 안 떨어지니까 헛수고 말고.
맛있게 먹어."
02:17 PM · Jul 21, 2024
HALLO
@Hallozusammen9
아무 소리가 없길래 쭈그려 앉아 있던 백호태가 뒤를 바라보았어. 준장 얼굴이 빨갰다가, 하얘졌다가... 마지막에는 창백하게 변했지. 그는 한참 뒤에 딱 한 마디를 뱉었어.

미쳤나?
02:23 PM · Jul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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